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래곤 아머 >
'영~포스가 떨어지네?
화릉의 안식처는 드워프들의 고향이자 그들 종족이 몰려있었다. 덕분에 같은 아이템을 제작하더라도 훨씬 대단한 분위기를 풍겼는데 기단 성에 있으니 장사꾼 중 하나라는 인상을 줬다.
아무튼 이러면 싸울아비 장검의 시대가 조금 더 빠르게 오는 셈이 된다. 물론 개인이 제작하기에는 필요한 재료의 수가 막대해서 어려운 편에 속한다. 그러나 높은 레벨의 유저들이 잔뜩 모인 길드라면 다양한 지원을 통해서 어떻게든 제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불공평한 상황 하나가 발생한다.
"외성이 아니라 내성이란 말이야."
이톨핀이 기단의 내성 지역에 있다는 뜻은 기단성을 차지 한길드의허락을 받아야만타 유저들이 출입가능하다는 뜻이 된다. 우리 서버에서야 내가 길드장이고 전체의 균형과 평화를 위해서 조건부로 출입하게 해줄 의향이 충분히 있다.
하지만 다른 서버의 길드장들도 나만한 배포를 부릴 수 있을까, 생각하면 고개를 흔들게 된다. 게임에서 좋은 아이 템을 독점한다는 것은 그만큼 유리한 위치를 공고히 다질 수 있다는 의미나 마찬가지라서다.
힘겹게 차지한 길드가 그 우위를 순순히 내려놓고 싶을리 없다.
'잘 나가는 놈이 계속 잘 되는 걸 보면 사회라는 건 원래이런 꼴일지도?'
적대 길드는 보조 캐릭터를 만들어서 들이미는 방식으로 어떻게든 제작을 시도할 테지만, 이러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어쨌건 이런 것은 남의 서버 이야기에 불과하다.
우리에 대해서만 방침을 정하고 남은 공지를 읽었다.
『 Ⅶ. 레벨에 따라 변신할 수 있는 몬스터의 종류 추가.
변신 상태에는 왼쪽에 선택창이 나타납니다. 또한 변신한 몬스터의 종류에 따라 약간의 제약이 있습니다.
- 40레벨 이상: 사이클롭스,다크엘프, 그리폰, 코카트리스, 에틴
- 45레벨 이상: 흑장로, 네크로멘서
- 50레벨 이상: 바포메트, 베레스
- 51레벨 이상: 데몬
- 52레벨 이상: 데스나이트.』
데스 나이트 변신!
"이제야 나왔네."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망의 소식이다.
초록 물약은 1단 가속, 불굴의 물약은 2단 가속, 그리고
데스나이트는 3단 가속 혹은 3단 변신이라고 불린다. 이른바 변신의 궁극인 셈이다.
'이거야말로 플레지에서 상징적인 존재거든. 오죽하면 52레벨을 데스 레벨이라고 부르겠어?'
실용성과 비주얼적인 호감도를 두루 갖춘 보스몬스터 변신.
원거리 캐릭터인 엘프는 다크 엘프로 변신을 한다. 그럼에도 52레벨 엘프를 '다엘 엘프'라고 부르기보다 '데스 엘프'라고 부를 정도다. 실제로 데스 나이트로 변신하는 근접캐릭터뿐만이 아닌 모두를 칭할 만큼 유명하다 하겠다.
'그나저나 지금은 다크 엘프가 40레벨에 있네?'
레벨 업이 빠른 나이트와 달리 엘프들은 이제 막 50레벨은 넘기는 유저들이 생겨나고 있는 중이다.
50레벨 이상의 엘프라면 어느 서버를 가도 1, 2위를 다투는 초고수라는 점.
덕분에 아직 51레벨 이상의 엘프들을 위한 변신을 염두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거리들을 위한 콘텐츠도 차차 생겨나겠지."
이제 업데이트 공지는 살펴볼 만큼 살펴보았다. 남은 일은 지금까지처럼 신규 콘텐츠를 이용하는 일이고 그 대상은 이돌핀을 통한 장비 제작이었다.
*
- [길드] 범 : 군주님! 군주님! 데스나이트! 데스나이트! 보여주세요!
- [길드] 바람신화 : 데스나이트가 보고 싶습니닥!
- [길드] 화살폭포 : 변신! 변신! 변신! 변신111!
캐릭터가플레지 월드에 접속을 함과동시에 채팅창에 불이 났다. 뭐든지 신규 콘텐츠는 뜨거운 반응을 보이기 마련이다.
:그럼! 보여줘야지."
나중에야 흔하디흔해지겠지만 지금은 내가 유일하고 모든 방면에서 선구자나 마찬가지였다. 내 콧대를 높이고 길드원들의 요구를 두루 만족시켜주기 위해서 당장 데스 나이트로 변신했다.
황금색으로 빚나는 감옷.
붉은 빛을 내며 타오르는 검!
- [길드] 구운몽 : 살아있는 모든 자들에게 죽음을...!
그리고는 패션쇼의 모델처럼 기단성내부를도도하게걸었다. 당당한 워킹과 3단 가속 상태의 칼질을 보여주었다.
- [길드] 범 : 우와와앙!
- [길드] 화살폭포 : 오오오!
- [길드] 달빚의노래 : 짱 머싯따!!!
다음은 위풍당당하게 사냥터를 돌아다녔다. 나의 멋진자 태를 보라! 는 의도에서다.
여기서 상당한 해프닝이 나타났다.
- 볼가살: 헉!
- 너랑니랑 : 악!
슈링!
쉬링!
몬스터로 오해한 유저들이 외마디 비명처럼 한 글자를 남기고는 바로 혼비백산해서 도망쳤다. 오늘 업데이트 된 만클필드의 보스 몬스터가차마유저일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고 반사적으로 한 선택들이었다.
'이거 은근히 민페네
그냥보여주면서 '우와!하는 반응을 보려고 했는데 완전히 저레벨들을 괴롭히는 양상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내 잘못이라고 보고 자책하기에도 영 어색한 것이, 자기들이 혼자겁먹고 도망한 것이잖은가.
이럴 때는 자숙하는 게 바보다. 더 당당하게 많은 곳에서 노출시켜서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나는 구운몽이다, 너희도 52레벨이 되면 나처럼 멋지게 변신할 수 있다 라고 말이다.
"절대로 놀라는 모습이 재미있어서 그러는 게 아니야."
인의예지를두루 갖춘문화시민으로서 나는 이런 식의 유치한 의도는 전혀 없다, 라고 스스로를 설득시켰다.
그러는 사이 친구한테 메시지가 날아들었다.
- [귓속말] 지옥검 : 야. 이번에 이벤트하는 거 들었어?
- [귓속말] 구운몽 : 이벤트? 무슨 이벤트?
- [귓속말] 지옥검 : 동네킹 이벤트라던가? 뭐 그런 건데 각 서버에서 누가 가장 강한가 대결 하는 거래.
'아, 그거?
내 입장으로는 상품은 나에게 이미 있는 골리앗의 검이 고작인 자잘한 이벤트였다. 안사락스의 공격을몸으로 버티는 입장인 내가 참여해봐야 깽판 그 이상이 아니기에 관심조차 주지 않았었다.
- [귓속말] 구운몽: ㅇㅇ 알고 있음. 그래서 그거 나가려고?
- [귓속말] 지옥검 : 아직 결정 못했어.
- [귓속말] 구운몽 : 왜?
- [귓속말] 지옥검 : 니가 나갈지 안 나갈지 아직 모르니까.
- [귓속말] 구운몽 : 그게 무슨 소리?
'내가 이벤트에 나가는 것과 이건 아무 관계가 없는 일이 아닌가?'
어차피 즐기는 것이니 하고 싶으면 하는 거다. 그래서 게 임이다.
하지만 이건 강자의 처지에서만 할 수 있는 넉넉한 아량에 지나지 않았다. 내게는 대수롭지 않은 문제지만 그에게는 나름대로 치열한 계산이 있었던 것이다.
- [귓속말] 지옥검: 굳이 그런 곳에나갔다가 너한테 손도 못 쓰고 지는 걸 사람들에게 다 알려주고 싶지 않거든.
자존감이 강하면서도 괜한 오기를 부리지 않는다. 대번에 지옥검이 원하는 대답이 무엇인지 알았고 나는 그 답변을 해주었다.
- [귓속말] 구운몽 : 안 나가.
- [귓속말] 지옥검 : 응? 진짜?
- [귓속말] 구운몽 : 어. 진짜로 안 나갈거야. 내가 그런 거 나가서 뭐하냐?
수고해주는 친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진담으로 하는 이야기였다.
- [귓속말] 구운몽 : 세상에서 제일 재미없는 경기가뭔줄 아냐?
- [귓속말] 지옥검 : 뭔데?
- [귓속말] 구운몽 : 우승자가 결정 난 경기야. 내가 안나가면 사람들이 초반 관심은 덜 하겠지만, 결승에 대한 기대감은 더커질걸? 그냥 2인자를 뽑기 위한경기다. 이런 개념으로 볼 거야. 그게 낫지.
- [귓속말] 지옥검 : 그냥 최강을 깔고 가는 구만.
- [귓속말] 구운몽: ㅋㅋㅋㅋ
- [귓속말] 지옥검: 뭐 사실이니까... ㅇㅋ! 그럼 내가 나가서 우승을 하도록 하겠다.
저렇게 말하는 본인도 나만 아니면 자신이 우승을 할 거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는 건 모르는 모양이다.
'그나저나검이와 지옥검이 싸우면 진짜로 누가 이길까?'
우리 길드의 양대 산맥이랄 수 있는 두 플레이어.
안사락스 레이드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지옥검보다 검이 의장비가한수 위였다. 하지만 안사락스 레이드가진행된이후로 지옥검이 넘치는 골드를 적극 사용해 스펙을 높였고 현재는 똑같은 무장을 하게 되었다.
'축복받은 +9 싸울아비 장검에 757방. 여기에다가 레벨도 똑같이 51이지.
완벽하게 동등한 조건이라 하겠다. 이러한 둘이 대결을 벌인다면 이야말로 한끗 차이로 승부가 나게 될 것이다. 누가 더 강력하느냐가 관건이 아니라 누구에게 유리한 변수가 작용하느냐가 문제였다.
'나도 이건 구경해야겠다. 거봐! 역시 대결구도는 이렇게 비등비등해야 하는 거라고. 박진감 있잖아.'
본토행티켓 덕분에 생긴 '켄헬의 용, 구운몽을 자연스컵게 뺀 유저 최강자. 물론 누가 이기건 우리 길드원이니 승패여부는 상관없는 셈이었다.
'이만큼 폼을 잡았으면 됐어. 이제는 드래곤 아머를 구경하러 가자.'
오늘부로 현존하는 최강의 갑옷이 갱신되었다.
지체할필요 없이 즉각 내성으로 이동했고 이돌핀에게 말을 걸었다.
'어서 오게나. 나는 강철 연합의 마스터 중 하나인 이틀핀이라 하네.
그대는 이곳에 무엇을 구하고자왔는가?
만약 나에게 제작을 의뢰하러 온 거라면... 미안하구먼.
고만고만한 장비를 만드는 일은 이제 신물이 날 만큼이라서 대장장이 일을 그만둔 지 오래되었다네. 그러니 그 요청은 나 말고 바깥의 다른 이에게 하게나.
다만 예외가 있다네. 오리하루콘을 사용하는 최강의 검과 용의 비늘들을 모아서 만드는 최강의 갑옷이지. 그런 물건들에 대해서라면 이 늙은이가 혼을 불태우기에 충분하거
든. 뿐만 아니라 그 재료들을 다룰 만한 솜씨는 나밖에 없기도 하다네.」
어차피 재료만 주면 그냥 주는 대로 아이템을 제작해주는 486에 불과하다. 그런 주제에 멘트 하나는 자존심으로 완전무장을 한 상태였다. 현존하는 최강의 장비를 제작할수 있는 유일의 186 라는 설정 때문이었다.
- 검을 제작하고 싶습니다.
마우스로 클릭하자 문구가 이어졌다.
'말했듯이 내가 만드는 검의 주 재료는 오리하루콘이네.
솔직히 말하자면 참으로 진귀하고 호화스럽기까지 한 재료라서 나조차도 제작한 경험이 손으로 꼽을 만큼 적지. 물론 이조차도 다른 이들은 전혀 없는 실정이지만 말일세.
자네가원하는 검이 이 최강의 검이 맞는가? 그렇다면 자네는 나에게 상당한 재료를 가져와야 하네. 500개의 오리하루콘과 최고급 다이아몬드, 최고급 에메랄드, 최고급 사
파이어, 최고급 루비를 모두 각각 다섯 개씩이 필요하지.
또한 저 사막 어딘가에서 얻을 수 있는 사막 여왕의 숨결이 1개 필요하다네.
이 모든 재료를 가져오게나. 그리하면 망치를 들어 장인으로서의 혼을 불태워보겠네.」
'손에꼽힐 그제작을 앞으로는 손에셀 수도 없이 많이 하게 될 거야.
그래봐야 저 멘트는 변함이 없을 테지만 말이다.
화룡의 안식처가 업데이트 되었을 때의 필수 재료는 아시타지오의 숯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막 여왕의 숨결이라는 아이템이 이것을 대신하는 상태였다.
다음으로는 내목적이자주된관심사인 드래곤 아머의 재료를 확인했다.
'드래곤 아머를원하는 거로군. 이 갑옷은 지상최강의 생명체인 용의 비늘을 제련하여 만든다네. 자네도 알고 있겠지만 세계에는 4마리의 용이 있지.
화룡 볼카나스, 수룡 파푸니르, 지릉 안사락스, 풍룡 윈드비오르.
이들 용이 모두 다른 힘을 가졌듯이 그 힘을 품은 비늘에 따라 갑옷도 4가지 종류가 있다네. 예를 들자면 자네가 드래곤 아머(파이어)를 원한다면 자네는 볼카나스의 비늘 15조각을 가져와야 한다는 이야기지.
물론 이 외에도 추가 재료는 필요하네. 1,000개의 오리하루콘과 500개의 미스릴 실, 최고급 루비 5개, 그리고 사막 여왕의 숨결 1개가 있어야 해.
만약 다른 드래곤 아머를 제작하고 싶다면 물에는 에메랄드, 땅에는 다이아몬드, 바람에는 사파이어, 끝으로 대응하는 용의 비늘을 15개 가져오면되지. 너무 많다고 겁부터 집어삼키지는 말게나. 모름지기 최강이란 그런 것이니 말이 야)
역시 대체된 아이템은 '사막 여왕의 숨결'이었다.
'이름을 보면 딱 생각나는 곳이 있지만, 혹시 모르니까.'
내가아는 플레지의 미래기억과 차이나는 부분인 만큼 이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그 방법은 물어보면서 찾아다니는게 아니라 검색 한방이면 된다.
"우리 사이트가 최고야."
게이머스 포럼은 플레지에 관하여 가장 정보가 빠른 곳이다. 더불어서 규모가 커지다 보니 게임 회사측이 홍보를 위해 미리 공략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 종종 있다.
그렇기에 유저들의 피드백 없이 오늘 업데이트 된 내용이라 할지라도 정확한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기본정보
이름 : 사막 여왕의 숨결
직업제한 : 없음
종류 : 제작재료
무게: 0.01 재질 : 보석
교환가능 : 가능 레벨제한 : 없음
옵션 : 없음
싸물아비 장검, 드래곤 아머(어스)의 제작재료
사막 여왕의 숨결은 사막 내에 이벤트로 만들어진 던전, 개미굴을 통해서 획득이 가능하다. 아주 낮은 확률로 개미굴 내부의 개미들이 드톱하며 여왕개미를 사냥할시 보통의 확률로 드롭한다.」
"역시 여기군."
<드래곤 아머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