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99년 게임 스타트-536화 (536/577)

< 다르다 >

귀여운 얼굴 못잖게 카렌 블랙우드의 장점은 180cm에 달하는 훤칠한 키에 있다. 똑같은 춤 실력을 갖고 같은 동작을 취해도 이른바 선이 고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구별되듯, 그녀의 액션 역시 늘씬함에 큰 덕을 보았다.

여성이라는 편견을 깨부술 만큼의 시원시원함!

그녀는 예쁘기만 한 장식물이 아닌, 정말로 싸울 줄 아는 여전사의 완성형을 고스란히 스킨 속에서 보여주고 있었다.

“쌍검이 이토록 잘 어울리는 배우였을 줄이야.”

내가 느끼는 충격은 이 세상 그 누구의 것보다도 클 수밖에 없다. 저들은 감상하며 즐거운 몰입에 빠지면 그만이지만, 나는 비교 가능한 꿈속 미래의 망작을 똑똑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이 영화에서의 공주는 여전사처럼 뭔가 할 것처럼 굴었을 뿐, 끝끝내 새장 속에 갇힌 새가 된다.

‘못생김은 둘째 치고.’

하지만 지금은 스스로가 이야기를 주도하고 있다. 지구보다 중력이 약한 탓에 강력한 힘은 있지만, 그걸 활용할 줄 모르는 존 가터를 진짜 전사이자 파슘의 슈퍼히어로로 만들어주는 캐릭터로 변화한 것이다.

주도적이며 아름답고 강인한 힘과 정신을 가진 여성.

남녀노소에게 매력적이고 멋진 여자였다.

[와우!]

[좋아! 썰어버려!]

푹 빠진 다른 관객의 추임새가 음향 사이에 섞여서 들렸다. 화면에서는 여전사가 검을 들고 원을 그리며 종횡무진하고 있었다. 움직임 하나하나가 선명한 동작으로 눈에 확확 들어오면서 우아함을 보여었는데 우리 작품의 샤론과는 결이 다른 새로운 매력이 물씬 풍겼다.

‘방심했어. 현실의 디지니가 무슨 고정형 퀘스트 NPC도 아닌데 말이지.’

낙관하고 있던 나를 반성하자. 지금 내 눈으로 놀라운 결과물을 보고 있지 않는가.

바벨도 내가 먼저 채 갔고 이후 로키드 필름도 내가 인수 했다. 솔로 플레이하는 게임 속 NPC였다면 그러건 말건 정해진 선택지대로 움직였을 것이다. 그러나 디지니는 살아 움직였고 돌파구를 찾아냈다.

이들은 새로운 콘텐츠와 이미지를 모색했으며 당장 확실한 프랜차이즈를 가진 기업을 구하기보다는 내부에서 만들어내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 결과, 디지니는 최근 유행하는 슈퍼히어로 장르에도 어울리는 작품을 거머쥐었다.

또한, 본래 역사에는 품고 있었던 스페이스 워즈를 놓친 대신, 또 다른 SF의 한 축을 담당할 작품을 얻어냈다.

게다가 무시무시한 건 이런 변화가 고작 이 정도로 그칠 리가 없다는 사실이다. 쇄신해버린 디지니는 자신이 품고 있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할 게 분명했다.

‘흡사 보스 몬스터의 2페이즈를 보는 기분이군. 그래도 적대기업의 CEO가 아닌 문화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는 좋아해야 하겠지. 걸작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뜻이니까. 이번에는 정말 운이 좋았어. 만약 저 작품과 승부했었으면······.’

아찔하다. 케인이 존 가터와 같은 시기에 개봉하지 않게 된 것에 감사해할 때 웃어넘겼던 자신을 재차 반성했다.

하지만 후회하기보다는 더 나아갈 수 있는 자극이자 동력원으로 삼겠다. 피해를 보지 않은 채로 상대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됐으니 정말로 불행 중 다행이다.

상영관을 나오며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김유천 비서실장과 대화했다.

“회장님. 생각보다 여운이 짙네요. 그간 헛발질하던 디지니가 정신을 차린 것 같습니다.”

“같은 생각입니다. 이번 영화는 대박을 칠 게 분명하고 저들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잡게 될 겁니다.”

“벌써부터 냄새를 맡은 기자들이 제대로 아부하는 모양입니다. 여기 이 기사들을 보시죠.”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내용이 일파만파로 퍼지는 중이었다.

【넷플렉스의 등장! 영화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결국 디지니마저 바꾸어버린 영화계의 새로운 흐름!】

【어두운 표정이었던 디지니가 다시 활짝 웃었다. 디지니의 새로운 프랜차이즈가 탄생하는가?】

【디지니 신작 파슘의 공주. 오프닝 스코어 수익 1억 8,000만 달러 돌파!】

【파슘의 공주의 새로운 해석! 고전의 장점도 완벽히 계승!】

【보호받기만 하는 공주는 가라! 카렌 블랙우드의 헤어 나올 수 없는 매력!】

【디지니의 승부수가 통하다! 과연 넷플렉스의 선택은?】

원래라면 올해 가장 실패한 영화 순위 상위에 올랐어야 했을 영화가 어쩌면 올해 가장 성공한 영화 순위 상위에 오를 수도 있을 정도로 커다란 변화가 생겨났고 이는 나 같은 외부인들이 알 수 있을 만큼 디지니 전체에 작용했다.

‘자신감이 뿜뿜일세. 저 양반은 스트레스가 없어져서 훨씬 오래살겠어.’

에이든 회장은 공식 선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꽤 힘이 빠지고 퀭한 것 같았던 모습에서 탈피했음을 널리 보여주었다. 어깨에 힘이 빡 들어갔고 패기가 넘쳤다. 흥미로운 점은 그의 양옆에는 소위 말하는 좌청룡, 우백호처럼 두 사람이 자리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알아보니 마케팅을 비롯한 대외업무에서는 조나단이 활약했고 디지니의 작품 내적인 모든 쇄신은 월켄이 진두지휘했다고 한다. 이들은 파슘의 공주라는 뚜렷한 성과를 내었기에 이전보다 더욱 큰 권한을 보장받았고 낡아빠진 시스템을 고치기 시작했다.

“환골탈태 수준이 아니더군요. 그야말로 칼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김유천 비서실장이 알아 온 바에 따르면 전통과 기존의 시스템을 중시하는 인사들은 가차 없이 뒤엎는 중이었다.

기존 임직원들에게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는 했으나 이미 프로젝트들을 성공의 반열에 올리고 주주와 경영진에게 강력한 지지를 받았기에 디지니의 개혁은 착착 이루어졌다.

“우리 역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요.”

디지니에서 칼날을 시퍼렇게 갈고 있는 그때, 넷플렉스에서도 대적할 반격의 서막을 준비했다.

그 시작은 언휴먼스다.

【리벤져스 개봉에 앞선 넷플렉스의 야심작! 언휴먼스가 떴다!】

파슘의 공주가 기존작품을 초월했다고는 하지만, 본래부터 죽어가는 놈 살리고 될 놈은 더 큰 놈이 되게 만드는 일은 내가 한 수 위다. 이제까지 그 작업의 반복으로 작금의 위치에 오르지 않았더냔 말이다.

【넷플레스의 연계! 영화와 드라마의 콜라보!】

【언휴먼스 공개 이후 급격히 늘어난 넷플렉스의 가입자!】

【넷플렉스가 히어로물에 새로운 지평을 열다.】

【언휴먼스 뜨자! 넷플렉스 뜬다!】

헨리 크릭키 연출의 언휴먼스를 공개하자 대중의 눈에는 새로운 명작이, 내 기준으로는 원 역사를 완벽하게 지워낼 퀄리티의 드라마가 세간의 인기를 사로잡았다.

설정상에서만 말로 떠드는 그런 수준의 콜라보가 아니다. 완벽하게 영화와 드라마가 같은 세계관이고 영화 속 캐릭터는 고스란히 드라마에도 등장하는 수준이다.

‘사실 저렇게까지 떠들썩할 만큼 파격적인 건 아니거든. 썩 새로운 발상도 아니고.’

단지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을 뿐인데, 그 이유는 기술이나 다른 시대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 아니었다.

[돈 들인 가치가 있습니다.]

‘남들이 왜 안 했겠냐.’

돈이다.

가성비가 떨어져서 그런다.

영화 속 캐릭터가 드라마에 등장하기 힘든 이유는 십중팔구는 배우의 출연료 협의 문제다. 또한, 더욱 깊게 들어가면 캐릭터가 가지는 퀄리티의 문제도 한몫한다.

리벤져스는 어디까지나 SF 판타지다. 라이언 맨은 전투 없이 그저 등장만 하더라도 엄청난 CG 비용이 필요한 존재가 된다. 그게 아까워서 그 비용을 아끼면 같은 캐릭터인데도 허접한 퀄리티 때문에 오히려 실망만을 안겨다 줄 뿐이다.

그런데 그 모든 비용을 나는 감수했다.

‘원래 대형마트가 출혈 경쟁하면 소비자들은 즐거운 법이잖아.’

나야 팬심으로 원래 이렇게 만들 인간 군상이었으니 괜스레 에이든 회장이 끌려와서 손해를 보게 된 것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라드 헤이스터스 의장은 요즘 싱글벙글 그 자체였다.

[요즘 스트리밍 사이트에서는 언휴먼스에서 라이언 맨과 페르가 등장하는 장면에서의 리액션을 보여주는 것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시청자 반응이 꽤 좋은가 보군요.]

[리액션이 콘텐츠로 등장했다는 것은 그만큼 성공했다는 하나의 지표이기도 하거든요.]

기대하지 않았던 캐릭터가 드라마에서 갑자기 등장했을 때의 반가움과 놀라움.

특히 내가 애정을 품고 있는 방송에 대한 리액션은 만국 공통으로 호기심을 가지는 분야다. 그러나 모든 드라마가 그런 리액션으로 좋은 호응을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만큼 그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을 때 가능하다.

[그 면에서 우리는 아주 유리합니다. 1편을 보고 재미있었을 때, 1주일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거든요.]

단점은 그 때문에 아직 내용을 다 보기 전에 스포일러를 당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건데, 이건 1편씩 방영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니 고려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특히 1편과 2편에서 영화 속 멤버들이 등장하고, 강력한 언휴먼스들의 액션이 나오다가 3편부터 성장형 주인공의 매력이 터지는 것이 주효했습니다.]

화려한 액션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면서 서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입할 수 있는 주인공이 두각을 나타내게 하는 방법.

샤론의 제안으로 시작된 드라마의 스토리는 주인공의 완성으로 더더욱 주목을 받았다.

[반응을 보면, 헤로스의 상위 호환 드라마가 탄생했다면서 역대급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헤로스는 2006년에 혜성과 같이 등장한 강력한 드라마다. 초능력을 지닌 주인공과 인물들, 일반인들까지 엮인 다양한 이야기가 막바지 하나의 스토리로 모였는데 이 서사로 인해 굉장한 주목을 받았다.

사실상 당시 무너지고 있던 방송국을 살린 은인이라고까지 평가받는 드라마다.

‘안타깝게도 시즌1이 최고 전성기였고 시즌 3을 끝으로 계속해서 내리막인 드라마지.’

헤로스의 가장 큰 단점은 ‘우리도 우리가 이렇게까지 성공할 줄 몰랐었다고!’가 아닐까 싶다. 장기적인 구상이 없었던 티가 났고 시즌이 이어질 때마다 이전의 설정이 무너지는 악순환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고려해도 헤로스의 상위 호환이라는 것은 굉장한 칭찬이다.

‘다 떠나서 2000년대의 드라마 랭킹을 맺는다면 매번 순위권에 들어가는 판타지 드라마거든. 1위는 헨리 크릭키 감독의 파라 내추럴이었으니까.’

내가 헨리 크릭키 감독을 영입한 이유이기도 했다.

이렇게 작금의 미국 영화판은 파슘의 공주, 드라마판은 언휴먼스가 절대강자로 자리한 모양새가 되었다. 덕분에 할리우드에서는 한 달간 파슘의 공주를 분석한 기사들을 샅샅이 핥아내는 수준으로 쏟아냈고 언휴먼스가 등장하자 바로 갈아타서 우리를 중점으로 다루고 있었다.

영화는 극장에서 보는 거고, 드라마는 집에서 보는 거니까. 직접적인 경쟁의 대상은 아니지만, 디지니와 넷플렉스라는 대결 구도 역시 꾸준히 가져갔다.

“그게 재밌거든.”

항상 승리만 하는 상자와 아깝게 패배하는 2등의 구도는 재미없다.

넷플렉스의 상승세 못잖게 디지니도 강력해졌다.

이러한 화제를 계속 살려가며 서로 강력하게 존재감을 보이던 중, 우리가 준비한 새 작품이 등판했다.

【지루함을 날려버리는 캡틴 실드의 속 시원한 액션!】

【강력한 캡틴의 발차기가 침체되던 미국의 액션을 구원했다!】

바벨에서 늘 핵심이자 주축이었던 영웅.

누구보다 미국을 사랑하고 미국을 상징하는 영웅.

캡틴 실드!

‘하지만 원래 캡틴는 이 역시도 망작이었던 작품이지.’

원 역사에서 퍼스트 리벤져라는 제목으로 등장했던 이 영화는 팬이 아니고서야 ‘이게 캡틴 실드였어?’라고 할 만큼 흥행에서 참패한 작품이다. 그 이유 역시 본래 파슘의 공주가 망한 이유와 매우 비슷하다.

액션 영화보다는 찌질한 주인공이 약물에 의해 강해지고, 강해진 신체를 이용해 정부에게 이용당하다가, 굳건한 애국심과 불굴의 정신력을 바탕으로 진정한 영웅이 된다.

어찌 보면 세계대전 당시 군대에 지원하는 것을 종용하기 위한 홍보 드라마와 유사한 성격을 지녔다. 그렇기에 역할이랍시고는 리벤져스 시리즈로 이어지는 관문으로 작용한 게 전부일 만큼 매우 적었다.

그래서 싹 고쳤다.

‘파슘의 공주가 기존과는 전혀 다른 작품이 됐듯이.’

퍼스트 리벤져의 문제점은 첫째, 애초에 캐릭터의 특성이 최고의 애국심을 가진 슈퍼 히어로라고는 하지만, 코믹스로 처음 캡틴 실드가 등장했던 그 시기와 달리 지금의 미국인들에게는 애국심이라는 개념이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미국인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할 뿐이지 미국을 위한다는 마음을 가지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에게 애국심으로 똘똘 뭉친 캐릭터가 와 닿을 리 없었다.

‘그래서 정의로운 슈퍼맨 이미지를 씌웠음.’

애국심보다는 불의를 참지 못하는 인물상이 더욱 공감되기 때문이다.

문제점 둘째, 본래 이 영화는 블록버스터급의 자본으로 만들어지는 B급 영화의 콘셉트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액션성도 부족한 영화가 B급 특성까지 가져가 버리니 영화 자체의 퀄리티까 떨어져 버리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

‘따라서 특성 전부를 다 갈아엎었고.’

굳이 B급 연출에 목을 걸 이유가 없다. 대신 투자비를 더 올려서 액션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에서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도록 수정했다.

다음!

문제점 셋째, 슈퍼 솔져라고는 하는데 막상 매력적인 능력을 갖추지 않았고 대단한 걸 보여주지도 못했다.

이건 정말 원 역사에서 내가 크게 실망한 부분이었다. 퍼스트 리벤져가 영화로 나온다고 하기에 나는 보러 갔었다. 그런데 캡틴 실드의 힘을 알 수 있는 건, 군 입대 홍보 공연에서 오토바이 위에 아가씨들을 올려놓고 그것을 들고 있는 장면이 전부였다.

캡틴 실드의 근력은 공식적으로 공개된 것만 540Kg이다. 하지만 실제 코믹스에서 표현되는 근력은 톤 단위급까지 표현이 된다.

이는 수십 톤의 무게인 탱크를 집어 던지거나 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탱크의 포신이나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전봇대를 여의봉처럼 휘두를 수 있고, 10피트짜리 컨테이너를 집어 던지는 액션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그런데 내가 본 건 거짓말 하나 보태지 않고 정말 그것 딱 하나가 끝이었다.

‘액션에서 보여줘야지 왜 그딴 거로만 보여주냐?’

초인적인 움직임으로 불가능할 것 같은 미션을 해내는 것 정도는 딱히 초인이 아닌 첩보 장르의 영화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슈퍼 히어로 영화에서 그딴 걸 기대하는 게 아닌데 당시의 제작진이 완벽하게 오판을 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기에 액션성을 대폭 추가했다.

우리가 제작한 캡틴 실드는 최대 중량 1.5t 수준에서 세계대전 당시 전장에 있을 법한 것들을 추린 후에, 그것이 적재적소에 배치되는 구조를 새로이 만들었다. 예를 들자면, 폭파당한 탱크가 세워진 전장에서의 전투다.

이 전장에서 캡틴 실드는 탱크의 포신을 들고 벽을 무너트린다. 투포환처럼 던져서 멀리 있는 포대를 파괴해 버린다.

“이쯤 되야 슈퍼 솔져지!”

그가 군대에 자원하고, 굳이 슈퍼 솔져 프로젝트에 지원하는 것도 단순히 미국의 군인이 되어 싸운다는 이미지가 아닌, 독일의 침략 전쟁으로 피폐해진 사회를 보며 분노하고 그 안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독일의 일반 시민들의 모습에 국가를 초월한 정의감을 느끼는 것으로 변경했다.

미국의 영웅이 아닌 전쟁의 모든 피해자를 위한 영웅!

이렇게 탈바꿈시킨 것이다. 현대적인 관점에서의 새로운 해석이었기에 캡틴 실드는 제작과정에서 꽤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그 결과물은 그간의 고생을 싹 잊게 만들 만큼 좋았고 평론가들의 호평은 덤으로 따라왔다.

【애국심으로 움직이는 과거의 캡틴은 잊어라! 전쟁의 영웅이지만 패권주의가 아닌 새로운 해석의 정의의 히어로가 탄생했다!】

【젊은 세대가 공감하기 힘든 낡은 히어로의 옷을 던져버리고 새로이 탄생한 슈퍼 히어로.】

【엔딩 장면에서는 예상하였음에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우리가 리벤져보? 기대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영화.】

【바벨의 노예가 되고 싶지 않은 자. 아직 기회는 있다. 이 영화를 보지 마라.】

이 영화를 보면, 바벨의 노예가 되어버릴 거라는 마지막 평론가의 평이 가장 마음에 든다. 언휴먼스와 캡틴 실드. 두 개의 영화가 리벤져스를 완벽하게 견인해줄 수 있는 토대를 완성했다.

< 다르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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