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마일-220화 (220/221)

< 『해외편 - 220』 >

『해외편 - 220』

“하필이면 이런 날…….”

연장 13회에 교체된 형수가 분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6타수 무안타, 삼진 2개.

월드 시리즈에서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준 형수는 연장 13회 말, 2사 3루 상황에서 결국 대타와 교체되고 말았다.

형수의 오늘 타격 컨디션을 감안했을 때, 끝내기 안타를 칠 가능성이 없다 판단한 게레로 감독의 결정이었다.

당연히 형수는 무척이나 자존심이 상하고, 부끄러운 얼굴로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고개를 푹 숙였다.

이런 상황에서 위로를 해봐야 형수의 자존심만 상한다는 걸 알기에 그저 말없이 곁에 있어줬다.

벌써 6시간을 훌쩍 넘겨버린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관중들은 누구 한 명도 지루해하거나, 피곤한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승부는 연장 15회 말, 토렌스의 끝내기 홈런으로 LA 다저스의 승리로 끝났다.

형수에게 주전 자리를 위협 받으며 절반씩 경기를 나눠서 출장하고 있던 찰나에 월드 시리즈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연장 끝내기 홈런을 때렸으니 한 사람은 천국으로, 한 사람은 지옥으로 떨어지는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헐!”

우중간 담장을 넘겨버리는 토렌스의 타구를 바라보며 형수는 팀 승리에 기쁘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절대 기뻐할 수 없는 얼굴로 입맛을 다셨다.

“젠장! 4차전에는 빠지겠네. 어휴~!”

형수의 한탄에 녀석의 어깨를 툭툭 쳐주었다.

솔직히 억울하고 답답하기로 따지면 1차전부터 3차전까지 내리 선발 라인업에 이름이 빠졌던 토렌스다. 공격력이 약하다는 이유만으로 수비력이 더 좋은 토렌스 대신 형수가 항상 포수 마스크를 썼는데, 오늘 경기에서 게레로 감독에게 상당한 갈등을 던져준 거다.

그리고 내 생각에도 3차전에서 극심한 부진을 보인 형수보다는 끝내기 홈런까지 터트리며 상승세를 탄 토렌스가 4차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컸다.

“내일 경기에서 우리가 승리하면 5차전에는 다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거야.”

“응? 무슨… 아!”

내 말에 무슨 소리냐는 듯 나를 바라보던 형수가 이내 내 뜻을 알아차리고는 히죽 웃었다.

시리즈 전적 2승 1패.

4차전에서 승리하면 3승 1패가 된다.

그렇다면 게레로 감독 입장에서는 무조건 LA 홈에서 월드 시리즈 우승을 하려고 할 거다.

시작과 끝.

5차전 선발은 내가 될 가능성이 무척이나 높았다.

물론, 월드 시리즈에서 창출되는 어마어마한 금전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7차전까지 경기를 끌고 가는 것이 맞겠지만, 무려 40년 만의 우승을 코앞에 두고 위험하게 경기를 치를 이유가 없는 다저스였다.

그러나 절대 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대가 뉴욕 양키스다.

만에 하나라도 4차전과 5차전에서 연속으로 패배를 하면 시리즈를 끝내야 하는 내가 다급하게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리기 위해 6차전에 등판하기 때문이다.

내일 LA 다저스의 선발 투수는 포스터 그리핀.

시즌 내내 좋지 않은 모습으로 내년 시즌을 기약할 수 없는 포스터 그리핀이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를 대신해서 4차전 선발에 등판시킬 다른 투수가 없었다.

결국은, 타선이 얼마나 폭발해주느냐가 관건이다.

다행이라면 양키스의 선발 투수 역시 기존의 4선발 투수가 부상으로 자리를 이탈하면서 5선발 투수가 올라와야만 했다. 성적만 놓고 본다면 포스터 그리핀보다 좋다고 부를 수 없었으니 결과적으로는 양키스 입장으로서도 얼마나 포스터 그리핀을 두들겨서 점수를 내느냐였다.

‘5차전까지 간다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암흑의 경기가 펼쳐진다.

다저스와 양키스 모두 마땅한 선발 투수가 없었으니까.

이런 경기에서 깜짝 스타가 탄생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그런 결과는 나나 다저스나 결코 원하는 그림이 아니다.

게레로 감독의 머릿속에 구상되어져 있는 4차전은 안 봐도 뻔했다.

투수 총력전.

포스터 그리핀을 선발로 내세우면서도 불펜 투수들을 모조리 투입해서 어떻게든 양키스의 타선을 막으려고 할 거다.

꾸역꾸역 막아도 좋으니 승리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경기를 운영하겠지.

그렇게 승리하면 11월 4일 대망의 월드 시리즈 5차전에서 LA 다저스는 40년 만의 월드 시리즈 우승을 거머쥐게 될 거다.

내일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두가 알고 있었다.

짜릿한 연장 승리를 쟁취한 다저스 선수들이었지만, 어느 한 명도 긴장이 풀어지지 않았다. 연장 혈투로 인한 체력 소모가 대단했지만, 내일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선수들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3차전 승리의 기쁨보다는 내일의 경기를 위해 조금이라도 더 체력을 보충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형수 역시 집으로 들어가기가 무섭게 씻고 잠을 잤고, 나는 5차전이든, 6차전이든 최상의 컨디션으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도록 가볍게 운동을 하고 잠을 잤다.

@

-크레이그 바렛! 싹쓸이 3루타를 터트립니다! 이로서 다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3점차 리드를 지키며 4차전 승리를 코앞에 뒀던 양키스로서는 지금 상황이 굉장히 불편할 것만 같습니다! 무엇보다 다 이겨놓은 경기에서 동점 상황이 되었고, 이제는 역전 위기에 처했습니다!

8회 말 2사 만루 상황에서 크레이그 바렛의 타구가 우익수 깊은 곳을 꿰뚫으며 극적인 3타점 3루타가 터졌다. 무엇보다 6대3으로 패색이 짙었던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버렸기에 다저 스타디움을 찾은 LA 다저스 팬들은 난리가 났다.

무엇보다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2사 3루 상황이었기에 또 다시 단타 하나면 역전으로까지 경기를 뒤집을 수 있게 된다.

타석에 들어선 코리 시거의 표정이 비장했다.

월드 시리즈 내내 좋은 활약을 보여주긴 했지만, 경기를 주도했다거나 극적인 상황을 연출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기회가 왔다. 여기서 역전 적시타를 하나면 된다. 그거면 코리 시거는 충분히 제 몫을 한 타자로 각인된다.

딱!

투수 옆을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가는 안타.

3루에 있던 크레이그 바렛이 홈으로 들어왔고, 코리 시거는 1루 베이스를 밟고 지나가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직 9회 초, 뉴욕 양키스의 공격이 남아 있었지만 승리에 대한 확신이 드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런 내 확신은 결국 맞아 떨어졌다.

1점차 짜릿한 승리.

그것도 역전승이라서 더욱더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내일, 부탁한다.”

클럽 하우스에서 트라웃과 코리 시거가 함께 내게 다가와 그렇게 말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 역시도 모두 날 믿는다는 신뢰의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현재 LA 다저스 선수들은 극적인 드라마보다는 안정적인 우승을 바라고 있었다.

자그마치 40년 만의 우승이니까.

이럴 때는 긴장하는 모습보다는 나만 믿으라는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줘야겠지?

“내일 샴페인 터트리죠.”

내 말에 트라웃이 화통하게 웃었고, 코리 시거도 멋진 미소를 지으며 내 어깨를 두드렸다.

그리고 내일, 우승을 확정짓고 나면 곧바로 해야 할 일이 있었다.

그 일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내일 경기 뉴욕 양키스를 확실하게 잡아야만 했다.

날이 밝았고, 마지막 결전의 시간이 다가왔다.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의 월드 시리즈 5차전.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8년 마지막 야구 경기였기에 주변 도로는 극심한 교통 체증을 불러 일으켰다. 흔한 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는데, 재밌는 광경은 대다수의 다저스 팬들은 이미 월드 시리즈 우승을 축하한다는 문구가 적힌 피켓과 커다란 현수막 등을 들고 다녔다.

믿음.

40년의 악몽을 끊어줄 거라는 굳건한 믿음이 다저스 팬들에게 있었고, 그 믿음의 대상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였다.

“오빠-!”

다저 스타디움에 도착해서 클럽 하우스로 향하는데 반가운 음성이 들렸다.

“네가 여긴 어떻게 왔어?”

지아였다.

학교 때문에 미국에 올 수 없었던 지아가 갑자기 나타난 거였다.

지아의 곁에는 아버지와 어머니는 물론, 안젤라와 황병익 대표와 유혁선 선배와 박호찬 선배까지 함께 서 있었다.

“오늘 경기만 후딱 보고 바로 한국으로 갈 거야. 그러니까 이겨!”

오늘 경기를 위해 미국까지 온 지아의 모습에 걱정 말라는 듯 대답했다.

“걱정 하지마. 오늘 반드시 이길 테니까.”

“당연하지! 원래부터 걱정은 하지도 않았어! 많은 건 바라지 않을게. 1차전처럼 퍼펙트 게임으로 끝내! 알겠지?”

“그건 좀 어려운 부탁 같은데?”

“뭐야! 그 정도도 못해? 내가 학교까지 빠져가면서 왔는데 그 정도 성의는 보여야지! 하여간, 난 퍼펙트 아니면 인정하지 않을 테니까 반드시 퍼펙트로 끝내!”

지아의 말에 부모님을 비롯해서 안젤라와 선배들까지 모두 웃고 말았다.

“오늘 경기도 부담 갖지 말고 언제나처럼 자신 있게 네 공을 던지길 바란다.”

아버지의 당부.

“아들! 엄마는 아들이 이겨도 좋고, 져도 좋으니까 다치지만 않았으면 좋겠어. 엄마 마음 알지?”

어머니의 걱정.

“이미 저번 경기에서 당신이 얼마나 대단한 투수인지 모두에게 보여줬으니까 그거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무리하지 말고 즐거운 경기를 했으면 좋겠어요.”

안젤라의 응원.

“퍼펙트야! 퍼펙트 아니면 절대 안 돼! 알겠지?”

지아의 협박.

“차지혁 선수라면 반드시 오늘 경기 승리하리라 봅니다. 아마도 오늘 경기가 끝나고 나면 맥브라이드 단장을 비롯해서 많은 단장들이 저와 만나고 싶다고 꽤나 괴롭힐 테지만, 에이전트의 입장에서 그것보다 더 즐거운 일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하하하!”

“다저스의 40년 한을 반드시 네 손으로 풀어주길 바라마. 너라면 분명히 할 수 있으니까. 긴장하지 말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해주면 될 거다.”

“다른 무엇보다도 한국인이 다저스의 월드 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는 게 난 가장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정말 고맙다.”

황병익 대표와 선배들의 격려까지.

어느새 경기에 대한 긴장이나 압박 따윈 씻은 듯이 사라져버렸다.

오늘 경기는 모두를 위해서 던지겠다.

지금까지 내가 야구를 해오면서 이 자리에까지 올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응원을 해주었던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최고의 공을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월드 시리즈 우승을 향한 피칭이 시작됐다.

@

퍼엉! 퍼엉! 퍼엉! 퍼엉! 퍼엉! 퍼엉! 퍼엉! 퍼엉!

끊임없이 터지는 폭죽 소리에 그제야 온 몸에 힘이 쭉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월드 시리즈 두 번째 퍼펙트 게임.

나조차도 믿겨지지 않는 또 하나의 기록이 수립되었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관중석을 바라봤다.

대다수의 LA 다저스 팬들이 울고 있었다.

기쁨의 눈물, 감격의 눈물이었다.

뉴욕 양키스를 열렬히 응원하던 팬들 중에서도 눈물을 훔치는 이들이 있었다.

기쁨의 눈물이라기보다는 패배의 아쉬움과 분한 감정이 섞인 눈물이겠지.

하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이었다.

분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던 양키스 팬들조차 어느 정도 감정이 가라앉자 박수를 치며 다저스의 승리를, 내가 세운 위대한 기록에 대한 순수한 감정으로 박수를 쳐주기 시작했다.

그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나자 마운드에 서 있는 나를 향해 LA 다저스의 모든 선수들이 달려들었다.

그렇게 난 죽지 않을 정도로 선수들에게 격렬한 인사를 온 몸으로 받아야만 했다.

LA 다저스의 40년 만의 월드 시리즈 우승.

경기가 끝났지만 자리를 떠나는 관중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우승 트로피를 받는 장면, 수많은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인터뷰를 하는 모습, 그리고 MVP에 호명되며 수상 소감을 하는 것까지 팬들은 단 한 장면도 놓칠 수 없다는 듯 모두 기립해서 그 긴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지금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는 모든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아나운서의 물음에 나는 슬쩍 뒤를 돌아봤다.

형수가 고개를 좌우로 연신 흔들고 있었다.

-척?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대답을 재촉하기보다는 내 행동에 의구심을 품고 있는 아나운서의 모습을 바라보던 와중에 누군가 헐레벌떡 뛰어왔고, 그에게 제법 고급스러운 네모난 케이스를 받아든 형수가 재빨리 내게 달려왔다.

형수는 내게 네모난 케이스를 건네주고는 익살스럽게 웃으며 물러났다.

-척, 그건…….

아나운서가 케이스를 알아보곤 뭐라고 하려는 순간, 말을 끊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반드시 꼭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렇게 말을 하고 인터뷰 박스에서 벗어나 걸음을 옮겼다.

처음에는 자신 있게 걸었지만, 걸음수가 늘어갈수록 온 몸이 경직되기 시작했다.

“후우. 후우. 후우.”

전력으로 공을 100개 정도 던질 것처럼 호흡이 올라왔다.

갑작스런 내 돌발 행동에 아나운서는 물론, 나를 잡고 있던 카메라도 다급하게 나를 따라 움직였다. 동시에 내 인터뷰를 지켜보던 관중들도 크게 술렁거렸다.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목이 바짝바짝 말랐고, 과연 지금 내 행동이 맞는 건가 하는 의심도 들었지만, 이제와서 되돌릴 수 없었기에 멈추지 못했다.

그렇게 내가 걸어서 도착한 곳은.

“오빠?”

지아가 내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라서 날 쳐다보다 이내 내 시선이 안젤라에게 머물고 있다는 걸 확인하고는 슬그머니 뒤로 빠져줬다.

눈치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힌 지아였다.

안젤라는 돌발적으로 벌어진 내 행동과 카메라가 자신을 비추고 있자, 살짝 당황한 얼굴로 지금 상황을 해석하려고 했다.

“후우우우우.”

크게 숨을 토해내고는 안젤라의 손을 잡고 다시 걸었다.

“척, 뭐하는 거예요?”

안젤라가 나만들을 수 있게끔 작게 물었다.

음성에는 당혹스러움이 가득했다.

“잠시만요.”

그렇게 대답을 하고 안젤라의 손을 잡고 걸어간 곳은 다저 스타디움의 마운드 위였다.

안젤라를 마운드 한 가운데 세워두고 그녀의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

내 행동에 그제야 관중석에서 ‘우와아아아’하는 함성이 들렸다.

안젤라 또한 내가 자신 앞에서 무릎을 꿇자 다음 행동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는지 얼굴이 빨갛게 변하는 것 같았다.

형수에게 받은 고급스런 케이스를 조심스럽게 열었다.

반지였다.

정식으로 월드 시리즈 우승을 하고 나서 받을 수 있는 월드 시리즈 우승 반지는 아니었고, 내가 특별히 황병익 대표에게 부탁을 해서 만든 모조품으로, 작년 월드 시리즈 우승 반지의 디자인을 약간만 더 세련되게 바꾸고 안젤라가 끼고 다니기 좋은 방향으로 형태만 변형을 줬다.

모조품이라고 하지만 가격은 상상을 초월했다.

반지 테두리를 감싸듯이 박혀 있는 작은 다이아몬드들의 가격만 하더라도 억억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였으니까.

무엇보다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안젤라만을 위한 반지였다.

반지를 안젤라에게 내밀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안젤라, 당신을 사랑해요. 나와 결혼해 주겠어요?”

< 『해외편 - 220』 > 끝

ⓒ 독고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