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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마일-94화 (94/221)

< 『해외편 - 094』 >

『해외편 - 094』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는 거야? 설마, 내일 선발이 아니라서 기분이라도 나쁜 거야?”

샤워를 끝낸 형수가 머리를 털며 다가왔다.

2027년 메이저리그 첫 번째 시범 경기가 내일 열린다.

상대팀은 신시내티 레즈.

2026년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세인트루이스에 이어 2위를 기록했던 팀이다.

전체적으로 투수력과 타선이 골고루 조화를 이루고 있지만, 어느 한쪽도 리그 정상급이라 부를 정도로 압도적인 면은 없었다.

반대로 특별히 약하다거나, 부족함이 느껴지는 팀도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내가 기분 나쁠 게 뭐 있어? 당연히 몇 년 동안 꾸준히 에이스 역할을 한 필 맥카프리가 선발로 경기에 나서는 건데. 시범 경기가 아니라 개인적인 문제 때문에 그래.”

개인적인 문제라는 말에 형수가 내 앞에 엉덩이를 깔고 앉았다.

“뭔데? 형님한테 털어놔봐. 흐흐흐.”

장난스럽게 웃고 있지만, 눈은 진지했다.

먼 미국 땅까지 홀로 온 나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한다는 마음이 충분히 느껴졌다.

몇 번을 망설이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다른 문제라면 모를까, 현재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전적으로 투수인 내 문제였다.

“괜찮아. 내가 해결해야 할 문제야.”

“그러니까 말해봐. 혹시 알아? 내가 의외로 쉽게 해결책을 제시할지.”

그럴 수도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을 들어줄 준비를 하는 형수의 모습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형수의 말대로 해결책을 제시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누군가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라 여겼다.

“슬라이더 때문에 그래.”

“왜? 저번에 보니까 제법 괜찮던데?”

형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틀 전, 슬라이더를 던져봐도 괜찮겠다 싶어서 형수에게 부탁을 했고, 그날 저녁 슬라이더를 받아줬다.

결과적으로 난생 처음으로 던져봤던 슬라이더는 만족스러웠다.

무리해서 구속을 끌어올리지 않았지만, 익숙해지면 충분히 고속 슬라이더라 불릴 구속과 제법 날카롭게 꺾였던 각도 역시 포수인 형수가 누구보다 칭찬을 할 정도로 훌륭했다.

“슬라이더 자체는 괜찮았지. 그런데 던질 수가 없어.”

“던질 수가 없다니? 무슨 소리야? 혹시, 어디 아픈 거야? 통증이라도 있어?”

형수의 얼굴이 걱정스럽게 변했다.

“그런 게 아니라, 버릇이 생기거든.”

“버릇? 아! 투구폼이 드러난다는 거야?”

“그래.”

그제야 알겠다는 듯 형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네 최대 장점이 동일한 투구폼에서 각기 다른 구종의 공을 던진다는 건데… 투구폼이 변한다면 메이저리그의 타자들이 대놓고 노릴 수밖에 없겠네. 투수의 약점을 절대 내버려두지 않으니까.”

비단 메이저리그 타자들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프로 야구 타자라면 누구에게나 통하는 일이다.

결과적으로 슬라이더를 던진다는 것 자체에 투수인 내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어진다.

“랜디 존슨은 뭐라고 그래?”

“간단해. 포기하라더군.”

“뭐?”

형수가 멍한 눈으로 날 바라봤다.

“슬라이더를 제외하더라도 이미 좋은 구종을 몇 가지나 가지고 있는 내가 굳이 약점으로 지적을 받을 슬라이더를 던질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

“딱히 틀린 말은 아니네.”

형수의 말에 쓴 웃음이 나왔다.

나 역시 현재 내가 가진 구종으로 2~3년, 더 길게 봐서 5년까지는 메이저리그에서 크게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생각했다.

완벽하게 손에 익은 서클 체인지업이 완성되면서 갖게 된 자신감이다.

하지만, 과연 세계 최고의 천재들만 모여 든 메이저리그에서 같은 패턴으로 6년, 7년, 더욱 길게 봐서 10년 그 이후까지도 자신할 수 있을까?

어려운 일이다.

아니, 불가능한 일이다.

그 어떤 투수도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10년을 버티진 못했다.

무엇보다 같은 패턴으로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지키려면 꾸준히 전력 피칭을 해야만 하는데, 소모품인 투수의 신체를 생각했을 때 굉장히 어리석은 짓이다.

그렇기에 모든 투수들은 나이가 들거나, 슬럼프에 빠지거나, 성적이 하락할 때마다 새로운 구종을 익히기 위해 온갖 노력을 들인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만으로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지배했던 랜디 존슨도 말년에는 구속 하락과 구위가 떨어지자 스플리터를 익혔다.

새로운 구종에 대한 세상 모든 투수들의 집착은 생명 연장의 꿈인 것이다.

슬라이더를 포기하라는 랜디 존슨의 냉혹한 평가는 내 투수 생명을 단축시키는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랜디 존슨은 그렇게 포기하라고만 한 거야?”

“3가지 방법을 제시했어.”

뜸들이지 말고 빨리 얘기하라는 듯 형수가 눈으로 재촉했다.

“첫 번째 방법은 슬라이더처럼 투구폼에 변형을 주지 않는 새로운 구종을 익히는 것. 현실적으로 가장 현명한 방법이고, 위험부담도 적은 방법이라더군. 나 역시 같은 생각이고.”

“맞는 말이네. 슬라이더 외에도 던질 수 있는 구종은 충분히 널려 있으니까. 차라리 랜디 존슨에게 스플리터를 배우면 딱이겠네.”

“그렇지 않아도 원한다면 스플리터를 가르쳐주겠다고 하더라고.”

“어째 말을 하는 게 별로인 모양이다?”

“지금 내게 필요한 변화구는 종변화구가 아니라 횡변화구니까.”

파워 커브, 체인지업 모두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종변화구다.

이미 충분히 훌륭한 수준의 종변화구를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스플리터를 배운다?

배워서 나쁠 건 없지만, 지금으로서는 딱히 필요성이 없었다.

“그렇긴 하겠네. 그럼 두 번째 방법은?”

“투구폼에 변형을 준다 하더라도 슬라이더를 고집하되, 알고도 못 칠 정도의 구위를 완성하라고 하더군.”

“하긴, 냉정하게 따져서 랜디 존슨의 슬라이더가 기술적으로 대단한 건 아니었지. 오로지 구위로 타자를 윽박질렀던 슬라이더였으니까.”

형수의 말대로다.

랜디 존슨이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만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최정상의 투수로 활약을 했던 건 다른 투수들이 넘보지 못했던 위력적인 구위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말해서 슬라이더를 던지는 기술적인 능력으로만 본다면 2010년대 후반, 메이저리그를 정복했던 LA 다저스의 영웅 클레이튼 커쇼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실제로도 2010년대 후반에 클레이튼 커쇼의 슬라이더는 언터처블이었다.

완벽한 제구와 날카롭게 꺾이는 예리한 각도는 말 그대로 타자들에게 재앙이었다.

나 역시 맥브라이드 단장이 처음에 날 위해 특별 투수 코치를 초청했다는 말에 가장 먼저 떠올린 투수가 클레이튼 커쇼였다.

“나쁘지 않은 방법 아니야? 까놓고 말해서 지혁이 너도 구위로 타자 찍어 누르는 스타일이잖아?”

딱히 틀린 소리가 아니라 반박을 할 수 없었다.

빼어난 제구력도 분명 갖추고 있었지만, 사람들에 눈에 나는 분명 강력한 파이어볼러였으니까.

어쩌면 이런 내 스타일의 정점을 찍어주고자 맥브라이드 단장이 클레이튼 커쇼가 아닌 랜디 존슨을 초청한 것일지도 모른다.

“투구폼에 변형이 오면 장기적으로 전체적인 투구 밸런스가 무너져. 슬라이더를 포기하더라도 투구폼에 변형을 줄 생각은 조금도 없어.”

“하긴, 투구 밸런스가 변하면 좋을 건 없지.”

포수다보니 투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형수였다.

“마지막 방법은?”

“이게 고민이야.”

“왜? 뭔데? 랜디 존슨이 어떤 방법을 제시했는데?”

“슬라이더가 아닌 변형 패스트볼을 직접 개발하라고 하더라고.”

“뭐?”

형수가 깜짝 놀란 얼굴로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새로운 구종을 만들어라.

랜디 존슨이 내게 말한 세 번째 방법, 그리고 현재 내가 고민하고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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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앙!

“스트라이크! 타자 아웃!”

주심의 외침에 마운드에 서 있던 필 맥카프리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5타자 연속 삼진.

신시내티 레즈와의 2027년 첫 번째 시범 경기에서 필 맥카프리는 압도적인 투구 내용을 보이고 있었다.

“시범 경기에서 벌써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94마일까지 나오네. 오버 페이스 아냐?”

시즌 최대 구속이 96마일인 필 맥카프리였으니 확실히 시범 경기에서 94마일까지 구속을 끌어올린 건 누가 봐도 오버 페이스였다.

“꾸준히 훈련을 하고 있나보지.”

훈련만 꾸준하게 이뤄진다면 오버 페이스는 아니다.

나 역시 당장 마운드에 올라가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라고 하면 96마일까지는 던질 자신이 있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투수의 어깨가 풀리는 건 맞지만, 더 중요한 건 날씨가 따뜻해지는 시간 동안 투수는 지속적으로 공을 던진다는 사실이다.

즉, 겨울 동안 한참을 쉬었기 때문에 구속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역으로 설명하면, 꾸준하게 훈련을 한 투수는 굳이 구속이 떨어질 이유가 없다는 소리다.

“커브 진짜 죽여준다.”

인정할 수밖에 없는 필 맥카프리의 12to6커브였다.

하늘이 내려준 재능이라고 할 정도로 메이저리그 역대급 12to6커브를 구사했던 클레이튼 커쇼에게 그대로 전수를 받은 필 맥카프리는 커브 역시 굉장히 훌륭했다.

메이저리그 현역 투수들 가운데 최고의 커브볼을 던진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현 메이저리그 최고의 커브에다가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스플리터까지 던질 수 있는 구종을 적절하게 섞어가며 투구를 하는 필 맥카프리의 피칭 스타일은 굉장히 똑똑했다.

구속과 구위도 뛰어난데 타자들과의 수 싸움에서도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으니 왜 다저스 구단에서 연평균 3천만 달러가 넘어가는 막대한 돈을 연봉으로 주는지 알 것 같았다.

딱!

내야를 벗어나지 못한 뜬공이 3루수 글러브에 잡히면서 신시내티 레즈의 공격이 끝나고 말았다.

3이닝 동안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를 시키지 않은 필 맥카프리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었다.

“휘유~ 9타자 상대로 6탈삼진이라니.”

형수가 작게 휘파람을 불며 대단하다는 듯 필 맥카프리를 바라봤다.

“진짜 인간은 별론데 야구는 끝내주게 한다. 그렇지?”

대답대신 피식 웃고는 수비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선수들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짝.

필 맥카프리가 내가 내민 손에 마주 손바닥을 마주치며 한쪽 입 꼬리만 올리며 웃었다.

눈에 뻔히 보이는 웃음의 의미였지만, 나는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고 다른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어차피 시범 경기일 뿐이다.

시범 경기에서 퍼펙트를 기록한다 하더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중요한 건 시즌 경기에서의 내용이다.

필 맥카프리는 이미 정상에 서 있는 투수고, 나는 이제 그 정상으로 오르려는 투수다.

어느 쪽이 더 긴장을 하고 있을까?

굳이 내가 일일이 대응을 하지 않아도 필 맥카프리는 이미 나라는 존재를 굉장히 신경 쓰고 있다.

오늘 시범 경기에서 보여준 투구 내용도 같은 맥락이다.

자신이 다저스의 에이스라는 사실을 내게 어필하는 거다.

“역시 마음에 안 드는 인간이야.”

형수도 필 맥카프리의 거만했던 미소를 웃음을 봤는지 내 옆으로 다가와 작게 속삭였다.

“너도 내일 확실하게 보여줘라.”

내일, 두 번째 시범 경기가 있다.

선발 투수는 나였고, 게레로 감독은 형수에게도 선발 출전을 준비하도록 지시했다.

나를 위한 배려인지, 형수의 실력을 확인하고자 함인지 알 수 없지만, 그렇게 나와 형수의 한국인 배터리가 시범 경기라 하더라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첫 선을 보일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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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벌써 일어난 거야?”

가볍게 조깅을 하고 호텔로 돌아오니 그제야 형수가 꿈틀거리며 눈을 떴다.

“하여간 대단하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그렇게 열심히 뛰는 놈은 이 세상에 너밖에 없을 거다.”

몸을 일으키며 형수가 제 얼굴을 손바닥으로 자극하며 잠을 쫓아냈다.

샤워를 하고 나오니 형수가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있었다.

“오늘 컨디션은 어때? 코리아 쇼크가 어떤 건지 확실하게 알려줄 준비가 됐어?”

“나쁘지 않아.”

“네 입에서 나쁘지 않다는 말은 좋다는 의미니까 오늘 기대해도 좋겠네. 3이닝 예정이지? 깔끔하게 9타자만 상대하고 끝내라. 흐흐흐!”

“아침 먹으러 가자.”

내 말에 형수가 스트레칭을 하다 말고 몸을 일으켰다.

“가자! 오늘은 든든하게 불고기로 시작하자!”

“점심은?”

“오후에 경기가 있으니까 당연히 힘을 쓰려면 한우를 먹어야지!”

삼시세끼 항상 고기가 있어야 밥을 먹는 형수였다.

호텔 식당에서는 거의 모든 나라의 요리를 맛볼 수 있었다.

나와 형수는 거의 대부분의 식사를 한식으로 먹고 있었는데, 그 맛이 제법 괜찮았기에 음식이 입에 맞질 않는다는 말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간단하게 된장찌개를 먹은 나와 다르게 거창하게 불고기로 밥 두 공기를 먹어치운 형수는 아주 만족스럽게 웃으며 식당을 나왔다.

“지혁아, 저기!”

식당을 나와 호텔 로비를 걷던 중 형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누군가를 가리켰다.

180cm가 조금 넘는 키에 날렵한 몸을 가진 동양인이었다.

살짝 찢어진 눈매와 좁은 턱, 작은 입은 꽤나 신경질적으로 보였다.

직접 본 적은 없지만, TV를 통해서 꽤 자주 본 남자다.

“사토시 슌.”

2025년 신인 드래프트 톱3의 한 자리를 차지한 역대급 천재 타자.

일본 역사상 최고의 재능을 가졌고, 아직까지 깨지지 않은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안타(262개)의 기록 보유자인 스즈키 이치로조차 자신의 기록을 깰 유일한 선수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은 타자가 바로 사토시 슌이다.

“저 자식 오늘 시범 경기에 나올 거다. 작년 트리플A에서 4할 5푼이 넘는 타율에다 146개의 도루를 성공해서 콜로라도에서 거는 기대가 엄청나다고 하더라고. 하긴, 성적이 뭐 괴물이니.”

트리플A에서 4할 5푼의 타율이라면 당장 메이저리그에 올려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적을 낼 수 있다. 그럼에도 콜로라도에서 사토시 슌을 올리지 않았다는 건 그만큼 확실하게 키우겠다는 뜻이다.

“그러고 보니까 올 시즌에는 너도 그렇고, 2025년 신인 드래프트 톱3랑 빅4가 전부다 신인왕 경쟁을 하겠네. 완전 괴물 신인들 잔치겠구나.”

2027년 메이저리그는 형수의 말대로 괴물 신인들의 경쟁으로 뜨거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몇 명은 이미 작년 시즌 메이저리그를 미리 경험하긴 했지만, 신인왕 후보에 오를 정도의 경기수를 소화하진 않았다.

대부분의 시간을 마이너리그에서 담금질을 하고 올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에서의 활약을 예고하고 있었다.

역대급 타자 3명과 미래의 에이스라 불릴 4명의 투수, 거기에 아시아 넘버원 투수라고 불렸던 니노마에 류지까지.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치열한 신인왕 경쟁이라는 소리가 괜한 소리가 아니었다.

오죽했으면 올 시즌 MVP나 사이영상보다 신인왕을 누가 타느냐가 더 큰 관심을 받을 정도였다.

“지혁아, 지지마라. 저런 괴물들보다 네가 더 대단한 괴물이라는 걸 똑똑히 보여줘.”

“괴물은 무슨…….”

나 역시 질 생각은 조금도 없다.

개인 타이틀에 대한 집착은 없지만, 확실히 이번 메이저리그 신인왕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솔직히 있었다.

평생 단 한 번 밖에 탈 수 없는 유일한 상이 바로 신인왕이다.

더욱이 올 시즌 신인왕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로 치열할 거라고 했으니 더욱더 놓치고 싶지 않았다.

< 『해외편 - 094』 > 끝

ⓒ 독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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