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변화 2
계속 눈물을 흘리며 내 말문을 막고 있는 혜주로 인해 울음소리 외에는 들리지 않는 매장은 회색의 얼룩진 벽처럼 횅하기까지 했다.
한참을 혜주의 얼굴을 바라보던 나는 혜주의 말이 진실이라면 지금 상황에 대해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지만 사실을 확인을 해야 한다. 어느새 줄어든 자지의 원한이 남아 있어서가 아니라... 이 횅한 매장에 혜주를 계속해서 재워줄 순 없었기 때문이다...
"울지 말고..."
"..."
"지금 여기서 당장 쫓겨나기 싫으면 바른대로 말해... 너 서울에 친구는 있긴 하니?"
"...예"
"근데 왜 여기서 자는 거야?"
"..."
"내가 널 쫓아내길 바라는 거니?"
"아니요..."
"그럼 말을 해... 솔직히 네 단벌옷도 그렇고... 친 동생들이 충남에서 친척한테 맡겨져 있는가도 의심스럽다."
"진짜에요... 진짜로... 아빠 돌아가시고 나서 작은아빠가 데리고 있어요."
"그런데 넌 왜 그 작은아빠 네에서 같이 안 살고,,,, 이여대를 다니는 건 맞지?"
"...예"
"그럼 그 이여대에서 기숙사도 있을 텐데... 작은아빠란 사람도 사정을 알고 있을 텐데, 그럼 당연히 학교는 보내 줄거 아니야?!"
"..."
내 말에 혜주가 갑자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무슨 과거가 있어 보였지만 지금 혜주는 나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사실을 말하고 있는 것인지조차 확인할 길이 없었기에 애써 애처롭게 울고 있는 혜주의 눈을 외면하면서 말을 이어간다. 어쩔 수 없었다. 내 성격이 우유부단하긴 했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남에게 해가 되는 거짓말을 해본 적 없었고, 나에게도 거짓말을 하는 사람을 싫어했다.
그런 나에게 혜주는 천사 같은 얼굴로 뻔뻔하게 거짓말로 일삼았을 수 있다는 배신감을 느끼고 있었기에 난 혜주를 다그쳤다.
"운다고 해결되는 거 세상에 하나도 없다는 거 모르니? 네 말대로 1년 동안 고생이라는 고생은 다 해봤다며……. 그럼 지금 네 상황도 충분히 알 수 있을 텐데... 울고 있다가 쫓겨날래?"
"..."
"안되겠다... 너 그만 나가라... 더 이상 얼굴 보기 싫어지네..."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며 혜주를 노려본다.
그리고...
혜주의 짐으로 보이는 작은 가방을 들고는 그녀의 가녀린 손을 잡고는 끌어내기 시작했다. 끌려 나오지 않으려는 듯 혜주는 엉덩이를 뒤로 빼고는 내 행동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남자의 힘을 막기에는 혜주는 너무 여렸다... 꼭... 압류를 하러 갔을 때... 애원하듯 매달리는 사람들처럼 혜주가 내 눈에 보이고 있었기에 이 상황이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게 된 나다... 괴로웠지만 내게 거짓말을 일삼았다는 충격이 더 크게 내 감정을 조절하고 있었다.
나는 바동거리는 혜주를 끝내 문밖으로 내쫓고는 주저앉아 있는 혜주의 옆에 가방을 던진 후 문을 소리 나게 닫아 버렸다.
혜주의 서러운 울음소리가...
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했다. 빨리 사라지기만을 바라며 혜주가 누워있던 소파에 몸을 기댄 체... 혜주가 배게도 쓴거 같은 헝겊으로 귀를 틀어막는다.
애써 혜주의 밝았던 어제의 모습을 떠올리며 저기 밖에서 울고 있는 여자는 내가 모르는 여자라고 속으로 몇 번을 되새기며 귀를 막는다...
이제 와서 말을 하지만...나도 어머니가 안 계신다.
내 첫사랑이었던 원피스가 어색하게 어울렸던 그녀를 이 세상에서 보내고 그 다음해의 겨울에 어머니는 나와 형을 버리고 바람난 남자와 도망을 가버렸다...아니 내 기억 속에서는 어머니는 이미 죽어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편했기에... 나는 어머니를 가슴에 묻고 누가 내 어머니에 대해서 물어볼 땐 항상 일찍 세상에서 떠났다는 말로 얼버무렸다...
그런 나였기에... 혜주의 상황이 남 같지 않게 느꼈으며... 영화 같은 말도 안 되는 혜주의 상황을 믿어주려고 애를 썼고,, 믿었다.
내 앞에서 순수한척과 진실한 척은 다하면서... 날 가지고 논 꼴밖에는 안 되는 상황에 혜주의 모든 말이 다 거짓처럼 느껴졌고... 지금 밖에서 울고 있는 울음소리마저...가식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을 때... 문밖에서 혜주가 뭐라고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울음소리와 섞인 혜주의 나지막한 중얼거림에... 나는 조용히 몸을 일으켜 문에 귀를 가져다 댄다.
"훌쩍~~흑~흑~... 작은 아빠가 왔단 말이에요... 흑~~...작은 아빠가...흑...흑~~ 친구 집에 왔단 말이에요...흑..."
계속 반복적으로 혜주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나는 결국 호기심과 측은함을 못 이기고 문을 열었다...
어두운 계단 밑의 구석에 쪼그리고 가방을 품에 안고 있는 혜주의 모습에... 가슴이 흔들렸지만 애써 태연한척, 냉정한 척을 하며 문을 연 채 들어오라는 시늉을 한다.
테이블에 앉아 있는데, 혜주가 가방을 가슴에 품은 채 조심스럽게 걸어 들어와서 소파가 아닌 테이블의 내 마주보고 앉는다...
역시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된 앳된 혜주의 얼굴이었기에 한참을 멍하니 혜주의 얼굴을 쳐다본다...
애써 진정하려 하는 혜주였고, 이내 울음을 끝치고는 고개를 숙이고 있게 된다. 어느 정도 진정이 된 혜주를 바라보며 나는 말을 꺼낸다...
"그게 무슨 말이야? 작은 아빠가 왔는데... 왜 친구 집에서 나온 거야?"
",,,,,,,,,,,,"
"너 고생한다고 찾아온 작은 아빠를 피해서 도망가는 조카가 세상천지에 어디 있냐?"
"작은아빠...아니, 그 인간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에요..."
"왜?"
"제 몸에 손을 데려고 했어요..."
"..."
머리가 띵했다... 거짓말일거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혜주의 말은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 충격적인 말이었다. 이 세상 어느 친척이 자신의 불쌍한 조카의 몸에 손을 댄단 말인가.
들으면서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또 거짓말 하니? 너 진짜 몹쓸 애구나!!"
"아니에요!"
혜주가 고개를 들어 날 똑바로 쳐다본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듯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는 날 노려보듯 쳐다본다.
혜주의 눈에는 모든 남자들에 대한 불신을 정말로 담고 있는 듯 어제와는 전혀 다른 경계와 증오의 감정이 뒤섞인 눈빛을 내게 보냈기에... 오히려 내가 흠칫 놀라게 된다.
"그래... 그럼 그게 사실이라고 치자... 네 말을 하나라도 뒷받침할 만한 물적 증거가 있기는 하니? 그 학생증 같은 거 말이야."
잠시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긴 혜주가... 품에 안고 있던 가방의 지퍼를 열고는 손을 깊숙이 넣어 뭔가를 꺼낸다.
그리곤 뭔가 납작한 사각형의 물건이 든 검은색 양말을 꺼내 내게 건넸다. 해지고 낡은 양말 속에 손을 넣어 짚이는 종이뭉치를 꺼내게 된 나다.
통장이었다.
얼마나 열어 봤는지 양말처럼 모서리가 다 해지고 낡은 통장을 나는 의아함을 풍기며 열어본다.
내게 너무나 익숙한 통장 안에는 빼곡히 채워진 거래 내역들을 볼 수 있었다. 매달 150만 원가량의 돈을 집어넣고. 거기서 50만원을 똑같은 계좌로 송금하는 반복된 숫자들의 나열은 한 달에 한번 이체내역외에 출금 내역은 단 하나도 찾아 볼 수 없는 적립식 통장처럼 보일정도의 자율입출금 통장이었다. 남은 잔금은 정확히 1200만원이었다...
"거기... 그 계좌가 우리 막내 비밀 통장이에요... 그 인간은 제 동생들은 챙기지도 않고..."
"이게 네가 모은 돈이야? 1년 동안??"
"예..."
"출금 내역은...하나도 없는데?"
"10만원 있으면 한 달 살 수 있어요..."
"집은?"
"친구가 사정 알고 10만원에 친구 방에서 같이 살았어요..."
"10만원? 그럼 먹을 건? 옷은?"
"..."
대충 짐작이 간다... 왜 옷이 단 두벌밖에 없는지... 그 허름한 속옷을 왜 입고 다니는지... 그리고... 왜 이렇게 가슴과 허벅지에 비해 허리가 얇은지 말이다...
혜주의 1년 동안의 삶이 내게 그대로 그려지며 느껴졌다. 가슴이 뭉클해졌지만... 그것보다 내 행동에 죄책감이 느껴졌다...
"그럼 진짜로 그 작은아빠란 사람이 네 몸에 손을 댔단 말이니? 혹시..."
"아...아니에요... 참다가... 그 전에 도망 나와서... 서울에 다시 온 거에요..."
"다른 친척은? 그 놈 밖에 없을 리 없잖아..."
"없어요..."
"정말 네가 그렇게 살아 왔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는데... 여자 혼자 몸으로 1년 동안 친구 집에 기거하면서 아르바이트로 1200만원이나 모았다는 게 솔직히 무슨 사기 치려는 여자같이 느껴진다... "
마음으로는 진실일거라고 믿고 싶어 하지만, 천성적으로 난 이런 귀찮은 일에는 젬병이다. 더군다나 이렇게 앳되고 훌륭한 몸매의 아이가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그렇게 사서 고생을 했다는 것조차 솔직히 믿겨지지가 않는 가장 큰 원인이었다...
마지막 남은 통장까지 보여줬는데 자신의 진심을 알아주지 않는 나를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기 시작한다.
끝내 매달려 있던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리며 주절거리듯 혼잣말을 시작한다. 그동안의 힘든 생활을 내게 털어놓듯 혜주가 말을 시작했고, 난 그냥 듣고만 있다.
"돈 많이 벌고 싶었어요... 하지만 저 그렇게 바보 아니에요... 그런 곳에 한번 빠져들면 다시는 못 나오는 것도 알고... 무엇보다 동생들 얼굴을 어떻게 봐요...나중에 자기들 때문에 몸 파는 여자가 되어버린 누나가 세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짐이 될 텐데... 낮에 마트나 노가다에서 잡일 해주고 밤에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쪽잠 자면 다른 옷은 별로 필요 없었어요.
고정적인 편의점일 때문에 친구 집에서 신세를 진다고 해도 낮에만 들어가서 자는 경우가 태반이었고요... 옷 같은 게 무슨 소용이에요...어차피 일하면 더러워지는데...
밥은 일하는데서 다 해결할 수 있으니까... 돈도 안 들었어요...얼른 돈 벌어서 전라도나 경상도로 그 사람 못 찾는 곳으로 이사갈거에요...동생들이랑 같이..."
울먹이며 내가 듣고 있든 말든 계속 이어 말하는 혜주의 말에는... 언제나 힘겹게 일을 하며 몇 백번이고 혼자 되새기며 다짐했던 말들처럼 내 귀에 들려온다.
눈물을 흘리며 코를 훌쩍이기 시작한 혜주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지금 세상에 이렇게 살고 있는 아이도 있다는 것이 날 창피하게 만든다...
"너 학교는?"
학교라는 내 말에 겨우 애써 진정하던 혜주가 다시 눈물을 흘린다. 아차 싶었다. 스물둘 꽃다운 나이에 꿈까지 포기했을 혜주에게 학교라는 트라우마는 상당히 클거라는 걸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는데... 경솔하게 지방으로 도망간다는 말을 듣고 질문을 하다니...
눈물을 흘리고 있는 혜주를 보며 내가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고... 감정의 동화로 인한 눈물이 흘러 내릴 거 같다는 생각에 고개를 젖히게 되었다...
내 행동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지 혜주가 더 크게 울기 시작했다.
내게 어필 하 듯 너무 크게 울고 있었기에... 이 와중에 혹시 쇼하는 거 아닌가라는 의심을 하게 된다.
하지만...
혜주는 그런 아이가 아니었다.
잠시 동안 눈물을 실컷 흘렸는지 훌쩍거리며 눈물을 닦는다.
그리곤 내게 어색한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정말로 천사처럼 보이는 얼굴에 의심을 한 내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혜주의 이어진 행동이 날 더 작게 만든다.
"헤헤헤... 아저씨 때문에 오랜만에 실컷 울었어요... 죄송해요... 한번도... 친구한테도 이렇게 자세히 이런 사정 얘기한적 없었는데... 저도 그동안 많이 쌓였었나 봐요..."
"..."
울다가... 이런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내게 사과하는 혜주에게 뭐라고 할 수 있단 말인가...
"아저씨한테는 정말 거짓말 안했어요. 비록 변태처럼 보였지만 좋은 분 같아서요... 그래도... 아무 말도 없이 가게에서 잠을 잔건 정말 죄송해요."
말을 끝내곤 갑자기 벌떡 일어난다.
손으로 눈물을 닦으며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내게 90도로 크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곤...
"며칠 안됐지만... 정말 고마웠습니다..."
허리를 숙인 채 정수리를 내게 보이며 씩씩(?)하게 울음을 참으며 인사를 한 혜주는 허리를 펴고는 가볍게 미소 띤 얼굴을 하곤 가방을 들고 매장을 나갔다.
멍하니 의자에 앉은 채 가만히 있었다.
혜주의 억지 웃음을 본 순간부터 난 모든 사고가 정지되어 있었다.
힘이 그렇게 들었으면서... 단시 속내를 내게 털어놨다고 시원해졌다며 인사를 하고 나간 혜주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내가 혜주에게 뭘 해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머릿속에 들었기에... 망설이고 있기만 한 나다...
정신을 차린 나는 황급히 혜주를 쫓아 매장을 뛰어 나갔다.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둘러보지만... 이미 혜주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우선 버스정류장으로 달려갔다. 지금 시간이... 새벽 2시다...
큰 도로가로 나온 나는 연신 두리번거리며 혜주를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 넓은 건물숲 사이에서 혜주를 찾을 리 없었고... 새벽녘의 어둠이 사라지며 해가 떠오르기 시작해서야 포기하고 매장으로 돌아오게 된다.
깨끗하게 치워진... 매장 안에서 잠시 멍하니 서있던 나는 혜주가 잠을 자던 소파에 걸터앉는다...
내 오른손에 부드러운... 아까 혜주가 문밖에서 그렇게 울고 있을 때 귀를 틀어막았던 천이 잡힌다. 하얀... 가디건... 그제야... 이게 혜주가 입고 왔던 가디건인걸 알게 된다.
부드럽고... 낡았지만 혜주의 내음이 흠뻑 배어 있는 가디건의 향기에 나도 모르게 코를 가져다 댄다...
인위적인 향수와는 전혀 다른 젖내음과도 같은 여리고 은은한 향이 내 코에 닿아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사랑이나 연민이나... 그런 감정이 아니었다. 내 추악하고 계산적인 우유부단한 성격이 지금처럼 후회스럽고 경멸스럽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혜주가 앉아 눈물을 흘리던 소파에서 가디건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뜬금없이 어머니가 보고 싶어졌다. 지금이라면 날 나무라실 어머니였기에 더 보고 싶고 욕을 듣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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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을 찾아가지 않은 시간이 벌서 5일이나 됐다.
회사에서도 멍하니 시간을 때웠고... 집에서는 잠만 잤다. 단 삼일동안의 혜주와 보낸 시간은 꼭 삼년처럼 내게 느껴졌기에 이제는 혜주가 그립기도 하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내 찌든 생활은 날 다시 원상태로 돌려놓는다.
짜증나는 손님들과 그리고 가장 하기 싫은 추심...
내 메말랐던 감정을 혜주가 적셔줬다면 다시 마르게 한건 내 직장이었다. 내가 은행쟁이가 다시 되어갈수록 혜주의 미소가 더 그리워진다.
돈을 빌리러 오는 사람들을 대할 때와 부유한 고객을 잡으려는 내 행동은 너무도 대조적이었다. 사실 모든 게 귀찮을 뿐 민원이 들어온 다고해도 크게 상관없었다...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와 엎어지듯 침대에 누웠다.
전화벨이 울렸지만 귀찮아서 받질 않는다... 그러나 전화벨은 계속해서 내 귀를 시끄럽게 울리고 있었기에 결국 전화를 받게 된다.
[야!! 너 어떻게 된 거야!]
삼구였다...
"응? 뭐가?"
[뭐가라니!! 모델 소개시켜줬으면 사진도 올리고 그래야지!! 주문건도 확인 안하고 클레임 들어왔잖아 인마!!]
"그래?"
[그래??? 너 미쳤냐?]
"응... 미쳤나봐..."
[... 무슨 일 있냐?]
"도망갔어... 그 모델..."
[뭐?? 너 혹시 덮쳤냐?]
"미친놈... 야 띠동갑 여자를... 내가 미쳤냐!"
[뭔소리야! 나이가 뭔 상관인데? 미성년자도 아니구만... 몸매도 끝내주는거 같던데... 야! 솔직히 말해봐!!]
"야! 이 미친새끼야!!"
[무...뭐야... 깜짝 놀라게 왜 소리는 지르고 난리냐?!!]
"어휴... "
[왜?? 그 여자애 꽃뱀 이었냐? 이상하다... 말하는 거 보니까 되게 순진해 보이던데...]
"혜주 그런 애 아니다..."
[아! 맞다... 혜주... 그런 애 아니면?? 진짜 무슨 일 있었던 거야?]
"무슨 일은... 아니야..."
[하옇튼 물건 보냈는데 왜 매장 문 앞에 물건 쌓아뒀단다 하도 안 열어서...]
"그래... 알았어... 내일 들여놓을게..."
[미친 새끼!! 야 그게 얼마친 줄 알아?!! 지금 당장 드려놔!!]
"아... 졸라 시끄럽네... 알았어! 알았다고..."
[그리고 물건 보낸 것들 다 사진 찍어서 올려!! 모델은 알아서 구하고... 기껏 구해줬더니... 도망이나 가게하고...]
"네가 해..."
[야!! 지금 내가 속옷 장사 하냐?!! 너한테 넘겨줬잖아!!]
"내가 언제 받는다고 했냐?..."
[몰라 새까!! 매상 지금보다 더 떨어지면 네 집에 차압 들어갈 줄 알아!! 너 차압 좋아하잖아!!"
"좋아하긴... 미친놈..."
[크크크... 뭔 일 인진 모르겠지만 기운 좀 차리고...보미한테 부탁이라도 해 보던가... 계 인조인간이잖아. 몸매 끝내준다며!!]
"알았으니까...끊어..."
정말 귀찮았고... 매장에 가긴 싫었지만... 1000만원어치 물건을 잊어버리기라도 한다면 저 놈의 성질상 당장 한국으로 수영이라도 쳐서 들어올 놈이었기에 퇴근할 때 입고 있던 옷 그대로 매장으로 향한다.
계단 밑에서부터 위까지 쌓여있는 상자들에 더 힘이 빠지는걸 느꼈지만... 매장 문을 열고 불을 켠다...
일주일전 그대로의 모습에... 다만 가디건만 이유 없이 집에 가져다 놨기에 그것을 제외하곤 하나도 변한 것 없는 삭막한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상자를 하나씩 들어 혜주가 가지런히 쌓아놓은 상자위에 아무렇게나 올려놓기 시작했다. 양이 상당히 많았기에 옮기는 데만도 시간이 좀 걸렸다.
상자를 다 옮긴 나는 더러워진 와이셔츠를 벗어버리고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담배중 하나를 꺼내 입에 물고는 의자에 앉았다.
매일 오는 매장인데... 오늘따라 왜이리 어색한지... 담배에 불을 붙이려고 얼굴을 숙이는데... 카메라 아래에 뭔가가 적힌 흰 종이가 내 눈에 들어왔다.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고 카메라를 치우고 종이를 들어 내용을 확인한다.
'017-35X-XXXX'
휘갈겨 쓴 낯선 번호가 내 눈에 들어왔다. 종이를 꾸겨 입구에 혜주가 가져다 놓은 쓰레기봉투에 슛을 하듯 던져버린다.
길게 담배를 다시 한 모금 마시며 몸을 젖혀 의자에 완전히 기댄 채 애써 혜주의 향기를 내뿜는 담배연기로 지우려 한다.
잠깐의 시간을 보내던 나는 역시 여자를 잊는 대에는 여자가 최고라는 삼구의 말을 생각하며 핸드폰을 꺼낸다. 보미의 전화번호를 찾는다.
통화버튼을 누르니 한참을 울리다가 보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여보세요...]
"응... 나다."
[음~~...지금 몇 시야?]
"아! 미안... 잤구나..."
[응...]
"벌써 1시구나..."
[자기가 이 시간에 웬일이야?]
"혹시 지금 남친 이랑 같이 있니?"
[아니...집인데...]
"나올래?"
[지금?]
"응...네 말대로 오늘은 내가 급 땡긴다."
[뭐? 자기가?]
"응..."
[호호호호... 오래살고 볼일이내...]
"집 앞에 갈께."
[지금?]
"그럼... 내일 가리?"
[아냐 와!! 내가 자기 위해서 쌕쒸하게 입고 나갈게.]
"하하하하... 그래.,."
전화를 끊고 매장의 불을 끄고 나선다.
이게 나에겐 딱이다. 가볍게 만나 엔조이로 헤어지는... 부담 없이 남친이 있는 보미도 상관이 없는 내 생활이 내가 바라는 편한 생활이다.
보미에게 얽매일 필요도 없고, 보미도 날 옭아매지 않는...
누군가에 의해 휩쓸릴 감정 같은 건 내게 필요가 없었다... 아니 그런 감정은 날 힘들게 한다. 난 힘든 게 싫다...
어느새 택시는 보미가 살고 있는 원룸 앞에 도착했다. 들어갈까 생각하다가... 전화를 먼저 건다.
[왔어?]
"응... 밖이야."
[들어와...]
"나와라. 거기 너 남친하고 같이 있는 곳이잖아."
[뭐 어때서?]
"난 싫어."
[참... 자기는 어떨 때 보면 무슨 성인군자 같아... 기다려 옷 입고 나갈게...]
아마도 옷을 벗고 있었나보다... 하긴 가장 섹시한 모습은 나체일 수 있으니... 대략 5분정도가 지나자 보미가 종종걸음으로 계단을 내려온다. 날 발견하자마자 내 팔짱을 끼며 안겨온다.
언제나 느끼지만 과학의 진보는 날 놀라게 한다. 자연산처럼 부드럽게 내 팔에 닿는 보미의 가슴이 부드럽게 느껴진다.
"자기 오늘 웬일이야?"
"그냥. 매장 정리하다가..."
"뭐? 지금까지 그 년이랑 같이 있었던 거야?"
"응? 그년?"
"저번에 그년 말이야. 우리 방해한!!"
"아~~ 아니야...걔 그만 뒀어..."
"엥? 왜??"
"그렇게 됐다..."
"뭐야... 지금 꿩 대신 닭이야?"
"누가 꿩이고 누가 닭이냐?"
"크크... 하긴 내가 훨씬 맛나게 보이던데..."
"그런 애 아니야..."
"핏... 그런 애가 따로 있나? 여자 벗겨놓고 시작하면 다 똑같지..."
반박하기도 귀찮다...
보미는 이정도의 개방된 성의식으로 뚜렷한 주관으로 남자들을 만나고 있었기에 성적인 문제로는 오히려 내가 말에서 밀릴 수 있었기에 더 이상의 토를 달지 않는다.
그러나 보미는 달랐다. 성적인 얘기만 나오면 남들보다 더 열심히 피력하려 노력했고, 흡사 자신이 음란한 여자가 아니고 원래 즐길 줄 아는 게 멋진 일이라는 듯 설득을 한다. 젊을 때 즐기지 않으면 언제 즐기냐는 말에는... 나도 모르게 동조 한 적도 있었다...
보미의 원룸에서 좀 떨어진 모텔로 걸어가는 동안 보미는 계속 주절거린다.
"근데 자기는... 좀 이상하다..."
"뭐가?"
"원래 여자가 들이대면 어차피 한국남자야 밑질 거 없다고 이것저것 막하던데... 자긴 그런 거 싫어?"
"응!"
"해보면 다를 텐데..."
"그래도 싫어."
"환상적이라니까..."
"누구한테 환상적인데? 너한테? 나한테? 나는 그런 거 이해 못해."
"그럼 자기는 나한테 아무 감정 없어?"
"감정?? 글쎄... 넌 나한테 감정 있어?"
"아니... 음~~~ 훌륭한 섹파!!?"
"큭...나도 없어."
"피~~ 솔직히 말해봐... 나한테 아무 감정 없어?"
"없다니까..."
"음~~ 그럼 내가 다른 남자 안 만나고 지금 남친 하고도 끝내고... 그리고 자기만 바라본다면??"
"글쎄... 그래도 안 될거 같은데... 내가 여자 과거를 모르면 모를까...뻔히 아는데... 자신 없어...그리고 아직 혼자인 게 난 편하더라..."
"참나... 무드 없기는...지금 우리 모텔가는 거거든!"
"그냥 가라고 하면 집에 가고..."
"... 진짜 못됐다... 자기한테 뻔히 반응 하는 거 알면서..."
"근데... 내가 그렇게 잘해?"
"응!"
확고한 보미의 말에 조금 당황스럽다... 내 물건이 동영상에서 나오는 대물처럼 그렇게 훌륭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애무를 정성스럽게 하는 타입도 아닌데...
"속궁합이 잘 맞나봐..."
"속궁합?"
"자기랑 하면... 막 싸잖아 나..."
"그런가?"
"좀! 관심 좀 갖지!!"
"귀찮아..."
"진짜 이인간이!!"
"사랑은 네 남친한테 받아..."
"남친이랑 헤어졌는데..."
"응?? 그건 또 무슨 말이냐?"
"남친 하고도 섹파로 남기로 했어. 자꾸 묶어두려고 하잖아..."
"엥? 저번에 남친 보니까 전혀 아니던데..."
"그때 벌써 섹파 진행중 이었는뎅..."
"도대체... 네 머릿속엔 뭐가 들었는지 궁금하다..."
"피~~ 그러는 자기는 날 왜 만나는데? 나 남친하고 사귈 때도 같이 뒹굴었잖아!! 자기 엄청 모순적인 거 모르지??"
그러고 보니... 보미 말이 맞다...
내 여자 될 사람은 순결해야 될 거 같은데... 그러면서도 다른 남친이 있는 보미와 계속 만나고 몸을 섞었으니...
"어차피 즐기는 건 즐기는 거지...자기가 일 순위야!"
"응? 뭐가?"
"남친 후보..."
"됐어... 난 가끔 즐기는 걸로 족해..."
"내가 무슨 창녀냐!! 즐기기만 하게...가끔 자기 보면 진짜 너무한 거 같아..."
"천성이 그런걸 어쩌냐... 귀찮은 거 딱 질색인데... 오죽 그랬으면 여자도 안사귀고 아직까지 혼자 살겠냐..."
"그런가..."
"응."
"아!! 자기야..."
"응?"
"이거 보여줄까?"
"뭐?"
잠시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보미는 사람이 없다는 걸 알고는 입고 있는 무릎까지 내려오는 사파리의 단추를 풀고는 날 바라보며 옷을 벌린다. 배만 가리고 있는 흰색 코르셋이 보였다.
정확히 말해 W자로 위가 파여 가슴의 형태를 잡아주는...완벽한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는 유미의 가슴과 함께 중앙에 위치한 유두가 보였고, 배 아래로는 아무것도 안 입었기에 자연선텐으로 그을린 살결에 코르셋의 흰색이 강조 대며 더 검은색으로 자리 잡고 있는 보미의 보지 위를 덮고 있는 잘 다듬어진 털이 그대로 보여진다... 근데 어디서 많이 본 코르셋이다...
"이거..."
"쿠쿠... 자기 가게에서 가져온 건데... 나한테 잘 어울리지!"
"참나... 말도 안하고..."
"뭐야... 이런 것도 못 준다는 거야!? 그리고... 지금 그게 문제야?"
"아니다..."
"그럼 아니지!. 이거 처음 개시하는 거야! 영광으로 알아..."
"그래 영광이내..."
"진짜..."
"큭... 근데... 안창피해?"
"뭐가?"
"그러고 다니면..."
"뭐가 창피해... 지금 사람도 없구먼. 그리고 또 좀 보면 어떠냐..."
"성격이 대범한 건지... 발랑 까진 건지... "
"개방적이고 진취적이라고 말해줄래!!"
어느새 모텔 앞에 당도한 우리다... 나는 계산을 위해 지갑을 꺼내 들고 모텔의 정문을 향해 걸어가는데. 갑자기 보미가 끼고 있는 팔장을 당겨선 멈춰 서게 한다.
"왜? 집에 가게?"
"아니!"
"그럼.?."
"자기야 나 따라와 봐!!"
"어?"
내 팔을 잡고 보미가 차가 들락거리는 주차장의 커다란 줄로 된 커튼을 향해 날 이끌었다.
"뭐하게?"
"쉿!~~"
"..."
보미와 난 모텔의 주차장에 들어섰다. 즐비한 차들 중 봉고차와 승용차 사이로 날 이끌고 들어간 보미는 갑자기 날 세워둔 채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주차장의 벽에 등을 기댄다.
"왜?"
"자기 무드 없게... 거기서 잘 봐~~"
사파리식 코트의 단추를 다시 하나씩 풀며 나를 감상하듯 쳐다보곤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단추가 하나씩 위에서 풀려나며 보미의 잘 빠진 몸매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약간의 웨이브진 머리카락을 손으로 완전히 뒤로 젖히고는 조금씩 풀던 단추를 다 오픈하고 천천히 미끄러지듯 내리고 있는 보미는 코트가 어깨를 완전히 드러낸 후 팔꿈치부분에 걸렸을 때 손을 올려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한다.
벽이라고는 해도 내 어깨아래정도의 높이인 모텔 주차장의 벽으로 옆 건물의 높은 층에서는 보미의 허리까지 그대로 보게 될 것이다.
드러난 좁은 어깨와 움직여지는 가는 팔뚝이 모텔 간판의 빛에 반사되어 뇌쇄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천천히 다리를 벌리기 시작한 보미는 다른 한손을 내려서 사타구니에 가져간다.
내 얼굴과 하반신을 확인을 하듯 번갈아 쳐다보며 날 자극하고 있는 보미의 의도대로 내 물건이 서서히 커지기 시작한건 두말할 필요 없었다.
바지에 텐트를 치기 시작한 내 모습에 만족한 듯 살짝 미소를 띤 보미가 벽에 기댄 채 서서히 다리를 M자로 크게 벌리며 몸을 낮춘다. 이내 바닥에 코트가 닿았고 어두운 가운데에서도 보미의 잘 다듬어진 털들 사이로 갈라진 틈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내게 보석을 보여주려는 듯 음핵을 감싸고 있는 둔덕의 살들을 손으로 끌어올려 동그란 음핵을 노출시키기 시작한다.
보미도 젖기 시작했다.
어둠 가운데서 약간씩 빛을 발하고 있는 투명한 액체들이 벌려진 틈사이로 반짝이기 시작한다. 그 애액을 내게 더 자세히 보여주려는 듯 이제는 등을 더 벽에 기대곤 엉덩이를 앞으로 내밀어 허벅지를 더 크게 벌렸고, 보미의 의도대로 대음순이 벌려지며 젖어있는 소음순까지 내 눈에 들어왔다.
둔턱을 끌어올리던 손을 내려선 소음순을 손가락으로 벌리기도 하고 문지르기도 한다.
눈을 감고는 입술을 벌려 약한 신음을 뱉어내며 주무르던 가슴에서 손을 때어내 음핵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엉덩이를 앞뒤로 아주 천천히 흔들며 흡사 남자가 아래 깔려 있는 듯 한 착각을 주며 음란한 신음소리를 조금 더 크게 낸다.
"음~~~자기야..."
"응?"
"나 잘하지?~~"
"..."
내게 무슨 답을 요구하는 것일까?... 당연히 잘한다고 칭찬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지만...이런 야외주차장에서 노출을 하며 쾌감을 음미하는 보미와 동격화 될 거 같다는 생각에...
곧바로 대답을 못하게 된다. 그러고 보면... 보미로 인해서 많은 음란한 짓을 한 나였고, 조금은 순진했던 날 조교하듯 음란함으로 빠져들게 하려는 행동이 눈에 보일정도로 내게 요구하는 게 점점 많아지는 보미라는 걸 확인 할 수 있었다.
"자기야~~"
"잘해..."
"아앙~~"
엉덩이를 가볍게 흔들며 문지르던 손가락을 세워 자신의 틈을 벌린 채 밀어 넣기 시작한다. 조용한 주차장 안에서 보미의 신음소리와 함께 서서히 보지에서 묻어나는 소리가 퍼져가기 시작했다.
'질겅~~질퍽~~푹~쑥~~질퍽~퍽~퍽~~'
역시 보미의 섹스 테크닉은 많은 남자를 먹은(?) 경험으로 인해 범상치 않아 보였다. 연신 숨어들어가는 손가락에 묻어나는 액체들과 높은 하이힐인데도 불구하고 등을 벽에 기댄 채 허벅지를 위태롭게 벌리고 자신의 보지를 쑤시는 모습은 남자를 충분히 자극시킬... 아니 흥분시킬 몸짓으로 보여지고 있었다.
물론 나도 남자다...
어느새 완벽한 모습으로 옷 속에서 발기된 내 자지였기에 보미가 음핵을 문지르던 손가락을 세워 까딱이기 시작한다.
나는 보미의 요구대로 천천히 걸어 앞으로 간다. 내가 바로 보미의 앞까지 도달했을 때 한손으로 능숙하게 내 허리띠를 푸르곤 지퍼를 내려 양복바지가 흘러내리도록 한다.
곧바로 팬티를 벗길 줄 알았는데... 보미는 손을 올려 팬티위로 내 자지를 쓰다듬듯 어루만지기 시작한다.
스판 재질의 팬티를 통해 부드럽게 느껴지는 찌릿함이 날 기분 좋은 흥분 상태로 만든다. 손으로 만지면서 허리의 반동을 주어 앞으로 움직인 보미가 내 팬티위로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허리를 뒤로 빼게 된다.
잘근 씹어주듯 팬티와 자지를 한 번에 물고는 손으로 고환 쪽을 쥔 보미로 인해 뺄 수는 없었지만 엉덩이가 조금은 뒤로 움직여졌다.
다른 한손으로는 여전히 자신의 보지를 쑤시며 내 팬티를 먹어버릴 기세로 빨고 있는 보미의 행동에 어느 남자가 흥분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더 이상 흥분을 참지 못한 건 내 쪽이 먼저였다... 보미의 겨드랑이에 팔을 넣고 한 번에 들어 올려선 거칠게 돌려 세웠다.
"아앙~~~"
내 손짓에 탄성을 지르며 보미는 엉덩이를 뒤로 뺀다. 아직도 들어가 있는 손을 빼지 않고 충분히 젖어 있는 구멍을 확인시켜주듯 손가락을 벌린 채 엉덩이를 뒤로 더욱 빼어낸다.
자지를 손으로 잡고 다리를 약간 구부린 나는 너무도 쉽게 그녀의 보지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밀어 넣을 수 있었다.
"앙~~~아... 이 느낌이 넘 좋아..."
"흑...근데 보미야..."
"으~~응?"
" 너 남친 많잖아... 왜 날 좋아하는 거 같은 생각이 드냐?"
"자기... 모르는구나."
"응?"
"자기 자지...음~~"
"내 자지?"
"으응~~... 위로 휘었어..."
"..."
내 자지가 위로 휜걸 나도 아는 사실인데... 그게 무슨 대답이라고 하는 건지...
"그게 뭐?"
"좌우로 휜 남자는 많은데... 자기처럼...위로... 아~~~아~~~"
"그래? 근데 그게 좋아?"
"으...응~~ 아~~ 아앙~~ 돌기가 긁고 지나가는 느낌이 너무 좋아~"
질퍽대는 애액의 느낌이 보미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얘기해주고 있었다. 별로 생각해본 적 없는 내 자지의 휘어짐에 대해서 여자는 이렇게 전혀 다른 반응으로 대답해준다는 걸 생각해본 적 없었기에 솔직히 기분은 좋아진다. 정복욕이나 여자의 반응에 대한 성취감도 들었지만 꼭 내 물건이 좀 귀하게 보미의 입을 통해 들렸기에 간을 보듯 깊게 집어넣고는 잠시 자지에 힘을 줘 본다.
"아앙~~ 응~~...그렇게...하면... 쌀거 같단 말이야..."
"이렇게?"
더 항문에 힘을 주며 자지를 세워준다.
"으응~~ 아~훅~~넘 좋아~~ 자기야... 나 똑바로 하고 싶어...응~~~?!"
"모텔 들어갈까?"
'아냐~ 우리 원룸에 가자..."
"또... 분위기 깨지게...거기 네 남친 하고 거의 살다시피 했잖아... 난 싫다니까..."
"아흑~~ 자...자기야... 잠깐만..."
말을 하면서 소리 나게 떡치듯 골반을 부딪치자 보미는 다리에 힘이 풀리는지 팔에 힘을 준다. 내 자지를 물고는 움찔거리며... 힘 빠진 허벅지에 한 손을 얹기 시작한다.
이런 반응은 처음이었다. 야외라는 노출된 장소에서의 섹스라서인지 보미는 평소보다 더 흥분상태로 날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익숙지 않은 나는 약간의 긴장감으로 평소라면 이런 흥분은 벌써 사정으로 이어졌을법한데도 사정하지 않고 참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내가 더 깊게 들이밀자 보미가 입을 손으로 틀어막으며 허벅지에 올려 얹고 있는 손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훅~...으응~~욱~~욱~~자...자기야... 그...그만..."
"왜... 이런 거 좋아하는 거 같구먼..."
"아...아냐... 나 쌀거 같단 말야...훅~~으앙~~앙~"
음란하면서도 울먹이는 보미의 목소리에 나는 잠시 행동을 멈춘다. 나도 이런 노출된 장소에서의 사정은 별로라는 생각에 이내 몸을 빼어 거의 주저앉으려는 보미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지탱해준다.
"가자. 모텔로 들어가서 나머지 해줄게..."
"으...못됐어... 나보고 밝히는 년이라면서... 치사하게..."
"들어가자."
"아냐... 자기... 내가 더 자극적인 거 해줄까?"
열린 코트사이로 보이는 흰색의 코르셋과 탱탱한 유방... 그리고 젖어서 흘러내리고 있는 보짓물... 이보다 더 자극적인 게 무엇이겠냔 말이다.
의아한 듯 보미를 쳐다보고 있는 내게 미소를 지으며 보미가 놀라운 말을 한다.
"사실... 아까 집에 혼자 있던 거 아니거든..."
"뭐?... 너 또 남자 방에 들였냐? 남친하고 헤어졌다며..."
"아냐 남친..."
"그럼? 다른 놈?"
"아니...쿡쿡...자기랑 저번에 매장 안에서 어색했잖아. 근데 은근히 재밌더라고..."
"..."
"그래서 오늘 클럽 갔다가... 이쁜것 하나 꼬셨지..."
"뭐라고? 여자를?"
"응~~ 호기심에 해봤지...나름 색다르긴 했는데...그래도 남자만큼은 아니더라.,... 근데 자기도 그런 거 좋아할 걸... 남자들 두 여자랑 하는 거 로망이라며?!~"
"참나... 난 한명도 힘들어서 싫어... 그냥 모텔로 들어가자."
"아냐... 나 나올 때 벌써 얘기하고 나왔어...쿡쿡크크"
"뭐?"
"잠깐만... 여기 명함을 어디 넣어놨는데..."
보미는 계속 재밌겠다는 듯 웃으며 코트의 주머니를 뒤진다... 그리고 꺼내든 명함을 보며 핸드폰의 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 조금은 설레고 있는 나다. 다른 남자랑 같은 여자를 공유하는 건 정말 싫었지만... 두 여자가 내게 서비스를 해 준다면...가만히 어둠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 명함을 핸드폰의 조명에 가까이 대고 확인하며 번호를 누르는 보미의 행동을 굳이 말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두근거림을 느끼며 담배를 하나 꺼내 입에 물고는 보미의 행동 하나하나를 쳐다보게 되었다.
손에 들려 있는 명함은 하얀 바탕에 무슨 무늬가 보이고 번호들...
번호...
내가 휴지통에 구겨버린 메모지... 017로 시작하는 번호가... 이제야 무엇인지 기억이 난다...
혹시나... 혜주의 말이 전부 거짓이 아니라면 그 전화번호는 지금 유일하게 혜주와 연락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인 것이다...
그리고 생각난 내 행동...
나오면서 아직 조금 여유가 있는 쓰레기봉투를 무슨 생각으로 밖에 내놨는지... 나는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황급히 바지와 팬티를 동시에 올리곤 통화를 하고 있는 보미에게 사과만 하고는 뛰어가기 시작했다.
"보...보미야... 미안. 나 지금 급한 볼일이 생각났다."
"무,,뭐??"
"정말 미안... 오늘은 그만 돌아갈께."
"자기...야... 야!! 야 이 새끼야!!"
뒤에서 소리치는 보미의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았다. 무작정 택시를 탈 수 있는 큰 도로가로 달려가며 시계를 확인한다. 아직 1시 50분이다. 약 2시에서 2시30분정도에 쓰레기를 치워가니까...
빨리 택시를 잡는다면 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 뛰는 발걸음에 더 힘을 실었다.
다행히 택시를 금방 잡을 수 있었고, 택시 안에서 헐떡이는 숨을 고르며 제발이라는 바람을 안고는 기사님을 재촉하게 되었다.
큰 도로가가 아닌 바로 매장 앞의 골목에서 택시에서 내린 나다. 그게 훨씬 빠를 거라는 예상을 했고 맞는 선택이었다.
잔돈도 받지 않고 택시에 내렸는데. 있어야 할 문 앞에 쓰레기봉투가 보이질 않는다.
주위를 다 둘러봐도... 어느새 나와 있던 다른 집의 봉투까지도 다 사라진 후였다.
시계를 보니 2시가 약간 넘은... 기사가 고맙다는 말을 하곤 후진으로 빠져나간다...
숨을 고르며 무릎에 손을 얹고 허리를 숙이며 낙담을 하기 시작한다...
역시 인연이 아닌 듯 느꼈기에 허무함마저 들게 되었다... 맥이 풀렸기에... 나는 매장으로 들어가려고 몸을 돌렸다. 그때... 골목 안에서 다가오는 트럭의 불빛을 보게 된다.
골목 안까지 쓰레기를 다 실은 트럭이 내 옆을 지나간다.
"아저씨!!! 아저씨 스톱!!! 스톱!!!!"
새벽2시 골목 안에 내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진다...
트럭이 급정거를 했고... 나는 뛰어 갔다...
"뭐에요?"
"죄...죄송합니다... 아까 저녁에 저기 매장에서 모르고 중요한 쪽지를 버려서요..."
"예??"
"그거 꼭 찾아야 돼서요... "
"참나... 저거 보이쇼? 저 많은 봉투 중에 당신께 어느 건지 알고..."
"제가 찾을게요... 제가 올라가서 찾아도 되죠?"
"예?? 안 돼요... 다 어지럽히면..."
나는 재빨리 지갑을 꺼내 들어있는 지폐를 다 꺼내 기사와 옆에 서 있는 청소부아저씨의 손을 잡아채곤 강제로 쥐어준다.
"이...이거 이러면 안 되는데..."
"최대한 안 어지르도록 노력할게요... 저 그거 없으면 내일 큰일 나요... 오죽했으면 이 시간에 양복차림으로 달려 왔겠습니까!"
"...그...그럼 빨리 찾으쇼... 우리도 저쪽도 돌아야 된단 말이요..."
"예... 감사합니다."
단번에 쓰레기로 만 차가된 트럭의 철조망을 잡고는 뛰어 올라갔다. 평소의 나라면... 아니 33년 동안 살아온 내 방식대로의 나였다면 저 쓰레기 산을 보고 먼저 겁을 먹고 포기부터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혜주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게 사랑인지... 아니면 연민인지... 동정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삶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어떻게든 제대로 된 끝을 맺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나는 양복을 벗는 것도 잊은 채 쓰레기더미에 올라가 하나하나 들어 내용물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뒤지고 있던 나는 봉투 중에 익숙한 포장지들이 들어있는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서둘러 봉투의 입구를 열고는 쏟아버리듯 헤치기 시작한다.
몇 번을 다시 확인하며 쓰레기들을 내려놓는데... 안쪽에서 파 묻혀 있던 내가 버린 종이를 발견 할 수 있었다.
내 몸에선 이미 쓰레기냄새가 베어 풍기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서둘러 핸드폰을 꺼내들고 천천히 적혀 있는 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
긴 시간의 통화음이 지났고, 잠을 자고 있었는지 목매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밤늦게 정말 죄송합니다. 혹시 장혜주씨 알고 계시죠?"
[예??...아뇨... 몰라요.]
"저 수상한 사람이 아니고요... 그러니까... 혜주씨랑..."
[장난전화 하지 마세요. 신고할 거에요.]
냉냉한 목소리의 여자는 협박을 하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트럭위의 쓰레기더미 위에서 멍하니... 전화기를 바라보며 혹시나 전화번호를 잘 못 누른건 아닌지... 몇번을 확인하게 된다...
결국 아저씨들의 성화에... 트럭에서 내려온 나는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있어다...
몸도 지쳤고... 마음도 지친 상태로... 매장 입구의 계단에 앉아 혼자 실실 웃기 시작했다.
역시 사람은 살던대로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