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개의 퀘스트-54화 (54/160)

54화

이번 퀘스트에서 아는 얼굴은 두 사람이었다. 하나는 러셀. 러셀은 내가 예전에 알던 친구의 얼굴을 닮았다. 꽤 친한 친구였지만, 그가 초등학교 졸업 후 멀리 이사가 버리자 멀어졌다. 어릴 때는 물리적 거리가 중요한 법이다.

그 친구의 얼굴이 러셀의 얼굴과 겹쳐졌다. 나이도 다르고, 사실 얼굴 형태도 자세히 따져보면 달랐는데도, 이제까지처럼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게 사실이라는 확신도 자연스럽게 생겼다.

나가면 오랜만에 연락을 해봐야겠다. 그가 퀘스트랑 관련이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아냐 누나도, 세료자 형과 리오샤 형도 아무것도 몰랐다. 사장이랑 예지도 그랬다. 이제까지의 흐름을 깨고 그가 무언가 알고 있을 거라고는 예상하기 힘들었다. 그냥 친한 친구였으니까, 오랜만에 연락이나 하고 싶은 거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아는 얼굴은 아직 퀘스트 안에서만 만난 인물이다. 기억 속에서 두 번 등장했고, 지금도 내 눈앞에 있는 사람, 여기에서의 이름은 스칼렛이고, 내가 알고 있는 이름은 암살자 동생. 암살자 동생은 이름이 아니지만, 아무튼 그렇다.

스칼렛은 섹시 일변도였던 암살자 동생과는 달리 좀 더 차분하고, 고고하고, 청순한 면이 있었다. 그냥 보면 완전히 다른 얼굴이라고 할 정도였다. 누가 보면 이게 어떻게 같은 얼굴이냐 하고 항변할 것 같다. 하지만 내 눈이 둘을 비슷하게 인식하고 있는 걸 어쩌라고.

그런데 차분하게 가라앉은 듯한 그녀의 두 눈이 왜 내 정면에 있는 걸까? 그 눈과, 얼굴 밖으로 하늘이 배경인 이유는 뭘까? 잠에 들기 던엔 쓰러졌으니, 하늘이 보이는 거야 이해를 한다. 그럼 내 머리 앞에 서 있는 건가? 치마 속이 보이면 어쩌려고? 사실 시야에 치마라고는 한 쪼가리도 안보이니 괜찮겠지만, 멀리 있어야 할 살덩이 두 개가 이렇게 가까운 이유는 뭘까? 이제야 뒷머리에 느껴지는 편안한 기분은 또 뭐고.

아무래도 무릎베개라는 걸 당하고 있는 듯하다. TV나 책에서만 보던 걸 직접 경험해보니 신선했다. 목의 높이가 좀 높아 완전 편하다곤 할 수 없지만, 체온이 전해지는 베개는 그것만으로 충분한 의미가 있었다. 거기에 고개를 돌리면 위험할 수 있다는 긴장감도 있고. 나가면 예지에게 해달라고 해야겠다.

“…….”

“…….”

거기까진 좋았다. 얼굴만 암살자 동생을 닮은 게 아니라, 몸매도 암살자 동생을 닮은 스칼렛은 쭉쭉 빵빵했으니까. 문제는 눈을 뜨고, 눈을 마주친 순간부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다.

스칼렛은 존의 소꿉친구이다. 그렇지만 그 사실이 지금의 관계를 만들어주는 건 아니었다. 스칼렛이 섹트 조사원을 따라 마을을 떠나간 게 벌써 8년 전이다. 오랜만에 만난 소꿉친구가 반갑긴 했지만, 둘은 위치도 다르고 사정도 달랐다. 8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친분을 과시할 사이가 아닌 것이다. 더구나 그녀는 아카데미에서 최고의 미인으로 불리고 있었으니, 밥버러지 존과 이야기할 접점도 없었다.

그런 점에서 저번 조언은 존에게 큰 도움인 동시에 큰 위협이었다. 제일 하층민이랄 수 있는 그와 최상위 계급이자 동경의 대상인 그녀가 함께 있는 거 자체가 다른 후보생들에게는 견딜 수 없는 종류의 것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그 탓에 그 이후로 그는 더 큰 비아냥을 받아야 했다. 조언에 정신을 완전히 빼앗겨서 그는 그것도 느끼지 못했지만, 기억을 상당히 객관적으로 본 나는 알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

“…….”

눈을 마주치고 있는 상황이 한 동안 계속 됐다. 실제로는 1분 여 정도의 시간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뻘쭘한 상태라 그보다 훨씬 느껴졌지만 말이다.

“일어나.”

“응? 아, 그래. 윽.”

그 말을 듣고서야 일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급하게 허리에 힘을 주고 상체를 일으키는데, 얼굴이 어딘가에 충돌했다. 아래에서 보이던 살덩이 두 개가 내 눈앞에 있다. 몸이 그대로 굳었다. 내 얼굴에 밀려 모양이 흐트러지는 그녀의 가슴이 옷 너머에서도 생생하게 느껴졌다.

“아, 그게, 아니, 이건.”

갑자기 일어난 당황스러운 사태에 입에서 말이 헛 나왔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런 동요도 없이 차분한 목소리를 이어갔다.

“괜찮아. 그냥 일어나.”

“넵!”

알 수 없는 박력에 당황하며 무의식적으로 존대를 했다. 그러고 보면 원래 존대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 전의 반말이 실수였다. 그녀는 이 나라에서 가장 큰 섹터, 요크 공작이 장으로 있는 드래곤 섹터의 사람이니까. 게다가 기사가 섬겨야 하는 아름다운 레이디가 아닌가.

재빨리 존의 기억을 훑으며 기사로 빙의했다. 아니, 그냥 나는 숨고 존을 전면에 내세웠다. 아까부터 당황 일색이던 그였다. 아무것도 못해도 그의 책임이라며 떠넘긴 건데, 정신과 달리 그 몸의 반응은 빨랐다. 그는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제가 무례를.”

“……괜찮아.”

“죄송합니다.”

“……진전은 좀 있어?”

“그, 그게…….”

머뭇거리는 존과 기다리는 스칼렛.

당사자일 때는 그녀의 차분한 말투가 얼음처럼 느껴졌는데, 이렇게 한 발짝 떨어져서 들어보니 그게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아직 존을 소꿉친구라 여기고 있었다. 어쩌면 좋아할지도 모른다. 어릴 때와 성격은 달라진 듯 보였지만, 그 호의가 훤히 보였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기다릴 리도, 조언을 해줄 리도, 안부를 물을 리도 없지 않은가?

반면에 존은 그저 당황만하고 있었다.

일단 격의 차이가 존재했다. 둘의 신분은 평민으로 같았다. 그러나 정령기사는 그 직함만으로도 귀족을 간단히 씹어 먹는다. 왕조차도 무시하지 못하는 위치다. 물론 어느 부분을 봐도 그 능력 빼고는 왕이 숙이고 들어갈 이유 따윈 없지만, 왕은 백성들이 그러하는 것처럼 정령기사를 우대했다. 위험한 일을 하는 그들에게 존경을 표하는 것이다. 그 속뜻이 뻔히 보이긴 해도 겉으로는 그러했다. 그 차이가 존이 정령기사 아카데미에 들어온 걸로 좁혀질 리가 없다. 그는 아직 수호정령도 못 불러내는 반푼이일 뿐, 정령기사라고 부르긴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나 존 스스로에게나 그 격차에 따른 거리감이 존재하는 것이다.

둘째로 그녀는 레이디였다. 기사가 되기로 결심했을 때, 아니, 그 이전부터 그는 레이디와 약자를 위해 희생하겠다는 각오를 다졌었다. 그 희생이란 단순히 적에게서의 보호가 끝이 아니었다. 보호는 물론이고, 예의와 진심을 다해서 대하고 섬기겠다는 진정한 기사도였다. 현재의 기사도는 그 방향이 이상해졌을지 몰라도 그가 한 건 그 맹세였다. 그런 그가 지금 레이디에게 실례를 저지르고 말았다. 그것도 사과로 넘어가기 힘든 종류의 것으로. 머릿속이 핑핑 돌만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답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기절 전 그의 기억은 온전치 않았다. 힘을 쓰다가 쓰러진 거까진 기억하는데, 그 다음은 기억을 못했다. 보통 같으면 실패라고 생각했겠지만, 그는 평소와 다른 느낌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섣불리 실패라고 단정 짓지 못했다. 실패라고 해버리면 뭔가 놓쳐 버릴 것 같은 예감에 주저하고 있었다.

그 순간에 내가 나섰다. 내 존재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그였기에 상당히 놀랐다.

‘진전이 있다고 해. 실제로 있으니까.’

‘……응?’

‘일단 있다고 해, 의문은 나중에 다 풀어주지.’

‘……알았다.’

의문과 수긍이 오가는 그의 머릿속을 느끼며, 내가 덧붙였다.

‘덕분에 라는 말 잊으면 안 돼. 정말 스칼렛 덕분이 맞으니까.’

존은 약간 움찔했지만, 내 뜻에 동의한 건지 그녀에 대한 인사를 잊지 않았다.

“……진전이 있었습니다. 나이트 스칼렛 덕분입니다.”

“……다행……이군요. 나이트 존.”

그런데 그 딱딱한 태도는 뭔지……. 그가 앞에 있었다면 한 대 쳐주고 싶은 느낌이다. 스칼렛도 딱딱해져 버렸잖아.

하지만 그렇게 느낀 건 나뿐, 그는 그녀가 딱딱하게 나오자 오히려 더 편히 대했다.

“별 말씀을. 오늘의 무례에 다시 한 번 사죄를 구합니다. 받아주시겠습니까?”

“개의치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나이트 스칼렛에게 정령의 가호가 있기를.”

“나이트 존에도 정령의 가호가 있기를.”

‘바보.’

‘……?’

기숙사 뒤편을 나오는 존은 내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됐다. 주변에 다른 사람은 없어?’

‘……그건 왜? 아……, 없는 것 같아.’

‘정령의 낌새는?’

‘……그건 확신할 수 없어.’

어쩔 수 없나. 이 자식은 아직 반푼이니. 앞으로 고생 좀 하겠군, 머리는 잘 돌아가는 것 같고, 비아냥에 일일이 반응하는 타입은 아닌 것 같으니 괜찮겠지.

‘그럼 어디 조용한 곳으로 가는 게 어때? 내 정체를 알고 싶다면 말이야.’

‘내 방으로 가지.’

그거 좋겠다 하며 걸어가는데, 기숙사 뒤편에서 기숙사 방으로 들어가는 그 간단한 길에 장애물과 조우했다.

“어이, 기사 나부랭이. 어디 가는 겐가?”

오래 전부터 존과 악연이었던 로건이 여기에서도 골목대장 짓을 하며 복도를 막았다. 그 옆에는 다른 정령기사 둘도 함께 서 있었다.

로건도 스칼렛이 정령기사 아카데미로 갈 때 같이 갔었다. 그 말은 그 역시 이 나라 최대 섹터인 드래곤 섹터에 속해 있다는 말이었다. 소속 섹터가 없는 정령기사 후보생을 데리고 골목대장 짓을 하기엔 충분했다.

“방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나이트 로건.”

“방으로? 지금 내가 잘못 들은 거 같은데, 방으로 돌아간다고 했나? 내가 뭘 봤는지 알면 그렇게 태연할 수 있을까?”

나도 존도 그가 뭘 말하고자 하는 지 대번에 알아들었다.

“뭘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그 입을 열 때 조심하셔야 할 겁니다. 누군가의 명예가 걸려 있는 문제입니다.”

평소라면 존은 로건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로건 역시 그에 비하면 지체 높은 분이니까. 하지만 지금은 할 수 있었다. 이 문제에 걸려 있는 건 존이 아니라 스칼렛이었기 때문이다.

같은 드래곤 섹터의 일원이지만, 로건과 스칼렛의 차이는 어마어마했다.

그녀는 정령기사들인 모인 이곳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사람이었다. 미모는 물론이고, 그녀의 수호정령 운딘도 그녀의 자랑거리였다. 운딘은 이 아카데미 내에서 손꼽히는 능력을 지닌 것이다. 거기에 우아하고 차분한 몸가짐까지. 그녀를 마음에 품지 않은 정령기사 후보생을 찾는 게 더 어려웠다.

반면 로건은 드래곤 섹터의 일원이지만, 일개 후보생일 뿐이다.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섹터인 만큼, 아카데미 내에서만 섹터 일원인 후보생은 수십 명이나 더 있다.

그런데 로건이 스칼렛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을 퍼트리고 다닌다고? 그녀가 와서 결투를 신청해도 모자랄 이야기였다.

“흥, 그럴 의도는 없어. 그저 주제도 모르는 버러지에게 경고를 주고 싶을 뿐이지. 안 그런가, 다들?”

“그렇습니다. 물 흐리는 미꾸라지 주제에 아카데미의 보석에서 집적대다니요, 어이가 없습니다.”

“마음도 넓으신 나이트 스칼렛께서 주는 동정을 호의나 사랑이라고 착각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저도 잘 알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존은 혹시 자신으로 인해 스칼렛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이 돌까 봐 걱정했다. 그러나 그런 일이 아니라면 전혀 거리낄 게 없었다. 이들의 비아냥은 웃으면서도 넘길 수 있었다. 그가 그러지 않는 건 그럴수록 이들의 놀림이 더 심해지는 걸 알기 때문이다.

“흥, 잘 알고 있다니 다행이군. 그럼 이제 여기서 나가는 건 어떤가?”

“맞아, 자네가 이 아카데미의 물을 흐리고 있다는 사실은 아나?”

“수호정령도 없는 자네가 여기 있어서야 모두에게 방해가 될 뿐이지. 되도 안한 짓을 하다가 나중에 잘못되면 모든 게 자네만 손해라네.”

존은 그 말에 가슴이 아파오는 걸 느꼈다. 말의 내용에 거슬린 건 그다지 없었다. 경멸의 눈초리와 오만에 가득 찬 셋의 목소리는 꽤 거슬렸지만, 그것도 그냥 넘어갈 수 있었다. 문제는 거기에 있지 않았다. 정령기사란 것들이, 기사란 놈들이 이 꼴이라는 것이 그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도 알고 있었다. 정령기사가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그 정령 기사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당연했다. 그가 왕립아카데미를 다니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정령기사 놈들은 기사도 아니야.’

이런 건데, 모를 리가 있겠는가?

하지만 과장되었다고 생각했다. 기사는 정령기사의 존재로 인해 그 빛을 일부 잃은 집단이니까, 이런 말이 나오는 게 당연하며 과장하는 게 일반적인 일이라고 여겼다.

그의 생각도 일부 맞았다. 앞으로 기사랑 가장 자주 부딪힐 러셀 남작은 정령기사로서의 품위도 있었고, 마음가짐도 듣던 바, 부패한 정령기사의 이야기와는 달랐으니까.

그런데 그 모든 건 아카데미에 들어와서 깨졌다. 학장, 교수, 후보생 할 것 없이 전부다 썩었다는 걸 그는 알게 되었다. 학장은 러셀에게 굽실 거리기만 할 뿐, 러셀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교수는 그의 사정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개의치 않고 다른 후보생들 앞에서 망신을 주는 걸 서슴지 않았다. 거기에 동조하고, 자신이 지나갈 때마다 비아냥거리는 후보생들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러셀의 제안을 수락하고 나서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정령기사와 기사는 소원한 관계고, 수호정령도 못 불러내는 자신을 따돌릴 것이란 생각은 그도 몇 번이나 했다. 그래도 그들이 수호정령에는 관심을 가질 줄 알았다. 새로운 타입의 수호정령의 발견이라는 명제 앞에서는 인류를 지키는 수호자의 모습을, 자신의 희생하는 위대한 자의 모습을 보일 줄 알았다.

그러나 그 믿음의 결과는 이런 거다. 그런 부분은 하나도 없었고, 그들은 비아냥거리는 게 유일한 낙이라는 듯, 시도 때도 없이 그를 내리 깔았다. 마치 그것만이 그들의 지위를 유지하는 방법 같았다.

그 뿐만이 아니다. 그들은 쉬는 시간에 어떤 주제에 대해서 열띤 토론을 하는데, 대부분 이런 종류의 것이다.

‘어떻게 하면 파괴의 정령에게서 잘 도망갈 수 있을까.’

‘막으러 나가는 순번을 교묘히 뒤바꾸는 방법.’

‘사람들은 제물로 대주면서 파괴의 정령을 쉽게 상대할 수 있는 방법.’

그가 알았던, 그가 동경했던 정령기사, 사람들을 구하고, 스스로를 희생하는 위대한 기사의 모습은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었다. 예의도 모르고, 품위는 밥 말아 먹고, 남을 내리깔 줄만 아는 진정한 밥버러지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그나마 그 힘으로 자신을 괴롭히지 않는 긍지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도. 그는 비아냥 같지도 않은 비아냥을 들으면서, 정말 마음이 아팠다. 요 며칠 간은 수호정령에 집중하느라 전혀 느끼지 못했었는데, 그 실망감이 한 번에 그를 덮친 것이다.

그래서 그럴까,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알, 알겠습니다.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 떨림은 두려움으로 생각한 걸까? 3인의 목소리가 조금 높아졌다.

“방해가 되지 않을 수 없으니 조속히 나가는 방법이나 생각해보도록.”

“그래, 너 같은 놈과 같은 공간에 있다는 거 자체가 기분이 나쁘군.”

“다음엔 눈에 안 띠길 바란다.”

그리고 로건을 제외한 다른 둘의 말투도 아예 반말로 바뀌었다. 그들은 그 말을 하고는 혀를 한 번씩 차고는 사라졌다. 뭐 하러 온 건지 알 수 없는 빠른 퇴장이었다. 괴롭히려면 제대로 괴롭히든가, 그렇지 않으면 아예 건드리지를 말든가. 한두 번 찔러만 보고, 거짓 반응에 만족하여 돌아가는 꼴이라니.

‘병신 같은 것들.’

‘……동감이야.’

존이 격하게 동의했다. 하지만 그의 실망은 그런 말로는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원고료 쿠폰 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내용을 살짝 바꿨더니 글이 뜬 것 같은 느낌도 들고.... 갈아엎었더니 더 고칠 시간이 없고.... 지금 봐서는 어디를 고쳐야 할 지도 모르겠고... 뭐, 이런 게 연재의 어려움이죠ㅠㅠ이 퀘스트에서 표현하고 싶은 걸 다 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열심히 쓰면 그 중 어디라도 터지겠죠. 테디오편도 솔직히 제가 생각하기 힘든 부분에서 터졌고, 요한도 클라이막스가 그렇게 될 줄은 몰랐거든요. 쓰다보니 알아서.... 이번 퀘스트는 어디쯤에 그런 일이 일어날 지... 자, 존- 네 개성을 보여라!

추천과 댓글은 늘 환영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