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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퀘스트-110화 (110/160)
  • 110화

    <외전 - 그녀의 첫경험>

    죽은 후로 바뀐 게 두 가지 있다.

    먼저 신중해졌다. 돌다리도 두들겨 볼 기세로 임했다. 퀘스트 안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으니까. 빠르게 퀘스트를 수행하지 못하더라도, 죽지 않는 걸 최우선으로 삼았다.

    한편으론 과감해졌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사람을 죽이는 것도, 감정 동화도 서슴지 않았다. 그동안은 '평행 세계의 나'가 위화감을 덜 느낄 방향으로 진행한 적이 많았다. 내가 그 세계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데에 주력했다고 봐도 좋다. 그때까지도, 게임을 하듯이 퀘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게임은 게임 내에 있는 걸로만 클리어해야 하는 법이니까.

    하지만 지금은 내 코가 석 자다. 편법이나 꼼수라고 생각되는 방법이 생각나면 일단 실행했다. 그게 다 통한 건 아니지만, 그 덕에 시작하자마자 끝난 퀘스트도 있었다.

    그러다가 15번째 퀘스트를 진행하는 중에 다시 죽었다.

    그 뒤로 한 달,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감각이 다시 나를 덮쳐왔다.

    혼자, 혼자, 혼자.

    "..."

    극도의 외로움에서 벗어나니 내 가슴 위에 이프리타가 보였다. 그때처럼, 그녀가 나를 불러 준 모양이다.

    [강민!]

    [...괜찮아. 그래도 저번보다는 나아...]

    [...다행이군.]

    [고마워.]

    언제나 고맙다. 그녀가 없었으면, 좀 더 오랜 시간을 괴로워해야 했겠지. 무한대에 무한대를 더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냐마는.

    위이잉!

    핸드폰은 머리맡에 있었고, 진동은 예민해진 온몸에 그대로 전해졌다. 가슴이 철렁했다. 지진이라도 난 줄 알았다. 재빨리 이프리타를 품에 안고 몸을 말았다. 지진이 일어나면 건물에서 나가거나 물건 아래에 들어가야 할 텐데, 교육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냥 본능적으로 몸을 말았을 뿐이다. 그 후에야 핸드폰의 진동인 줄 알았다.

    [강민, 진정해라.]

    [...진정했어.]

    대신 조금 짜증이 났다. 이럴 때 누구인지. 거칠게 폰의 잠금을 해제했다. 예지였다. 그걸 확인한 순간 짜증이 누그러들었다. 요즘, 아니, 사귀기로 한 후부터 그녀의 아침문자는 끊긴 적이 없다. 마음이 따뜻해졌다. 갑자기 그녀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아, 오빠다. 좋은 아침이에요. 저 아직 침대에 누워 있어요. 제 모습 보면 완전 놀라실 걸요. 머리는 뒤집어지고, 눈곱은 잔뜩 끼고."

    "..."

    그런데 왜 그 목소리를 들으니까 눈물이 차오르는 걸까.

    "...오빠?"

    "..."

    "울어요?"

    "...응? 아니, 아니야."

    일단 부인부터 했다. 그러나 그녀에겐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오빠, 잠깐만 기다려요. 지금 갈 테니까요."

    "....뭐? 예지야?"

    전화는 끊겼고, 다시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진짜 오는 건가?

    [무슨 일인가?]

    [예지가 온데.]

    [...너보다는 훨씬 좋은 사람이군.]

    [그런 거 같아.]

    어느새 '죽음'이 저 멀리 떨어져 있다. 눈물도 멈췄고.

    +++

    버튼 누르는 소리에 누워 있다가 상체를 일으켰다. 이어 자물쇠가 풀리며 문이 열렸다. 예지였다. 그녀는 정말 바로 달려온 듯, 추리닝 차림에 캡을 눌러 쓰고 있었다. 저게 잠옷은 아닐까?

    "오빠, 괜찮아요?"

    "응, 괜찮아. 봐, 뭘 운다고 그래?"

    그녀가 빠르게 다가왔다. 이제 보니 신발도 슬리퍼다. 집은 가까우니 괜찮았겠지만, 집에는 뭐라고 하고 나온 거지?

    "집..."

    "내 눈 똑바로 봐요."

    그녀의 두 눈이 내 말을 끊었다. 안경 너머 큰 눈망울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눈곱은 무슨, 예쁘기만 하다. 아니, 눈곱조차도 예뻐 보인다.

    "울었죠?"

    "...응."

    내 대답에 그녀가 나를 꾹 하고 안았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엄마한테 안기면 이런 기분이 들까? 그러고 보면 엄마를 안아본 지 얼마나 되었을까. 커서는 한 번도 못 안아 드린 거 같은데.

    한참을 그러고 있던 그녀가 포옹을 풀고 침대에 걸터앉아 내 눈과 마주 본다. 눈에 살짝 눈물이 고여 있다. 닦아주고 싶은데, 그녀가 먼저 내 눈가를 쓸어내린다. 눈물이 마른 자국을 따라 움직이는 손. 따뜻하다.

    "...왜 울었어요?"

    "너 목소리 들으니까 너무 안심돼서..."

    그 손을 잡고서 볼에 가만히 대고 있었다. 목소리만으로도 눈물이 터졌다. 그 손에는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심장이 말했다. 나는 살아있다고.

    "...오빠?"

    "흑, 끅."

    그녀를 끌어안고 엉엉 울었다. 눈물은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멈추려고 하면 내 등을 다독이는 그녀의 손길에 다시 쏟아졌다. 언제 그렇게 많은 눈물을 가둬만 두었는지, 정말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이제 괜찮아요?"

    "...흑, 끅. 흐으윽."

    분명 어느 정도 진정됐는데, 그녀가 나를 떼어 눕히려고 하는 순간 샘솟듯 눈물이 솟아났다. 다시 그녀를 껴안고 펑펑 울었다. 그녀와 떨어지고 싶지 않다.

    "...괜찮아요. 어디 안 가니까요. 진정해요."

    천천히 내 등을 쓸어내리는 그녀의 손길에, 나는 몇 번이고 눈물을 토해냈다. 바닥의 바닥까지 긁어서, 내 모든 걸 그녀에게 내보였다.

    한 30분은 그러고 있었던 거 같다.

    "울보."

    "..."

    "그런데 이거 어떻게 할 거예요?"

    그녀가 가리킨 가슴은 눈물로 범벅되어 있었다. 핑크색 저지가 눈물에 젖어 붉어졌다. 그러고 보면 내가 유독 가슴만 찾아 얼굴을 문땠구.....

    "옷이나 하나 빌려줘요. 집에 가서 씻고 올게요. 그 정도는 참을 수 있죠?"

    "응? 뭘 또 와. 학교는? 부모님은?"

    "두 분 다 일찍 나가셨어요. 학교야 뭐.... 오빠도 안 갈 거죠?"

    "...응?"

    "가지 마요. 오늘은 저랑 같이 있어요. 이거 입어도 되죠?"

    그녀는 옷걸이에 걸린 외투를 집어 들더니 허락도 하기 전에 바로 입었다. 그녀에겐 커서, 눈이 돌아갈 만큼 귀여웠다.

    "아... 응."

    "그럼 갔다 올게요!"

    "....그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뭔가 홀가분하다. 예지와 같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기대되고. 자연스레 입술 근육이 씰룩였다.

    +++

    예지가 다시 나타난 건 2시간 뒤였다. 왜 이렇게 안오나 싶었는데, 준비하느라 늦었던 것이다. 데이트 나갈 때나 보던 완전무장에, 장도 양손 가득히 봐왔다.

    "뭘 이런 걸 다 사왔어."

    "집에 먹을 거 없죠? 제가 오늘은 종일 책임질게요."

    "요리 잘 해?"

    "조금요. 오빠에게 해 줄 정도는 돼요."

    "옷은 왜 이렇게 불편하게 입고 왔어. 어차피 우리 집인데. 그것도 좀 전에 추리닝..."

    "그만! 더 말하면 그 입을 찢어 버릴 거예요. 그건 잊어요. 제 쌩얼도 잊고요. 오늘 아침에도 저는 이 차림으로 온 거예요. 아셨죠?"

    물론 풀 메이크업 상태인 지금이 더 예뻐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아침의 수수하고 자연스러운 모습도 좋았는데... 하지만 그런 말을 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눈이 살벌하다.

    "아, 알았어."

    "그리고 오빠 집도 엄연히 데이트는 데이트라고요. 그렇죠?"

    "으응, 그래."

    "그럼 다시 침대로 가서 누워요. 일단 아침, 아니 점심부터 만들 테니까요...."

    그리고는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부딪쳐 온다. 마다할 틈도 없이 그녀의 움직임에 어울려 그녀를 안았다. 키스는 평소처럼 길게 이어졌다. 두 눈을 감고 열심인 그녀의 모습에 내 몸이 불끈할 때 쯤, 그녀가 얼굴을 떼고 나를 밀어냈다.

    "아침은 이걸로 참아요. 자, 그럼 빨리 가서 멍하니 있으세요. 아픈 사람은 쉬어야죠. 사장님한테는 제가 전화했으니까요."

    나 아픈 건가?

    +++

    점심은 된장국, 저녁은 스파게티. 둘 다 맛있었다. 그녀가 해줘서 맛있는 것도 있었지만, 객관적으로도 맛이었다. 팔아도 팔릴 것 같은 맛이랄까.... 이건 팔불출인가.

    밥 먹은 거 말고는 한 일이 없었다. 별로 할 것도 없었다. 그냥 그녀가 요리하는 거 보면서 앉아 있었고, 그녀가 설거지 하는 거 보면서 앉아 있었다. 그녀가 쉬는 동안에도 그녀를 보면서 앉아 있었다. 그녀도 그냥 그렇게 나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고요하고, 평안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저녁 먹고 한참이 지났는데도 그녀가 갈 생각을 안 했다.

    "예지야, 가야 되는 거 아냐?"

    "안 갈 거예요. 엄마한테는 친구 집에서 잔다고 해놨으니까 괜찮아요."

    "어, 어?"

    내가 잘못 들은 건가?

    "뭐, 뭐라고?"

    "안 갈 거라고요. 자고 갈 건데요?"

    "왜, 왜?"

    "오빠를 이대로 두고 갈 순 없으니까요."

    그녀의 두 눈엔 걱정이 가득했다.

    "이제 괜찮아."

    "저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그럼 왜?"

    "내일은 어떻게 하실 건데요? 내일 또 저보고 아침에 달려오라고요? 그럴 바엔 여기 있겠어요. 제가 오빠 옆을 지킬게요. 그러니까 아무 걱정하지 말고 자요."

    "..."

    머리도 좋고, 눈치도 빠른 그녀는 내가 아침에 왜 울었는지 알아차렸나 보다.

    "그, 그리고, 오늘은 그냥 손만 잡고 자진 않을 거니까요."

    "어?"

    "..."

    좀 전과 달리 고개를 들지 못하는 그녀다. 머리카락 사이로 살짝 드러난 귀가 빨개진다. 지, 지금 예지가 무슨 소리를 한 거지?

    ".,.."

    "..."

    침묵을 지키던 그녀가 일어난다.

    "...뭐하려고?"

    "...불 끄려고요."

    얘, 얘가 무슨 소리를. 그러나 불은 바로 꺼졌고, 창밖에서 밤의 불빛들이 어느 정도 방을 밝혔다. 이어 그녀는 창을 등지고 선 채, 흰색 블라우스 단추를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 멈춰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한편, 그대로 보고 싶다는 생각도 당연히 있었다. 어느 쪽도 고르기 힘들었다. 그렇게 생각이 왔다 갔다 하는 와중에, 일은 착착 진행됐다.

    툭.

    별로 무겁지도 않은 옷이 땅에 떨어지는 소리가 어쩜 저리 큰지. 그건 그녀의 몸을 조금이라도 더 보기 위해 감각이 최고조로 예민해져 있기 때문일 거다.

    스르륵.

    빨간 치마가 그녀의 잘빠진 다리를 타고 내려간다. 검은 스타킹에 싸여있는 탱탱한 허벅지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게다가 맨발인데도 어찌 그리 선이 살아있는 건지. 그 선을 훔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운다.

    "보, 보고만 있을 거예요? 오빠도 빨리 버, 벗어요."

    "아.... 아, 응."

    재빨리 추리닝을 벗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눈은 그녀를 향했다. 벗는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지만, 대신 내 눈이 포착한 건 두 손으로 중요부위를 가린 채 떨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지금 나를 위해서 용기를 내고 있다.

    살포시 안았다. 떨림이 진정될 때까지 편안하게 안고 있기만 했다. 그녀를 보며 불끈 솟아올랐던 내 분신도 다시금 가라앉았다. 오늘 내내 그랬던 것처럼, 고요하고 편안한 시간이 이어졌다.

    "...굳이 오늘이..."

    "키스해줘요."

    두 눈을 감고 나를 올려다보는 그 얼굴엔 불안과 부끄러움과 기대가 섞여 있었다. 그 얼굴을 그냥 놔둘 수가 없었다. 이마에 뽀뽀하고, 눈꺼풀 위에도 살짝 입을 댔다가, 코에도 도장을 찍었다. 마지막으로 입술과 혀에도 내 흔적을 강하게 남겼다. 그녀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오빠, 좀 더..., 읍."

    키스를 이어가며 그녀의 등과 허리를 쓸어내렸다. 보드라운 피부가 참 좋다. 가는 허리와 큰 골반이 만들어내는 곡선도 너무 좋다. 엉덩이를 세게 잡고 끌어당기자, 그녀가 움찔한다. 엉덩이의 자극보다도, 그 움직임에 내 분신이 그녀의 배를 찔렀기 때문일 것이다. 내 분신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빳빳하게 서 있다.

    "침대로 가자."

    "...네."

    그 대답에 내가 공주님 안기로 그녀를 들자, 꺄악 하고 놀란다. 그럴 줄은 몰랐나 보다. 침대에 누웠는데도, 가슴은 제법 모양을 갖추고 있었다. 오전에 내가 얼굴을 파묻고 있었던 곳이다. 그 때는 몰랐는데, 꽤 컸다.

    “벗길게.”

    나를 배려한 건지, 그녀의 브래지어는 앞쪽에서 쉽게 열 수 있었다. 가슴과 분홍색 유두가 만천하에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만져도 돼?"

    "되, 돼요..."

    누구의 손길도 허락한 적이 없는 곳. 신성함마저 느껴지는 그 자태에 절로 조심스러워졌다. 부드럽게 손을 가져다 대, 중력을 따라 체중을 실었다.

    "으응."

    부드러운 감촉에 귀여운 소리. 조금 더 강하게 그 가슴을 움켜 쥐었다. 유두가 살짝 부풀어 오르며, 그녀의 신음도 조금 커졌다.

    "아응."

    이번에는 입을 가져가, 살짝, 아주 살짝 그 끝을 물었다. 그녀가 놀란다.

    "꺅."

    하지만 거부하지는 않는다. 침대를 붙잡고 있는 손을 들어다가도, 다시 내려놓는다. 그녀는 나에게 모든 것은 맡기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아으, 흥."

    혀로 유두를 살살 굴리며 애무를 시작했다. 손과 입을 다 사용해, 오른쪽 왼쪽을 번갈아 끊임없이 자극을 주었다. 그녀는 내가 만지는 대로 교성을 지르며,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기 시작했다. 마지막 즈음에 살짝 깨물어주니, 그녀가 자지러질 듯 비명을 질렀다.

    "아으응! 하아, 하아."

    이제 시작인데, 감도가 너무 좋은 것 같다. 평소에 늘 야한 생각만 하는 것 같더니, 몸이 이래서 그랬던 건가?

    아래쪽은 이미 완전히 젖어 있었다. 빨간 속옷을 뚫은 것도 모자라, 스타킹 위로도 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원래는 아래쪽도 가만히 두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이대로라면 바로 해 버리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녀는 나처럼 천강지체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니까.

    허리까지 올라와 있는 검은 스타킹을 천천히 벗겼다. 하얀 속살이 드러났다. 조금 전까지 내 무릎과 허벅지를 스치던 스타킹의 촉감도 좋았지만, 역시나 부드러운 그녀의 피부가 더 좋았다. 허벅지를 잡고, 다리를 벌렸다. 핑크색 성기가 애액에 반짝이고 있었다.

    막 넣으려고 하는데, 뭔가 빼먹었다는 걸 깨달았다.

    "예지야."

    "하아, 네. 오빠."

    "혹시 그거 있어?"

    "..."

    그녀가 말없이, 들고 온 작은 가방을 가리켰다. 재빨리 일어나 가방을 열었다. 거기에는 원하던 물품이 있었다. 그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부끄럽겠지. 부끄러울 거다. 그보다 이거, 직접 산 거겠지?

    아쉽지만, 내 분신에 방어막을 덧씌우곤 다시 자세를 잡았다. 그녀의 성기는 여전히 풀어져 있다. 잠시 흐름이 끊겼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럼, 조금만 참아."

    "..."

    눈으로 의사 표현을 하는 그녀를 보며 한 번 웃어 주었다. 그리고 한 번에 밀어 넣었다. 그녀가 비명을 질렀다.

    "아아악! 아..., 아악!"

    "으윽."

    그녀의 안이 강하게 조여왔다. 금방이라도 사정할 것 같았다. 조임도 조임이지만, 그냥 기분이 그랬다. 경험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냥 그녀의 안이라는 것 때문에 지금 내 흥분이 최고조에 달해 있었다. 당장에라도 움직여서, 내달리고 싶었다.

    "아, 아, 하아, 하..."

    그러나 그럴 수는 없다. 그녀 위에 몸을 포개고, 진정될 때까지 안아 주었다. 얼마 지나니, 신음이 작아지고, 그녀의 안도 경련을 멈췄다.

    "천천히 움직일게."

    "하아, 네."

    살짝 맺혀 있는 눈물을 혀로 핥고선, 허리를 천천히 뒤로 뺐다. 조임이 얼마나 센지, 그녀의 안이 같이 딸려 나오는 것 같았다. 당연히 그녀의 소리가 높아진다.

    "아아악!"

    비명에 안타까우면서도, 내 분신은 더 단단해져만 갔다. 여기서 멈추는 건 말도 안 된다. 나에게도, 그녀에게도. 그녀의 아픔이 줄어들도록, 가슴을 애무하고, 키스했다. 키스에 쏟을 정신이 없는 그녀를 위해 내 혀가 열심히 돌아다녔다. 그러면서 허리도 움직였다. 천천히 넣고, 천천히 빼고. 그렇게 몇 변의 진퇴를 반복하니, 그녀도 거기에 맞추기 시작했다. 내가 넣을 때 허리를 밀고, 내가 뺄 때는 당기고. 목소리에도 비음이 더해졌다.

    "흐응, 앙, 하앙."

    그 반응에 따라 내 움직임도 변했다. 빠르고, 다양하게 움직였다. 퀘스트, 특히 해리와 함께할 때 영혼 너머로 배운 움직임을 따라 했다. 그 가운데, 그녀의 반응이 유독 큰 게 하나 있었다.

    "하으응!"

    한 번 찌름에 허리를 휘는 그녀. 질이 강하게 수축하면서 나를 빨아먹을 듯이 덤벼왔다. 그 위치를 잘 기억하고서, 여러 군데를 찌르는 동안 꼭 한 번은 그곳을, 그녀의 약점을 찔렀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계속 올라갔다. 더 오를 데가 없을 때까지, 계속 올라갔다.

    "하악!"

    "읍"

    그 끝에는 나도 함께했다. 아까부터 참고만 있었기에, 마지막에 그녀와 함께 내 것을 쏟아내었다. 그 후 쓰러지듯 그녀 위에 포개졌다. 피곤하지는 않았지만, 기분은 꼭 힘이 없는 것 같았다. 그녀의 푹신한 몸을 침대 삼아 그냥 자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가 무거울 것 같아서, 옆에 누웠다. 숨 고르는 그녀의 머리칼을 천천히 쓸어넘겼다. 얼굴이 풀린 걸 보니, 아픈 것만은 아니었나 보다.

    "...아프진 않았어?"

    "하아... 조금 아팠지만, 좋았어요."

    "그래? 다행이다."

    "...오빠는요? 만족했어요?"

    "응, 대만족."

    정말로 만족했다. 한 번 더 하고 싶다, 이런 감정도 없다. 그저 지금 이대로 충실했다. 퀘스트 내에서 하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기억이 오락가락할 때와도 달랐다. 감각적인 문제가 다른 건 아니었다. 수에르테나 에밀리의 기술은 예지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것이었으니까. 대신 정신적인 부분이 정말 다른 차원에 존재했다.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쪽.

    "사랑해. 예지야."

    "...저도요."

    나는 그녀를 사랑하고, 그녀도 나를 사랑하니까. 어색하지만, 너무나 만족스러웠던 그녀와의 첫 경험이었다.

    ============================ 작품 후기 ============================

    후원 해주신 아만64 님께 감사를 전합니다.

    원고료 쿠폰 주신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외전인지, 본편인지 모를 외전입니다.

    아냐는....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일단 보류하겠습니다.......제가 매번 판타지라는 걸 잊나 봅니다....큭댓글과 추천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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