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화. 출구
빛의 기둥 때문인지 정상으로 갈수록 점점 밝아졌다. 하지만 그들이 도달한 지금 이 구간은 그렇지 않았다.
수많은 계단.
주변에는 빽빽한 나무가 빛을 가린 채 수많은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소나기에 떨어진 나뭇잎들이 계단 위에 내려앉아 미끄러운 장애물을 만들어냈다.
걸으면서도 피곤한지 윤수는 하품을 했고, 정선희는 아이의 졸음을 달래느라 정신이 없었다.
“엄마, 졸려.”
“참아. 거의 다 왔어.”
그런데 이상한 냄새가 났다.
피비린내. 그리고 아까 보았던 물건들이 보였다.
아이젠이 박힌 등산화.
그리고 잘린 팔에 들린 스틱.
끄응.
눈이 저절로 찌푸려진다.
앞서 지나간 할아버지 둘의 시체.
날카롭게 절단된 신체 부분이 고개를 절로 젓게 만들었다.
그때, 미나가 말했다.
“그만…….”
“응?”
“누군가를 노리고 있어.”
“뭐?”
“오빠! 보호막!”
그때 날아오는 파편.
강백현이 동생의 말에 반사적으로 보호막을 펼쳤다.
퉁!
백현의 보호막에 박혀버린 파편.
그건 바로 얼음조각.
백현 일행은 얼음조각이 날아온 방향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인간 모양의 그림자가 어둠 뒤편으로 모습을 감췄다.
“저희를 죽이려고 했어요. 일부러 그런 거예요.”
미나의 말에 백현이 말했다.
“일단 계단 뒤쪽으로 숨죠.”
“그래! 엄호물 쪽으로 숨자!”
다들 숨을 죽이며 상황이 진전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이렇게 대치만 해서는 시간만 흘러갈 뿐이었다.
미나는 상대방의 생각을 읽으며 말했다.
“저쪽은 최소 4명, 한 명은 얼음 능력자고, 한 명은 초음파 능력자인 것 같아요. 초음파 능력을 이용해서 박쥐처럼 저희 위치를 알 수 있어요.”
김만철은 흥분하며 말했다.
“그래? 목적은? 그것까지도 알 수 있어?”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포인트를 모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초음파 능력자가 저희의 위치를 동료에게 계속 알려주고 있어요.”
“…….”
포인트에 대한 룰을 들을 때부터 사람끼리의 충돌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이렇게까지 공격적으로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김만철은 자신감으로 똘똘 뭉쳤다.
“백현아. 일단 나랑 뚫자.”
“아저씨!”
“괜찮아. 너랑 내가 뭉치면 최강이야. 나만 믿어. 그리고 우리한텐 시간이 없잖아.”
김만철이 백현과 미나의 머리 위 숫자를 쳐다보았다.
6과 8.
확실히 낮은 숫자.
그래서일까? 마음이 더 다급해졌다.
하지만 오히려 숫자가 가장 낮은 백현은 침착했다.
목숨이 달린 일.
이럴 때일수록 더 신중해야 한다.
“상대방의 능력을 전부 알 때까진 안 돼요. 상대는 최소 4명이잖아요.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 채로 괜한 확률에 목숨을 걸 수는 없습니다.”
정선희는 대형마트, 회전문 앞에서의 강백현의 모습을 떠올렸다.
가장 나이가 어린 축에 속하는데도 그 결단력과 추진력 덕분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을 따랐던 그때를.
지금도 마찬가지.
“선희 누나는 증폭 능력으로 진석이 형 능력을 강화시켜주세요.”
“……나는 레벨 1을 레벨 2로 강화하는 것밖에 안 돼. 레벨 2를 레벨 3으로 강화시킬 순 없어.”
그렇다면 지금 상태에서 정선희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껏해야 윤수의 능력을 증폭시킬 수 있을 뿐이다.
“알겠습니다. 그럼 윤수의 능력을 증폭시켜 주세요. 진석이 형은 지금부터 할아버지 시체 둘을 조종해서 상대방의 시선을 끌어주시고요. 저는 그동안 미나와 함께 적의 후방을 치겠습니다.”
백현의 말에 김만철이 당황한 듯 말했다.
“강백현! 그게 무슨 개소리야! 네가 왜 적의 후방을 쳐! 너 공격수단도 없잖아.”
그러자 강백현이 보호막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보호막을 잘게잘게 쪼겠다.
보호막 파편이 백현의 주변을 떠다닌다.
“아저씨, 절 단순히 보조로 생각하시면 오산입니다.”
백현의 손짓에 보호막 파편이 얼음 파편이 날아온 방향으로 날아갔다.
그러자 깜짝 놀란 반대편에서 사람이 흩어지는 모습이 그림자로 잡혔다.
이제는 단순한 보호막이 아니었다.
레벨 2 보호막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강백현.
유틸적인 측면에서는 원래 두각을 드러냈지만, 이제는 공격과 수비 모두를 완벽한 밸런스로 갖춘 한 명의 전사나 다름없었다.
백현은 미나를 보며 자신의 생각을 전달했다.
‘미나야. 오빠 믿지?’
미나는 자신의 오빠 곁으로 가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아저씨는 윤수와 선희 누나를 지켜주세요. 저희는 좀 더 접근해서 상대방의 능력을 알아내고 오겠습니다.”
“백현!”
“저하고 아저씨하고 뭉치는 것보다, 아저씨하고 윤수가 뭉치는 게 더 효과적이에요. 다쳐도 치료 받고 이런 조합이 더 좋아요. 그러니까 아저씨는 윤수를 지켜요.”
백현의 말에 미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IQ 151, 그래서 항상 우수한 성적을 유지했던 강백현.
그렇게 머리 좋았던 오빠는 교통사고 이후,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하지만 옛날과는 달리 미나는 오빠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지금은 힘이 있다.
능력이 있다.
그건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능력.
“오빠, 한 명의 능력을 추가로 알아냈어.”
“뭐?”
“신체를 강철로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야.”
동생의 말을 들은 강백현이 생각했다.
‘상성이 안 좋아. 강철로 변할 수 있는 능력자를 보호막 파편으로 타격을 입힐 수 있을까?’
[시체가 왜 일어났지? 다시 살아난 건가?]
상대방의 마음이 들리는 미나가 소리쳤다.
“앞! 앞에! 강철! 강철인간!”
그런데 순식간에 싹뚝.
박진석이 일으킨 두 개의 시체 중 하나가 날카로운 강철의 손날에 조각나 버렸다.
이미 죽었던 할아버지의 머리가 싹둑 잘리며, 사령술로 지배되던 몸이 순식간에 고꾸라졌다.
그걸 보며 박진석이 소리를 질렀다.
“뭐, 저런 미친놈이 다 있어?”
사령술의 또 다른 약점, 머리가 없으면 시체를 조종할 수 없다.
머리가 잘리면 혈관에 피가 돌지 않는다.
그래서 움직일 수가 없다.
등산용 스틱을 가졌던 할아버지가 또 한 번 죽음을 맞이하자, 박진석이 한쪽 발만 있는 할아버지의 시체로 강철로 된 인간에게 저항하려 했다.
하지만 싹둑!
날카로운 강철손날에 난도질당한 시체는 불과 3초 만에 기능이 정지하고 말았다.
백현은 자신의 보호막 파편을 강철인간에게 날렸다.
챙챙챙챙!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지만, 극도로 강화된 강철의 신체를 보호막 파편으로 뚫을 순 없었다.
강백현은 직감했다.
자신은 저 사람을 절대 못 이긴다는 것을. 예상대로 상성이 너무 안 좋다는 것을.
강철인간의 머리 위 숫자, 무려 119포인트.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인 걸까?
그때 얼음조각이 김만철을 향해 정확히 날아왔다.
미나가 피해요! 라며 소리쳤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김만철의 몸에 박힌 얼음조각들.
“크흡…….”
김만철의 입에서 고통스런 신음이 절로 나왔다.
‘여기도 상성이 안 좋아. 아저씨는 절대 저 얼음 능력자를 이길 수가 없어. 도망쳐야 될까? 아니야! 저쪽에서는 우리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잖아. 도망가면 희생자만 생기게 돼.’
강백현이 상황을 대처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그때 박진석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일단 후퇴하자!”
“안 돼요! 후퇴하면 희생자만 나올 거예요. 저쪽에서는 초음파로 우리의 위치를 알 수가 있잖아요.”
“그럼 어떻게 하라고!”
박진석의 고함에 모두가 인상을 찌푸렸다.
친절하기 그지없었던 그가 위기에 몰리자 본래 성격이 나온다.
김만철이 윤수로부터 상처를 치료받으며 박진석에게 말했다.
“차분히 기다려 봐. 백현이가 작전 짜고 있으니까.”
“뭐?”
“백현이를 믿어. 어차피 지금 네가 할 수 있는 건 없잖아.”
강백현은 일단 팀을 꾸렸다.
“저와 미나, 진석이 형, 이렇게 1팀, 김만철 아저씨와 선희 누나, 그리고 윤수가 2팀입니다.”
“왜?”
“이렇게 해야 공수 밸런스가 완벽하니까요. 김만철 아저씨는 윤수로부터 치료를 받으면, 계속해서 버틸 수 있을 거예요. 강철인간과 맞붙어도 아저씨의 힘이라면 일정시간 버틸 수 있겠죠. 반면 얼음 능력자한테는 아저씨는 1분도 견디지 못할 거예요. 하지만 전 달라요. 전 얼음 능력자와 붙어서 이길 자신이 있어요. 그래서 저희 셋은 얼음 능력자가 있는 방향으로 접근할 겁니다. 아저씨는 강철 인간과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대치해주세요. 절대 맞붙지 마시고요.”
“그 다음은?”
얼음 파편이 날아왔다. 후두두두둑!
부서진 얼음 파편이 주변을 얼렸다. 엄폐물인 계단이 순식간에 얼어붙는다.
위치 정보에서의 우위.
그들은 숨어도 찾아낼 능력이 있다.
“일단 버티다가 안 되면 마음으로 소리치세요. 그럼 미나가 듣고 저한테 알려줄 겁니다. 그럼 흩어지겠습니다.”
강백현이 자신의 팀원들에게 손짓했다.
그리고 자신의 팀원들에게 별도의 작전을 설명했다.
딱 30초 만에 이루어진 작전.
그것을 들은 박진석이 의심의 눈빛을 보냈다.
“너……. 믿어도 되는 거냐?”
“방법은 이것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다친다고 해도 윤수가 치료해줄 수 있잖아요. 죽지만 않으면 우리가 이기는 승부예요.”
“알았다. 내가 미끼가 되면 되는 거지?”
“네. 접근은 저랑 미나가 할 겁니다.”
강백현은 굳은 의지를 관철했다.
미나는 불안해했다. 하필이면 왜! 박진석과 함께 가야 하는지, 오빠의 생각을 듣고 싶었다.
그런 걱정을 알았을까?
백현의 마음이 들려왔다.
[미나야. 저들을 이기려면 아저씨가 꼭 필요해. 강철 인간을 이기려면 박진석이 있어야만 하니까.]
‘믿을게.’
[너는 계속해서 아직 남은 한 명의 능력이 뭔지 찾아줘.]
둘만의 대화가 오가고, 백현은 계단 옆 풀숲을 이용해 얼음 능력자가 있는 곳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부스럭부스럭.
낙엽과 풀숲을 지나는 인기척이 들렸다.
그러자 높은 지역에서 인기척이 있는 방향으로 얼음파편이 날아갔다.
촤라락!
얼음 파편이 부딪힌 부분이 또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그곳에는 박진석이 있었다.
박진석은 얼음 파편이 날아올 줄 알고 있었다.
일부러 인기척을 냈으니까.
예상된 공격은 피하기도 쉬웠다.
그는 뛰고 또 뛰었다.
실은 미끼였던 박진석을 향해 얼음파편이 계속 날아들었다.
강백현은 일단 작전대로 움직이는 박진석을 칭찬했다.
‘박진석 씨, 그래요. 그렇게 하는 겁니다.’
조금만 시선을 끌어주면 된다.
이제 두 번째 작전.
초음파 능력자와의 대결.
강백현은 보호막을 펼친 채 서서히 걸어 나갔다.
그런데 강백현이 있는 곳으로는 단 하나의 얼음 파편도 날아오지 않았다.
강백현은 직감했다.
자신의 생각이 맞아들었다고.
보호막을 넓게 펼치면 초음파에 감지되지 않는다.
초음파는 반사되어야만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반구형으로 초음파를 모두 흘려보낸다면? 초음파 능력자는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게 된다.
보호막을 계속 유지하면서 접근해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백현과 미나는 이 어둠에서 마음을 듣고 대략적인 위치를 알 수 있으니 단숨에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박진석은 역할 수행을 제법 잘 해내고 있었다.
아슬아슬하게 얼음파편을 피해가면서 얼음 능력자를 당황하게 만들고 있었다.
“오빠, 얼음 능력자의 사정거리는 약 1.5m래.”
‘응. 이 방향 맞지? 지금부터는 목소리 내지 말고 접근하자.’
강백현과 미나가 얼음 능력자의 뒤편으로 파고들었다.
시야에 녀석들이 잡혔다.
강백현이 생각으로 동생에게 의사를 전달했다.
‘미나야. 엎드린 채로 나뭇잎 밑에 숨어 있어.’
이제 미나의 도움은 필요 없었다.
앞에 펼쳐놓은 보호막을 거둬들이지만 않는다면, 저들에겐 뒤에서 접근하는 자신을 발견할 방법이 없었다.
여기저기 초음파를 내보내 위치를 파악하고 있는 여성 능력자가 보인다.
그 옆에 딱 달라붙어 그녀가 알려주는 방향으로 얼음 파편을 날리는 남성도 보였다.
초음파를 사용하는 능력자는 계속해서 박진석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그녀가 가리키는 곳마다 남성이 만들어낸 얼음파편이 계속해서 날아갔다.
하지만 박진석 또한 이미 얼음 능력자의 사정범위를 눈치채고 있었다.
백현의 작전 설명 30초.
사정 범위 밖에서 아슬아슬하게 움직이라는 지시.
거기에 사정 범위 안쪽으로 들어오지만 않는다면, 거리가 길어지면서 위력이 줄어들기에 치명상을 입지는 않을 거라는 조언까지.
강백현이 초음파 능력자와 얼음 능력자의 뒤쪽에서 자신의 보호막을 파편으로 바꾸었다.
보호막 파편은 날카로웠다.
날카로운 단면이 공격능력이 지닌 얼음 능력자에게 정확히 날아갔다.
“커엌!”
보호막 파편이 박힌 남성의 입에서 비명이 흘러나왔다.
파편에 치명상을 입은 그는 자신의 주변을 얼음 기둥으로 보호하며 백현으로부터의 추가 공격을 차단했다.
하지만 늦었다.
그는 이미 치명상이었다.
그가 만들어낸 얼음기둥이 순식간에 부서지며 남자의 주검이 모습을 드러냈다.
강백현이 생각했다.
‘죄송합니다. 죽이고 싶은 생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죽이지 않았다면 당신은 저희 일행을 죽였겠죠. 부디 천국으로 가시길.’
살인이 그토록 싫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살아남아야 하니까.
그러니 정당방위다.
강백현의 포인트가 늘어났다.
무려 47.
그런데 초음파 능력자가 사라졌다.
얼음기둥이 생긴 틈을 타 도망친 것.
얼음파편이 날아오는 것을 멈추자, 박진석이 슬금슬금 백현이 있는 방향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백현! 이겼냐?”
“네. 이겼습니다. 이제 아저씨가 저 사람의 능력으로 강철 능력자의 움직임을 봉인하면 우리가 이길 수 있어요.”
금속스트레스.
금속은 차가워지면 강도는 강해지나, 연성은 줄어든다.
즉 부러지기 쉬워진다.
즉 얼리면 금속 인간의 움직임 자체를 봉쇄할 수 있다.
얼음 능력자를 조종할 수만 있다면! 이 싸움은 이긴 거나 다름없었다.
박진석이 시체를 일으켜세웠다.
사령술 레벨 2.
인간도 조종할 수 있는 능력.
죽은 남자의 손에서 얼음이 피어오른다.
박진석이 미소를 지으며 환호성을 질렀다.
“됐어! 됐어!”
그런데…… 갑자기 굵은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Stop!]
스톱이란 말에 박진석이 눈도 깜박이지 않은 채 움직임을 멈췄다.
그가 조종하던 남자도 푹 하고 쓰러졌다.
박진석의 뒤쪽에서 나오는 남자. 그리고 그 옆에 붙어 있는 여자.
그건 초음파 능력자. 그럼 다른 사람의 능력은?
나뭇잎 밑에 있던 미나가 자신의 위치가 노출되는 위험을 감수하며 오빠에게 소리쳤다.
“오빠! 도망쳐! 그 사람의 1m 이내에 접근하면 안 돼! 최면 능력자야!”
하지만 미나의 말에도 강백현은 도망치지 않았다. 오히려 미나에게 명령했다.
‘여긴 오빠가 알아서 할 테니까, 초음파 능력자로부터 떨어져서 아저씨한테 합류해.’
“오빠! 오빠!”
하지만 강백현은 자신의 생각을 굳혔다.
그의 몸에 얇은 막이 씌워졌다.
그 이후 미나는 백현의 생각을 들을 수 없었다.
최면에 걸린 걸까? 그녀가 울부짖었다.
“오빠! 움직여! 움직여! 움직이란 말이야!”
그러자, 최면 능력자가 씩 웃으며 말했다.
“클클클, 최면에 걸렸나? 멍청한 새끼, 이런 놈한테 왜 죽은 거야?!”
최면 능력자가 초음파 능력자에게 눈을 돌렸다.
그리고 강백현도 부동자세를 유지한 채, 눈을 돌려 녀석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생각했다.
‘역시 보호막을 씌우면 최면도 막을 수 있었어. 미나가 내 생각을 못 듣는 원리하고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