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권. 스킬 업그레이드 (149/225)

┃스킬 업그레이드

‘말끔하게 끝났네.’

현성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맺혔다.

카렌 덕분에 현성을 고깝게 보던 세력들을 말끔하게 일소할 수 있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앞으로 영원히 현성 앞에서 기를 펼 수가 없을 것이다.

미국은 작살을 내 놨고 다른 서방국가들은 반쯤 작살을 냈으니까 말이다.

이에 따른 부수적인 이득도 있었다.

바로 그간 중화사상을 바탕으로 징징거리던 중국인들이 찍소리도 못 하게 된 것이다.

또 중국에서 현성을 이무기 사태와 랫맨 사태와 연관 짓던 중국인이 말끔하게 사라졌다.

중국에서 퍼진 소문의 근원지가 카렌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물론 그게 중국인들이 입을 다문 진정한 원인은 아니었다.

중국인들이 진짜로 입을 다문 이유는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이 현성에게 기어오르다가 개박살이 나는 모습을 실시간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괜히 현성에게 기어오르다가 미국처럼 개박살이 날까 봐 두려워진 것이다.

‘그래도 이게 끝이 아니야.’

고작 두 번째 이계의 침략자 플레이어를 정리했을 뿐이다.

카렌을 처리했으니 또 다른 이계의 침략자 플레이어가 지구로 넘어올 것이다.

‘오는 족족 사냥해 주마.’

미국이 한번 대형 사고를 쳤으니 또 이계의 침략자 플레이어에게 속아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인류가 똘똘 뭉쳐 힘을 키운다면?

계속되는 침략을 충분히 막아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변수가 하나 있기는 하지만 요즘은 얌전하니까.’

현성의 유일한 걱정거리는 제나 하나뿐이었다.

‘뭐, 큰일은 없겠지.’

현재 제나는 게임에 푹 빠져 있다.

그런 만큼 당분간은 안심해도 될 것 같았다.

* * *

‘제법이네.’

제나가 피식하고 미소를 지었다.

그간 제나는 게임룸에 틀어박혀 게임에 열중했다.

하지만 세상 돌아가는 사정을 전혀 모르는 건 아니었다.

바로 팀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나는 프로 게이머를 스승으로 두고 자신만의 아마추어 팀을 꾸렸다.

당연히 팀원들은 제나의 정체를 몰랐다.

그저 돈이 썩어 나게 많은 겜순이라고 알고 있었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제나 앞에서 태연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최근에 일어난 카렌 사건 역시 마찬가지였다.

‘당분간 게임하는 데 방해받을 일은 없겠어.’

사실 처음에 지구에 왔을 때는 지구가 망하든 말든 제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었다.

왜?

지구가 망하면 다른 차원으로 가면 되니까.

하지만 지금은 상관이 있었다.

지구가 멸망하면 지금처럼 게임을 즐길 수가 없으니까 말이다.

아, 물론 게임룸과 집에는 강력한 방어 스킬을 덕지덕지 발라 상시 가동하고 있는 중이었다.

저번처럼 승급전을 방해받는 건 정말 질색이었으니까 말이다.

또 예비용으로 서버와 컴퓨터도 두둑이 쌓아 놨다.

하지만 지구는 소중했다.

지구가 망하면 솔로 플레이밖에 할 수가 없었으니까 말이다.

‘규율만 아니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데.’

규율만 아니면 지구가 망한 후 타 차원으로 건너가 그곳의 인간들과 함께 게임을 하면 된다.

하지만 규율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

결국 제나 입장에서는 지구에 우호적인 입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작은 도움이나 하나 줄까?’

차원의 이면은 전투용으로도 쓸 수 있지만 결국 그 본질은 은신 스킬이다.

진짜 강자들을 만나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어디 보자.’

제나가 아공간을 뒤적거렸다.

그러다 스킬북 하나를 발견했다.

‘이거면 적당하겠네.’

스킬북의 상성 자체도 최현성 플레이어와 잘 어울려 보였다.

결정을 내린 제나가 스마트폰을 들어 최현성 플레이어에게 전화를 걸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지?’

갑작스러운 제나의 호출에 현성은 마음이 불안했다.

‘저번처럼 또 페X커 선수를 개인 교사로 붙여 달라고 하면 곤란한데.’

현성은 제나가 이번에는 무슨 생떼를 부릴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흐읍! 후우!”

심호흡을 한 현성이 벨을 눌렀다.

띵동!

“문 열려 있어 들어와!”

제나의 말에 현성이 집 안으로 들어갔다.

“잠깐만 기다려.”

제나의 말에 현성은 잠시 기다렸다.

제나는 팀원들과 함께 열심히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질리지도 않나.’

제나는 말 그대로 먹고 자는 시간을 빼면 하루 종일 게임만 하며 살았다.

게임하는 시간만 따지면 프로 게이머도 울고 갈 지경이었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와아!”

제나의 환호성과 함께 게임이 끝났다.

‘다행이네.’

져서 기분이 안 좋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는데, 다행히 이겨서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내 방으로 가자.”

제나의 안내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너무 긴장하지 마. 이번에 일을 잘 마무리한 게 기특해서 선물 하나 줄 생각으로 부른 거니까.”

“선물요?”

현성의 표정이 애매해졌다.

머릿속에 게스피트의 말이 떠올랐다.

-너한테 공짜로 뭐 챙겨 주거나 도움준다고 해도 절대 받지 마. 무조건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해.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피를 보는 건 현성이다.

“아, 무슨 걱정을 하는지는 알겠는데, 그렇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대가는 저번처럼 이 세계의 화폐로 주면 되니까.”

제나의 말에 현성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면 현성이 손해 볼 일은 없었다.

아니, 오히려 이득이었다.

“일단 받아.”

제나가 아공간에서 스킬북 하나를 꺼내 현성에게 넘겼다.

현성이 기대감 어린 눈빛으로 스킬북의 정보를 확인했다.

[지옥의 겁화 - 초월 등급]

-액티브 스킬

-암흑 계열 마력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모든 것을 불태우는 지옥의 겁화를 뿜어냅니다.

-액티브 스킬북 지옥의 겁화 - 초월 등급을 습득하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초월 등급이다.’

이번에도 역시 초월 등급이었다.

거기다 무려 화염계 스킬북이었다.

‘화염의 서와 융합시킬 수 있어.’

화염의 서는 아직 신화 등급에 머무르고 있었다.

지옥의 겁화 스킬북을 손에 넣고 익히기만 한다면?

화염의 서를 신화 등급에서 초월 등급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다.

“어때? 마음에 들어?”

“무척 마음에 듭니다.”

화염의 서는 흑뢰신의 숨결과 함께 현성의 주력 스킬 중 하나.

초월 등급 스킬로 업그레이드되면 무조건 이득이었다.

“그럼 열심히 싸워서 지구를 잘 지켜 보라고.”

제나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금 게임룸으로 향했다.

‘돈이 꽤 많이 들겠어.’

초월 등급 스킬북의 가치를 생각하면 막대한 자금을 제나에게 넘겨야 했다.

하지만 하나도 아깝지가 않았다.

무려 초월 등급 스킬북을 손에 넣었으니까 말이다.

현성은 제나의 집에서 나와 초월 등급 스킬북의 값을 치렀다.

그 후 바로 지옥의 겁화 스킬북을 익혔다.

-액티브 스킬 지옥의 겁화 - 초월 등급 습득에 실패하셨습니다.

-액티브 스킬 화염의 서 – 유일 신화 등급이 액티브 스킬북 지옥의 겁화 - 초월 등급과 융합됩니다.

-액티브 스킬 화염의 서 – 유일 초월 등급이 생성되었습니다.

‘기본 베이스가 화염의 서가 됐네.’

지옥의 겁화가 더 상위 스킬이었던 만큼 화염의 서가 지옥의 겁화에 흡수될 거라고 생각했다.

한데 오히려 화염의 서가 지옥의 겁화를 흡수해 버렸다.

‘뭐 나쁠 건 없겠지.’

현성이 새롭게 탄생한 화염의 서의 옵션을 살펴봤다.

모든 것을 불태우는 지옥의 겁화를 사용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달라진 점은 없었다.

‘살짝 아쉽기는 하네.’

이미 흑뢰신의 숨결을 통해 업적을 획득했기에 추가 업적을 획득하지 못한 것이 살짝 아쉬웠다.

‘뭐, 어쩔 수 없지.’

사실 제나가 현성에게 이렇게 큰 도움을 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렇지 않아도 얻은 게 많은데.’

카렌을 쓰러트리며 현성은 업적과 함께 스킬북 하나를 얻었다.

그것도 무려 초월 등급 스킬북을 말이다.

‘이것도 같이 습득해 버려야지.’

현성이 카렌을 쓰러트리고 얻은 스킬북을 움켜쥐었다.

[흡성마공 - 초월 등급]

-패시브 스킬

-암흑 계열 마력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습득자와 물리적, 정신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이들의 체력을 흡수해 상처를 치료합니다.

-패시브 스킬북 흡성마공 - 초월 등급을 습득하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이게 카렌의 비밀이었지.’

카렌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자가 회복력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휘하 신하의 생명력을 희생시켜 부활하는 게 가장 사기였기에 큰 빛을 발하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물리적은 알겠는데 정신적이라는 말이 좀 모호하단 말이지.’

일단 익혀 봐야 제대로 파악이 될 것 같았다.

현성이 예를 선택하고 흡성마공을 습득했다.

-패시브 스킬 흡성마공 - 초월 등급 습득에 실패하셨습니다.

-패시브 스킬 불사의 서 – 유일 신화 등급이 패시브 스킬북 흡성마공 - 초월 등급과 융합됩니다.

-패시브 스킬 불사의 서 – 유일 초월 등급이 생성되었습니다.

흡성마공이 불사의 서에 흡수되었다.

같은 자가 회복 계열 스킬이라 그런 것 같았다.

‘달라진 게 뭐지?’

처음에는 크게 달라진 게 없는 줄 알았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바뀐 게 몇 가지 보였다.

‘습득자와 물리적, 정신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이들의 체력을 흡수해 상처를 치료합니다.’가 ‘습득자와 물리적, 정신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이들의 체력과 마력을 흡수해 상처를 치료하고 체력과 마력을 회복합니다.’로 바뀐 것이다.

‘더 좋아진 것 같기는 한데.’

체력만 흡수하는 것보다는 체력과 마력을 둘 다 흡수하는 게 당연히 더 좋다.

또 흡수한 체력과 마력을 단순히 자가 회복에 사용하는 것보다는 소모된 체력과 마력을 회복해 주는 게 더 범용성이 넓었다.

‘불사의 서랑 합쳐져서 이런 결과가 나온 모양이네. 일단 테스트부터 해 보자.’

새로운 스킬을 익혔으면 써먹어 보는 게 인지상정이었다.

현성이 새롭게 익힌 스킬을 테스트하기 위해 파르티샤에게 연락을 취했다.

스킬 테스트를 하기에는 파르티샤의 차원이 제격이었다.

-고용주 파르티샤 님이 용병 최현성 님의 고용을 신청하셨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파르티샤가 바로 현성을 호출했다.

예를 선택한 현성이 파르티샤의 차원으로 넘어갔고 그 후에 곧바로 몬스터 사냥에 들어갔다.

-크아아아아앙!

-캬아아아아앙!

사방에서 몬스터들이 달려들었다.

‘정말 끝이 없네.’

파르티샤의 차원은 몬스터를 잡아도 잡아도 끝도 없이 나왔다.

‘일단 화염의 서부터.’

화르르륵!

현성이 화염의 서를 사용했다.

-캬아아아앙!

-캬우우우웅!

몬스터들이 현성에게 접근도 하지 못하고 모두 타 죽었다.

‘음.’

이래서야 불사의 서를 테스트할 수가 없었다.

‘바다로 가자.’

파르티샤의 차원에 있는 바다에는 높은 등급의 고레벨 몬스터가 사방에 널려 있었다.

슈욱!

공간 이동 스킬을 사용한 현성이 바다로 가서 도발 스킬을 이용해 몬스터들을 끌어모았다.

슈우우우우욱!

드넓은 바다에 흩어져 있던 온갖 해양 몬스터들이 몰려들었다.

‘진짜 많네.’

신화 등급 몬스터도 무려 두 마리나 끼어 있었다.

‘다시 한번.’

현성이 화염의 서를 사용했다.

비효율적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초월 등급으로 거듭난 화염의 서의 위력을 제대로 테스트해 보고 싶었다.

치이이이익!

바닷물 속에서 피어오른 화염이 무서운 속도로 물을 증발시키기 시작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지옥의 겁화가 가지고 있던 옵션 덕분인지 이 화염은 바닷물을 포함해 모든 것을 불태울 기세로 화려하게 타올랐다.

‘이 정도면 상성 역전 아닌가?’

화염의 서의 화염은 물속에서도 화려하게 타올랐다.

‘뭐, 마력 소모 효율이 그렇게 좋지는 않네.’

물속에서도 제대로 위력 발휘를 하기는 하지만, 마력 소모가 꽤 컸다.

상성을 무시할 수는 있지만 그 대가가 꽤 크달까?

하지만 전에 비하면 놀라울 정도로 상승한 위력과 효율을 보여 줬다.

‘일단 화염의 서 테스트는 여기까지 하고.’

이제는 초월 등급으로 성장한 불사의 서가 가진 효과를 테스트할 차례였다.

꽈아앙! 꽈아앙!

현성은 신화 등급 몬스터 두 마리와 육탄전을 벌였다.

웬만한 공격은 몸으로 때우며 막싸움을 했다.

당연히 현성의 몸에서 상처가 생겼다.

‘어라?’

현성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몸에 상처를 회복하는 데 체력이 거의 소비되지 않았다.

용혈검을 비롯한 아이템이나 스킬의 도움을 받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거기다 스킬을 난사해 고의적으로 소모시킨 체력과 마력이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다.

‘분명히 외부에서 체력과 마력이 보충됐어.’

마치 뚱이와 덕구가 외부에서 체력과 마력을 보충해 주듯 무언가가 외부에서 현성에게 체력과 마력을 공급해 주었다.

‘테스트를 계속해 보자.’

현성은 계속해서 육탄전을 이어 나가며 불사의 서가 어디서 체력과 마력을 가지고 오는지 살폈다.

그리고 잠시 후 현성은 불사의 서가 어디서 체력과 마력을 보충해 오는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설마 이런 비밀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현성과 정신적으로 연결된 존재.

그건 바로 현성의 휘하에 있는 신하들이었다.

흡성마공을 흡수해 초월 등급으로 거듭난 불사의 서는 신하들이 보유하고 있는 체력과 마력을 현성에게 전달해 상처를 회복시키고 소모된 체력과 마력을 채워 줬다.

‘나쁘지 않네.’

현성 휘하에 있는 신하의 숫자는 몇십, 몇백 명 수준이 아니다.

원래도 수천에 달하는 숫자의 신하들을 보유하고 있었고, 카렌 휘하의 신하들을 흡수하면서 그 숫자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무려 수천에 달하는 이들이 극소량의 체력과 마력만 소모해도 현성에게는 엄청나게 많은 양의 체력과 마력으로 돌아온다.

거기다 거리 제한이 없는지 지구에 있는 휘하 신하들의 체력과 마력까지 전달이 가능했다.

‘이거 엄청 좋네.’

카렌의 자가 회복력이 올라간 이유도 알 수 있었다.

휘하 신하가 늘어났으니 체력을 빼앗아 올 대상이 많아져 자가 회복력이 증가한 것이다.

‘흡성마공 자체가 상당히 좋은 스킬이었어.’

한데 불사의 서와 하나가 되며 효율이 더욱 올라가고 범용성이 높아졌다.

‘고맙다, 카렌.’

현성이 입가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현성 휘하의 신하들은 지구에서 최고 레벨의 플레이어들이다.

당연히 기본 스텟 자체가 높았다.

극소량의 체력과 마력 소모 정도는 순식간에 회복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휘하 신하들의 체력과 마력을 한 번에 과도하게 빼앗아 오지만 않으면, 거의 무한대로 보충받을 수 있을 거야.’

수련이 필요했다.

현성은 아직 새롭게 거듭난 불사의 서를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했다.

애초에 패시브 스킬이기도 했고 말이다.

‘휘하 신하들에게 보충받는 체력과 마력을 자유자재로 조절해야 해.’

그래야 급할 때 적재적소에 빌려 쓸 수가 있다.

‘최대한 빨리 불사의 서를 진정한 내 것으로 만든다.’

불사의 서가 가진 회복 능력을 완벽히 컨트롤할 수 있어야 광폭화와 천뢰신의 갑옷 같은 스킬들을 원하는 타이밍에 발동시킬 수 있다.

현성이 곧바로 수련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임의로 불사의 서를 발동시켜 휘하 신하들의 마력과 체력을 가지고 올 수 없었다.

오직 부상을 당했을 때만 자동으로 불사의 서가 발동했다.

하지만 숙련도가 올라가자 부상을 당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자유자재로 불사의 서를 발동시킬 수 있었다.

‘어?’

한참 수련에 열중하던 현성이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극히 적은 양이기는 했지만 파르티샤의 차원도 아니고 지구도 아닌 곳에서 전달되는 체력과 마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게 뭐지?’

현성이 의아한 표정으로 수련을 계속하며 의식을 집중했다.

‘확실해.’

착각한 게 아니었다.

지구와 파르티샤의 차원이 아닌 곳에서 현성의 신하가 체력과 마력을 보내 주고 있었다.

‘설마?’

현성이 타 차원과 연결되어 있는 체력과 마력에 의식을 집중했다.

‘진짜다.’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고작해야 20명 남짓에 불과했다.

‘상태창.’

현성이 상태창을 열고 세력 현황판을 열었다.

[세력 현황 - 직업 전용 스킬]

-군주 : 최현성

-기사 : 루시아

-전사 : 신윤아

-마법사 : 강선영

……후략……

현성의 휘하에 있는 신하들의 직업과 이름이 쭉 나열되었다.

현성이 세력 현황을 쭉 내렸다.

하지만 워낙 그 숫자가 많다 보니 찾기가 쉽지 않았다.

‘찾아봤자 이름만으로 알기는 힘들어.’

그렇다고 일일이 휘하 신하들의 상태창을 열어 보는 건 너무 과한 노가다였다.

‘집중해 보자.’

현성은 루시아, 신윤아, 강선영, 파르티샤같이 자주 부르는 이들의 경우 굳이 세력 현황판을 열지 않고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군주의 외침을 사용하는 게 가능했다.

‘이들도 가능할 거야.’

현성은 자신에게 체력과 마력을 전달해 주던 이질적인 마력에 집중했다.

한참을 노력하자 드디어 실마리가 잡혔다.

‘일단 하나 찾았다.’

하나를 찾자 그다음은 조금 더 빨리 찾아낼 수 있었다.

‘총 23명인가?’

카렌에게서 넘겨받은 타 차원에 있는 신하의 숫자는 총 23명.

‘승전의 대군주의 부름을 사용해 볼까?’

승전의 대군주의 부름 스킬을 사용하면, 휘하에 거둔 신하를 소환할 수 있었다.

‘한번 해 보자.’

성공하기만 하면 침략자 차원에 대한 정보를 대량으로 습득할 수 있다.

현성은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23명 중에서 가장 레벨이 낮은 신하를 타깃으로 정했다.

그 후 승전의 대군주의 부름 스킬을 사용했다.

하지만…….

-휘하 신하가 승전의 대군주의 부름을 거부했습니다.

거부당했다.

“하!”

현성은 기가 찼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른 신하를 향해 승전의 대군주의 부름 스킬을 사용했다.

하지만…….

-휘하 신하가 승전의 대군주의 부름을 거부했습니다.

역시나 거부당했다.

오기가 생긴 현성이 남은 21명의 휘하 신하들을 향해 계속해서 승전의 대군주의 부름 스킬을 사용했다.

-휘하 신하가 승전의 대군주의 부름을 거부했습니다.

-휘하 신하가 승전의 대군주의 부름을 거부했습니다.

-휘하 신하가 승전의 대군주의 부름을 거부했습니다.

……후략……

하지만 단 한 명도 현성의 부름에 응하지 않았다.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사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현성과 이들은 갑자기 군신 관계로 엮였을 뿐 원래는 서로가 서로를 적대하는 적이었으니까 말이다.

‘거기다 원래는 카렌을 따르는 플레이어들이었으니까 나에 대한 충성심은 없을 거고.’

사실 증오하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현성은 자신들의 군주를 살해한 원수였으니까 말이다.

솔직히 현성이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봐도 군신 관계를 끊어 버리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였다.

현성이 23명에 달하는 휘하 신하들의 상태창을 확인했다.

‘확실히 수준이 다르네.’

타 차원에 있는 카렌 휘하의 플레이어들은 모두가 1000레벨에 근접한, 지구와는 차원이 다른 레벨의 플레이어들이었다.

‘이러니 내 말을 안 듣지.’

현성과 스텟 차이가 꽤 크게 나기는 한다.

하지만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내 말이 들리나?

현성이 타 차원의 신하들에게 군주의 외침을 사용해 말을 걸었다.

문제가 하나 있다면…….

‘군주의 외침은 일방통행이지 쌍방 통행이 아니란 말이야.’

현성이 원하는 말을 전달할 수는 있지만, 휘하 신하들이 하는 말을 전달받을 수는 없었다.

-여기 오면 잘해 줄게. 그러니까 웬만하면 좀 넘어…….

현성이 군주의 외침을 통해 열심히 23명의 플레이어들을 설득했다.

지금 당장 현성이 할 수 있는 건 이게 전부였다.

* * *

카렌을 쓰러트린 후 현성은 일중독자답게 지구와 파르티샤의 차원을 열심히 왕복하며 사냥에 열중했다.

업적이 하나둘 늘어날 때마다 현성의 스텟도 늘어났다.

탐식의 서를 통해 늘린 스텟도 상당히 많았다.

파르티샤의 차원에는 지구에 비해 전설 등급 몬스터와 신화 등급 몬스터가 꽤 많았다.

그 덕분에 현성은 망자의 부활 스킬과 권속 스킬을 사용해 언데드 몬스터와 몬스터의 숫자를 꾸준히 늘릴 수 있었다.

강해지는 것은 현성만이 아니었다.

지구 플레이어들의 수준 역시 빠르게 상승하고 있었다.

던전과 드넓은 바다는 플레이어들의 안정적인 사냥터 역할을 해 줬다.

몬스터 웨이브가 일어나더라도 이모탈 길드원들이 나서 하루 만에 정리를 했다.

현재 지구의 플레이어들은 웬만한 전설 등급 몬스터는 자체 사냥이 가능했다.

설사 준신화 등급이나 신화 등급 몬스터가 나타나더라도 현성이나 루시아가 나서거나 최상위 랭커들이 나서서 몇 시간 만에 진압해 버렸다.

이무기 사태나 오크 로드 사태 때처럼 조기 진압에 실패해 대규모 인적, 물적 피해를 보는 일이 아예 사라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구 플레이어들의 전체적인 평균 레벨은 꾸준히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

현성은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이 사냥에 열중했다.

사냥터는 파르티샤의 차원이었다.

지구의 경우 거의 대부분의 던전을 클리어한 상태였다.

-크아아아앙!

-쿠워어어어!

사방에서 몬스터들이 몰려들었다.

‘여기는 너무 마구잡이라 정리가 안 된 단 말이야.’

지구의 경우 던전별로 몬스터의 등급, 레벨, 종류가 딱딱 분류되어 있어 업적 작업을 하기가 편했다.

하지만 파르티샤의 차원은 그런 게 없었다.

그렇기에 업적을 다 습득해 더 이상 잡을 필요가 없는 몬스터를 어쩔 수 없이 때려잡아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반대로 업적 등급이 희귀나 영웅에 머물러 있어 더 잡아야 하는데 못 잡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뭐, 다 쓸어버리다 보면 언젠가는 청소를 끝낼 수 있겠지.’

그간 현성이 강해지고 지구의 플레이어들이 성장하는 동안 파르티샤 차원의 플레이어들도 놀고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파르티샤 차원의 플레이어들 역시 현성의 안정적인 보호 아래 빠르게 성장해 나갔다.

그 결과 장벽을 넘어 점점 영토를 확장시켰다.

‘두고 봐라. 내가 꼭 강제로 끌고 오고 만다.’

현성이 이를 박박 갈았다.

더 강해져서 휘하 신하들이 자신의 부름을 절대 거부하지 못하도록 만들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놈들은 왜 잠잠해.’

반인반룡과 카렌 이후 이계의 침략자 플레이어가 등장하지 않았다.

‘몸을 숨기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는 한데.’

아마 등장은 했지만 최대한 쥐 죽은 듯 지내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걸리기만 해 봐라.’

현성은 호루스의 눈을 들고 사냥에 임하고 있었다.

이계의 침략자 플레이어가 호루스의 눈에 감지되기만 하면?

바로 때려잡을 생각이었다.

파지지직! 화르르륵!

현성이 흑뢰신의 숨결과 화염의 서를 흩뿌렸다.

-캬아아악!

-끼이이잉!

칠흑빛 뇌전과 화염에 휩싸인 몬스터들이 무참히 죽어 나갔다.

순식간에 몬스터의 사체가 산처럼 쌓였다.

‘망자의 부활.’

현성이 망자의 부활 스킬을 사용해 전설 등급 몬스터 세 마리를 언데드 몬스터로 만들었다.

‘먹어라.’

현성이 탐식의 서 스킬을 사용했다.

-콰직! 콰직!

탐식의 서가 맹렬한 기세로 몬스터들의 사체를 먹어 치웠다.

-탐식의 서가 탐식한 사체의 스텟 중 일부를 영구적으로 흡수했습니다.

-마력 스텟이 1 증가했습니다.

-탐식의 서가 탐식한 사체의 스텟 중 일부를 영구적으로 흡수했습니다.

-체력 스텟이 2 증가했습니다.

-탐식의 서가 탐식한 사체의 스텟 중 일부를 영구적으로 흡수했습니다.

-힘 스텟이 1 증가했습니다.

……후략……

올라가는 스텟 자체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일단 스텟이 상승한다는 게 중요했다.

‘탐식의 서는 언제 또 성장하려나.’

탐식의 서는 현재 유일 전설 등급이다.

탐식의 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전설 등급 이상의 몬스터 사체를 먹어 치워야 했다.

하지만 그 기회는 그리 쉽게 오지 않았다.

초월 등급 몬스터의 사체를 먹어 치운다면 한 번에 급성장할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초월 등급 몬스터의 경우 지금까지 사체가 온전하게 남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모두 아이템이나 마석으로 변했으니까 말이다.

‘차분히 기다리다 보면 결국은 성장하겠지.’

탐식의 서가 전설 등급으로 성장한 이후 사체에서 스텟을 흡수하는 횟수가 늘어났다.

아마 준신화 등급이나 신화 등급이 되면 더 많은 스텟을 흡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스텟 흡수가 모두 끝났다.

‘그럼 다시 사냥을 시작해 볼까.’

현성이 새로운 사냥감을 찾기 위해 호루스의 눈을 착용했다.

그때였다.

-용병 등급이 전설 등급에서 준신화 등급으로 상승했습니다.

‘어?’

꽤 오랜 시간 동안 정체 상태에 있던 용병 등급이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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