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99년 게임 스타트-84화 (84/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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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곡 던전

‘이것도 우리나라의 특징이라면 특징일 거야.’

한국 사람들은 소속감과 유대감을 중요시 하는 경향이 유난스러울 만큼 큰 편이다. 이는 게임 내에서도 같은 비중으로 작용했기에 길드 탈퇴자를 무슨 배신자처럼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덕분에 파티를 탈퇴하려다가 길드를 탈퇴한 사람은 다시 재가입을 하기 전까지 좌불안석이 되는 거다. 사실적으로는 그냥 웃어넘길 해프닝인 데도 문화적인 특성이 이리 만든 셈이다.

어찌됐건 작은 불화의 싹이라도 미연에 방지하는 편이 낫다. 나는 키보드를 두드려 조언해주었다.

- 구운몽 : 파티를 탈퇴 할 때에는 ‘/탈퇴’가 아니라 ‘/파티탈퇴’입니다. 실수 없으시길 바랍니다.

- 분노의활질 : 헉. 저 ‘/탈퇴’라고 칠 뻔 했는데.

- 구운몽 : /탈퇴 하시면 길드에서 나가집니다. 길드를 나가시는 분은 재가입 안 받아 드릴 겁니다~

- 지옥검 : 헉. 역시 울 군주님 단칼이심. 다들 조심하셈.

- 범 : 넵!

- 구운몽 : 그럼 이제 출발합시다.

- 지옥검 : ㅇㅋ!

잠시 농담을 주고받은 뒤 본격적인 사냥을 시작했다.

켄헬 서버 최상위 유저 6명이 모인 파티인 만큼 파죽지세로 움직였다. 하지만 지금은 빠르게 사냥하기보다는 중간 중간에 멈춰가면서 탐방하는 시간도 가졌다. 나에게만 구석구석이 빠삭하지 파티 원들에게는 첫 경험이기 때문이었다.

- 지옥검 : 용협 몹들이 세긴 세다.

- 분노의활질 : 제법 단단하고 아프기도 하네요.

- 세이하 : 그런데 경험치가 상당하다?

- 구운몽 : 사막이 처음 생겼을 때랑은 다르죠. 이제 이곳은 전쟁터가 될 겁니다.

일찍이 이번 업데이트되기 전까지 사실상의 레벨업을 포기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만큼 기존의 사냥터와 용의 협곡에서 획득하는 경험치의 효율은 수준이 달랐다. 게다가 준 보스급의 몬스터 역시도 협곡 내부에만 총 6곳에서 나온다.

높은 경험치와 고가의 아이템이라는 두 먹이를 한 자리에서 취할 수 있으니 이보다 탐나는 사냥터가 또 있겠는가.

- 지옥검 : 길드원들 여기서 사냥할 수 있도록 맞춰둬야겠네요.

- 구운몽 : 그래야지요.

앞서가기 위해서.

추월당하지 않기 위해서 이곳 사냥터는 꼭 거머쥘 필요가 있다.

‘다음에 올 때는 레이피어를 들고 와야겠어.’

협곡의 던전으로 들어오면 6명이라는 인원은 오히려 불편해 지기도 한다. 구불구불하면서 좁기 때문에 협곡에서처럼 단체로 한 마리의 몬스터를 공격하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그렇다.

하지만 클래스는 영원한 법.

서버 최고의 레벨과 장비, 그간 다져진 팀워크로 이동속도에 느려지는 일 없이 거듭 내려갔다. 이러다보니 아쉬워지는 것이 바로 레이피어였다.

‘자판기에 전념했을 때였다면 진작부터 염두에 뒀을 텐데, 요즘은 푼돈 같아서 깜박했어.’

언데드 몬스터에게 추가 타격치를 줄 수 있는 무기인 레이피어는 용의 협곡 던전에서 최고의 효율을 자랑한다. 이곳의 주력 몬스터들이 상급 해골들이니 말이다.

지금이라도 진수성찬한테 레이피어를 챙기라고 할까, 생각했다가 이내 접어두었다. 최적의 타이밍도 아닐뿐더러 현 시점에서는 다른 장사꾼들과 동등한 출발선에서 경쟁하는 셈이 된다. 얻어 봐야 소소한 이득이 될 따름이었다.

‘자잘한 건 다른 사람들이 먹게 놔두자고.’

다시금 사냥에 집중했다.

용의 협곡 던전 1층은 중요한 게 없다. 그냥 빠르게 처리하고 지나가는 곳이다. 기존의 던전과 비교할 때 몬스터의 구성 역시도 크게 특별하지 않다.

반면 2층부터는 진짜 시작이라고 해도 좋았다. 새로 업데이트 된 신규 몬스터들이 바로 이곳에서부터 등장하는 까닭이다. 그 중에서도 백미는 거대 거미 괴물인 무리안이다.

콘웰의 민담에서 비롯했다는 이 몬스터는 두꺼운 껍질을 가졌기에 생각보다 죽이기 어렵다, 라는 설정이 있지만 우리 같은 유저들에게 중요한 것은 딱 하나다.

‘이놈이 축복받은 강화주문서들을 주거든. 보스급도 아닌 일반 몬스터 주제에 말이야.’

무리안이 등장하기 전까지 플레지에서 축복받은 강화 주문서를 획득할 방법은 오직 준 보스급 몬스터 이상의 녀석들을 사냥할 때만 가능했다. 하지만 저들보다 상대하기도 쉽고 등장 빈도도 월등하게 높은 무리안이 주문서들을 드롭하였다.

이때부터 진짜 플레지의 황금기가 시작된 거다.

골드가 있어도 매물이 부족하여 쉽사리 구하지 못했던 주문서가 쉽게 시중에 퍼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진수랑 성찬이가 플레지를 가르쳐주었던 때가 생각나네.’

현재야 고수이고 선견지명의 소유자인 양 내가 이끌고 있지만 과거에는 성찬이의 권유로 시작한 게임이 플레지였다. 녀석은 컵라면을 사주겠다며 나를 꼬드겼고 그때부터 우여곡절을 겪으며 힘겹게 레벨업을 했다.

‘용던에 들어와서인가. 추억 돋네.’

녀석은 내가 레벨 20이 되자 축하한다면서 엘프족 사슬갑옷을 사주었다.

+6 엘프족 사슬갑옷이 아니라 강화라고는 전혀 되지 않은 일반 방어구였다. 하지만 당시는 사냥을 통해서 겨우겨우 모은 골드로 +0 크로스 보우를 맞추고 뿌듯해 했던 시기다. 200골드짜리의 저렴한 마법 망토를 걸쳤고 말이다.

‘보호 망토는 3만 골드라서 진짜 부르주아나 입는 거였거든. 그때는 하나하나가 죄다 부러웠는데.’

성찬이의 20레벨 달성 축하 선물로 오크족 사슬갑옷을 벗어던지며 어찌나 기뻐했는지, 지금 생각해도 미소가 저절로 그려진다. 역시 오크는 미개하고 엘프는 우월하다며 사슬 갑옷 하나만 가지고 종족비하를 일삼았었다.

치열하면서도 열정적이지만 정말 허접한 방식으로 게임하던 그 시절.

겨우겨우 30레벨에 도달했을 때 진수와 성찬이가 나를 데리고 용의 협곡 던전으로 왔었다. 이른바 쩔을 해주겠다는 거였는데 성찬이는 +4 레이피어를 그토록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자랑했다.

실상은 +6까지 강화하기에는 돈이 부족해서 +4로 타협한 무기였으나 내게는 이조차도 지존급 무기일 따름이었다. 굉장히 부러워하면서 함께 찬양해줬다.

그렇게 함께 오게 된 용의 협곡 던전 2층!

‘감히 3층을 갈 엄두도 못 냈지.’

이곳에서 무리안을 잡을 때, 성찬이가 내게 비밀을 전수해준다며 이리 말했다.

- 무리안이 강화주문서를 주거든. 그런데 얘네는 90%가 축복 받은 것들이야.

그때는 말을 듣자마자 동공이 200%는 커졌던 거 같다. 그리고 축복받은 주문서를 획득할 수 있는 놀라운 사냥터! 이곳에 나 같은 허접을 데리고 올 수 있었던 두 친구가 더욱 대단해 보였다.

그렇게 한 4시간을 사냥했을까. 부푼 기대를 안고 무리안을 사냥했던 그때, 고대하던 무기 강화 주문서가 떨어졌다.

인생의 첫 대박이라며 두근거리던 가슴!

그러나 감정해보니 일반 주문서였다.

‘90%로 축을 준다더니 망할 10%에 걸렸단 말인가’ 속상해하며 무식하게 버텨가는 상태로 사냥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나중에야 알게 된 것이 바로 90% 축복받은 주문서는 낭설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진수랑 성찬이 역시 용의 협곡 던전에는 큰마음 먹고 처음 온 상태이면서 허접인 내게는 ‘내가 원래 여기서 놀거든?’하며 허세를 부린 것이다.

‘여러모로 격세지감이네.’

지금과는 여러모로 딴판인 모습이었다.

그즈음 한참 신기해하며 신바람 나게 사냥하던 파티원들이 슬슬 불만을 표현했다.

- 분노의활질 : 거미나 트롤 같은 애들은 드문드문 있고 죄다 해골에 또 해골이네요.

- 지옥검 : 아악! 귀찮아. 대충 넘기고 갑시다!

열심히 사냥을 하고는 있지만, 애초에 우리가 이곳에 온 목적은 사냥이 아니다. 아이템이나 레벨업을 위해서 온 것이 아니라, 크리아의 시련을 위해서 내려온 것이기에, 슬슬 짜증이 치밀어 온 것 같다.

- 세이하 : 나중에 레벨업 할 때라면 모를까 지금은 더 상대하는 게 낭비 같긴 합니다.

우리는 함께 채팅할 때 상호 존칭을 사용하는 편이다. 친한 만큼 약간 어색하기도 하고 불편함이 더러 있기도 하지만 반대로 막 대하는 일 없이 존중하게 되고 제3자가 왔을 때 소외감을 덜 느끼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타이밍이 왜 이러냐?’

몬스터가 거지인지 지갑 두둑한 녀석인지 느껴지는 내 입장에서는 아쉬운 순간이다. 파티가 외면하려는 무리안에게서 기분 좋은 득템이 느껴진다.

모른다면 모를까, 알면서도 놓치기에는 영 아쉽다.

- 구운몽 : 저 녀석은 잡고 가죠. 왠지 느낌이 옵니다.

- 범 : 군주님 말씀이라면!

- 지옥검 : 존명!

- 세이하 : 존ㅋㅋ 명ㅋㅋ

킥킥 거리며 와르르 몰려가서 때려잡았다.

방어구 강화 주문서가 떡 하니 떨어진다. 하지만 고작 이 정도였다면 내 촉이 ‘저놈 잡아라’라고 했겠는가. 확인 주문서를 사용한 지옥검이 곧 기대한 반응을 보여주었다.

- 지옥검 : 오~ 하여간 울 군주님이 잡아야 한다고 하면 잡아야 되는··· 헐?

- 범 : 왜요? 왜 헐이에요?

- 지옥검 : 축이다. 일반 몹인데 축복받은 방어구 주문서가 나왔어!

이미 알고 있는 나와 달리 길드원들은 상당히 놀란 분위기다.

- 범 : 이제 보스 몹 안 잡고도 축을 얻을 수 있다는 거야?

- 세이하 : 이렇게 되면 용협이고 뭐고, 주둔지를 던전으로 잡아야겠는데?

- 지옥검 : 당연하지! 이번 업데이트 좋다!

옳은 의견들이다. 아직은 말할 수 없지만 이곳을 거점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 중에는 서큐버스도 있다.

무리안이 축복받은 주문서를 안겨주는 보배라면 4층부터 6층에서 등장하는 서큐버스는 변신 조종 반지를 드롭한다. 또한 5층부터 등장하는 서큐버스 퀸은 순간이동 조종 반지와 매스 텔레포트, 서먼 몬스터 마법서를 주는 녀석들이었다.

‘무리안은 2층에서 5층까지 나오니까 핵심은 5층인 셈이지.’

이런 기막힌 사냥터를 다른 길드에 안겨준다는 것은 바보나 할 일이었다.

다만, 이곳에도 짜증나고 귀찮은데다가 대박이 전혀 되지 않는 몬스터가 있기는 했다.

‘이놈만 없었으면 그야말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여겨졌을 텐데.’

장차 모든 유저들이 기피하는 대상은 바로 머리 둘 달린 몬스터, 에틴이다.

레벨 33짜리의 이 녀석은 북유럽에서 거인을 의미하는 요툰(Jotunn)과 어원을 같이 한다고 하는데, 이 역시도 플레이어에게는 알아봐야 쓸모없는 잡지식에 불과하다.

알아둘 것은 딱 하나!

‘왕 거지. 헤이스트까지 걸고 쫓아와서 따돌리기도 귀찮은 놈.’

변신상태와 투명 망토를 인식함은 물론 체력이 높아서 잡는 데도 오래 걸린다. 그런 주제에 돈이 될 만한 아이템은 단 하나도 주지를 않았다.

- 지옥검 : 와. 얘는 스스로 헤이도 걸어.

- 범 : 그러니까 형님은 공지를 좀 보시라고요. 공지에 다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 세이하 : 이 돼지는 잘 죽지도 않네.

- 지옥검 : 이 놈 센 거 보니까 얘도 뭔가 좋은 거 줄 거 같은데? 군주님. 안 그래요?

‘응. 아냐.’

온라인에는 별의별 유저들이 다 있는데 그중에는 오프로더처럼 전문적인 지식을 게임으로 가져와서 적용하는 이들도 더러 상주한다. 그 중에서 한 사람은 에틴이 짜증나는 이유를 조직행위론으로 설명한 이가 있었다.

산식은 ‘F = f[E X ∑(VXI)]’로서 기대이론으로 설명했다.

F는 동기부여의 강도.

E는 노력 투입에 따른 성과에 대한 기대감.

V는 유의성 즉 보상의 중요성에 대한 주관적인 선호도.

I는 1차적인 성과가 2차적인 보상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확신의 정도를 의미한다.

이를 우격다짐으로 쉽게 해석하면.

? 사냥 시작!

? 용던에서의 전투(F)

? 용던은 다른 곳보다 강하니까 보상이 더 좋겠지? (E)

? 오오! 이렇게 맷집 쩔고 강력한 에틴이라니! 나는 이놈을 지금까지 100마리도 넘게 잡았어. 이제 몇 마리만 더 잡으면 진짜 좋은 걸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I)

∑(V×I)는 성과에 대한 보상의 만족감은 주관적일 수 있다는 의미!

‘그런데 에틴은 골드만 주지 득템이랑은 거리가 멀거든.’

결과적으로 보상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

이상이 에틴이 짜증 유발 몬스터의 선두주자가 된 이유를 장황하게 설명한 이론이었다. 나는 이 내용을 읽고서는 ‘오오! 뭔지 몰라도 있어 보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잊었다.

크게 의식하지 않은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알건 모르건 이 머리 둘 달린 몬스터는 짜증나니까!’

이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니 대충 잊은 것이다.

- 세이하 : 그래도 골드는 좀 많이 주네요.

- 구운몽 : 양심이 있으면 골드라도 많이 줘야지요.

- 지옥검 : 언젠가 대박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ㅎㅎㅎ!

왠지 100마리를 가장 먼저 잡고 나서 온갖 욕을 다할 첫 번째 유저는 우리 길드에서 나올 것 같았다.

‘나랑 같이 있을 때만이라도 득템하게 해줄게.’

쭉쭉 내려간 끝에 던전의 5층에 이르렀다. 돈 되는 아이템들을 수두룩하게 얻을 수 있기에 본격적으로 사냥 할 맛이 나는 곳이었다. 여기서 나는 내 능력을 유감없이 활용했다.

벽 건너의 서큐버스 퀸.

육감적인 그녀로부터 짙은 대박의 냄새가 물씬 맡아진다. 느낌 상 마법서나 반지를 줄게 틀림없으니 이를 놓쳐서야 쓰겠는가.

‘돌아서 가자.’

은근히 파티를 유도해서 잡고 나니 역시나 듬직한 아이템이 떨어졌다.

바로 서먼 몬스터 마법서였다.

‘아직도 이건 돈이 된다는 말씀.’

한때, 현금가로 무려 200만원까지 치솟았던 이 마법서는 그 가치가 많이 하락한 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35만원에서 40만원 사이를 호가했다. 명실공이 플레지 최고의 대박 중 하나인 것이다.

‘다니던 피시방에서 중딩이 서먼을 줍고 단박에 피시방 최고수 급이 되었던 기억이 있을 정도니까.’

축복받은 강화 주문서부터 알뜰살뜰하게 아이템들을 챙겨먹으니 파티의 분위기도 한층 즐거웠다.

- 지옥검 : 군주님이 아이템 복은 진짜 타고난 거 같아요.

- 세이하 : 군주님이랑 사냥하면 이상하게 비싼 템을 잘 먹는 기분입니다.

- 분노의활질 : 많이 바쁘셔서 공성이랑 이벤트때만 왕림하시는게 아쉽지만요.

- 구운몽 : ㅎㅎㅎ;;;;

꺼져가던 사냥 욕구가 다시금 샘솟는 모습이다. 그렇게 희희낙락하며 던전을 돌아다녔고 마침내 목표지점인 퀘스트 장소에 도달할 수 있었다.

「회색의 기사 크리아」

퀘스트 NPC가 있는 곳이었다.

크리아는 홀로 지룡 안사락스에게 도전했다가 패배한 뒤 한을 가지고 던전에 남은 이였다. 자신의 후계자를 기다리는 이 유령에게 말을 걸었다.

「나는 지룡 안사락스를 쫓아 이 곳, 용의 안식처 최후의 어둠까지 온 자.

안사락스라는 무한의 공포로부터 명예와 생명을 걸고 맞서 싸운 자.

비록 놈의 숨결에 스러졌지만, 나의 영혼은 지금도 안사락스를 무찌를 영웅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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