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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클래스 마법사의 회귀-7화 (7/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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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클래스 마법사의 회귀 7화

3. 모그리안 가문의 귀빈(3)

보름이 지났다.

모그리안 영주성의 제1연무장.

본디 기사들의 수련장으로 보이는 공간.

그곳에 이안이 보였다.

수련을 위한 장소로 연무장을 선택했다.

마나호흡은 야외가 더 효율적이다.

더불어 마법 감각도 끌어올려둘 필요가 있었다.

‘오늘은 조용하네.’

평소 꽤 많은 하인들이 연무장을 몰래 지나쳤다.

마법사는 연무장에서 무엇을 할까?

다들 궁금했으니까.

‘소문은 누가 내는 건지.’

대부분은 숨 쉬는 모습만 보다가 돌아갔다.

말 그대로 숨 쉬는 모습만.

하나 몇몇 마법을 목격하는 데 성공한 사람들.

그들의 입방정은 실로 대단했다.

“무슨 불덩이로 허수아비를 박살 내더라니깐!”

“내가 본 건 웬 얼음덩이가·····.”

“괜히 벌써부터 마법사라고 인정을 받았겠어?”

“그럼 그럼, 세상 일 다 이유가 있는 게야.”

기타 등등의 이야기들.

물론 헛소문은 아니다.

‘오히려 좋지.’

지금은 통일을 이룬 평화의 시대가 아니다.

언제든 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삼국의 시대.

능력이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가치는 올라간다.

‘최초의 마법사’를 연상케 만드는 천재?

나쁘지 않다. 적어도 통일 전까지는.

물론 의심과 뒷조사는 있을 거다.

상아탑에서 주도적으로 뒷조사를 하겠지.

‘그래봤자 나오는 건 없다.’

도대체 무엇이 나오겠는가?

상아탑의 방식은 누구보다 잘 안다.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몸을 사릴 수도 있겠지만.’

조금은 다른 길을 가보겠다.

위험할지언정, 가장 빠른 성장의 길을.

‘적어도 한 번의 용언이 가능할 때까지.’

그때부터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

피식 웃은 이안이 주변을 살폈다.

오늘따라 지나치는 하인도 없다.

“조용한 김에 어디…….”

자리에서 일어난 이안이 연무장 바닥에 오른손을 짚었다.

휘오오오…….

짧은 찰나.

이안의 손바닥 주변으로 스믈스믈 모여드는 한기.

“프로스트 노바.”

이안의 가벼운 읊조림과 함께.

콰득, 콰드득, 콰드드득!

한기를 넘어선 극한의 냉기가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연무장의 바닥, 훈련용 허수아비, 잡풀 한 포기까지, 일대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그야말로 장관 중에 대장관.

‘부족해.’

정작 이안의 표정은 실망으로 가득했다.

영주성에 들어온 이후 불과 보름 만에 일궈낸 경지.

그야말로 무시무시하게 빠른 성장이다.

단순한 수치로 따지자면 2클래스의 그것과 비슷할 터.

한데도 부족함을 느꼈다.

‘연무장이 아니라 영주성을 얼렸을 텐데.’

전생의 몸이었다면 그랬을 거다.

능히 영주성을 얼음성으로 변모시켜 줬을 터.

‘마나를 보조해 줄 무언가가…….’

그것이 엘릭서든, 아티펙트든 성장세를 높이기 위한 보조수단이 필요했다.

‘아직 엘릭서는 힘들어.’

복용 시 일시적으로, 혹은 영구적으로 원기를 북돋아주는 엘릭서. 물론 그 ‘원기’에는 ‘마나’도 포함된다.

‘지원을 받기 전까지는.’

황실이나 상아탑의 지원을 받는 중이라면 모를까, 당장 엘릭서를 물 들이키듯 마시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가격이 금값이나 마찬가지거든.

‘차라리 아티펙트 쪽이라면.’

저마다 특별한 힘이 담긴 아티펙트.

그 대부분은 유서 깊은 귀족들이 소유하고 있다.

대대로 물려줘야 할 보’라는 형태로.

‘사실상 썩히고 있는 거지.’

통일전쟁 당시, 상아탑은 마법사들의 전투력 향상을 꾀한 끝에 바로 그 귀족들이 썩히고 있는 아티펙트를 대여했다. 제국의 모든 가문을 대상으로, 단 하나도 빠짐없이.

‘내가 책임자였고.’

관련서류를 얼마나 읽었었는지.

덕분에 지금까지도 기억을 하는 이안이었다.

아티펙트의 능력, 형태, 보유 중인 가문까지도.

‘모그리안 가문이 아마…… 반지였던가?’

‘모그리안 링’이라는 이름의 하급 아티펙트다.

마나하트의 활동을 촉진시켜 주는 물건으로 기억한다.

‘그때는 쓸모없었지만.’

당시 이안은 마나의 괴물이나 마찬가지였다.

오죽하면 반인반룡, 하프드래곤이란 별명마저 붙었을까.

‘지금은 얘기가 다르지.’

소량의 마나조차 아쉬운 상황.

참으로 적기에 만난 아티펙트였다.

‘문제는 어떻게 얻느냐는 건데.’

저들은 아직 아티펙트의 존재를 모른다.

그저 가문의 오랜 가보로만 알고 있을 뿐.

달란다고 줄 리도 없고, 팔란다고 팔 리도 없다.

“흐음.”

딱히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는 않았다.

좀 더 여유를 갖고 고민해 봐야겠다.

“마, 마법사님! 마법사님!”

그때, 누군가 연무장으로 달려왔다.

백발이 성성한 모그리안 가문의 노집사였다.

이안을 부르는 목소리에 다급함이 잔뜩 묻어났다.

‘저러다 넘어질라.’

지금 연무장 바닥은 온통 얼음판이다.

프로스트 노바를 펼치지 않았던가.

“으헉!”

예상대로였다.

가만뒀다가는 노쇠한 허리가 남아나지 않을 터.

“패더 폴.”

재빨리 저속낙하 주문 ‘패더 폴’을 걸어주는 이안.

노집사의 몸이 흩날리는 깃털마냥 두둥실 떨어졌다.

“무슨 일입니까?”

“……아! 마, 마법사님! 저희들을 좀 도와주십시오!”

이안의 물음에 조급함을 되찾은 노집사.

다짜고짜 도와달라니? 무엇을?

“영주님께서, 영주님께서 실종되셨습니다!”

“실종이라니요?”

“그, 그것이, 모그리안 산으로 사냥을…….”

노집사의 말을 요악하자면 이랬다.

대영주는 정기적으로 사냥에 나선다고 한다.

짐승이 아닌, 모그리안 산의 ‘몬스터’ 사냥을.

한데 일찍부터 사냥을 나섰던 대영주가 돌아오지 않았다.

기사단 일부와 수십의 영지병, 라비 모그리안도 함께.

‘모그리안 산이라.’

출몰하는 몬스터라고 해봤자 고블린이 전부.

기사단과 병사들이 우르르 몰려가 고블린한테 당한다?

작은 몸집, 나약한 근력, 아둔한 두뇌.

겁까지 많아 인간을 먼저 공격하지도 못한다.

뿐이랴? 크게 무리지어 다니지도 않는다.

기껏 해봐야 열댓 마리 정도?

애당초 만만하니까 매번 사냥을 나섰겠지.

“기사, 병사들, 사냥꾼에 사냥개, 나무꾼까지 모든 인력을 총 동원했습니다. 한데도 소식이 없어요. 전투가 있었던 흔적 몇 개 빼고는 아무것도…….”

정말 고블린 무리에게 패하기라도 했다는 걸까?

‘아직 죽을 때가 아닐 텐데.’

대영주 마커스 모그리안은 이보다 훗날 죽음을 맞는다.

그는 1차 통일전쟁 직전, 적국의 암살자에게 죽임을 당할 운명이니까.

‘그 아들놈도 지금은 아니야.’

라비 모그리안이라면 이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전쟁이 발발하기 무섭게 도망쳐 버린 얼간이.

모그리안 영지를 내던져 버리고 말이다.

종전 직후 그 죄를 물어 참수를 당했었지, 아마?

‘정기적으로 나가는 사냥이라면…….’

전생에도 반드시 나섰을 사냥이란 얘기.

이안이 회귀로 파생된 나비 효과는 아니었다.

‘살아서 돌아오긴 하겠군.’

미래가 스스로 바뀌지는 않는다.

크게 상관할 일은 아닌 듯하다.

“저보단 마르코 님께서 계시지 않습니까?”

파견마법사의 이름이 마르코였다.

아마 전생에는 그와 호위기사들이 도왔으리라.

이번 생에도 그리 흘러가도록 두면 될 일.

“파견마법사님께서는 지금 영지 밖으로 출타 중이신지라…….”

영지 밖으로 출타를 나갔다?

다소 뜻밖의 얘기.

‘이거야말로 회귀의 영향인가.’

파견마법사가 영지를 이탈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안 역시 파견을 나가본 경험이 있어서 잘 안다.

모르긴 몰라도 자신과 연관된 일임은 분명할 터.

예컨대 탑주에게 은밀한 보고를 올리는 중이라든가.

‘위험할지도 모르겠어.’

대영주의 이른 죽음이 미래를 바꿀 수도 있다.

그것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

그건 이안에게 주어진 가장 큰 무기가 아니던가?

마법적 능력과 버금갈 정도로.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그래서 실례를 무릅쓰고 찾아왔습니다. 마법사님이시라면 뭔가 방법을 알고 계시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저희로서는 더 이상 방법이, 방법이 없습니다.”

보통 사람에게 마법사란 신비로운 존재.

이안의 마법을 봤다는 목격담까지 파다하다.

막연한 기대를 품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지금처럼 방법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어딥니까?”

“예?”

“찾아드리죠.”

이안이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실종된 대영주는 물론 가문의 후계자까지 멀쩡하게 살아 있는 그 모습 그대로 찾아드리리다.

미래의 흐름을 완만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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