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6 그녀, 내 품안에 들어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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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희랑 잤을리가 없잖아"
"예희도 그렇다곤 했는데, 예희가 오빠껄 보고 참았다는게 신기하네"
참고 자시고 할 겨를도 없었을 것이다. 근우가 어차피 나나 예희를 갖고 논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예희가 참다라? 과연 근우가 없었다면 나에게 안겼을까?
"예희는 원래 그렇게 개방적이야?"
난 선혜의 아래를 애무해주던 걸 멈추고 , 위로 올라가서 선혜의 뒤로 가서 백허그를 해주면서 풍만한 가슴을 움켜쥐었다. 선혜도 자연스레 엉덩이를 내 잣위에 비비며 서로 조금씩 몸을 느끼며 대화를 이어갔다.
"개방적? 뭐 좀 남자에게 오픈 마인드이긴 해. 그렇다고 막 그렇게 아무 남자나 만나고 그러진 않아"
아무 남자나 만나지 않는다고? 그럼 아까 그 태현이라는 자식과 하던 짓거리는 뭐지? 선혜도 예희를 잘은 모르는 건가?
"태현 이사란 남자랑 예희는 무슨 사이야?"
"아, 그 오빠? 내가 알기론 예희 클럽 올초 처음 다닐때 엄청 잘해주고 따라다닌 오빠로 알고 있어. 맨날 클럽 오라고 하고 술 사주고 밥사주고. 나도 몇번 얻어먹었지. 예희가 전 남친하고 사이 안 좋았을때 그 오빠가 예희 잘 챙겨준거 같아"
잘챙겨준 사이라 그렇게 섹스도 하는 건가? 화장실에서 들리던 얘기로는 예희가 한동안 태현 이사를 만나러 가지 않은 것 같았다. 아무래도 근우랑 사귀면서는 다른 남자를 만난거 같지는 않다.
"예희 클럽 자주가?"
"아니, 내가 어제 하두 졸라서 오랜만에 간거긴 해"
뭐가 어디서부터 꼬인걸까? 예희는 본인 의사로 클럽을 간 것도 아니고 , 선혜의 부탁으로 클럽을 가기로 한듯하다. 애초에 예희가 클럽에 가지 않았다면 그 조폭같은 태현이사에게 그런 짓을 당하지도 않았을거 같다.
"예희는 어떤 아이야?"
"힝, 오빠 예희한테 관심 많네. 예희 진짜 좋아했구나"
연이어 예희에 대한 질문을 하자 선혜가 돌아누워서 내 볼을 꼬집으며 말했다. 그렇지만 딱히 화가 나거나 한 표정은 아니었다.
"아...그건 아니구. 좀 이해가 안되서"
"왜?"
"사실, 아까 태현 이사랑 예희랑 화장실에서... 관계를 하고 있었어"
"뭐? 정말? 예희가 그 아저씨랑 방도 아니고 화장실에서?"
"응, 사실 나도 그래서 좀 충격이었거든"
"아...그 바보 ... 또 징징거리는 거에 넘어갔나보네"
"왜?"
"예희가 가끔 좀 마음이 너무 여려서 남이 징징거리면 뭐든지 들어주는 편이거든. 그래서 상처도 좀 받는 편인데. 나도 예전에 태현 오빠랑 몇번 잤다고는 들었어. 예희 많이 챙겨주면서 몇번 들이대고 하니까 결국 예희가 좀 넘어갔었던거 같아. 아 내가 그 생각을 못 했네. 어제는 그냥 내 생각만 했나봐. 그 태현 오빠가 공짜로 룸이랑 술까지 대준데는 이유가 있었을텐데. 아 나참. 어떡하지?"
무슨 뜻이지? 결국 예희는 우리가 놀게 해줄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태현이사가 원하는 대로 섹스를 했다는 건가? 그런 상황이라면 이게 무슨 X같은 상황이란 말인가? 뭐 빚을 진것도 아니고 그냥 술마시고 노는데 몸을 대주다니.
"클럽 술값이 그렇게 비싸?"
난 사실 나이트만 가끔 가봤지만 클럽은 가본적이 거의 없어서 주대 자체를 몰랐다. 룸에 들어갈때 좀 쫄긴 했지만 이게 그런 용도일줄은 생각도 못 했다.
"좀 비싸지. 그 방 차지에 양주랑 세팅하면 50은 넘을걸"
도무지 이해가 안됐다. 아무리 선혜가 남자친구랑 헤어져서 기분이 꿀꿀하다고 그런 위험한 요구를 하는 남자가 운영하는 클럽에 갔다는 건가?
"내 탓이야. 아 씨, 갑자기 걱정되네"
선혜는 몸을 일으켜 뒤늦게 스마트폰을 열어보고 있었다.
"어맛! X됐다. 엄마한테서 전화가 20통이나 왔어! 오빠 잠깐만...엄마 자는 줄 알았는데..."
선혜는 홀딱 벗고, 전화를 하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갔다. 나도 한동안 안 쳐다봤던 핸드폰을 열어봤다. 예희한테 부재중 통화 3건과 문자가 여러통 와있다.
[예희 : 오빠 어디세요?]
[예희: 선혜랑 나가셨어요?]
[예희: 오빠, 어디예요 ㅠㅠ 혼자 있어서 무서운데...]
난 침대에 누워있다가 벌떡 일어났다. 예희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게 아닐까 걱정되었다.
[나:예희야 혹시 어디니?]
문자를 보내봤지만 1~2분이 넘도록 별다른 답장이 없었다. 그때 선혜가 화장실에서 나와서 서둘러 옷을 챙겨 입으면서 말했다.
"오빠, 진짜 진짜 미안한데, 엄마가 나 외박한거 알았나봐요. 엄청 화내셔. 집에 빨리 가봐야 할듯요"
"혹시 예희한테 연락왔니?"
"잠...깐만요.... 아니요...제 폰으로 연락없는데요...오빠는요?"
차마 말할수가 없었다. 선혜도 이런 문자가 왔다는 걸 알면 걱정할 거 같았다. 어차피 선혜는 집으로 가야할듯 하고....
"아냐, 아직, 내가 전화해서 알아볼께"
"아, 오빠 미안요. 나도 오빠랑 더 있고 싶은데, 울 엄마 화나면 진짜 무섭거든요. 아직도 딸을 고등학생으로 알아서 터치가 심해여. 오빠 그리고 예희 좀 부탁해요!"
"응, 알겠어. 새벽인데 혼자 갈 수 있어?"
"괜찮아요. 오빠 저 급해서 먼저 갈께요"
"알겠어"
선혜가 서둘러 모텔을 나간지 얼마 안되서 핸드폰 문자가 울렸다.
[예희: 오빠...]
난 바로 전화버튼을 눌렀다. 신호가 몇차례 가다가 수신이 걸렸다.
"예희야? 어디야?"
"오빠..."
"지금 어디니?"
"잘 모르겠어요"
"그게 무슨 소리야?"
"머리가 너무 아프고, 혼자예여..."
"뭐어? 대체 어떻게 된거야?"
"모르겠어요. 무슨 모텔이예요"
빌어먹을 결국, 그 태현이라는 녀석에게 끌려서 모텔까지 간건가?
"조금 자세히 말해봐. 오빠가 데리러 갈께"
"올 수 있어요? 오빠 선혜랑 같이 있지 않아요?"
"아냐, 선혜는 집에 보냈어. 어디야? 바로 갈께"
"아마....신촌쪽인거 같애요...."
"알았어, 내가 신촌으로 넘어가서 전화할께"
내가 들어온 모텔은 합정쪽이었다. 나도 서둘러 바닥에 널부러진 팬티와 옷들을 다급하게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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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이 짧았던 건 아닐까? 후배의 여자친구를 난처한 상황에 빠뜨린 건 아닐까? 사실상 클럽에서 나는 예희를 버리고 온 셈이다. 순간의 화를 참지 못 하고 , 후배의 여자친구를 호랑이들에게 던져놓고 온 것 같다. 그 아이에게도 나름 그만한 사정이 있었을 텐데, 난 그걸 배려하지 못 했다.
여자를 통해 쾌락을 얻고 싶어하면서도 여자를 배려하지 못 하는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지나가는 택시를 바로 잡고 신촌역으로 향했다. 새벽 심야인데도 불야성인 신촌과 홍대는 택시로 난무했다. 게다가 신호도 계속 걸리다보니 마음이 더 다급해졌다.
[예희 : 오빠, 여기 모텔 이름요]
예희가 사진을 하나 첨부해서 보냈다. 영문으로 되어있는데 , 샤르망이라고 읽혀지는 거 같았다. 택시안에서 신촌 샤르망을 검색하니 모텔 하나가 떴고 그곳 근처로 택시기사를 유도했다.
마음이 급했다. 예희의 문자에서 혼자라서 외롭다는 말이 너무 애처로웠고 미안했다. 택시는 간신히 모텔 근처에 도착했고 난 모텔앞에 당도했다.
"예희야! 모텔이야! 몇호니?"
"507호요"
마음이 급해 , 엘리베이터도 안 타고 계단으로 5층까지 올라갔다. 마침내 507호 앞에 도달하고, 벨을 눌렀다. 한 2~3분정도 지나서 간신히 도어가 열리면서 익숙한 여자아이의 얼굴과... 수건 한장 간신히 걸친 예희의 나신이 나를 맞이했다. 옷도 하나도 안 입고 있던 건가?
"예희야..."
"옵...빠..."
예희는 얼굴이 창백했다. 간신히 침대에서 걸어나온 느낌이었다. 그녀가 내 앞으로 쓰러지며 그녀의 알몸을 가리고 있던 수건도 땅에 떨어졌다. 팬티도 안 입고 있는 그녀가 내 품안에 들어왔다.
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걸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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