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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만에 절대자로 귀환-31화 (31/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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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30

    누님을 욕보인 망나니 황자에게 적절한 벌을 내리면서 복수를 끝냈다.

    물론 그 죽음을 무마하려 했던 황제나 황비, 그리고 그라이튼 공작가에 죄를 묻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굳이 그렇게까지 확대하진 않았다.

    그들이 누님을 죽이라고 등 떠민 것도 아니고, 어디까지나 개차반 황자의 잘못으로 마무리를 짓는 게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공개처형에 앞서 누님의 복수라는 말을 모두에게 주지시켰다.

    이후 죄를 지은 황자를 벌했고, 그것으로 끝이 났으면 모두가 행복(?)했을 테지만.

    ‘그럴 턱이 없잖아?’

    턱도 없는 일이지.

    망나니 녀석이 잘못한 건 생각도 안 하고 복수에 이를 가는 녀석이 반드시 나타날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기에 72마신의 신물 중 하나인 ‘보이지 않는 눈’을 모두에게 붙여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과연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가장 먼저 움직인 건 헬리에 황비, 그리고 그라이튼 공작가였다.

    내 사지를 반드시 찢어 놓겠다며, 그리고 나와 관련된 모든 이들을 죽이겠다며 호언장담한 녀석들이 병력을 움직인 것이다.

    “살려주겠다는데 바득바득 죽겠다고 달려들면 나도 어쩔 수 없지. 내가 그렇게 성인군자는 아니라서 말이야.”

    내 인간성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기에 자비를 베풀려 했다. 하지만 그 자비라는 게 내게 덤비는 녀석들에게도 포함되는 건 아니다.

    주변을 둘러봤다.

    사방을 포위한 녀석들, 암비라고 했던가?

    “...”

    내 말에도 아무런 대답이 없다.

    단지.

    파파팟!

    각자 들고 있던 짧은 단도를 지면에 꽂아 넣을 뿐이었다.

    갑자기 이것들이 미치지 않고서야 무기를 바닥에 던질 일은 없을 테고.

    바닥에 꽂힌 단도를 응시했다.

    평범한 단도가 아닌, 온통 보랏빛 일색으로 이루어진 특이한 무기.

    웅웅웅!

    일정한 간격으로 꽂힌 그것이 서로 공명하며 강력한 힘을 발산하기 시작했다.

    “결계?”

    놀랍게도 그로 인하여 결계가 발생했다.

    분명 날 포위한 이들 중 마나를 사용하는 마법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런데도 녀석들은 특이한 무기를 이용하여 결계를 펼쳤다.

    아마도 강자를 상대하기 위한 특별 훈련을 받았을 터.

    휘오오!

    그리고 결계의 효과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호오?!”

    주변 마나의 흐름이 불안정하게 바뀌었다.

    마나의 흐름이 불안정하다는 것.

    그것은 이 결계 안에선 마나를 이용한 능력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그건 녀석들도 마찬가지...

    타탓!

    ...가 아니었다.

    마나를 운용하여 몸을 튕긴 녀석들은 나를 중심에 두고 포위망을 형성했다.

    “결계에서 마나를 발휘할 수 있도록 연습했나 보군.”

    “멍청한 녀석. 감히 제국을, 그라이튼 공작가를 건드려 놓고 살기를 바랬더냐.”

    리더로 보이는 듯한 이.

    녀석은 내 말에 대답하지 않은 채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곧 죽을 것처럼 말하네?”

    “네 녀석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결계가 펼쳐진 이상 죽음을 벗어날 순 없다.”

    “흠.”

    “감히 공작가를 건드린 죄. 공작님의 외손자인 3황자님을 불구로 만든 죄. 네 녀석 또한 사지가 찢길 것이며 너의 성기는 약을 먹은 개에게 처참히 물어뜯겨 흔적도 없어질 것이다.”

    하하하.

    다른 건 몰라도 한 가지는 확실하다.

    이 새끼들은 사람을 열 받게 하는데 아주 특출난 재능이 있다.

    “과연 그 자신감이 얼마나 갈지 두고 보자.”

    “감히 공작가를 건드린 어리석은 죄인을 처리하라!”

    “넷!”

    탓- 마치 다 잡은 물고기처럼 말하며 달려든다.

    이 자리에 있는 100명 전원이 7성, 혹은 7성의 끝에 다다른 검사들.

    확실히 괜찮은 전력이다.

    마나 불안정의 결계와 함께 이 녀석들이 전부 덤벼들면 9성의 경지에 이른 검사라 해도 반드시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랄하고, 자빠졌네.”

    평소와 다른 게 있다면 죽는 대상은 내가 아니라 녀석들이 될 거라는 것.

    팟.

    의지가 움직인 순간 육신도 따라 움직였다.

    그대로 공간을 뛰어넘은 난 가장 선두에 선 녀석과 마주할 수 있었다.

    “헛?!”

    갑작스레 나타난 나를 보며 헛바람을 들이킨다.

    스윽.

    그러나 당황한 것과는 달리 유연하게 발검한다.

    최적의 동선을 통해 가장 빠르게 이어지는 유연한 동작.

    그러나 뒤늦게 뻗은 내 주먹이 먼저 녀석의 얼굴을 강타했다.

    퍼억!

    잘 익은 수박이 깨지듯 녀석의 머리가 터졌다.

    마나의 불안정? 그런 건 내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가 수백 년간 머무르고 있었던 마계는 지금 이 결계 안보다 더욱더 심한 마나의 폭풍이 이는 곳이었으니 말이다.

    척.

    시체가 되어 나자빠지는 녀석의 검을 빼앗았다.

    보검이라 부를 만한 정도는 아니었으나 괜찮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예리하게 벼려진 장검이었다.

    스스슥!

    동료의 죽음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녀석들이 달려든다.

    마치 그 모습은 하루살이와 같다.

    사람에게 하루살이가 어떤 존재인가.

    아무런 피해도 주지 못하지만, 달려드는 게 귀찮은, 그저 쫓아버리고 싶은 존재에 불과하다.

    지금 내게 녀석들의 존재가 그러했다.

    그리고 나는 귀찮게 달려드는 하루살이를 쫓아버릴 방법을 알고 있었다.

    손에 쥔 검에 마기를 주입했다.

    웅웅웅!

    엄청난 마기의 주입으로 검명을 토한다.

    검기를 생성할 정도라면 지금에 그쳐야 한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더, 조금 더, 계속해서 마기를 주입했다.

    쾅!

    결국 마기를 이겨내지 못한 검이 폭발했고, 그 검의 파편이 사방으로 쇄도했다.

    파파파파팟!

    수백 개로 갈라진 검의 파편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쾅, 콰쾅!

    검의 파편이 닿을 때마다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다.

    “조심...”

    “컥!”

    뒤늦게 그 위력을 눈치챈 이들.

    그러나 그건 안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콰콰콰콰콰쾅!

    인지의 영역을 벗어난 속도로 날아간 검의 파편이 주변을 초토화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다 죽였다.

    조금 전까지 나불대던 리더 녀석 한 놈만 빼고는.

    “...”

    당황한 녀석의 시선이 내게 향한다.

    그리고.

    덜덜덜.

    마치 포식자를 눈앞에 둔 먹이처럼 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것은 본능 저 끝에서부터 밀려오는 근원적인 공포.

    “흠. 사지를 찢어버리고 성기는 개의 먹이로 준다?”

    그리 말하며 녀석을 향해 느릿한 걸음을 떼었다.

    “으으...”

    인간이란 동물은 대자연 앞에서는 한없이 초라해진다.

    그리고 지금 녀석에게 나의 존재는 거스를 수 없는 대자연과 같다.

    저벅- 한 걸음을 걸을 때마다 녀석에게 의지는 꺾인다.

    고오오!

    숨기지 않고 드러낸 기세가 녀석의 심령을 제압했고, 그것은 곧 악몽처럼 녀석에게 심마를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마침내 내가 녀석의 지척에 닿았을 때.

    푸확!

    그 공포를 이겨내지 못한 녀석은 눈과 귀, 코 등, 구멍이란 구멍에서 피를 뿜어내며 절명하고 말았다.

    “기세도 못 견뎌내는 녀석이 무슨.”

    고작해야 기세에 제압되어 숨을 거둔 녀석의 시체를 잠깐 응시했다.

    이것으로 100명의 암비 녀석들을 모두 제압했다.

    하지만 이 싸움이 끝난 건 아니다.

    “눈치 보지 말고 그만 일어나지?”

    조금 전 패대기 친 해골 가면의 사내를 향해 말했다.

    “크큭. 알고...있었나?”

    드드득-

    작대기처럼 지면에 꽂혀 있던 해골 가면의 녀석이 몸을 일으켰다.

    “심장 박동도 전부 없애버렸는데 어떻게 알았지?”

    몸에 먼지를 털어내던 녀석이 내게 물었다.

    “죽은 척하던 녀석들에게 여러 번 당해봐서 말이야.”

    마계에 서식하는 마물 중에는 죽은 척하고 있다가 갑작스레 덮치는 종류도 많다.

    녀석들에게 데인 적이 많아서 ‘죽은 척’하는 것에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었다.

    “쯔쯔. 그냥 지나갔으면 좋았을걸. 굳이 일을 벌려...”

    “너, 위대한 일원인가 뭐시기에 소속되어 있지?”

    “...뭐, 뭣?!”

    내 말에 놀란 듯 가면 속의 눈동자가 깜빡인다.

    단순한 새끼. 반응을 보니 확실히 알겠네.

    “잘됐네. 그렇지 않아도 너희를 남겨둔 게 꺼림직했었거든.”

    적어도 녀석은 클론이 아니다.

    일전에 상대했던 마녀와 같이 본체가 확실하니 일단 잡아두면 여러 가지 정보를 캐물을 수 있을 것이다.

    “설마 네 녀석...?”

    “맞아. 마녀를 죽이고 클론 생산 시설을 파괴한 장본인.”

    “...”

    모르긴 몰라도 클론 시설을 파괴하면서 한바탕 난리가 났을 것이다.

    온갖 마력 시설로 가득한 중요 시설이 파괴되었으니 당연히 범인을 잡으려고 안달이 났겠지.

    하지만 나는 일체 흔적도 남기지 않았고, 오히려 그 흔적을 찾으려 할 때마다 녀석들에게 크게 한 방을 먹여 주었다.

    약이 오를 대로 오른 녀석들이 단단히 벼르고 있었을 터.

    하지만 녀석은 기대하던 범인을 발견했음에도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는다.

    아, 물론 녀석이 무엇을 하고 있는진 빤하다.

    “연락하려고? 하지만 안 될걸. 내가 지금 이 공간을 비틀어버려서 말이야.”

    녀석이 동료들에게 연락을 취할 것은 빤했다.

    그렇기에 마기를 발현하여 나와 녀석이 있는 공간을 비틀어, 어떠한 외부의 연락 시도를 전부 차단해버렸다.

    “...네 녀석 대체 정체가 뭐냐?”

    그것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간파한 녀석이 침중한 음성으로 물었다.

    “너와 네 녀석이 속한 조직을 개박살 낼 사람.”

    한 번 내게 칼을 들이댄 녀석들을 남겨두고 싶은 마음은 없다.

    지난번은 흔적을 발견할 수 없어 그냥 넘어갔지만, 이렇게 아주 좋은 정보원이 생겼으니 녀석들에 대한 정보를 샅샅이 파헤칠 것이다.

    “크큭...”

    갑자기 녀석이 웃었다.

    “크크큭, 크하하하하!”

    허리를 젖히며 미친놈처럼 웃는데 아무래도 이 상황에 정신줄을 놓은 것 같다.

    “누가 누굴 죽인다고? 건방진!”

    해골 가면 속 녀석의 눈동자가 연녹색 불꽃을 발한다.

    스윽- 돌연 녀석이 손에 든 녹색 불꽃의 등불을 앞으로 내밀었다.

    “단장이 범인을 잡는 이에게 많은 보상을 약속했다. 크큭. 그렇지 않아도 애타게 찾고 있었건만 이렇게 제 발로 나타날 줄이야!”

    상당히 탐나는 보상인 듯 녀석의 눈동자에 탐욕이 가득 찬다.

    “오늘 네 녀석은 우릴 건드린 대가가 무엇인지 뼈저리게 깨닫게 될 것이다.”

    크게 외친 녀석이 기운을 일으키자.

    아아아아-

    거대한 영혼의 메아리가 사방을 지배했다.

    스윽, 스으으-

    그와 함께 희끄무레한, 마치 안개와 같은 어떤 형상이 속속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맙다. 네 녀석 덕분에 아주 거대한 영혼의 재료가 생겼으니.”

    그것은 조금 전 내 손에 의해 죽은 암비의 영혼이었다.

    슈슈슉!

    녀석들의 영혼은 끌림에 따라 해골 가면이 손에 든 등불에 흡수되었다.

    “오오오오!”

    환희에 찬 탄성과 함께.

    드드드득!

    지면이 갈라지며 그곳에서부터 녹광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명계(冥界)의 사신이 강림했도다!”

    그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츠츠, 츠츠츠츠!

    차원을 찢고 거대한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중간계라. 참으로 오랜만의 소환이로군.」

    낡아빠진 검은 로브를 둘러쓴 존재는 리퍼.

    양손에는 거대한 낫, 데스 사이드를 든 녀석은 인간들에게는 사신, 그리고 명계에서는 영혼을 관리하는, 꽤 대단한 위치의 존재였다.

    “명계의 사신이시여, 부디 미천한 제 부탁을 들어주십시오!”

    리퍼를 본 해골 가면은 납작 엎드리며 존재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말하라 소환자. 나를 소환하였으니 그것이 무슨 부탁이든 반드시 이뤄주리라.」

    리퍼를 소환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영혼의 재료가 필요한 만큼 소환되었을 때 반드시 소환자를 위한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줘야만 한다.

    “부디 저 어리석은 존재의 영혼을 거두어가주십시오.”

    해골 가면은 나를 가리키며 말했고.

    「그것은 아주 쉬운 소원이지.」

    리퍼의 검은 안광이 나를 응시했다.

    그리고.

    스르륵- 어느새 나에게 접근하여 데스 사이드를 목에 덴다.

    「죽음의 시간...」

    막 내게 죽음을 선고하려던 녀석은 그 행동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쿠웅!

    해골 가면처럼 거창하지 않게, 그냥 곧바로 소환한 나의 소환수로 인해서.

    「나의 소환자에게서 당장 그 낫을 내려놔라, 하찮은 것.」

    모습을 드러낸 건 리퍼보다 족히 10배는 넘어 보이는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사신.

    「미, 미천한 존재가 영혼의 인도자를 뵙습니다.」

    조금 전 해골 가면이 그랬던 것처럼 넙죽 엎드리는 리퍼.

    그럴 수밖에.

    지금 눈앞에 있는 건 명계를 다스리는 십황(十皇) 중 하나.

    영혼의 인도자, 모든 영혼을 다스리는 자 그림 리퍼.

    그가 나의 부름을 받아 중간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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