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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오픈
‘나도 일부러 병력을 앞쪽에 숨겨뒀거든!’
이는 두 가지의 이점을 가져온다.
상대가 아군의 저글링을 보고 숫자가 적다는 오판을 해서 다급히 공격하게 만든다는 타이밍 빼앗기의 이점. 그리고 당혹시킴과 동시에 둘러싸서 이뤄지는 화력 증가로 압박감을 준다는 것이었다.
‘당했다’라는 심리적인 아찔함과 퇴로 자체를 봉쇄한 전투는 상대를 위축시킨다. 이는 송진호 자신이 많이 당해봐서 잘 아는 부분이었다.
역시나 지욤은 과감하게 들어왔다. 16기의 질럿을 상대로 고작 3개의 성큰과 한 부대의 저글링은 손쉬운 먹잇감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좋았어.”
실제 보유하고 있는 저글링의 숫자는 두 부대 반.
송진호는 버로우 시켰던 저글링들을 일으킴과 동시에 전후를 점령한 채 일제 공격을 가했다. 방어 건물인 성큰의 확실한 지원이 있으니 전황은 버그가 무조건 우세다.
- 캥! 캥!
- 크허-억!
각 유닛들의 공격 효과음과 사망하는 소리가 소란스레 울렸다. 저글링들이 살쾡이의 울부짖음을 내듯이 터져나갔고 질럿들은 비명에 잔향과 같은 울림을 남기며 푸른 연기로 변했다. 그리고 이번 싸움에서 확실하게 이득을 본 것은 송진호였다.
‘됐어! 바로 속공!’
적의 주력을 섬멸했으니 얼른 공격을 가할 순간이다.
일꾼이고 뭐고 다 필요 없다. 송진호는 3개의 해처리에서 저글링만 연거푸 생산해내며 반격을 시작했다.
‘토스의 게이트는 기껏해야 3개에서 4개. 여기서 질럿을 뽑아봤자 한 부대 반이나 되는 저글링. 여기에 꾸준히 한 부대씩 추가 지원하는 공격을 감당할 수 있을 리 없어!’
승리가 눈앞에 보였다.
속도 업그레이드까지 한 저글링들이 미친 듯이 달려갔다. 그런데 웬걸.
‘헐··· 꽃밭이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공격했는데 지욤의 대응 역시 즉각적이었다.
가스는 부족하지만 미네랄 자원은 넘쳐난다는 것을 활용하여 엄청난 숫자의 포토캐논을 동시에 지은 것이다. 방어형 건물로 도배를 했으니 섣불리 들어갔다가는 외려 큰 손해를 볼 정도였다.
‘상황판단 개 빠르네. 둘러싸기에 당하자마자 바로 지었다는 거잖아.’
질럿과 저글링 부대를 보고 전멸을 바로 직감. 역공까지 읽어낸 뒤 최선의 방어책을 바로 실천했다. 과연 세계 랭킹 1위다운 놀라운 판단력이었다.
‘쳇. 일단 빠지자.’
입구를 질럿으로 막고 있으면 포토 캐논과 질럿들 사이에서 저글링들은 유린당할 뿐이다. 상대의 빌드를 본답시고 무작정 돌격시키는 것 역시 무리수였다. 시도가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고 토스의 본진까지 침투할 가능성 역시 낮았다.
최대한 머리를 쥐어짜서 합리적인 예측을 하는 편이 나았다.
‘지금까지 상대가 보여준 유닛들. 그리고 포토 캐논 꽃밭을 보면 몽땅 미네랄만 소모했었지. 아직은 가스를 소모하는 유닛을 전혀 구경도 못했어.’
그렇다면 가스 자원의 소모가 큰 무언가를 지욤이 노리고 있다는 뜻이었다.
‘보통은 하이나이트지만 상대가 상대인 만큼 콜시어도 나올 수 있어.’
지욤 패트리 선수는 다른 토스 플레이어들과는 다르게 세련된 전략을 구사한다. 윤태식 사장을 닮으려는 임동수와는 다르게 본인의 능력만으로 콜시어와 디버를 이용하는 경기를 능숙하게 사용할 줄 아는 것이다.
그러니 두 유닛들 모두에 대비하여 움직이는 편이 좋았다.
‘일단 스포어부터 짓자.’
지난 연습경기에서 뼈저리게 느꼈다. 콜시어 6기 이상이 모이면 공중유닛인 모탈들을 모으더라도 순식간에 케첩 파티가 일어난다. 또한 지상유닛인 휴드라로는 마냥 콜시어들의 뒤만 쫓을 뿐이고 하이로드들은 속수무책으로 유린당하고 만다.
그러니 콜시어를 견제할 대공 방어 건물인 스포어를 사방에 깔아두어야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방어는 이거면 됐고, 나머지는 어떻게 공격하느냐인데 콜시어니까··· 디바우르로 갈까?’
떠올렸다가 바로 부정했다. 일반 공중 유닛인 모탈을 2차로 진화시키는 디바우르는 대공 공격력이 매우 뛰어나다. 하지만 콜시어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고 버그는 종족 특성상 공중을 완벽히 장악한다손 쳐도 큰 이익을 보기 어려웠다.
토스는 둥실둥실 떠다니는 버그의 하이로드를 처리하는 것만으로도 압박을 가하는 반면에 버그는 그러한 유리함을 누릴 수 없다. 카디언 부대를 양산하여 적을 공격하기에는 맵의 특성상 가스 자원이 부족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휴드라 웨이브가 답이야.’
치열한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다.
상대가 콜시어로 휘저을 요량이면 자신은 휴드라로 멀티를 부숴버리는 것!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얘네는 살짝 숨겨두고.’
하이로드 일부를 맵의 좌측 상당 끝에 꼭꼭 감춰두었다. 만에 하나로 생길 하이로드 전멸이라는 대참사를 피하기 위한 전략이다.
‘아이고 바쁘다!’
앉아만 있을 뿐 눈과 손, 머리는 쉼이 없었다.
- Upgrade Complete!
- Upgrade Complete!
‘하이로드 이동 속도 업. 수송능력 확보! 이제 확장을 할 차례!’
여기서 바로 움직이면 프로게이머가 아니다. 확실한 근거를 갖고 움직여야 한다.
‘상대가 하이나이트라면 중간지역의 가스는 먹을 수 없어. 거기를 갖는 것은 미친 짓이지! 하지만 지욤이 콜시어로 갔다면? 가져가지 않는 게 얼간이야.’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상대의 빌드를 알아볼 순간이었다. 만들어 두었던 스커지 6마리를 적의 진영으로 보냈다.
‘아깝지만 쓸 때는 쓴다.’
자폭형 공중유닛인 스커지는 날아다니는 휴짓조각 급으로 체력이 낮다. 당연히 포토 캐논에 노출되면 쉽게 녹아버릴 것이다. 그러나 여섯 마리와 적 진영 확인을 저울질 하면 시도하는 게 옳았다.
‘제발 죽지 않고 들어가라··· 들어가라··· 들어가··· 어라?’
스커지들은 생각보다 훨씬 쉽게 적 본진에 침투했고 유유히 날아다니기를 성공해버렸다. 입구와는 다르게 안쪽에는 포토 캐논이 현저하게 적었기 때문이다.
물론 지욤 역시 스커지 침투를 막아내지 못한 만큼 시급히 방어 건물을 더 건설할 테지만 이미 진영은 낱낱이 공개된 상태였다.
‘땡큐!’
꼼꼼하게 보았다. 포인트는 하이나이트인가 콜시어인가의 여부.
‘나이트 아카이브 없음!’
혹시나 다른 곳에 지었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멀리까지 더 정찰할 필요가 없었다. 클릿 비콘이 보였기 때문이다.
“헐? 캐리어라고? 완전 비싼 저걸?”
저 건물은 토스의 최대 후반이자 거함급 공중 유닛인 캐리어 생산에 필요한 것이었다.
물론 당장 캐리어를 뽑으려는 건 아닐 것이다. 현재 스페이스 게이트가 무언가를 열심히 소환하고 있는데 이는 콜시어일 터다. 즉, 지욤은 콜시어로 대공을 장악한 뒤 여유롭게 캐리어를 생산할 계획이라는 듯이었다.
그리고 타이밍이 아주 훌륭하게, 때마침 두 마리의 콜시어가 소환되었다.
‘볼 거 다 봤지롱~’
송진호는 지욤의 콜시어가 나오기 무섭게 자폭 공격으로 터트려버렸다. 과연 이번 유닛이 처음 생산된 것인지, 아니면 감춰둔 것이 따로 있고 미끼로 내어줬는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확장을 해도 되는지 확실하게 알았다는 것이다.
‘바로 멀티 간다.’
지욤과 송진호의 기치 사이에 있는 자원. 이곳은 지상에서의 확실한 우위가 없다면 절대적으로 부담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 멀티다.
대공에 집중한 토스로서는 버그를 결단코 뚫지 못한다.
과감하게 지금까지 모아둔 휴드라 한 부대와 저글링 두 부대 반을 함께 내려 보냈다. 어차피 본진에 찾아올 콜시어는 계속해서 생산하는 휴드라와 스포어로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
‘사장님 모범 답안이랑 틀려서 그런가, 진짜 할 만 하다!’
그즈음 여섯 기의 콜시어가 공격해왔다. 본진까지 침투당하고 2마리를 허무하게 잃은 것에 대한 복수로 보였다.
‘이러면 네가 손해거든~’
냉정함을 잃고 화를 내주면 유리해지는 것은 송진호였다.
결국 지욤은 스포어 때문에 하이로드를 사냥하지 못했고 어떻게든 침투 루트를 찾으려고 시간만 허비했다. 방비가 확실했기에 쾌속하게 마냥 비행만 할 뿐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생산한 휴드라들의 공격으로 외려 콜시어 한 기를 잃고야 말았다.
송진호는 확신했다.
‘제대로 말렸어. 슬슬 초조해 질 거야.’
캐리어까지 가기 위해서는 시간을 벌어야 한다. 그러자면 하이로드를 잡아주어야 하는데 전혀 성공하지 못했다. 버그가 완벽하게 주도권을 거머쥔 것이다.
‘이러면 시간을 끌 다른 방도를 생각하겠지. 그런데 뭘 할지 다 보이지롱.’
지욤이 선택할 대안은 하나뿐이다. 영혼까지 끌어 모은 질럿들을 투입해서 어떻게든 스포어를 파괴하는 것이다.
‘발업 질럿이면 강력하니까.’
하지만 당했을 때의 일일 따름이다. 송진호는 로커 여섯 마리를 잘 버로우 시킨 뒤 예측된 상대의 기습을 기다렸다.
‘오오! 나 진짜 잘해! 정말 완벽하다고!’
예상대로 질럿부대가 저들적으로 달려들었다. 생각보다 수가 더욱 많았는데 아무래도 미네랄이 많은 앞마당의 자원을 이용해서 숫자를 최대한 높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래봐야 로커한테는 안 되지. 누가 알겠어? 세계 1위를 내가 농락한다! 윤 사장 덤벼보라 이거··· 억!’
콜시어 3기가 날아옸다.
- 치링!
- 치링!
- 치링!
파랗고 하얀 색의 그물모양 안개가 펼쳐졌다. 그리고 로커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디스럭션 네트?! 이걸 깜빡했었어!’
콜시어의 특수기인 디스럭션 네트는 해당 지역의 유닛은 물론이고 방어 건물까지도 공격을 하지 못하게 만들어 버린다. 이는 살짝 이동해서 그 범위만 벗어나면 그만이기에 휴드라에게는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땅속에 들어가야만 공격이 가능하고 이동에 불편함이 있는 로커에게는 이야기가 달랐다. 고작 3기의 콜시어가 마법을 쓴 것만으로도 싸울만한 공간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망했다! 이거 밀리면 전진 확장까지 날린다고. 반드시 막아야 해!’
지형의 이점을 단번에 빼앗겼다. 송진호는 재빨리 생각했다.
‘40초!’
디스럭션 네트가 유지 되는 시간이다. 한 번의 전투가 2분 이내인 것을 생각하면 매우 긴 시간이다. 심지어 상대의 콜시어는 보충까지 되어서 현재 일곱 기!
최소한 두 번의 디스럭션 네트를 사용할 수 있을 터다.
‘젠장! 이긴다! 이길 거야! 이기고 만다고!’
본선 티켓을 걸고 싸우는 필사적인 싸움이다.
어찌 대응할 것인가! 지욤은 로커가 공격하기도 전에 디스럭션 네트를 제대로 사용했다. 이는 버로우 된 위치를 파악했다는 의미이고 감지 유닛인 옵저브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찾아서 처리해야 돼. 그런데 콜시어가 너무 많아. 이래서는 하이로드로 옵저브를 확인 할 수가 없어.’
이 전장에서만큼은 대공권을 토스가 장악했기에 옵저브를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급하다고 하이로드를 보내봐야 훌륭한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이다.
‘어쩌지? 어떻게 하지? 분명히 들은 게 있었는데!?’
본능적으로 손을 움직이는 가운데 하나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사장님. 토스에서 콜시어를 잘 활용하면 어떻게 해야 해요?」
「잘~ 막아야지.」
「아, 그렇죠! 잘 하면 다 되겠죠! 그러니까 어떻게 하는 게 ‘잘’이냐고요!」
「본진에 스포어 도배 해.」
「그럼 자원 낭비가 너무 심하잖아요.」
「하이로드가 죽는 것만 하겠냐?」
‘이거 말고!’
기억을 빨리 뒤로 돌렸다.
「다음 질문! 적의 콜시어는 어떻게 제압하나요?」
「걔는 땅 공격 못하니까 휴드라로 잡으면 되지.」
「휴드라로 잡을 상황이 안 되면요.」
「···무슨 스무고개냐? 끝이 있기는 해?」
「사장님이 뭔가 시원스럽게 대답을 안 해주니까 그런 거 아니에요.」
「아··· 거 진짜······.」
말은 귀찮아하면서도 능글 능글맞게 웃던 모습이 떠올랐다.
확실한 정답과 함께였다.
「스커지 부대로 털어 버려. 콜시어가 6마리 이상으로 뭉쳐있다면 불가능하지만 그 이하면 가능하니까.」
「네 마리만 있어도 가다가 죽던데요?」
「단순하게 한 방향에서 달려드니까 그러지.」
「네?」
「콜시어의 공격은 스플레시 데미지를 가지잖아. 그러니까 공중 유닛이라서 지형의 영향을 받지 않는 점을 최대한 활용하면 돼.」
「어떻게요?」
「열 마리의 스커지가 있다면 셋, 셋, 넷. 혹은 셋, 셋, 둘, 둘로 나눠서 들어가.」
부대를 임시지정으로 나누고 마우스의 클릭이 더욱 빨라졌다. 한 부대 반의 스커지들이 확실하게 나뉘었고 다섯 방향으로 이동했다.
「스커지로 가면 자꾸 자폭은 안하고 어리버리하다가 죽던데 이건요?」
「원하는 유닛 말고 그 뒤로 이동을 시켜. 그러다가 표적에 붙었을 때 공격 명령을 하는 거야.」
「그게 돼요?」
「봐봐. 이렇게 해서···요러면 돼. 어때? 참 쉽지?」
「우와 시발···」
「뭐?」
7기의 콜시어가 디스럭션 네트를 사용하기 위해 따로 나오는 그 타이밍을 정확하게 노렸다.
- 펑!
- 펑!
두 기를 격추시키자 지욤은 남은 콜시어들을 지키고자 한 자리에 모았다. ‘참 쉽지?’라며 보여준 그 컨트롤만큼은 아니었지만 5방향에서의 동시다발적인 공격은 송진호가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이었다.
그리고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었다.
모든 콜시어를 잡아내지는 못했지만, 네 마리나 처리한 것! 이것이면 디스럭션 네트 전략은 완벽하게 무력화시킨 셈이다.
남은 것을 휴드라 웨이브의 무서움을 보여주는 것뿐이었다.
‘나를 쫄게 만들다니! 복수의 시간이다!’
열심히 막아내고 있던 멀티 지역의 해처리가 완성됐다. 지금까지보다 더 많은 숫자의 병력을 뽑아낼 수 있게 된 거다.
대공유닛들도 무력화시켰겠다, 송진호는 하이로드를 적극 활용하여 지욤의 멀티를 찾고 뿜어져 나오는 생산력을 기반으로 무차별 공격을 가했다.
일꾼의 숫자와 해처리의 숫자가 최적화된 만큼 저글링과 휴드라가 끊이지 않고 더해진다. 지욤은 오직 질럿이라는 근거리 공격 유닛뿐이 없는 상태다.
디스럭션 네트라는 변수를 잃음과 동시에 걷잡을 수 없이 밀리고 말았다. 그렇게 승부의 추가 완전하게 기울었다.』
***
20분이 다 되어가는 데도 승패가 갈리지 않았다. 이를 보고 박민희 매니저가 걱정과 동시에 뿌듯한 기색을 보였다.
“엄청 치열한가 보네요. 사장님, 우리팀 선수들이 정말 대단하긴 대단한 것 같아요.”
“잘 해서요?”
“네. 솔직히 지욤 선수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엄청 걱정했거든요. 그리고 최대한 지욤 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피해왔어요.”
“뭐하러요?”
많이 알려줘서 대비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게 정상 아닌가, 싶었는데 듣고 나니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
“세계 1위잖아요. 아무래도 선수들이 그 부분에 압박을 받고 집중력이 떨어지진 않을까 싶어서요.”
팀의 매니저다운 선택이었다.
‘하지만 정작 우리 팀의 수준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군.’
막연하게 잘한다는 것만 인지했을 뿐 급이 어느 정도인지는 가늠하지 못한 셈이었다. 그녀가 부족했다기보다는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이 옳을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같은 팀 내에서 게임하거나 또는 각자 자신이 속한 클랜과 연습경기를 가졌다. 내부에서의 성적이야 엎치락뒤치락 이고 외부의 클랜원은 제아무리 잘해봤자 생짜 아마추어다. 그것이 평가의 기준이 되기엔 부족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