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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417413번째 소울라이크 용사-153화 (129/280)

153화 가장 아픈 도끼

적랑의 사택으로 돌아왔을 땐 이미 적랑이 모든 마녀사냥꾼을 별채에 소집시켜놓은 상태였다.

나는 전생의 긴급회의 때처럼 의심과 의문이 교차하는 살얼음판에 섰다.

“이것을 먼저 보도록. 정용 군이 제공해준 귀중한 정보다.”

털썩. 적랑이 내가 아까 적어준 정보를 마녀사냥꾼들에게 제시했다. 그들은 낮은 침음을 내뱉으며 그것을 꼼꼼히 살펴봤다.

특히 나이트레아가 무섭도록 날카로운 눈으로 쳐다보더라. 나 저 여자 좀 무섭다.

“보다시피 그 도전자 15인은 존재 기록이 부자연스럽도록 말소되어 있다. 어느 데이터를 찾아봐도 마찬가지다. 내가 달아놓은 주석을 참고하도록.”

“… 확실히. 이 정도 철저함이면… 믿을 수밖에 없겠군. 운터란트 정보부의 눈까지 피하다니. 대체 뭐하는 조직이람….”

적랑의 적극적인 변호와 내가 가져온 정보의 진실성이 밝혀진 덕에, 끝까지 의심을 거두지 않던 나이트레아까지 최종 승복했다. 나는 간신히 그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포티아의 부고를 전달했을 때. 적랑은 상상 이상으로 충격을 받았다.

“포티아 양이… 죽었다고?”

털썩. 적랑은 얼떨떨한 얼굴로 의자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 말을 계속 반복했다.

나는 슬쩍 주위를 둘러봤다. 다른 이들도 충격받기는 마찬가지인 듯했다.

“어라아… 그 아가씨이. 좀 고지식하긴 해도오, 꽤 강했는데에….”

“상대는 그 이상으로 강하다는 말인가. 철저히 주의해야겠군.”

엘프리데와 검림이 한 마디씩 하더니 눈을 감았다. 옆에서 나이트레아는 아무 말 없이 팔짱을 끼운 채 눈을 감고 있었다.

백은과 황금도 미묘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다가, 이내 눈을 감았다.

“… 일단 죽은 동포를 위해 잠시 묵념한다.”

적랑도 낮게 중얼거리며 눈을 감았다.

하나, 둘, 셋.

전생처럼 잠깐의 묵념이 이어졌다. 그것이 끝나자 적랑은 평소 같은 잿빛의 무심한 눈빛으로 돌아왔다.

“흉한 꼴을 보였군. 동료를 잃게 될 거라곤 생각도 못 해서 말일세.”

“… 아뇨. 당연한 거죠.”

적랑이 뭐 공중제비를 돌아? 싸이코패스 다 됐구나 정용아.

30분 전의 내게 공중제비 썸머쏠트킥을 먹여주고 싶어졌다.

“이렇게 날개가 꺾일 여인이 아닌데. 나의 욕심 때문에 안타까운 인재가 목숨을 잃었다. 그 때와… 내 아내 때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말았군.”

“늑대 오빠아… 오빠 잘못이 아니야아… 기운 내….”

적랑은 이를 악물며 자책을 했다. 옆에서 엘프리데가 안절부절하며 그를 위로한다.

전에는 이렇게까지 슬퍼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전생의 모습을 알고 있는 나로선 위화감이 들었다.

‘아니, 그게 아니군.’

전생에선 부고를 들은 뒤 적랑도 곧장 습격을 당했었다.

전투를 치르는 사이 마음을 추스르고, 마녀사냥꾼의 리더로서 감정을 절제했던 걸지도 모른다.

‘일단 동료로 받아들인 사람은 꽤 아끼나 보지?’

적랑에 대한 지식이 하나 더 늘었다.

전에도 느꼈지만 이런 사람은 적일 때는 오지게 성가시지만, 아군일 때는 든든한 부류다. 사람 자체가 물렁한 변경백과 달리 인간관계에서 선 긋기를 철저히 하는 듯하다.

‘다시 말하면….’

나는 슬픔에 잠긴 마녀사냥꾼 멤버들의 면면을 스윽 훑어봤다.

여기 있는 나머지 5명들은 적랑이 선별한 ‘믿을만한 사람’ 카테고리의 인물들이라는 소리군.

‘… 정말로?’

나도 모르게 시선이 조금 날카로워졌다.

난 자타공인 호구이긴 하지만, 친한 친구일수록 돈관계는 확실히 하는 타입이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확실히 해둬야 신뢰가 오래간다는 게 내 지론이니까.

‘미미르의 눈.’

나는 눈을 가늘게 뜨며 모두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적랑과 포티아를 제외한 마녀사냥꾼은 경황이 없어서 상태창 확인을 못 해봤다. 아무리 적랑의 사람 보는 눈이 믿을 만하다지만, 또 혹시 모르는 거다.

“… 하.”

그리고 다섯 명의 상태창을 확인한 순간. 나도 모르게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내가 괜히 이렇게 삐딱하게 사는 게 아니야. 세상이 이렇게 삐딱하니 그에 맞춰서 변한 거지.

오늘도 의심 많은 박정용이 1승 챙겨간다. X발.

“X발. 그러면 그렇지.”

“음? 뭐라고 했나?”

“아뇨. 아무것도.”

적랑의 눈빛을 얼버무린 나는, 아무도 모르게 어금니를 으득 갈아붙였다.

‘배신자가 있다.’

그래. 어쩐지 이상했다.

적랑은 ‘용사 최강’을 자처하는 게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인전의 초고수다.

기본적인 격투센스, 스킬의 적절한 활용, 히어로센스로 인한 초월적인 야성의 감각, 그걸 활용한 거리조절까지. 모든 게 완벽에 가깝다.

… 증인은 에테르와 성녀의 문장 효과까지 받아놓고 개털린 전생의 나다.

어째서 적랑이 야습 나부랭이에 허무하게 죽어버렸을까. 지금까지 의문이었는데.

아무리 적랑이 날고 기어도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면 좋아 뒤지지.

‘저 X바새끼를 어떻게 조지지….’

슬픈 척 메소드 연기에 들어간 배신자 면상을 빤히 쳐다봤고.

이내 제법 괜찮은 생각 하나를 떠올렸다.

‘그렇게 하면 되겠군.’

평택에서 숙식 노가다 뛰던 시절. 기숙사에서 내 지갑 훔쳐간 새끼 자백 받을 때 썼던 방법인데. 원래 사람 사는 게 다 비슷하니 웬만하면 통할 거다.

“적랑님. 잠깐 귀 좀….”

“음?”

나는 남들 모르게 슬며시 적랑 주변으로 다가가 귓가에 속삭였다.

“적랑님. 제 말에 거짓말이라도 속아주기로 하셨죠. 지금도 유효합니까.”

적랑이 내 얼굴을 슬쩍 쳐다본다. 내가 지을 수 있는 한 최대한 진지한 표정을 지어줬다.

그러자 적랑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인다. 긍정이다. 나도 고개를 마주 끄덕여줬다.

“그러면 지금부터 아무 반응하지 말고 들어주십쇼.”

“…….”

“이 안에 배신자가 있습니다. 색출 작업을 실시할 겁니다. 도와주시겠습니까.”

“……!”

내 요구대로 적랑은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다만 얼음장 같은 날선 눈빛으로 좌중을 한 번씩 둘러볼 뿐이었다.

‘… 저 눈빛.’

익숙한 눈빛에 등줄기가 곤두섰다.

대나무 숲에서 나를 무자비하게 도살하기 직전에 보여줬던 그 시선이었다.

쭉정이를 쳐낼 결심이 섰군. 나는 확신하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럼 배신자가 누구인지랑, 계획을 말씀드리겠습니다.”

* * *

“모두 준비는 되었나.”

적랑이 건틀릿의 고정끈을 동여매며 나직이 말했다.

은색 시선이 어둠에 잠긴 사위를 훑었다. 그의 주변에는 나를 비롯한 마녀사냥꾼 멤버들이 자기 장비를 점검하며 결연한 눈빛을 빛내고 있었다.

모두와 시선을 한 번씩 교차한 적랑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말해준 작전대로. 나와 황금, 백은은 거주지구에 숨은 카사스의 사도를 맡는다. 엘프리데, 검림, 그리고 정용군이 상업지구를 소탕한다. 나이트레아는 직접전투력이 없으니 내 딸과 루시 양, 세스나 양과 함께 피신해 있도록. 질문 있나?”

대답은 없었다. 다만 모두 만전의 태세로 고개를 끄덕거린다.

나는 뭐 딱히 정비할 건 없고. 그냥 괜히 베스타크 검날을 닦아내는 시늉이나 했다.

‘역시 적랑. 공격적이네.’

지금 이 공격작전은 내가 제안한 게 아니다.

나는 저택에 틀어박혀 습격자들을 수비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적랑은 거기서 한 발짝 더 나가서, 오히려 무신제 침투조 놈들을 먼저 기습하자고 제안했다.

“지금껏 마녀사냥꾼은 카사스의 사도라는 놈들에게 넋놓고 당하기만 했다. 정용 군이 만들어준 절호의 기회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우위가 올지 모른다.”

타당한 소리였다. 존버충 마인드가 뼛속까지 박혀 있던 내가 부끄러워질 정도였다.

그래서 배신자 색출 작전도 그에 맞춰서 좀 개량을 거쳤다.

‘괜찮다. 여기까진 예상범위야.’

배신자는 아마 마녀사냥꾼 회합을 헥터에게 전부 밀고했을 거고. 헥터는 우리가 적랑의 저택에 모두 모여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전생에선 일어났던 적랑을 향한 습격이 이번엔 없었던 거다.

‘오히려 그래서 더 기회가 된다.’

놈들은 자신들이 정보에서 우위에 있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다.

우리 쪽에서 자기들 위치를 전부 꿰고, 오히려 기습을 가할 거라곤 상상도 못하고 있겠지.

내가 필사적으로 찾아냈던 정보 덕분에, 배신자는 본의 아니게 이중 스파이가 된 셈이다. 지금 아마 똥줄 좀 활활 타고 있을 거다.

“움직인다. 무운을 빌지.”

적랑의 나직한 명령이 떨어졌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고 각자의 방향으로 일제히 달리기 시작했다.

* * *

나는 인원이 찢어지자마자 엘프리데에게 수면 저주를 풀어달라고 부탁했다.

루시는 작전 개시 전에 미리 풀어놨지만. 나는 적랑과 배신자 색출에 관한 밀담을 나누느라 아직 저주를 못 풀었기 때문이다.

엘프리데는 특유의 느리적한 어조로 말하기 시작했다.

“… 박정용 씨… 라고 했나아? 지금 저주에… 걸려있다고오…?”

“네. 좀 봐주실 수 있습니까.”

“겉으로 봐선 잘 모르겠는데에… 하긴 그 하얀 머리 아가씨도오… 겉으로는 그랬으니까아….”

엘프리데는 눈을 끔벅이다가, 코도 킁킁거리더니. 이내 내 가슴팍에 손을 슬쩍 대봤다.

그녀가 짤막한 탄성을 내며 흠칫 놀란다. 눈이 조금 크게 뜨여 있었다.

“어머나아. 정말이네에… 중급 수면 저주가 걸려 있어어.”

“후우. 역시나.”

“에헤에. 신기하다아. 어떻게 눈치 챈거야 정용 씨이? 은밀성이 뛰어나서어… 나도 만져보기 전까지인… 몰랐어어….”

엘프리데가 내 주위를 뱅글뱅글 돌더니, 이내 고개를 퍼뜩 끄덕였다.

“으응, 이 정도며언… 금방 해제할 수 있어어… 수준이 높은 저주는 아니네….”

“그럼 지금 당장 좀 부탁드릴게요. 시간이 없어요.”

“우후후… 너무 보채지 마아… 저주나 해주는 절차가 중요하거드은….”

그렇게 상업지구로 출발한지 약 15분경과.

다른 건 모르겠고. 적랑이 무슨 생각으로 인원을 이렇게 찢어놨는지 곧바로 깨달을 수 있었다.

“근데 정용 씨이이… 어쩌면 이렇게 몸에서 좋은… 냄새가 나는 거야아? 아흐응…! 안 돼애… 나한테는 늑대 오빠가 있는데에… 이, 이 냄새애… 주, 중독될 것 같아아…!”

엘프리데와 어떻게든 떨어지고 싶어서 개발악한 게 분명하다. X발.

“아니 누님!! 아까부터 왜 자꾸 여기저기 더듬으십니까?!”

이런 X발! 준내 끈질겨 이 여자!

아까부터 저주 치료를 명목으로 찰떡같이 들러붙어서 내 몸을 자꾸 더듬는데, 성희롱으로 신고하고 싶을 정도다.

성적 수치심을 느끼고 있다고 지금!

“이, 이것도 해주 과정 중 하나야아… 하아악! 이, 이 농밀한 검은 마력의 냄새애… 너어… 어, 어떻게 이런 끈저억한 냄새를 풍기는 거야아?”

“응기잇! 거, 거긴 만지지 마십쇼!”

엘프리데가 내 쪽으로 한껏 몸을 밀착하며 물어온다.

거친 숨과 따듯한 체온이 제로 거리에서 느껴진다. 나까지 이성이 날아갈 것 같다.

… 펑퍼짐한 로브에 가려져서 몰랐는데. 생각보다 내용물(?)이 대단하군. 그런 생각을 했다.

연상 누님의 적극적인 스킨십… 이것은 귀하군요.

수호 형님이 그 새를 못 참고 비아냥거린다.

결국 나는 엘프리데의 마수를 피해 조금 멀찍이 달아났다. 그녀는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시더니, 이내 헛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엘프리데의 얼굴이 조금 붉어져 있다. 거리가 멀어지자 정신이 좀 돌아온 듯하다.

“흐흠. 일다안… 저주는 해주했는데에… 진짜 궁금하네에. 어떻게 흑마법사도 아닌데에… 검은 마력의 냄새가 이렇게 진하게 나지이?”

“그럴 일이 좀 있습니다. 예.”

나는 경계를 풀지 않은 채 대충 얼버무렸다.

보나마나 흉마에 반응한 거겠지. 사신 자매들도 나한테서 좋은 냄새 난다고 지랄하던데. 나는 음침한 여자들이 환장하는 페로몬을 온몸에서 무럭무럭 뿜어내는 체질인가 보다.

아마 케른에서 데스카운트 2배 이벤트가 발생한 바람에, 지금은 청국장마냥 더 구수하고 구리구리할 거다.

“어쨌든 누님. 적랑님이 시켰던 대로 준비 좀 부탁해요.”

“으응… 늑대 오빠 부탁이라며언… 당연해 해줘야지이.”

엘프리데는 내 말에 곧장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종종걸음으로 상업지구 여기저기를 쏘다니기 시작했다. 벽면을 쓰다듬는가 하면, 바닥을 밟거나 만져보기도 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엘프리데의 손이 불길한 검은빛을 사방으로 왈칵 토해냈다.

“멸음(滅音)의 저주. 실렌시오(silencio).”

엘프리데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할센베르크 성에서 언데드들이 내뱉던 음울한 목소리와 닮았다. 나도 모르게 어깨를 움찔했다.

쿠구구구!

엘프리데에게서 흘러나온 검은빛이 상업지구의 하늘을 빽빽하게 뒤덮었다. 그것도 모자라 거주지구까지 침범해 쭉쭉 뻗어나갔다.

별과 달이 얇은 어둠의 막에 가려지며, 크로스페이드 거리에 완연한 어둠이 찾아왔다.

‘… 이건 좀, 굉장하다.’

나는 그 광경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국가 수도의 3분의 2를 뒤덮는 광역 침묵 마법이라. 모르긴 몰라도 이 정도 규모의 마법이 절대 쉬울 것 같지는 않다.

나는 새삼 그녀의 상태창을 띄워 가만히 주시했다.

[명칭: 엘프리데 헥세]

[별칭: 53971334번째 용사. 칠마존. 사향(死香)의 마녀.]

[LV. 384]

[체력: 210/210 ?마력: 4520/4520 ?신체상태: 정상]

[힘: 3 ?민첩: 6 ?지능: 1249 ?히어로 센스: 4]

적랑보다 높은 레벨. 일국에 단 7명뿐인 최종병기 다운 능력치. 탄성이 절로 흘러나왔다.

역시 정신은 이상해도, 이렇게 보니 칠마존은 칠마존이구나 싶다.

“이제 됐어어… 우릴 제외한 다른 사람들으은… 이 장막이 있는 한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해애….”

“좋습니다. 고마워요 누님.”

“이히히… 고마우며언… 나 좀 늑대 오빠랑 잘되게 도와줘어….”

“노, 노력은 해보겠슴다.”

엘프리데는 음침하게 키득거리며 슬쩍 뒤로 물러났다.

나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고. 검을 빼들었다.

“시작해볼까.”

직후 찰나의 순간. 나는 멀찍이서 침묵을 고수하던 검림을 향해 달려들었다.

카아앙! 금속음과 함께 번갯불이 번쩍 튀었다. 내 기습은 검림의 팔에 달려 있던 작은 닌자도에 막혔다.

마치 달려들 것을 예상했다는 듯한 부드러운 움직임이다.

“… 으에? 뭐, 뭐하는 거야 정용 씨이…?”

상황 설명을 전혀 받지 못한 엘프리데가 엄청 당황했다.

그녀가 허둥지둥 내쪽으로 다가오려다가, 이내 검림이 내뿜는 엄청난 투기를 감지하고 흠칫 몸을 물렸다.

그것을 정면으로 마주하던 나는 피식, 김빠진 웃음을 흘렸다.

“배신자 처리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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