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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해라
‘자본이 말라버렸던 국내 투자자들이 이래서 전부 외국에 팔아넘긴 거구나.’
IMF이후로 외국 자본이 테헤란로를 점령했다는 이야기는 아주 유명하다. 나는 아쉬움에 발길을 돌리고 또다시 열심히 돌아다녀보았다. 하지만 다들 비슷비슷하게 묵직한 몸값을 자랑했고 내가 구입할 수 있는 건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 시기면 가능할 줄 알았는데 이를 감안하더라도 아직 강남에 진출하기에는 많이 미흡했던 모양이다.
‘작전상 후퇴하자. 다른 지역으로 알아봐야 겠어.’
터덜터덜 회사로 돌아왔다. 내 사무실 책상으로 오니 출발 전까지 읽던 신문들이 나를 반겨주었다. 온통 빌딩 매매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의자에 앉아서 어떻게 할까, 다른 곳은 어디가 좋으려나 고민할 즈음이었다.
“사장님. 잠시 면담 가능하겠습니까?”
김정규 씨였다.
‘이제는 팀장이고.’
새로이 직원을 채용하기로 하면서 회사의 조직을 정비했다.
총 5개의 조직으로 구성하였는데 김지애씨가 팀장으로 있는 경영관리팀, 김정규씨가 팀장으로 있는 사업운영팀, 고진환씨가 팀장으로 있는 기획운용팀, 배추 이규환이 부장으로 있는 시스템개발부 밑으로 시스템관리팀과 시스템개발팀이다.
‘진작 이렇게 했어야 했지.’
고진환씨는 단순히 트레이더스 포럼을 운영하는 것만 맡기기에는 상당히 아까운 인재였다. 이제는 기획운용으로 바꾸게 되면서 게이머스 포럼과 트레이더스 포럼 두 곳을 모두 김정규씨의 사업운영팀에서 관리한다.
“들어오세요.”
승낙하자 그가 들어왔다.
“사장님. 요즘 새로운 사옥 때문에 고민이 많으시다 들었습니다.”
“때가 때이니만큼 쉽게 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고가더군요.”
우리 회사는 직원들의 참여도가 상당히 높은 회사다. 그리고 대부분의 직원이 인천에 거주하기에 강남으로 이전하는 것에 대하여 회의 안건으로 내세우고 의견을 물어본 적이 있었다.
직원들 반응은 ‘강남!? 강남이요?!’ ‘멀어도 상관없습니다!’ ‘강남이라면!’ 이랄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그러니 수심에 가득하여 돌아온 나를 보고 상황을 얼추 짐작했을 것이다.
씁쓸해 하는 내게 김정규 팀장이 말했다.
“저희에게 맞는 건물이 있는 것 같아서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건물이요? 위치가 어떻게 됩니까?”
“강남역에서 2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건물입니다. 지상 10층에 지하 3층인데 지하 2층과 3층은 주차장입니다.”
“면적은요?”
“대지 면적이 130평에 연면적이 940평이랍니다. 그리고 금액은 27억입니다.”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게 말이 됩니까?”
불가능한 소리다. 강남역 부근이면서 10층까지 올렸다는 것은 상업지구 내에 속해 있다는 뜻! 그렇다면 못해도 100억은 해야 정상이다.
그런데 27억이라니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가격이었다. 사기이거나 아니면 이에 상응하는 리스크가 존재할 것이다.
‘아니면 기가 막히게 환상적인 정보를 최고의 타이밍에 확보했거나.’
물론 지금까지 겪어온 김정규 팀장으로 보건데 어설픈 사기나 농간에 당해서 정보를 가져왔을 리가 없었다. 부푼 기대를 애써 억누르며 바로 물어보았다.
“이유가 뭐지요?”
“사실 그게··· 친구네 회사에서 올리던 건물인데, 올리던 중에 부도가 난 모양입니다. 그 탓에 건축이 완료되지 못했고 또 시공사에 줘야하는 비용에 대출까지 겹쳤다고 합니다.”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타인의 불행이지만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큰 행운의 순간이다.
“당장 건물을 내놓지 못하면 완전히 망하는 분위기군요.”
“네, 사장님.”
“그럼 건물은 어디까지 완공이 된 겁니까?”
“현재 지하와 지상 4층까지 완공 된 상태입니다.”
나쁘지 않다. 일단 지금 가지고 있는 빌딩이 연면적 200평이니 완공 되지 못한 강남의 건물은 무조건 더 큰 규모다. 게다가 일단 저렴하게 사고 계속해서 증축을 할 수 있는 환경이니 현재의 내 입장에서는 베스트라고 할 수 있다.
‘최종 완공까지는 적잖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감수할 만 해.’
어설픈 건물을 사는 것보다 훨씬 낫다.
“아주 좋습니다. 최대한 자세히 알아봐 주시고 문제가 없다면 우리가 구매하는 쪽으로 생각하도록 하죠.”
“감사합니다.”
의외의 장소에서 돌파구가 나타났다.
‘역시 사람이 좋아. 인맥으로는 고진환 팀장이 못 당해.’
업무 자체를 처리하는 능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사실 이는 고진환 이라는 인물이 원체 특이해서일 뿐이다. 폭 넓고 다양하게 저력을 발휘하는 훌륭한 인재가 김정규 팀장이었다.
그렇게 빌딩 계약은 김지애 팀장과 고진환 팀장까지 합세하면서 최대한 안정적으로 매입할 수 있도록 진행되었다.
최종적으로 현금 15억에 대출 12억으로 빌딩 구매를 마칠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많이 컸다. 전에는 2억 짜리를 사면서도 대출금이 대다수였는데 이제는 27억짜리를 구매하는데 대출금이 50%가 안 되는 구나.’
실로 감개가 무량하다.
*
“아이고~ 사장님~”
“이게 얼마 만에 찾아오시는 겁니까요~”
4층 문을 열자 진수와 성찬이가 심드렁하게 맞이해주었다.
‘짜식들. 삐졌네.’
플레지 공성전에는 틈틈이 와서 함께 했다. 하지만 회사일이 곳곳에 산적했던 터라 꼭 필요한 때에만 게임하고 바로 빠져나가기 일쑤였다. 이 모습이 친구들의 입장에서는 불만이었을 것이다. 키워가고 사냥하던 시간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쩌겠어. 업데이트 때까지는 노가다의 반복인 데 반해서 회사는 새로운 일이 꽤 많거든. 더 급하기도 하고 말이야.’
트레이더스 포럼이 급성장을 하면서 현재는 플레지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보다 트레이더스 포럼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훨씬 커진 마당이다. 상식적으로 볼 때, 게임에 새 콘텐츠가 추가되기 전까지는 이쪽 일에 전념하는 것이 옳았다.
물론 두 친구를 무시할 생각은 없었다. 누가 뭐래도 이 녀석들은 함께 한 초창기 멤버이자 우리 사업의 시작점이면서 뿌리에 해당한다. 나는 냅다 캔 맥주를 던지면서 사과했다.
“미안하다. 너희도 알다시피 내가 요즘 처리할 게 좀 많잖냐?”
“어쭈!? 이거 공격한 거 맞지? 너 선빵이니까 응징 들어간다?”
“잡자. 쟤 눕히면 강남 건물 떨굴 거다!”
“이 날도둑놈들아!”
티격태격하다가 잠시 후에 서로 낄낄 거렸다. 뒤이어 장난스러움과 함께 서운한 속내를 밝혔다.
“사업으로 바쁜 거는 아는데 이번에는 진짜 너무했다고. 짜샤. 회사가 이사하잖아. 무려 강남으로! 그런데 왜 우리한테는 말을 안 한 거냐?”
“맞아. 우리가 자진해서 회의 때 빼달라고는 했다지만 이런 중차대한 일에서까지 쉬쉬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오전 미팅 때 두 친구가 빠진 지는 꽤 됐다. 지난 구내식당 때 이후로 점점 전문적으로 되어가는 안건에 비해 녀석들은 골드 시세랑 아이템 자판기 정도가 할 말의 전부가 되어서다.
‘빈자리가 전혀 티 나지 않았으니까.’
명목상의 회의일 뿐 자신들은 병풍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겼기에 빠지겠다 했고 실제로도 그 이후 아무런 탈 없이 사업은 사업대로, 플레지 장사는 장사대로 이뤄지고 있었다. 여기서 고립감을 느끼는 듯 보였다.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너희와 상의할 게 있다.”
나는 준비한 이야기를 꺼냈다.
“잠깐만. 이거 느낌이 쎄~ 한데? 우리 사장님이 각 잡고 이야기 하려는 듯?”
“뭐시냐. 설마 강남에 우리의 자리는 없다는 그런 얘기는 아니겠지?”
호들갑스러운 진수와 성찬이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독립해라.”
“응?”
“뭐?”
“독립하라고.”
입을 떡 벌리고 할 말을 잊은 모습이었다. 나는 가볍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회사가 점점 커지고 있어. 그리고 앞으로 계속 더 커질 것 같아. 아무래도 회사가 커지면 커질수록 인천보다는 상업적으로 편한 곳에 회사가 있는 게 좋겠지.”
물론 굳이 그 곳이 강남일 필요는 없다. 다만 강남만큼 부동산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인데 지금 굳이 그런 이야기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여기서 나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어. 회사가 커지면 커질수록 주변에서 지켜보는 시선이 많다는 거야.”
“그게 왜? 짱짱하게 잘 나가면 원래 그런 거고 지금도 보는 사람 많잖아. 신문에도 나오고.”
진수와 달리 성찬이는 이해했다는 대답했다.
“이미지구나? 아이템 거래 사이트는 몰라도 직접 게임에서 장사를 하는 우리가 회사를 곤란하게 한다, 뭐 이런 거?”
“비슷해.”
그런데 받아들이는 두 친구의 반응이 생각보다 과격했다.
진수가 뚱한 표정을 지었다.
“버리는 거네. 잘 빨아먹다가 냅다 버리는 거.”
성찬이도 동조했다.
“꼬리 자르기야. 꼬리 자르기.”
“구린 거는 우리한테 넘기고.”
“저는 좋은 거 챙기고.”
“망할 놈.”
“그지 같은 놈.”
적극적인 힐난이다. 내가 손사래를 쳤다.
“병신들아, 말을 끝까지 들어. 그런 게 아니라···”
“어이쿠. 우리 사장님 화내신다!”
“이 십탱구리야. 우리는 음지라서 꺼지고 너님은 양지라서 햇빛 보겠다는 게 아니면 뭔데?”
여기서 아차 싶었다.
‘자격지심이 있었구나!’
내가 두 친구의 소외감을 미처 헤아리지 못했다. 장난스럽게가 아니라 진지하게 말했어야 됐다. 하지만 이 타이밍에서 사과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은 어울리는 해법이 아니었다.
아닌 말로 별의별 막말을 우스개로 퍼붓는 사이다. 그러니 나 역시 발끈한 척 받아쳤다.
“야! 번듯한 사업체 하나를 뚝 잘라주겠다는 건데 인간 하나를 개차반으로 만드냐? 새캬! 그럼 플레지 때려치우고 내일부터 강남에 출근하면서 마케팅에 사무관리 바로 투입해볼텨?! 고진환 팀장이랑 서류로 맞다이 뜰 자신 있냐!? 배추 밑에서 구를래? 신입사원 연수 뛰고?!”
“아니 그게 아니라···”
“그냥 서운하다 이거지···”
불만은 있으나 딱히 대책은 없었다.
투정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았다.
하지만 친구끼리라서 툭툭 내뱉는 말들이라도 수위 조절은 있어야 했다. 빈말에 진심이 담기고 그것에 휘둘려서 괜한 고집을 부리는 경우가 왕왕 존재하기 때문이다.
터지기 전에 누른 셈이니 다시금 대화를 해볼 만하게 되었다. 나는 묘하게 침묵하는 두 친구에게 말했다.
“내가 없어도 이제 너희 둘이서 운영을 잘 하고 있잖아. 그러니까 앞으로도 이렇게 너희 둘이서 하면 될 것 같다는 얘기야. 게다가 너희들이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는 분야는 이쪽 계통이고.”
그 말에 진수와 성찬이가 가시를 빼고서 대꾸했다.
“게임만이라도 잘 한다고 해주니까 졸라 고맙기는 하거든? 그런데 태식이 네가 뭔가 아주 큰 걸 놓치고 있어. 사실 우리도 이거랑 관련해서 고민했었는데··· 성찬이나 나나 그나마 잘 하는게 게임이라는 거지 까놓고 말하면 끝내주게 하는 건 아니더라고.”
“친구들 사이에서나 쫌 하는 거였지, 시벌. 프로게이머들 하는 거 보니까 다르긴 다르더라. 게다가 잘하고 있다는 플레지 운영도 솔직히 우리가 하는 게 아니야. 다 네가 깔아놓은 판에서 굴리는 거고 우리는 안목도 없어. 뭐가 뜰지 안 뜰지 모른다고. 그런데 너 빠지면··· 어휴!”
나름대로 고민했다며 토로하는 이야기들은 강남 이전에 대한 서운함이 아니었다. 골드와 아이템 장사이기는 해도 하나의 사업을 오롯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 이 점에 대한 불안감이자 회피인 셈이었다.
“망하는 게임이 얼마나 많은데 플레지 장사로 사업을? 짜샤. 우린 그냥 너 믿고 하는 거라고.”
“이게 얼마나 오래갈 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하냐? 업데이트 따라서 운영은 또 어떻게 하고.”
내심 한숨을 쉬었다. 나라고 이 사정을 모를 리 있으랴. 당연히 대안도 마련했다. 그런데 워낙 발끈해서 빈정거리는 바람에 이야기를 꺼낼 타이밍을 놓쳤을 뿐이다.
중간에 말을 끊고 내가 말했다.
“너희들이 걱정하는 그 부분만 개입할 생각이야.”
“응?”
“무슨 말이냐?”
“이제 이 장사 자체는 너희 소유이고 나는 자문관 같은 역할이 된다는 말이지.”
두 녀석이 나란히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게 지금이랑 뭐가 다른데?”
“여전히 하는 방식이잖아?”
얼렁뚱땅 말해도 척척 해결하는 직원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게 정상이다. 개떡을 찰떡으로 만들어버리는 그들이 비정상이고 말이다.
나는 풀어서 재차 설명했다.
“지금은 내가 사장이고 너희는 나한테서 급여를 받고 있었잖아. 그런데 이제부터는 너희가 사장이 되고 나는 인센티브를 받는 거야.”
“얼마나?”
“30%”
합리적이라 자부하는 지분이다. 친구들이라서 양보한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대답이 어째 심드렁했다.
“어휴. 많이도 가져가네~”
“부자들이 더한다니까~”
듣고 나니 이제는 화가 나기보다는 어이가 없었다.
“지금이랑 똑같은 상태에서 경영권을 공짜로 준 건데? 너희는 수익이 극대화 되고 나는 그냥 손해만 보는 장사인데? 그런데 이게 많아? 부자들이 더해?”
“워우~ 워. 흥분하지 마. 얘 왜 이렇게 성격이 급해졌어?”
“반어법이다. 반어법! 짜슥 릴렉스 하라고.”
“이 미친 쉐리들이 아까부터 자꾸 도발 걸어놓고는 뭐라는 거냐?”
“에이! 그거야 낙동강 오리알 될 까봐 쫄아서 그랬던 거고.”
“너님은 능력자잖아. 찌글찌글한 우리 의견은 파팍! 잊어버리라고. 오죽했으면 우리가 이랬겠어. 응?”
친구끼리의 막말과 불쾌감의 영역을 오가는 중이었다. 이런 내 모습에 진수와 성찬이는 아까 준 맥주를 마시고 내게도 하나 꺼내주며 분위기를 환기하려 했다.
‘하긴. 말하기도 전에 마음이 통하고 안건을 꺼내면 마냥 고개만 끄덕이는 관계가 어디 있겠냐. 이렇게 부딪치고 저렇게 맞춰가면서 사는 거지.’
알았다며 맥주를 마실 때였다.
진수가 물었다.
“솔직하게 말해봐. 양지랑 음지 말고 다른 이유 있지?”
“또 왜 시비냐? 이 십장생 같은 새키야.”
“우리 사장놈아, 그만 고정 좀 해라. 아까 졸라 말실수 한 거 백배 사죄할 테니까. 그리고 까놓고 말하면 음지니까 꺼지라고 도발한 건 애당초 너님이었어.”
“놀고 있네.”
툭 내뱉고 맥주를 들이켰다. 그러자 성찬이 역시 동조했다.
“확실히 진수 말대로인데? 대놓고 꺼져라는 것도 그렇다지만 이거 괜찮은 사업이었잖아. 그런데 이런 돈을 아예 포기하면서 넘겨주는 건 말이 안 되잖아. 아무리 이미지라고 해도 무시하면 그만이고.”
나는 잠깐 생각했다가 말문을 열었다.
“배추는 지금 우리 회사 부장이야. 회사는 조만간에 법인으로 전환하게 되고 거기서 더 커진다면 배추는 부장에서 이사로 승진하게 되겠지.”
“우리 규환이가 용 됐네.”
“걔 첫 모습 생각하는 직원들 아무도 없을 거야. 요즘 보면 다른 사람 같더라니까?”
“그렇지. 문제는 너희야. 너네들 둘은 회사가 확장되건 말건 계속 지금 이대로일 거거든. 바뀔 게 전혀 없어.”
“그거야···”
반문하려는 진수에게 손을 내밀어서 멈추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