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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클래스 마법사의 회귀-69화 (69/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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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클래스 마법사의 회귀 69화

    25. 처형식(1)

    “아바마마! 이건 아무리 생각해 봐도 말이 되지 않는 처사입니다. 일국의 상아탑주를 처형시키다니요? 부디 재고해 주십시오. 국력의 막대한 손해가 보이지 않으십니까?”

    19세의 5황자 라그나르.

    그가 열변을 토하고 또 토했다.

    대상은 황제, 테리 그린리버였다.

    벌써 며칠째 계속되는 입씨름.

    “탑주는 5클래스의 대마법사입니다. 그를 처형하는 것은 곧 수만의 병사를 처형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아니, 그보다 더 심각한 실수겠지요. 실수 말입니다!”

    라그나르는 필사적으로 탑주의 처형을 막고자 했다. 자신의 유일한 세력이나 다를 바 없는 탑주다. 다행이 탑주에게는 처형에서 벗어날 능력과 명분이 있었다. 그것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 될 거라 여겼다.

    “처형되는 그 순간! 모든 국가의 정보통으로 소식이 날아들 겁니다. 오랜 세월 국경을 호시탐탐 노려왔던 콜드우드! 대초원의 청소가 끝나면 활로가 열릴 로 공국까지! 가장 강력한 마법사가 죽었으니, 그만큼 국정이 혼란스러운 상황이니, 만약 무언가 할 요량이라면 지금이 적기다! 그리 전하겠지요!”

    국력, 국가, 전쟁, 손실.

    라그나르의 논리는 바로 그것들이었다.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5클래스 마법사를 처형시킨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절대로 안 된다! 그 점을 강하게 어필했다.

    “가장 강력한 마법사는 아니지.”

    한참을 듣고 있던 황제가 나직이 읊조렸다.

    “상아탑에서 가장 강한 마법사, 그는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6클래스의 경지를 이룩해낸 이안 페이지가 아니더냐?”

    그렇다. 라그나르의 논리에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었다. 더 이상 탑주는 제국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아니다. 그보다 훨씬 강력하며 앞으로 더욱 강력해질 신형 무기, 이안 페이지라는 존재가 그린리버 제국에 등장하지 않았던가?

    “그가 곧 탑주의 자리를 대신할 거다. 하면 아무런 문제도 없겠지. 아니, 오히려 상아탑은 전성기를 맞이할 거라 보는데. 내 생각이 틀리더냐? 대답해 보아라.”

    그 물음에 라그나르가 곧장 입을 열었다.

    생각을 하고 끝내는데 삼초조차 걸리지 않았다.

    “물론, 물론입니다. 이제부터는 그 이안 페이지가 상아탑의 새로운 강자, 새로운 시대를 열겠지요. 하오나, 탑주 또한 그에 못지않은 실력과 수십 년의 경험을 가진 마법사입니다. 그가 살아 있다면, 해서 이안 페이지와 함께 상아탑을 이끈다면! 제국은 빠른 시일 내에 대륙의 패자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입니다.”

    결코 틀린 얘기가 아니었다. 6클래스 마법사와 5클래스 마법사. 그 둘이 가진 전략 전술적 가치는 정말이지 어마어마했으니까.

    “그뿐만이 아닙니다. 젊고 유능한 마법사와 늙고 경험 많은 마법사가 상아탑을 양분하게 됩니다. 무엇을 뜻하겠습니까?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겠지요. 우리 황실의 의무이자 책임인 상아탑 견제, 그 견제를 상아탑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할 거란 뜻입니다. 이 얼마나 이상적인 상황이 아니겠습니까?”

    그 또한 옳은 소리였다.

    황제조차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네 말이 옳다.”

    “하오시면……!”

    “하나.”

    그럼에도 황제의 생각은 확고했다.

    탑주에게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탑주는 흑마법을 연구했다. 그냥 연구했다면 내 달리 생각해봤을 지도 모르겠으나…… 아니. 아니지. 네 말이 맞다. 그는 그 자체로 국익이 되는 마법사니라. 만약 짐에게 흉악한 범죄자들의 생사여탈권을 요청했다면, 수락했을지도 모르겠군.”

    황제가 자신의 본심을 내비췄다.

    만약, 탑주가 국방을 위하여 흑마법을 연구해야 하니 눈감아달라, 흉악한 범죄자들을 흑마법의 제물로 쓰고자 하니 눈감아달라. 그러한 요청을 보내왔다면? 아마 수락했을 가능성이 크다. 황제 또한 국방을 최우선으로 여겼으니 말이다.

    “하지만 탑주의 행보는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어. 지나치다 못해 미쳐 버린 게 틀림없을 지경이지. 귀족이나 다를 바 없는 동료 마법사들, 거기다 죄 없는 백성들의 수많은 목숨까지 재료로 삼아왔다. 아주 오랜 세월동안,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지.”

    “그것은……!”

    “국익? 국방? 국력? 아니, 탑주가 바랐던 것은 그조차도 아니었다. 단지 이안 페이지를 휘하로 넣기 위해서였지. 그래야 상아탑을 틀어쥘 수 있으니까. 내 말이 틀리더냐?”

    순간 라그나르의 말문이 막혔다. 그것은 명백한 진실이며, 씻기 힘든 중죄였으니까. 그럼에도 라그나르는 찾아야만 했다. 할 수 있는 말을, 탑주를 살릴 비호의 논리를.

    “하오나 탑주는 대영주보다도 높은 신분을 갖고 있습니다. 제국의 이인자나 다를 바 없지요. 그런 자가 본인보다 천한 것들을 해쳤다고 사형씩이나 당하다니요! 황족이 하녀를 죽인다고 처형시키실 겁니까? 귀족이 노비 좀 죽였다고 처형시키실 겁니까?”

    다소 엇나간 라그나르의 논리.

    그의 논리에는 ‘인도’가 없었다.

    상황이 급박해진 탓이 컸다.

    “그게 바로 너의 문제다. 라그나르.”

    “……예?”

    “너를 후계자로 선택할 수 없는 이유.”

    갑작스런 말에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린 라그나르였다. 지금은 탑주의 얘기를 하는 중이다. 그런데 왜 갑자기 후계의 이야기가 튀어나온단 말인가?

    “라그나르, 나는 너의 생각을 알고, 너의 야망을 알고, 너의 성정을 알고 있다. 너는 분명 총명하고 머리가 좋아. 정치적으로 타고난 감각이 있으며,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도 있지. 어째서 많은 이들이 너를 성군감이라 일컫는가,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단다.”

    분명한 칭찬이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칭찬.

    얼굴에 금가루를 뿌리는 수준.

    한데도 라그나르는 웃지 못했다.

    칭찬이 아님을 알고 있었으니까.

    “하나, 너에게는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 있어. 네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테지. 그 결점을 철저히 숨기며 살고는 있다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감추지 못해. 바로 지금처럼.”

    라그나르의 치명적인 결점.

    그것은 바로 ‘감정적 결손’이었다. 라그나르에게는 ‘양심의 가책’이란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다. 가여운 이들을 보며 느껴야 할 ‘측은지심’ 또한 없으며, 모든 인간을 일신의 성공을 위한 ‘도구’로 바라본다. 황제는 그러한 라그나르의 성정을 정확히 간파하고 있었다. 아주 오래 전부터.

    “물론, 너의 그러한 결점이 장점으로 부각될 수도 있다. 황제로서 중대사를 치르다 보면, 실로 많은 사안들을 이성적으로 통제할 필요가 있으니까.”

    “하온데 왜…….”

    “이성적인 선택은 신하에게 맡길 수 있다.”

    잠시 말을 멈춘 황제가 말문을 이어갔다.

    “신하는 국정의 도구다. 평범한 백성들이 아닌, 국가의 녹을 먹고 권력을 휘두르는 그들이야말로 도구로 쓰기에 적합하다는 얘기다. 하나 황제는 그렇지 않아. 황좌에 오른 자는 곧 만백성의 어버이. 감정적으로 치우친 선택이란 부모만이 할 수 있지.”

    이성적이고 냉철한 선택은 신하들의 의견을 듣고, 그들에게 전권을 맡길 수도 있다. 하나 결정적인 순간에, 국가적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백성들의 손을 잡아주는 것, 그것은 오직 황제만이 할 수 있는 권한이자 특권이었다.

    “…….”

    황제의 말에 라그나르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무슨 뜻인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똑똑하다. 이해뿐만 아니라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하…….”

    그랬던 그가 웃음을 터뜨렸다.

    아주 작고 은은한 조소였다.

    “아니요. 그런 것이 아니겠지요.”

    “뭐라?”

    그 불손한 어조에 황제의 눈썹이 씰룩거렸다.

    “형님은, 아바마마께서 사랑해 마지못하셨던 정인의 배에서 태어난 아들. 하오나 저는! 대귀족의 힘까지 등에 업고자 억지로 만들어 낸 아들이 아닙니까? 바로 그 차이겠지요!”

    “라그나르!”

    “아바마마, 무슨 변명이 더 필요하십니까? 인정하십시오. 인정을 하셔야만 합니다. 그게 진실이지 않습니까?”

    노여움을 참을 수 없었던 황제가 오른손을 들어올렸다. 그대로 라그나르의 뺨을 후려갈기고자 했고, 라그나르 또한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입 꼬리를 잔뜩 말아 올린채로.

    “하아…….”

    그러나 황제의 손바닥은 끝내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통탄스러운 한숨소리만 입술 밖으로 흘러나올 뿐이었다.

    “못난 것.”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황제가 라그나르의 방을 빠져나갔다. 동시에 자신의 호위 기사이자 제1 황실기사단장 ‘딤플 모릿’에게 명했다.

    “딤플, 자네가 직접 라그나르의 처소를 지키게. 라그나르가 절대로 나오지 못하도록. 그 누구도 접촉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경계해야 할 것이야. 짐의 말, 알아듣겠나?”

    그 명령에 기사의 예를 취하는 딤플 모릿. 수십 년간 산전수전 다 겪어본 노기사의 강건한 의지가 뿜어졌다.

    “명을 수행하겠나이다.”

    * * *

    상아탑주 허버트 레온의 공개처형.

    그중대한 사건이 중앙 광장에서 치러질 예정이었다. 황성 내 수많은 귀족가문과 백성들은 물론, 인근에 사는 이들까지도 탑주의 처형을 구경하고자 몰려왔다.

    “진짜 그 탑주란 양반이 처형되긴 처형되는 거여?”

    “자네도 알잖아? 저기 보름달의 노래 여관 알지? 거기 주인장 딸내미도 탑주한테 잡혀갔던 거! 흑마법인지 나발인지 연구한답시고 사람들을 아주 송장으로 만들어 놨다니깐?”

    그 인파만 족히 오천을 넘어섰으니,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여 상아탑 마법사와 기사단, 제국군까지 대대적으로 파견되었다. 그들의 임무는 황족의 완벽한 경호 및 구경꾼 감시와 통제였다.

    “허어, 미친놈이구먼?”

    “미친놈이지. 미치고 팔짝 뛴 노인네지.”

    “근데 그런 노인네를 어떻게 잡았대? 뭐시다냐 그…… 5클래스? 5클래스 대마법사라며? 그 정도 마법사면 막 하늘로 솟고, 땅으로 꺼지고! 아주 난리를 떨지 않던가?”

    그럼에도 통제와 감시가 쉽지 않았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몰려든 탓이었다. 평범한 이들에게 마법사는 신비로운 존재다. 그 신비로운 존재 중에도 우두머리 되는 자가 공개처형을 당한단다. 순수 관심도로만 따지자면 수백 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할 국가적 대사건이리라.

    “글쎄, 내가 듣기로는 그 최연소 고위마법사…….”

    “우리 대장님이 잡았죠!”

    구경꾼들의 틈바구니 속으로 끼어든 소년. 여전히 이안을 ‘대장’이라 부르는 제국 최고의 연금술 천재, 더글라스였다. 그 역시 탑주의 처형을 구경하고자 여기까지 왔다.

    “우리 대장님이 그 최연소 고위마법사 이안 페이지 공이시거든요! 아, 이제는 상아탑에서 제일 강하대요. 6클래스라던가? 아무튼! 우리 대장님이 그 정신 나간 탑주도 때려잡고! 사람들도 구했다~ 이 말씀 아니겠습니까? 완전 멋지죠?”

    더글라스는 마치 제 자랑이라도 하듯 가슴팍을 탕탕 치며 말했다. 자부심이 철철 흘러넘치는 태도였다.

    “오오…….”

    “그렇구먼.”

    “어린 나이에 벌써…….”

    더글라스의 일장 찬양에 몇몇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들도 이안 페이지란 마법사와 관련된 소문은 벌써 몇 년째 접하고 있었다. 그 이름과 대단함을 모르고 싶어도 모를 수가 없지 않겠는가?

    부우우우우우-!

    그때였다.

    웅장한 나팔 소리와 함께.

    “곧 황제폐하께서 당도하실 예정이오! 광장의 모든 이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합당한 예의를 갖추시오!”

    마법사들의 마나 섞인 외침이 광장을 쩌렁쩌렁 울렸다. 덕분에 왁자지껄했던 백성들이 너도 나도 넙죽 엎드렸다. 뿐이랴? 그 시끄러웠던 소리가 순식간에 잦아들었다.

    “이야……!”

    그 급격한 변화에 더글라스가 무릎을 꿇으며 감탄했다. 새삼스레 황제라는 자리가 지닌 힘과 위압감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우리 대장도 같이 오겠지? 황제폐하랑.’

    더글라스가 고개를 빼곰히 들었다. 상체도 조금 일으켜세웠다. 황제와 함께 들어오기로 예정된 대장, 이안을 보기 위해서였다.

    부우우우우우 - !

    한 번 더 나팔 소리가 울리자 따로 마련된 길목으로 몇몇 사람들이 나타났다. 슬슬 노년에 접어들어 희끗희끗한 머리칼의 황제 테리 그린리버와 그 주변을 경계하는 제1 황실기사단 전원, 그리고 이안을 포함한 상아탑의 고위마법사 무리였다.

    ‘오! 대장님이다!’

    황태자나 황자, 공주 등 황족일가는 보이지 않았다. 탑주의 사형식에 참석하기로 된 황족은 오직 황제뿐이었으니까. 다른 누구도 아닌, 황제가 직접 그렇게 정해뒀다.

    “황제폐하! 납시오!”

    많은 병사와 마법사들의 외침과 함께, 황제가 지정된 자리로 다가가 앉았다. 그 주변을 기사와 마법사들이 철통처럼 지켰다. 이안까지 있으니 더더욱 완벽했다. 설령 수천의 암살자 무리가 덤벼든다 한들 뚫어낼 수 없으리라.

    둥-! 둥-! 둥-! 둥-! 둥-!

    이번에는 나팔이 아닌, 사형수의 입장을 알리는 북소리가 이어졌다. 동시에 반대편 길목으로부터 허름한 죄수복을 입은 노인, 탑주 허버트 레온이 끌려오고 있었다.

    “이, 이 악마 같은 새끼!”

    그때였다. 구경꾼 중 하나가 탑주에게 돌을 던지며 외쳤다. 흑마법 재료로 수년 간 감금되었던 소녀의 아비, ‘보름달 노래’ 여관의 주인장이었다.

    “두고 봐라! 네놈 시체를 반드시 찾아서 갈기갈기 찢어줄 테니까! 내 딸이 당한만큼! 백배로! 천배로 갚아주마!”

    아비 된 자의 분노가 사방을 일깨웠다. 저마다 돌을 집어 탑주에게 던졌다. 후송을 맡은 마법사도 병사와 자신한테만 실드 마법을 씌워줄 뿐, 탑주는 그대로 방치시켰다.

    빠악!

    탑주의 이마에 돌멩이가 정통으로 날아와 꽂혔다. 그럼에도 휘청거리기만 할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아니, 보일 수 없었다. 이안이 백치로 만들어 버린 탓이었다.

    “쓰레기 같은 놈!”

    “짐승만도 못한 새끼!”

    “당장 죽어버려!”

    구경꾼들의 분노가 마치 전염병처럼 과하게 퍼지기 시작하자 병사와 기사들이 제지하고 나섰다. 폭동으로 번진다면 난감한 상황이니만큼 적절한 대응이 필요했다.

    “…….”

    한차례 감정의 소용돌이가 잦아들 때쯤, 탑주 또한 처형의 무대 위로 올라섰다. 탑주에게 주어진 처형의 방식은 교수형이었다. 사약형, 참수형, 교수형 중 몇몇 사유와 법도를 충분히 고려하여 채택된 방식이었다.

    “죄인 허버트 레온의 파렴치한 범죄 행각은 실로 통탄을 금할 수가 없도다.”

    자리에서 일어난 황제가 직접 탑주의 죄상을 밝히기 시작했다. 보통 관리들이 해야 할 일이었지만, 이번만큼은 직접 나섰다. 충분히 그럴만한 사안이고, 그럴만한 분노였다.

    “일국의 상아탑주라는 지위를 망각한 채 간악한 흑마법을 탐닉했다. 뿐만 아니라 그 재료로 사용되는 인간의 생명과 영혼을 동료 마법사, 혹은 백성들로부터 잔혹하게 착취해냈다. 이는 죽음으로도 씻을 수 없는 중죄 중에 중죄! 하여 짐은, 죄인 허버트 레온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바.”

    그 말과 동시에 병사들이 목줄을 잡았다.

    탑주의 목에 걸어주기 위함이었다.

    “그 이름은 제국 역사상 최악의 죄인으로 영원토록 남을 것이며, 숨겨진 핏줄이나 흑마법의 동조자가 존재한다면 반드시 찾아내 그 뿌리부터 뽑아낼 것을 에메랄드 강물 첫 번째 줄기로서 맹세하노라.”

    이윽고 황제의 선언이 끝났다.

    탑주의 교수형도 준비되었다.

    이제 황제의 명령 한 번이면.

    작은 손짓 한번이면 끝이다.

    전 상아탑주 허버트 레온.

    그가 이룩한 모든 것이.

    “형을 집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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