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편 - 067』 >
『국내편 - 067』
《돌풍의 대전 호크스! 잘 되는 집안에도 우환은 있다?》
『어제(6월 27일, 토요일)는 대전 호크스와 창원 타이탄스의 경기가 있었다. 현재 시즌 4위와 3위를 달리고 있는 두 팀 간의 양보 할 수 없는 한 판이 예상되는 치열한 경기였다.
1차전을 승리한 창원 타이탄스와 1경기 차이로 순위를 바짝 쫓아가고 있는 대전 호크스는 이미 팀 내 에이스에서 한국 최고의 국내 좌완 에이스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슈퍼 루키 차지혁을 선발로 내세우며 승리를 예상했다.
11승 무패의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는 대전 호크스의 차지혁은 많은 이들의 예측대로 1회 말부터 창원 타이탄스의 타선을 상대로 8구만을 던지며 압도했고, 기분 좋은 출발을 시작했다. 창원 타이탄스의 선발인 프레디 에르난데스 역시 4회 1점을 내주었지만, 5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에이스로서의 확실한 모습을 보여줬다.
승부의 추가 대전 호크스로 넘어온 것은 6회 초, 대전 호크스에서 가장 뜨거운 배트를 자랑하는 메이슨 발레타의 솔로 홈런이었다. 이날 프레디 에르난데스는 유독 메이슨 발레타에게만 약한 모습을 보이며 3타수 3안타(1홈런)를 헌납하며 결국, 2실점을 하고 말았다. 무엇보다 대전 호크스의 선발 투수인 차지혁은 5회 말까지 단 하나의 피안타도 내주지 않으며 퍼펙트 게임을 이어나가고 있었기에 2점이라는 점수 차이는 창원 타이탄스 타선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창원 타이탄스는 차지혁을 넘어서지 못했다. 차지혁은 9회 말까지 창원 타이탄스 타선을 단 2개의 피안타만을 내주며 전반기 12승을 따냈고, 무패라는 기록을 이어나가며 기분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차지혁이라는 최강의 방패를 지닌 대전 호크스는 치열하게 순위 다툼을 하고 있는 창원 타이탄스와 전반기 마지막 경기(6월 28일, 일요일)를 통해 3위 자리로 올라서느냐, 4위로 마무리를 하느냐를 남겨둔 상태다.
2026년 프로 야구 시즌이 개막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전 호크스는 최약체 중 한 곳으로 분류가 되었다. 하지만, 차지혁이라는 슈퍼 신인이 에이스로 활약하고 탄탄한 팀워크를 통해 가을 야구를 노리는 강력한 경쟁자 중 하나로 등극했다. 실제로 차지혁이 선발로 나오는 경기에서는 현재 페넌트 레이스 1위를 달리고 있는 광주 피닉스조차 기피할 정도로 막강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러나 거칠 것 없이 잘 나가는 대전 호크스에도 우환은 있었다. 바로 팀 내 4번 타자로 중심 타선을 이루고 있는 장태훈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대전 호크스는 장태훈에게 180억이라는 초대형 이적 계약을 성사시키며 간판 타자로서의 활약을 기대했지만, 시즌이 지날수록 장태훈에 대한 실망감만 커져가는 상황이다. 그러던 장태훈이 어제 경기에서 기어이 사고를 치고 말았다.
프레디 에르난데스에게 3연타석 삼진을 당한 직후,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홈 플레이트로 내려친 배트의 파편이 창원 타이탄스 포수 유현민의 얼굴을 직격한 것이다. 그 사고로 인해 대전 호크스와 창원 타이탄스는 벤치 클리어링 사태가 벌어졌고, 이후 보복성 투구에 다시 한 번 벤치 클리어링 사태가 벌어지며…….』
◎ 중앙스포츠 양소원 스포츠 기자. 작성일 2026년 6월 28일 일요일.
- 내가 애초부터 장태훈은 글러 먹었다고 몇 번이나 말했잖아! 그 새끼는 배에 기름이 잔뜩 차서 절박함이 없다니까!
- 한국 최고의 먹튀!
- 제발 장태훈 좀 빼라! 그 새끼 삼진 당하고 인상 쓸 때마다 꼴 보기 싫어 죽겠다!
┗ 장태훈은 뺄 수가 없음. 올 시즌 연봉이 26억인데, 어떻게 쓰지 않을 수 있겠음? 대전 호크스도 울며 겨자 먹기로 장태훈 선발 출전시키는 거임.
┗ 하반기 2군으로 보내버리면 연봉 일부 삭감되는 거 아닌가요?
┗ 장태훈 계약 할 때 2군행 거부 조항 넣었음 ㅋㅋㅋ 머리는 좋은 놈인 게 분명함.
┗ 머리가 좋은 게 아니라 그 당시 장태훈 잡으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죠.
┗ 헐! 선발 출전시키지 않아도 어쨌든 대전 호크스는 26억 뱉어내야 한다는 소리네.
┗ 와~ 씨발, 나도 삼진 당하고 진상 부리면서 26억 벌고 싶다.
- 장태훈 26억. 차지혁 2억. 내가 차지혁이면 억울해서 공 던지기 싫겠다.
┗ 장태훈 이 새끼는 연봉 몽땅 차지혁에게 줘야 함.
- 장태훈 연봉 26억이든, 260억이든 대전 호크스 가을 야구 가려면 반드시 빼고 가야 된다. 어제 경기도 장태훈 때문에 개판 될 뻔했다. 특히, 보복성 투구로 그랜트 커렌 허벅지가 아니라 공 조금만 낮게 들어가서 무릎 맞았으면 시즌 아웃이었다. 그랜트 커렌 빠지면 진짜 대전 호크스 중심 타선 답 없다.
┗ 답이 없기는! 발레타 무시하냐? 커렌은 어차피 한 방 때문에 중심 타선에 박혀 있는 거지, 실제로 가장 알토란 같은 활약하고 있는 타자는 발레타 한 명이다. 전 구단 통틀어 최강의 3번 타자가 발레타다.
┗ 발레타가 확실히 날아다니기는 하지. 그런데 장태훈 4번으로 배치하면 찬스 때마다 고의사구로 거르는 거 못 봤나? 중요한 건 장태훈을 4번에 넣으면 흐름이 끊긴다는 거다.
┗ 전부 아닥하고 형이 타순 짜준다. 1번 정현우, 2번 진주호, 3번 김추곤, 4번 메이슨 발레타, 5번 그랜트 커렌, 6번 이태환, 7번 장근범, 8번 황대훈, 9번 박상천. 이렇게 후반기 들어가면 지금보다 공격력 더 좋아진다.
┗ 3번 발레타, 4번 커렌, 5번 이태환, 6번 김추곤 이게 더 좋을 것 같네요.
┗ 병신들, 지랄하고 자빠졌네. ㅋㅋㅋ
- 진심으로 7월 트레이드 기간 동안 장태훈 다른 곳으로 보냈으면 좋겠다.
┗ 받아 주는 곳이 있을 까요? 26억짜리 선풍기를 과연 누가 받아 줄까요?
┗ 25억 9천 9백만 원 연봉 보조해주면 우리 대구 블루윙즈에서 받아줄 용의는 있음. ㅋㅋ
“일본이라고요?”
유정학 단장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김태열 팀장을 바라봤다.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의사 타진을 해왔습니다. 장태훈을 보내주면 마츠다 히로키를 보내주겠다고 했습니다.”
“마츠다 히로키요?”
“예.”
“이 트레이드가 과연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확실히 손해가 큰 트레이드입니다. 마츠다 히로키는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종료되는 선수입니다. 계약상으로는 장태훈과 1년 차이지만, 중요한 건 마츠다 히로키는 이미 은퇴를 준비 중인 선수이고, 장태훈은 만에 하나라도 반전의 기회를 잡으면 앞으로 최소 4~5년은 더 현역으로 좋은 활약을 보일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세이부 라이온스의 의도는 이미 은퇴 시점에 놓인 마츠다 히로키를 한국으로 보내 정리를 하고, 대신 장태훈이라는 가능성이 높은 선수를 다시 한 번 재기시켜보겠다는 뜻입니다.”
“이적료 한 푼 들이지 않고 장태훈을 집어 삼키겠다는 의도군요.”
“대신, 마츠다 히로키의 연봉 80%를 보조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쪽 손해가 너무 크군요.”
유정학 단장은 고개를 저었다.
장태훈의 존재는 대전 호크스에게 있어 계륵이었다.
성적도 좋지 않고, 연봉만 많이 받아 챙기는 선수지만, 제대로 기량만 발휘하면 충분히 팀의 4번 타자 자리를 맡길 수 있었다.
문제는 더 이상 기다려줄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점과 그렇다고 이제와 헐값에 다른 팀으로 보내자니 찝찝하단 거다.
만약, 헐값에 장태훈을 다른 팀으로 넘겨버렸는데, 그곳에서 제 기량을 발휘한다면?
대전 호크스 입장에서는 속에서 열불이 터질 일이다.
장태훈을 타 구단에 넘기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다만, 조건이 문제다.
대전 호크스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좋은 선수나 일정 금액을 보상으로 요구하려고 했고, 다른 팀에서는 현재 장태훈의 상태만을 놓고 거래를 하려고 하니 서로간의 조건이 맞질 않는 것이다.
물론, 연봉도 걸림돌이 된다.
특히, 국내 구단들은 장태훈을 트레이드로 데려갈 경우 무조건 연봉 보조를 요구하고 있었다.
그 정도는 대전 호크스에서도 해줄 수 있었지만, 문제는 트레이드를 통해 데리고 올 수 있는 선수가 너무 한정적이고, 원하는 선수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세이부 라이온스의 트레이드 제안은 거절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조건이 맞질 않고, 무엇보다 마츠다 히로키를 트레이드로 데리고 온다 하더라도 용병이라 엔트리에 넣을 자리가 없다는 점도 문제죠.”
김태열 팀장도 그 점은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 프로 야구에서 용병은 타자 2명, 투수 2명만 출전이 가능했다.
보유 선수는 타자, 투수 통틀어 6명까지 가능하지만, 실제로 국내 선수들보다 비싼 연봉을 주는 외국인 용병은 즉시전력감이 아니면 의미가 없었다.
현재 대전 호크스에서는 메이슨 발레타와 그랜트 커렌이 제 몫을 충분히 해주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타자 용병을 데리고 와봐야 기존 선수들의 불만만 높일 수 있기에 외국 용병 타자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는 건 아무짝에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단장님 뜻은 잘 알겠습니다만, 현재 국내에서는 장태훈 선수를 트레이드 매물로 내놓기가 어렵습니다.”
“장태훈은 일본이나 미국으로 보냅니다.”
“예?”
“김 팀장님의 의견처럼 지금으로서는 장태훈을 국내 구단으로 트레이드 시키는 건 손해가 크죠. 그러니 장태훈은 최대한 일본이나 미국으로 보내는 쪽으로 알아보세요. 그리고 최대한 투수 쪽 자원으로 괜찮은 선수를 찾아보죠.”
“투수 말입니까? 지금 데이빗 하이드와 리처드 애스틴의 성적은 좋습니다만?”
데이빗 하이드 7승 6패, 리처드 애스틴 5승 5패.
승패로만 따지면 딱히 좋다고 할 순 없지만, 두 투수의 평균자책점이 각각 2.45와 3.14라는 걸 감안하면 상당한 활약을 해주고 있는 편이다.
유독 외국인 투수들이 선발로 나섰을 때에만 타격 지원이 좋지 않았기에 승리가 적은 거였다.
“물론 좋죠. 장태훈을 통해 데리고 올 투수는 우리가 쓸 투수가 아닙니다.”
“그 말씀은… 삼각트레이드를 시도하겠다는 뜻입니까?”
“삼각이 될지, 사각이 될지는 가봐야 알겠지만, 중요한 건 현재 외국인 용병 투수들이 부진한 성적으로 골칫거리가 된 구단들이 제법 많다는 거겠죠.”
유정학 단장의 말에 김태열 팀장이 곧바로 대답했다.
“부산 샤크스, 창원 타이탄스, 대구 블루윙즈만 하더라도 한 명도 아니고 두 명 모두 부진해서 새로운 투수를 물색 중입니다. 무엇보다 이 세 구단은 당장 후반기 성적에 따라 가을 야구를 하느냐, 못하느냐를 판가름 할 성적이라 더욱더 이번 트레이드에 혈안이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유정학 단장은 바로 그 점을 노려야 한다는 듯 말했다.
“우리에게 당장 중요한 전력감 선수로는 어느 팀이 좋습니까?”
“우선 정현우 선수와 함께 테이블 세터를 구축할 수 있는 선수로는 부산 샤크스의 조문석 선수가 제격입니다. 수비 포지션도 좌익수로 현재 성적이 부진한 장근범 선수 대신 선발 엔트리에 넣기에도 좋습니다.”
“조문석 선수라면 훌륭하죠.”
“그리고 이번 트레이드에서 수원 드래곤즈의 우용탁 선수는 반드시 영입을 해야만 합니다. 장태훈 선수의 빈자리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선수로, 현재 수원 드래곤즈에서 포지션 경쟁에서 밀려 출장 기회가 적어 감독과의 불화로 선수 본인도 트레이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용탁을 데리고 오려면 누굴 매물로 내놔야 합니까?”
“수원 드래곤즈에서는 선발 투수를 원하고 있습니다.”
“쉽지 않겠군요.”
이 세상에 쉬운 트레이드는 없다.
어려운 트레이드를 해내는 것이 단장의 역량이고, 할 일이다.
“추진을 해보도록 하죠.”
“알겠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대만에서도 7월 달은 굉장히 바쁘게 흘러갔다.
시즌 중 구단들끼리 손익을 계산해가며 선수를 트레이드 할 수 있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IBAF 챔피언스 리그가 미국에서 열리기도 한다.
각 프로 리그 전 시즌 상위팀들은 세계 최고의 팀을 가리는 챔피언스 리그를 해야만 했고, 그 외의 팀들은 휴식을 하며 팀을 재정비하기에 바빴다.
이틀 후, 7월 1일이 되자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되었다.
< 『국내편 - 067』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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