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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417413번째 소울라이크 용사-201화 (177/280)

201화 고해(告解)

“아저씨… 싸워?”

침묵과 긴장을 깬 것은 가녀린 소녀의 목소리였다.

우리는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성당의 강대상 뒤에 숨어있던 여자애 하나가 울먹이며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페니.”

스칼로가 아차 싶은 표정으로 소녀의 이름을 불렀다.

‘쟤는 낮의 그…’

나는 조막만한 소녀를 유심히 쳐다봤다.

전에 잠깐 본 기억이 있었다. 낮에 성당을 들어가다 부딪쳤던 흑혈병 소녀다.

나를 가만히 노려보다가 후다닥 도망쳤던, 초록 머리에 붉은 눈의 꼬맹이. 그녀가 울먹이며 등장한 것이다.

“개구리 아저씨, 싸우지 마. 싸우면 안 돼. 응. 싸우면 안 돼.”

초록 머리의 소녀… 페니는 연신 ‘싸우면 안 돼’라는 말만 반복하더니, 이내 제 풀에 서러워졌는지 펑펑 울기 시작했다.

“으흑… 우에에엥.”

부르르르. 눈물이 떨어지며 그녀의 관자놀이 위로 돋아난 긴 더듬이가 연신 떨렸다.

등 뒤에 달린 여섯 장의 얇은 날개도 공명하듯 파들파들 흔들렸다.

“어허. 이것 참.”

스칼로는 적잖이 당황한 표정으로 페니에게 다가갔고. 이내 그녀의 등을 슬슬 쓸어주며 어르고 달래기 시작했다.

“싸우긴 누가 싸웠다 그러냐 페니. 안 싸운다. 친구랑 잠깐 장난을 좀 쳤단다.”

“장난…? 지, 진짜야?”

“그럼. 아저씨가 거짓말 하는 거 봤냐?”

“… 훌쩍. 아니.”

이내 페니와 스칼로의 시선이 동시에 내게 쏠렸다.

간신히 울음을 그쳐 잔뜩 젖은 페니의 눈. 그리고 말 좀 맞춰달라는 간절한 스칼로의 눈. 쌍으로 사람 아주 곤란하게 만드는 눈빛이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슬슬 저었다.

“아무렴. 친구랑 싸우면 안 되죠. 예.”

못난 어른들이 못 볼 꼴을 보여줄 뻔했군. 나는 쓰게 웃으며 살기를 완전히 거두었다.

페니를 가만히 보니 나에 대한 경계심이 상당한 것 같았다. 나는 아예 천막 구석에서 끓고 있는 가마솥 부근까지 멀찍이 떨어졌다.

“저, 용사.”

그러자 내 옆에서 잠자코 있던 루시가 문득 말을 걸어왔다. 나는 흘깃 시선을 던졌다.

루시가 초록 머리 꼬맹이를 보며 흥미를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 자, 잠깐 저 어린 인간과 대화할 게 있어서 그러는데. 나 좀 갔다 와도 되겠느냐.”

“대화? 뭔놈의 대화.”

“그, 그냥 세상 돌아가는 얘기나 좀 하려고 한다.”

10살 이하의 꼬맹이와 세상물정 모르는 140세 불사의 마왕이 세상 돌아가는 얘기라니. 미국식 판타지 시트콤을 찍고 싶은 건가?

하도 황당한 변명이라 나는 오랜만에 루시의 양 볼을 주욱 잡아당겼다.

“헛소리 하지 말고 뭐가 용건이냐. 똑바로 말해.”

“아아각! 진짜다! 진짜 그냥 대화가 하고 싶은 거라고! 그냥 저 어린 인간한테 흥미가 동한 것뿐이다!”

“… 무슨 흥미. 머리칼이 시금치 같아서 데쳐먹으면 맛있게 생겼나?”

“맛있긴 개뿔이, 그게 사람새끼가 할 말이냐! 이 피도 눈물도 없는 용사놈아! 불쌍하잖아! 저 어린 것이 벌써 죽을병에 걸렸다는데 위로 좀 해주고 싶어서 그런다!”

순간 말문이 막혔다.

몸에서 힘이 빠져버린 나머지 루시의 볼도 놓쳤다.

루시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퍼뜩 내게서 거리를 벌리며 볼을 부볐다. 표독스런 눈으로 나를 노려보는 것도 빼먹지 않았다.

“허. 허허.”

헛웃음을 흘렸다.

전혀 예상치도 못한 대답이어서 그런 것도 있고. 표정을 보니 진짜인 것 같아서 더 황당했다.

저 표정은 전에 본적이 있다. 크로스페이드에서 빈민가 꼬마들한테 먹을거리를 나눠주던 루시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 변했구나. 처음이랑은 완전히.’

루시는 전생 때부터 인간에게 연민을 느끼기 시작했다.

전생의 기억은 거의 없어도, 루시가 개과천선한 건 그대로였다. 그것을 지금 실감했다.

기뻐해야 하나 슬퍼해야 하나. 잘 모르겠다. 상대하는 것도 피곤해져서, 대충 손사래를 쳐 루시에게 가도 좋다는 사인을 보냈다.

“그럼 갔다 오마! 쫄따구! 인간 꼬마랑 대화하는 법 좀 알려다오!”

“어에? 으에?”

루시는 의기양양하게 페니와 스칼로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유리아는 자기 입을 가리키며 ‘내가 어떻게 대화해요 이 저능한 마왕아’라는 어필을 연신 했지만. 루시는 그녀의 손을 붙잡고 무대포로 밀고 나갔다.

스칼로는 쭈뼛대며 다가오는 두 사람을 흘끔 쳐다보더니. 이내 특유의 넉살좋은 미소와 함께 환영해줬다.

“자 페니. 이 친구들이 너와 친해지고 싶다는구나. 인사해야지?”

“…….”

페니는 스칼로의 다리 뒤로 바짝 숨어 두 여인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나를 처음 부딪쳤을 때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더듬이를 파르르 떨며 조심스럽게 인사를 해온다.

“… 안녕. 언니들.”

두 여인은 그 살인적인 귀염성 때문인지 단박에 살살 녹아버렸다. 꽃에 꼬이는 꿀벌들 마냥 페니에게 달라붙기 시작했다.

이내 두 사람은 스칼로와 함께 페니에게 열띤 표정으로 대화를 시도했다.

“…….”

무슨 대화인지는 멀어서 잘 들리지 않았다.

딱히 듣고 싶지도 않았다. 아가리 고이 닫고 네 사람의 화기애애한 대화의 현장을 지켜봤다.

뭐라 할까. 일에 치여 사느라 가족과 대화가 안 통하게 된 가장이 된 느낌이다.

“… 후우. 이제 좀 진정됐구만.”

그렇게 20분 가량이 지나자 스칼로가 이마의 땀을 닦으며 내게 다가왔다.

슬쩍 페니 쪽을 쳐다보니, 유리아와 루시의 보실핌 속에서 곤히 자고 있었다. 이 열악한 환경에서 그 사이 애를 재운 듯하다.

못 본 사이 육아스킬이 부쩍 느셨구먼. 혀를 내둘렀다.

“… 누굽니까 그 애는. 초록머리 보아하니 이세계에 숨겨둔 스칼로의 자식?”

나는 놀리듯이 그렇게 말했다. 당연히 농담이다.

스칼로는 멋쩍게 뒷머리를 긁적이며 대꾸했다.

“그냥 여기 와서 만난 꼬맹이야. 원래 여자들은 나이를 불문하고 나를 싫어하는 법인데. 이상하게 나를 잘 따라서… 이거 참. 어쩌다 보니 이런 처지가 돼 버렸네. 커허허.”

징글징글하다는 표정으로 웃는 스칼로였지만. 페니를 향한 시선은 필설로 형용 못할 깊은 애정이 들어 있었다.

대충 견적이 나오는군. 나는 한숨처럼 중얼거렸다.

“보모 당사자가 되니 더더욱 알드콘을 두고 갈 수가 없었겠네요. 사지로 기어들어온 알드콘의 심정이 막 절절히 전해지고 그럽디까?”

“커헛. 역시 자네, 이런 쪽으론 날카롭단 말이야.”

스칼로는 괜히 상사화가 끓는 가마솥을 국자로 휘적이며 그렇게 대답했다.

사람 좋은 것도 심하면 병이다 병. 시험의 장막에서 그 덕에 살아남은 내가 할 소린 아니지만 말이다.

어쨌든 나는 말했다.

“무섭진 않습니까?”

“뭐가 말인가.”

“흑혈병 이거 원인이고 감염경로고 치료제고 밝혀진 게 없습니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여기에 남아있을 수가 있는 겁니까.”

덜그럭, 덜그럭. 스칼로는 여전히 가마솥을 의미없이 휘젓는다.

그러다 어느 순간, 스칼로가 천천히 환자들 사이를 거닐기 시작했다. 그리고 짐짓 유쾌하게 웃는다.

“커허허. 뭘. 자네나 나나, 이 세상 오기 전부터 이미 한 번씩 죽어봤잖나. 이제 와서 죽는 게 무서울 게 뭐가 있나.”

“구라치지 마십쇼 스칼로. 손모가지 날아가붕게.”

“…….”

“예. 나도 죽어봐서 압니다. 죽어봤다고 죽는 게 안 무서워질 리가 없지요. 그런 X같은 경험이 익숙해질 리가 없잖습니까.”

내가 추궁하자 스칼로는 걸음을 멈췄다. 스칼로의 시선은 어떤 환자 하나에게 박혀 있었다.

공교롭게도 우리가 멈춘 곳은 알드콘의 앞이었다. 나도 자연스레 입을 닫았다.

“친구 말은 틀렸네.”

스칼로는 알드콘 앞에서 고해성사를 하듯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허심탄회한 목소리로 말했다.

“용사로 이 세상에 환생하기 전에, 나는 그냥 도구였네. 320년 일생을 사람 죽이는 용병으로 살았지.”

“… 예?”

“그 땐 진심으로 죽는 게 무섭지 않았어. 그냥 쓸모가 없어지면 나도 죽는다. 내가 죽여온 수많은 이들처럼. 그게 당연했네.”

“…….”

“나는 애초에 살아있지를 않았던 걸세. 도구는 죽지 않아. 쓸모를 다하면 폐기될 뿐이다.”

문득 스칼로가 나를 쳐다봤다. 의미심장한 노란 눈동자가 나를 직시했다.

그는 곧 내게서 등을 돌리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친구 말이 맞아. 이젠 무서워졌네. 나는 물론이고 똥자루 노친네… 그리고 페니. 자네도 마찬가지고. 나를 둘러싼 죽음들이 참을 수 없이 무서워졌다네.”

“… 스칼로.”

얼핏 보이는 스칼로의 미끈한 얼굴이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그는 왕방울만한 노란 눈을 가리고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

나이 320개 처먹어도 남정네 특유의 쫀심이 있는 건지. 그 모습을 나한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기색이 역력했다.

“무슨 미련이 남았다고 이 세상에 부활했을꼬. 산다는 것이 이렇게 괴로울 줄 알았으면 그냥 도구로 쓰이다, 그대로 폐기되는 게 나을 뻔했어. 커허헛.”

“…….”

나는 뭐라 해줄 말을 찾지 못했다.

나를 둘러싼 죽음이 무서워졌다. 그 느낌을 아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칼로는 절박한 기색으로 내게 묻기 시작했다.

“내가 지금까지 이 세상에서 수많은 용사들을 봐왔네. 모두 공통점이 있었지. 뭔지 아나?”

“뭔데요.”

“원래 세상에서 벼랑 끝자락까지 몰린 이들뿐이었네. 다른 세상으로 보내져도,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법한 밑바닥의 인간들. 내 생각에 그것이 용사들의 가장 큰 조건이 아닌가 싶네.”

“…….”

나는 가만히 지구에서 내 인생을 반추했다.

듣고 보니 그렇다. 여기 생활이 족같다 족같다 말버릇처럼 맨날 말하지만, 그렇다고 난 지구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지구의 내 인생은 말 그대로 여생(餘生)이었다. 언제 죽어도 그러려니 할 수 있는 껍데기 뿐인 삶이었지.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라는 건가.’

세스나. 설백. 알드콘. 크라네이드. 그리고 눈앞의 스칼로도 말이다.

스칼로는 내 바짓가랑이를 힘껏 쥐었다. 고개를 숙이고 중얼거렸다.

“친구. 자네는 왜 살고 있나.”

“… 왜냐니요.”

“이런 고통뿐인 세상에서, 뭔가 목적이 있으니 지금까지 살아있는 걸 테지? 시험의 장막 때처럼 내게 가르침을 주게.”

왜 사냐고?

이유가 왜 필요하냐. 인생 1회차든 2회차든 150회차든. 그냥 살아있으니까 뒤질 때까지 아등바등 발악하는 거지.

인생 뭐 있냐 X발. 이상한 걸 묻고 있다.

“스칼로. 나 어릴 때요. 우리 아버지가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내 생각을 최대한 그럴싸하게 포장하려고 곰곰이 대가리를 굴렸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냥 솔직하게 생각하는 대로 털어놓기로 했다.

나는 과묵한 아버지와 대화했던 얼마 안 되는 기억을 뒤적거렸다.

“기계들이나 만드는 데 이유가 있는 거지. 사람이 태어나고 사는 데 이유가 왜 필요하냐고요. 인생은 이유가 없으니까 의미가 있는 거라 그러데요.”

“… 허어.”

문제가 있다면 이 문답이 나온 상황에 있다.

그 때가 8살 때였는데. 초등학교 도덕 수업에서 ‘부모님이 지금 직업을 선택하신 이유’를 물어오라는 숙제를 줬다.

근데 그 대답으로 저딴 걸 내놓은 것이다. 세상 미친 애비 같으니.

“솔직히 뭔 개소린지는 지금도 모르겠는데요. 살다보니 좀 알 거 같기도 합니다. 굳이 따지자면 제 인생 유일한 목표는 뒤지기 전엔 동정 떼는 건데요. 그렇다고 그게 사는 이유는 아니거든요. 그냥 살아있으니 삽니다. 이유는 없어요.”

어쩌다보니 장광연설을 늘어놓고 있군. 설교충 꼰대는 내쪽에서 질색이다.

그쯤에서 어깨를 으쓱이며 일축했다.

“어렵네요. 나 이런 뜬구름 잡는 소리 제일 싫어합니다. 그만 할게요.”

한동안 스칼로가 멍하게 내 얼굴을 쳐다봤다.

이내 영혼이 빠진 듯한 헛웃음을 흘린다.

“커허허. 자네의 아버지다워. 가슴에 새기고 싶은 금언이군.”

“우리 아버지 대단한 줄 아는 사람은 저 외엔 처음이네요.”

스칼로는 풀썩. 잠들어 있는 알드콘의 옆에 가서 주저앉는다. 나는 조심스럽게 뒤따라가 그 뒷모습을 빤히 쳐다봤다.

그러자니 스칼로가 말을 이었다.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후련한 어조였다.

“자네는 알테어라는 여인의 어디까지 알고 있나?”

“어디까지라니요.”

“그 여자의 과거에 대해 알고 있나? 탈주용사와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자드키엘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고 있는지 말일세.”

“… 아뇨. 모릅니다.”

내가 고개를 젓자 스칼로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알드콘의 뒤틀린 얼굴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말했다.

“동정하라는 건 아닐세. 그 여자도 내게 동정하라고 들려준 건 아닐 테니.”

스칼로는 그런 말로 서두를 끊었다.

그리고 낱낱이 내게 말해주기 시작했다. 과거 ‘죽음의 천사’로 활동하던 시절 알테어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가. 그리고 왜 탈주용사들을 탈주시키고 지금까지 함께하는가.

“자네가 진정 자드키엘을 죽일 힘이 있다 해도. 아니, 그렇다면 더더욱… 그녀는 자네를 죽이려 들 걸세.”

그리고. 이미 죽었다는 자드키엘에 대한 얘기도 몇 개 해줬다.

죽은 자드키엘의 시체가 사라지면. 현재 흑혈병 환자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에 대해서 말이다.

나는 한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 무거운 침음만 입술 밖으로 쏟아졌다.

“판단은… 자네 몫으로 남겨두겠네. 정말 미안하네 친구.”

스칼로는 나를 향해 통렬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이 계속해서 포도주만 비웠다.

망부석이 됐던 나는, 이내 스칼로의 등 뒤에 대고 인사했다. 내가 가능한 최대한의 예를 갖췄다.

“일단 미안할 필요는 없습니다. 친구끼리 돕고 사는 거지 뭐.”

스칼로가 눈썹을 찌푸리며 웃는다. 나도 쓴웃음을 섞어 말했다.

“내가 이 세상에서 본 수천 수만 용사들 중에서요. 진짜 용사 소리 들어도 될 새끼는 스칼로 밖에 없었습니다. 나 포함해서요.”

“…….”

“풀 죽지 마십쇼 용사님. 당신 존나 멋진 사람입니다.”

그 후론 이렇다 할 대화 없이 밖으로 나왔다.

잠자코 기다리고 있던 유리아와 루시가 내 뒤를 퍼뜩 뒤쫓았다.

“… 아. 으.”

옆에서 유리아가 할 말 많은 표정으로 웅얼댔지만. 이내 목소리를 죽이고 얌전히 내 뒤를 쫓았다. 루시도 비슷한 눈치였다.

내가 온몸으로 말 걸지 말라는 분위기를 풍겼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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