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99년 게임 스타트-123화 (123/577)

<드래곤 아머 >

플레지에서 여왕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존재는 보통 둘이다.

여왕개미와 얼음여왕.

이 중에서 얼음과 사막은 굉장히 상반된 개념이기에 당연히 사막 여왕의 숨결은 사막 지역의 터줏대감인 '개미여왕'을 말하는 것이었다. 업데이트와도 연관 지으면 되는 만큼 이는 지극히 당연한 추측이었다.

다음 순서는 당연히 사막 여왕의 숨결을 챙기러 가는 거였다.

- [길드] 구운몽 : 혹시 개미굴에서 사냥하고 있는 길드원분들 계신가요?

- [길드] 범 : 네. 저랑 지금 몇몇이 사냥하고 있어요.

- [길드] 구운몽 : 혹시 사막 여왕의 숨결 나왔나요?

- [길드] 화살폭포 : 역시 군주님이 찾으실 줄 알았죠! 그런데 어쩌죠? 저희도 나오면 일단 군주님 먼저 드리자고 하면서 온 건데, 아직 없어요.

- [길드] 천공의검마 : 채팅창을 봐도 판다는 사람도 없고요.

- [길드] 범 : 아직 획득한 사람이 아무도 없나 봐요.

'하긴. 다른 것들은 몇 백 개에서 천개까지 가져오랬는데 이건 고작 1개만 필요하다고 했으니까.'

최종 아이템을 제작하는데 들어가는 아이템의 숫자치고는 참으로 적다. 이는 드롭 확률이 소수점이라고 해도 될 만큼 굉장히 낮은 수준이라고 봐도 좋았다. 표현으로야 "일반개미들이 낮은 확률로'라고 언급했지만 저건

"안 나온다'라고 생각하는 편이 정신건강에 도움된다.

'어느 몬스터가 템을 떨굴지 안는 것은 물론이고 운은 누구보다도 내가 가장 큰 편이니까 직접 가봐야겠어.'

드래곤 아머 제작을 위해서 출동해보기로 한다.

"여기도 참 오랜만이네."

본래 개미굴은 이벤트로 만들어진 콘텐츠다. 하지만 반응이 좋았고 나름대로 사냥터로의 인기도가 높아지면서 정식 던전으로 승격하게 되는 곳이었다.

본래의 플레지로 보면 초창기 개미 던전에는 보스 몬스터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랬던 것이 안사락스가 빨리 정복당하는 바람에 급히 보스 몬스터를 추가한 것으로 보였다.

이는 단순히 제작 아이템을 끼워넣기 위해서는 아닐 것이다.

'나 혼자만 보스몹을 독식하면 좋을 게 없거든."

안사락스가 아니다. 보스 몬스터를 레이드 하는 것은 분명한 콘텐츠에 속한다. 그런데 버젓이 어떤 길드와 유저는 이를 누릴만큼 누리고 있는데 99.9%의 유저들은 손가락만 빨면서 구경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이러면 형평성이 어긋나기에 게임 회사는 대체할만한 다른 녀석을 추가해야 된다. 여왕개미는 이러한 맥락으로 나온 녀석일 것이다.

"엠씨 소프트가 정말이지 이때는 열정적이었는데. 나중에는 왜 그리 됐는지 도통 알수가 없다니까. 초심을 잃어서 그러나?"

운영은 막장이다. 하지만 이 시기의 엠씨 소프트는 유저들이 계속 지갑을 열 수 밖에 없는 업데이트를 말도 안되는 속도로 이루어냈다. 실제로도 이 시기의 다른 게임과 비교해 보아도 플레지 이상으로 신속하면서도 꾸준하게 업데이 트를 하는 게임은 없었다.

이후를 포함하더라도 견줄 곳이 없으리만큼 참으로 부지 런한 회사였다.

'30 게임이 주류로 넘어가고 부터는 개발 속도자체가 느려서라고 핑계를 대긴 했지만.'

왜 그리 변해버렸는지는 그저 짐작만 할 따름이다. 다만 본래의 미래와는 다르게 지금은 뉴 온라인이라는 경쟁작을 포함해서 내가 다양한 게임들이 경쟁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고 있으니 안주하지 않고 나은 모습을 계속 보여주기를 바랄 뿐이다.

"어디보자. 어떤 놈이 좋은 걸 주려나?"

개미굴의 내부는 용의 던전과 흡사한 형태다.

반듯하게 잘꾸며진 인위적인 모습이 아니라자연으로 생긴 동굴과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애초에 명칭이 사막이기는 하지만 모래사장보다는 황무지에 가까운 느낌이라서 막 무너질 것 같은 느낌은 주지 않았다.

나는 이곳을 활보하며 아이템을 묵직하게 들고 있는 몬스터를 찾아다녔다.

'얘는 아니고 쟤도 아니고 저놈도 가난뱅이고...뭐냐?죄다 골드만 들고 다니는데? 개미들이 죄다 왜 이 모양이야?'

개미굴 던전 1층을 쭉 돈 결과, 별 볼일 없다는 답을 얻었다.

더 있을 것 없이 돌파해서 2층으로 내려갔다.

여기부터는 제법 사냥할 맛이 났다.

"옳지. 치투가 거기 있구나.

나이트의 전용 아이템인 '마법의 투구 -치유'는 개미굴에 서의주요수입원이다. 기단의 상점에판매하면개당5,000골드라서 쏠쓸하게 돈 벌이가 된다.

단지, 이런 용돈벌이에 연연하기에는 내가 너무나도 부자라는 게 애석할 따름이다.

'여왕의 숨결이나 달라고.

혹시나 해서 찾아봤지만 역시나, 일반 개미가 감히 들고 다닐 아이템이 아니었다. 열심히 달려서빠르게3츰으로 내려가려 하는데, 여기서 소란이 일었다.

- 놀리버안경 : 뭐!? 데스!?

- 눌린목소리 : 어디? 어디?

1층에는 개미가 별로 없어서인지 유저들을 마주하지 못했었다. 반면에 2층에 내려오니 꽤 많은 사람들이 사냥을하는 중이었고 그곳에 불쑥 나타난 나를 마주한 것이었다.

- 혼란의마왕 : 헉!

- 프로스파일러 : 살리도!

쉬링!

휘링!

이번에도 둘에서 셋 정도는 마주치자마자 바로 텔레포트로 도망갔다. 또 몇몇은 '데스는 내가 잡는닷!'하면서 난리였다.

'얘들왜 이래? 게임에서 보스 몬스터가 보이면 마우스부터 가져다가 대보는 게 정상 아닌가? 왜 무작정 저러는 거냐

이 사람들은 그런 것도 안하고 마냥 그래픽만 보는 모양이다.

"만화책 볼 때 글은 안 읽고 그림만 보는 뭐 그런 거랑 같

은 건가

대응해봐야괜한헛수고였다. 그냥무시하고얼른얼른지 나가고자 마우스를 클릭했다. 그렇게 곁을 지나고 나니 비로소 정상적인 반응이 나왔다.

- 콩의그림자 : 억? 사람이잖아?

- 완두완두콩 : 구운몽님이네!

문제는 '데스나이트 떴따!!!"라는 제보보다 '구운몽이 나타났다!!!"는 소식에 더욱 많은 유저들이 몰렸다는 것이었다. 채팅창이 순식간에 좌르륵 올라갔다.

- 두번씩콩콩 : 와! 52레벨부터 데스나이트로 변신할 수 있다고 하길래 누가 그럴 수 있겠냐? 생각했는데! 역시 구운몽님이시구나!

- 흰콩검은콩 : 대박! 스샷 찍어서 남겨놔야지~!

-콤자반맛땅콩 : 구운몽님! 데스는 칼질이 좀 다른가요?

창을 보면서는 뭐라고 하는지 알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질문이 쏟아진다. 그중에 하나를 보고는 대답했다.

- 구운몽 : 다르죠. 촐기 불굴에 한 번 더 가속하는 거라고 해야 할까요?

- 콩은진리 : 허걱! 세 번 가속!?

- 배신자아몬드 : 정말요? 진짜?

웃기지도 않는 쇼맨쉽이지만, 기왕 사람들이 이렇게 궁금해 하는데, 한 번 쯤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 구운몽 : 마침 저기 병정개미가 있네요. 보여드릴게요.

병정개미가출몰하는 2층에서 사냥을 한다는 건 어느 정도 자신의 장비와 레벨에 자신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이들이 병정개미 2마리를 만나면 도망가야 한다.

이런 유저들이 펑균인 사냥터에서 자타공인의 전 서버 1위 나이트!

구운몽이 사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후웅-!

파콱!

일반적인 캐릭터의 '휙!''팍!하는 소리가아니다. 둔중하게 바람을 가르고는 타격순간에는 소리가 겹쳐서 묵직하게 퍼진다. 보스 몬스터인 데스나이트가 보이는 딱 그 액션이었다.

순식간에 몬스터가 죽어버렸다.

- 눌린목소리 : 우와!

- 걸리버안녕 : 봤어? 세본 사람 있음?

- 콩아닌콩들 : 6방! 6방 만에 병정이 죽었어!

- 마타다미앙 : 6방 맞아? 나 몇 대에 죽나 세어보려고 했는데, 칼질이 너무 빨라서 못 섰는데.

- 배신자아몬드 : 확실해. 6방이었어.

- 잣같은잣들 : 우린 몇 대나 쳐야 잡으려나?

-똑똑한호두 : 하지마라. 괜히 그거 세다가물약 못 빨아서 죽는다.

열띤 논쟁중인 유저들을 뒤로하고 3층으로 진입했다.

이곳에는 이제는 우리 길드원들이 사냥하고 있었다.

- 구운몽 : 열심히들 사냥하고 계시네요.

- 범 : 어? 군주님!

- 구운몽 : 어때요? 수확은 좀 있으십니까?

- 화살폭포 : 아뇨. 얘네 진짜 완전 개털들이에요. 주는 게 없어요.

- 구운몽 : 여왕개미는요?

- 범: 여왕개미는 지금 여왕 방에 있어요. 확인하기는 했는데 저희로서는 무리였고요.

- 바람신화 : 저희가 매지션이 없어서 회복량이 못 따라가서 안 되겠더라고요.

- 구운몽 : 피가 안 따라가요?

- 범:예. ㅠㅠ

- 구운몽 : 가시죠.

- 바람신화 : 군주님이 탱킹 하시게요?

- 구운몽 : 네.

- 천공의검마 : 오! 군주님이 탱킹하시면 할 만 하지!

만약에 이 여왕개미가 사막 여왕의 숨결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경우라면. 내게 그다지 의미가 없는 보스이기는 하다.

하지만, 새로 생긴 던전의 첫 보스 사냥을 다른 길드가 하도록 둘 수는 없었다.

최초의 타이틀은 가능한 한 우리 길드가 몽땅 거머쥐는거다.

- 구운몽 : 갑시다.

여왕개미를 잡기 힘든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범위 공격이다. 그냥 어설픈 범위가 아니라 정말꽤 먼 거리까지 닿으면서도 평타보다 오히려 강력한 범위 공격을 사용했다. 이런유형은 안사락스를 제외하면 유일하다고 봐야 한다.

- 구운몽 :체력이 떨어지면 사거리 바깥으로 벗어나서 회복하고 다시 들어오는 방법으로 사냥하는 겁니다. 아셨죠?

- 범: 예! 군주님!

- 천공의검마 : 그게 아니지. 존명!

- 바람신화 : 존명!

- 범 : 다시! 존명!

'싹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전투의지를 불태우며 여왕개미의 방에 도착했다.

이름답게 다른 몬스터들보다 확실히 비대한 체구를 가진 보스 몬스터가 떡하니 있었다. 그리고 나는 녀석에게서 아이템의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갖고 있구나!"

직감이 알려준다. 사막 여왕의 숨결은 저놈에게 있다. 확률이 보통이라고 되어서 열 마리는 잡아야 나올 줄 알았는데 바로 얻게 되는 셈이었다.

"역시 내 캐릭터는 운이 좋아."

- [외치기] 여왕개미 : 이런 곳에 가두었다고 나를 완전히

제어 할 수 있다 생각 마라!

-[외치기]여왕개미 : 한치 앞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것들! 타락한 자에게 자비란 없다!

멋진 대사와 범위 공격을 가하는 신규 보스 몬스터의 포스!

'그런데 나한테는 그냥 아이템 덩어리지.

머나먼 훗날에 나울지도 모르는 가상현실게임을 하게된다면 모를까. 현재는 사실 전투 방식이 거기서 거기었다. 특히 플레지의 경우 나처럼 스펙이 짱짱하게 되면 더욱 단조롭게 된다.

때리는 건 맞으며 물약으로 버렸다. 그 상태로 근접해서 마우스를 꾹 눌러주면 캐릭터가 미친듯이 검을 휘둘렀다.

'이제 본격적으로 마법 방어력을 필요로 하는 보스 몬스터들이 등장하는구나.'

여왕개미가 일반 공격을 할 때는 별반 체력이 줄지 않았다. 단지 범위 공격을 할때는 뚝뚝 떨어졌는데 이는 마법 방어 세트를 착용하지 않았기에 생긴 일이었다. 이번 사냥을

마치면 길드원들에게 조언해줘야겠다.

"다른 건 몰라도 마법 망토는 꼭 들고 다니라고.'

다른 방어구들은 무게의 문제 때문에 모두 챙기기 어렵다. 하지만 망토 하나쯤은 괜찮을 것이다. 실제로 나 역시 망토만 바꿨을 뿐인데 피해량이 놀랍도록 경감되었을 정도다.

그렇게 폼나게 시작했던 보스 몬스터 사냥은 우리의 승리라는 당연한 결과로 끝을 맺었다.

- 범 : 잡았다! 역시 켄헬의 용!

- 바람신화 : 그걸 다맞으면서 말갱이도 아니고 주홈이로 버티시네!

- 화살폭포 : 우린 말갱이로도 못 버티는데 말이죠. 진짜길마님 보면 내가 길드를 참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천공의검마: 그러게. 적 길드로 갔어봐. 이건 정말삼국지에서 여포를 적으로 둔 상황과 같은 거지.

- 바람신화 : 어딜 플레지 5대 용을 여포 따위에 비교하냐!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의 대화가 오갔다. 하지만 너무나

도 자주 듣는 이야기들이라 큰 관심은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저 내 눈에는 원래부터의 목표였던 사막 여왕의 숨결만이 들어을 뿐이었다.

- 구운몽 :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저는 그럼 이만.

감작스러운 등장만큼이나 빠른 퇴장.

이후는 바로 이톨핀에게 찾아갔다.

그가 엄청난 양의 재료가 필요하다며 검을 줬던 것들은 나한테 이미 넘치도록 있는 상태다. 바로 제작 버튼을 눌렀고 곧 결과물이 나타났다.

「드래곤 아머(어스)

클래스 : 나이트

AC :9

재질 : 용 비늘

무게:300」

"좋았어"

튼튼하고 가볍다. 방어력만큼은 현존 최고의 수치이면서 고작 300밖에 되지 않는 훌륭한 갑옷이었다. 다음은 적절하게 튜닝을 해줄 차례다.

'수치는 적당하게.

어차피지금만으로도 스펙은 충분했다. 콜렉션에불과하니 적당히만 강화했다.

「+1 드래곤 아머(어스)가 한 순간 은색으로 빛납니다.」

「+2 드래곤 아머(어스)가 한 순간 은색으로 빛납니다.」

「+3 드래곤 아머(어스)가 한 순간 은색으로 빛납니다.」

드래곤 아머는 일반 방어구들처럼 +4까지가 안전 강화다. 즉,통상적으로는 +3까지는 일반적인 강화마법석을 쓰고 여기서 축복받은 강화석을 사용한다.

나야 가진 재주가 있기 때문에 1씩 올려도 무진장 업그레이드가 가능하지만, 보통 사람 흄내를 내기 위해 이 방법을 선택했다.

그렇게 +3에서 강화로 +5를 만들었다.

'강화하면 성공할느낌이지만, 여기서 그만두자.'

현재 초고수급의 나이트들이 걸친 갑옷이 +6 판금 갑옷.

내가 지금 장비하고 있는 것은 +10 엘프족 판금 갑옷이었다.

"그러므로 너는 창고행~"

골리앗의 검이랑 창고에서 사이좋게 지낼 콜렉션 추가.

이로서 신규 콘텐츠를 무난하게 소비했다.

<드래곤 아머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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