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8권. 고유 권능 가챠 개조 (208/225)
  • ┃고유 권능 가챠 개조

    현성이 고유 권능 가챠에 포인트를 투입했다.

    ‘제발 잘되어야 할 텐데.’

    현성이 원하는 변화는 단 하나.

    고유 권능 가챠의 단점인 실패 확률을 낮추는 것이었다.

    한데 그게 시작부터 쉽지가 않았다.

    포인트를 퍼부어 가며 고유 권능 가챠의 개조를 시작했는데…….

    -고유 권능 가챠를 강화시킵니다.

    -고유 권능 가챠를 강화시킵니다.

    -고유 권능 가챠를 강화시킵니다.

    ……후략……

    포인트만 퍼먹고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이게 참 골치 아프네.’

    일반적인 고유 권능이었다면?

    포인트를 퍼부음과 동시에 곧바로 성과가 나타났을 것이다.

    공격 범위가 넓어졌다거나 위력이 강해졌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강화시킨다는 메시지만 뜨네.’

    강화되었다는 메시지는 도무지 뜰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

    이는 현재 투자한 포인트로는 현성이 원하는 방향으로의 성장이 상당히 어렵다는 뜻이었다.

    ‘그래도 꼭 해야 해.’

    현성이 계속 포인트를 투자했다.

    그러나 역시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변화가 생겨났다.

    -고유 권능 가챠가 강화되었습니다.

    -강화 성공 확률이 0.001% 증가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성의 얼굴은 전혀 밝아지지 않았다.

    ‘이런 망할.’

    포인트를 그렇게 쏟아부었다.

    그런데 강화 성공 확률이 10%도 아니고 1%도 아니고 고작 0.001% 늘어났다.

    ‘그동안 퍼먹은 포인트가 얼만데?’

    고작 이 정도 성능 향상을 보인다면?

    차라리 그 포인트를 고유 권능인 가챠를 사용하는 데 쓰는 게 더 나아 보였다.

    동일한 포인트를 투자해 강화 성공 확률을 0.001% 늘리는 것보다 실패와 성공을 반복해서 하나의 1강 무 등급 스킬을 만들어 내는 게 더 이득이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을 잘못했어.’

    현성의 고유 권능 가챠는 성공했을 때의 성장 폭이 엄청나게 크다.

    당연히 그 반동으로 실패했을 때의 리스크 역시 상당히 컸다.

    이에 현성은 고유 권능 가챠의 리스크를 아예 없애 버리려고 했다.

    한데 그게 너무 무리한 바람이었던 모양이다.

    ‘강화를 성공했을 때의 이득을 지키려고 하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진 거야.’

    그렇지만 강화에서 성공했을 때의 성장 폭을 줄이자니 너무 아까웠다.

    ‘이렇게 한번 해 보자.’

    현성은 다른 성장 방향을 떠올렸다.

    바로 확률은 그대로 두고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다.

    ‘축복받은 강화 주문서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축복받은 강화 주문서는 실패 시 주문서는 사라지지만 기존의 강화 효과는 그대로 유지된다.

    대신 일반 강화 주문서보다 더 비싸다.

    ‘고유 권능 가챠를 사용할 때 더 많은 포인트가 투자되더라도 실패 시에 포인트만 날리는 방향으로 강화해 보자.’

    현성이 다시금 고유 권능 가챠에 포인트를 쏟아부었다.

    -고유 권능 가챠를 강화시킵니다.

    -고유 권능 가챠를 강화시킵니다.

    -고유 권능 가챠를 강화시킵니다.

    ……후략……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변화가 생겨났다.

    -고유 권능 가챠가 강화되었습니다.

    -강화 실패 시 스킬 등급의 하락이 10% 경감됩니다.

    -단 고유 권능 가챠에 10%의 포인트를 더 사용할 때만 적용됩니다.

    ‘좋아.’

    방금 전과 비슷한 포인트를 투자했는데 확률이 무려 10%나 올라갔다.

    0.001%와 비교하면 실로 엄청난 변화였다.

    물론 리스크는 있었다.

    ‘10%의 포인트를 더 쏟아부어야 한다는 말이지?’

    하지만 현성은 그 정도 리스크를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었다.

    실패 한 번에 그간의 공든 탑이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성의 입장에서는 더 많은 포인트를 투자하더라도 확실한 게 좋았다.

    ‘계속해 보자.’

    지금은 고작 10%에 불과했지만 포인트를 계속 투자하면 늘어날 게 확실했다.

    -고유 권능 가챠를 강화시킵니다.

    -고유 권능 가챠를 강화시킵니다.

    -고유 권능 가챠를 강화시킵니다.

    ……후략……

    시간이 끊임없이 흘렀고 고유 권능 가챠가 계속해서 강화되었다.

    현성은 포인트가 들어오는 족족 고유 권능 가챠를 강화하는 데 사용했다.

    그 결과.

    -고유 권능 가챠가 강화되었습니다.

    -강화 실패 시 스킬 등급이 하락하지 않습니다.

    -단 고유 권능 가챠에 3배의 포인트를 더 사용할 때만 적용됩니다.

    강화 실패 시 스킬 등급이 하락하는 문제를 100% 해결할 수 있었다.

    물론 실패할 시에는 무려 세 배의 포인트가 날아간다.

    ‘뭐, 이 정도는 괜찮아.’

    실패가 두려워 무 등급 1강 스킬을 단 하나도 강화하지 못한 현성의 입장에서 이 정도면 대만족이었다.

    ‘어서 포인트가 모여야 하는데.’

    고유 권능 가챠를 강화하는 데 모든 포인트를 사용했다.

    그렇기에 당분간은 강화된 고유 권능 가챠를 사용할 수가 없었다.

    실패할 것까지 생각해 넉넉하게 열 번 정도는 강화가 가능한 수준의 포인트를 모아 놓고 도전해 볼 생각이었다.

    * * *

    현성은 고유 권능 가챠의 강화에 성공하자 뒷정리를 시작했다.

    ‘일단 알려는 줘야지.’

    지구의 인류에게 전쟁이 끝났다는 사실을 알려야 했다.

    현성은 직접 카메라 앞에 섰다.

    그 후 지구에 더 이상 갑작스러운 몬스터의 침공이나 적군 차원의 침략이 없을 거라는 사실을 공표했다.

    그 파장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주가가 치솟았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다.

    전 세계인들이 현성을 칭송했다.

    뿌듯함이 밀려왔다.

    세계인들의 칭송을 받았기 때문이 아니다.

    드디어 오랜 목표를 이뤘다는 사실이 실감되었기 때문이다.

    파르티샤를 비롯해 현성의 휘하에 있는 차원들도 감사 인사를 전해 왔다.

    그들에게는 강해지는 것보다 안전이 더 중요했다.

    공표를 끝마친 이후 현성은 사냥에 매달렸다.

    장사는 지금도 잘되고 있으니 할 수 있는 건 사냥뿐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바로 더 이상 사냥터를 넓힐 수 없다는 점이었다.

    ‘사냥터를 넓혀야 해.’

    현성이 다스리는 차원은 현재 수백 개에 달할 정도로 늘어났다.

    그러나 무한한 것은 아니었다.

    ‘효율을 생각해야지.’

    지배 중인 차원의 몬스터만 사냥해도 포인트는 모을 수가 있다.

    그러나 같은 몬스터를 중복으로 잡으면 업적이 늘어나지 않는다.

    ‘굴레를 벗은 자가 되었다고 해서 강해지는 걸 포기할 수는 없어.’

    흑뢰신과 같은 신의 권속들이 개입할 수도 있고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휴전이 끝나고 전면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런 만큼 그에 대한 대비를 해야 했다.

    ‘업적을 더 늘릴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야.’

    바로 굴레를 벗은 자들이 지배하는 차원에서의 사냥이었다.

    굴레를 벗은 자들의 대부분이 수백 개에 달하는 차원을 지배하는 대군주였다.

    그런 만큼 그들과 사냥터를 공유하면 더 많은 업적을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아무리 아군에 속해 있다고 해도 굴레를 벗은 자들과 친분을 맺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한테는 쉽지.’

    회합에서 보았듯 현성에게 관심을 보이는 굴레를 벗은 자들이 사방에 널려 있었다.

    현성은 우선 게스피트에게 부탁을 했다.

    게스피트는 현성의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현성은 게스피트를 시작으로 백화를 비롯한 아군 굴레를 벗은 자들과의 교류를 늘려 갔다.

    그러면서 사냥에 열중하며 포인트와 업적을 쌓아 갔다.

    그 결과.

    ‘열 번이 아니라 1백 번은 할 수 있겠네.’

    엄청나게 대량의 포인트를 축적할 수 있었다.

    ‘이제 한번 해 보자.’

    현성이 고유 권능 가챠를 사용했다.

    일단 제물을 대상으로 일반적인 고유 권능 가챠를 사용했다.

    -고유 권능 가챠가 발동됩니다.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강화에 실패하였습니다.

    -보유 스킬의 등급이 하락합니다.

    -매직 미사일 – 일반 등급이 생성되었습니다.

    실패했다.

    현성은 계속해서 고유 권능 가챠를 사용했다.

    -고유 권능 가챠가 발동됩니다.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강화에 실패하였습니다.

    -보유 스킬의 등급이 하락합니다.

    -매직 미사일 – 일반 등급이 생성되었습니다.

    ……후략……

    3연속 실패를 했을 때 현성이 천뢰신의 갑옷을 대상으로 고유 권능 가챠를 사용했다.

    당연히 실패 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세 배에 달하는 포인트를 투입한 상태였다.

    -강화된 고유 권능 가챠가 발동됩니다.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강화에 성공하였습니다.

    -보유 스킬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천뢰신의 갑옷이 생성되었습니다.

    ‘성공이다.’

    무 등급 1강 스킬이었던 천뢰신의 갑옷이 무 등급 2강 스킬이 되었다.

    ‘그냥 했어도 성공했을 거 같은데.’

    한 번에 성공해 버리자 세 배나 되는 포인트를 투입한 게 살짝 아쉬워졌다.

    ‘아니야. 무조건 안전하게 가야 해.’

    현성이 마음을 다잡았다.

    성공했으니 망정이지 실패했다면 그간의 수고가 모두 날아간다.

    그런 만큼 세 배의 포인트를 투자하더라도 안전하게 갈 필요가 있었다.

    ‘한 번만 더 해 보자.’

    가끔가다 연달아 강화에 성공하는 경우가 있었기에 현성이 천뢰신의 갑옷에 다시금 고유 권능 가챠를 사용했다.

    -강화된 고유 권능 가챠가 발동됩니다.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강화에 실패하였습니다.

    안타깝게도 강화에 실패했다.

    그러나 등급이 하락하지는 않았으니 다행이었다.

    ‘역시 제물이 있어야 해.’

    현성은 제물이 될 일반 등급 스킬들을 습득한 뒤 열심히 고유 권능 가챠를 사용했다.

    성공과 실패가 반복되며 현성의 포인트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현성은 착실하게 강해졌다.

    고유 권능 가챠가 실패할 경우 포인트는 줄어들지만 스킬 등급이 하락하지는 않는다.

    그 말은 가뭄에 콩 나듯 강화가 성공할 때마다 현성이 강해진다는 뜻이었다.

    열심히 강화에 열중한 결과…….

    현성은 주력 스킬을 모두 무 등급 2강 스킬로 만들 수 있었다.

    특히 불사의 서의 경우는 무려 무 등급 3강 스킬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대로만 가자.’

    장사와 사냥 노가다를 통해 포인트를 모은다.

    그 후 그렇게 모은 포인트를 고유 권능 가챠에 사용해 무 등급 스킬들을 강화시킨다.

    이걸 무한히 반복하면 현성은 끊임없이 강해질 수 있었다.

    ‘다시 사냥이나 하자.’

    현성이 막 사냥을 가려 할 무렵.

    위이이이잉.

    전화가 걸려왔다.

    루시아의 전화였다.

    “루시아, 무슨 일이에요?”

    현성은 무슨 급한 일이 생겼나 하고 물었다.

    -어머님이 오늘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하시네요.

    “알았어요.”

    -그리고 이제는 좀 쉬엄쉬엄하세요. 어머님이 아들 얼굴 까먹겠다고 말씀하실 정도예요.

    루시아의 말에 현성이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렇게 할게요.”

    -늦지 말고 오세요. 어머님이 직접 등갈비찜 요리 중이세요.

    “6시 전에 들어갈게요. 있다가 봐요.”

    현성이 그 말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

    ‘너무 쉬지 않고 달려왔구나.’

    굴레를 벗은 자가 되면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굴레를 벗은 자가 되자 고유 권능 가챠를 돌릴 생각에 오히려 전보다 더 사냥에 열중했다.

    현성이 강해지기 위해 노력한 이유 중 하나는 가족의 안전이었다.

    굴레를 벗은 자가 되며 그 목적을 거의 완벽하게 이뤘다.

    전면전이 터지지 않는 한 현성의 가족이 위험할 일은 없었으니까 말이다.

    한데 현성은 여전히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사냥에 열중했다.

    ‘하루 한 번씩은 집에 꼭 들르자.’

    현성은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기로 결심했다.

    그간 현성이 열심히 노력한 이유는 가족들과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지금은 주객이 전도되어 명절이나 생일 같은 기념일이 아니면 가족의 얼굴을 보기가 힘들었다.

    ‘그 정도 여유는 부려도 괜찮겠지.’

    부모님 연세가 어느새 노인이라고 불릴 정도가 되셨다.

    물론 플레이어인 아버지는 물론이고 비약을 드신 어머니 역시 노인으로 보이지는 않으셨다.

    무려 일반인의 몇 배에 달하는 수명을 얻으셨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무한한 삶을 살아가는 현성과 비교하면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다.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자.’

    가족 여행을 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지구의 명소들을 가도 좋고 현성의 지배하에 있는 타 차원의 명소를 가도 좋을 것 같았다.

    전에는 가정 형편 때문에 가족 여행을 가지 못했다.

    지금은 현성이 바빠 가지 못했다.

    그러니 앞으로는 자주 다니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나중에 후회할 일은 만들지 말자.’

    현성은 부모님이 곁에 계실 때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로 결정했다.

    현성은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대폭 늘렸다.

    하나 그 말이 사냥에 열중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었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도 회사에 출근하듯 꾸준히 타 차원을 방문하며 사냥을 계속했다.

    장사와 사냥을 통해 모은 포인트를 스킬 강화에 사용했고 현성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강해졌다.

    ‘사고도 없고.’

    현성이 굴레를 벗은 자가 된 후.

    지구를 비롯한 휘하 차원에서는 단 한 건의 차원 전쟁도 발발하지 않았다.

    신의 권속들도 잠잠했다.

    현성은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점점 강해졌다.

    또한 강해진 것은 현성만이 아니었다.

    루시아를 비롯한 현성의 신하들 역시 꾸준히 강해졌다.

    현성이 타 차원에 방문해서 사냥할 기회를 루시아를 비롯한 휘하 1레벨 플레이어들에게도 제공해 주었기 때문이다.

    현성과 휘하 1레벨 플레이어들은 빠르게 업적을 쌓아 나가며 포인트를 모았다.

    ‘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어.’

    현재 현성의 목표는 업적의 끝을 보는 것이었다.

    현성은 현재 획득 가능한 대부분의 최초 업적을 습득한 상태였다.

    그러나 단일종의 몬스터를 1만 마리 이상 잡으면 주는 노가다 업적은 아직 클리어하지 못한 상태였다.

    차원은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았고 각 차원에는 수많은 종류의 몬스터들이 분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끝은 있었다.

    차원의 수가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기는 하지만 무한한 건 아니었다.

    몬스터의 종 역시 많기는 했지만 결국은 정해져 있었다.

    ‘게스피트 님이나 백화 님의 경우에는 업적을 모두 클리어했다고 하셨어.’

    업적으로 얻을 수 있는 스텟을 모두 확보하면?

    모든 업적 클리어 보상으로 마지막 업적이 나온다고 했다.

    그 업적을 획득하면?

    더 이상 업적을 획득해 스텟을 올릴 수가 없었다.

    사실상 무한하게 성장할 수 있는 1레벨 플레이어의 성장이 끝나는 것이다.

    ‘그래서 게스피트 님이 포인트를 원하신 거지.’

    업적을 통한 성장이 막힌 1레벨 플레이어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길은 단 하나.

    장사나 사냥을 통해 포인트를 모으고 그 포인트로 고유 권능을 강화해 강해지는 것뿐이었다.

    ‘최대한 빨리 끝낸다.’

    현성이 굳게 각오를 다졌다.

    ‘그런데 이것도 한번 써 봐야 할 텐데.’

    현성의 고유 권능 가챠.

    가챠는 단순히 포인트를 소모해 보유 스킬을 강화하는 것만 있는 게 아니었다.

    -포인트를 소모해 랜덤으로 새로운 스킬을 만들어 냅니다.

    이게 바로 가챠 스킬의 두 번째 옵션이었다.

    ‘한번 써 볼까?’

    현성은 지금까지 가챠의 두 번째 옵션을 발동시킨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당장 있는 스킬을 강화하기도 바쁜데 새로운 스킬을 만들겠답시고 포인트를 소모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기존 보유 스킬들을 원하는 만큼 강화시켰고 포인트에도 꽤 여유가 있었다.

    ‘테스트는 한번 해 보자.’

    애초에 고유 권능의 옵션 중 하나를 아예 사장시킬 생각은 없었다.

    그저 여유가 없어서 그동안 사용하지 못했을 뿐이다.

    -고유 권능 가챠가 발동됩니다.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은밀한 발걸음 – 일반 등급이 생성되었습니다.

    순간 현성의 표정이 멍하게 변했다.

    ‘이게 뭐야?’

    고유 권능 가챠의 두 번째 옵션을 발동시키는 데 소모되는 포인트는 결코 적은 양이 아니었다.

    무려 첫 번째 옵션인 스킬 강화를 사용하는 것의 두 배가 더 들었다.

    그런 막대한 포인트를 소모해서 나온 스킬이…….

    ‘일반 등급?’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옵션도 확인해 봤다.

    [은밀한 발걸음 – 일반 등급]

    -패시브 스킬

    -이동 시 발생하는 소음과 기척을 줄여 줍니다.

    옵션은 고작 한 줄.

    그 한 줄을 아무리 읽어 봐도 변하는 건 없었다.

    ‘그냥 흔하디흔한 일반 등급 스킬 중에 하나잖아.’

    막대한 포인트를 투자한 것치고는 너무 보잘것없는 성과였다.

    ‘그래, 이것도 가챠라 이거지.’

    현성의 얼굴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랜덤으로 새로운 스킬을 만들어 낸다.

    그 말은 높은 등급이 생성될 수도 있고 낮은 등급 스킬이 생성될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아마 낮은 등급의 스킬이 나올 확률이 엄청나게 높겠지.’

    높은 등급 스킬은 가뭄에 콩 나듯이 모습을 드러낼 확률이 높았다.

    가챠의 첫 번째 옵션 역시 성공보다 실패 확률이 훨씬 더 높았으니까 말이다.

    ‘기왕 해 본 거 한번 성공할 때까지 해 보자.’

    혹시 모르는 일이다.

    성공하기만 하면 2강이나 3강에 버금가는 옵션을 가진 무 등급 스킬이 나올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현성이 연속해서 가챠를 돌렸다.

    -고유 권능 가챠가 발동됩니다.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은신 – 일반 등급이 생성되었습니다.

    -고유 권능 가챠가 발동됩니다.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신성한 빛 – 일반 등급이 생성되었습니다.

    ……후략……

    현성의 얼굴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무려 열 번이나 가챠를 돌렸다.

    그러나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무려 여덟 개의 일반 등급 스킬이 나왔다.

    남은 두 개 중 한 개는 초월 등급이었고 다른 한 개는 창조 등급이었다.

    ‘이거 진짜 너무하네.’

    효율이 너무 안 좋았다.

    두 번째 가챠 옵션을 돌릴 포인트로 첫 번째 가챠 옵션을 돌렸다면?

    ‘잘하면 무급 스킬을 1강 더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런 엄청난 포인트를 고작 일반 등급 스킬 여덟 개와 초월 등급 스킬 한 개 그리고 창조 등급 스킬 한 개를 얻는 데 써 버렸다.

    ‘어떻게 해야 하지?’

    현성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성공할 때까지 계속 돌려야 하나? 아니면 그냥 이대로 봉인해야 하나?’

    쉽게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

    ‘혹시 몰라. 한번 해 보자.’

    현성은 봉인 대신 성공할 때까지 계속 돌리기를 선택했다.

    포인트의 여유가 있을 때 고유 권능 가챠의 두 번째 옵션을 제대로 확인해 보자는 생각에서였다.

    현성이 계속해서 고유 권능 가챠의 두 번째 옵션을 돌렸다.

    -고유 권능 가챠가 발동됩니다.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민첩한 몸 – 일반 등급이 생성되었습니다.

    -고유 권능 가챠가 발동됩니다.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힐 – 일반 등급이 생성되었습니다.

    ……후략……

    계속되는 실패.

    그때였다.

    -고유 권능 가챠가 발동됩니다.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인장 – 유일 일반 등급이 생성되었습니다.

    ‘뭐야?’

    현성이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유일 등급?’

    가챠 스킬로 인해 유일 등급 스킬을 얻었기 때문이다.

    ‘일반 등급이지만 키우면 그만이야.’

    일반적인 플레이어였다면?

    성장 조건이 까다로우면 유일 등급 스킬을 업그레이드시키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현성은 아니었다.

    ‘확인해 보자.’

    현성이 인장 스킬의 정보를 확인했다.

    [인장 – 유일 일반 등급]

    -액티브 스킬

    -포인트를 소모해 플레이어에게 인장을 찍습니다.

    -인장이 찍힌 플레이어의 스텟이 랜덤으로 상승합니다.

    “헉!”

    인장 스킬의 정보를 확인한 현성의 입이 쩍 하고 벌어졌다.

    ‘완전 사기 스킬이잖아.’

    포인트를 소모해 스텟을 상승시킬 수 있다니?

    플레이어가 스텟을 영구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는 방법은 레벨업과 업적 그리고 아이템뿐이다.

    1레벨 플레이어의 경우는 레벨업이 불가능하니 업적과 비약 같은 아이템을 통해 스텟을 올려야 했다.

    그런데 모든 업적을 클리어하면?

    비약을 모두 섭취하면?

    1레벨 플레이어도 스텟을 상승시킬 방법이 사라진다.

    ‘인장 스킬만 있으면 모든 업적을 클리어해도 스텟을 늘릴 수가 있어.’

    그렇지 않아도 서서히 탐식의 서가 가진 한계를 느끼고 있던 현성이었다.

    탐식의 서는 입맛이 까다롭다.

    그렇기에 모든 종의 몬스터를 포식하면 스텟 상승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스킬을 얻다니?

    실로 엄청난 행운이었다.

    ‘제약이 없어.’

    포인트와 랜덤.

    이 두 개가 문제일 뿐 단일 스텟 1백을 넘으면 오르지 않는다든가 하는 제약 따위는 없었다.

    ‘한번 써 보자.’

    현성은 새롭게 얻은 유일 등급 스킬을 사용해 보기로 했다.

    -인장 - 일반 등급이 발동됩니다.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힘 스텟이 1 상승했습니다.

    ‘1이 올랐네.’

    현성의 표정은 그리 좋지 못했다.

    ‘랜덤이라고 했으니까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겠지.’

    현성이 인장 스킬을 연속으로 사용해 봤다.

    -인장 - 일반 등급이 발동됩니다.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힘 스텟이 1 상승했습니다.

    -인장 - 일반 등급이 발동됩니다.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힘 스텟이 3 상승했습니다.

    ……후략……

    ‘좋기는 하네.’

    포인트 소모량이 꽤 많기도 하고 랜덤이라는 단점이 있기는 했지만 나쁠 건 없었다.

    어쨌든 스텟을 영구적으로 올릴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포인트는 현재 현성이 유일하게 무한대로 얻을 수 있는 자원이었다.

    그런 포인트를 소모해 성장 한계치에 다다른 스텟을 올릴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었다.

    ‘그런데 효율이 너무 안 좋아.’

    포인트를 소모해 스텟을 올린다는 장점은 엄청나지만 효율이 너무 안 좋았다.

    ‘효율이 바닥이라도 무조건 사용해야 하는 스킬이기는 하지만…….’

    현성은 굳이 인장 스킬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바로 고유 권능인 가챠가 있었으니까 말이다.

    ‘일단 무 등급 스킬로 만들어 보자.’

    등급이 올라가면?

    스킬의 효율도 올라갈 게 확실했다.

    현성이 고유 권능 가챠의 첫 번째 옵션을 발동시켰다.

    -고유 권능 가챠가 발동됩니다.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강화에 성공하였습니다.

    -보유 스킬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인장이 생성되었습니다.

    단번에 성공해서 인장이 무 등급 스킬로 거듭났다.

    현성이 무 등급 스킬로 거듭난 인장 스킬을 사용했다.

    -인장이 발동됩니다.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체력 스텟이 1 상승했습니다.

    “어?”

    현성의 표정이 기이하게 일그러졌다.

    ‘이게 뭐야?’

    소모되는 포인트는 더 올라갔다.

    그런데 왜 똑같이 1이 올라간다는 말인가?

    ‘혹시?’

    현성이 연속으로 인장 스킬을 사용했다.

    -인장이 발동됩니다.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마력 스텟이 1 상승했습니다.

    -인장이 발동됩니다.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민첩 스텟이 1 상승했습니다.

    -인장이 발동됩니다.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힘 스텟이 10 상승했습니다.

    ……후략……

    “하아…….”

    절로 한숨이 나왔다.

    ‘랜덤이 이런 의미였나.’

    무 등급 스킬이 되면서 최대 성장 폭이 3에서 10으로 상승했다.

    그게 끝이었다.

    ‘결국 운이 좋아야 한다는 건데.’

    그래도 성공했을 때 최대 성장 폭을 늘릴 수 있으니 인장 스킬은 무조건 강화를 해야 했다.

    ‘일반 무 등급 스킬에 만족할 수는 없지.’

    인장 스킬의 등급이 높으면 높을수록 성공했을 때의 스텟 증가 폭이 늘어난다.

    현성이 제물을 바치고 강화한 가챠 옵션을 돌렸다.

    그 결과 인장 스킬은 순식간에 3강이 되었다.

    현성이 다시금 인장 스킬을 사용했다.

    -인장이 발동됩니다.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마력 스텟이 30 상승했습니다.

    ……후략……

    ‘좋아.’

    현성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최대 증가 폭이 무려 30으로 늘어났다.

    물론 투자해야 하는 포인트의 양은 늘어났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었다.

    ‘포인트만 있으면 난 무한히 강해질 수 있어.’

    다른 1레벨 플레이어들은 포인트로 고유 권능만 강화할 수 있다.

    그에 반해 현성은 플레이어의 강함의 베이스가 되는 스텟과 스킬을 모두 강화시킬 수 있었다.

    ‘계속해 보기를 잘했어.’

    현성이 중간에 포기했다면?

    유일 등급 스킬인 인장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고유 권능 가챠의 두 번째 옵션은 성공 확률이 어마어마하게 낮았다.

    하지만 성공하기만 하면?

    인장 스킬 같은 대박 스킬을 생성해 낼 수도 있었다.

    ‘포인트를 최대한 긁어모아야겠어.’

    고유 권능 가챠를 강화하기 위해서…….

    고유 권능 가챠를 돌리기 위해서…….

    새롭게 손에 넣은 인장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서…….

    현성에게는 포인트가 필요했다.

    그것도 엄청나게 많은 양의 포인트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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