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99년 게임 스타트-573화 (573/577)

< 미련 없이 >

허둥지둥, 헐레벌떡.

연락을 받고 회의실에 들어선 조던 감독의 모습은 이 두 단어로 정리할 수 있었다.

[부르셨습니까, 회장님. 오시는 줄을 미처 모르고 제가 자리를 비웠었습니다. 기다리게 하여 정말 죄송합니다.]

빼어난 실력으로 무장한 예의 바른 아시아인.

이것이 이전의 윤태식 회장이 가진 이미지였다면, 최근의 몇몇 사태를 통해 그에 대한 소문은 사뭇 달라진 상태다.

약아빠진 대형 악어다. 정점에 오르고 상대를 물어뜯을 수 있을 때까지는 꾹 참고 수면 아래에서 기다리지만, 틈을 발견하면 물고 호수 밑바닥으로 끌고 내려가서 죽을 때까지 놓아주지 않는다.

그러니 제아무리 자존심 센 조던 감독이라 해도 감히 콧대를 높일 수 없었다. 그가 부르면 바로 와야 했다. 단지, 애들 싸움에 학부모를 부른 모양새인 만큼 케인 파이기를 짜증 섞인 눈으로 노려보는 것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두고 보자’라는 뒤끝을 그가 새기는 사이, 윤태식 회장이 손가락을 튕겼다.

[봅시다.]

회의실의 불이 꺼지고 프로젝터 스크린에 영상이 비쳤다. 잠깐 사이에 설치한 대형 스피커로 음성까지 더해지니 완벽에 가까운 영화관의 퀄리티였다.

지금 나오는 영화는 조던 감독의 편집본이었다. 3시간이 넘는 풀 영상이 아닌, 편집된 장면들이었는데 그중에는 케인 파이기가 문제시 삼았던 부분과 그렇지 않는 부분이 섞여 있었다.

「여기가 어디지?」

「안전 가옥이야.」

라이언 맨이 만든 고도의 인공지능자 평화유지 프로그램인 울트로.

그러나 인간의 이중성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고 오히려 리벤저스를 공격하고 만다. 이 울트로와의 싸움이 메인 스토리인 영화에서 지금 나오는 부분은 초중반의 농장 씬이었다.

일시적으로 피신한 히어로들이 이글 아이의 안내를 따라 평화로운 안전 가옥으로 피신했다. 과연 이곳이 정말 안전한 곳인지 의혹에 찬 눈으로 주위를 살피는 다른 히어로들과 달리 이글 아이는 절대적으로 믿는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반가움과 안도의 웃음을 짓고 있었으며 가장 먼저 들어간 그가 누군가를 불렀다.

「자기야. 나 왔어.」

방패를 비롯한 무기, 자신만의 전투 슈트로 무장한 이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일반 가정집의 여성이 빙긋 웃었다.

「미안해. 미리 연락하지 못해서. 이쪽은 동료들이야.」

껴안고 입맞춤을 하는 이글 아이를 보고 라이언 맨이 ‘저 여자도 요원일 거야.’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뒤이어 보이는 모습에 모두가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

「아빠!」

「딸! 아들! 어떻게 지냈어?」

두 남매가 달려와 이글 아이에게 안겼다. 푸근하게 보듬는 그를 보며 안전 가옥의 여성이 히어로들에게 말했다.

「당신들 이름은 다 알고 있어요. 남편한테 들었거든요.」

「오! 미안합니다. 갑자기 찾아와서 죄송해요.」

「미리 연락했어야 했는데···」

이글 아이의 가족이 머무르는 평화로운 농장.

이곳에서 관객들은 알게 된다. 이 남자가 유부남이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뒤이어 약 3분을 건너뛰고 두 사람의 오붓한 장면이 나왔다.

목욕을 마치고 나오는 헐커에게 다가간 스칼렛 위도우가 애틋한 시선을 보냈다.

「당신도 그러길 바랐어요.」

서로의 호흡이 맞닿을 만큼 가까워진 남녀.

「어쩌려고 그래요?」

「마음가는 대로 하려구요. 당신과 함께 멀리 떠날 거예요.」

당혹스러워하는 헐커에게 스칼렛 위도우는 입술이 맞닿을 정도로 접촉했다.

「당신이 원한다면.」

여기서 멈춘 화면은 다시금 건너뛰며 편집본의 다른 부분을 보여주고 넘어가기를 반복했다. 케인 파이기가 문제 삼지 않은 부분은 윤태식 회장이 문제라 여기고 넣은 부분이 분명했다.

손가락 튕기는 소리가 들렸다.

프로젝터 스크린이 올라가고 회의실이 환하게 밝아졌다. 누군가는 ‘올 것이 왔군’이라는 표정을, 또 다른 이는 입술을 꾹 다문 채 대기하는 사이로 윤태식 회장이 말했다.

[리벤져스라는 프로젝트의 기획자이자 제작자, 투자자로서 저의 식견을 의심하는 이는 없으리라 믿습니다.]

그의 시선이 한 사람에게 머물렀다.

[에이지 오브 울트로는 바벨의 영화 시리즈에서 브릿지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영화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장면들을 넣었습니까? 앞으로의 여정에 계속 발목이 잡힐 것이 뻔한데?]

케인 파이기는 기분 좋게 조던 감독의 변명을 기대했다.

정치적 올바름.

이른바, 페미니즘과 관련하여 GF그룹이 디지니와 미국이 들썩일 만큼 전면전을 벌였다는 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사건이다. 그런데도 밀어붙이는 모습에서 윤태식 회장과 메시지가 오간 건 아닌지 싶었다.

하지만 지금 모습을 보면 전혀 그런 적은 없는 것 같았다.

짧게 심호흡 한 조던 감독이 힘주어 대답했다.

[꼭 필요한 장면들이라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더 설명해 보십시오.]

[에이지 오브 울트로는 영화의 시작부터 액션 시퀀스로 시작합니다. 특성상 피로해진 관객의 눈을 잠시나마 휴식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 농장 씬을 넣었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주효했고 각 캐릭터의 존재감과 비중을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인정합니다만, 내가 원하던 대답은 아닙니다. 농장 씬을 문제 삼았으면 전체를 지적했을 터. 정확히 짚어주기를 바란다면 그리하지요.]

딱!

전등 몇이 꺼지고 어스름한 실내로 프로젝터가 비쳤다.

아내와 입맞춤 하는 이글 아이, 딸과 아이를 품에 안고 들어 올리는 이글 아이였다.

[알고 보니 그는 유부남이었다. 그 이유가 뭡니까?]

[왜 회장님께서 이 부분을 문제 삼으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맙소사. 나한테 하듯 윤 회장한테도 말하는군. 저러면 곤란할 텐데.’

케인 파이기가 내심 조소를 지었다. 캐릭터 하나가 유부남으로 밝혀진 것이 뭐가 문제냐 할 수는 있지만, 지금까지 이글 아이와 스칼렛 위도우 사이에서는 묘한 기류를 계속 어필해왔다. 이를 고려하면 저 장면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윤태식 회장이 아무 말 없자 회의실에 불편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조던 감독의 등이 땀에 젖는 모습을 케인 파이기가 볼 즈음 윤태식 회장이 말했다.

[스칼렛 위도우와 이글 아이는 친구 이상의 남녀 관계로 표현되지 않았습니까?]

[맞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아직도 좋은 관계입니다.]

[가족이 있는데도 말이군요?]

[성관계가 없어도 남녀 간의 좋은 관계는 유지될 수 있습니다. 호감을 가진 남녀는 반드시 고백하고 연인이 되어야만 한다는 통념을 비트는 셈이죠.]

[옳은 이야기지만, 방법을 잘못 선택했습니다. 남녀가 성관계 없이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관계성을 보여주기 위해 한 명을 유부남 혹은 유부녀로 표현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지. 토론회에서 에이든 회장을 찍어 누른 사람답다.’

오히려 조던 감독의 개념이야말로 편견을 증명하기 위해 편견을 증명하는 셈이 됐다.

[또한, 연인이 아닌 우정을 그리고 싶었다면 1편에서부터 그런 느낌으로 보여주었어야 합니다. 한데, 그때는 어땠습니까?]

잠깐의 정적이 다시금 흐르고 갈등하던 조던 감독이 대답했다.

[진한 우정이었습니다.]

윤태식 회장이 웃었다.

‘약이라도 빨다가 다급히 온 건가? 왜 저러지?’

이쯤 되자 제대로 혼찌검이 나라는 마음은 사라지고 묘한 긴장감마저 돌았다.

케인 파이기를 비롯한 임원들이 보기에도 그냥 자기가 만든 장면을 억지로 틀어버리고 제멋대로 우기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결코, 권력자인 회장의 편에 들어 아부하는 게 아니라 상식적인 시각에서도 그러했다.

[조던 감독. 당신에게 진심으로 놀랐습니다. 본래는 스칼렛 위도우와 헐커의 러브 라인이 뜬금없이 왜 등장했는지, 이외의 다른 씬들에 관해서도 들어볼 생각이었습니다만, 그럴 필요는 없겠군요.]

‘이미 들은 것과 비슷할 테니까.’라며 말을 흐린 그가 혀를 찼다.

[면전에서 멍청이 취급을 받을 줄은 몰랐습니다. 우리의 작품에 페미니즘이라는 당신 개인의 신념을 담으려 했고 이를 작품성으로 눈속임하려고 하다니, 나를 어디까지 우습게 본 겁니까?]

[오해가 있으신데요. 회장님께서 충분히 이유 있는 연출을 오히려 지나치게 페미니즘적인 시각으로 여기시는 것 같습니다.]

[굳이 당신의 지난 각본에서 여성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페미니스트를 방패 삼아 불륜을 저지르는 발정 난 부분까지 언급해야 그 입을 닥칠 겁니까?]

[그게 무슨 말입니까! 그런 적 없습니다!]

[굳이 이 자리에서 증거를 보고 싶다면···]

[아닙니다! 아니에요!]

혼란스러워하는 그의 모습에서 모두가 알았다. 조던이 처한 난감함을!

[사람을 고쳐 쓰는 편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PC에 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작품에서 무엇을 요구하는지 분명하게 알면 스스로 자제하리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나를 감탄시키는군요. 변하는 미래 속에서 불변하였으니 참으로 대단합니다.]

나직하게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덧붙이는 윤태식 회장.

하지만 케인 파이기를 비롯한 임원들은 한 가지는 분명히 알았다. 그가 개인의 뒷조사를 통한 약점까지 거머쥐었다는 사실이었다.

쿵! 쿵! 쿵!

테이블을 노크하듯 두드렸다. 놀랍게도 소리는 쾅쾅 후려치는 것 같았고 실제로 테이블의 진동은 케인 파이기의 상체가 떨릴 만큼 묵직하게 전해졌다.

히어로물을 만들며 세계관에 깊이 빠진 탓일까.

‘맙소사. 현실에 진짜로 쿵푸 마스터가 있었다니!’

눈앞의 윤태식 회장이 스크린을 찢고 튀어나온 캐릭터로 보였다.

[에이지 오브 울트로의 감독을 교체합니다.]

임원들 모두 놀랐다. 편집본마저 나왔다는 건 당연히 촬영을 마쳤다는 의미다. 더군다나 문제 되는 건 몇몇 장면에 불과한데 감독을 교체한다는 건 지나치게 비효율적이며 손해도 컸다.

‘안 된다고 아무나 좀 말해봐!’

‘조던. 저 망할 놈이 왜 일을 크게 만들어서···’

‘난리가 났군. 난리가 났어.’

하지만 분위기가 워낙 무거워서 차마 항변할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대중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감독의 권한은 영화 전체에서 보면 적은 비중을 차지한다. 시나리오를 표현하고 만듦새를 완성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건 분명하기에 감독이 배우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컸다.

그러나 제작자는 영화의 제작 자체를 좌지우지한다. 제아무리 연출과 표현을 기막히게 할 줄 알아도 판이 깔려야 보일 수 있는 퍼포먼스인 반면, 제작자는 그 판 자체를 엎고 새로 깔 수 있다.

그렇기에 감독에 따라서 명작과 망작이 갈리지만, 제작자의 의중은 그 영화의 존재 자체를 나눠버린다. 막말로 ‘씨발. 때려치워!’라고 하면 그걸로 끝이다.

[조던 전 감독의 가정에는 익명의 누군가가 개인적인 행적을 담은 편지가 도착할 것 같군요. 심란한 부인을 위로해 주기 바라며, 작게나마 손을 보태겠습니다. 혹시라도 이혼 소송이라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을지 모르니···]

회의실 안의 모두가 속으로만 전전긍긍하는데 전혀 다른 의미에서 조던의 낯빛은 창백한 상태였다. 그즈음, 윤태식 회장이 케인 파이기에게 물었다.

[조던 전 감독의 연출료가 얼마였지요?]

[대략 200만 달러입니다.]

[60만 달러를 더해드리지요. 이만하면 보상은 충분할 겁니다. 일도 적게 하면서 받는 돈으로는 충분하리라 봅니다.]

‘전 감독’이라는 말에 양보란 없었다. 더듬더듬 항변하려는 조던의 곁으로 경호원들이 갔고 놀랍도록 순식간에 그는 회의실에서 배제되어 버렸다. 적잖은 몸무게의 성인 남성이지만 두 명의 경호원이 양쪽에서 붙들고 입을 막아 버리자 바로 무력해졌다.

강제 퇴장당한 그의 뒤로 조금 전과는 다른 의미로 손뼉을 쳤다.

[향후 골치 아픈 복선으로 남아 프로젝트 전체에 오점을 남길 뻔했던 악재를 제거했습니다. 이제 제작을 이어나갈 새로운 감독에 대해 의견을 나눠봅시다.]

윤태식 회장이 다른 임원들의 발언을 요구했고 곧 징벌이 아닌 제대로 된 회의가 이어졌다.

[조던 전 감독의 이름을 지우려면 최소한 50%는 재촬영해야 하는데, 이는 문제가 있습니다. 일부 문제가 있었을 뿐, 에이지 오브 울트로의 전체적인 만듦새는 훌륭합니다. 어차피 이혼 소송료로 나갈 테지만, 그에게 연출료도 지급하셨으니 작품을 그대로 활용했으면 싶습니다.]

[잘라낼 부분만 잘라내고 새로운 장면이 들어갈 부분만 수정하자는 데는 찬성하지만, 일이란 일은 다 하고 명예는 남에게 주는 작업입니다. 그걸 맡아줄 사람을 찾기란 어려우리라 봅니다.]

[윈터 나이츠의 감독은 어떨까요?]

[로제 형제? 저예산 코믹 영화감독에 불과한 그들을요? 과분한 제안이군요!]

[글쎄요. 아무리 로제 형제가 별다른 인지도가 없는 감독들이라고 하더라도 자존심 하나는 다른 명감독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케인 파이기도 말했다.

[게다가 로제 형제가 맡고 있는 윈터 나이츠는 울트로 보다 먼저 개봉할 영화이고, 지금까지 회장님이 보인 선구안으로 보자면 윈터 나이츠의 성공을 통해 로제 형제의 인지도가 상승하리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 모두를 고려하면, 추가적인 다른 제안이 있다면 가능할 뿐. 현재의 조건으로는 어렵다고 봅니다.]

이쯤 의견이 나오자 윤태식 회장이 요구하는 바를 바로 해결해주었다.

[에이지 오브 울트로를 시작으로 페이즈3의 총감독을 약속하지요.]

감독 선정에 대한 안건은 해결됐다. 성공을 보장하는 GF그룹의 선구안과 더불어 대형 프랜차이즈 영화의 총감독 자리를 제안한다는 데 이걸 거절하는 멍청이는 없을 것이다.

다음은 재촬영과 관련된 각본의 변경이었는데, 이 부분에서는 특히 신경 써야 할 배우에 대해 케인 파이기가 언급했다.

[요한슨이 조던 전 감독과 마찰이 있었습니다. 회장님께서 지적하신 스칼렛 위도우의 감정선이 이전에는 이글 아이, 현재는 맥락 없이 헐커와 이어지는 바람에 생긴 일이었죠.]

[좋습니다. 사정 설명을 비롯하여 케인 파이기 사장이 나서서 해결하세요. 혹시라도 조던 전 감독 같은 사례가 나온다면 내게 연락하세요. 방해되는 것은 치워버리겠습니다.]

[예! 회장님!]

믿어 의심치 않겠다는 듯 어깨를 두드리며 나갔다. 그 모습에서 권력이 누구에게 실렸음을 확인한 임원들은 윤태식 회장이 나가고 난 뒤, 아무런 시비나 문제 제기 없이 케인 파이기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

한편.

[오! 주여! 여기를 보십시오. 여기 두드렸던 자리에 금이 갔습니다.]

[맙소사! 나무가 유리판처럼 갈라지다니요! 이게 현실이 맞습니까?]

[아까 느낀 그 느낌이 착각이 아니었어! 어쩐지 오싹더라니!]

기묘한 공감대와 동일한 아이디어가 이들을 고민에 빠뜨렸다.

[비중 있는 쿵푸 마스터를 등장시키는 건 어떻겠습니까?]

[좋습니다만, 쿵푸 마스터는 곤란합니다. 동양적이기는 하지만 따지고 보면 회장님의 나라가 아닌 중국이라더군요.]

[그러니 쿵푸보다는 팔괘나 도술 같은 게 좋을 것 같은데요.]

[그것도 한국이 아닙니다.]

[사무라이···는 일본이었지. 거참. 동양적인 게 꽤 있는데 어째 한국은 마땅한 게 없군요?]

[애써 쿵푸를 찾지 말고 그냥 라이언 맨을 보지요. 부자에다가 능력도 있으니 딱 회장님 아닙니까.]

[알버트 배우가 회장님을 보고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하더니만, 다 이유가 있었던 거군요.]

[불만이 있어도 정중히 여쭙고 최대한 심기를 거스르지는 맙시다. 조던 전 감독을 보세요. 불륜을 강제로 통보 받아서 이혼을···!]

흠칫 놀란 이들 중 누군가는 휴대폰을 꺼내 부지런히 무언가를 삭제했다.

그렇게 충격적인 촌극을 끝으로 에이지 오브 울트로는 갈피를 잡게 되었다.

< 미련 없이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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