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편 - 085』 >
『해외편 - 085』
《차지혁을 잡기 위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치열한 영입 전쟁!》
『2026년 메이저리그의 오프시즌 딜(off-season deal), 쉽게 하는 말로 스토브리그(stove league)는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바로 단 한 명의 선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투수 차지혁(대전 호스크, 만19세)을 서로 영입하기 위해서다.
현재 많은 메이저리그의 구단들은 차지혁 앓이 중이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텍사스 레인저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LA 다저스, LA 에인절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등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최고의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차지혁을 영입하기 위해 치열한 영입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국 프로 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차지혁을 차지하기 위한 각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이미 최소 5년 2억 달러부터, 최대 10년 3억 달러라는 믿기지 않을 초대형 계약서를 서로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그 어떤 투수도 이런 초특급 대우를 받은 적은 없다. 2026년 현재까지 메이저리그 최고의 이적생으로는 일본인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를 꼽는다. 2014년 당시 뉴욕 양키스와의 계약에서 포스팅금액(2천만 달러) 포함 7년 1억 7500만 달러를 기록했고, 2026년 현재까지 무려 12년 간 깨지지 않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올해가 지나가기 전까지 이적 계약서에 도장을 찍겠다는 YJ에이전시 황병익 대표(차지혁 에이전트)의 말에 의하면 새로운 계약 기록이 생겨날 예정이다.
차지혁을 영입하기 위해 대전 호크스에 지불해야 할 바이아웃 금액 350억을 포함하면 실질적으로 차지혁은 다나카 마사히로보다 무려 1억 달러 이상의 금액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차지혁의 최종 행선지는 어디일까?
모 설문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대다수의 국민들은 뉴욕 양키스 행을 바라고 있었다. 차지혁이 만약, 메이저리그 최고의 명문 구단인 뉴욕 양키스와 계약을 하게 된다면 한국인으로서는 4번째로 뉴욕 양키스의 유니폼을 입는 선수가 된다. 뉴욕 양키스 다음으로는 한국인들에게는 가장 유명한 LA 다저스가 꼽혔고, 그 밑으로는 나머지 구단들이 모두 대동소이했다.
차지혁의 에이전트는 모든 구단들의 이적 협상을 공평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선수 본인의 의견에 따라 가장 좋은 환경의 구단을 선택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6년 한국 프로 야구 무대에 첫 발을 내딛은 차지혁 선수는 데뷔년도에 한국 프로 야구의 역사를 새로 작성하며 1년 만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받으며 메이저리그로 이적을…….』
◎ 한국 스포츠 장남영 기자. 작성일 2026년 12월 6일 일요일.
- 뉴욕 양키스 한 표! 악의 제국이니 어쩌니 해도 양키스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야구 선수로서는 최고의 성공이라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난 차지혁이 핀스트라이프를 입고 마운드에서 공 던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 같은 생각입니다. 한국인이 뉴욕 양키스에서 에이스로 마운드에 선다고 생각해보면 이것보다 더한 영광과 뿌듯함은 없습니다.
┗ 그렇다고 또 무슨 영광이냐? 세계 최고의 투수인 차지혁이 양키스 유니폼 입어준다는 걸 영광이라 여기면 또 모를까.
┗ 세계 최고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차지혁이 대단한 건 사실이지만, 메이저리그 가봐야 아는 거 아닌가? 국내에서 아무리 외계인 소리 들었어도 메이저가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다. 막말로 난타 당해서 세계 최고의 먹튀 소리 들을 수도 있다.
┗ 아직도 차지혁 까는 놈이 있네? 너 같은 놈 올 초에 X나 많았다. 그런데 지금 거의 사라졌지. 너도 내년 이맘때면 조용히 아닥하고 있거나, 차지혁 깐 적 없다는 듯 미친 듯이 빠순이 짓 하겠지!
- 제발 보스턴으로 가라! 보스턴 암흑기를 제발 차지혁이 선두에서 끊어줬으면 좋겠다!
┗ 차지혁 한 명 간다고 보스턴 암흑기가 달라질 리가 없죠. 보스턴가서 차크라이되는 모습 보고 싶지 않네요.
┗ 차크라이가 뭔가요?
┗ 차지혁 + 크라이(cry) = 차크라이. 잘 던지고도 승수 못 쌓아서 우는 선발 투수들을 빗대어 하는 말입니다.
- 친한국 구단인 LA 다저스! 박호찬, 유혁선의 뒤를 이어서 다시 한 번 LA 다저스에서 한국인 투수가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
┗ 다저스 좀 지겹지 않나? 생소한 팀에서 뛰는 것 좀 보고 싶은데.
┗ 다저스 추천! 어설프게 전혀 모르는 팀에서 뛰는 것보다는 익숙한 팀이 좋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다저스에서 뛰어야 현지 생중계로 경기 보기가 편함! 한국에서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다저스로 갔으면 합니다.
┗ 확실히 다저스 경기가 보기는 편하지.
- 우승을 원한다면 가을 좀비 카디널스로 가자! 메이저리그 그 어떤 팀보다 우승 확률 높은 팀이 가을 좀비다! 카디널스랑 종신 계약 맺고 우승 반지 5개만 끼웠으면 좋겠네!
- 염병! 자이언츠는 왜 없는 거야? 차지혁만 영입하면 진짜 막강 선발진 꾸릴 수 있는데!
- 디트로이트! 디트로이트! 10년 3억 달러다! 무슨 말이 필요한가!
- 3억 달러 준다고 했던 팀 또 있질 않았나? 프로는 돈이지! 무조건 돈 많이 주는 팀으로 가라! 돈 많이 받아야 팀에서도 그만큼 대우해주고, 기회도 많이 줄 수밖에 없다!
┗ 콜로라도 7년 3억, 샌디에이고 8년 3억. 소문에 샌디에이고 구단주는 4억도 줄 수 있다고 하더군요. 샌디에이고 야구계 만수르 아니랄까봐, 돈 자랑 확실하게 해주네.
┗ ㅋㅋㅋ야구계 만수르! 5년 안으로 샌디에이고 믈브에서 최강팀 되겠네!
┗ 돈만 있다고 과연 될까? 야구는 좀 다를거라고 생각되는데.
┗ 다르긴 뭐가 달라? 어차피 프로는 돈이다. 지금이야 슈퍼스타들 샌디에이고, 콜로라도 같은 갑부 구단주 돈질에도 움직이지 않지만 그게 언제까지 유지될까? 진짜 작정하고 돈 풀면 슈퍼스타들도 하나, 둘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 놈만 제대로 엮으면 굴비 엮듯 줄줄이 따라간다. 축구나 야구나 어차피 프로 스포츠는 다 똑같다!
┗ 돈이 최고긴 하지. ㅋㅋ
- 5년 2억 달러. 계약금 얼마일지 모르지만, 계약 총액으로만 따지면 평균 연봉 4천만 달러. 한화로 400억 넘는다. 이건 뭐 완전 넘사벽이네. 중요한 건 차지혁이 4천만 달러 끊으면, 이제 줄줄이 4천만 달러짜리 선수들 생겨나겠군.
┗ 내 나이 42! 연봉 4100만 달러가 아닌 원 ㅠㅠ
@
“각 구단에서 제안을 해온 계약 초안서입니다.”
황병익 대표는 엄청나게 두툼한 서류철을 차례, 차례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서류철 표면에는 각 구단의 이름이 대문짝만하게 프린트 되어 있었다.
대충 봐도 각 구단마다 30~40장 정도는 되어 보이 서류들이 서류철에 담겨져 있었다.
“설마, 이걸 제가 일일이 다 확인해야 하는 겁니까?”
보는 것만으로도 답답해질 정도의 양이었다.
이 많은 걸 모조리 확인하려면 엄청난 시간을 소비해야 할 것 같았다.
“확인하고 싶다면 얼마든지 확인을 해봐도 됩니다.”
히죽 웃는 황병익 대표의 말에 나는 재빠르게 고개를 저었다.
“절대 확인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런 걸 대신 해주는 사람이 에이전트다.
나까지 나서서 내용을 일일이 살펴볼 이유가 없었다.
황병익 대표는 이윽고 들고 다니는 서류 가방에서 몇 장의 서류를 다시 내 앞에 내밀었다.
“계약 초안서에 담겨 있는 중요 내용들을 압축해서 정리했습니다. 이건 반드시 차지혁 선수 본인이 꼭 봐야 합니다.”
본인이 꼭 봐야 한다는 말을 유독 강조하는 황병익 대표의 말에 서류를 확인했다.
다행이라면 7장 정도 밖에 되질 않았고, 내용도 아주 간단하게 정리가 되어 있어 순식간에 확인을 할 수 있었다.
<뉴욕 양키스>
계약 기간 : 7년.
계약금 : $ 20M.
연봉 총액 : $ 230M.
지급 옵션 : 20게임 선발 출장.
계약 총액 : $ 250M.
보너스 조항.
[사이영상 투표 3위, 10만 달러, 1순위 상승시 추가 5만 달러.]
[AL(American League) MVP 투표 5위, 10만 달러, 1순위 상승시 추가 5만 달러.]
[WS(World Series) MVP 30만 달러.]
[GG(Golden Glove) 20만 달러.]
[올스타 선정 10만 달러.]
[승리 수당 1만 달러.]
선수 옵션(Player's option).
[부분 트레이드 권한.]
[마이너리그 거부권.]
[5시즌 옵트아웃(opt out) 가능.]
[초상권 수익 배분 비율 30%.]
바이아웃 : $ 100M.
<보스턴 레드삭스>
계약 기간 : 8년.
계약금 : $ 30M.
연봉 총액 : $ 240M.
지급 옵션 : 23게임 선발 출장.
계약 총액 : $ 270M.
선수 옵션(Player's option).
[부분 트레이드 권한.]
[마이너리그 거부권.]
[4시즌 옵트아웃(opt out) 가능.]
[초상권 수익 배분 비율 30%.]
바이아웃 : $ 120M.
계약 기간 : 7년.
계약금 : $ 25M.
연봉 총액 : $ 225M.
지급 옵션 : 20게임 선발 출장.
계약 총액 : $ 250M.
선수 옵션(Player's option).
[트레이드 거부권.]
[마이너리그 거부권.]
[4시즌 옵트아웃(opt out) 가능.]
[초상권 수익 배분 비율 40%.]
바이아웃 : $ 100M.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계약 기간 : 5년.
계약금 : $ 20M.
연봉 총액 : $ 150M.
지급 옵션 : 20게임 선발 출장.
계약 총액 : $ 170M.
선수 옵션(Player's option).
[부분 트레이드 권한.]
[마이너리그 거부권.]
[초상권 수익 배분 비율 50%.]
바이아웃 : $ 80M.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계약 기간 : 10년.
계약금 : $ 50M.
연봉 총액 : $ 250M.
지급 옵션 : 15게임 선발 출장.
계약 총액 : $ 300M.
선수 옵션(Player's option).
[부분 트레이드 권한.]
[마이너리그 거부권.]
[7시즌 옵트아웃(opt out) 가능.]
[초상권 수익 배분 비율 30%.]
바이아웃 : $ 150M.
<텍사스 레인저스>
계약 기간 : 10년.
계약금 : $ 40M.
연봉 총액 : $ 270M.
지급 옵션 : 20게임 선발 출장.
계약 총액 : $ 310M.
선수 옵션(Player's option).
[트레이드 거부권.]
[마이너리그 거부권.]
[6시즌 옵트아웃(opt out) 가능.]
[초상권 수익 배분 비율 40%.]
바이아웃 : $ 150M.
계약 기간 : 6년.
계약금 : $ 30M.
연봉 총액 : $ 230M.
지급 옵션 : 20게임 선발 출장.
계약 총액 : $ 260M.
선수 옵션(Player's option).
[트레이드 거부권.]
[마이너리그 거부권.]
[5시즌 옵트아웃(opt out) 가능.]
[초상권 수익 배분 비율 60%.]
바이아웃 : $ 100M.
계약서의 내용들은 거의 비슷비슷했다.
계약 기간과 연봉이 조금씩 다르긴 했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보너스 조항들도 거의 같았다.
중요한 건 선수 옵션이었다.
트레이드 거부권과 부분 트레이드 권한은 말 그대로 트레이드 자체를 완전히 거부하거나, 일부 구단에 한해서 트레이드를 허용한다는 뜻이었다.
옵트아웃의 경우 FA제도가 있던 시절 가장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었던 조항이다.
에인절스를 기준으로 설명한다면, 6년 계약 중 5년은 반드시 에인절스에서 뛰고, 나머지 1년에 한해서 기존 계약대로 에인절스에서 뛸 것인지, 연장 재계약을 맺을 것인지, 다른 구단과 새로운 계약을 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인 것이다.
물론, 구단에서 동의를 얻어야 하겠지만, 실제로는 선수 의지에 따라 결정이 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초상권 수익 배분 비율 차이가 생각보다 컸다.
특히, 양키스, 보스턴, 디트로이트의 경우 30% 밖에 인정을 해주지 않았기에 가장 짰고, 에인절스의 경우 그 두 배인 60%까지 인정을 해주고 있었다.
“초상권 수익 배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유혁선 선수의 경우 은퇴 마지막 해에 초상권만으로 600만 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당시 LA 다저스에서 인정한 초상권 수익 배분 비율이 25%였습니다.”
연봉 외에 추가 수입이 600만 달러였다.
실제로 메이저리그 초상권 재벌이라 불리는 일부 선수들의 경우 매년 2천만 달러가 넘는 수익을 기록한다고 했다.
여기에 스폰서 계약과 광고까지 더하면 매년 벌어들이는 돈이 어마어마했다.
유혁선 선배 역시 한 때는 연봉보다 초상권과 스폰서, 광고 등으로 더 많은 돈을 벌었다는 기사가 있었다.
때문에 스포츠 선수에게 초상권 수익에 대한 배분 비율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였다.
“대전 호크스에서도 올 한 해 동안 차지혁 선수로 인해 벌어들인 수익이 100억을 넘었다고 합니다.”
들어서 알고 있었다.
황병익 대표가 계약 후에 초상권에 대한 배분을 받지 못해 얼마나 미안해했는지도 아직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번 이적 계약에서 초상권 배분은 황병익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 중 하나였다.
하지만, 양키스나 보스턴 등은 이 부분에 있어서 30% 이상을 인정해주지 않았다.
“전례가 없는 일이라…….”
입맛을 다시며 아쉬워하는 황병익 대표였다.
양키스에서 뛰는 슈퍼스타들도 초상권 배분에 있어서만큼은 30% 이상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선수보다 구단의 인지도가 더 압도적이라는 의미다.
맞는 말이기도 했기에 딱히 반박할 여지가 없었다.
“디트로이트와 텍사스는 빼겠습니다.”
두 장의 서류를 옆으로 치웠다.
두 구단 모두 계약 총액 3억 달러를 제시했지만, 문제는 10년이라는 기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되도록 5년에서 7년이 좋았다.
그리고 디트로이트는 어머니가 워낙 반대를 하고 있었다.
아무리 구단에서 안전에 대한 보장을 해준다고 말을 해도 미국 최고의 범죄 도시라는 점이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불안한 모양이었다.
텍사스를 제외한 이유는 리그 최고의 포수 중 한 명이라 불리던 제이퍼 하웰을 3일 전, 캔자스시티로 트레이드를 시켜버렸기에 계약을 할 이유가 없어졌다.
다른 보직이라면 모를까, 투수인 내게 리그 최고의 포수 중 한 명을 트레이드 시켜버린 텍사스는 더 이상 관심을 둘 필요가 없었다.
이제 남아 있는 곳은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LA 다저스, LA 에인절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뿐이었다.
남은 다섯 곳 중 한 곳과 세부적으로 계약을 진행하면 된다.
한 장의 서류를 손에 들고 황병익 대표에게 내밀었다.
“이곳과 세부 계약 협상을 해주세요.”
황병익 대표는 내가 내민 서류를 확인하고는 나에게 물었다.
“이곳으로 마음을 정한 겁니까?”
“예. 되도록 이쪽으로 갔으면 합니다.”
2일 전, 나에게 걸려왔던 한 통의 전화가 결정타였다.
< 『해외편 - 085』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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