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99년 게임 스타트-532화 (532/577)

< 다르다 >

*

언휴먼스의 각본 작업은 순조롭고 즐겁게 이루어졌다. 조금의 문제도 없었던 이유는 일찍이 에피소드들을 구상한 상태에서 각본으로 전환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드라마는 지구에서 활동하는 언휴먼스와 리벤져스를 기획하는 가디언, 언휴먼스의 연구를 통해 진화를 꿈꾸는 지구인 연구소,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무조건 상황을 통제하고 싶은 정부의 이야기가 서로서로 연결되어 결말을 향해 가는 방식이다.

주인공은 지구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언휴먼스이고 악역은 진화를 꿈꾸는 지구인이었다.

이상의 내용을 넷플렉스 드라마 제작국의 회의실에서 확인했는데, 테이블 위에 놓인 각본과 이번 프로젝트의 브리핑에는 한 부분이 비어 있었다.

[다른 건 다 정해졌는데 주인공의 능력은 아직 정하지 않았군요?]

[네.]

이상한 일이다. 본래 이런 장르의 에피소드나 이야기들은 주인공의 능력에 따라서 달라지는 경우들이 많다. 때로는 주인공의 능력을 먼저 설정하고 그것에 맞춰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사례도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왜 빼놓은 걸까?

[능력을 일정 거론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 방향 정도는 정해져 있습니다.]

‘정신계 혹은 진동계’라고는 적혀 있었다.

‘그게 문제지. 이건 얼추 비슷한 계열이 아니라 다른 계열이니까.’

버젓이 적어놓았으니 몰라서 실수한 건 결단코 아닐 것이다. 나는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설명이 필요합니다.]

[제작비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진동계로 진행하면 액션을 많이 보여주는 형태로 연출할 계획이고, 정신계로 갈 경우는 액션보다 정신조작을 통한 해결책이 연출로 많이 등장할 겁니다. 그리고 이에 따른 제작비의 차이가 생길 테고요.]

[얼마나 차이가 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신계로 정하면 시즌 예산이 1,800만 달러. 진동계로 정하면 4,800만 달러로 예상됩니다.]

‘편차가 크긴 하네.’

드라마 한 시즌 제작에 570억이고 편당으로 계산하자면 48억이다. 드라마 한 편에 100억을 들였으니 어쩌니 하는 소리가 심심찮게 들려오는 미국이라지만, 그래도 편당 40억을 초과하는 사례는 극히 드문 일이다.

어지간히 자신감이 있는 드라마가 아니면 이런 제작비의 드라마는 절대 제작되지 않는다.

‘이런 일은 매번 겪는군. 내가 예산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말라고 누차 말해왔는데도.’

내심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이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 ‘막 써도 돼!’라는 말을 충실하게 따라서 진짜로 돈을 강물에 쏟아버리는 미친 짓을 버젓이 저지르면 그걸 좋아하는 상사란 있을 수 없으니 말이다.

대신 다른 기업과 차이점이 있다면, 여타 기업에서는 이런 보고서조차도 나오기 전에 기간 되는 반면, 우리 그룹은 작품성을 높이는 근거만 충실하다면 얼마든지 나에게 인가 신청서가 온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언휴먼스 드라마는 당연히 타당성이 충분했다.

[진동계에 묻고 더블로 갑시다.]

[네?]

[12편을 제작하면서 4,800만 달러는 아쉽지요. 총예산 1억 달러를 배정하겠습니다. 대신 연출을 확실하게 하십시오.]

[예, 회장님!]

말 한마디에 제작비가 두 배로 뻥튀기되었다. 제작진의 입장에서 제작비의 상승은 수많은 부분에서의 고민이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그들은 밝아진 표정으로 보고를 끝냈고 이내 배우 캐스팅이 시작되었다.

이번 언휴먼스의 연출을 담당하게 된 PD는 헨리 크릭키다. 그는 미국 장르계에서는 최고의 히트작 중 하나라 불리는 파라내추럴을 연출한 프로듀서로서 ‘미국형 퇴마 액션 드라마의 끝판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입증된 실력자였다.

‘지금까지도 시즌을 이어가고 있는 파라내추럴이 헨리가 내려오자마자 산으로 가버리고 있거든. 이걸 보면 그의 능력이 얼마나 출중한지 딱 알 수 있지.’

크릭키는 작년에 시즌5를 끝으로 총 책임자 자리에서 내려왔고 작금의 파라내추럴은 관계자들이 댐처럼 욕을 모아두는 실정이었다.

오디션장.

[어디를 봐도 쓸 만한 녀석이 없어.]

그 프로듀서의 표정은 왕창 찌푸려진 채 펴지지 못하는 상태였다.

[이를 어쩌지?]

언휴먼스의 배우를 모집한다는 공고에 수많은 배우가 지원했다. 그러나 구경하는 내가 보기에도 한심하리만큼 눈에 차는 인물이 없었다.

‘미국에 세계적인 스타가 많다는 건, 그 수만 배가 되는 어중이떠중이가 모래알처럼 넘친다는 소리야.’

한국에서 아이돌 연습생이 제아무리 많아 봐야 미국만 하겠는가.

미국은 미디어 산업이 매우 거대한 나라이고 배우를 꿈꾸는 사람들도 어마어마하게 많다. 심지어 이곳 스튜디오는 LA이기까지 하니 정말 지겹도록 많은 지망생이 넷플렉스의 문을 두드리는 실정이다.

그리고 사금을 캐듯 지원자들을 거르고 또 걸러서 쓸만한 배우를 찾아내야 한다.

‘괜히 유명 프로듀서들이 나중에 뜰 배우를 놓치는 게 아니야. 그놈이 이놈 같고, 저놈이 요놈 같고··· 아이고.’

미래를 아는 만큼 내가 마술처럼 실력을 발휘하고 싶은데, 이건 전문분야인 게임이 아니고 아는 배우도 어떻게 화장을 했느냐에 따라 인상이 천차만별이지 않던가. 꾸밈없는 얼굴들이니 나로서도 마냥 구경하는 것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었다.

‘이런 걸 보면 사람 머리 위에 상태창이 딱 뜨고 인적사항을 볼 수 있는 건, 그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치트키라니까.’

엉망진창의 연기를 보며 무념무상의 상태로 되지도 않는 망상이나 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저··· 그게··· 여자··· 아니··· 여··· 여배우가 왔습니다!]

조연출이 당황한 목소리로 ‘어버버’ 거렸다. 지루하고 지겨워서 환장할 노스이던 오디션장에 ‘피식’거리는 의도치 않은 활력을 선사해주는 순간이었다.

[의장님. 회장님. 다 계신데 뭐 하는 거야?]

[그··· 아! 죄송합니다!]

[당연히 죄송해야지. 배우 오디션중인데 여배우가 오는 걸 가지고 난리를 쳤으니까.]

[네. 그런데··· 지금 밖에 여배우가··· 그 여배우가 아닌 여배우가···]

[그 여자의 이름이 ‘여배우’냐?]

[그건 아닌데요.]

[지금 저 밖에 있는 배우들 중 절반이 여배우야. 오디션장 밖에 여배우가 있는 게 이상한 일이야?]

[그건 그런데··· 그게 맞습니다.]

[뭐?]

헨리가 조연출을 혼내는데 그 대화가 거의 콩트 수준이었다. 나는 진지한 저들의 상황을 웃으며 지켜보았다.

[그러니까 엄청 영화배우. 아니. 엄청 유명한 스타가 왔습니다!]

[영화배우?]

[영화?]

제작하는 족족 히트작으로 만들어버린 넷플렉스는 현재 할리우드의 뜨거운 감자다. 우리가 새로운 작품을 제작하겠다는데, 유명인사가 오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드라마를 촬영하는데 영화계의 유명인사가 찾아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누군데?]

[샤론!]

당찬 조연출의 대답에 나는 엉덩이를 떼며 일어나려 했다.

[테를리즈입니다!]

실망해서 티 나지 않게 냉큼 앉았다.

‘난 또. 샤론 스톤인 줄 알았네.’

모르는 사람이라 실망스럽다. 그런데 이건 나만의 반응이고 다른 이들은 아니었나 보다. ‘샤론 테를리즈가?’라며 의아해하고 놀라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영화를 찍어도 원톱 주인공인 배우가 드라마에는 왜 왔대?]

[진짜 오디션 보러 온 거 맞아?]

[지인 때문에 온 건?]

[말이 안 되는데··· 왜 왔지?]

저런 표정들을 보니 유명하긴 유명한 여자인 듯싶다. 아마도 내가 관심 두고 보는 장르 쪽의 영화배우는 아닌 것 같지만 말이다. 대충 눈치를 보다가 다른 직원의 옆구리를 쿡 찔러서 그녀가 누구인지 들었다.

2004년 맨스터로 미국의 대표적인 두 개의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인간 디오르, 매년 베스트 드레서의 자리를 절대 놓치지 않는 배우, 늘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여배우 상위권을 유지하는 배우.

‘작품의 선택에 있어서 흥행성보다 메시지를 중요시하는 성향 때문에 흥행 배우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뿐. 그녀는 언제나 흥행하고 있는 배우다···라고 하는데, 이러니 내가 모르지.’

나는 메가 히트작이나 블록버스터, 취향에 맞는 재미있는 장르만 보는 타입이다. 예술적이고 작품성으로 승부하는 건 안 본다.

나한테 이런 배우는 이슈와 유명세, 그리고 큰 인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하는 작품들은 딱히 흥행성이 없어서, 얼굴 말고는 별달리 기억에 남지 않는다.

아무튼, 대단한 실력파가 드라마에 왔다는 소리다.

‘추락한 배우나 알버트처럼 나랑 친분이 있지 않고서야 얼굴을 들이밀 이유조차 없는 시장이기는 하지.’

드라마에서 제아무리 주인공으로 명성을 얻어 봐야 영화판에서는 비중 적은 조연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입지전적인 어마어마한 명성을 이루지 않는 한, 드라마의 인기가 영화판에서 힘을 발휘하는 경우는 없다고 봐야 한다.

즉, 영화배우의 드라마 참여는 격상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깎아 먹는 행위다. 이런 판국에 굳이 영화계의 스타가 드라마를 찾아왔고 캐스팅 제안을 받은 것도 아니라 스스로 오디션을 보고자 찾아왔으니 모두들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게 당연했다.

[이번 차례를 너무 기다리게 한 건가싶네. 어서 들어오라고 해.]

[그게 아니고요. 방금 접수를 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뭘 어떻게 해?]

[역시 순번대로 기다리게 하는 것보다는 바로 들어오게 해야겠죠?]

[당연하지. 모셔 와.]

헨리의 대답을 듣고 조연출이 막 움직이려고 했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대화의 흐름을 보고 내가 참견했다.

오디션에 참가하고는 있지만, 진행되는 전체 과정이 궁금해서이지, 특별한 관여를 위해서가 아니다. 그런 만큼 지금까지 이들의 대화에 직접 참여한 적은 없었다.

‘그래도 지금은 끼어들어야겠네.’

가외의 존재지만, 적어도 이 자리에서 가장 발언력이 높은 사람이 이 몸이시다.

[샤론 테를리즈는 영화계에서도 섭외 1순위의 배우입니다. 그런 배우가 찾아왔으니 배려해주고 좋은 인상으로 붙잡아야 합니다.]

[순서를 바꾸면서까지 말입니까?]

[특혜가 마땅치 않으신가 보군요. 하지만 다른 대기실이라도 배정해야 됩니다. 샤론 테를리즈의 기분도 그렇지만, 다른 지원자들의 사기를 위해서도 말이죠.]

[기다리라고 하세요. 애초에 우리 오디션을 보러 온 것이고 다른 지원자들 역시 카메라 앞에서 연기해야 하는 예비 배우들이라고 압니다. 부담감 때문에 실수할 거면 그 정도밖에 안 되는 겁니다.]

내가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싸우는 정의의 사도는 아니지만, 적어도 물건 사려고 길게 줄 서 있는데 새치기하는 사람을 째려볼 정도의 양심은 갖고 있다.

[그랬다가 그냥 가면 어쩌죠?]

끝까지 질척거리는 조연출의 말에 오디션장 분위기가 차갑게 식었다.

[그냥 가면 가는 거지 왜 그런 것까지 신경 씁니까? 우리 작품에 그 정도 자신감도 없습니까?]

그제야 자신이 말실수했다는 걸 인지한 조연출의 얼굴이 굳어졌다.

[죄송합니다.]

[나가보세요.]

[네.]

약간의 촌극 이후, 화제의 인물인 샤론 테를리즈와 마주한 것은 세 시간이 지난 뒤였다. 그녀는 다른 대기자들과 동일한 조건에서 자신의 차례를 다 기다리고 난 뒤에 무대로 올라왔다.

‘예쁘기는 예뻐. 분위기도 독특하고.’

메마른 몸매의 여성 하나가 무대에 올라왔을 뿐이다. 무대 전체 크기에 비하면 한없이 작은 사이즈이며 비율이 좋은 여자였다.

‘무대를 잘 쓴다는 게 저런 거구나.’

그런데도 무대가 가득 차는 느낌을 준다. 어디에서 어떤 자세를 취하고 어떻게 봐야 하는지를 본능적으로 아는 것 같았다.

내가 관전자로서 관람하는 중에 오디션이 시작했다. 다들 지금까지와는 달리 공손한 말투로 질문이 이어졌다.

[샤론 배우님?]

[네.]

[혹시, 지금 오디션을 보려는 배역이 어떤 배역인지 제대로 알고 오신 것 맞으신가요?]

[네. 시놉시스와 대본 전부 다 보고 마음에 들어서 왔어요.]

언휴먼스는 바벨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바벨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첫 드라마 작품이다. 즉, 슈퍼히어로 장르이며 액션이 많았다. 이런 작품에서 주인공 역할을 맡으면 다양하고도 많은 액션을 소화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그런데 샤론은 지금까지 액션이 중요한 역할보다는 메시지가 중요한 역할을 주로 해온 배우다. 연출의 입장에서는 걱정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저는 남성적인 액션을 선호하는 연출가거든요. 연기는 문제가 없을 테지만, 샤론 배우님이 잘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데··· 어찌 생각하시죠?]

영화판처럼 환경이 좋은 것도 아닌 드라마판에서 이런 여배우가 과연 액션을 잘 해낼 수 있겠느냐는 헨리의 물음에 그녀가 대답했다.

[그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거예요.]

[저희가 그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죠?]

[제가 따로 무술을 배운 적은 없지만, 몸을 사용하는 거라면 금방 배울 수 있을 거로 생각하고 있어요. 한 번 보여드려도 될까요?]

[얼마든지요.]

이러한 우려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이미 생각하고 있었을까?

얇은 외투를 벗으니 바로 트레이닝 복이 드러난다. 그러고는 유연하고도 빠른 움직임을 보였는데 풍기는 분위기가 정말 묘했다.

‘발레를 했나? 우아함?’

유연하고 부드럽고 자연스럽다. 그녀의 동작은 전혀 무술을 배운 사람 같지가 않았다. 백 텀블링을 하더라도 그녀는 액션의 시원함보다는 예술의 아름다움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 한 가지는 확실하다.

‘주저하거나 못하는 동작이 딱히 있는 건 아니야. 자기 말처럼 금방 배울 수는 있겠네.’

호쾌하고 태권도처럼 딱딱 끊어지지 않을 뿐이다.

[이런 종류의 액션도 느낌이 있지 않을까요?]

연출을 담당할 헨리 크릭키에게 시선이 향했는데, 그의 대답이 바로 나오지 않았다. 분위기가 이상해서 내가 물었다.

[전문가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네. 네? 회장님. 죄송합니다. 못 들었습니다?]

[······.]

[아! 정말 느낌이 있네요. 좋습니다.]

‘이봐! 남성적인 액션을 선호한다며?’

따로 경고를 해줘야겠다는 한심한 생각이 들었을 뿐, 주인공 오디션의 합격자는 만장일치로 결정이 났다. 연기력은 두말할 것도 없고 우려했던 액션이야 그녀를 위해 통째로 짜 맞춰줄 의향이 있어 보였으니 할 말 다 한 셈이다.

한편으로는 여배우에게 치근덕거려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하나 싶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의외로 한 방에 해결됐다.

“회장님. 샤론 테를리즈가 페미니즘으로 매우 유명하다고 합니다. 남성 혐오에 동성애자에다가 일각에서는 남자의 거기를 깼느니 하는··· 아무튼, 무시무시한 소문이 아주 많더라고요. 이쪽은 대부분 거짓이지만 말입니다.”

“거기라면···”

“네.”

김유천 비서실장이 아래를 보았고 우리는 본능적으로 몸을 흠칫 떨었다.

“헨리가 모를리 없겠군요. 이외에 딱히 일방적인 혐오 발언이나 구설에 오를 만한 행동은 하지 않았습니까?”

“없었습니다. 발로 차서 깼느니 동성애이니 하는 등의 소리는 허구가 맞았고요. 하지만 문제가 생겼는데 그 대상이 남자라면 정말 미국적으로 단호하게 대응합니다.”

“독한 여자한테 걸리면, 한 방에 훅 간다는 말을 페미망신이라고 한다더니, 그 정도면 안심해도 되겠군요.”

“······?”

“······.”

“···하하하하! 회장님의 유머 감각은 정말 대단···”

“나가세요.”

“······넵.”

오래간만에 미국에서 한국말로 대화하다 보니 실수한 거다.

절대로 내 개그는 이 수준이 아니다.

진짜다.

“젠장. 누구한테 변명하고 있는 거냐?”

아, 몰라.

< 다르다 > 끝

ⓒ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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