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권. 소말리아 차원 게이트 (118/225)
  • ┃소말리아 차원 게이트

    ‘이게 다 얼마냐?’

    중간에서 중계만 했을 뿐이다.

    한데 포인트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신혈검과 혈신의 액세서리 세트를 구매하며 바닥을 치고 있던 포인트 잔고가 쭉쭉 차올랐다.

    물론 소설,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의 제작 비용은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하지만 포인트를 더 많이 받으면 말끔하게 해결된다.

    포인트로 아이템을 구매해 판매해도 투자금의 몇 배에서 몇십 배의 이득을 볼 수 있는 사업이다.

    한데 현성은 돈이 많다.

    굳이 포인트를 현금화하지 않아도 된다.

    현성의 입장에서는 넘쳐 나는 현금을 포인트로 환전할 수 있는 창구가 생긴 셈이다.

    그것도 수수료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몇 배의 차익이 발생하는 환전 창구가 말이다.

    ‘부지런히 포인트를 모아서 초월 등급 스킬을 마련해 보자.’

    초월 등급을 구매할 수 있는 조건이 무엇인지는 아직 알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알아내지 못했다고 해서 초월 등급 스킬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불사의 서, 화염의 서, 흑뢰신의 숨결 등의 성장형 스킬에 신화 등급 스킬을 계속해서 흡수시키면?

    굳이 초월 등급 스킬북 구매 조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현성은 초월 등급 스킬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역시 문화 사업이 최고야.’

    스킬북이나 아이템으로 판매 포인트를 모으면 현물이 사라진다.

    지구의 플레이어들이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이 소멸한다.

    하지만 게임, 소설,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등을 판매해 포인트를 모으면?

    지구 플레이어의 전력을 약화시키지 않고도 포인트를 모을 수가 있다.

    ‘앞으로 더 발전시켜야겠어.’

    게임, 소설, 만화, 애니매이션, 영화, 드라마 같은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문화 산업을 진흥시킨다면?

    현성이 더 손쉽게 포인트를 긁어모을 수 있다.

    * * *

    현성이 크라우드 펀딩으로 한창 포인트를 긁어모으고 있을 그 시각.

    한국과는 멀리 떨어진 아프리카 대륙에서 새로운 차원 게이트가 열렸다.

    파지지직!

    새롭게 생성된 차원 게이트는 인간들의 도시 한복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쿠웅!

    차원 게이트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영웅 등급 몬스터 드레이크였다.

    “꺄아아아악!”

    “몬스터다!”

    “도망쳐!”

    난리가 났다.

    사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몇 시간 안에 대처가 가능했을 것이다.

    몬스터의 존재를 인지한 순간 바로 플레이어들이 출동해 제압한다.

    그 후 차원 게이트를 던전화시키는 작업에 들어간다.

    그럼 끝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런 일반적인 대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화르르르륵!

    레드 드레이크의 입에서 뿜어져 나온 화염이 인간들의 도시를 불태웠다.

    콰직!

    “아아악!”

    레드 드레이크가 사람들을 먹어 치우며 학살을 자행했다.

    그러는 동안 또 다른 레드 드레이크들이 등장했다.

    한 마리가 두 마리가 되었고 두 마리는 세 마리가 되었다.

    레드 드레이크의 숫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리고 단독생활을 한다고 알려진 드레이크들이 서로 힘을 합쳐 인간들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도시가 금방 지옥으로 변했다.

    두두두두두!

    사람들이 총을 쏘며 대항했지만 일반 등급이나 희귀 등급도 아닌 영웅 등급 몬스터 레드 드레이크에게 총이라는 무기가 제대로 먹힐 리가 없었다.

    -크아아아앙!

    커다란 포효와 함께 레드 드레이크들이 순식간에 도시 하나를 초토화시켰다.

    도시가 완전히 불바다가 되었을 즘 플레이어들이 도착했다.

    “뭐야? 한두 마리가 아니잖아?”

    레드 드레이크는 벌써 3백 마리 이상으로 늘어나 있었다.

    “어떻게 하지?”

    “그냥 빠지자. 우리끼리 달려드는 건 자살행위야.”

    플레이어 무리 리더의 한마디에 플레이어들은 레드 드레이크 무리와 싸우는 것을 포기했다.

    그리고 그대로 후퇴했다.

    도시를 불바다로 만든 레드 드레이크 무리가 사방으로 흩어졌다.

    다른 도시가 레드 드레이크의 습격을 받았다.

    그리고 잘 봉인되어 있던 던전이 파괴되어 몬스터들이 쏟아져 나왔다.

    전설 등급도 아니고 고작 영웅 등급 차원 게이트 하나에 난리가 났다.

    난리가 난 나라의 이름은 소말리아였다.

    * * *

    소말리아에서 일어난 몬스터 웨이브 소식이 현성의 귀에 들어왔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영웅 등급 몬스터 웨이브에 그 꼴이 나요?”

    소식을 들은 현성은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영웅 등급 몬스터라고 해도 고레벨 플레이어 9인 파티면 충분히 사냥이 가능하다.

    여러 마리가 몰려 있다?

    고레벨 플레이어 파티를 여럿 동원하면 된다.

    “그게 상황이 조금 복잡합니다. 사실 소말리아는 하나의 나라라고 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강선영 길드장이 소말리아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소말리아는 해적으로 유명한 나라다.

    해적이 난리를 치는 이유는 치안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치, 종교, 사상 등의 문제로 치열한 내전을 치렀고 결국 몇몇 군벌들이 일정 지역을 점령해 통치했다.

    그 후 연방제 국가임을 선포했다.

    말이 연방제 국가지 그냥 군벌들이 소말리아라는 나라의 영토를 적당히 차지하고 왕 노릇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영토는 통일 한국의 세 배가 넘지만 인구는 고작 7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당연히 던전은 많고 플레이어 숫자는 적었다.

    “하나로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서로 갈라섰으니 제압이 더 힘들겠네요?”

    “예, 그리고 내전 도중 플레이어들이 많이 죽었습니다. 그래서 인구수에 비해 플레이어 숫자가 엄청나게 적은 상태입니다.”

    “플레이어가 내전에도 개입했나요?”

    현성의 물음에 강선영 길드장이 침통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개입한 수준이 아니라 주도했습니다. 현재 소말리아의 영토 일부를 확보하고 왕 노릇을 하고 있는 이들이 모두 플레이어입니다.”

    1차 대격변 이후 플레이어들이 가장 먼저 정권을 장악한 나라가 바로 소말리아였다.

    “1차 대격변과 2차 대격변을 막아 낸 게 신기하네요.”

    나라 자체가 개판 5분 전이었다.

    “직접 가실 생각이십니까?”

    레드 드레이크의 숫자는 어느덧 천 마리를 넘어섰다.

    다른 던전들이 개방되어 전체 몬스터의 숫자는 수만 마리에 달한다.

    UN으로서도 섣불리 플레이어를 투입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가야죠.”

    소말리아의 군벌들은 괘씸하지만 그렇다고 죄 없는 일반인들이 죽게 방치할 수는 없었다.

    “미국에 연락해서 사라 씨 좀 파견해 달라고 하세요.”

    최대한 빨리 이동하려면 장거리 공간 이동이 가능한 미국 플레이어 사라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강선영 길드장이 미국에 연락을 취했고 사라가 도착했다.

    그 후 현성은 사라와 함께 소말리아로 이동했다.

    * * *

    “완전 개판이네.”

    레드 드레이크만 문제가 아니었다.

    와이번을 포함해 트롤, 고블린, 오크, 놀, 웨어 울프 등등의 수많은 몬스터들이 활개를 치고 있었다.

    ‘여기가 파르티샤의 차원이야 뭐야.’

    설마 북한과 일본 사태 이후 지구에서 이런 광경을 보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우선 정리부터 하자.’

    파지지직! 화르르륵!

    현성의 몸이 칠흑빛 뇌전과 화염으로 휩싸였다.

    타악!

    현성이 허공을 가로지르며 칠흑빛 뇌전과 화염을 사방으로 흩뿌렸다.

    -캬아아앙!

    -크아아앙!

    몬스터들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터트리며 죽어 나갔다.

    현성은 원거리 공격과 육탄전을 병행하며 몬스터들을 쓸어버렸다.

    정령인 뚱이와 덕구도 소환해 몬스터를 소탕했다.

    현성이 몬스터를 쓸어버리면 UN군 플레이어들이 그 뒤처리를 했다.

    전리품은 현성의 몫으로 챙겨 놓았고 부서진 던전을 복구했다.

    현성은 용종 몬스터가 많은 점을 감안해 용혈검을 사용했다.

    그러다 손이 부족하자 용혈검을 오른손에 쥐고 신혈검을 왼손에 쥐었다.

    현성은 신혈검을 손에 넣은 뒤 쌍검술을 연습하고 있었다.

    전설 등급 쌍검술 스킬도 하나 구입해 익혔다.

    하지만 아직은 어색했고 숙련도 역시 한 손 검에 비해 손색이 있었다.

    그렇지만 조금씩 연습을 해 나가고 있었다.

    현재로서는 전설 등급 몬스터를 상대로도 사용하기 힘들 정도로 숙련도가 낮았다.

    하나 고작 영웅, 희귀, 일반 등급 몬스터를 쓸어버리는 일이었다.

    그 정도는 낮은 숙련도로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했다.

    용혈검과 신혈검을 든 현성이 파죽지세로 몬스터들을 쓸어버렸다.

    레드 드레이크건 와이번이건 트롤이건 현성의 공격을 제대로 막아 내는 개체가 없었다.

    말 그대로 천외천의 실력이었다.

    ‘정말 대단하네. 영웅 등급 몬스터들을 일반 등급 몬스터 잡듯 쓸어버리고 있어.’

    ‘도대체 레벨이 몇이나 되는 거야?’

    UN군 소속 플레이어들의 입장에서는 현성의 위용에 기가 눌릴 지경이었다.

    그들도 고레벨 플레이어다.

    하지만 현성과 비교하면 그 발끝조차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의문도 있었다.

    ‘도대체 왜 마석이나 아이템이 나오는 거야?’

    ‘20레벨의 법칙에서 자유로운 방법은 공유가 안 되는 건가?’

    ‘부럽다.’

    현성이 1레벨 플레이어라는 사실을 모르는 UN군 플레이어들 입장에서는 그저 부러움의 연속일 수밖에 없었다.

    UN군 플레이어들이 자신을 부러워한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현성은 몬스터 소탕에만 최선을 다했다.

    그러면서도 머릿속은 의문으로 가득했다.

    ‘도대체 왜 레드 드레이크들이 무리를 짓는 거지?’

    레드 드레이크들은 단독생활을 하는 몬스터다.

    현성은 드레이크 던전을 개인 사냥터로 가지고 있다.

    그래서 드레이크들의 습성을 잘 알았다.

    하지만 이놈들은 달랐다.

    수십 마리가 넘는 드레이크들이 서로 협력해 유기적으로 현성을 공격했다.

    그건 다른 몬스터들도 마찬가지였다.

    단독생활을 하거나 무리 생활을 하더라도 서로 적대하는 개체들이 오직 인간만을 공격하고 있었다.

    ‘이유는 나중에 찾자.’

    일단은 레드 드레이크를 포함한 몬스터들을 쓸어버리는 게 우선이었다.

    파지지직! 화르르륵!

    칠흑빛 뇌전과 화염의 해일이 몬스터들을 휩쓸었다.

    연속적으로 신화 등급 스킬 두 개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현성의 마력과 체력은 처음과 다를 바가 없었다.

    현성은 순조롭게 레드 드레이크를 포함한 몬스터들을 전멸시켰다.

    차원 게이트 봉인도 순조로웠다.

    그때 이변이 발생했다.

    -크아아아아앙!

    커다란 포효 소리와 함께 전신이 붉은 비늘로 뒤덮인 거대한 체구의 레드 드래곤이 등장했다.

    휘이이이잉!

    레드 드래곤이 등 뒤에 있는 세 쌍의 날개를 펄럭이며 하늘로 날아올렸다.

    -콰콰콰콰콰콰!

    그와 동시에 강대한 마력이 담긴 레드 드래곤의 화염 브레스가 뿜어져 나왔다.

    현성이 주변에 있던 UN군 소속 플레이어들을 데리고 공간 이동 스킬을 사용해 몸을 피했다.

    하지만 UN군 소속 플레이어들의 숫자는 너무 많았고 던전을 봉인하기 위해 뿔뿔이 흩어져 있었다.

    “아아아아악!”

    브레스가 닿는 순간 UN군 소속 플레이어들의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공간 이동 스킬이나 방어력이 높은 방어 스킬을 가진 이들은 살아남았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은 레드 드래곤의 화염 브레스를 직격으로 받아 내야 했다.

    순식간에 지옥도가 펼쳐졌다.

    대지가 녹아내렸고 폐를 녹여 버릴 듯한 뜨거운 열기가 천지를 뒤덮었다.

    겨우 목숨을 부지한 플레이어들도 피부가 녹아내리고 몸이 불타는 극심한 부상을 입었다.

    ‘막아야 해.’

    슈우우욱!

    현성이 허공을 가로지르며 세 쌍의 날개를 펄럭이는 레드 드래곤을 향해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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