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개의 퀘스트-98화 (98/160)
  • 98화

    <리온>

    [퀘스트를 깨고 보상을 받으세요! 100개의 퀘스트를 깰 수 있다면 당신은 이 세상의 영웅이 될 것입니다!]

    [10번의 튜토리얼은 즐거우셨나요? 지금부터는 초보자 보호 기간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마음의 준비가 되셨다면 ‘시작’이라고 말씀해 주세요. 열한 번째 퀘스트가 시작됩니다.]

    유비의 말처럼, 시스템 메시지에는 변화가 있었다. 정신력 보호 기간이 아니라 초보자 보호 기간이었지만 말이다.

    [초보자 보호 기간이 뭐야?]

    [초보자 보호 기간입니다.]

    [어떤 변화가 있는 거지?]

    [현실감이 늘어납니다.]

    [지금까진 아니었단 말이야?]

    [자세한 건 스스로 경험하십시오.]

    그래, 그건 그렇다 치자. 유비 말대로라면 '죽음'과 관련해서 특별한 변화가 있겠지. 어떤 건지 여전히 실감은 안 나지만.

    [다른 퀘스트 진행자를 만났어. 너희의 목적은 뭐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좋아, 그럼 내 능력은 뭐야?]

    유비의 능력은 '얼음.' 그녀는 이 퀘스트가 그 능력을 키우기 위해 하는 거 같다고도 말했다. 시스템이 효율이 높다고 알려줄 정도면, 단지 그녀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그런데 나는 능력이 없다니, 아무래도 이상했다. 그보다는 그 능력이 뭔지 알 수 없다는 게 맞을 것이다.

    [스스로 알아내시기 전에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그럴 줄 알고, 예지와 헤어지고 난 후에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열심히 생각했다. 단서는 유비와 나의 차이. 그녀에게 있고 나에게 없는 게 내 능력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녀는 퀘스트 사이에 쉴 수 있지만, 나는 계속 퀘스트가 이어진다.

    그녀는 퀘스트 중에 '시간 정지'라는 특수 기술을 쓸 수 있다.

    그녀는 퀘스트 실패를 하면 다시 도전할 수 없지만, 나는 재도전이 가능하다.

    이 세 가지에 관련된 능력은 뭘까. 처음에는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계속 고민하다 보니, 그림이 하나 그려졌다. 세 가지 중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마지막의 것이다. 앞의 두 가지는 세 번째 것이 너무 사기적인 옵션이라서 붙은 것처럼 보이지 않는가?

    ['시간 정지'는 왜 쓸 수 없지?]

    [당신의 능력과 관련된 페널티입니다.]

    역시 예상대로다.

    [퀘스트가 끝나도 쉴 수 없는 건 왜지?]

    [다른 퀘스트 진행자와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입니다.]

    [그럼 퀘스트 재도전이 내 능력인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정확하게는 뭔데?]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치사하다. 그래도 이 정도면 거의 다 아는 거나 다름없다.

    퀘스트 재도전.

    성공할 수 있을 때까지 재도전할 수 있다. 얼핏 보면 사기적인 능력이지만, 단점이 더 많은 능력이다. 퀘스트를 늘 성공할 수 있으니까 레벨 올리기가 쉬워 보이지만, 비슷한 능력 범주가 아니면 경험치를 많이 가져올 수 없다. 거기에 좋은 능력을 얻으란 보장도 없다. 라이트닝 소드와 헬 파이어, 이프리타 소환은 운 좋게 얻은 좋은 능력이지만, 유비가 가진 '얼음'보다는 좀 떨어진다.

    좋은 능력을 초반에 얻고, 그 능력이 내 영혼과 맞는 능력이라면 아주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게 내 능력, 퀘스트 재도전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나는 지금 꽤 괜찮은 상태다. 내 영혼은 검에 재능이 있는 것 같고, '라이트닝 소드'는 나쁘지 않은 검술이니까. 물론 지금까지 활약은 적었지만, 마스터나 그랜드 마스터에 오르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혹시, 내가 가진 능력의 경험치를 다른 능력으로 옮길 수 있나?]

    [그럴 수 없습니다.]

    역시 안 되나. 된다고 하면, 나중에 S급 검술을 배워서 라이트닝 소드의 경험치를 넘기려고 했는데 말이다.

    그럼 앞으로의 방향은 자연스레 정해진다. 지금이 10번째 퀘스트니까, 이번 퀘스트나 다음 퀘스트에서 S급 검술을 얻으면 그걸 키우고, 아니라면 끝까지 라이트닝 소드를 키워야 한다. 뭐 하나라도 만렙을 찍는 게 아마 좋을 테니까. 시스템에 레벨 분류에 따르면 아키로 레벨은 '신'급이니 기술 등급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겠지.

    그나저나 이번 퀘스트도 아냐 누나가 등장하는군. 내 눈앞에, 그것도 알몸으로. 누나랑 계속 엮이는 거 같은데, 이건 대체 무슨 의미일까. 누나가 내 천생연분이라도 되는 걸까나. ...그래도 예지를 두고 다른 마음 먹을 생각은 없지만.

    물론, 지금 이 상황에서 몸을 빼진 않을 것이다. 왜 주어진 밥상을 걷어차? 해리가 풀지 못한 걸 여기서라도 풀어봐야지. 그리고 오늘 저녁에 있던 스트레스도 풀고. 어쨌든 아냐 누나 때문에 힘들었다고.

    "시작!"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감각이 내 정신을 치고 들어왔다. 배꼽보다 아래, 사지가 아닌 몸통의 끝자락에서 강렬한 감각이 척추를 타고 뇌리를 쳤다. 눈앞에 있는 이는 수에르테가 아니건만, 성기를 통해 느껴지는 감각은 수에르테와 비슷했다. 위가 아니라 아래에 있는데도 허리 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그렇다는 건, 아냐 누나도 그런 걸까?

    "하아, 하윽."

    깊게 찔러주니 그녀가 허리를 휘며 다른 소리를 낸다. 그녀의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다. 그럼에도 그녀는 내 움직임에 반응한다. 그 움직임은 나를 위한 것이었지만, 그녀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 호흡을 맞출 때에야 성감이 더욱 커지는 법이니까.

    또르르.

    그녀의 가슴의 곡선을 따라 땀 한 방울이 구른다. 그걸 입으로 훔치고, 탐스러운 유실을 베어 물고 싶었다. 가슴을 손으로 꽉 쥐고서 괴롭히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타이밍은 지나 보였다. 해리의 몸에 깃들어 있는 중에 익힌 경험은 지금은 열심히 허리를 움직여야 할 때라고 말하고 있었다. 허리를 강하고 빠르게 움직였다. 그녀의 교성이 끝을 모르고 올라간다.

    "아아아아앙!"

    "흐흡."

    파정의 순간에 그녀의 안은 한 방울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내 물건을 꽉 쪼여왔다. '시작은 네가 했지만, 끝은 내가 하겠다.'고 몸으로 말하고 있었다. 대신 그녀의 몸은 그만한 보상을 내게 주었다. 머리가 멍해질 정도의 전기신호가 빛의 속도로 밀려 들어왔다.

    마치 여성의 오르가슴을 겪은 듯, 나 역시 한동안 허리를 활처럼 휜 채, 내 물건을 그녀의 안으로 더 집어넣으려고 했다. 그러나 그 감각은 그녀의 도움이 있다해도 여자처럼 오래가진 않았다. 어느 순간 모든 게 거짓말이었다는 듯이 사라졌고, 마음엔 빈틈이 큼지막하게 생겼다.

    하지만 그건 허무함의 빈틈이 아니었다. 오히려 더 채우고자 하는 욕망이 만들어낸 빈틈이었다.

    채워, 채워 넣으라고!

    멀리 갈 것도 없이, 사냥감은 바로 눈앞에 있었다. 아직도 하늘을 향하고 있는 그녀의 발가락이 파르르 하고 떨린다. 고개를 살짝 돌려 엄지발가락을 입에 물었다. 살짝 깨무는데, 짠맛이 난다. 땀이다. 그녀가 움찔거린다. 부드러우면서도 탄탄한 다리를 품에 껴안고는 발을 시작으로 핥아 간다. 가는 발목, 유선형의 종아리, 두툼한 허벅지를 지나 좀 전까지 내 물건을 물고 있던 그녀의 아랫입에 도달한다. 정신이 없는 듯, 그녀의 입은 하얀 침을 흘리고 있었다. 손으로 그 침을 닦아 다시 안으로 넣어준다. 안은 여전히 축축하다.

    자잘한 돌기의 감촉을 느끼며, 몸이 기억하고 있는 그녀의 약점을 손가락으로 쿡하고 찌른다. 입술을 대고 있는 배꼽이 얼굴을 튕겨 올리듯 점프한다. 그녀의 허벅지가 양옆에서 내 몸을 압박해 왔다. 밀어내는 게 아니라, 더 붙잡으려는 듯이.

    "하아악, 당신 더, 으윽, 하는 거예요?"

    "당연하지."

    "오늘은, 읍."

    계속 반대의 뜻을 비치려는 그 입을 막아 버렸다. 그런데 정신은 반대해도 몸은 그렇지 않은지, 그녀의 혀는 뱀처럼 내 혀를 감아왔다. 이것도 좀 전의 사정과 마찬가지였다. 그 혀의 구속에서 풀려났을 때,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 건 내가 아니라 그녀였다. 함정에 빠진 느낌이다.

    "...가만두지 않겠어."

    "그게, 당, 하아앗!"

    무작정 내 물건을 그녀의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녀의 아랫입은 침을 흘릴 정도로 멍한 상태였기에 들어가는 데 아무런 저항이 없었다. 끝까지 들어간 내 분신이 벽에 도달해 부술 듯이 때려 버리자, 그녀가 고개를 젖히며 비명을 질렀다.

    "좋아하면서 왜 그렇게 빼?"

    "그게, 당신, 하아, 오늘 일찍 나가봐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더 해야지."

    "그렇긴 하지만, 읍."

    다시 한 번 입을 막았다. 이번엔 진짜 정신이 없는지, 혀가 적극적으로 반응해오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엔 내 혀로 그녀의 혀를 휘감았다. 그러면서 허리를 계속 밀어붙이니, 그녀는 자꾸 도망가려고 했다. 하지만 허락하지 않았다. 몸을 더 밀착시키면서 입으로는 흐물흐물해진 그녀의 정신을 붙잡았고, 가슴으로 쾌락에 젖어 녹아내리는 그녀의 몸을 받치고, 내 물건으로 그녀의 안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주었다.

    "흐아아아앙."

    울음과 같이 터지는 그녀의 교성을 들으며, 나는 그녀의 몸 위에 푹하고 쓰러졌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그가 말이다. 사실 내가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의식을 따라 내가 몸을 움직이는 척했지만,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다. 내가 움직이는 것보다 그가 움직이는 게 더 큰 감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몸과 머리의 기억이 완전히 일치하는 그의 움직임이 더 자연스러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그럼 나는 갈게. 편히 쉬고 있어."

    1시간 가까이 이어진 관계에서 그도 나름 온 힘을 다했고, 그의 몸도 땀으로 범벅이 돼 있었다. 그러나 그는 막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 준비된 수건으로 땀과 체액을 쓱쓱 닦고, 옷을 입었다. 보통이라면 시녀를 불러 닦이고 입히겠지만, 부인, 에밀리의 말처럼 오늘은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쪽.

    나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그는 한 번 더 그녀의 입술을 훔쳤다. 그녀는 정신을 놓고 있다가 그제야 정신을 차린듯했다. 그녀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응, 금방 올게."

    그는 그 말을 끝으로 방의 문을 열고 나갔다.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가 있는 이상 별다른 경비를 둘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제국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실력자, 황궁의 근위대장 리온 백작이었다. 그는 이제 짧은 휴가를 끝내고 다시 원래의 자리, 황궁으로 복귀해야 했다.

    ============================ 작품 후기 ============================

    후원해주신 '광서자'님, 감사합니다!

    원고료 쿠폰 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좀 짧지만, 일단 빨리 올리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하하하하하100편을 향해 달려야죠! 그런데 벌써 지치는군요.... 다음편은 불투명합니다..하하하댓글과 추천을 기다립니다.

    전편에 댓글이 너무 적어요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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