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차이
1. 투잡...그리고 만남.
단지 부업이었다...
아니 그냥 친구의 부탁으로 인한 심심풀이 땅콩이라고 해야 하나...
지금 나는 한 달 매출이 고작 20만원정도 밖에 안 되는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부터 작정하고 손을 댄 것이 아닌... 사업자도 내 이름 김민호가 아닌 장삼구라는 이름으로 등록이 되어 있었다.
장삼구...
나와 가장 친한 친구이면서도 지금은 같은 대한민국이 아닌 일본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연락은 일주일에 두세 번은 빠지지 않고 하는 아직은 친구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그런 사이로 지내고 있었고 내가 이 인터넷 쇼핑몰을 하게 된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나는 요즘 말로 제법 잘나가는 은행원이라는 직업이 본업이다. 항상 출근을 하면 은행마크와 함께 대리 김민호라고 적혀 있는 검은색 명찰을 와이셔츠에 꽂고 일을 했기에 와이셔츠에는 죄다 구멍이 나 있는... 그런 옷에 뚫려있는 구멍과는 달리 소위 여자들이 원하는 신랑감중 하나인 전도유망한 남자라고도 할 수 있었다.
사실 뜯어보면 전도유망하다는 단어와는 좀 어울리지 않는 놈이지만...
그리고 나이 서른셋이라는 젊지도 않고 늙지도 않은 어중간한 솔로남이라는게 한 가지 옥의 티라고 사람들이 말을 한다.
벌써 애가 학교를 다녀야 하는 거 아니냐는 주위 사람들의 말은 그냥 내 귀에는 의례 인사처럼 들려왔기에 크게 상관하지 않고 생활하고 있다. 뒤에서 내 물건이 제 구실을 못한다느니 여자를 숨겨놓고 있다느니...게이라느니...하옇튼 무수한 수군거림까지 들려왔지만... 귀찮았다. 까놓고 보여줄 수 도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걸 일일이 대받아치며 내 자신을 옹호하기엔 난 너무 귀찬지즘이 몸에 밴 초보 중년인 것이다.
이런 나의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한 성격으로 인해 아직 벗어나지 못한 대리라는 직함 외에는 크게 문제가 되질 않았다.
그렇다고 내가 돈이 급한 사람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마음에 두고 있는 여자도 존재하지 않았기에 이제는 손에 익숙해진 업무인 은행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혼자 자유롭게 사는걸 즐기고 있었다.
이런 성격은 어릴 때부터 이어져 지금의 날 만들고 있는 것이다.
특별히 관심있는것도 없었기에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은 시간을 공부에 쓸 수 있었고, 좋은 대학교를 다니며 연예도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기며 이어짐과 헤어짐을 반복하다가 군대를 다녀오게 되었고 운 좋게 은행이라는 허울 좋은 직장에 취직이 되어 남들과 휩쓸리며 살다보니 지금의 이런 내 성격을 더 단단하게 형성하게 된 것이다.
사실 이런 성격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천성은 아니었다.
고1때... 교회에서 만난 하얀 양말에 구두를 항상 신고 오는 어찌 보면 그 꽃무늬 원피스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검게 그을린 피부가 유독 내 눈에 이상하게 보였기에 그 소녀에 대한 평소의 행동거지를 상상하다가 뒤 쫓게 되어 나 혼자 짝사랑을 하게 된 원인이 결정적으로 이런 내 성격을 형성케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녀에 대한 건 별로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
막 좋아하게 된 그 소녀가 급성백혈병이라는 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된 나는 그때부터 모든 결정에 유보를 두기 시작했다.
그 소녀가 교회를 안 나오는 그 주 일요일에... 난 고백을 할 작정이었다... 어린 나이에 뭐가 고백이고 뭐가 사랑인지도 몰랐던 시절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내가 큰마음을 먹고 그 소녀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전하려고 결정을 한 날... 그 소녀가 백혈병이라는 불치병에 걸린걸 알게 되었다는 것만은 확실한 현실이었다...
그렇기에 이런 내 성격을 잘 알고 있는 친구들은 고치라는 말을 하질 못한다.
그리고... 이게 나도 편하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내가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은 속옷쇼핑몰이다...
팬티...브라...베이비돌...슬림...스타킹...
생뚱맞게 무슨 속옷이냐고 물어봐도...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갑자기 일본으로 사업을 하러 간다는 장삼구라는 내 불알친구가 쇼핑몰만 유지해 달라는 부탁을 해 왔고,, 뭐 별거 없다는 말에 선뜻 허락을 한 나였기에 지금도 유지하는 차원에서 관리를 하며 주문을 받고 정기적으로 삼구가 보내준 창고에 있는 재고를 찾아 포장을 해 다음날 출근을 하며 편의점에 맡기는 조금은 귀찮았지만 시간이야 널널했으니 그다지 불만은 없었다.
이렇게 설렁설렁 운영하는데 그래서 제 때 업뎃도 하지 않는 쇼핑몰이 인기가 있겠냔 말이다... 나야 편하니까 좋긴 하지만...솔직히 삼구 놈은 속 좀 탈거다...
하옇튼 그렇게 친구의 인터넷쇼핑몰을 관리해주고 있었다.
그러나 내 물처럼 흐르던 평탄한 시간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었다...
4개월 만에 돌아온 삼구 놈이 오랜만에 술을 마시며 귀찮은걸 제일 싫어하는 내게 술맛 떨어지는 얘기를 시작 한다.
"이왕 도와주는거 좀 확장 좀 하고... 그래주면 안되냐?!"
"뭐가?... 너 돌아올 때까지만 도와달라며..."
"그러니까..."
"그럼 됐지... 뭐가 문제냐?"
"야... 200넘게 들어간 인터넷 홈페이지에 가게비는... 매달 60만원씩 나가는데 그거라도 유지해야지!"
"네가 하던가... 그렇지 않아도 그것 때문에 귀찮아 죽겠구먼..."
"나도 이렇게 오래 있을 줄 알았냐... 근데 가보니까 좋더라... 거기 아예 몸을 묻을란다...크크크크크...너도 한번 놀러와."
"귀찮아..."
"그넘의 귀차니즘은... 하옇튼 그 쇼핑몰 너한테 아예 넘겨줄게 은행 때려치우고 그거나 해라.크크크"
"미쳤냐?!! 요즘 은행권이 얼마나 우대를 받는데... 이거 때려치우면 결혼도 못해 임마..."
"응?? 너 결혼을 할 거냐?"
"그...그럼..."
"오!~~~ 듣던 중 반가운 소리 내...혹시 보미씨??"
"보미? 아냐... 갠 그냥 만나는 여자고... 그러고 보니... 만난 지도 꽤 됐네..."
보미...
정말... 연락하지 않은지 거의 1개월이 가까워진다는 걸 삼구를 통해 알게 되었다...
처음에 말했듯 내가 물건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는 물음에 굳이 대답을 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여자와 잠을 자보지 못한 남자였다면 발끈하고 나섰겠지만... 일명 섹스파트너까지 있는 나였기에 무시 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아마 1년 쯤 전일 것이다. 우연찮게 끌려간 나이트 회식자리에서 술에 만취가 된 나였고, 일어나 보니 웬 낯선 여자가 발가벗고 누워 있는 모습을 발견했을 때에는 등에 식은땀을 흘리게 되었지만...
아름다운 목선과 좁은 어깨의 부드러운 살결이 내 눈에 들어왔기에 식은땀은 곧 말라버렸다. 조용히 일어나 세수를 하기위해 욕실로 향했을 때... 그녀도 나와 같이 머리가 아픈지 일어나선 아무 거리낌 없이 날 가로질러 입구 옆에 있는 작은 냉장고에서 물병을 꺼내 입구를 힘겹게 돌려 따서는 그대로 반 이상을 목에 털어 넣었다.
작은 그녀의 목젖이 움직여지며 물을 삼키는 모습과 함께 봉긋 솟아 올라있는 그녀의 가슴이 내 눈에 들어왔다.
완벽한 타원형의 아름다운 가슴은 약간은 마른 듯 한 그녀의 체형과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볼륨으로 내 눈에 비춰졌기에 난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가슴에 손을 대보았다.
물컹하며...탄력 있는...
그러나 약간의 이질감이...한 번도 인공조형물을 만져본 적 없는 나였지만 자연산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그녀가 물을 먹다 말고 날 멀뚱히 쳐다본다... 일어나자마자 대뜸 가슴을 만진 나의 용기에 날 쳐다보는 그녀의 시선에 황당함보다는 익숙함이 묻어 있었고.,.오히려 내가 당황해 손을 내려놓게 되었다.
그녀는 상관없다는 듯 마시던 물을 더 마시고는 그대로 다시 침대위에 쓰러지듯 누웠다...
가슴과 달리 엉덩이는 천연으로 보인다... 눕게 된 그녀의 엉덩이는 여전히 모향을 뽐내고 있었지만 확실히 어색함을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녀가 마시던 플라스틱 병의 남은 물을 마신 나는 곰곰이 생각을 되짚어 본다.
직원들과 회식을 하던 중 여직원들이 따로 자리 잡고 놀게 되었고.,. 들어온 부팅녀중에서...
그 다음부터의 기억이 더 이상 나질 않았기에 그저 그녀의 벗은 뒤태를 감상하며 바라보고 있을 때에 낯선 핸드폰 전화벨이 방안을 시끄럽게 했기에 깜짝 놀란 난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귀찮은 듯 누운 채 침대 옆의 바닥에 손만 내려선 이리저리 허우적거리더니 가방을 잡고는 그 안에 들어 있던 핸드폰을 꺼내 확인을 한다.
그리곤... 깜짝 놀란 듯 당황하며 일어나 앉고는 날 보며 손바닥을 펴 보이며 통화연결버튼을 누른다.
"여...여보세요?...오빠?...응..."
오빠? 아마도 친오빠는 아닌 듯 그녀의 목소리엔 당황이라는 단어가 젖어 있었다.
"집이지... 어제 오랜만에 좀 마셨잖아...응... 진짜야...핸드폰...아!~~ 술에 좀 취했었다니까... 오는지도 몰랐어...으...응...응??"
그녀의 얼굴색이 사색이 되어 핸드폰 너머의 보이지 않는 남자에게 내 존재를 숨기려는 듯 조용히 있는 내게 더 의미 없는 손짓을 하며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진짜라니까... 그럼!!... 몇 시?? 알았어... 씻고 나갈게...응~~~"
전화를 끊고는... 잠시 한숨을 길게 내쉰다...
영문도 모른 채 바라만 보고 있던 나는 그런 그녀의 행동이 멈추길 기다렸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근데... 이름이 뭐에요?"
"응? 보미...장보미..."
"우리 어제..."
그녀의 반말이 낯설었고... 서로 발가벗고 있었기에 우유부단한 내 성격상 대놓고 물어보지도 못했다...
"어제 뭐?? 아!~~ 자기랑 섹스 했냐고?"
"?.,.예..."
"풋... 기억 안나?"
"..."
근데 계속 반말이다...
얼추 봐도 나이가 30도 안돼 보이는... 아니 20중반을 갓 넘겼을 그녀인데 그러나 이 여자는 익숙한 듯 반말을 계속 이어나갔고, 존댓말을 할 필요성을 못느끼는것인지 아니면 원래 성격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존댓말을 할 성격으로 보이지 않았기에 굳이 따져 묻지 않고 그녀의 말을 가만히 기다린다.
잠시 어제를 생각하는 듯 그녀가 날 쳐다보더니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오빠 끝내주더라..."
"예?"
"술이 취했는데도 말을 조신하게 해서 오늘은 꽝인 줄 알았는데... 아마 어제 같이온 친구들 중에서 내가 제일 봉 잡았을걸..."
"..."
"오빠... 지금은 내가 약속이 생겨서 나가봐야 되니까. 이거 내 명함이거든! 꼭 연락해!"
그녀는 옷을 서둘러 입고는 내게 작은 검은색 명함을 건네주곤 황급히 내가 있는 모텔을 빠져 나갔다.
이런 황당한 일을 겪어본 적 없는 나였기에... 잠시 멍하니 그녀가 사라진 문을 쳐다보며 정신 줄을 놓고 있게 되었다. 그리곤 내 손에 놓인 검은색 명함을 바라본다.
'네온아트'...술집여자처럼은 보이질 않았는데...말투를 보면 또 술집여자처럼 보이기도 했고... 그러나 부연 설명이 되어 있는 그 명함 뒤를 발견한 나는 역시 술집여자가 아니란 걸 알게 된다.
지나가면서 본 손톱이나 발톱을 손질하는 그런 곳에서 본 알 수 없는 단어들이 쓰여 있는 명함의 뒤를 본 나는 그제야 그녀가 그런류의 일을 하는 여자란 걸 알고는 의미모를 안도를 하며 침대에 눕는다.
그것이 보미와의 첫 만남이었다.
우연이라고 생각하기엔 내 인생에서 좀 민망한 사건 중 하나였기에 아직도 뇌리 속에 생생히 그녀의 알몸을 기억하고 있었고, 맨 정신으로 그녀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에 나로서는 정말로 큰 용기를 내어 일주일 만에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물론 안 되면 그만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었지만 말이다.
모르는 번호에 처음에는 당황한 듯 들렸지만...내가 누군지에 대해서 설명을 좀 하자 그녀는 오히려 날 원망까지 했다는 말로 내 기분을 돋구었다. 왜 이제야 전화를 했냐고 날 타박하기까지 한다. 그렇게 우리의 만남은 이어졌다.
예상대로 그녀는 남자친구가 있었고, 나 외에도 몇 명의 남자가 더 있어보였지만 크게 상관하지 않는 나였다.
나는 나대로 편했다. 굳이 얽매일 필요도 없었고, 아무 거리낌 없이 돈 안들이고 욕정을 풀고 싶을 때 풀면 되니까 말이다. 그렇기에 그녀의 사생활에 대해선 일절 상관하지 않고 나보다 우선인 본 남자친구와의 시간을 방해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내가 전화를 먼저 거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그녀의 복잡한 남자관계를 알고 있는 듯. 가끔 싸움을 하고 화를 풀려 그녀가 내게 오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상하게 그녀와 헤어지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녀에게 폐를 끼치는 것 같은 생각도 들었고, 그녀가 알아서 자주 연락을 했으니까 내가 굳이 먼저 연락할 필요가 없었다. 이제는 보미의 실리콘 들어있는 가슴도 제법 맛을 느끼게 되었다.
처음에는 꽉 지면 터지는 거 아니냐고 보미에게 물어볼 정도로 신기함이 가득했는데... 차가 밟고 지나가도 끄떡없다는 보미의 말에 현대과학의 위대함을 새삼 깨달게 되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한 달이라는 시간동안 그녀와 연락을 하지 않고 있었다는 게 새삼 생각해보니 놀라웠다.
아무리 단순 섹스파트너라도 몸을 섞고 있는 여자인데... 이런 오랜 시간의 부재를 전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게 말이다.
술을 다 마시고 가게에 들려 청소 좀 하라는 핀잔을 주곤 가버린 삼구로 혼자 가게에 있던 나도 집으로 돌아왔다.
며칠을 더 머물던 삼구가 다시 일본으로 갔고. 삼구의 계속된 핀잔에 마지못해 퇴근 후에 가게에서 청소를 하고 있다.
괜히 짜증이 밀려왔지만... 어쩌겠는가... 누군가는 치워야하는데...그렇게 청소를 하던 나는 잠시 쉬는 타임을 가졌고 담배를 하나 물어 거의 울리지 않는 핸드폰을 만지기 시작했다.
그리곤 오랜만에 보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전화를 받지 않는다.
뭐... 또 다른 놈이랑 뒹굴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전화걸기를 포기하고 다시 청소를 하려고 일어서는데...
전화기가 울린다.
핸드폰의 번호는 낯선 번호가 찍혀 있었다.
"여보세요??"
[아~~아~~~~~]
"여보세요?"
언제 적 장난전화냐... 여자 신음소리를 내며 귀신 흉내 내는 요즘 어린것들은 발신자표시도 모르는지 대놓고 핸드폰번호를 찍어놓고 이런 장난을 하는지...
화를 내며 한소리 해줘야겠다고 숨을 가다듬는데... 들려오는 신음소리가 낯설지 않았다...
[오...오빠~~~아~~아~~~아~~]
"보미?"
[으...응...아~아~~~아~~~]
익숙한 낮은 톤의 보미의 신음소리가 확실했다. 연락하지 않은 한 달 동안 핸드폰을 바꿨는지 새로운 번호가 내 핸드폰에 찍혀있었기에 다시 한 번 확인하기 위해 물어보게 된 나였고... 여전히 신음소리를 전화기너머로 내게 들려주며 내 귀를 자극시키는 보미였다.
"어디 아파?"
분명히 다른 남자와 같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본 남자친구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돌려서 말을 해본다.
그러나 보미의 성격은 항상 직설적이었다.
[아...아니...하앍~~~지금...남친하고 하고 있어...]
"뭐?"
뭘 하는지 물어볼 필요도 없었지만... 이건 무슨 장난질인지 궁금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내게 왜 전화를 하는 도중에 걸었는지 의도를 알고 싶었기에 더 집요하게 물어본다.
"뭘 하는데 이렇게 힘들어하냐?"
[아~~아~~~ 우...울 오빠가...아~~아~~~]
"참나... 전화 끊어..."
누구 놀리는 것도 아니고...
결국 난 전화를 끊자는 말을 하게 된다... 남친이나 다른 섹스파트너가 있다는 걸 알고 만나는 가벼운 사이였지만... 막상 내 귀에 들려오는 그녀의 신음소리가 너무 적나라했기에 낮이 뜨거워지며 아랫도리가 묵직해지기 시작했다.
괜히 창피해지는 내 자신에 전화기를 끊으려하는데 보미의 절박한 목소리가 내 손을 멈추게 했다.
[오, 오빠!! 끊지 마...끊지 마...아~~~~앙~]
"..."
[울...오빠가... 끊지 말래...아앙...아~아~~]
"이게 뭐하는 거냐...전화 끊어..."
괜히 사람 간만보고... 핸드폰을 내려놓고 혼자 벌떡이고 있는 바지속의 물건을 애써 진정시키려 빗자루를 다시 들 때... 또 다시 핸드폰이 울려온다.
잠시 망설였다.
전화를 받으면... 아마도 이 두 남녀는 날 안주삼아 진탕 놀아볼 참인 게 뻔했기에 애써 전화기에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계속해서 핸드폰은 울리고 있었다.
결국 본능에 이성이 패배한 나는 전화기를 들고 침을 삼키며 통화버튼을 누른다.
"왜?! 둘이서 즐기면 되지 전화질이냐?"
[오빠~~끊으면~~ 울 오빠가...안 해준데...]
"응??"
[통화 끊으면... 안 해준데... 끊지 마...]
"야!... 누구 놀리냐?"
[아~~아~~~아앙~~앙~~~~]
"네 남친 변태냐? 그거 미친놈 아냐?"
[아~악~~~~아아...아앙~~ 너...넘 좋아~~...]
내 말에 남자친구란 놈이 흥분을 하는 듯 보였다. 핸드폰 너머의 보미의 음성이 더 진하고 음란하게 내 귀를 자극시킨다.
이것들의 장난에 놀아나는 거 같아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보미의 신음소리와...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녀의 나신이 무의식적으로 내 손을 바지속의 물건을 만지게 된다.
그런 여자란 걸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이렇게 대놓고 남자와 정을 통하는 목소리를 듣게 되자 생각과는 다른 흥분이 몸을 반응시켰다.
"나 전화 끊는다. 둘이 재밌게 놀아."
[오. 오빠!!! 끊지 마...]
"참나... 진짜 이게 뭐하자는 거야..."
[오빠... 다음에 만나면 내가 더 잘해줄게.,.응?!~~으~~읔~~으응~~~더...자기야...더~~~]
"뭘 잘 해준다는 건지...참나... 보미야 우리 만나지 말자."
결국 이러다가는 나도 이상해질 거 같다는 생각에 전화기를 끊어버렸다.
곧바로... 전화기가 울렸다가는 끊어진다... 자기들도 단념했는지 바로 끊겨버린 전화기를 보며 허탈감이 몰려온다...
그와 상관없이 내 몸은 자극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커진 물건을 진정시키기 위해 내일 할 대출 상담 건을 머릿속에 쥐어짜며 생각해 낼 때... 끊어졌던 핸드폰이 곧바로 울리기 시작했다.
확!~~ 짜증이 밀려 왔기에 난 욕을 할 심상으로 핸드폰을 드는데...
영상통화라는 문구가 내 눈에 들어왔다.
떨리는 손으로 통화버튼을 누르니... 신음소리와 함께 보미의 얼굴이 정면에서 보여진다. 검지 하나를 입에 물고는 눈을 반쯤 감은 채 핸드폰 너머의 날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이미 섹시함을 넘어 음란하기까지 보였다.
"여...여보세요?"
[오,.오빠~! 나...나 너무 좋아~~더 해줘,,,앙...끊지마!!!~~~~아...앙~~]
출렁이는 가슴이 가끔 화면에 잡히곤 다시 보미의 신음소리가 새어나오는 보미의 얼굴이 비춰진다...
직접 보고 만졌던 보미의 몸이지만... 꼭 포르노 배우처럼 혀를 날름거리며 풀린 눈으로 핸드폰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에 조금씩 사그라지던 나의 물건이 금세 원상태로 복귀가 된다.
결국 난 핸드폰을 부여잡고는 바지 속으로 다른 손을 넣게 된다. 그렇게 바른 청년(?)도 아니었고, 나도 결정적으로 건장한 남자이니 반응하는건 어쩔수 없나보다...
조용히 손을 움직이며... 핸드폰 너머의 상황이 담긴 화면에 눈을 때지 못하고 침을 삼키며 집중하게 되었다.
[아~~~더...더...더...응~~조...좋아~~아~~아앙~~]
남자친구가 뭐라고 하는지 중얼거림이 들려왔지만 보미 쪽에 가까이 들이밀어진 핸드폰으로 내겐 잘 들리지 않았다.
[으...응~~ 이...이 오빠가 제...제일 잘했어...아~~아~~아~~~]
[응!~~~커... 오빠 자지 커...나 어떡해~]
[아...아냐... 한 달 동안 안...안했어...아앙~~...응?,,,,응...그...그리워...지금도 생각나~~~]
나한테 얘기하는 게 아니고...이건 날 도구삼아 둘이서 즐기는 게 분명했다...
그러나 내가 놀란 건 이런 상황 때문만은 아니었다. 지금 보미가 하는 말을 추론해보면... 이 남자친구라는 사람은 보미의 복잡한 남자관계에 대해서 오히려 즐기는 듯 한 인상으로 핸드폰에 보였기에 날 당황하게 만들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으로 머릿속에 비춰졌다.
핸드폰 화면이 가슴에서 천천히 보미의 복부를 지나 벌리고 있는 사타구니로 옮겨졌다.
보미의 말대로 약간 크다는 평을 듣는 나와는 달리 평균정도의 자지가 보미의 보지 속으로 들락거리며 질퍽거리는 소리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미의 손이 보이며 자신의 중심에 위치한 핵을 문지르기 시작한다.
나는 그런 생포르노를 보며 바지의 지퍼를 내렸다... 혼자 청소를 하다가 이게 무슨 짓이냐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한 달이 넘는 금욕의 시간을 보냈기에 발기한 자지를 주체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더군다나 보미와 남자친구는 정말로 내게 보여지는 자극에 취해버렸는지 더 크고 음란한 말들로 내 자위를 도와주고 있었다.
평소보다... 훨씬 일찍 사정의 기운을 느끼며 핸드폰의 화면에 집중을 하며 의자에 기대어 앉아 자지를 흔들고 있던 나는 자연스럽게 눈을 감게 되었다.
머릿속에 더 자극적인 상상을 펼치며 끝을 마지하려 한다.
"꺅!!!!"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
갑작스러운 여자의 비명소리에 나는 굴러 떨어지다시피 의자에서 넘어졌고. 들고 있던 핸드폰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져 배터리까지 분리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바지 지퍼사이로 내 작지 않은 물건을 덜렁이며 황급히 일어났을 때... 전혀 처음 보는 여자가 문 앞에서 눈을 가린 채 몸이 굳어진 듯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겨우 집어넣고 지퍼를 올리고선... 창피함에 얼굴이 시뻘개져서는 어렵게 말을 뱉어냈다.
"누...누구세요?"
"..."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녀가 몇 초의 시간이 지나자 천천히 손을 내리며 고개를 든다.
약간은 허름해 보이는 긴 남색 월남치마처럼 보이는 하반신과 가벼운 흰색 가디건을 걸치고 있는... 좀 어려보이는 그녀의 얼굴과 맞대면하게 되었다.
겨우 눈을 뜨고는 못 볼걸 봤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는데...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나만큼이나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있는 그녀가 보통 도망가는 게 맞는 상황에서 어렵게 입을 때기 시작했다.
"모...모델 하러 왔는데요..."
"예?? 모델이라뇨?"
그녀가 웅얼거리듯 얘기를 하는데... 의외의 민낯이 어울리는 약간은 청순하면서도 긴 생머리가 자연스러워보이는 계란형의 얼굴이 미인이라는 인상으로 내 눈에 비춰졌기에 더 얼굴이 빨개졌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20도 안돼 보이는 젊은... 아니 앳된 얼굴이었기에 모델이라는 말을 선뜻 이해하지 못하게 된 나다.
"무슨 모델이요?"
"여...여기... 이 시간에 메일로 오라고 하셔서..."
그녀가 떨리는 손으로 내게 내민 프린트된 A4용지엔 간략한 주소와 도면이 먼저 눈에 들어왔고, 그리곤 본적 없는 문구가 보였다.
'합격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고요. 한 달에 200만원기준으로 낮에 혼자 사무실 봐주시고 일주일에 한번만 촬영하시면 되요. 생각해보시고 찾아오세요. 전화는 잘 못 받으니 8~9시 사이에는 언제라도 찾아오세요. 그럼 기다리겠습니다. 섹시란제리'
이건 뭐지...라는 생각이 들던 나는 갑자기 삼구가 머리에 떠올랐다.
본격적으로 해보라더니... 내 허락도 없이...
그제야 이 여자가 말한 모델이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 알게 되었다.
"뭔가 오해가 있었나본데요...이게...참나...이 새끼는 뭔 짓을 한거야..."
내가 곤란한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하자... 여전히 떨고 있던 그녀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곤 날 쳐다본다.
확실히 화장만 조금 더 진하게 한다면... 아니 지금 상태에서도 아름다운 미인임은 확실해 보였다.
그런 여자가 무슨 이유로 이런 모델을 한다고 찾아왔는지 갑자기 호기심이 밀려왔기에 나는 하던 청소를 그만 두고 테이블에 앉고는 그녀를 앉으라고 말을 한다.
그러나... 내 물건을 얼굴보다 먼저 본 그녀여서인지 선뜻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옷 속의 가슴을 손으로 가린 채 흔들리는 눈동자로 날 쳐다본다.
뭐... 당연한 반응이겠지만...
난 은행 영업 중에 어린아이들을 대하듯 부드럽게 말을 이어갔다.
"죄송해요. 못 볼걸 보여드려서... 괜히 이상한 놈만 됐네요... 근데 절대 변태나 강간...범..."
말을 하면서 아차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뱉어낸 단어를 포장하며 말을 이어갔다.
"강간...범...도 아니고요. 낮에는 OO은행원으로 제대로 된 직장도 다니고 있습니다. 너무 겁먹지 말고 여기 앉으세요."
그녀가 그제야 핸드폰을 든 손을 내리며... 그러나 당장이라도 112에 신고를 할 수 있도록 폴더를 열어둔 채 천천히 걸어와 의자에 앉는다.
날 경계하는 게 빤히 보일정도로 좀 떨어져 앉고는 약간은 노려보는 눈빛으로 날 쳐다본다.
기가 차는 상황에 내 심장도 엄청나게 띠고 있는 건 마찬가지였지만... 애써 태연한 척을 하며 주운 핸드폰의 배터리를 연결하곤 삼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그랴! 여자 도착했냐?!!]
"야!! 이게 무슨 짓이냐?! 말이라도 좀 하던가."
[말하면... 또 귀찮다고 머리부터 절레절레 했을 거면서. 너 모아둔 돈도 많잖아!! 투자 좀 한다고 생각하고 신상품으로 1000만치 보내 줄 테니까 제대로 좀 돌려봐!... 낮에는 그 여자보고 매장 지키라고 하고, 그럼 지장도 없고, 매장도 깨끗해지고 얼마나 좋냐!! 이게 일석이조지 뭐가 따로 있냐?! 근데 졸라 예쁘지 않냐?!! 딱 보고 다른 수십 명의 여자들 다 버렸다는 거 아니냐.]
"어휴...끊어 임마!!"
통화내용을 고스란히 들은 그녀가...그제야 사태파악이 좀 되는지 눈빛에서 경계를 풀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얼굴이 홍당무인건 변함이 없었다...
"몇 살이에요?"
"22살이요."
"대학생?"
"예..."
"어디 대학교에요?"
"이여대요..."
"이여대...여기 뭐 파는 곳인 줄 알아요?"
"...예..."
그녀의 차분하면서도 떨리는 목소리는 이미 어느 정도 각오를 하고 왔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여기가 야한 거 파는 거 알면서도 온 거에요? 대학생이?"
"돈이 필요해서요..."
역시 돈이,.,, 옷차림으로는 일명 노는 아이처럼은 보이질 않았는데...이여대학까지 다닐 정도면 더더군다나 이런 곳이 안 어울릴 여자인데 말이다.
내 호기심이 더 발동하게 된다. 이 어린 양을 어째보겠다는 생각으로 질문을 계속 하고 있는 건 절대 아니었다...
그냥 조카처럼 너무 순수해 보이고 여려보이는 이 여자가 여기까지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궁금해졌을 뿐이다.
"돈이 아무리 좋아도 제 앞에서 거의 다 벗고 사직 찍는 건데... 괜찮겠어요?"
"이...일주일에 한...한번이라고..."
"그 한번이라도 말 이예요...여긴 따로 옷 갈아입을 곳도 없어요."
"..."
그녀가 망설인다...
"근데 이름은 뭐에요?"
"혜주요... 장혜주..."
왠지 이름과 얼굴이 어울린다는 생각으로 그녀의 얼굴을 다시 한 번 빤히 쳐다보게 된다.
그렇게 혜주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나는 뻔히 삼구라고 생각하곤 통화버튼을 누른다...
[헉~~헉~~헉~~~~아~아~~아~~~ 나...나 갈거 같아~~~~아~~~]
냉정을 애써 찾던 내 얼굴에 식은땀이 흘렀다...
혜주도 놀랐는지 큰눈이 더 커져서는... 내 손에 들려 있는 핸드폰을 쳐다보고 있다. 그만큼 보미의 목소리를 음란하고 크게 핸드폰 너머에서 들려왔다.
[오빠!~~ 오...오빠~~~ 오빠도 딸딸이 치지?~~~~오빠~~~]
손이 굳어서... 종료 버튼을 이제서야 누르게 되었다.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잡고 있는데...
순전히 쪽이 팔려서 떨린 손이었다... 다른 뜻은 없는...지금까지는 말이다...
나보다 11살이나 어린 조카뻘 밖에 안 된 여자 아이앞에서 너무 일찍 어른들의 세상을 보여준듯한 죄책감을 느끼며...내 시선을 피하고 있는 그녀의 내려 흔들리고 있는 눈동자를 바라본다.
'띠~~~띠디디딩~~...띠~~~띠디디딩~~'
또 다시 전화벨소리가 방안에 시끄럽게 울린다. 종료 버튼을 길게 눌러 전원을 끄려 할 때... 혜주가 고개를 숙인 채 부끄럽지만 이것도 적응해야 하는 일처럼 나즈막한 목소리로 말을 한다...
"바...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