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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퀘스트-48화 (48/160)
  • 48화

    그가 일어나 그녀를 꽉 안았다. 문드러진 살갗은 전혀 부드럽지 않다. 그런 거친 몸을 그녀의 부드러워 보이는 피부에 밀착시켜도 되는 지, 상처가 나지는 않는지, 나는 그게 의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더욱 더 꽈악 끌어안았다. 그녀가 살짝 고통스러워할 때까지.

    “아윽.”

    그 소리를 듣고 보니, 수에르테가 조금 마조히스트끼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이어지는 그의 동작은 그 생각을 확신시켜 주었다.

    “우읍.”

    한 입 베어 물면 마음속까지 싱그러워 질 것 같은 촉촉한 입술이었다. 그는 자신의 입술로 그 입술을 우악스럽게 덮었다. 화상으로 문드러져 입술의 형태가 이상하긴 했지만, 그 감각만은 살아 있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 감촉이 느껴졌다. 그는 소리를 내지 못하게 할 작정으로, 숨을 못 쉬게 할 작정으로 입술을 강하게 빨아 들였다.

    그녀의 혀가 자연스레 딸려 나왔다. 그는 그 혀를 깨물었다. 그것도 그녀의 몸이 자동적으로 버둥댈 정도로 강하게 깨물었다. 그러나 그 반항은 소용이 없었다. 그녀의 몸은 그의 두 팔에 고정되어 있었고, 자유로운 팔로 이곳저곳을 때려보지만 감각이 없는 그의 피부에는 먹히지 않았다.

    그는 피 맛을 살짝 느끼면서 그녀의 혀를 계속 유린했다. 혀를 깊게 넣어 그녀의 입 안을 탐색했다. 감각이 남은 곳이 몇 곳 안 되다 보니 그는 혀의 감각이 남달랐다. 이미 수없이 맛본 그녀의 입 안은 어디가 어떻게 생겼는지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몇 번째 윗니에서 굴곡이 지는지, 그 잇몸이 어떤 모양으로 올록볼록 튀어나와있는지 다시 한 번 혀에, 머리에 새겨 넣었다.

    그녀도 피하지 않는 듯했다. 갈비뼈를 으스러뜨릴 듯 안아오는 양팔에 정신이 없을 텐데도, 양 팔로 그의 머리를 잡고는 자신의 얼굴을 더 밀어 붙였다.

    “후아……, 아윽.”

    긴 키스가 끝났지만 그녀가 쉴 틈은 없었다. 그는 그녀의 목부터 깊이 흡입했다. 피부 아래에 흐르고 있는 피를 흡수하기라도 할 생각인 듯, 폐를 최대한 활용해서 그의 흔적을 남겼다. 잘근잘근 깨물기도 했다. 그녀는 아픈 건지, 즐거운 건지 잘 분간이 안 되는 신음을 내면서 몸을 베베 꼬았다. 그녀의 하반신이 아까부터 그의 하체 쪽에서 떨어질 생각을 안 하는 걸 보면 고통보다는 쾌락이 큰 것 같았다.

    그가 가슴을 잡아 콱 쥐었다. 그녀가 다시 비명을 질렀지만, 그는 아랑곳 않고 유두를 꼬집었다. 아쉬웠다. 그의 손에는 촉감이란 게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의 가슴이 폭신함, 탄력성을 알 수 있었지만, 그 감촉, 부드러울 게 분명한 그 감촉은 알지 못했다.

    그런 나의 아쉬움을 눈치 채기라도 하듯, 그가 입을 가슴으로 가져갔다. 거의 유일한 감각 기관인 입술에서, 그녀의 가슴이 가지고 있는 감촉이 느껴졌다. 목이랑 크게 차이는 없었다. 둘 다 부드러웠을 뿐이다. 하지만 가슴을 처음 입술로 접하는 나에게는 그것만으로도 놀라웠다. 신세계였다. 묵직하면서도 탄력이 넘치고, 부드러운 살덩이가 내 입술 사이에서 뭉개져갔다.

    그래서 감각의 제한이 풀려 버렸다. 퀘스트에 항상 전력으로 임하는 건 아니다. 때때로 몸의 주인과 마음이 통하기도 하며, 정말 한 몸처럼 움직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몸의 주인의 감정이나 생각에서 거리를 두는 편이다. 그런데 지금 예상치 못한 경험에 그걸 풀어 버린 것이다.

    그걸 인지했지만, 그 제한을 복구할 틈을 그가 주지 않았다. 이미 아까부터 발딱 솟아 있는 젖꼬지를 이빨로 살짝 깨무는데, 거기에 반응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내 정신을 빼앗아 갔다.

    “아아악! 악!”

    이래도 되나 싶은 악 소리였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계속 이빨로 유두를 씹어댔고, 피가 살짝 나서야 멈췄다. 뱀파이어도 아닌데, 그는 그 피를 꿀꺽 삼켰다.

    애무는 계속 됐다. 양쪽 가슴이 키스마크로 가득차고, 배가 벌겋게 부어올랐다. 어깨와 팔, 다리와 발, 손과 손가락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온 몸이 부르트도록 강하게 그녀를 물고 빨았다.

    “흐으으응.”

    그녀가 가장 자지러졌던 부분은 종아리 뒷부분으로, 그 부위에 그가 코를 묻고 문지르자, 그녀가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온 몸을 들썩이며 다리로 침대를 퍽퍽 치는데, 그가 맞을 뻔했다. 그런데 그는 그 와중에도 그녀의 다리를 놓지도 않았고, 얼굴을 떼지도 않았다. 집요하고, 또 묵직하게 그녀를 공략할 뿐이었다.

    “하아, 하아, 하아.”

    “이제 좀 알겠지?”

    거의 1시간 동안 이어진 격렬한 애무 끝에, 그녀는 침대에 축 늘어져 버렸다. 나도 입술을 통해 느껴지는 각종 감각들 덕에 정신적으로 그로기 상태에 있었다.

    “하아, 역시, 하아, 당신이 최고예요. 하아, 더구나 누가 빼앗아갈 염려도 없고요. 하아, 여자들은 다 바보예요. 외모가 다가 아닌데…….”

    “흐음, 이젠 나를 받아주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네? 당신, 방금 그게 무슨 소리예요? 누가 당신을 받아줘요? 어느 년인지 말해 봐요. 가서 죽여 버리게.”

    “당신이 하기에 달렸지. 잘 하면 누군지 가르쳐 줄게.”

    “잠깐만요. 이거, 진짜 누가 있는 거 같은데요? 누구예요? 빨리 말 안 해요? 왕궁 시녀장이에요? 아니면 자주 찾아오는 백작 영애? 그것도 아니면 어디 창녀 데려와서 즐겼어요?”

    그녀가 일어나서 그의 왼쪽 팔에 입을 가져다 댄다. 그녀만 아는 그의 부위에 쪽하고 입술을 맞추는데, 그 감각이 희미하면서도 강렬하다. 주위 피부가 다 죽었으니, 약한 감각이라도 마른 목의 물 한 방울처럼 다가오는 것이다.

    그의 온 몸이 움찔한다. 움찔할 수밖에 없어 보였다. 팔의 안쪽, 평소에는 있는지도 모르는 곳에 자극이 들어오니까. 매일 그녀에게 애무를 받긴 하지만 그거야 하루 24시간 중에 1-20분 정도? 그걸로 그의 감각이 바뀌기가 힘들었다.

    “……아니야. 당신이 나를 떠나가지 않는 한 나도 떠나지 않을 거야. 내가 당신을 먼저 떠나가는 일은 없어, 절대로.”

    “알아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당신이 나를 먼저 내치지 않는 이상은 떠나지 않을 거예요. 그런 일은 절대로 없어요. 호호호. 그럼 우리는 절대로 헤어질 수 없는 거네요?”

    만난 지는 11년, 정식으로 결혼한 지도 5년 이상이나 지났지만 둘 사이에서는 밀어와 약속이 끊이질 않는다. 그만큼 서로가 불안하다는 증거일까, 아니면 그렇게 오갔기에 아직 이 사이가 유지될 수 있는 걸까? 그런 생각이 머리를 스쳤지만, 그냥 좋아 보였다. 입을 가리고 웃는 그녀의 웃음이 눈에 박힌다.

    “그래. 절대로 안 헤어질 거야.”

    “좋은 대답이에요. 그럼 상을 드려야겠죠?”

    그녀가 몸을 내 위로 가져가며, 입은 가슴 쪽으로 옮겼다. 혀가 가슴에 남아 있는 피부를 핥고 있는 사이에, 그녀의 몸이 아래로 내려오며 그의 분신이 그녀의 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신음이 흘러 나왔다.

    “우윽.”

    그녀는 그냥 삽입했을 뿐, 아무동작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의 속이 제 알아서 움직였다. 그의 성기는 보통 사람보다 감각이 강했다. 다른 피부가 다 죽었기 때문이었다. 그 성기를 통해서 그녀의 질이 수축하는 게 그대로 전해졌다. 물었다가, 풀었다가 하는 걸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질은 쉬지 않고 그의 분신을 자극했다.

    그리고 그에 맞춰서 혀와 입술의 움직임을 맞추는데, 강약 조절이 예술이었다. 매일 경험하고 있을 그의 정신도 몽롱했고, 나는 더욱 그러했다.

    “어머? 벌써 이러시면 어떡해요? 이래서야 다른 여자들이 눈에라도 들어오겠어요?”

    “……안 들어와. 절대로 안 들어와.”

    “이번에도 좋은 대답, 좀 더 가볼까요?”

    웃는 그녀는 상체를 일으켰고, 팔을 뒤로 가져가 그의 허벅지 위에 손을 올렸다. 이윽고 그녀가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앞뒤로 흔들고, 좌우로 돌리고, 아래위로 움직였다.

    긴 분신의 뿌리부터 머리까지, 모든 부분이 그녀의 속에서 따스하게 감싸였다. 그 중에 어느 부분은 집중적으로 공격을 받았는데, 어떻게 그런 것까지 조정할 수 있는 지 참으로 놀라웠다.

    거기에 땀을 흘리며 열심히 움직이는 그녀를 보니, 육체적인 감각에 정신적인 충족감까지 더해졌다. 정신이 더 몽롱해졌다. 이대로 그녀에게 모든 정을 빼앗기는 건 아닐까, 그런 두려움까지 들 정도였다.

    “으으응.”

    “하앙, 어때요? 흐윽, 조하요?”

    “……좋아. 진짜 좋아.”

    “흐으으응, 그럼 당신의 전부를 내게 줘요. 하아앙앗!”

    그녀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아도, 이미 그의 분신은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 그녀의 안은 그의 분신을 놓을 생각을 하지 않았고, 마지막 순간 한 방울까지 짜낼 듯 꽉 물고 있었다. 그의 정이 그 분신을 나가 그녀의 안으로 들어갔다.

    “흐으으으응. 뜨거워요. 역시 당신의 것은 뜨거워……. 후우.”

    그녀는 온 몸을 경직시켰다가 그 몸을 다시 그의 위로 눕혔다. 한 번의 사정 후 긴장이 풀려서 그런 것처럼 보이지만, 그녀의 손은 지금도 그녀만 아는 그의 부위 위에서 이리 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그래서 싫어?”

    “우훙, 아니요, 좋아요. 덕분에 아이도 얻었는걸요?”

    그는 배시시 웃는 그녀를 보면서 같이 웃었다.

    놀라웠다. 아이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의 입장에 서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나 역시 그의 겉모습에 갇혀 있었던 것이다. 그의 기억에 아이의 모습이 있었다. 나이는 세 살, 엄마를 닮아 귀여운 딸이었다. 당연하지만, 그의 몸은 마법적인 화상을 입은 것일 뿐, 유전이 아니다. 딸의 피부는 깨끗했다.

    애교가 끊이지 않는 딸은 매일 부모와 떨어질 줄을 몰랐지만, 한 달의 한두 번 정도는 부부의 금실을 위해 유모와 함께 잔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한 달에 한두 번밖에 없는, 부부가 부모가 아니라 부부로 있을 수 있는 시간. 귀중한 시간이었고, 그는 이대로 끝낼 생각이 없었다.

    “그럼, 둘째도 괜찮겠지?”

    “당연하죠. 그러려고 지금 이러고 있는 거잖아요? 이번에는 왕자님을 낳고 싶어요.”

    “이번엔 내가 할까?”

    “네, 조금 피곤해요.”

    “알았어.”

    그는 몸을 일으켜 그녀를 떼어냈다. 그녀는 그의 앞에서 엉덩이를 들고 상체를 숙였다. 고개만 살짝 들어 아래에서 위로 그를 쳐다보는데, 그 얼굴에 홍조가 피어 있다. 엉덩이도 미세하게 좌우로 움직인다.

    “흐응, 이 자세가 저는 역시……, 아흑!”

    그는 아무 말 없이 허리를 움직였다. 처음과 같은 빠르고 강한 움직임이었다. 이래서야 그녀의 체력이 더 떨어질 것 같지만, 신음을 멈추지 않는 그녀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처럼 보였다.

    천생연분인지, 맞춰주고 있는 건지.

    빠르게 움직이는 와중에도 그녀의 안은 그의 분신을 꽉 잡고 잘 놓아주지 않았고, 속살이 딱 달라붙어 그의 움직임에 따라 그녀의 몸 밖으로 나왔다 들어가기도 했다. 그는 금세 사정의 때가 왔음을 알았다.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이번엔 그녀의 한쪽 다리를 들었다. 작은 변화지만, 그의 분신에 오는 자극의 종류가 조금 바뀌었다.

    시야는 거기에서 멈추고는 또 바뀌었다.

    ============================ 작품 후기 ============================

    원고료 쿠폰 주신 독자님들의 앞날에 무궁한 영광의 길이 펼쳐져 있기를 바랍니다.

    오랜만의 씬은 어떠셨는지요.

    다음 씬은 아마도 현실에서 나올 텐데, 언제 나올지.

    민이랑 예지는 입술박치기도 아직인데....

    그런데 한 번 나오고 나면 꾸준히 나올 거라는 게 함정.

    루x아처럼 가는 거다. 가는 거야.

    내일은 소년과의 해결을 봐야겠죠?

    추천과 댓글을 목 놓아 기다립니다. 두 편 썼다고 이쪽 편에만 추천이 몰리면 안 돼요! 댓글은 어디다 쓰셔도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요ㅎㅎㅎ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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