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제왕
‘뚱이랑 덕구.’
현성이 정령을 소환했다.
‘한 놈씩 맡아라.’
슈우우우욱!
흑뢰신의 숨결과 화염의 서로 무장한 뚱이와 덕구가 각각 레비아탄에게 달려들었다.
물속이라는 환경 때문에 흑뢰신의 숨결과 화염의 서의 위력이 조금 떨어지기는 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신화 등급 스킬이다.
원거리 공격력은 감소하겠지만 근접 공격력은 어느 정도 살아 있었다.
뚱이와 덕구에게 두 마리를 떠넘긴 현성이 한 마리의 레비아탄을 향해 돌격했다.
‘놈을 잡아.’
현성의 명령에 현무가 몸을 돌려 레비아탄에게 달려들었다.
너덜너덜해진 현무의 몸은 마력을 전달해 복구시켜 줬다.
-캬아아아앙!
-크아아아앙!
괴수 대전이 펼쳐졌다.
냉기 브레스를 뿜어내는 현무와 워터 브레스를 뿜어내는 레비아탄의 접전.
당연히 언데드 몬스터인 현무의 전투력이 월등히 떨어졌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콰직!
현성의 손에 들린 용혈검이 현무에게 붙잡힌 레비아탄의 머리를 난자했으니까 말이다.
레비아탄의 몸에서 나온 피는 용의 혈조로 변해 주인을 공격했다.
현성과 현무의 협공을 받은 레비아탄의 숨통이 끊어졌다.
현성은 곧바로 망자의 부활을 사용했다.
우드드득!
현성의 마력을 주입받은 레비아탄이 언데드 몬스터로 되살아났다.
그다음 할 일은 뻔했다.
두 마리의 언데드 몬스터들과 현성이 뚱이가 맡았던 레비아탄을 공격했다.
처음보다 더 빨리 사냥이 끝났다.
그 뒤에는 덕구가 맡았던 레비아탄을 쓰러트렸다.
언데드 몬스터로 다시 태어난 레비아탄의 숫자가 셋까지 늘어났다.
그때쯤.
-크아아아앙!
현성의 명령을 받은 언데드 몬스터들이 순회공연을 끝마치고 돌아왔다.
‘반격해.’
현성의 명령에 열심히 도망치고 있던 영웅 등급 언데드 몬스터들이 레비아탄 무리에게 달려들었다.
레비아탄 무리는 순식간에 영웅 등급 언데드 몬스터들을 박살 냈다.
하지만 그런 레비아탄 무리를 기다리고 있는 건 네 마리의 전설 등급 언데드 몬스터와 현성 그리고 두 마리의 정령이었다.
* * *
현성이 순조롭게 레비아탄 사냥에 열중하고 있을 때쯤.
루시아도 레비아탄 사냥으로 한창 바빴다.
현성처럼 한 번에 여러 마리를 사냥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착실한 방어를 기반으로 차근차근 레비아탄들을 사냥해 나갔다.
‘그런데 왜 레비아탄만 나오는 거지?’
루시아는 사냥을 하면서도 약간 의문을 가졌다.
전설 등급 몬스터의 종류는 다양한 게 정상이다.
지상이나 공중에도 다양한 종류의 전설 등급 몬스터들이 있다.
한데 이상하게도 지구에 등장한 전설 등급 해양 몬스터는 거의 대부분이 레비아탄이었다.
현성에게 듣기로 파르티샤의 차원에는 다양한 종류의 전설 등급 해양 몬스터가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고 했다.
한데 지구에 등장한 전설 등급 해양 몬스터들은 이상하게 대다수가 레비아탄이었다.
‘다른 종의 전설 등급 몬스터들이 단체로 몰살이라도 당했나?’
오죽하면 그런 의문이 들 정도였다.
‘뭐, 사냥하기에는 오히려 편하지.’
루시아가 레비아탄을 사냥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몬스터를 사냥할 때도 종족별로 다양한 공격 패턴과 스킬을 사용한다.
한데 상대하는 몬스터의 종류가 레비아탄뿐이니 당연히 더 빠르게 익숙해질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루시아는 원래 레비아탄이라는 몬스터의 패턴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다.
바로 까망이 덕분이었다.
‘레비아탄들을 다 정리하면 바다에 까망이를 풀어서 키워도 되겠어.’
지금은 육상 던전에 있지만 까망이는 엄연히 해양 몬스터.
사육 환경은 바다가 더 좋을 것이다.
먹잇감도 훨씬 다양할 테고 말이다.
‘새끼는 없나?’
오죽하면 이런 생각도 들었다.
레비아탄의 알이나 새끼를 구한다면?
까망이처럼 현성이 휘하에 거둬들여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몬스터로 기를 수도 있었다.
‘나중에 찾아보자.’
지금은 레비아탄들을 사냥하는 게 우선이었다.
루시아는 탄탄한 방어를 바탕으로 레비아탄들을 사냥해 나갔다.
마력과 체력이 떨어지는 속도도 그리 빠르지 않았다.
현성이 넘겨준 마왕의 갑주와 흡혈왕의 액세서리 세트 덕분이었다.
현성이 신화 등급 아이템 세팅을 갖추면서 루시아에게 전설 등급 갑옷과 액세서리 세트를 넘겨주었다.
그 덕분에 루시아도 장기전에서 더 잘 버티게 되었다.
콰직!
검푸른 검기에 휩싸인 루시아의 검이 레비아탄의 두개골을 꿰뚫고 뇌를 곤죽으로 만들었다.
사아아아아악!
레비아탄 한 마리가 이렇게 또 세상을 떠났다.
루시아는 열심히 바다를 누비며 레비아탄을 사냥했다.
* * *
북태평양 깊숙한 곳에 열린 차원 게이트.
파지지지직.
차원 게이트 안에서 레비아탄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데 일반적인 레비아탄과는 그 덩치부터가 달랐다.
수십 미터 수준이 아니라 수백 미터에 달하는 기다란 몸.
굳이 뿜어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압도적인 마력.
-크르르르르.
낮은 으르렁거림에 주변에 운집해 있던 해양 몬스터들이 일제히 몸을 피했다.
차원 게이트를 완전히 빠져나온 거대한 레비아탄이 대해를 누볐다.
-캬아아아앙!
그때 거대한 레비아탄의 귀에 새끼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새끼의 것으로 추정되는 마력이 소멸했다.
처음에는 가볍게 무시했다.
레비아탄은 독립적인 생명체다.
성체가 되어 독립을 했으면 완전히 남남이다.
굳이 죽든 살든 신경 쓰지 않는다.
-캬아아아악!
한데 그때 또 다른 새끼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역시나 새끼의 것으로 추정되는 마력이 소멸했다.
이번에도 무시했다.
한데 대해를 누비면 누빌수록 새끼의 것으로 추정되는 비명 소리가 계속해서 터져 나왔다.
새끼의 마력이 연속적으로 소멸했다.
-크르르르릉!
거대한 레비아탄의 두 눈이 진한 분노로 물들었다.
새끼 한두 마리가 죽는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새끼들이 몰살당하는 것까지 신경을 쓰지 않을 수는 없었다.
이건 누군가가 새끼들을 일방적으로 사냥하고 있다는 뜻이다.
바다의 제왕인 레비아탄 일족을 사냥해 잡아먹는 천적이 등장한 것이다.
-캬아아아앙!
커다란 포효를 터트린 거대한 레비아탄이 비명 소리의 진원지로 향했다.
* * *
“목표 처리했습니다.”
레비아탄 한 마리를 처리한 루시아가 위성통신을 통해 강선영 길드장에게 말했다.
-1백 킬로미터 근방에 레비아탄 한 마리가 있습니다. 사라 플레이어에게 정확한 위치를 보냈습니다. 함께 이동하시죠.
“알겠습니다.”
슈욱!
루시아의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잔뜩 지친 표정의 사라가 모습을 드러냈다.
사라의 얼굴은 누렇게 떠 있었다.
거기다 눈 밑으로는 진한 다크서클이 드리워져 있었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겠습니다.”
사라가 다 죽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으십니까? 많이 피곤해 보이십니다만?”
“하하하, 세계를 구원해야 하니 어쩔 수 없죠.”
사라는 반쯤 정신 줄을 놓고 있었다.
사라는 장거리 공간 이동이라는 특별한 스킬을 가지고 있을 뿐 전투 능력은 그리 높지 않다.
레벨 업 자체도 미국 정부의 주도하에 고렙 버스를 타고 올렸다.
쉽게 말해 사라는 이렇게 혹사당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장거리 공간 이동 스킬을 연속적으로 사용해서 마력을 소모한다.
소모한 마력을 마저 채울 시간도 없이 다시 호출이 들어온다.
현재 사라는 남은 마력을 최대한 쥐어짜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다.
잠도 며칠째 쪽잠만 자고 있었다.
‘1시간이라도 푹 잘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너무 지쳤다.
사라에겐 며칠째 쉬지도 못하고 잠도 못 잤음에도 쌩쌩한 루시아가 레비아탄보다 더 무서운 괴물로 보였다.
“그럼 이동하겠습니다.”
사라의 말에 루시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슈욱!
두 사람이 다른 장소로 공간 이동을 했고 곧바로 레비아탄과의 전투에 들어갔다.
그때 강선영 길드장의 다급한 외침이 루시아의 귓가를 울렸다.
-루시아 플레이어, 큰일입니다! 레비아탄 한 마리가 빠른 속도로 접근해 오고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두 마리 정도는 저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방어형 플레이어다 보니 잡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뿐 두 마리 정도는 충분히 혼자서 사냥이 가능했다.
-일반적인 레비아탄이 아닙니다! 품고 있는 마력의 크기가 월등히 큽니다.
강선영 길드장의 말에 루시아의 표정이 굳어졌다.
-당장 사라 플레이어와 함께 몸을 피하십시오!
강선영 길드장의 말에 루시아가 자신에게 덤벼드는 레비아탄을 뿌리치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사라가 재빨리 루시아의 몸을 낚아채고 공간 이동 스킬을 시전하려고 했다.
-크아아아아아앙!
그때 성난 맹수의 포효 소리가 대기를 뒤덮었다.
“어?”
루시아를 안고 있던 사라의 몸이 돌처럼 굳어지며 장거리 공간 이동 스킬이 캔슬되었다.
“피어.”
루시아가 표정을 굳혔다.
전설 등급 레비아탄이 사용하는 수준의 피어가 아니었다.
비록 0.1초 정도의 찰나 불과했지만, 방금 전에 뿜어져 나온 피어는 루시아의 정신계 방어 스킬을 뚫었다.
문제는 피어가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울린다는 점이었다.
-아아아아아앙!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울리는 피어 때문에 사라는 돌처럼 굳어져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약간이긴 하지만 피어의 영향을 받고 있는 루시아 역시 평소처럼 민첩하게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큰일이다.’
거리가 점점 가까워짐에 따라 피어의 영향력이 더 강해지고 있다.
처음에는 0.1초 정도 멈칫했다가 3초 정도를 움직일 수 있었다면, 지금은 0.3초 정도 멈칫했다가 2초 정도밖에 움직일 수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사냥하고 있던 레비아탄이 잔뜩 기가 살아 루시아에게 맹공을 퍼붓고 있었다.
루시아 입장에서는 피어를 방어하고 물과 바람을 조종하는 레비아탄의 공격까지 막아 내야 했다.
‘스크롤을 써야 해.’
루시아가 아공간을 열어 장거리 공간 이동 스크롤을 꺼냈다.
콰아아아앙!
그 순간 커다란 충격파가 루시아와 사라의 몸을 강타했다.
방어 스킬이 연속적으로 파괴되며 루시아와 사라의 몸이 일직선으로 튕겨져 나갔다.
“큭!”
루시아의 표정이 창백해졌다.
-크르르르르!
거대한 레비아탄이 어느새 루시아의 코앞까지 와 있었다.
꽈아앙! 꽈아앙! 꽈아앙!
물과 바람의 폭풍이 루시아와 사라의 몸을 연속적으로 강타했다.
피어 스킬이 지속적으로 루시아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있는 상태에서 공격까지 받자 아무리 루시아라도 버티기가 힘들었다.
‘스크롤을 발동시켜야 하는데.’
거대한 레비아탄은 그럴 만한 여유조차 주지 않았다.
콰콰콰콰콰콰!
그때 거대한 레비아탄의 입에서 워터 브레스가 뿜어져 나왔다.
워터 브레스는 방금 전 사용했던 물과 바람의 폭풍이 애교로 느껴질 정도로 강대한 마력을 품고 있었다.
‘막는다.’
루시아가 방패로 몸을 가리고 마력을 총동원해 연달아 방어 스킬을 시전했다.
꽈아아아아아앙!
거대한 레비아탄이 쏘아 낸 워터 브레스와 루시아의 방패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강대한 마력이 담긴 워터 브레스가 루시아의 방어 스킬을 눈처럼 녹여 버렸다.
“으득!”
루시아가 이를 악물고 버텼다.
기존 방어 스킬에 마력을 보충하고 계속해서 새로운 방어 스킬을 시전했다.
“큭!”
하지만 워터 브레스를 완전히 막아 낼 수는 없었다.
루시아가 힘없이 바다 위를 나뒹굴었다.
방패가 둘로 쪼개졌고 부서진 마왕의 갑주 파편이 바다 위를 나뒹굴었다.
“헉헉헉!”
루시아가 거친 숨을 토해 냈다.
막기는 막았다.
사라의 목숨도 구했다.
하지만…….
-캬아아아앙!
만신창이가 되어 버린 루시아로서는 날카로운 이빨이 가득한 입을 쩍 벌리고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거대한 레비아탄을 막아 낼 방도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
‘끝인가?’
루시아는 죽음을 직감했다.
슈욱!
그 순간 루시아 앞에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주군!”
바로 현성이었다.
파지지직! 화르르륵!
현성의 몸을 중심으로 피어오른 칠흑빛 뇌전과 화염이 거대한 폭풍이 되어, 정면에서 달려드는 거대한 레비아탄의 머리를 그대로 후려쳤다.
꽈아아아앙!
거대한 레비아탄의 머리가 휙 하고 돌아갔다.
-크아아아앙!
거대한 레비아탄이 피어로 현성을 압박했다.
하지만 원체 익히고 있는 정신계 방어 스킬이 많고 그것도 모자라 준신화 등급과 신화 등급 정신계 방어 스킬까지 익힌 현성을 어찌할 수는 없었다.
타악!
허공으로 몸을 날린 현성이 칠흑빛 뇌전과 화염에 휩싸인 용혈검을 휘둘렀다.
치이이익!
칠흑빛 뇌전과 화염이 거대한 레비아탄의 몸을 둘러싸고 있던 물, 바람의 폭풍과 충돌하며 자욱한 수증기를 만들어 냈다.
서걱!
물과 바람의 폭풍을 꿰뚫은 용혈검의 검날이 레비아탄의 몸통을 베어 냈다.
하지만 상처가 너무 얕았다.
“칫!”
현성이 아쉬움에 입술을 깨물었다.
물과 바람의 폭풍을 꿰뚫는 사이 용혈검을 뒤덮고 있던 흑뢰신의 숨결과 화염의 서의 위력이 너무 줄어들어 버렸다.
콰콰콰콰콰!
레비아탄이 현성을 향해 워터 브레스를 뿜어냈다.
현성은 용혈검에 흑뢰신의 숨결과 화염의 서를 두른 뒤 워터 브레스를 비스듬히 튕겨 냈다.
꽈아아아앙!
레비아탄이 뿜어낸 워터 브레스가 바다를 반으로 가르며 거대한 해일을 만들어 냈다.
‘효율이 너무 안 좋아.’
뇌전 속성인 흑뢰신의 숨결과 화염 속성인 화염의 서는 물과 상성이 좋지 않았다.
이곳이 육지였다면 모르겠지만 바다 한복판이다.
‘다 날려 버릴 수도 없고.’
현성의 마력이 아무리 방대하다고 해도 흑뢰신의 숨결과 화염의 서를 이용해 바닷물을 전부 증발시켜 버릴 수는 없었다.
레비아탄 입장에서는 바다라는 이름의 창과 방패를 가지고 있는 셈이었다.
‘일단 루시아와 사라부터 대피시켜야 해.’
현성이 도발 스킬을 시전했다.
-크아아아앙!
그때 엉뚱하게도 다른 레비아탄 한 마리가 현성에게 달려들었다.
‘이놈은 또 뭐야?’
눈앞에 있는 규격 외가 아닌 평범한 전설 등급 레비아탄이었다.
콰직!
현성이 용혈검을 놈의 머리에 박아 넣었다.
좌아아아악!
그 후 긴 상처를 냈다.
주르르륵!
전설 등급 레비아탄에서 흘러나온 피가 현성의 몸을 뒤덮으며 용의 혈갑으로 변했다.
-크아아아아앙!
신화 등급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레비아탄이 현성을 노리고 달려들었다.
현성은 그 공격을 피하며 집요하게 전설 등급 레비아탄을 공격했다.
그리고 그 결과.
서걱!
용의 혈조에 전신이 난자당한 전설 등급 레비아탄의 숨통이 끊어졌다.
-캬아아아아앙!
분노한 거대한 레비아탄이 현성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어그로 제대로 끌었네.’
도발 스킬에도 반응이 없던 놈이 제대로 흥분했다.
현성은 방금 사냥한 전설 등급 레비아탄을 언데드 몬스터로 부활시켰다.
그 후 거대한 레비아탄에게 덤벼들게 했다.
-캬아아아앙!
-크르르르르!
두 마리의 레비아탄이 뒤엉켰다.
하지만 승자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빠직!
거대한 레비아탄이 순식간에 현성이 만든 언데드 레비아탄을 부숴 버렸다.
상대는 완성된 전설 등급 언데드 몬스터도 감당하기 힘든 괴물이다.
급조해서 만든 전설 등급 언데드 몬스터가 순식간에 패배하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그 덕에 약간의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꽈앙! 꽈앙! 꽈앙!
언데드 레비아탄이 찰나지만 거대한 레비아탄의 움직임을 막아 준 틈을 이용해 현성이 맹공을 퍼부었다.
물론 거대한 레비아탄의 방어가 워낙 탄탄해서 실질적인 타격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거대한 레비아탄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했다.
-캬아아아앙!
동족의 죽음.
그리고 더 위협적인 공격.
레비아탄이 강대한 마력을 뿜어내며 현성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좌아아악!
물과 바람이 뒤섞인 폭풍이 휘몰아치며 주변에 있던 바닷물이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현성을 공격했다.
‘사방이 적이네.’
주변에 있는 바닷물이 모두 현성의 적이었다.
현성은 일단 침착하게 레비아탄의 공격을 막아 내고 피하며 점점 이동했다.
‘이 정도면 됐겠지.’
루시아, 사라와의 거리가 꽤 벌어졌다.
-일단 사라를 데리고 피하세요.
현성의 지시에 루시아가 기절한 사라와 함께 장거리 공간 이동 스크롤을 찢었다.
‘이제 한번 제대로 붙어 보자.’
현성도 루시아와 사라 때문에 전력을 다하지 못했었다.
그 탓에 거의 방어만 하며 얻어맞았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달랐다.
빠지지직!
현성의 몸에서 차가운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
뇌전과 불보다는 얼음이 물을 상대하기 더 편했다.
쩌저저저적!
현성을 향해 날아오던 물과 바람의 폭풍이 허공에서 얼음덩어리로 변했다.
꽈아앙!
물과 얼음이 연속적으로 충돌하며 커다란 폭발을 일으켰다.
‘뚱이랑 덕구.’
현성이 두 정령을 소환했다.
‘근처에 있는 해양 몬스터들을 모조리 죽여.’
현성의 명령에 뚱이와 덕구가 바닷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뇌전의 정령인 뚱이와 화염의 정령인 덕구는 바다를 수족처럼 부리는 거대한 레베아탄과의 싸움에서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마력 공급용 빨대로라도 활용해야 했다.
꽈아앙! 꽈아앙!
거대한 레비아탄의 공격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냉기 계열 스킬을 활용한 현성의 반격은 번번이 막히기 일쑤였다.
다른 스킬들을 사용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쉽지 않겠어.’
주력 스킬인 흑뢰신의 숨결과 화염의 서가 제대로 된 역할을 소화하지 못하자 전투력이 크게 감소했다.
‘갑자기 어디서 저런 놈이 튀어나와서.’
현성은 조금 전까지 순조롭게 레비아탄들의 씨를 말리고 있었다.
사냥을 하면 할수록 전설 등급 언데드 몬스터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그 후부터는 사냥이 더욱 손쉬워졌다.
물론 전설 등급 언데드 몬스터를 만드는 것과 완성시키는 건 달랐다.
또 완성된 전설 등급 언데드 몬스터를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현성은 언데드 몬스터를 소모품으로 사용했다.
주변에 마력을 보충해 줄 몬스터가 많으면 그 마력으로 완성시켰고 없으면 그대로 부서지도록 방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데드 몬스터의 숫자는 점점 늘어났다.
그 결과 현성은 적절히 체력을 안배하면서 싸울 수 있었다.
한데 이놈의 거대한 레비아탄 때문에 애써 만들어 놓은 언데드 몬스터 군단의 대부분을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다 버리고 온 건 아니지.’
현성이 아공간을 활짝 열었다.
-크아아아아앙!
아공간 내부에서 빨강이와 삼두룡 그리고 현무가 튀어나왔다.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캬아아아악!
수십 마리의 언데드 레비아탄들이 아공간을 빠져나와 거대한 레비아탄에게 달려들었다.
영웅 등급 언데드 몬스터들은 그냥 버리고 왔다.
하지만 전설 등급 언데드 몬스터들은 모두 아공간에 담아 가지고 왔다.
‘육탄전으로 가라.’
빨강이는 화염 속성이고 삼두룡은 냉기, 독, 화염 속성이었다.
당연히 현 상황에서 크게 도움이 되는 속성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단단한 몸체와 날카로운 이빨은 충분히 도움이 되었다.
푸욱!
빨강이가 긴 발톱들을 거대한 레비아탄의 몸통에 박아 넣었다.
콰직!
그 후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가득한 입으로 물어뜯었다.
삼두룡을 포함한 전설 등급 언데드 몬스터 군단도 공격을 시작했다.
삼두룡은 공중형 몬스터다.
그렇지만 현무를 비롯한 언데드 레비아탄들은 모두 해양 몬스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언데드 몬스터들이다.
당연히 속성 공격도 가능했다.
현무는 냉기를, 언데드 레비아탄들은 워터 브레스를 뿜어내며 거대한 레비아탄을 몰아붙였다.
그것도 모자라 다닥다닥 달라붙어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박아 넣었다.
-캬아아아악!
언데드 몬스터들의 맹공에 거대한 레비아탄이 순식간에 수세에 몰렸다.
비늘이 꿰뚫리고 전신이 붉은 피로 뒤덮였다.
‘쪽수에서 밀리면 답이 없지.’
썩어도 준치라고 빨강이는 신화 등급 언데드 몬스터였다.
그런 빨강이가 메인 탱커가 되고 그 뒤를 이어 전설 등급 언데드 몬스터가 떼로 달려들어 브레스를 쏘고 이빨로 물어뜯는다.
제아무리 신화 등급 레비아탄이라고 해도 감당해 낼 도리가 없었다.
‘용의 혈조.’
현성 역시 넘쳐 나는 거대한 레비아탄의 피로 용의 혈조를 시전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캬아아아앙!
첨벙!
커다란 포효를 터트린 거대한 레비아탄이 바닷물 속으로 잠수했다.
‘그래 봤자야.’
현성과 언데드 몬스터들 역시 거대한 레비아탄을 따라 물속으로 들어갔다.
물속에서 처절한 혈투가 벌어졌다.
거대한 레비아탄은 처절하게 저항했다.
그 결과 애써 만든 전설 등급 언데드 몬스터들이 속수무책으로 파괴당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나중에 다시 만들면 그만이야.’
어차피 유지할 마력이 부족해서 빨강이, 삼두룡, 현무만 남기고 다 정리하려고 했었다.
어차피 버릴 언데드 몬스터를 효율적으로 써먹게 되었으니 현성에게는 나쁠 게 없었다.
‘뚱이랑 덕구도 잘해 주는 것 같고.’
해양 몬스터가 많아서 그런지 지속적으로 현성에게 체력과 마력이 공급되고 있었다.
-크르르르르!
거대한 레비아탄이 처절하게 저항했다.
하지만 이미 승부의 추는 기울어진 지 오래였다.
언데드 몬스터의 2/3 이상이 박살 났다.
빨강이도 몸 곳곳이 부서진 상태였다.
그렇지만 적인 거대한 레비아탄의 몸 상태는 더욱 심각했다.
몸 곳곳에서 비늘과 살점이 떨어져 나가 새하얀 뼈가 보였다.
흘린 피는 주변의 바다를 붉게 물들일 정도로 많았다.
뿜어내는 마력 역시 엄청나게 약해졌다.
‘체력이랑 마력이 떨어졌으면 게임 끝난 거지.’
사실 평범한 생명체였다면 진작 쇼크나 과다 출혈로 숨이 끊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본인이 신화 등급의 규격 외 몬스터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거대한 레비아탄은 만신창이가 된 몸 상태로도 포기하지 않고 처절하게 저항했다.
‘버텨 봐야 너만 괴로울 뿐이야.’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이미 결정 난 승패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자문위원장님! 큰일입니다!
그때 위성통신기를 통해 강선영 길드장의 외침이 들려왔다.
-큰일요?
현성이 군주의 외침 스킬을 통해 물었다.
-강대한 마력을 가진 레비아탄 한 마리가 자문위원장님을 향해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네?
현성의 표정이 당혹감으로 물들었다.
-혹시 제가 지금 상대하고 있는 녀석과 동급인가요?
현성이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품고 있는 마력은 그 이상입니다.
강선영 길드장의 대답에 현성의 얼굴이 엉망진창으로 일그러졌다.
‘이건 너무하잖아.’
한 마리도 아니고 두 마리나 되는 신화 등급 몬스터가 동시에 출몰하다니?
이건 반칙이나 다름이 없었다.
-캬아아아아앙!
강대한 마력이 실린 몬스터의 포효가 현성의 귀에도 들려왔다.
-정신계 공포 스킬 피어에 걸리셨습니다.
-공포에 잠식당한 신체가 10초간 경직됩니다.
-패시브 스킬 굴하지 않는 정신이 발동합니다.
-패시브 스킬 꺾이지 않는 신념이 발동합니다.
……중략……
-피어 스킬에 완벽하게 저항합니다.
‘지금 상대하는 놈보다 더 강하잖아.’
피어 스킬에 저항하는 데 현성이 익힌 모든 패시브 정신계 방어 스킬이 총동원되었다.
멀리서 느껴지는 마력 역시 지금 상대하는 거대한 레비아탄보다 월등히 강했다.
-크아아아아앙!
현성과 언데드 몬스터들에게 집중 공격을 당하고 있던 거대한 레비아탄이 울부짖었다.
-캬아아아아앙!
그에 호응하듯 새롭게 등장한 레비아탄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놈이 부른 거였어.’
두 마리의 레비아탄이 서로 대화라도 하듯 포효를 터트렸다.
‘미친.’
거대한 레비아탄이 아까부터 아무런 효과도 없는 피어를 계속 지르며 마력을 낭비했다.
한데 그건 결코 쓸데없는 마력 낭비가 아니었다.
‘공격이 아니라 SOS 요청이었냐?’
동시에 두 마리의 규격 외 신화 등급 몬스터를 상대하게 된 현성으로서는 기가 찰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