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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만에 절대자로 귀환-119화 (119/161)

119화 Chapter 118

“감히, 감히 네 녀석 따위가…….”

아슬론 녀석이 다시금 현자의 지팡이에 기운을 주입하려고 했지만.

「놀이는 이제 끝이다.」

더는 녀석의 행동을 용납할 마음이 없었다.

팟!

의지가 움직인 순간 내 육신은 이미 공간을 뛰어넘은 채로 아슬론을 눈앞에 두었다.

“놈!”

녀석은 인지하지 못한 내 동작에 한 차례 놀랐으나 이내 현자의 지팡이에 기운을 주입하며 반격을 준비했다.

그러나

「막아 봐라.」

힘을 담아 주먹을 뻗었다.

하지만 가볍게 뻗은 주먹은 가볍지 않다.

격에 맞는 육신으로 바뀐 이상 그 위력은 모든 것을 초월하였고.

퍽!

“커헉!”

정확히 클론의 복부에 파고들었다.

물론 죽일 생각은 없었기에 그 주먹이 녀석의 복부를 뚫는 일은 없었다.

「아무리 클론이라고 해도 고통은 느끼겠지?」

금지된 창조로 탄생한 존재였으나 클론도 엄연히 하나의 생명체. 당연히 고통이란 감각을 느낄 수 있다.

그렇기에 녀석을 교육시키기 위한 ‘고통’을 위한 힘을 실었다.

“꿱!”

내 주먹이 녀석의 육신을 강타할 때마다 돼지 멱 따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엄살이 심해서? 아니.

주먹에 특별한 의지를 실었기 때문이다.

내 격을 대표하는 건 파멸이다.

모든 생명을, 모든 존재를 파멸하는 강력한 힘이었지만 문제는 적을 흔적도 없이 소멸시킨다는 점이었다.

지금과 같이 특정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힘이 필요했다.

그리고 발현한 의지가 ‘고통’이었다.

‘이게 가능한지는 몰랐지만.’

조금 전까지는 그것이 가능한지 몰랐다.

하지만 신격의 육신을 얻고 나서야 그 모든 의문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나는 다른 내 주체적인 격 이외에도 다른 신격을 사용할 수 있다.

어쩌면 그것이 신격을 흡수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정확한 건 아니었다.

어쨌든 지금의 나는 아슬론의 클론 녀석을 괴롭힐 수 있는 수단이 있는 셈이다.

퍼퍼퍼퍽!

내 주먹이 녀석의 육신에 꽂힐 때마다.

“욱, 우웩!”

녀석은 의지에 담긴 고통에 몸부림쳤다.

“도, 도대체 이게 무슨… 컥!”

항거할 수 없는 고통에 녀석이 저항하려 했으나 무리였다.

나의 의지는 그만큼 강력했고, 그렇게 전해지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기 때문이다.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 같으니 계속 간다.」

잠시의 쉴 틈도 주지 않았다.

녀석을 향한 무차별적인 구타가 계속되었고.

“끄으으…….”

육신의 고통은 녀석의 정신마저 피폐하게 만들었다.

‘이 정도면 된 것 같은데.’

잔혹한 구타를 이어 나갔던 이유에는 녀석을 향한 화풀이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분명 다른 목적이 존재했다.

딸랑-

일전에도 사용한 바 있는 굴종의 종을 꺼냈다.

「아슬론의 클론이여, 내 명을 들어라.」

클론에 불과하나 아슬론의 모든 것을 복사한 녀석은 상당히 강력한 힘과 정신력을 자랑했다.

그렇기에 이리 엉망으로 만들 필요가 있었다.

육신의 고통으로 인하여 정신이 피폐해지면 굴종의 종이 성공할 확률이 더욱더 상승할 게 보였기 때문.

“으으으…….”

과연 효과는 대단했다!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녀석의 정신은 굴종의 종에 의해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내 말을 들어라!」

미지근한 저항.

하지만 의지를 담은 나의 음성이 녀석이 뇌리에 파고들었고.

“명령을… 따르겠습니다…….”

바닥에 납작 엎드려 굴종의 뜻을 보인 녀석.

고통의 의지를 이겨 내지 못한 녀석은 결국 내게 복종하고 말았다.

「지금 네 녀석의 본체는 어디 있지?」

이젠 녀석의 꼬리 자르기에 질렸다.

더는 꼬리를 밟을 생각도 없고, 본체와 대면할 날만을 기다리는 상태.

내가 녀석에게 얻어야 할 가장 중요한 정보는 진짜 아슬론이 있는 위치였다.

“…그것은 모릅니다.”

하지만 그 답변을 얻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설마 네 주인에게 거짓을 말하는 건 아니겠지?」

더욱더 강력한 의지를 실어 물었지만.

“…본체의 위치는 저를 포함하여 생성된 클론 중 그 누구도 모릅니다…….”

답변에는 변함이 없었다.

‘클론이 또 있다고?’

조금 골이 아프기 시작한다.

「너를 제외한 클론이 몇 기나 있지?」

“…그들은 저를 1,005호로 불렀습니다…….”

‘미친!’

아무리 평정을 유지하려고 해도 그 말에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1,005기라니!’

일련번호가 나타내는 건 클론의 숫자가 분명했다.

그런데 녀석이 1,005호라고 한다면 최소한 1,000기가 넘는 클론이 생산됐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더 경악스러운 사실이 있으니.

“…그리고 이후로도 꽤 많은 수의 클론이 생산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할 말이 없었다.

1,000도 많은 데 그보다 더 많은 클론이 생산되었다니.

본체의 위치를 모른다는 게 이해가 간다.

녀석의 입장에서도 어느 게 클론이고 어느 게 진짜인지 분간할 수 없으리라.

「그리 많은 클론이 어디서 무슨 활동을 하고 있는 거지?」

그래서 물었다.

이 정도 강함을 지닌 클론이 수천 기나 된다면 뭔가 사달이 났어도 진작 났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대체 녀석들은 무엇을 하기에 이토록 아무런 소식이 없단 말인가.

“…클론이 전부 활동을 하는 건 아닙니다… 저를 포함한 몇몇 기를 제외하면 모두 대륙이 아닌 다른 시간, 그리고 다른 차원으로 보내지고 있습니다…….”

「다른 시간과 차원?」

이건 또 무슨 말이야?

“…그들은 모종의 목적을 가지고 시간과 차원을 여행하고 있습니다. 그 목적에 대해서는 저도 아는 바가…….”

역시 클론에 불과한 녀석이라 많은 정보를 알진 못했다.

‘아니, 이 정도면 오히려 많이 알고 있는 건가?’

아무래도 대륙에서 활동하는 몇 안 되는 클론이기에 그나마 특정한 정보를 알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내용은 빠져 있으니 조금은 답답할 수밖에.

‘이렇게 물었다간 별로 얻을 만한 정보가 없겠군.’

아무래도 이렇게 계속 캐묻는 건 의미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머리를 굴렸고, 곧 한 가지 질문을 떠올릴 수 있었다.

「아슬론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말해라. 사시지외, 위대한 일원, 그 어떤 것도 빠짐없이.」

비록 시간은 오래 걸릴지 모르겠으나 이렇게 물어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알찬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아슬론, 본체와 관련된 이야기를…….”

마침내 떨어지는 클론의 입.

그리고 녀석을 통해 나는 지금껏 내가 알지 못했던 아슬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부분을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

*

지이잉-

뇌리를 관통하는 이질감.

“1,005호가 당했다.”

“설마 그 1,005호가?”

“놀랍군. 대체 누구 짓이지?”

하나같이 회색의 로브를 뒤집어쓴 이들.

장내에 다닥다닥 모인 아슬론의 클론들은 1,005호의 변고를 감지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약간의 변화에도 모든 클론이 감지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 두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금 전 그들은 그러한 작은 변화를 감지했다.

자폭 장치가 발현되는 그 변화를 말이다.

“아마도 그 배후에 소튼 왕국의 아서가 있을 것이다.”

회색의 로브 사이로 유독 튀는 검은 로브를 착용한 이.

현재 대륙에서 활동하는 이 중 가장 낮은 번호인 100호를 부여받은 클론은 그 배후를 특정했다.

“아서?”

“소튼 왕국? 그 소국을 말하는 건가?”

“흐음, 그곳에 인재가 있었던가?”

하지만 100호를 제외한 다른 클론은 그 이름이 생소할 뿐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의문을 표하지는 않았다.

대륙의 모든 정보를 취합하는 100호의 임무를 생각해 보면 그들이 모르고 100호가 아는 게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아서는 마계 계획에 차출되었던 망나니 왕자였다. 허나 어찌 된 일인지 곧장 포탈에서 뱉어졌고, 그로 인해 포탈을 넘을 자격도 없다는 말이 전해졌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여러 정보를 가지고 있었던 100호는 비교적 예리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있었다.

“짐작하기로는 포탈에 들어간 직후 무언가 변화가 있었음이 틀림없다. 분명 이전 자료에는 아무런 쓸모도 없는 망나니 왕자였던 그가 그 일을 기점으로 바뀐 행보를 보였으니까.”

변화의 기점은 명확했다.

마계 포탈을 넘었다가 다시 돌아온 이후에 모든 게 바뀌었다.

그렇다는 뜻은.

“시간의 경계가 무너졌을 확률이 높다는 말이지.”

“으음, 그럴 수도 있겠군.”

“확실히 가능성이 높아.”

세상에 갑작스러운 변화는 없다.

원인이 있어야 결과가 있는 법.

그리고 그러한 변화를 예상할 수 있는 건 시간의 경계가 무너진 것을 들 수 있는 것.

“그럼 무엇을 망설이지? 1,005호도 당했으니 빨리 녀석을 제거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한 클론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회유할 수 있는 정도를 벗어났으니 제거가 맞다.

일단 제거라는 명령이 떨어진 이상 그 어떤 임무보다 우선되기에 당장 아서를 처리해야만 하는 것 아닌가?

“그게 쉽지 않다. 녀석의 힘은 1,005호를 압도적으로 제압한 것은 물론 카인과 아벨도 무력화시킬 정도니까.”

“맙소사!”

“카인과 아벨마저?”

1,005호 혼자였다면 모를까 카인과 아벨이 합세한 상태에서도 패배했다면 사뭇 심각한 일일 수밖에 없다.

“예상이긴 하지만 지금 여기에 있는 모든 클론을 동원한다고 해도 승부를 장담할 수 없는, 그런 막강한 상대다.”

“아니, 한낱 인간이 도대체 얼마나 강하기에?”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

애써 부정하는 이들.

특히 그 대상이 그들이 하찮게 여기는 인간이었기에 더욱더 믿을 수 없었다.

“당장의 자료만 가지고 논하자면 최소 책임자 이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책임자급이란 말에 장내는 침묵에 휩싸였다.

관리자보다 한 단계 높은 그 계급은 하나의 별을 멸할 수 있는 책임을 진, 막중한 존재다.

그 정도의 힘을 지니고 있다면 아군의 피해도 커질 터.

쉽사리 제거라는 수단을 꺼낼 들 수 없었다.

“물론 방법은 있다.”

하지만 100호는 아서에 대한 대안을 마련한 상태.

“그가 아주 강력한 무력을 지니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무력을 얻기 전이라면? 하찮은, 망나니에 불과한 과거의 아서를 제거한다면 분명 엇갈린 세계의 그에게도 큰 영향을 줄 것이 틀림없으니.”

“오오! 그런 방법이!”

“과연 100호. 그리한다면 분명 현재의 그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지 않겠는가!”

100호의 말에 클론들이 묘안이라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렇다면 당장 움직여야…….”

“걱정할 필요 없다. 시간의 여행을 떠난 우리의 동료들이 과거의 아서를 제거하기 위한 움직임을 개시했다.”

이미 회의를 소집하기 전 100호는 아서를 제거하기 위한 작전을 진행하고 있었다.

“우리의 행사를 방해하는 자, 그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으리라.”

설령 그것이 엄청난 무력을 가진, 위대한 존재라 해도 말이다.

“종말이 오고 새로운 시대가 오리니!”

“신세계를 위하여!”

회의장에 모인 아슬론의 클론 모두가 구호를 외치며 자축했다.

이미 계획이 시작된 이상 아서라는 장애물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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