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83 전생 만화왕-370화 (370/425)
  • 머신건 잭 - 링크 (3)

    머신건 잭의 새로운 이야기가 실리자마자 전국의 서점에선 소년 히어로가 완판 되는 일이 속출했다.

    더불어 머신건 잭과 삼사라까지 덩달아 판매량이 급증했다. 그 덕에 출판사로 문의 전화가 쏟아져 직원들이 바빠졌다.

    주간지라는 특성 때문에 출판사에서는 급하게 단행본과 잡지 추가 발행에 들어갔다.

    잡지의 경우 최근에 드래곤 수프의 인기로 발행량을 늘렸음에도 또 다시 증쇄가 이뤄진 덕분에 고무적이었다.

    덕분에 출판사 내에선 이번 머신건 잭의 인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있었다.

    편집부 직원뿐만이 아니라 출판사 직원들은 모였다하면 신작 머신건 잭에 대한 이야기였다.

    “새로운 전투신의 연출이 너무 좋았어.”

    “난 그보다 이번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었어. 특히 마지막에 마을이 재생하는 모습이 나올 땐 ‘뭐지?’ 싶었다니까. 전혀 예상을 못한 전개라.”

    “저도요. 이번엔 정말 텐겐 선생님이 스토리에 힘을 팍 준 게 느껴지더라니까요. 저는 이번 편은 정말 스무 번도 더 봤어요.”

    “나도, 여러 번 보면서도 정말 감탄밖에 할 수 없었어. 그리고 보면서 느낀 건데, 이건 신들의 게임 같은 게 아닐까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

    “어? 나도 그 생각했는데.”

    “와, 그게 정말이면 획기적인데요? 판타지 세상에 신들의 게임을 접목시켰다면.”

    “그나저나 뒤편이 너무 궁금하다. 이런 기분은 요즘 연재되고 있는 드래곤볼 이후 처음이네.”

    “저도요. 지금 대마왕과의 싸움을 끝으로 완결이라는 얘기도 있어서 좀 아쉽던데.”

    “난 세인트세이야가 제일 재밌더라고.”

    그 말에 근처에 있던 팀장이 혀를 찼다.

    “타잡지 만화를 그렇게 좋아하면 어떡해? 그래도 명색이 소년 히어로의 편집부 직원들이면서.”

    “저쪽은 소년점프라고요, 소년점프. 우리와는 차원이 다른 세계에요.”

    “그래요. 우리 쪽에선 솔직히 써니 선생님 만화를 빼면 거기랑 비교할 작품이 없어요.”

    “그래도 드래곤 수프 정도면 해볼 만하지.”

    “그건 그러네요.”

    “아무튼 이번 머신건 잭은 엄청나게 히트를 칠 것 같다는 예감이 드네요.”

    그 말에 팀장이 머리를 끄덕였다.

    “나도 그런 느낌이야.”

    그렇게 말하며 모두의 시선이 자리에 앉아 있는 지로 쪽으로 돌아갔다.

    몇몇 직원들이 지로의 근처에서 그를 기웃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쟤들은 뭐야?”

    “다음편이 궁금해서 저러잖아요. 미리 보고 싶어서.”

    “뭐? 나 참. 본인들 담당 만화가들에게나 신경 쓸 일이지.”

    그렇게 말하며 팀장이 혀를 찼다.

    그때 직원 한명이 모여서 떠들던 이들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원고를 들고 찾아온 작가 지망생이 있는데, 누가 보실래요.”

    그 순간 모두가 흠칫하더니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흩어지기 시작했다.

    “아, 외근 깜빡했네.”

    “난 판매부에 잠시 가봐야 할 것 같네.”

    “난 화장실.”

    그렇게 말하며 하나둘 사라지자, 팀장이 혀를 찼다.

    “쯧, 저렇게 부러워들 하면서 이럴 땐 정말······.”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한 팀장이 직원에게 말했다.

    “내가 갈게.”

    그렇게 말하며 입구 쪽 근처에 있는 파티션 사이로 들어갔다.

    지로는 여전히 식자 작업에 바빴다.

    그런 그의 주변에 몇 명의 직원들이 힐끔거리고 있었다.

    주변이 신경 쓰이긴 했지만, 지로는 계속 원고에 집중하며 혹시 모를 원고의 실수를 찾고 있었다.

    가끔 스크린 톤이 붙어있지 않거나, 혹은 먹칠이 되지 않은 상태로 인쇄공장에 넘어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렇게 작업에 열중해 있던 그때였다.

    “자자, 비켜 주시겠어요?”

    여자 목소리가 들리자 곧 직원들 사이에 길이 열린다.

    그들 사이로 커피를 든 긴 머리의 여직원이 만족한 듯 웃으며 말했다.

    “모두 고마워요.”

    그렇게 말하고는 곧장 지로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자신이 들고 온 커피 잔을 지로의 책상위에 놓으며 말했다.

    “팀장님, 이거 카푸치노랍니다. 드세요.”

    “아, 고마워.”

    지로가 그렇게 말하며 커피 잔을 슬쩍 밀어두었다.

    혹시라도 커피가 튀게 되면 큰일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지로의 모습에 살짝 찌푸린 여자가 다시 웃으며 말했다.

    “맛이라도 좀 보세요. 이거 일부러 가져온 건데.”

    “아, 그래.”

    지로가 커피 쪽으로 몸을 살짝 옮기며 살짝 맛을 보고는 곧장 다시 원고에 열중했다.

    그 모습을 본 주변 남직원들이 부럽다는 얼굴로 여직원에게 말했다.

    “카푸치노? 그거 고급커피 아니야?”

    “나 아직 못 마셔봤는데, 맛이 궁금하네.”

    “나도 마시고 싶어.”

    “냄새 너무 좋은데?”

    코까지 킁킁대는 직원도 보인다.

    그 모습을 본 여직원이 눈에 쌍심지를 세웠다.

    “마시고 싶으면 본인들 돈으로 마시세요! 그리고 팀장님 바쁘신데 방해되잖아요!”

    그렇게 말하며 남자직원들을 밀어냈다.

    그 때문에 직원들이 투덜거리며 물러났다.

    “너무하네. 우리는 그저 내용이 좀 궁금할 뿐인데.”

    “맞아. 나도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그 말에 여직원이 더 버럭 소리쳤다.

    “그냥 책 나오면 그때 읽으면 되잖아요!”

    “쳇, 알았어, 알았어.”

    “팀장님만 너무 특별 대우하는 거 아니야?”

    “당연하죠! 써니 선생님 담당이신데.”

    그때 다른 여자의 음성이 들려왔다.

    “그쪽도 볼일 끝났으면 물러나세요. 선배 일하시는데 방해되니까.”

    그들에게 다가온 여자는 미치코였다.

    그런 그녀를 본 여직원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카와다 씨는 다른 잡지잖아요.”

    “어? 몰랐어요? 나 아카기 선배 보조일도 하는 거?”

    “네?”

    황당해하며 주변을 돌아보자 다른 직원들이 머리를 끄덕였다.

    “맞아. 니시모토는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으니까 모르는 모양이네.”

    “그래. 카와다 씨 아카기 팀장님 보조일도 하고 있어.”

    그 말에 다시 한 번 인상을 쓴 여직원이 입을 앙다문 채 물러났다.

    그때 지로가 미치코를 확인하고는 입을 열었다.

    “어, 왔어?”

    “네, 선배. 제가 주변은 말끔하게 정리했어요.”

    그 말에 지로가 어색하게 웃었다.

    “어, 그래.”

    “그런데 그 원고 오늘 중으로 인쇄공장으로 넘길 거죠?”

    “뭐, 그렇지.”

    “그럼 그거 제가 대신 가지고 갈까요? 선배 바쁘시잖아요.”

    “아, 내가 직접 가져다줘도 괜찮아. 오늘은 여유도 있고.”

    “에? 전에는 바쁘다며 저에게 시키셨잖아요.”

    “그땐 네 말대로 바빴으니까. 그리고 그땐 너도 하기 싫다더니.”

    “오늘은 저도 시간이 좀 남아서요. 정미자 선생님 원고 식자도 아침에 후다닥 끝냈고. 아니 이참에 식자 붙이는 거 도와드릴게요.”

    “아, 안 그래도 되는데.”

    “첫 원고부터 제가 확인해 볼게요. 글자를 잘 못 붙인 건 없나 확인도 할 겸.”

    그 말에 지로가 피식 웃었다.

    “그럼, 그렇게 해.”

    “오예.”

    그렇게 작게 소리를 지르다 지로의 눈치를 보더니 움찔한다. 그리고는 곧장 지로의 곁에 앉아 원고 첫 페이지부터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식자를 살펴본다던 미치코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만화를 넘겨보느라 정신이 없다.

    누가 봐도 저건 식자를 확인하는 얼굴의 모습이 아니다.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연신 감탄까지 하고 있으니.

    “무슨 게임 같은 건가?”

    혼자 중얼거리더니 곧 지로가 작업 중인 식자도 확인한다.

    “잠시만 같이 봐요.”

    그렇게 말하며 빠르게 페이지를 확인하더니 다시 새로운 페이지를 넘긴다.

    다음페이지엔 식자 작업이 되어 있지 않아서, 글자를 알아보기 힘들다.

    복사 콘티를 확인하며 대사를 확인하는 열정으로 페이지를 읽어나갔다.

    미치코의 표정이 점점 더 흥분으로 물들었다.

    “······재밌어.”

    그리고 다음페이지를 집으려던 그때 지로가 그녀의 손을 막으며 물었다.

    “도와줄 거라고 하지 않았냐?”

    “저기 중요한 장면······.”

    “······?”

    “제가 꼭 이야기가 궁금해서 그러는 건 아니라요.”

    “······.”

    지로가 빤히 쳐다보자 미치코가 머리를 푹 숙였다.

    그리고는 축 늘어진 머리를 힘없이 끄덕였다.

    “네, 맞아요.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그랬어요.”

    그 모습을 보던 지로가 피식 웃었다.

    “그래, 빨리 읽고 식자나 도와.”

    그 말에 미치코가 머리를 번쩍 들었다. 그리고 배시시 웃었다.

    “네.”

    * * *

    마을이 복구되고 소멸했던 사람들이 부활했다.

    살아난 사람들도 영문을 알 수 없는 상황.

    그런 와중에 마을에서 떨어져 있던 몽과 조크가 돌아와서는 황당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게 뭐야? 아무 일도 없었어?”

    “난 또 무슨 큰일이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두 사람의 황당한 말에 잭이 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들의 전투를 못 봤어?”

    “그들? 누구? 우리는 아무것도 못 봤는데?”

    그러자 잭이 마을에서 일어났던 일을 설명했다. 그 얘기를 들은 몽과 조크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마을은 원래대로잖아. 그런데 정말 전투가 있었다고?”

    “그러게. 부서진 곳도 안 보이고.”

    이때 파스가 남은 두 존재와 싸우고 난 후의 이야기까지 하자 조크는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에이, 그게 말이 돼? 혹시 두 사람 동시에 꿈이라도 꾼 거 아니야. 그 스파크에 감전 되었다거나.”

    “아니야.”

    “너들 이해시키기 위해선 이게 필요하겠어.”

    그렇게 말하며 잭이 부서진 머신건을 들어 휙휙 가볍게 휘둘렀다. 그러자 조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정색하며 머리를 끄덕였다.

    “당연히 믿지. 몽 같은 어린애나 안 믿을지 모르겠지만.”

    “날 왜 끌어들여, 멍청이가.”

    그날 이후 며칠 동안 마을에서 죽치고 있어봤지만,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새로운 소식을 외지에 나갔던 조크가 전했다.

    “예전에 파괴된 마을에서 또 전조현상이 있었대.”

    “뭐? 정말?”

    “그래. 그런데 그게 한두 곳이 아니야. 대부분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하더라고.”

    그 말에 파스가 동요했다.

    조크의 말이 맞는다면 소멸한 자신의 마을에서도 다시 그 전조현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것.

    결국 자신은 마을로 돌아갈 것을 결정했다.

    “나도 같이 가겠다.”

    “도와 줄 거야?”

    “그래.”

    잭의 말에 파스가 감동했다.

    그런데 조크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투덜거린다.

    “또? 그냥 조용히 여기서 지내는 게 좋지 않을까?”

    “넌 그럼 여기서 지내. 우리끼리 갈 테니까.”

    “에이, 또 왜 그래. 농담으로 해본 소린데.”

    그들은 털털거리는 조라탱을 타고 며칠 동안 사막을 건너 이동했다. 그리고 마침내 파스의 마을에 도착했다.

    파스의 마을은 여전히 황폐해져 있었지만, 소문대로 붉은 달이 떠 있다.

    그리고 결국 얼마 후 전의 마을처럼 스파크가 일었다.

    그런데 이번엔 전과 다른 일이 벌어졌다.

    스파크가 일어남과 동시에 잭과 파스의 몸에서 빛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승급을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곧 그들이 복장이 바뀌었다.

    기존의 너덜거리는 망토와 갈색의 가죽 옷이 은빛이 감도는 새로운 갑옷 형태로 변한 것이다.

    그리고 변화는 또 있었다.

    오는 동안 몽이 잭의 머신건을 새롭게 고쳐주긴 했지만, 부품 부족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다. 그런 잭의 머신건이 갑자기 은색의 중형 머신건으로 변한 것이다.

    더불어 파스의 활도 은색으로 변하고 화살도 예리함이 감도는 화살촉이 박힌 은색으로 변해버렸다.

    그 모습을 숨어서 지켜보던 몽과 조크가 경악했다.

    “저게, 뭐야!”

    “멋지다!”

    그리고 잠시 후 강렬한 빛과 함께 붉은색과 푸른색의 여섯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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