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개의 퀘스트-44화 (44/160)

44화

첫 충돌이 끝나고 뚫린 곳은 없었다. 촘촘하게 펼쳐진 창의 숲을 앞에 두고 말들은 본능적으로 속도를 줄였다. 관성을 이기지 못하고 창의 숲에 몸을 던지지만, 날카로운 날에 온 몸을 찔릴 뿐이었다. 그리고 말과, 기수와, 갑옷이 가지고 있는 충격량은 후열에 있는 사람들이 감당했다.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은 온 힘을 다해 앞 사람을 밀어 버텨냈다.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은 그 힘을 바탕으로 창을 꼿꼿이 세웠다. 손바닥이 찢어져도 창을 놓지 않았다.

한 몸이 되어 움직이는 방진이 중기병의 돌격을 막아낸 것이다.

가장 허약한 꼭지점 부분은 빅팀의 활약으로 버텨냈다. 테디오의 마술과 창술, 검술은 뛰어난 편이고, 줄을 세우자면 대륙에서 100위 안에는 들 정도의 실력이었다. 그러나 빅팀은 그보다 더한 괴물이었다. 그는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실력자다. 그가 언월도를 한 번 휘두르면 무조건 한 명은 죽었다. 때로는 두 명이 한 번에 죽기도 했다.

기병의 첫 돌격을 막았으니, 후에는 지지부진한 싸움이 이어질 뿐이다. 돌격을 막느라 사용했던 장창은 몇 번 쓰다가 앞으로 던져 버리고, 검을 꺼내 적을 베어갔다.

‘어이, 이 정도면 살아야 하지 않겠어? 한 말은 책임져야지?’

‘……어차피 이 제국에서 살아나갈 수 있는 이들은 얼마 없다. 너도 잘 알 텐데?’

‘그래, 알아. 하지만 단 하나라도 살아나가면 어떻게 할 건데?’

‘……내가 알 바 아니다.’

‘베베 꼬인 놈 같으니라고!’

가능성이 없는 것 같진 않았다. 느낌이 좋았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토해내서 그런 건진 모르겠지만.

그러니까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자.

“흐아아압!”

쉰 목으로 기합을 내지르며, 눈앞의 적을 향해 달렸다.

+ + +

난전은 오래도록 이어졌다.

아군과 적군의 창이 엇갈리며, 서로를 공격했다. 보병의 길이와, 기병의 높이의 싸움이었다. 어느 쪽도 유리하지 않았다. 높이와 말에서 오는 위압감에 대하여 보병은 협공을 내세웠다. 보병의 창은 아주 길어, 최소 3열, 경우에 따라서는 5열까지 공격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 창의 숲을 부수기 위해 일부 지역은 말의 시체로 밀어붙여서 대열을 무너뜨렸지만, 그 뒤쪽 열의 보병들이 재빨리 자리를 채우며 와르르 무너지는 걸 방지했다. 그렇게 가까이 접근하면 양쪽 다 창을 던지고 검을 꺼냈다. 근접전에는 보병들이 유리했다. 방진을 이루는 병사들은 근접전을 대비해서 소검을 장비하고 다녔기 때문이다. 기병들이 쓰는 건 일반 장검이라 상대적으로 보병들의 검 놀림이 더 자유로웠다.

전투가 지속된 지 1시간, 병력의 소모는 제국군이 더 많았다. 하지만 제국군은 약 3만, 아군은 2만으로 시작했다. 결국 비율로는 비슷하게 줄었다. 소모전인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병력이 급격하게 주는 쪽은 보병일 확률이 높다. 양에서 차이가 나니까.

이 상태만 해도 선전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아군은 지쳤고, 적은 팔팔한 편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대로 가다간 이길 수는 있어도 살아 돌아갈 수는 없다. 지금 필요한 건 소모전이 아니라 대승이다.

대승을 거둘 방법은 있다. 적당한 타이밍에 헬 파이어로 적 병력 일부를 날려주면 된다. 그럼 순간적으로 병력 우위에 서면서 대승으로 이끌어갈 가능성이 생긴다. 아군 사기를 고려하면 확률은 100%.

문제는 타이밍이다. 적도 이걸로 끝은 아닐 게 분명하며, 비장의 전술을 숨기고 있을 게 틀림없다. 누가 먼저 보여주느냐. 지루한 소모전을 이어가며 나와 아넬라가 서로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툭툭툭.

아침부터 먹구름이 끼어 있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타이밍이 왔다. 아마 적도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이곳을 부탁한다!”

열심히 싸우고 있는 빅팀에게 외치고는 강 쪽으로 움직였다. 적을 맞이할 시간이다.

+ + +

역시 강 건너편에는 적 기병대가 있었다. 전투 시작 전에는 아무도 없었다. 도착은 아마도 방금. 비를 틈타 최대한 기척을 줄일 생각이었을 것이다. 상황에 맞는 빠르고 적절한 판단이지만 너무 정직하달까. 테디오에게는 훤히 보이는 수였다.

방진 뒤쪽 열의 병사들을 천 명 정도 빼 활을 들고 강 쪽에 세웠다. 나도 말에서 내려 그 사이에 섰다. 내 존재를 숨기기 위해서다.

아넬라가 이 강을 넘기 위해 어떤 수를 쓸 지는 뻔했다. 설마 설마 했지만, 강 건너편에 적들이 나타난 걸 보면 확정적이다.

예상대로 기병들 사이에서 앞으로 나서는 자들이 있었다. 거세진 비로 인해 잘 보이진 않지만, 별다른 무장이 없어 보이는 병사들이었다. 그들은 손을 앞으로 내밀었고, 그 손에서 푸른빛이 나기 시작했다.

나도 살짝 앞으로 나서며 주문을 외웠다. 이제 헬 파이어의 빛이 적들에게도 보이겠지만, 전투 마법사의 마법은 멈출 수 없다. 준비했던 대로 시행할 수밖에 없고, 내 헬 파이어에 그 계획은 지워질 것이다.

쩌저저저정!

수십 개의 푸른빛이 비를 뚫고 강에 도달했다. 빛은 어두운 강을 푸른색으로, 이어 하얀색으로 물들였다. 강이 얼며, 강 위에 길이 생겼다. 이어 기병대가 그 길 위를 달려 왔다. 100m 밖에 안 되는 짧은 거리다. 그들은 금방이라도 도착할 듯했다.

물론 내가 더 빨랐다.

콰가가가강.

“으아아아악!”

헬 파이어가 날아가 강 위의 길을 단번에 녹여 버렸다. 그 위의 기병들은 아무것도 못하고 강에 빠졌다. 말은 헤엄을 칠 수 있지만, 등 위에 갑옷을 입은 병사를 올리고는 무리였다. 가라앉지 않는 것도 기적이었다.

“쏴라!”

내 말에 병사들이 활을 쏘았다. 활은 움직이지 못하는 기병들을 향해 날아갔고, 피하지 못한 이들이 강 위에서 피를 흘렸다.

“우와아아아!”

동시에 저쪽, 힘과 힘의 대결이 펼쳐지는 격전지의 뒤편에서 함성이 들려왔다. 전투 시작 전에 뒤편으로 빼놓은 우리 기병이 적의 뒤에 도착한 것 같다. 적도 어느 정도는 예상했을 것이다. 우리 진지에 기병의 숫자가 적었으니까. 그러나 확신할 수는 없었겠지. 수뇌부랑 기병만 빠져나갔을 확률로 생각해야 하니까.

적의 전술을 시도하기까지 1시간이나 걸린 건 외부에 있던 우리 기병을 찾느라 그랬던 것일 확률이 높다. 그런데 찾아도 안 나오니까 대기해 놓았던 기병들을 움직였겠지. 이 작전을 실패해도 내가 쓰는 정체불명의 마법을 견제할 수 있고, 그 마법을 견제할 수 있다면 보병들은 다 잡을 수 있을 테니까. 동시에 병사들을 풀어 빠져나간 기병과 나를 찾으려 하지 않았을까?

이건 테디오의 예상이지만, 이렇게나 잘 들어맞는 걸 보면 아마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무슨 족집게 같다. 무서운 능력이다. 이러니 남부의 악마라고 불리지.

이걸로 이 전투는 끝이다. 그래도 아군이 많이 살아남을 수는 없겠지. 얼마나 남을 수 있을까. 많이 살아남았으면 좋겠는데……. 몸에서 힘이 빠져 나간다.

“장군님?”

“그냥, 피…곤할 뿐……이니……, 뒤는 …에고, 빅…….”

“장군님!”

온 몸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 같다. 모공이 없어 열을 식힐 수가 없는 몸. 비는 언제나 우리 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빗방울도 무겁다.

나는 정신을 잃었다.

+ + +

[라이트닝 소드 lv.3 51.478%]

[헬 파이어 lv.2 0.003%]

헬 파이어의 레벨이 오를 줄은 몰랐다. 수십 명이 동시에 시전한 얼음벽과 얼음길이니까, 보정이 좀 들어간 거 같다. 레벨은 올랐지만, 그 패널티는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대신 조금 강해졌다고 설명에 나와 있었다.

그나저나 이렇게 해서 이 퀘스트 깰 수 있을까?

아군을 하나라도 더 살릴 수 있다면 가능성은 보이는데, 그게 참으로 어렵다. 이번 전투는 이기겠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너무 멀다.

이번 퀘스트는 길어질 수도 있겠군.

+ + +

다시 퀘스트에 들어갔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엉덩이의 충격이었다. 몸은 말 위에 있었는데, 빅팀의 뒤에서 몸이 천으로 묶인 채 같이 타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거야?’

‘도망치고 있다.’

‘얼마나 살아남았지?’

‘나도 잘 모른다.’

‘몇 번이나 희생됐지?’

‘……두 번.’

그렇다는 건 두 번이나 적과 마주쳤고, 그 적을 붙잡느라고 병력 일부가 떨어져 나갔다는 이야기다.

젠장.

“빅팀, 현재 상황.”

“장군님께서 말씀하신대로 현재 계속 서쪽으로 이동 중에 있습니다. 현 병력은 기병 천에 보병…… 삼천입니다. 적은 두 번 만났습니다.”

2만이 5천까지 줄었군. 쓰러져 있는 동안 처절한 전투를 했구나. 5천이 살아남은 것도 대단한 건가. 그리고 2천.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뒤에 남았을까.

“돌격대장님! 또 옵니다!”

뒤쪽에서 기병 하나가 달려와서 빅팀을 불렀다. 또 왔다는 건, 적이 왔다는 거겠지. 빅팀의 몸이 움찔했다. 그의 목소리는 변함이 없었지만, 몸의 본능적인 떨림마저 멈출 수는 없나 보다.

“장군님, 그대로 진행해도 되겠습니까?”

“……그래.”

가슴이 아프지만, 방법이 없다. 도마뱀 꼬리 자르듯이 막지 못하면, 몸통도 같이 먹혀 버리고 만다.

“4천인장에게 뒤를 맡으라고 하라.”

“알겠습니다!”

서쪽으로 더 가면 제국의 국경인 피레네 산맥이 있다. 거기까지 가면 살 수 있다. 피레네 산맥은 험준한 걸로 유명하다. 그 안에서는 유격전도 할 수 있고, 식량도 구할 수 있다. 시간을 번 후에 카스티야 왕국으로 돌아가는 건 일도 아니다. 그동안 왕국이 다시 도적떼가 될 가능성이 많지만, 그것까지는 내 손이 닿지 않는 범위다.

그러나 몇 명이나 살아갈 수 있을까. 남부의 악마가 마련한 자살 장소는 역시 지옥이었다.

+ + +

다시 한 번 나갔다가 들어왔다.

그리고 두 번을 더 꼬리를 잘라냈다. 이제 몸집과 꼬리의 크기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고도 산맥에 도달하기 전에 다시 적군을 만났다. 이젠 잘라낼 꼬리도 없었다. 그 때 빅팀이 먼저 외쳤다.

“기병대는 여기서 정지! 장군님을 먼저 보내 드린다!”

“네!”

모두의 목소리에는 하나의 망설임도 없다. 갑작스런 결정이었지만 사전에 논의라도 한 듯이 나와 포에고, 거기에 몇몇의 친위병을 제외하고는 그 자리에서 동시에 멈췄다. 나 역시 얼마 더 가지 못하고 말을 세웠다.

이건 아니잖아.

“빅팀! 이게 뭐하는 짓이지?”

“장군님! 장군님은 사셔야 합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마라! 이제 더 막고 말고 할 것도 없어. 우리는 같이 살고, 같이 죽는다!”

내 몸을 시험 삼아 빼앗던 첫 만남 이후, 다시 한 번 테디오가 전면에 나섰다. 막고 자시고 할 틈도, 그럴 마음도 들지 않았다. 지금 내 마음은 그와 같았으니까.

“포에고! 뭐해! 장군님을 모셔!”

“장군님, 이럴 시간이 없습니다. 가셔야 합니다.”

포에고가 하는 소리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어떻게, 이 상황에서도 어떻게 너희들은 그렇게 비인간적인 거냐. 인간이 남을 위해 목숨을 던지는 동물이냐고.

“이게 뭐하는 짓이냐! 인간이 되라고 했지! 누가 너희들보고 대신 죽어달라고 했냐!”

“이게 인간적인 겁니다! 지금까지, 모두 누구를 위해서 죽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자신을 위해서? 가족들을 위해서? 저 악마들을 죽이기 위해서? 아닙니다! 모두 다 장군님을 위해서입니다! 어서 가십시오! 장군님께 받은 것들은 목숨을 바쳐도 부족한 것들뿐입니다. 다들 기쁘게 웃으며 갔을 겁니다. 저도 기쁘게 갈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장군님! 어서 가셔야 합니다!”

“…….”

빅팀의 말에 사실 대꾸할 말이 없었다. 저들을 여기서 놓고 가는 거나, 그동안 몇몇 인원들을 꼬리 자르듯 놓고 간 거나 다를 바가 없었으니까.

차이점이 있다면 몸통의 크기다. 이전까지는 병사라고 불릴만한 크기가 남아 있었다. 나는 그들이 조금이라도 더 살아남기를 바라며 움직였고, 테디오도 말은 안 하지만 그들이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같이 죽겠다고 이렇게 끌고 왔지만, 눈앞에서 죽는 꼴은 보고 싶지 않은 거다. 이중적이지만, 인간이 다 그런 것 아닌가? 그도 그걸 알기에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는 지옥으로 들어온 건데…….

그도 여기가 진짜 지옥인 줄은 몰랐겠지 마인대는 한 몸. 그 머리가 살아 있으면 언젠가는 재생할 수 있다. 테디오나 나나 병사들을 몸통이라고 생각했지만, 병사들은 그 누구도 자신을 몸통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다들 자신을 꼬리라고만 생각하고 있다. 지금 내 옆에서 보채고 있는 포에고의 눈빛도, 친위병들의 눈빛도 그렇다.

“……가자.”

쿵!

“저승에서 뵙겠습니다!”

기병들이 창으로 땅을 찍는 소리와, 빅팀의 마지막 외침을 들으면서 말을 박찼다.

서쪽으로, 서쪽으로.

말의 심장이 터질 때까지 달리리라.

적어도 이 열 명은 살릴 수 있기를.

+ + +

이제 산맥이 코앞인데, 삼십 분만 더 가면 이 열 명은 살 수 있는데,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 자들이 있었다.

“드디어 만났군.”

백발이 성성한 아넬라 장군이다. 이 상황에서 제일보기 싫은 사람이, 500의 기병대를 뒤에 두고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10년 만이지만, 제안은 아직 유효하네. 이쪽으로 오지 않겠는가?”

“…….”

“그래, 그럴 줄 알았네. 자네의 성정을 알기에 암살자에도 찬성을 한 거지만, 역시 암살 따위에 죽을 인물은 아니지.”

포에고가 내 옆에 있다가 앞으로 나가려 했지만, 내가 제지했다. 그의 두 눈이 나에게 허락을 요구했지만, 고개를 저었다. 이건 꼬리 자르기 정도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묻지. 왜 여기까지 왔지?”

“자살.”

사실대로 대답했다. 아넬라도 이미 짐작했는지, 전혀 놀라는 눈치가 아니었다. 포에고와 친위대도 마찬가지였다. 그 반응에 가슴이 더 미어졌다. 이제 와서 테디오는 처음처럼 무로 돌아갔지만, 나는 이 상황을 참을 수가 없었다.

“역시 그랬군. 이거 감사해야 하나? 나에게 이런 기회를 줘서?”

“당신의 능력을 인정한 것뿐이다.”

“고맙군. 이 시대 최고의 군사를 없앨 기회를 주다니. 내 실력은 아니지만.”

“당신도 훌륭했어.”

마지막의 시간이 왔고, 뒤에서부터 해가 뜨고 있었다. 하루를 쉬지 않고 달렸다. 그래도 벗어나지 못했다.

고개를 드니 새벽별이 반짝인다. 그 빛에 테디오가 소년의 눈빛을 떠올린다. 그 때 그 빛을 쫓지 않았다면 결과가 바뀌었을까?

“전군! 남부의 악마를 벌하라!”

“장군님! 도망치셔야 합니다!”

교차되는 아넬라와 포에고의 목소리를 들었지만,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가장 먼저 달려온 기병은 뛰쳐나간 포에고에게 막혔다. 두 번째도 친위병이 앞으로 나서서 막았다. 하지만 세 번째로 내 목을 노리는 아넬라의 검은 아무도 막지 못했다. 나라도 검을 들어 막아보려 했지만, 테디오의 허무함은 철벽과 같이 내 의지를 허용하지 않았다.

목으로 파고드는 차가운 금속을 느끼며, 새벽 별 빛과 동이 터오는 하늘이 섞여있는 광경을 마지막으로 시야가 정지됐다.

[실패하셨습니다. 다음 기회를 기다리세요!]

시스템의 메시지가 굉장히 야속했다.

============================ 작품 후기 ============================

후원해주신 wakeup 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원고료 쿠폰 주신 독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아직 모든 단서를 모으지 못했어!

한 번 더 굴러라, 주인공!

납득이 안 가는 여주의 고백은 나중에 이유가 나옵니다. 좀 나중에? 여러분이 납득할 지는 미지수지만, 이유가 없는 건 아닙니다ㅎㅎㅎ여러분의 추천과 댓글을 기다립니다.

진짜 수액 맞고 계시다는 dudrjs 님, 무슨 일이신지는 몰라도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가) 앗, 12시 넘어서 올리려고 했는데.... 무의식적으로....ㅠㅠ 내 일일 연재..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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