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권. 교류의 보석 2.5 (167/225)
  • ┃교류의 보석 2.5

    ‘어인화라.’

    익숙한 스킬이었다.

    현성은 용인화 스킬을 가지고 있다.

    어인화 스킬 역시 용인화 스킬과 같은 변신 스킬이었다.

    물론 어인화 스킬은 모든 면에서 용인화보다 떨어지는 다운그레이드 스킬이었다.

    스텟 증가 폭도 터무니없이 낮았다.

    거기다 물속이라는 제한도 있었다.

    하지만 어인화 스킬에는 그 모든 단점을 덮을 수 있는 장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유일 희귀 등급의 성장형 스킬이라는 점이었다.

    ‘아마 비슷할 거야.’

    현성은 이미 여러 개의 성장형 스킬을 가지고 있었다.

    공격 계열인 흑뢰신마공과 화염의 서는 뇌전 계열 스킬과 화염 계열 스킬을 흡수해 성장했다.

    회복 계열과 방어 계열인 불사의 서와 천뢰신의 갑옷은 회복 계열 스킬과 방어 계열 스킬을 흡수해 성장했다.

    당연히 어인화는 변신 계열 스킬들을 흡수해 성장할 것이다.

    ‘잘만 맞아떨어지면?’

    용인화 스킬을 성장형 스킬로 만들 수 있었다.

    ‘살짝 불안하기는 한데.’

    운이 지지리도 없을 경우 용인화 스킬과 어인화 스킬이 융합되어 엉뚱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설마 물속에서만 스텟이 증가한다거나 하는 약점이 생기지는 않겠지?’

    살짝 마음이 불안했다.

    하지만 용인화는 신화 등급 스킬이다.

    그에 반해 어인화는 아무리 유일 성장형이라고 해도 고작 희귀 등급 스킬이었다.

    어인화 스킬이 용인화 스킬에게 흡수당할 확률보다는 당연히 용인화 스킬이 어인화 스킬을 흡수할 확률이 월등히 높았다.

    ‘한번 해 보자.’

    현성이 예를 선택했다.

    -액티브 스킬북 어인화 - 유일 희귀 등급을 습득하셨습니다.

    -액티브 스킬 어인화 - 유일 희귀 등급이 액티브 스킬 용인화 - 신화 등급 스킬에 흡수되었습니다.

    -액티브 스킬 용인화 - 유일 신화 등급이 생성되었습니다.

    현성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았다.

    예상대로 용인화 스킬이 어인화 스킬을 흡수하는 데 성공했다.

    ‘일단 확인부터 해 보자.’

    현성이 신화 등급 스킬에서 유일 신화 등급 스킬로 거듭난 용인화 스킬의 정보를 확인했다.

    [용인화 - 유일 신화 등급]

    -액티브 스킬북

    -용인으로 변신합니다.

    -용인이 되면 모든 스텟이 30% 증가합니다.

    -물속에서 모든 스텟이 추가로 10% 증가합니다.

    -용인이 되는 순간부터 생명력이 급격히 감소합니다.

    -성장형 스킬입니다.

    ‘성공했어.’

    현성의 두 눈이 환희로 물들었다.

    용인화 스킬은 어인화 스킬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장점인 성장형 스킬 옵션과 물속에서의 추가 버프 효과만 가지고 왔다.

    ‘그래, 이게 당연한 거지.’

    사실 희귀 등급 스킬이 신화 등급 스킬을 흡수할지도 모른다는 걱정 자체가 쓸데없는 것이었다.

    희귀 등급 스킬과 신화 등급 스킬의 격은 무려 4단계나 차이가 났으니까 말이다.

    ‘일단 쇼핑부터 하자.’

    변신 스킬은 상당히 희귀하다.

    엄청난 숫자의 몬스터를 사냥했지만, 변신 스킬은 열 개 남짓밖에 나오지 않았다.

    등급 자체도 대부분이 희귀, 영웅처럼 낮았다.

    ‘하지만 시스템 상점에서는 예외겠지.’

    지구에서 희귀한 스킬도 시스템 상점에서는 흔한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초월 등급 변신 스킬 하나만 흡수하면, 용인화를 신화 등급에서 초월 등급으로 올릴 수 있어.’

    현성이 눈에 불을 켜고 초월 등급 변신 스킬을 찾았다.

    그런데…….

    ‘없네?’

    초월 등급 변신 스킬이 없었다.

    초월 등급은 다른 등급에 비해 판매되고 있는 매물 자체가 턱없이 적었다.

    그래도 하나쯤은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없었다.

    공격 스킬이나 방어 스킬같이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스킬들은 꽤 많았지만, 변신 스킬은 단 한 개도 없었다.

    ‘그럼 어쩔 수 없네.’

    현성이 신화 등급으로 눈을 돌렸다.

    다행히 신화 등급 변신 스킬북은 꽤 넉넉하게 존재했다.

    물론 용인화보다는 성능이 떨어졌다.

    ‘어차피 업그레이드용으로 쓸 거니까.’

    현성이 신화 등급 변신 스킬북들을 잔뜩 사들였다.

    얼마 전에 초월 등급 스킬북 아홉 개를 구입하느라 포인트가 거의 바닥을 드러냈었다.

    하지만 그동안 열심히 사냥을 하고 장사를 한 덕분에 초월 등급 아이템 하나를 구매할 정도의 포인트는 있었다.

    현성은 그 포인트를 신화 등급 변신 스킬북들을 사는 데 투자했다.

    ‘이 정도면 되려나?’

    구매를 끝마친 현성이 스킬 습득을 시작했다.

    -액티브 스킬 조인화 - 신화 등급 습득에 실패하셨습니다.

    -액티브 스킬 조인화 - 신화 등급과 액티브 스킬 용인화 - 유일 신화 등급이 융합됩니다.

    -액티브 스킬 용인화 - 유일 신화 등급이 성장했습니다.

    ……후략……

    연속적으로 용인화 스킬이 성장했다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아!”

    구매한 변신 스킬북을 모두 다 소모했다.

    하지만 용인화 스킬을 초월 등급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실패했다.

    ‘남은 포인트가?’

    진짜 얼마 없었다.

    더 쓰다가는 용인화 스킬을 발동할 시 포인트가 바닥나 죽을 판이었다.

    ‘조금만 더 해 보자.’

    현성이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 후 루시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어디예요?”

    -집에서 어머님과 같이 있습니다.

    “알았어요.”

    현성이 번개 같은 속도로 집에 도착했다.

    “주군, 도대체 무슨 일이십니까?”

    루시아가 의아한 얼굴로 현성을 바라보며 물었다.

    4차 대격변으로 인한 혼란이 완전히 정리된 상황이었기 이렇게 급하게 움직일 일이 없었다.

    “포, 포인트가 좀 필요해서요. 중간 정산 좀 하죠.”

    현성은 루시아가 판매한 지구 물품으로 벌어들인 포인트의 일부를 가지고 간다.

    원래 정산 날짜가 정해져 있지만, 지금은 중간 정산을 해야 할 정도로 포인트가 급했다.

    “제가 가진 포인트를 모두 드리겠습니다.”

    “그럴 필요는 없어요.”

    루시아의 말에 현성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자신의 몫을 가지고 가는 것도 아니고 루시아의 몫까지 가져갈 생각은 없었다.

    “괜찮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남은 포인트가 그리 많지도 않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그냥 드리고 싶지만…… 주군께서 받지 않으시겠죠. 이번에 드린 포인트는 다음 정산에서 제외하겠습니다.”

    루시아는 현성에 의해 구원받았다.

    그 후에도 현성은 루시아에게 많은 하사품을 내렸다.

    그에 비해 소량의 포인트를 빌려주는 일은 결코 큰일이 아니었다.

    루시아는 현성이 허락하기만 한다면 자신의 모든 포인트를 넘길 각오가 되어 있었다.

    “알았어요.”

    결국 현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현성이 포인트를 소비해 강해지듯 루시아 역시 마찬가지다.

    루시아는 지속적으로 포인트를 소모해 왔다.

    그 결과 현재 루시아가 가지고 있는 포인트도 그리 많지 않았다.

    정산 한 번이면 해결할 수준인 것이다.

    ‘꼭 성공한다.’

    루시아의 도움까지 받아 가며 포인트를 박박 긁어모은 현성이 추가로 변신 스킬북을 구입했다.

    그리고 하나하나 익혔다.

    ‘이제 정말 이게 끝인데.’

    앞으로 두 개 정도는 더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 포인트가 너무 많이 줄어든다.

    현성이 떨리는 심정으로 스킬북을 익혔다.

    -액티브 스킬 웅인화 - 신화 등급 습득에 실패하셨습니다.

    -액티브 스킬 웅인화 - 신화 등급과 액티브 스킬 용인화 - 유일 신화 등급이 융합됩니다.

    -액티브 스킬 용인화 - 유일 초월 등급이 생성되었습니다.

    ‘성공했어.’

    현성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리고 재빨리 초월 등급으로 거듭난 용인화 스킬의 정보를 확인했다.

    [용인화 - 유일 초월 등급]

    -액티브 스킬북

    -용인으로 변신합니다.

    -용인이 되면 모든 스텟이 40% 증가합니다.

    -물속에서 모든 스텟이 추가로 10% 증가합니다.

    -숲속에서 모든 스텟이 추가로 10% 증가합니다.

    -사막에서 모든 스텟이 추가로 10% 증가합니다.

    ……중략……

    -용인이 되는 순간부터 생명력이 급격히 감소합니다.

    -성장형 스킬입니다.

    “하하하하!”

    현성의 입에서 커다란 웃음이 터져 나왔다.

    겉으로 보이는 큰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내실이 아주 단단하게 변했다.

    30%였던 스텟 증가율이 무려 40%로 올라간 것이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주변 환경에 따라 모든 스텟이 추가로 10% 증가했는데, 사실상 어떤 환경에서든지 이 버프 효과를 받을 수 있었다.

    사실상 모든 스텟이 추가로 50% 증가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효과를 얻었다.

    과연 초월 등급 스킬이었다.

    신화 등급과는 그 격이 달랐다.

    ‘테스트를 해 봐야지.’

    현성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다 다시금 자리에 주저앉았다.

    ‘포인트가 없잖아.’

    물론 용인화 스킬을 사용하고 어느 정도 유지할 정도의 포인트는 남겨 놓았다.

    문제는 테스트를 한답시고 용인화 스킬을 사용했다가는 정작 실전이 벌어졌을 때 용인화 스킬을 사용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포인트가 필요해.’

    현성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당장 필요한 포인트를 구할 방법은 사냥밖에 없었다.

    현성이 사냥터로 달려갔다.

    * * *

    4차 대격변 이후 큰 사건은 터지지 않았다.

    현성은 전과 다름없이 지구와 파르티샤의 차원 그리고 침략자 차원을 넘나들며 사냥을 했다.

    시간이 유수처럼 흘렀다.

    현성은 소모한 포인트를 어느 정도 복구했다.

    하지만 다른 초월 등급 스킬을 창조 등급으로 업그레이드하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큰일이네.’

    현성은 점점 초조함을 느꼈다.

    아크사 대영주와 코디기 대영주의 영지전이 서서히 그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크사 대영주와 코디기 대영주의 영지전이 끝나기 전까지 대영주들에게 대항할 힘을 키워야 했다.

    그동안 계속해서 업적을 늘려 왔다.

    탐식의 서로 수많은 몬스터의 사체를 먹어 치웠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영주를 상대로 싸워 승리할 자신이 없었다.

    ‘영지전이 끝나면 분명히 알아차릴 거야.’

    자신의 영토를 점령한 게 일개 부랑자 영주라는 사실을 알아차린다면?

    전쟁에서 승리한 아크사 영주는 절대 현성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최대한 대비하자.’

    현성이 할 수 있는 일은 지금까지처럼 사냥에 열중해 업적과 탐식의 서로 스텟을 늘리고 포인트를 쌓는 것밖에 없었다.

    그때 게스피트에게서 연락이 왔다.

    내용은 짧았다.

    [교류의 보석 2.5를 완성했다.]

    현성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교류의 보석 2.5가 완성되었다면?

    다시금 폭발적인 포인트 수급이 가능했다.

    -고용주 게스피트 님이 용병 최현성 님의 고용을 신청하셨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게스피트가 현성에게 용병 고용 메시지를 보냈다.

    현성이 곧바로 예를 눌렀다.

    화악!

    밝은 빛무리와 함께 현성이 게스피트의 차원에 도착했다.

    “게스피트 님, 정말 완성하신 겁니까?”

    현성이 도착과 동시에 게스피트에게 물었다.

    사실 교류의 보석 2.5를 개발했다는 문자를 받기는 했지만 쉽게 믿기지가 않았다.

    신상품인 교류의 보석 2.5의 개발 기간이 너무 짧았기 때문이다.

    교류의 보석 2를 생산하고 그 후 교류의 보석 3가 나오기까지의 시간과 비교하면 찰나나 마찬가지였다.

    “내가 거짓말을 할 이유가 있겠느냐? 받거라.”

    게스피트가 현성에게 교류의 보석 2.5 시제품을 던졌다.

    현성이 게스피트가 던져 준 교류의 보석 2.5 시제품을 스마트폰에 발랐다.

    그 후 속도를 테스트해 봤다.

    교류의 보석 3와 비교하면 굼벵이처럼 느린 속도였다.

    하지만 게임을 즐기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는 속도이기도 했다.

    “사용료는 어떻습니까?”

    “교류의 보석 3의 1/10이다.”

    게스피트의 말에 현성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이건 충분히 경제성이 있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게스피트 님. 전 솔직히 이렇게 빨리 교류의 보석 2.5를 만들어 내실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현성은 최소한 1~2년 정도는 더 기다려야 할 거라고 생각했다.

    “속도를 높이는 게 어렵지 늦추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경제성을 생각해 적절한 균형을 잡는 거였지. 수없이 많이 시제품을 만들었고, 그러던 와중에 겨우 성공한다.”

    게스피트가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지긋지긋하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양산은 가능하겠죠?”

    현성이 물었다.

    “당연하지. 이미 양산 작업을 시작한 상태다.”

    게스피트가 자신감이 철철 넘치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 * *

    교류의 보석 2.5의 양산이 시작되고 물량이 쌓여 갔다.

    이제는 판매를 해야 할 때였다.

    ‘대대적으로 광고를 해야지.’

    신상품을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광고였다.

    ‘물량 폭격을 보여 주마.’

    현성은 최대한 많은 광고를 때렸다.

    반응이 좋은 게임들, 특히 교류의 보석 2를 사용하는 이들이 볼 수 있는 장소에는 단 하나도 빠짐없이 광고를 넣었다.

    그로 인해 주기적으로 들어오던 광고 수익이 줄어드는 것까지 감수했다.

    교류의 보석 2.5가 폭발적으로 팔려 나가기 시작했다.

    ‘대박이다.’

    현성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지어졌다.

    교류의 보석 2.5 판매로 큰 이득을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교류의 보석 2.5로만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 흥하면, 포인트는 갈퀴로 쓸어 담을 수 있었다.

    그런데…….

    ‘왜 벌써…….’

    대박 행진이 고작 이틀 만에 끝났다.

    생산된 교류의 보석 2.5 재고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한데 판매량은 주춤하는 것을 넘어서 실시간으로 하락하고 있었다.

    ‘이런 망할.’

    이건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교류의 보석 2.5는 교류의 보석 2를 대체하는 대체품이 되어야 했다.

    현성이 교류의 보석 2.5 베스트 구매평을 확인했다.

    [교류의 보석 2.5]

    베스트 구매평

    구일권 - 빠르기는 확실히 빠릅니다. 가끔 있던 렉도 없습니다. 하지만 굳이 교류의 보석 2보다 몇 배나 비싼 가격과 사용료를 지불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백번 양보해서 교류의 보석 2.5 자체가 비싼 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일회성 지출이니까요. 하지만 사용료가 몇 배나 비싼 건 웬만한 각오 없이는 감당하기 힘들 겁니다.

    ↳ 헤츠크 - 맞는 말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새롭게 출시된 게임을 즐길 게 아니라면, 굳이 교류의 보석 2.5를 구입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교류의 보석 2로도 기존의 게임은 충분히 즐길 수 있으니까요.

    ↳ 테루 - 동의합니다. 교류의 보석 2의 성능에 충분히 만족하는데 굳이 더 많은 포인트를 소모하는 교류의 보석 2.5를 구입할 이유는 없습니다.

    ↳ 사드비이 - 그냥 포인트 없다고 해라, 이 거지들아. 솔직히 말해서 교류의 보석 2.5에 비하면 교류의 보석 2는 쓰레기다. 너희들이 경험을 안 해 봐서 그렇지, 한 번이라도 교류의 보석 2.5를 써 보면 생각이 달라질걸.

    ↳ 장무국 - 맞아요. 한번 교류의 보석 2.5 써 본 사람은 답답해서 다시 교류의 보석 2 못 쓰죠. 베스트 구매평 단 놈은 아마 교류의 보석 2.5 안 써 본 듯.

    ↳ 구일권 - 안 써 보기는 무슨? 다 써 보고 하는 말이거든. 난 게임 안 하고 복권 구매랑 SNS만 해서 굳이 교류의 보석 2.5를 더 안 살 뿐이야. 내 SNS로 와라. 교류의 보석 2.5 구매한 거 인증한다.

    ↳ 장무국 - 구매는 누구나 다 할 수 있지. 사용료 아까워서 못 쓰는 놈이 허세는…….

    ↳ 구일권 - 뭐? 허세? 이게 진짜. 나 교류의 보석 2.5 잘 쓰고 있거든. 베스트 구매평은 너같이 구매 등급 낮은 애들이 참고하라고 써 놓은 거야.

    ↳ 장무국 - 입만 살아서는. 구매 등급이 낮은 건 너겠지.

    ↳ 구일권 - 뭐? 입만 살아? 너 말 다 했어? 너 구매 등급이 뭐야?

    ↳ 장무국 - 초월 등급이다. 어쩔래?

    ↳ 구일권 - 기껏해야 전설 등급밖에 안 되는 놈이 거짓말은. 네가 초월 등급이면 난 창조 등급이다.

    ↳ 장무국 - 창조 등급이 무슨 애들 장난이냐? 너같이 포인트도 없는 놈한테 주게? 진짜 창초 등급이면 교류의 보석 2.5가 아니라 교류의 보석 3를 쓰겠지.

    ……후략……

    구매자 둘이 댓글로 유치하게 싸움을 이어 나가는 것까지 확인하고 베스트 구매평을 닫았다.

    ‘완전히 개판이네.’

    현성의 얼굴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가장 중요한 베스트 구매평의 내용이 상당히 좋지 않았다.

    베스트 구매평은 상당히 중요했다.

    아직 교류의 보석 2.5를 구입하지 않은 예비 구매자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게 바로 베스트 구매평이기 때문이다.

    어떤 내용의 베스트 구매평이 있느냐에 따라 그 상품의 판매량이 달라진다.

    ‘그나마 다행인 건 반박하는 사람들도 많기는 하다는 건데.’

    일단 베스트 구매평부터 바꿔야 했다.

    또 많은 이들이 교류의 보석 2.5를 경험해 보게 해야 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한번 편리함에 맛을 들리면 과거 당연히 해 왔던 일을 불편하게 느낀다.

    피쳐폰이 나오기 전에는 다들 주변 지인들 전화번호 정도는 당연히 외우고 있었다.

    또 친구나 지인이 집에 없으면 연락할 방법이 없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피쳐폰이 대중화된 후에는 그 모든 게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스마트폰도 마찬가지였다.

    과거에 피쳐폰만 쓰던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쓰지 않아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쓰던 사람에게 피쳐폰을 주면 엄청나게 불편해한다.

    ‘인간만큼 간사한 존재가 없지.’

    교류의 보석 2.5를 맛보게 해야 했다.

    그래야만 교류의 보석 2.5를 대량으로 판매할 수 있었다.

    장무국이라는 구매자의 말처럼 교류의 보석 2.5의 속도를 경험해 보면, 답답해서라도 교류의 보석 2를 쓸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

    안 써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써 본 사람은 없는 물건이 바로 교류의 보석 2.5였다.

    ‘문제는 어떻게 교류의 보석 2.5를 단 한 번이라도 사용하게 만드느냐 하는 건데.’

    교류의 보석 2.5의 가격은 교류의 보석 3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이용료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 교류의 보석 3와 비교했을 경우다.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교류의 보석 2와 비교하면 말도 안 되게 비싼 가격과 요금을 자랑했다.

    ‘아직까지 교류의 보석 1을 쓰는 사람도 있는 편이니까.’

    교류의 보석 2를 사용하는 고객들을 모조리 교류의 보석 2.5로 끌어와야 했다.

    사실 교류의 보석 2.5의 가격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교류의 보석 2에 비해 비싸기는 해도 웬만한 1레벨 플레이어라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이었으니까 말이다.

    가장 큰 문제는 사용료였다.

    ‘문제는 사용료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건데.’

    현성이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건 교류의 보석 2.5의 판매가뿐이었다.

    ‘어쩔 수 없지.’

    이럴 때는 대규모 할인 행사밖에 답이 없었다.

    문제가 있다면 안 그래도 포인트가 부족한 와중에 전처럼 손해를 보면서까지 대대적인 할인 이벤트를 할 수는 없다는 점이었다.

    손해를 보며 대거 판매했던 교류의 보석 1과 교류의 보석 2.5는 생산 단가 자체가 다르다.

    최소한 본전치기 정도는 해야 했다.

    그럼 남은 방법은 단 하나.

    ‘할부밖에 없어.’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그것밖에 없었다.

    현성이 바로 게스피트를 찾아갔다.

    “교류의 보석 2.5의 가격을 사용료와 합쳐서 받겠다고?”

    게스피트가 의아한 얼굴로 현성에게 물었다.

    “예, 기술적으로 가능할까요?”

    현성이 긴장된 표정으로 게스피트의 답을 기다렸다.

    “뭐, 충분히 가능하기는 하지.”

    어차피 게임상에서 아이템을 팔고 포인트를 받는 시스템은 완성되어 있다.

    이를 이용해 교류의 보석 2.5의 구입 비용을 나눠서 지불하는 것 역시 문제 될 건 없었다.

    “그런데 이런다고 교류의 보석 2.5를 살까? 어차피 자기가 지불해야 하는 포인트잖아.”

    게스피트가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현성에게 물었다.

    차라리 현성이 전처럼 적자를 보고 팔자고 했으면 전례가 있으니 이해를 했을 것이다.

    한데 교류의 보석 2.5의 가격을 나눠서 받자니?

    그런 미끼를 건다고 해도 교류의 보석 2.5의 판매량이 늘어날 것 같지는 않았다.

    “교류의 보석 2.5를 사용한 전자 기기에 사용료를 지불할 때만 할부 요금을 받겠다고 하면 됩니다.”

    “뭐? 그럼 교류의 보석 2.5를 공짜로 받고 한두 번 써 본 후에 아예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나올 수도 있잖아?”

    그럼 게스피트와 현성만 손해였다.

    교류의 보석 2.5의 단가는 꽤 높다.

    몇백, 몇천 개 정도야 손해를 보고 뿌릴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수만 개를 넘어선다면?

    그건 게스피트와 현성 같은 거부들도 쉽게 감당하기 힘든 엄청나게 큰 손실이었다.

    “그런 사람이 나올 수는 있겠죠. 하지만 전 그 비율이 전체 구매자의 0.1%도 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확신한다고? 차라리 그냥 원가에 팔 거나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하고 파는 게 낫지 않나?”

    게스피트가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며 말했다.

    하지만 현성의 태도는 단호했다.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고객들이 공짜라는 생각에 마구잡이로 구입하고 사용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현성의 주장에 게스피트가 고심에 들어갔다.

    자칫 잘못하면 어마어마한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일이었기에 신중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자신 있어?”

    장고를 끝낸 게스피트가 굳은 표정으로 현성에 물었다.

    “자신 있습니다.”

    현성의 말에 게스피트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발생할 손해를 네가 다 떠안을 수도 있겠네?”

    게스피트의 말에 현성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물론입니다.”

    “그래? 그럼 처음부터 그렇게 말을 하지 그랬어? 그럼 내가 고민할 필요도 없이…….”

    “대신 수익 정산 비율을 조금 수정해야겠죠. 7 대 3에서 8 대 2 정도로요. 제가 더 많은 리스크를 지는 만큼 더 많은 이익을 얻는 게 당연한 거 아닐까요?”

    이어지는 현성의 말에 게스피트의 얼굴이 엉망진창으로 일그러졌다.

    “선택은 게스피트 님이 하시면 됩니다.”

    현성의 말에 게스피트가 다시금 고심을 이어 갔다.

    하지만 결국 게스피트의 결론은 과거 교류의 보석 1을 만들어서 배포했을 때와 같았다.

    “함께 리스크를 지도록 하겠다.”

    게스피트의 말에 현성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피어올랐다.

    사실 현성도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정말 혼자서 리스크를 다 짊어질 생각은 없었다.

    투자를 할 때 올인은 좋지 않다.

    수익을 낮추는 한이 있더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게 안정적인 투자였다.

    * * *

    ‘좋아.’

    현성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피어올랐다.

    할부 시스템을 적용하자마자 교류의 보석 2.5의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공짜로 퍼 주는 거나 마찬가지였기에 대부분의 1레벨 플레이어들이 호기심으로라도 교류의 보석 2.5를 구입했다.

    교류의 보석 2를 구입했던 고객들은 물론 교류의 보석 1을 구입했던 고객들까지 교류의 보석 2를 건너뛰고 교류의 보석 2.5를 구입했다.

    ‘사용량이 관건인데.’

    만약 현성의 예상이 빗나간다면?

    사람들이 교류의 보석 2.5를 구입만 해 놓고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면?

    현성과 게스피트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포인트 손해를 보게 된다.

    ‘일단 지금까지는 긍정적인데.’

    교류의 보석 2.5의 사용량은 최고치를 찍었다.

    교류의 보석 2.5를 구입한 이들의 99%가 곧바로 교류의 보석 2.5를 사용했다.

    당연히 할부금이 바로 들어왔다.

    그와 더불어 교류의 보석 3와 함께 풀었던 새로운 게임의 신규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지금 늘어난 고객들은 유료로 게임을 즐기는 게 아니다.

    무료로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현성은 지구와 같이 유료 게임이더라도 신규 가입자에 한해 일정 기간 동안 무료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아무리 게임이 재미가 있어도 해 봐야 똥인지 된장인지 알 수 있다.

    그런 만큼 미끼 상품인 신규 가입자 무료 서비스는 꼭 필요했다.

    그리고 신규 가입자 무료 서비스를 통해 최대한 많은 유료 가입자를 모집해야 했다.

    ‘유로로 넘어가는 비율이 얼마나 될지가 관건이야. 40%만 넘었으면 좋겠는데.’

    현성은 굳이 과한 욕심을 부리지는 않았다.

    아니, 욕심을 부릴 필요가 없었다.

    더도 덜도 말고 무료 가입자의 40%만 유료 가입자로 넘어간다면?

    현성과 게스피트는 엄청난 이득을 볼 수 있다.

    ‘이건 무조건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하루 이틀 안에 결정될 일이 아니다.

    최소한 일주일 이상은 기다려야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올 것이다.

    * * *

    테루는 1레벨 플레이어다.

    또 게임광이기도 했다.

    교류의 보석 2.5.

    흥미가 있기는 했다.

    그리고 교류의 보석 3와 함께 출시된 리X지 2, 배X 그XX드, 스X 크XX트 2, 리X 오X 레X드 같은 새로운 게임을 한 번쯤 경험해 보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사용료가 부담되어 아예 교류의 보석 2.5를 구입하지 않았다.

    어차피 사용하지 못할 물건을 사 봐야 자신의 배만 아플 뿐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교류의 보석 2.5를 공짜로 준다고?”

    광고에는 분명 할부라고 명시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테루의 눈에는 공짜라는 말로 보였다.

    왜?

    사용하지 않으면 할부 요금을 낼 필요가 없으니까.

    테스트로 잠깐 사용하는 건 큰 무리가 없었다.

    할부 요금을 모두 지불하려면 교류의 보석 2.5를 석 달 이상 연속해서 사용해야 했으니까 말이다.

    ‘리X지 2, 배X 그XX드, 스X 크XX트 2, 리X 오X 레X드 같은 게임을 한번 해 보고 싶기는 한데.’

    신규 유저는 굳이 정액제 요금에 가입하지 않아도 게임의 종류에 따라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보름 정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일단 한번 해 보기는 할까?’

    어차피 공짜다.

    또 하루에서 보름 정도 교류의 보석 2.5를 사용해 봐야 사용료가 많이 나오지도 않는다.

    뭐, 애초에 재미가 없으면 보름씩이나 게임을 할 필요도 없었다.

    사실 테루가 교류의 보석 2.5를 구입해 사용하지 않은 진짜 이유는 그럭저럭 현재 사용하고 있는 교류의 보석 2의 성능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해 보기나 하자.’

    공짜라는 생각에 일단 교류의 보석 2.5를 구입했다.

    그 후 예비용 컴퓨터에 교류의 보석 2.5를 바르고 신규 게임을 설치했다.

    ‘엄청 빠르네.’

    파일 다운 속도가 교류의 보석 2와 비교하면 완전 천양지차였다.

    ‘교류의 보석 2.5가 이 정도면 교류의 보석 3는 얼마나 빠르다는 소리야?’

    은근슬쩍 교류의 보석 3에 대한 관심도 생겼다.

    ‘일단 한번 해 보자.’

    테루는 리X 오X 레X드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꽤 많은 시간이 흘러가 버렸다.

    기존에 했던 게임은 완전히 머릿속에서 지워져 버렸다.

    ‘신규 유저 무료 서비스 기간도 끝났는데.’

    테루가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테루가 리X 오X 레X드를 정액제로 결제했다.

    ‘어차피 크게 부담되는 건 아니었어.’

    교류의 보석 3라면 모를까 교류의 보석 2.5의 사용료 정도는 충분히 감당이 가능했다.

    정액제 가입을 끝마친 테루가 다시금 소X사의 X곡으로 뛰어들었다.

    소X사의 X곡으로 뛰어든 건 테루만이 아니었다.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소X사의 X곡으로 뛰어들었다.

    소X사의 X곡에 뛰어들지 않은 플레이어들은 다른 게임에 빠져들었다.

    배X 그XX드, 스X 크XX트 2, 디X블X 3 등등…….

    현성이 새롭게 푼 게임들은 게임을 즐기고 사랑하는 1레벨 플레이어들의 마음을 완벽하게 사로잡았다.

    그 결과…….

    현성은 예상보다 월등히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

    * * *

    “미친!”

    현성의 입이 쩍 하고 벌어졌다.

    유료 전환율이 40%만 되어도 대성공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무려 유료 전환율이 80%를 넘어섰다.

    예상보다 2배 이상의 성공을 거둔 것이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각 게임들의 무료 가입자 수가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새롭게 유입되는 무료 가입자 중 80%가 지금까지처럼 유료 가입자로 전환된다면?

    현성은 지금과 비교도 할 수 없는 큰 포인트를 벌어들일 수가 있다.

    설사 유료 전환율이 조금 떨어져도 상관없다.

    가장 중요한 건 게임 시장의 파이가 커졌다는 점이었으니까 말이다.

    ‘계속해서 늘어나라.’

    게임 시장의 파이가 커진다는 건 현성의 고정적인 포인트 수입이 늘어난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도대체 어디서 유입된 거야?’

    게임 시장의 파이가 커질 거라는 건 어느 정도 예상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커질 줄은 몰랐다.

    현성이 게임에 가입한 신규 회원들의 정보를 분석했다.

    ‘중복 가입자가 많아.’

    파이가 커진 첫 번째 이유는 중복 가입자였다.

    게임을 즐기는 1레벨 플레이어들은 하나의 게임만을 즐기지 않았다.

    하나의 게임에 푹 빠져 올인해서 즐기는 유형도 있지만, 여러 개의 게임을 돌아가며 즐기는 유저들도 있었다.

    그런 유저들은 당연히 여러 게임에 정액제 요금을 지불했다.

    현성으로서는 최우수 고객인 셈이었다.

    파이가 커진 두 번째 이유는 게임에 관심이 없던 이들을 끌어들였다는 점이었다.

    현성은 이번에 X팀의 시스템을 모방해 다양한 종류의 게임을 대거 업데이트했다.

    기술적 한계가 사라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중에는 수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는 유명한 게임도 있었지만, 소수의 마니아에게만 사랑받는 그리 유명하지 않은 게임들도 있었다.

    그 소수의 마니아들에게만 사랑받던 수많은 게임들이 소소한 중박을 터트렸다.

    문제는 중박을 터트린 게임의 숫자가 한두 개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한국에서만 사랑받는 게임도 있고 미국, 유럽, 중국, 중동에서만 사랑받는 게임도 있지.’

    도시 건설 게임, 도시 전쟁 게임, 격투 게임, 레이싱 게임, 스포츠 게임, 연애 시뮬레이션, 카드 배틀 게임 등등.

    그 종류를 일일이 구분하기도 힘들 정도로 방대한 규모의 게임들은 레벨링 게임이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이들을 끌어들였다.

    특히 새롭게 대거 업데이트한 게임 중에는 교류의 보석 1이나 교류의 보석 2로도 즐길 수 있는 소소한 것들도 많았다.

    ‘전에는 다 긁어모으기가 힘들었지만 지금은 아니지.’

    현성은 지구에 현존하는 게임이라는 게임은 다 긁어모았다.

    그 후 그 게임들의 프리 서버 운영권을 구매했다.

    지구의 지배자나 다름없는 위치에 선 현성으로서는 그저 각국 정부에 돈을 주고 지시만 내리면 되는 일이었다.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게 아니라 프리 서버 운영권을 구매한 덕분에 온갖 소문이 퍼졌다.

    하지만 현성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현성은 이렇게 손에 넣은 소소한 게임들을 정액제 요금으로 운영하지 않았다.

    지구에서와 마찬가지로 무료로 일정 기간 게임을 체험할 수 있게 해 주고, 계속 즐기기를 원한다면 한 번의 구매를 통해 영원히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게 제대로 먹혔다.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사실 현성이 대규모로 뿌린 비인기 게임들은 일종의 미끼 상품이었다.

    ‘지금 가난하다고 나중에도 가난하라는 법은 없으니까.’

    1레벨 플레이어들은 언젠가는 각 차원의 절대자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났다.

    그런 이들을 게임의 세계에 빠트린다면?

    그들은 훗날 현성이 고가에 팔아먹는 게임의 주 고객으로 성장할 것이다.

    한데 이런 목적으로 대거 뿌린 비인기 게임들이 연달아 중박을 터트렸다.

    그것도 모자라 현재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게임으로 유입시켰다.

    ‘생각보다 게임을 즐기지 않는 부자들이 많았어.’

    비인기 게임들이 그들을 끌어들이는 미끼 역할을 했다.

    훗날 각 차원의 절대자로 성장할 1레벨 플레이어들을 낚을 목적으로 던졌던 미끼가 이미 한 차원의 절대자로 성장한 1레벨 플레이어들을 끌어들인 것이다.

    ‘거기다 의외로 교류의 보석 3도 꽤 잘 팔려 나가고 있고.’

    교류의 보석 2.5를 할부로 구입한 고객들 중 일부가 교류의 보석 3를 구입했다.

    교류의 보석 2.5와 교류의 보석 3을 섞어서 사용하는 사람도 있었고, 아예 교류의 보석 2.5를 사용하지 않고 완전히 교류의 보석 3로 넘어간 사람도 있었다.

    이건 결코 현성에게 손해가 아니었다.

    교류의 보석 2.5를 공짜로 준 손해는 교류의 보석 3의 가격에 가득 담긴 바가지로 만회할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이 정도면 유저풀은 계속 증가할 것 같고.’

    게임이 흥했으니 부가 상품을 팔아먹을 때였다.

    스킨이나 캐릭터 같은 부가 상품은 지금도 잘 팔려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현성이 지금부터 판매하려고 하는 상품은 게임이 아니라 지구의 프로 게이머들이 펼친 경기 영상이었다.

    게임은 단순히 직접 플레이할 때만 재미를 느끼는 상품이 아니다.

    게이머들은 수준 높은 고수들의 게임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큰 재미를 느낀다.

    ‘팬덤이 생기면 더 좋고.’

    현성은 이미 교류의 보석 3나 교류의 보석 2.5를 판매하기 전에도 E-스포츠 경기 영상을 유료로 서비스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파급력이 다르지.’

    E-스포츠의 태동은 분명 스X 크XX트 1과 워X래X트 3였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E-스포츠의 영향력을 크게 확대한 것은 리X 오X 레X드와 X타였다.

    아마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새로운 게임을 선보였지만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한 건 바로 AOS 게임이었으니까 말이다.

    ‘교류의 보석 2.5와 교류의 보석 3도 큰 역할을 할 거야.’

    빨라진 교류의 보석 2.5와 교류의 보석 3는 고화질의 경기 영상을 빠르게 전송해 줄 것이다.

    * * *

    현성의 예상은 정확히 적중했다.

    AOS 계열 게임 영상은 폭발적인 판매를 기록했다.

    승부욕 강한 1레벨 플레이어들은 지구 프로 게이머들의 영상을 참고해 챔피언 조합을 갖추고 팀을 구성했다.

    또 룬을 찍고 아이템을 구매했다.

    한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터지기도 했다.

    ‘이 고급 레스토랑은 왜 이렇게 인기가 많아져서.’

    현성은 1레벨 플레이어들에게 현존하는 모든 AOS 계열 게임을 서비스했다.

    물론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AOS 계열 게임은 리X 오X 레X드였다.

    다른 AOS 계열 게임들도 나름대로 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문제가 하나 있다면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AOS 계열 게임 하나가 의외로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히X로X 오X 더 스X.

    지구에서는 프로 리그가 사라졌다.

    게임 서비스는 하고 있지만 새로운 영웅 추가 속도나 새로운 영웅을 소개하는 영상의 퀄리티가 대폭 하락했다.

    사실상 서서히 죽어 가고 있는 게임이었다.

    현성은 지구에서와 마찬가지로 히X로X 오X 더 스X이 1레벨 플레이어들에게 큰 인기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서비스를 한 것은 히X로X 오X 더 스X에 현재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다양한 게임의 영웅들이 등장하기 때문이었다.

    쉽게 말해서 인기가 떨어지기 전까지 최대한 포인트를 뽑아 먹을 목적으로 서비스를 했다.

    한데 의외로 이게 잘나갔다.

    리X 오X 레X드나 X타와 비교하면 상당히 작은 파이를 가지고 있었지만…….

    나름 꽤 많은 매출을 올렸다.

    ‘포기하기 아까운데.’

    이렇게 좋은 포인트 공급원을 버릴 수는 없었다.

    하지만 계속 서비스하기에는 문제가 있었다.

    지구에서는 이미 히X로X 오X 더 스X의 프로 리그를 폐쇄하고 개발진을 대거 축소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네.’

    이런 상황에서 해결 방법은 단 하나뿐이었다.

    바로 지구에서 서서히 죽어 가고 있는 게임인 히X로X 오X 더 스X을 부활시키는 것이었다.

    현성이 가진 영향력과 돈의 힘으로 말이다.

    ‘한두 번 해 본 일도 아니고.’

    지구에서 인기가 없어 사라졌지만 1레벨 플레이어들에게 인기를 얻어 부활한 게임은 한두 개가 아니었다.

    후속작 촬영이 완전히 무산되거나 조기 종영되었다가 1레벨 플레이어들에게 인기를 얻어 후속작 촬영에 들어가거나 리메이크된 영화와 드라마도 엄청나게 많았다.

    현성은 그렇게 부활한 영화, 드라마, 게임을 지구에서도 서비스했다.

    이미 만들어진 작품을 굳이 1레벨 플레이어들에게만 공급할 필요는 없었으니까 말이다.

    아마 히X로X 오X 더 스X도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생명을 얻은 히X로X 오X 더 스X은 지구의 게이머들에게도 동등하게 서비스가 될 것이다.

    ‘바로 움직이자.’

    현성은 바로 스마트폰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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