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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퀘스트-85화 (85/160)

85화

얼굴만 보면 어린 티가 났지만, 몸은 성인과 견주어도 크게 다르지 않은 소년과 탄탄한 근육질에 날렵한 몸을 한 남자가 검을 겨루고 있었다.

어린 해리와 딜런이었다.

챙. 챙.

"그것뿐이야? 좀 더 덤벼 봐."

"으아앗!"

해리가 기합을 지르며 달려들었지만, 딜런은 여유롭게 상대했다. 두 걸음 물러나 검을 피하며 해리의 균형을 무너뜨리고는, 다시 다가가 그의 뒤통수를 팔꿈치로 내리찍었다. 해리는 모랫바닥에 얼굴을 처박았다.

"그걸로 날 어떻게 이기겠다는 거지? 이대로는 경기장에서 죽는 거밖에 없겠는데?"

"으윽."

꼴사납게 바닥에 누운 게 창피하기도 했고, 일어나봐야 딜런의 여유로움을 깰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해리는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딜런.

검투사의 아들로 태어나 검투노예로 경기장에서 살아온 해리와 달리, 그는 밖에서 온 사람이었다. 용병 출신으로, 참가한 전쟁에서 진 후 노예가 되어 이곳저곳을 전전하다가 여기까지 온 거였다. 그만큼 싸움에 익숙했다. 이제 겨우 13세가 되어, 검투사 공부를 시작하는 해리가 이길 상대가 아니었다.

"자, 일어나. 거기서 언제까지 누워 있을 거야? 그러다 진짜 죽는다."

"안 죽어!"

그는 강했다. 그를 가르치는 자크 감독관보다 강했다. 경기장에서도 지는 일이 없었다. 연전연승. 그의 이름 앞에는 이미 그랑의 챔피언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왜 이런 곳까지 왔는지,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노예 검투사도, 그의 싸움을 보는 관중도, 그를 기사가 아닐까 하고 의심했다. 그 정도로 실력이 좋았다.

그래서 그는 꽤 자유로웠다. 훈련 중에도 자기 뜻대로 훈련할 권리가 있었다. 그런 그가 훈련 파트너로 삼은 게 갓 검투사가 된 해리. 모두 의아해 했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그 덕에 해리는 어린 검투사가 겪을 시달림에서 약간 벗어났다. 더불어 그의 검술도 배웠다. 그게 그가 의도한 바인지는 알 수 없지만.

"크아악!"

"좋아, 그거야!"

해리는 다시 일어나 딜런에게 달려들었다. 뜨거운 해 아래, 뜨거운 모래 위에서 훈련에 열중하는 그들의 땀이 날아다녔다.

+ + +

"승자, 해리!"

"우와아!"

해리는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관중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 손짓 하나에 함성이 더 커졌다. 그는 이 함성이 좋았다. 자신을 연호하는 이 소리가 좋았다. 이 순간만큼은 그가 왕이었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간발의 차로 살아났고, 그걸 같이 기뻐해 주는 이 시간이 좋았다. 이겨나가는 즐거움이 있었다. 상대가 더 강할수록, 함성은 더 커졌다.

그렇게 환호를 받으며 해리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딜런이 다음 시합을 기다리고 있었다.

"축하해. 해리."

"감사합니다. 다 딜런 덕분이에요."

"뭘, 네가 잘해서 그런 거지."

"아닙니다. 다 딜런이 잘 가르쳐 줘서 그래요."

검투사의 훈련을 책임지는 건 자크 감독관이다. 왕년에 챔피언을 한만큼, 그의 실력도 낮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가르치는 건 일반적인 수준의 기예. 모두에게 가르쳐야 하니 어쩔 수 없었다.

다 같은 걸 배우니, 그들 사이에서 우위를 가리는 건 타고난 신체 능력이었다. 해리의 신체적 조건은 상당했다. 그는 15세임에도 불구하고 성인과 비교해도 그 덩치가 꿀리지 않았다. 장래가 유망했다. 그러나 아직은 어리기에, 자크 감독관의 가르침과 훈련만으로 이렇게 두각을 나타내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그걸 가능케 한 것이 딜런이다. 딜런이 가지고 있는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았기에 해리는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다. 15세에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이다.

"좋아, 그럼 오늘은 네 돈으로 한턱 얻어먹어 볼까?"

"허, 딜런이 돈 더 많잖아요?"

"나는 질지도 모르잖아?"

"지긴 누가 져요. 그랑의 챔피언이."

"그거야 해봐야 아는 거지."

"어서 가서 이기고 와요.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언제까지 기다리려고? 오늘은 연회가 있을 텐데?"

"아, 딜런!"

딜런은 그 말을 끝으로 사라졌다.

딜런과 싸울 상대는 다른 도시, 다리웅의 경기장에서 온, 이길 자가 없다는 검투사였다. 딜런과 비슷했다. 딜런도 벌써 3년 이상 챔피언의 위치에 있었으니까.

이 시합은 그래서 열리는 것이다.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명성을 가지게 된 챔피언들이다. 서로 싸우게 되면 누가 이길까? 그런 이야기가 사람들 사이에서 무성해져야만 열리는 특별한 시합이었다.

그랑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딜런이 이길 거라 얘기했지만, 아닌 사람도 있었다. 다리웅의 챔피언도 강하다고 소문이 나 있었고, 2년이나 챔피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검투사였다. 그를 지지하는 사람도 소수지만 존재했다.

해리는 딜런이 이길 것을 믿었지만, 걱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없다. 딜런이 지는 것은 아닐까, 죽는 건 아닐까. 하지만 딜런의 모습을 보니 괜찮을 것 같았다. 딜런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 + +

"이틀 뒤의 시합은 딜런과 해리가 싸운다."

"왜?"

"반론은 없다."

"감독관님!"

자크 감독관은 그 말을 하고 나가려 했다. 해리는 자크의 뒤를 따라가며 항의했지만, 감독관의 입은 열릴 줄 몰랐다. 해리에게 닥치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그는 최대한 인내심을 발휘한 거였다.

"해리."

"이건 아니잖아요, 딜런."

"해리, 그만해."

딜런은 주위를 가리키며 해리를 말렸다. 주위 검투사들은 대부분 안타까운 눈을 하고 있었지만, 그 사이에는 불만의 얼굴을 한 이들도 있었다. 왜 그렇게 난리냐. 그들의 얼굴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들도 해리와 딜런의 관계를 잘 알고 있었지만, 그들은 이미 그러한 일들을 겪은 자들이었다. 친구나 연인을 죽이고도 계속 살아남아 있는 이들. 해리도 주변 상황을 보고는 화를 삭일 수밖에 없었다.

“예정된 일이야.”

딜런은 이미 5년째 챔피언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질릴 때가 한참 지났다. 그리고 그의 나이 이제 서른. 대체로 여유롭게 이기고 있지만, 과거의 그에 비하면 있을 수 없는 장면들도 나오고 있었다.

반대로 해리는 떠오르는 신성이었다. 고작 17세지만, 딜런을 제외하고 이길 자가 없었다. 게다가 호쾌한 싸움을 해서 사람들이 좋아했다. 딜런은 절도 있는 동작으로 적을 제압하길 좋아했지만, 해리는 기교보단 힘쓰기를 좋아했다. 그의 경기에선 꼭 피가 튀었다.

그런 둘을 두고 이제 세대교체가 일어나야 한다, 둘의 시합을 보고 싶다, 누가 강할까 등의 말이 나오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열심히 하자구나."

"딜런……."

딜런은 해리의 등을 툭툭 치고는 훈련장을 빠져나갔다. 해리는 멍하니 서서 그 등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 + +

"그 검 앞에 고블린도, 오크도, 검투사도, 그 누구도 버티지 못했다. 챔피언 자리를 노리는 도전자! 그랑의 신성, 무패의 해리!"

바람잡이의 말과 함께 쇠창살이 올라가는데, 해리는 경기장으로 들어가고 싶지가 않았다. 평소라면 신이 나게 들어갔을 것이다. 가끔 검투사들과 싸울 때는 그 걸음이 무겁기도 했지만, 그때도 움직임만큼은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예 움직이고 싶지가 않았다.

"들어가라, 해리."

"……."

"무패의 해리!"

"빨리!"

경기장에서 들리는 바람잡이의 외침과 자크의 닦달이 있고 나서야 해리는 천천히 움직였다. 그가 경기장에 등장하자 수만의 관중이 환호했다. 하지만 평소와 달리 그는 그 환호에 답해줄 기분이 아니었다. 반대편 창살 너머, 그가 의지해 온 사람이 서 있었으니까.

"오늘은 그의 피가 이 경기장에 뿌려질 것인가! 그의 피가 경기장에 흐른 적은 아직 단 한 번도 없다! 이제 몇 번인지, 몇 년인지 새기도 힘들다. 몇 년 동안 최강자의 칭호를 놓치지 않은 검투사, 그랑의 챔피언이자, 저 멀리 다리웅의 챔피언! 딜런!"

"우와아!"

딜런은 주저하지 않았다. 그를 부르는 사람들의 함성은 해리를 찾는 목소리보다 더 컸다. 그는 각오한 듯 보였다. 해리를 죽일 각오를.

해리는 그 눈빛이 야속했다. 검투사의 운명은 그런 거라지만, 어떻게 자신에게 저런 눈빛을 보여 줄 수 있는가 싶었다. 해리는 손이 덜덜 떨려 검을 잡기도 힘든데, 딜런은 평소 그의 적들을 상대할 때와 다를 바가 없었다.

"딜..."

"시합을 시작하라!"

챙!

해리는 이야기라도 조금 나눌까 했지만, 딜런은 그런 틈을 주지 않았다. 그는 무섭게 검을 내리쳤고, 해리는 몸에 밴 습관대로 방패를 들 수밖에 없었다. 그 뒤로도 그의 공격은 쉬지 않고 이어졌다. 해리는 아직 마음을 확실히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계속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다.

"우와아!"

몇 년간 같이 훈련해 온 두 사람이다. 쉽게 결판이 날 리 없었다. 베고, 막고, 찌르고, 막고, 치고, 밀고, 차고……, 한쪽은 공격하고, 한쪽은 막았지만, 그것만으로도 제법 그림이 되었다. 사람들은 좀처럼 보기 힘든 고차원적 공방에 환호했다.

"딜런!"

해리가 딜런을 힘껏 밀어내며 이름을 불렀지만, 딜런은 그 틈을 노려 해리의 발을 걸어 넘어뜨렸다.

"우와아!"

"누가 시합 중에 말을 하라고 가르쳤지?"

딜런은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여유롭게 양팔을 벌렸다. 아직은 끝낼 때가 아니라는 자세였다. 그러나 해리가 일어나려 하지 않자, 순식간에 자세를 바꾸어 검으로 땅을 찍어 내렸다. 해리는 그 기세에 저도 모르게 반응했다. 옆으로 뒹구르르 굴렀다.

"빨리 일어나! 안 그러면 싱겁게 죽어 버릴 테니까!"

"딜런!"

해리는 딜런을 불렀지만, 그는 여전히 말할 새도 주지 않았다. 해리는 계속 공격을 막아야 했다. 조금이라도 정신을 놓으면 바로 죽을, 그런 공격이었다. 그가 휘두르는 검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왜 이러는 건데!'

해리는 이런 상황을 생각하지 못했다. 아니, 이런 일이 있더라도, 이런 식으로 전개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딜런이 주저할 것으로 생각했다. 자신이 막고만 있는 것처럼, 서로 머뭇거리다가 어영부영 결과를 낼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딜런의 눈에는, 그 움직임에는 전혀 주저함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 모습에 해리는 정신이 멍해졌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저 검에 죽어야 하는 건가? 아니면 저 검처럼 달려들어야 하는 건가?

동시에 서러움과 억울함이 솟아올랐다. 자신은 이렇게나 그를 생각해주고 있는데, 딜런은 어떤가?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지?

찌걱.

"와아아!"

결국, 해리의 방패가 깨졌다. 공격이 잠깐 멈췄다. 딜런은 이전과 같이 양팔을 벌리고는 관중에게 더 환호하기를 요구했다.

"해리, 그렇게 소극적으로는 이 관중을 만족하게 할 수 없다고."

"나보고 어떻게 하란 말이야!"

"싸워!"

"으아아아!"

해리는 강하게 다그치는 딜런의 소리에, 저도 모르게 딜런을 향해 달려들었다. 훈련받을 때의 습관이었다. 그가 아무리 용을 써도 딜런은 강했고, 절대로 이길 수 없었다. 그가 할 일은 딜런의 명령에 따라 공격하고, 또 공격하고, 쓰러져도 일어나 달려드는 것뿐이었으니까. 그 기억이 그를 움직이게 했다.

"좋아, 그렇게 나와야지."

공방이 좀 더 격해졌다. 서로의 검이 이제 서로의 몸을 스치기 시작했다. 피가 튀었다. 피가 튀고, 사람들은 그들의 싸움이 격해질수록 더 열광했다.

그러나 둘은 시간이 지날수록 둘 만의 세계로 들어갔다.

“왼쪽!”

"자, 이번엔 오른쪽이다!"

"이쪽으로 와!"

딜런은 가르쳤고, 해리는 그 말을 따라 움직였다. 그가 열어주는 공간으로 들어가, 있는 힘껏 공격했다. 그 공격은 성공할 때도 있었고, 막힐 때도 있었다. 그는 지금이 경기장인지, 훈련장인지, 자신이 들고 있는 게 훈련용 검인지, 진검인지 구분하지 못했다. 계속 다그치는 딜런, 커지는 관중의 함성, 튀어 오르는 먼지, 흐르는 땀, 눈앞을 가리는 붉은 물방울에 정신을 잃어갔다.

"자, 이번엔 여기다!"

딜런의 목소리, 몇 년간 반사적으로 반응했던 그 목소리를 따라 움직였다.

"으아아!"

그래서 딜런이 열어준 그 공간이 딜런의 바로 앞임을 알았지만 아무 생각이 없었고, 그가 검을 찔러가는 곳이 딜런의 명치임을 알았지만 아무 주저함이 없었다. 딜런이 어련히 막겠지, 훈련용 검이 무슨 문제가 있으랴 하면서 있는 힘껏, 검이 그 살을 파고들어 손잡이만 보일 정도로 찔러 넣었다.

푸욱.

"와아아!"

"해리! 해리! 해리!"

'어?'

해리는 그제야 자신이 무슨 짓을 한 건지, 지금 검이 어디를 찌르고 있고, 지금 몸을 적시는 피가 어디서 나오고 있는 지를 깨달았다. 검을 놓으려 했다. 빼버리려 했다. 그런데 그걸 제지하는 손이 있었다.

"딜런?"

“안 돼…….”

해리는 용을 쓰며 검을 뽑으려 했지만, 검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반대로 보였다. 해리는 검을 집어넣으려 하고, 딜런을 뽑으려 하는 것으로.

"해리! 해리! 해리!"

"딜런?"

"살아라, 너는 살아. 이 앞에 뭐가 있을지는 나도 모르지만, 어쨌든 살아. 정 미안하면 내 몫까지 즐겁게 살던가. ……즐거웠다……."

"딜런!"

줄어가는 목소리가 끝을 말해주고 있었다. 해리는 빛을 잃어가는 그의 눈을 보며 정신을 잃었다.

"으아아아!"

해리는 검을 뽑았다. 꿀렁꿀렁 새어나오던 피가 수도관 터진 것처럼 튀어나와서는 그의 온몸을 적셨다. 그는 그 검으로 목을 찌르고, 팔을 자르고, 다리를 자르고……. 사람들의 함성을 따라서 딜런의 온몸을 난도질했다.

미친 해리는 그렇게 탄생했다.

+ + +

"잘했다, 해리. 이제 딜런이 아니라 네가 그랑의 챔피언이다."

"왜? 딜런은?"

“네가…….”

자크는 ‘네가 죽이지 않았느냐.’라고 하려다가 말을 삼켰다. 좀 전 경기장에서 해리가 보여줬던 모습도 그렇고, 지금 그의 눈동자에 스며들어 있는 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서, 반말하는 해리에게 그걸 지적하지도 못했다.

“나? 내가 왜? 딜런은 어떻게 됐냐니까!”

“딜런은 죽었다…….”

“누구에게?”

“……사고였어. 오거가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벽이 무너졌거든.”

그는 급조한 이 말을 해리가 받아들일까 걱정이었다.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죽을 거란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해리의 분노를 다른 곳으로 돌려야만 했다.

“……그 오거는 어디 있지? 내가 죽여 버리겠어.”

“죽었다. 난동 부리는 놈을 살려둘 이유가 없잖아?”

웬만하면 해리를 데리고 지하로 가서 오거를 죽이게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말을 맞출 시간이 없었다. 또 그에게는 오거를 죽일 권한이 없었다. 그러니 방안을 가득 채운 살기 속에서 그는 줄타기해야만 했다.

“……다음 시합은 오거다. 앞으로 오거는 다 내게 배정해. ……다 죽여 버리겠어.”

“그래, 그러지. 그럼 쉬어. 피도 좀 닦고.”

쾅.

나가는 해리를 보면서 그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 + +

그 뒤 자크는 될 수 있는 한 모든 사람에게 딜런의 이야기를, 특히 해리가 딜런을 죽였다는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 당부는 잘 지켜졌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흐르고, 검투사 한 명이 어쩌다 그 이야기를 했다. 해리는 우연히 그걸 들었는데, 바로 그 검투사를 죽여 버렸다. 정확하게는 해리가 아니라 미친 해리였다.

백작의 고용인이었다면 문제가 커졌겠지만, 검투사였기에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다. 해리는 그랑의 챔피언이었기 때문이다. 그 사건 이후로는 해리 앞에서 딜런의 이야기를 하는 자가 없었다.

============================ 작품 후기 ============================

쿠폰 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늦었습니다. 늦었습니다. 늦었습니다....

오늘 안에 한 편 더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엔 못 쓰면 제가 성을 갈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84편 마지막 부분 약간 수정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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