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2. 240도
언유는 손으로 책꽂이를 꽉 쥐었다. 그거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다리 사이로 들어온 손이 끈질기게 아래를 자극하고 있었다. 그러다 안으로 들어올 듯 입구를 세게 눌렀을 때, 언유가 가슴을 들썩이며 신음했다.
“……아응, 흣!”
저도 모르게 소리를 내고 만 언유는 화들짝 놀라며 제 입을 양손으로 틀어막았다. 아무리 구석진 곳에 사람이 별로 없는 시간대라고 해도 이곳은 공공장소였다. 책을 고르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있었고, 공부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책을 정리한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사서도 있었다. 언유가 이상한 기색을 보인다면 달려올 사람이 여럿 된다는 말이다. 더불어 경찰에 풍기문란죄로 신고할 사람이 많다는 뜻이기도 했다.
“현, 현재야아…….”
언유가 현재 귀에다 대고 소곤거렸다. 하지만 현재는 그런 언유를 내려다보기만 할 뿐 여전히 손을 능란하게 놀렸다. 어쩐지 아침에 이상한 요구를 할 때 알아차려야 했다고 언유는 후회했다.
오늘 아침, 현재가 이제 날이 쌀쌀해졌으니 겉옷을 걸치고 대신 안에는 간단하게 입자고 언유를 꼬드겼다.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셔츠면 되지 않겠냐고 하는 말에 언유는 싫다고 했지만, 오늘은 속옷 입었지 않으냐고, 겉옷도 긴 걸로 주겠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더 늦장을 부리다간 학교 수업에 늦을 것 같았고, 현재가 한 고집 하는 걸 알아서 져준 거였다. 어차피 차를 타고 이동하고, 수업만 듣고 바로 나올 거니까 별일은 없을 거라 안일하게 생각한 언유의 잘못이었다.
강의를 마치고, 현재는 빌릴 책이 있다며 도서관으로 언유를 끌고 왔다. 그리고 제일 구석진 책꽂이 앞에 서서 이러기 시작한 것이었다. 채현재는 정말로 예측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애액에 젖은 손가락을 언유의 혀에다 문질러 닦은 현재가 명령했다.
“셔츠 입에 물어요. 가슴 빨고 싶어.”
“…….”
“빨리.”
언유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지만 현재는 계속해서 재촉했다. 언유가 난처한 얼굴로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현재가 양 엉덩이를 꽈악 잡았다.
“흣……!”
“또 빼고 그러네.”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엉덩이를 한쪽씩 잡아 무뢰한처럼 거칠게 주물렀다. 그러자 언유는 아침에 전부 빼지 못하고 남아있던 정액이 뒷보지에서 찔끔찔끔 새어 나오는 걸 느꼈다.
당황한 언유는 급하게 셔츠부터 올려 가슴을 드러냈다. 잇자국이 선명한 가슴을 눈앞에 내밀자 그제야 현재는 악력을 약하게 했다.
“선배는 나 안달 나게 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내가, 뭘, ……아, 앙!”
“맞잖아, 방금도.”
현재가 가슴을 크게 물었다. 흐, 읏! 언유가 필사적으로 신음을 참으려고 입술을 깨물다, 안 되겠다 싶었는지 현재의 손가락을 제 입에 넣고 꽉 물어버렸다. 다소 감정이 들어간 행동이었지만, 현재는 그마저도 귀엽다는 듯 제 할 일에 집중할 뿐이었다.
현재는 유독 젖꼭지 핥는 걸 좋아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가슴의 성감이 발달해, 언유는 가슴으로만 간 적도 여러 번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자꾸 아래가 젖고 허전해져서 미칠 것 같았다.
머리를 관통하는 짜릿함에 언유는 안 된다 생각하면서도 자꾸 현재 쪽으로 가슴을 더 내밀었다. 흐, 아, 아응……! 더 세게 빨아줬으면 좋겠다. 이로 세게 깨물어줬으면.
허벅지를 오므리며 언유가 점점 이성을 잃어가려고 하자, 현재가 입에 여전히 유두를 문 채로 웃음을 터뜨렸다. 매번 아닌 척하면서 제일 좋아하는 꼴이 우스웠다. 그 바람에 입김이 예민한 살갗에 닿자, 언유가 흐읏, 하는 신음을 흘리며 현재에게 찰싹 붙었다. 가슴을 바짝 갖다 대고, 성기의 갈라진 틈을 다리 사이로 들어온 굵직한 허벅지에다 열심히 문질렀다.
“하아, 앙……. 아, 좋아…….”
“왜 자꾸 신음을 내. 여기서 보지 돌려지고 싶어서 그래?”
“아, 니야. 아흐, 아…….”
“아니긴 뭐가 아니에요. 선배 하는 꼴을 봐요.”
현재는 저가 먼저 시작한 주제에 또 한 발자국 물러서서 언유에게 훈수질이었다. 언유는 억울하다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그 말이 맞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그래, 이럴 때가 아니었다. 여긴 여러 사람이 모인 곳이고 걸리기라도 하면 큰일 나는 거다.
마음 같아서는 현재의 목을 껴안고 당장 여기서 넣어 달라 애원하고 싶었지만, 언유는 가까스로 그런 마음을 억눌렀다. 쾌락과 유혹에 약한 몸이 미쳐가지고 또 현재에게 휘말릴 뻔했다.
언유는 금방이라도 녹을 것처럼 노곤노곤해진 몸을 억지로 세웠다. 하지만 현재가 갑자기 속옷을 바짝 위로 당기자 그도 여의치 않았다.
“뭐, 뭐 하는……!”
“면 팬티는 이래서 좋더라. 존나 달라붙어서.”
선명한 도끼 자국을 보고 현재가 말했다. 홈을 따라 천이 더욱 질척하게 젖어있었다. 언유는 그 말뜻을 뒤늦게 깨닫고 허벅지를 꼬며 감추려고 애썼다. 물론 현재는 가만있지 않았다.
“보기 좋은데, 왜.”
오늘은 배 부분에만 분홍색 리본이 달리고 아무 무늬도 없는 흰색 면 팬티였다. 사이즈는 역시나 언유에게 조금 작았다. 작은 팬티에 채 갈무리되지 못한 고환과 자지가 밖으로 튀어나왔는데, 심지어 자지는 발기해있어 그 모양새가 더욱 우스웠다. 엉덩잇살은 밖으로 삐져나오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런 비정상적인 광경에 현재는 자꾸 입 안이 말랐다. 혀로 제 볼 안을 가만가만 쓸며 생각했다. 쟤네 형 새끼는 흰색을 자주 입히는 것 같단 말이야. 방금 자기도 좋다고 한 건 기억에서 지워버린 현재는 어쩔 수 없는 변태 새끼라고 속으로 욕을 했다.
현재가 잠시 딴생각을 하고 있던 중, 언유는 어떻게든 자국을 덜 보이게 해보겠다고 발뒤꿈치를 올린 채 종아리를 바들바들 떨었다. 그러다 현재의 아래팔을 잡고 처음처럼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말랑한 입술이 귀에 닿을 정도로 가까웠다.
“현, 재야. 나 무서워, 흐윽, 흑!”
“무서워? 뭐가 그렇게 무서워요.”
“나아, 보지 있는 거, 다 알면 어떡해……. 응, 흐읏!”
이제 와서 하는 말이 저거라니, 웃겼다. 하지만 언유는 갑자기 위기감이 들었는지 사뭇 심각했다. 전에 본 적 없는 표정으로, 마치 현재의 팔이 구명줄이라도 되는 듯 양손으로 간절하게 붙잡고 있었다.
방금까지 좋아 죽다가 갑자기 무슨 일로 이런 온도 변화가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저에게 매달리는 건 꽤 좋다고 현재는 생각했다. 마치 여태 제대로 마음을 열지 못하던 짐승을 길들이는 데 성공한 것 같았다. 기분이 좋아진 현재는 언유가 할 말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기다렸다. 그런 것도 모르고 언유는 스스로 제 무덤을 팠다.
“제발 집에 가, 응? 집에 가서 해. 흑, 흐윽. 하라는 거 다 할게. 현재야…….”
“…….”
솔직히 이언유는 채현재가 해달라는 건 다 해줬다. 몇 번 밀어붙이면 안 된다고 말은 하면서 전부 해준다. 과격하게 요구하면 세상에 이언유가 안 해주는 일 따윈 없었다. 다만 너무 강제하는 것도 취향은 아니라서 현재가 적당히 봐주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도 저렇게 뭐든 하겠다고 하니 귀가 솔깃했다. 현재의 머리 안에 여러 생각이 오갔다. 뭘 요구할까, 뭘 해달라고 할까…….
그런 현재를 오해한 언유는 연신 귓가에다 대고 현재를 설득하기 바빴다. 진짜 다 해줄게, 응? 네가 하라고 하는 건 다 할 거야, 그러니까 제발 집에 가자…….
“알았어요.”
현재가 깔끔하게 승낙했다. 언유는 연신 중얼거리던 입을 멈췄다. 눈을 크게 뜨고 현재를 바라봤다. 그러자 현재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뭘 그렇게 놀라요. 내가 선배한테 약한 거 알면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언유는 속으로 부정했다. 약한 사람이 매번 그런 식으로 행동한단 말인가. 방금도 억지로 다 해놓고는.
저가 밖에서 더 흥분한다는 걸 아직 인정하지 못한 언유는 얼굴을 잔뜩 붉힌 채 팬티를 조금 내렸다. 아까부터 성기를 죄다 너무 조이고 있어 괴로웠다. 이어 셔츠도 내리고, 현재가 바닥에 던져버린 겉옷을 걸쳤다. 이번에는 지퍼를 아예 목까지 다 올려버렸다. 나름 화가 났다는 걸 보여주는 행동이었다.
그렇게 도서관을 나오는데, 옆에서 웬 콧노래가 들렸다. 언유는 잘못 들었나 하고 옆을 쳐다봤지만 현재가 맞았다. 현재는 왜인지 기분이 몹시도 좋아 보였다.
방금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곰곰이 되짚던 언유는 낭패감에 젖었다. 그제야 자신이 어떤 말을 했는지 자각이 되었다. 일단 그 상황을 모면해보겠다고 전부 해주겠다고 했는데, 이제야 그 말의 무게가 실감이 났다.
저 표정을 보아하니 엄청난 걸 시키려고 계획하는 것 같았다. 현재 같은 변태라면 기상천외한 요구를 하고도 남았다. 여태 싫다고 안 한다고 했던 것들을 죄다 모아 언유에게 시킬지도 모른다. 언유의 불안한 마음은 현재가 휴대폰으로 뭘 열심히 검색하기 시작하자 한층 심해졌다.
하지만 현재는 얌전하기만 했다. 언유는 갖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하며 불안해했지만, 현재는 며칠이 지나도록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러다 언유가 차츰 기억에서 그날 일을 잊을 때쯤, 현재가 갑자기 웬 책상을 가져왔다. 평범한 책상은 아니고 학교에서 쓰는 나무 책상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세트인 의자에, 교탁과 칠판까지 준비해 방 안에 모셔다 놓고 현재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했다.
“이게 뭐야……?”
방 안은 교실 그 자체였다. 칠판 옆에 붙여진 시간표에 향수에 젖을 뻔한 언유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설마 공부하자는 건 아닐 거고,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궁금해하는 언유에게 현재가 조곤조곤 설명하기 시작했다.
“지금부터 선배랑 내가 연기를 하는 거예요.”
“연기?”
“상황극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너랑 내가? 언유가 자신 없이 현재와 저를 번갈아 가며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자 현재는 의욕 넘치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언유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저번에 뭐든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긴 했는데, 이런 걸 요구할 줄은 몰랐다.
기껏해야 변태 같은 짓이나 하자고 달려들 줄 알았다. 예를 들면 온종일 좆을 넣고 있겠다 같은. 전에도 한 번 그러겠다고 했다가 언유가 보지가 쓰라리다고 앙앙 울어서 관둔 적이 있었다. 자면서도 넣고 있는 건 너무하다고 언유는 지금도 생각했다.
현재가 아까부터 손에 들고 있던 종이가방에서 교복을 꺼내며 마저 설명했다.
“선배랑 나는 동갑에 고등학생이고, 혼자 교실에 있던 선배를 내가 발견한 거예요.”
“그게 다야?”
“아니죠. 설정도 있어요. 선배는 모범생이고 나는 양아치예요. 그래서 우리 둘은 처음 대화해보는 거지.”
현재가 양아치? 어쩐지 잘 어울린다고 언유는 생각했다. 초반에 성실하게 학교 다니는 대학생 이미지라고 현재를 평가했던 건 까맣게 잊어버린 뒤였다. 양아치 현재를 볼 수 있다면 이 짓도 꽤 할 만할지도……. 어쩐지 귀엽게 느껴져 교복을 주섬주섬 갈아입으며 언유가 살짝 웃었다.
현재도 위에다 교복 재킷을 걸쳤다. 입고 있는 옷이 그냥 셔츠에 바진 줄 알았는데 언유와 같은 교복이었다. 양아치답게 넥타이는 생략했고, 교복 단추도 위에서부터 두 개나 푼 채였다. 재킷 소매를 걷으며 현재가 말했다.
“우연히 교실에서 마주쳤는데 내가 선배 보지 달린 걸 알게 된 거예요. 그래서 내가 선배 존나 따먹는 내용이에요.”
실화에 근거한 연극인 모양이었다. 현재는 원래 입고 있던 옷은 이리 달라더니 방 밖으로 던져버렸다. 연기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헛소리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수긍은 갔다. 방 하나를 아예 교실처럼 꾸며놓은 걸 보니 현재는 지금 이 상황에 꽤 몰두한 듯했다. 연기가 어쩌고 집중이 어쩌고 하는 이상한 말을 하더라도 납득이 갔다.
현재가 제일 뒤에 있는 책상에다 체육복을 올려두며 말했다.
“그럼 여기 서요.”
“응.”
“지금 체육시간이라 내가 교실 문 잠그러 왔는데, 선배가 안 나가고 알짱거리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빨리 갈아입으라고 성질내는 거지. 처음에는 못 갈아입는다고 뻗대다가 내가 하도 뭐라고 하니까 어쩔 수 없이 내 앞에서 갈아입다가 들키면 돼요. 쉽죠?”
“응…….”
현재가 말을 이렇게 길게 하는 건 처음 봤다. 솔직한 심정으론, 섹스가 하고 싶으면 그냥 하면 되지 어렵게도 한다 싶었다. 하지만 소원을 들어준다고도 했고, 설레 보이기까지 하는 현재에게 싫은 소리를 하고 싶진 않았다. 언유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럼 이제 시작이에요.’라고 말한 현재는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1초 만에 문을 부서뜨리려는 듯 과격하게 열어 안으로 들어왔다.
“너 왜 아직도 있어. 얼른 갈아입고 나가.”
표정이 돌변한 현재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다른 한 손에는 언제 준비했는지 열쇠를 쥐고 있었다.
언유는 순간적으로 할 말을 잊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건가……? 하긴 아까도 생각했지만, 책상을 사 올 정성인데 안 진지하면 그게 더 이상한 거다. 여기서 관둘 순 없다는 생각에 언유는 민망함을 감추려 바닥을 내려다보며 대꾸했다.
“……나 여기서 못 갈아입어. 화장실 가야 해.”
부끄러움을 참을 수 없어 고개를 숙인 건데, 오히려 정말 역에 몰입한 것처럼 보였다. 지금 언유는 양아치에게 걸려 어쩔 줄 몰라 하는 모범생 그 자체였다.
그 말에 현재는 성큼성큼 다가와 책상 위에 놓인 체육복을 언유의 가슴팍에 냅다 던졌다.
“아, 씨발. 뭘 또 거기까지 가서 갈아입어. 그냥 여기서 대충 갈아입으라고, 안 본다고.”
신경질을 내며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자, 언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진짜 화를 내는 것 같았다. 현재의 적성은 어쩌면 연기가 아닐까?
언유도 그에 발맞춰 없는 용기를 짜내며 준비한 대사를 쳤다.
“나 화장실 가서 갈아입어야 하는데…….”
“뭐 얼마나 곱게 자랐길래 그래? 짜증 나게 하지 말고 빨리 입고 나가라니까.”
현재가 턱으로 문을 가리켰다. 언유는 그제야 머뭇거리며 제 셔츠 단추에 손을 가져갔다. 이 타이밍에 갈아입으면 될 것 같다. 그런데 어쩐지 아까보다 더 창피해졌다.
연기를 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교복을 입은 현재 앞에서 마찬가지로 교복을 입고, 이제 막 그걸 벗으려는 상황 때문이었다. 정말 비밀을 들킬까 조마조마하고 현재가 낯설게 느껴졌다. 옆에 책상까지 있어서 그런지 고등학생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언유는 망설이다 현재를 등지고 뒤로 돌았다. 그리고 셔츠 단추를 마저 풀고, 여전히 상의는 걸친 채로 바지부터 벗었다. 그 때 엉덩이에 커다란 손이 닿았다.
“야, 이게 뭐야.”
“……!”
다 알고 하는 건데도 깜짝 놀라버린 언유가 몸을 홱 돌렸다. 현재가 지척에 와있었다. 당황해 언유는 제 가슴부터 손에 쥔 바지로 가렸다. 그래서 하체는 훤히 드러난 채였다. 현재가 아래에 걸친 속옷을 빤히 내려다보며 말했다.
“너 변태냐?”
아무리 봐도 여자 속옷이었다. 채 넣어지지 못한 성기가 튀어나온 걸 봐선 남자가 맞는데, 입고 있는 건 여자 속옷이었다.
사실 여자 속옷을 입고 있는 건 이제껏 현재에게 수십 번도 넘게 보여줬지만, 저렇게 생전 처음 본 것처럼 나오니 언유도 마치 이런 일이 처음인 것처럼 느껴졌다. 정말 학교에서 동급생에게 여자 속옷을 입고 있다는 걸 들킨 것 마냥 수치스러웠다.
이게 다 채현재가 너무 열심히 연기해서 그래……. 입술을 짓씹으며 언유는 현재 탓을 했다.
“그게, 형이 입으래서…….”
언유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현재가 하, 하고 기가 차다는 웃음을 냈다.
“형? 형이 입으라고 했다고?”
“응, 으응.”
“그게 다야? 넌 형이 입으라고 하면 다 입냐?”
그 말에 언유가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자, 현재가 눈살을 찌푸리더니 더 가까이로 다가왔다. 그리고 다리 사이에다 제 허벅지를 넣었다.
“읏……!”
“이거 입고 형이랑 뭐 하는데?”
사납기 그지없는 목소리였다. 아래를 강하게 압박하는 두툼한 허벅지에, 언유는 제 입을 틀어막았다. 신음을 내서 사람을 불러오면 안 되니까. 어느덧 언유는 여기가 교실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너 설마 형이랑 빠구리 뜨냐?”
현재가 정말 양아치처럼 말을 했다. 원래 말본새도 고운 편이 아니었지만 한층 더 심했다. 언유가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속옷 안으로 손이 들어왔다. 한 손으로 야들야들한 엉덩이를 주무르며 다른 손으로는 팬티를 잡아 아래로 내렸다. 언유가 급하게 그 손을 잡았다.
“아, 안 돼. 흐윽, 하지 마…….”
“왜? 너 형이랑도 씹질하는 싸구려잖아.”
“아, 아니야. 아응, 앙!”
허벅지 절반까지 속옷이 내려왔을 때였다. 뒷구멍에서부터 고환까지 손을 내리던 현재가 표정을 굳히고 물었다.
“……너 이거 뭐냐?”
그 말에 언유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입을 열었다 닫으며 해명하려고 했지만, 현재가 더 빨랐다.
“이게 뭐야. 설마, 보지야?”
“아, 아냐. 하으, 응! 아니, 아니야. 흐응……!”
“맞잖아, 썅년아.”
언유 앞에 쪼그려 앉은 현재가 다리 사이를 관찰했다. 어느새 속옷은 벗겨 던져버린 뒤였다. 언유가 훌쩍이며 무릎을 모으려 하자, 현재가 허벅지 안쪽을 세게 내리쳤다.
“아흣!”
“다리 벌려. 잘 안 보이잖아.”
그러다 현재는 아예 언유를 번쩍 들어다 책상 위에 올렸다. 그리고 아까처럼 또 뚫어져라 아래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만지지는 않고 보기만 했다.
언유는 그런 현재가 민망해 죽을 것 같았다. 저 입에 빨려도 보고 손에 맞아보기도 했다. 자지를 넣은 건 횟수를 세기도 어려웠다. 그런데도 이 분위기가 사람을 몸 둘 바를 모르게 만들었다. 언유가 흐느끼며 현재에게 애원했다.
“흐윽, 비, 비밀로 해줘, 응……? 나 이거, 흡, 아무도 알면 안 된단 말이야…….”
“보지 달고 있는 거 알면 안 돼?”
“응, 으응. 나 형한테, 끄읍……, 혼나. 제발, 응?”
“그럼 너 백보지인 건 소문 내도 돼?”
“그, 그것도. 흐읍, 안 돼, 제발…….”
이렇게 나오는 게 오히려 사람을 부추긴다는 걸 모르는 언유는 무턱대고 빌고 또 빌었다. 그러자 현재가 제 턱에 손을 올리더니, 인심 쓴다는 듯 말했다.
“너 그럼 자위해봐.”
“응……?”
“보지 쑤셔서 가보라고. 그럼 비밀로 해줄게.”
이걸 시키려고 일부러 안 만지고 있었구나……. 언유의 안색이 아까보다 더 하얗게 질렸다.
해본 적이 없는 건 아니다. 형이 시킨 적도 있었고, 몸이 달아 몰래 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도 선뜻 한다고 하기가 어려웠다. 평소와 달라진 건 옷과 지금 언유가 앉아있는 책상밖에 없는데 왜 자꾸 저가 이러는지 언유도 알 수 없었다.
그 때, 현재가 미련 없이 돌아섰다.
“하기 싫으면 하지 마. 오늘 우리 반 새끼들 동정 다 떼겠네.”
아주 남들에게 돌려버리겠다는 말이었다. 언유가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현재가 뒤이어 중얼거렸다.
“아, 우리 반만이 아니려나.”
심지어 여기저기 다 떠들고 다니겠다는 소리였다. 현재가 그럴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언유는 다급히 현재를 불렀다.
“잠, 잠깐만……!”
“왜.”
“할게, 할 테니까, 응? 비밀로, 흐윽, 해줘.”
연기인 걸 아는데도 서러워 언유가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러자 현재가 냉큼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빨리 보여줘.”
“…….”
채현재는 지금 시도 때도 없이 세우는 발정 난 애새끼 그 자체였다. 원래도 이런 건지, 연기를 하느라 그런 척을 하는 건지 이젠 구분이 가지 않았다.
언유가 슬그머니 제 다리를 책상 위에 올렸다. 그러자 아까까지 가슴을 필사적으로 가리고 있던 바지가 떨어지며 가슴이 드러났다. 민무늬 팬티와는 대조적인 화려한 빨간색 브래지어였다. 심지어 시스루 소재라 유두가 훤히 드러나는 걸 보고 현재가 감탄했다.
“와…….”
언유가 제 팔로 빠르게 가슴을 가렸지만 소용없었다.
납작한 가슴 위로 브래지어 컵이 비어 있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구미가 당겼다. 현재가 브래지어를 위로 올리며 가슴을 커다란 손으로 쓸었다.
“이것도 형이 입으래?”
“하으…….”
“존나 야하다, 씹……. 젖꼭지 큰 거 봐.”
“흑, 으응!”
“누가 이렇게 키웠어, 니네 형이 빨아줬냐?”
“네, 네가……!”
“잇자국도, 씨발 무슨 개가 물어놓은 것처럼 물어놨네.”
전부 네가 한 거잖아……! 언유는 입을 열면 신음이 나올 것 같아 입술을 꽉 깨물고 현재를 노려봤다.
그러든 말든 현재는 가슴을 안쪽으로 모으다 거칠게 주물거리기도 했고, 마사지하듯 원을 그리며 만지기도 했다. 어느 쪽이든 언유는 자꾸 아랫배가 간지러웠고 목에 열이 올랐다. 그러다 현재의 손가락이 젖꼭지를 스칠 때면 감전된 사람처럼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젖꼭지에서부터 시작된 짜릿한 감각이 온몸으로 퍼졌다.
그 때, 현재가 가슴팍을 찰싹 때렸다.
“아흥!”
“뭐해? 너는 빨리 보지 쑤셔.”
아까 말한 대로 자위를 해보란 뜻이었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 이젠 양 유두를 엄지로 건드리기 시작했다. 세게 꽉 누르는 힘에 언유가 눈을 크게 떴다. 하으, 앙! 언유가 현재의 손목을 잡아서 막아보려고 했지만 현재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 아예 이젠 혀까지 가져다 대며 쇄골까지 올라간 브래지어 후크를 풀었다.
언유의 가슴은, 현재가 말한 것처럼 유륜이 좀 더 넓어졌다. 게다가 젖꼭지는 이제 별로 만지지 않아도 자지처럼 발딱 섰다. 현재를 만나기 전보다 통통해진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몇 배로 민감해졌다. 이젠 천이 스치는 자극에도 아랫배가 덜덜 떨리는 수준이어서 속옷을 착용하지 않으면 힘들었다. 형이 입지 말라는 날에는 밴드라도 붙여야 했다.
언유가 울먹이며 말했다.
“흑, 네가, 만지고 있는데, 어, 어떻게 해…….”
“되게 귀찮게 구네.”
혀를 뾰족하게 세워 유두를 찌르며 현재가 다른 한쪽을 확 꼬집었다. 마치 혼을 내는 것처럼 보였다. 아아앙! 언유가 신음을 내지르자 현재는 그게 마치 신호가 된 것처럼, 이젠 젖을 먹는 것처럼 쪽쪽 힘 있게 빨아댔다.
언유의 두 팔은 뒤를 짚어 몸만 겨우 지탱하고 있었다. 도저히 현재가 시키는 대로 할 정신이 없었다. 허리에 힘을 주기도 벅찼다. 그 모습에 현재가 입에서 유두를 뱉었다. 침에 잔뜩 젖어 반질반질해진 알갱이를 아쉬운 듯 손가락 끝으로 튕기며, 현재가 사납게 말했다.
“네가 해달라는 대로 해줬으니까, 너도 제대로 해.”
“아, 알았어…….”
현재가 가슴을 자유롭게 놔주자, 언유는 그제야 제 손을 아래에 가져갈 수 있었다. 현재는 어느새 의자를 빼 그 위에 앉은 채였다. 바지 위로 제 성기를 쓰다듬으며 언유가 하는 꼴을 지켜봤다.
그 모습에 열이 오른 건 오히려 언유였다. 씹어 삼킬 것 같은 눈빛으로 이쪽을 응시하며 실한 자지를 쓰다듬는 현재와 눈을 마주치자 저도 모르게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살금살금 제 보지를 만지기 시작했다. 괜한 부끄러움에 입구만 문지르다, 손가락 하나를 안으로 집어넣었다.
“으흣, 아, 앙……!”
질 내벽이 조붓하게 손가락을 씹었다. 이럴 때면 제 보지가 저와는 다른 의지를 가진 생명체 같다고 언유는 생각했다. 뭐든 들어오면 좋다고 조인다.
언유가 안쪽 벽을 문지르며 소심하게 자위를 하고 있을 때였다. 그 잠시를 못 참고 현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왜 이렇게 시원찮아. 제대로 하겠다며.”
“읏, 으으응……! 아앙!”
“이렇게, 하라고, 어?”
“아윽! 응! 하아, 앗……!”
언유의 손목을 붙잡아 고정하고, 현재가 보지에다 제 손가락을 처넣었다. 아무리 언유의 손가락이 가늘다고 한들 이미 들어가 있는데, 거기다 마디가 굵은 현재의 손가락까지 들어오자 금세 보지가 가득 찼다. 아무것도 넣지 못한 뒷구멍이 절로 벌름거리고 자지가 아랫배에 바짝 붙어 꺼떡였다. 언유가 비명을 질렀다.
“흐우, 웅! 아, 잠, 잠깐, 만……! 하아, 앙……! 혀, 현재야, 잠깐……!”
“…….”
언유가 현재의 이름을 부른 건 정신이 없어 한 실수였다. 게다가 언유는 이 정도는 괜찮을 줄 알았다. 아무리 역할극을 하고 있다고 한들 이 정도는 봐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잠시 멈칫한 현재는, 아까보다 더 거칠게 아래를 들쑤시기 시작했다.
“현재가 누군데? 네 허벌창난 보지 맨날 쑤셔주는 새끼가, 현재야?”
“흐아앙, 앙! 아, 아아……! 너, 너무 빨라, 흑, 아흐, 응! 아앗……!”
“누구냐고, 씨발아. 그 새끼한테도 보지 벌렸지, 너.”
“잘못, 아아앙……! 잘못했, 어요. 아으응, 읏! 하으읏! 아응!”
입구를 헤집다시피 씹질을 하던 현재가 이번엔 위로 손을 옮겨갔다. 흥분에 불거진 음핵을 만지작거리며 거칠게 물었다.
“너 여기로도 느끼냐?”
“응, 읏! 아으으, 몰, 라! 흐으앙, 앙……!”
“씨발, 존나 느끼네.”
입술을 한쪽만 올리며 질 낮게 중얼거린 현재는, 손끝으로 껍질을 벗길 듯 거칠게 문질렀다. 아아앙……! 언유가 허리를 뒤로 젖히고 신음했지만, 현재는 아랑곳하지 않고 발기하듯 또렷해지는 음핵을 더더욱 손가락으로 괴롭혔다. 꾹 누르다가 떼어낼 듯 빙글빙글 돌렸다.
그러자 언유는 급격하게 아랫배가 빵빵해지는 걸 느꼈다. 착각인지 진짜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지만, 방광부가 찌릿찌릿한 기분은 오줌이 가득 찼을 때와 닮았다. 언유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말했다.
“나, 나아, 오줌 쌀 것, 하아앙……! 같아, 아, 아앙!”
“싸고 싶으면 싸.”
현재는 언유가 뭐라고 말하든 잘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며 자꾸 닫히려는 허벅지를 크게 벌릴 뿐이었다.
껍질이 반쯤 까진 음핵이 신기하다는 듯이 손톱 끝으로 꾹, 꾹 눌러대자 언유가 자지러지는 신음을 뱉었다. 아까보다 요의감이 한층 더 심해졌다. 정말 금방이라도 실례를 해버릴 것 같았다.
“흐아, 앙! 하, 하지 마아……. 나, 오줌 마려워어, 으앙……! 아, 아응!”
“좋아 죽으려면서 뭘 하지 마.”
“아흐, 응! 아, 아아앙……!”
이젠 손가락까지 안으로 집어넣었다. 현재가 손가락 여러 개를 동시에 넣고는 털 듯이 흔들었다. 하필이면 손가락도 앞쪽에 있을 방광을 겨냥한 채였다. 고의인지 우연인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언유는 정말 죽을 것 같았다.
금방이라도 인간의 존엄성을 잃을 것 같아 두려운데, 그와 동시에 모든 걸 잊고 본능에다 몸을 맡겨버리고 싶었다. 이성을 잃을 정도의 쾌감이 머리 안을 관통했다. 그 때 현재가 음핵을 손톱으로 긁어버리자, 언유의 입에서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났다.
“이, 이상해, 흐응, 읏, 하앙! 나, 가, 갈 것 같은, 데, 히이익……! 나, 나와……! 하앙……!”
언유가 입을 크게 벌리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보지에서 물이 픽픽 샜다. 언유는 아랫배를 움찔움찔 떨어대며 몇 차례에 나눠 보짓물을 싸질렀다. 가랑이 사이에 웅덩이가 고일 정도로 많은 양이었다.
아, 아아아……! 언유가 다리를 벌린 채 덜덜 떨어대자, 그 모습이 현재의 가학심을 자극했다. 더 몰아붙이고 싶다. 더 괴롭게, 더 느끼게……. 거친 숨을 몰아쉬며 현재는 언유의 얼굴을 꼼꼼히 살폈다. 눈을 질끈 감은 얼굴은 빨갰고, 입술은 헤 벌어져 얼굴보다 더 빨간 혀를 드러내고 있었다.
지저분하게 눈물에다 콧물, 침까지 흘려대고 있는 얼굴이 예뻐 보이다니, 스스로가 중증이라 생각하며 현재는 잔뜩 발기한 성기를 꺼냈다. 침을 꿀꺽 삼키며 욕을 씹듯이 내뱉었다.
“씨발…….”
“흐, 응……. 아아…….”
언유는 절정에 휩싸여 다리를 오므릴 생각도 못한 채 천박하게 활짝 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발기할 만큼 발기한 자지가 얼른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아우성이었다.
현재가 제 성기를 몇 번 위아래로 쓰다듬으며 다른 손으로 언유의 보지를 벌렸다. 체액에 젖어 번들거리는 보지가 탐욕스러워 보였다. 안쪽의 빨간 살을 내려다보며 현재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으르렁거리는 것처럼 낮은 음성이었다.
“바로 넣는다.”
“응, 으응. 빨리, 하아앙……. 빨리 해줘, 응……? 자지 먹여줘, 빨리…….”
“보채지 마, 씨발년아.”
언유는 지금 모든 건 뇌리에서 지워버리고 성욕에만 충실한 상태였다. 엉덩이를 흔들며 재촉하는 꼴을 보곤 현재가 둔부를 후려갈겼다. 짜악, 하는 소리가 났지만 언유는 그마저도 좋아 콧소리를 냈다.
이어 두꺼운 귀두가 보짓살을 헤집자 신음은 더 거세졌다. 하아앙! 빠, 빨리……! 언유가 기대감에 허리를 바들바들 떨었다. 하지만 귀두는 들어갈 듯하며 쉽사리 들어오지 않고 입구 살만 문지르더니, 방향을 틀어 음핵을 긁었다.
“아응……!”
아까 현재가 잔뜩 만져 퉁퉁 부어오른 음핵이었다. 뭉퉁한 귀두가 투박하게 긁었을 뿐인데 언유는 자지러지며 신음했다. 아, 하읏, 히익, 힉……! 입구가 뭉개져서 아예 녹아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래의 감각이 기묘했다.
가물가물한 머리로도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은 언유는, 현재한테 잠시만 기다려달라는 말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현재는 말랑말랑한 엉덩이를 뜯어내려는 듯이 꽈악 쥐고는 바로 삽입했다.
“아, 아아……!”
검은자위가 반은 뒤로 넘어갔다. 언유가 꺼억, 꺽 하는 신음을 내지르며 사정했다. 귀엽다는 말이 어울리는 자지에서 정액이 힘차게 뿜어져 나오더니 현재의 아랫배까지 더럽혔다.
연이은 절정에 언유가 안쓰럽게 몸을 덜덜 떨어댔다. 와중에 현재는 흐물텅한 입구와는 달리 빡빡한 내부에 인상을 찌푸렸다.
“반밖에, 안 넣었어. 아, 씹……. 왜 이렇게 조여.”
“아, 아흐, 아, 너무, 너무 커어……!”
“힘 빼라니까.”
“아흐흑!”
현재가 볼기짝을 내리쳤다. 한두 번 먹은 자지가 아닌데 오늘따라 왜 이러는지 언유 본인도 알 수 없었다. 매번 크다고 울면서도 현재가 쑤셔 넣는 대로 잘만 받아먹었는데 오늘따라 이상했다.
극도의 절정에 달한 몸이 지나치게 예민해져서 이완되지 못했다는 걸 모르는 언유는 그저 알 수 없다고만 생각했다. 동시에 당장 자지를 깊숙한 곳까지 삼키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 억울했다. 언유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몸을 꿈틀거리고 있자, 현재가 하, 하는 비웃음을 흘렸다.
“처녀인 척 굴고 싶어서 그래? 너 이미 닳고 닳은 년이잖아.”
“흐, 아……!
“아주 씹물이 줄줄……. 자지 먹고 싶어서 환장한 년이, 순진한 척은.”
“하아앗! 아앙!”
퍼억! 엉덩이를 붙잡고 현재가 억지로 제 하체를 밀어붙였다. 거친 음모가 연약한 살에 마찰되며 빨간 자국을 만들어냈다. 찢, 찢어질 것 같아……! 언유가 팔을 허우적거렸다. 구해달라는 손짓이었지만 불행히도 잡을 수 있는 건 현재의 몸 밖에 없었다.
현재의 엉덩이 근육에 단숨에 힘이 들어가 단단해졌다. 쫀쫀하게 자지를 감싸오는 살에 현재가 만족스럽게 웃었다. 안쪽을 파헤칠 기세로 깊게 넣었다가 절반쯤 뺀 다음, 다시 안에다 처박았다.
두툼한 고환이 철썩 부딪히며 안을 울리자 언유의 허리가 경련하듯 꿈적거렸다. 입 밖으로 낸 혀가 달달 떨렸다. 아, 존나 좋아……. 현재가 아랫입술을 깨물며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 다시금 사납게 안을 치대며 말했다.
“걸레년이, 내가 너 후다인 거, 모를 줄 알아? 너 저번에, 하아. 양호실에서 체육이랑, 나왔었잖아.”
“후으응! 응, 읏! 아, 흐으으……!”
“너 그때 체육이랑 양호실에서, 떡쳤지?”
“아, 아니야, 아응! 안, 했어! 우응, 읏!”
“솔직하게 말해. 너 몇 명한테 대줬냐? 여태까지 자지 몇 개나, 후, 으. 먹었냐고.”
이제 뭐가 연기고 아닌지 언유는 구별할 수 없었다. 그저 현재가 하는 말과 아래를 꿰뚫는 자지가 전부였다. 정수리에 내리꽂히는 쾌감에 자신을 송두리째 빼앗긴 기분이었다. 언유의 얼굴이 눈물에 흠뻑 젖었다.
언유는 무슨 말을 들었는지도 모르면서 일단 도리질을 쳤다. 현재가 잔뜩 흥분해 거친 숨을 헉헉 내뱉으며 개처럼 하체를 밀어 올리며 언유를 겁박했다.
“씹……. 야, 체육이, 나보다 잘, 박아줘? 어?”
“아니, 아니야. 흡, 네가, 흐윽, 네가 더 잘, 박아줘. ……아, 아앙! 아, 미치겠, 어. 하아윽!”
“좆도, 내가 더 크지?”
“으응, 응! 네가 더, 커. 아, 흐윽, 응! 처, 천천히! 흐으응……!”
“하아, 아…….”
현재가 자지를 파묻은 채로 허리를 돌렸다. 내벽을 전부 짓뭉개며 자극하는 자지에 언유는 눈을 까뒤집으며 좋아했다. 자지가 앞쪽을 겨냥할 때면 전립선과 음핵이 동시에 짜부라졌다. 정말이지 정신이 나갈 정도로 좋았다.
결국 언유는 모든 걸 깡그리 잊고, 현재에게 제 모든 걸 내맡겼다. 자지가 퍽퍽 치고 올라올 때면 침을 줄줄 흘리며 교성을 내질렀다.
“흐아앗! 앙! 좋, 아……! 후으, 응……!”
“존나 얌전하게 생긴 년이, 읏, 까져가지고. 너 이러려고 교실에서 안 나가고 기다렸지.”
양아치라는 설정에 맞게 현재는 평소보다 강도 높은 음담패설을 하고 있었다. 언유는 이상하게 거기에 더 흥분이 됐다. 현재에게 물들어버린 걸지도 모른다. 자신을 더 수치스럽고 부끄럽게 해주길 은근히 기대하게 됐다.
현재가 자지를 먹고 있는 아랫입을 세게 갈기며 말했다.
“으아앙!”
“누구든 오면 자지로 쑤셔 달라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잖아. 내 말 틀려?”
“흐으, 맞아, 맞아요……! 아흐윽! 자지, 좋아서, 기다리고 있었어! 흐앙!”
“씨발, 헤픈 년이, 너 내가 아니어도 상관없지? 어?”
“아, 아냐. 흐윽, 네가, 네가 제일 좋아. 진짜야, 아, 아흑!”
현재가 퍼억! 세게 내벽을 치자 언유의 자지에서 정액도 오줌도 아닌 게 줄줄 새어 나왔다. 싼다는 말보다 흘러나온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모양새였다.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많은 양의 액체가 흩뿌려졌다. 현재가 언유의 엉덩이를 바짝 잡아 올리고 있는 바람에 액체가 아래에서 쇄골까지 역으로 흘러 고이기 시작했다.
그 장면에 언유가 울음소리 같은 신음을 냈다. 아까부터 제 몸이 이상했다. 예전에도 비슷한 걸 싼 적이 있었지만 오늘은 정도가 심했다. 애도 아니고……. 보지에서도, 자지에서도 한 번씩 물을 싸지른 게 부끄러워 언유는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그 때, 현재가 언유를 꽉 끌어안은 상태에서 허벅지로 위를 쳐올렸다.
“……아흣!”
내장 깊은 곳까지 쳐들어간 자지가 부풀어 오른 귀두 끝으로 한 지점을 뭉개듯 찌르더니, 그대로 정액을 쌌다.
깊숙한 곳에 씨를 뿌리듯, 많은 양이 배 안을 채웠다. 흐, 아, 아악……! 벌어진 입에서 괴상한 비명소리가 나왔지만, 현재는 도리어 언유의 양 허벅지를 잡고 들어 올렸다. 마치 정액을 더 안쪽으로 밀어 넣고 싶은 것처럼 아예 허리를 거꾸로 세운 자세였다.
“아, 아아……. 씨발……. 너무 좋아. 너 존나 맛있다.”
“흐, 으, 으아…… 아…….”
“야, 후으……. 정신 차려. 어?”
작은 배는 현재가 싸준 정액을 삼키지 못하고 조금씩 뱉어내고 있었다. 자지를 뽑아낸 보지에서 질금질금 탁한 액체가 흘러나오는 걸 보며 현재는 그걸 죄다 손가락으로 모아 다시 구멍 안에다 집어넣었다.
그마저도 극도로 예민해진 몸은 벼락처럼 느꼈다. 아랫배가 또 불타는 것처럼 따끔거리고 눈앞이 새하얘졌다. 아흐으, 으응……. 언유가 기진맥진해 몸에 힘을 주지 못하자, 잠시 고민하던 현재는 바닥에 언유를 눕혔다.
단시간에 지나치게 느낀 몸은 맥을 추지 못했고, 손끝으로만 건드려도 질질 쌀 것처럼 굴었다. 그걸 아는데도 현재는 이상하게 모로 누워 바들바들 떨어대는 언유를 보자 은밀한 곳에서 치솟는 가학심을 느꼈다.
아까부터 그랬다. 쾌감이 지나쳐 고통과 비슷한 수준으로 느껴대는 이언유를 보면 더, 더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머릿속이 죄다 비어서 아무런 생각도 못 하게, 이성적인 사고를 못 하게 만들고 싶었다. 세상에 마치 채현재만 있는 것처럼 만들어주고 싶었다.
스스로 유치한 걸 알지만 이게 솔직한 제 욕망이었다. 이렇게 야하고 예쁜 이언유를 나눠 가진다는 건 이따금씩 현재를 돌게 만들었다.
지금은 어쩔 수 없지만 언젠가는……. 현재는 참았던 숨을 크게 내쉬었다. 지금은 이런 잡생각을 할 때가 아니었다. 마무리를 해줘야 했다.
“야, 나 화장실 급한데.”
“흐으, 으……?”
그 말에 눈을 게슴츠레 뜬 언유가 현재를 올려다보았다. 말간 눈은 순진하기 짝이 없었다.
지금 언유는 체액에 온몸이 젖었고, 허벅지와 엉덩이엔 손 모양으로 빨갛게 자국이 나 있었다. 연이은 섹스에 가슴팍의 잇자국은 아물 날이 없었고, 젖꼭지는 탱탱하게 부어있었다. 잔뜩 울어 눈가는 빨개졌고, 입 주변에는 침이 흘렀다.
그런 음란한 모습인데도 저 눈동자만 보면 순수하기 짝이 없어 보였다. 현재는 그 기막힌 괴리감에 아까보다 더 벅찬 충동을 느꼈다. 매번 아닌 척 이언유만 비난하지만, 스스로도 알았다. 현재의 취향도 마찬가지로 별났다.
“나 오줌 싸도 되지.”
“흣, 흐응. 싸줘, 싸주세요……. 언유한테, 빨리이……. 아앙…….”
언유가 미약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돌려 엎드린 자세를 취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재촉하며 엉덩이를 씰룩였다. 제 성기를 잡고 자세를 잡으며 현재가 명령했다.
“보지 보이게 엉덩이 벌려.”
“아흐, 네에, 네…….”
고분고분히 제 엉덩이를 벌리자 잔뜩 쓸려 시뻘겋게 부어오른 성기가 보였다. 방금까지 자지를 물고 있던 보지는 아직 다물리지 못하고 제멋대로 벌렁거렸다. 그 모습을 감상하며 현재는 성기를 쥐어 조준했다.
언유는 허벅지와 허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지 바닥에 납작 붙은 자세였다. 엉덩이만 겨우 살짝 뜬 게 전부였지만 그대로도 좋았다. 어차피 오늘은 구멍에다 넣을 생각이 아니었다.
“흐읏, 응……!”
현재는 먼저 유려한 등선에 오줌을 갈겼다. 흰 등에 노란 물이 튀었다. 뜨끈한 액체가 몸을 적시자 언유가 달뜬 숨을 내쉬었다. 물줄기는 점점 내려가 아쉬움에 벌렁거리는 뒷보지와, 아직 벌어져있는 보지로 향했다.
금방이라도 안으로 들어올 것 같은 세찬 물줄기에 언유는 더욱 엉덩이를 세게 잡아 벌렸다. 기대감에 구멍들이 발름거리는 걸 느끼며 언유는 허리를 위로 치켜세웠다. 따끈하게 예민한 부위를 때리는 오줌에 언유가 끙끙거리는 신음을 흘렸다.
“하아, 그렇게 좋아?”
“아흐, 응, 너무 좋아, 아, 아아, 현재야아, 흐아앙……!”
“후, 흐으…….”
현재는 성기를 탈탈 털어 남은 것 없이 전부 언유의 몸에다 뿌렸다. 온몸을 오줌에 적신 채로 언유는 아까보다 더 발그레한 얼굴로 할딱거렸다. 좋아, 너무 좋아아……. 그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는 듯 좋다는 말만 연신 중얼거렸다.
둘은 섹스를 종종 이런 식으로 마무리했다. 세어본 적이 없지만 자주일지도 몰랐다. 이언유가 하도 좋아했고, 현재도 이 행위를 싫어하지 않았다. 처음 시작한 것도 현재가 아니었던가.
이런 더러운 취향이 맞기도 힘든데 참 잘 만났다고 스스로를 칭찬하며 현재는 언유를 번쩍 들어 안았다. 몸에 묻은 오물이 거슬리지도 않는지 꽉 품에 안고 욕실로 걸어갔다. 기운이 다 빠진 언유는 인형처럼 현재가 해주는 걸 받기만 했다.
샤워기로 물을 끼얹으며 현재가 물었다.
“선배, 오늘 좋았죠.”
“…….”
젖은 머리칼을 뒤로 넘겨주는 손짓에 집중한 척하며 언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중간부터 완전히 몰입해 정말 동급생한테 따먹히는 것처럼 착각했다는 건 단언하건대 비밀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언유가 평소보다 더 느꼈고 즐겼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애초에 저건 대답이 필요 없는 질문이었다. 책상이며 교탁까지 사와 난리 친 보람이 있다 생각하며 현재가 능글맞게 말했다.
“다음엔 메이드랑 주인으로 해봐요, 어때요? 이때는 내가 주인이야, 선배는 메이드고. 선배가 방 청소하러 왔는데 치마 안에 아무것도 안 입고 있는 걸 나한테 들킨 거지. 그래서 존나 좆물 먹고 오줌까지 먹고 가는 거예요.”
“몰라……. 그런 것 좀 묻지 말고 그냥 씻으면 안 돼?”
솔깃했지만 언유는 싫은 척을 했다. 그것까지 눈치챈 현재는 흐음, 소리 낼 뿐 별말 하지 않았다. 다만, 내일 당장 비어 있는 방을 꾸며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매일 보는 방에서 하면 분위기가 안 사니까.
메이드복도 이언유한테 잘 어울릴 디자인으로 골라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긴 것도 좋은데 짧은 것도 좋아서 어떡하냐고 고민하며 현재는 언유의 머리를 감겼다.
요즘 현재는 하루하루가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