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권. 업적 획득 (115/225)
  • ┃업적 획득

    ‘포인트가 순식간에 늘어났네.’

    현성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맺혔다.

    스킬북 구매로 인해 바닥을 드러냈던 현성의 포인트가 순식간에 복구되었다.

    아니, 복구된 수준을 넘어서 오히려 더 늘어났다.

    이게 다 호갱님들 덕분이었다.

    ‘게임은 당분간 이대로 내버려 두면 될 것 같고.’

    두 번째 랜덤 박스 열풍이 잠잠해질 때 다음 이벤트를 시작하면 된다.

    그 전까지 게임에 신경 쓸 일은 없을 것 같았다.

    ‘쇼핑을 해 보자.’

    호루스의 눈 구입과 스킬북 대란으로 인해 한동안 쇼핑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가능했다.

    ‘일단 혈신의 액세서리 세트부터.’

    꽤 오랜 시간 눈독을 들였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구매하지 못했던 물품이다.

    [혈신 반지 – 신화 등급]

    -공격 스킬의 위력이 10% 증가합니다.

    -물리 공격 및 스킬 공격으로 준 피해의 20%를 흡수해 체력과 마력을 회복합니다.

    -암흑 속성 스킬에 대한 저항력이 상승합니다.

    -세트 아이템 혈신의 액세서리 세트 중 하나.

    -세트 효과 : 암흑 속성 스킬의 위력이 40% 증가합니다. 신성 속성 스킬의 위력이 40% 감소합니다. 물리 공격 및 스킬 공격으로 준 피해의 40%를 흡수해 체력과 마력을 회복합니다. 적의 피를 흡수해 체력과 마력을 회복합니다.

    옵션은 고작 세 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공격 스킬의 위력 증가와 피해 흡수 등 꼭 필요한 옵션은 포함되어 있었다.

    ‘다른 액세서리 세트에 비해서 스킬 저항력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그건 천뢰신의 갑옷 스킬과 마왕의 갑주 세트로 커버할 수 있어.’

    결정적으로 현성이 혈신의 액세서리 세트를 선택한 이유는 세트 효과 때문이다.

    암흑 속성 스킬 위력 증가가 무려 40%다.

    물리 공격 및 스킬 공격 피해 흡수는 물론 적의 피까지 흡수한다.

    ‘다른 스킬, 아이템과 조합하면 체력과 마력이 바닥날 일이 없을 거야.’

    강대한 스킬을 사용했을 때 소모되는 마력이나 체력보다 회복되는 마력과 체력이 더 늘어나는 것.

    그게 현성의 최종 목표였다.

    -세트 아이템 혈신의 액세서리 세트 – 신화 등급을 구매하시겠습니까? 한번 구매한 물품은 환불이나 교환이 불가능합니다.

    -[예] [아니오]

    바로 예를 눌렀다.

    -세트 아이템 혈신의 액세서리 세트 – 신화 등급을 구매하셨습니다.

    화악!

    밝은 빛무리와 함께 혈신의 액세서리 세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현성이 흡혈왕의 액세서리 세트를 혈신의 액세서리 세트로 교환했다.

    [믿을 수 없는 업적 – 준신화 등급]

    최초로 신화 등급 액세서리를 획득하셨습니다.

    업적 보상 : 칭호 [최초로 신화 등급 액세서리를 손에 넣은 자 - 준신화 등급]

    그 순간 업적이 떠올랐다.

    ‘역시.’

    신화 등급 액세서리를 얻는 순간 추가로 업적이 떴다.

    ‘무기랑 갑옷도 욕심을 내 볼 만한데.’

    현성의 무기인 용혈검은 아직 전설 등급에 불과했다.

    갑옷인 마왕의 갑주는 준신화 등급에 머물고 있었다.

    하지만 업적은 모두 준신화 등급까지 얻었다.

    오크 로드가 준 전리품 덕분이었다.

    ‘신화 등급 업적이라.’

    욕심이 났다.

    그렇지만 업적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장애물을 넘어야 했다.

    일단 첫 번째로 성장형 아이템인 용혈검을 성장시켜야 했다.

    하지만 용혈검은 신화 등급은커녕 준신화 등급으로도 성장하지 못한 상태였다.

    두 번째는 게스피트의 손에 의해 준신화 등급으로 성장한 마왕의 갑주 세트를 대신할 만한 신화 등급 아이템인 마신의 갑주 세트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점이다.

    ‘신화 등급은 왜 다 세트로만 파는 거야.’

    사실 혈신의 액세서리 세트도 하나하나 따로 개별 구매를 하고 싶었다.

    그럼 하나만 얻어도 업적을 획득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신화 등급 세트 아이템은 세트로만 구매할 수 있었다.

    현성이 그렇게 간절하게 원했던 묶음 상품 판매가 신화 등급 아이템부터 가능했던 것이다.

    물론 세트 아이템이 아닌 액세서리의 경우에는 개별 구매가 가능했다.

    하지만 성능이 떨어졌다.

    ‘어떻게 하지?’

    업적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상점에서 신화 등급 무기와 방어구를 구매해야 한다.

    하지만 무기는 가격이 비싸다.

    방어구는?

    신화 등급 세트 방어구에 비해 신화 등급 개별 방어구의 성능 자체가 떨어진다.

    ‘업적 획득용으로 꼭 필요도 없는 무기와 방어구를 구매하는 건 손해가 큰데.’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그러다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무기를 꼭 하나만 사용할 필요가 있나?’

    용혈검은 동급의 전설 등급 무기들 중에서도 독보적인 성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용종을 상대하는 경우 전설 등급임에도 신화 등급 무기보다 더 좋은 성능을 자랑한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용종을 상대할 때다.

    용종이 아닌 몬스터를 상대할 때라면?

    신화 등급은커녕 준신화 등급에도 밀리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그냥 무기를 두 개 가지고 다니면 되잖아.’

    일반적인 적은 신화 등급 무기로 상대한다.

    용종 몬스터를 만나면?

    용혈검을 쓰면 된다.

    ‘뭐, 쌍검술도 연습해 보면 괜찮을 것 같고.’

    당장 한 손 검만큼 능숙하게 사용하지는 못하겠지만, 스킬을 익히고 노력하다 보면 숙련도도 올라가지 않겠는가?

    현성의 스타일에 쌍검술이 더 맞는다고 판단되면?

    쌍검술을 사용하면 그만이다.

    ‘지르자.’

    용혈검이 성장형이라고는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갈 길이 멀었다.

    준신화 등급도 까마득한데 신화 등급에 도달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모하겠는가?

    ‘어떤 무기를 살까?’

    현성이 무기 중에서도 검을 집중해서 살폈다.

    신화 등급 무구 중에는 뛰어난 성능을 가진 아이템들이 많았다.

    하나하나가 전부 보물이었다.

    ‘기존 세팅을 어그러트릴 수는 없어.’

    현성은 일단 신성 계열 무기는 배제했다.

    ‘암흑 속성 중에 흡혈 옵션이 있는 무기를 찾아야 해.’

    시스템 상점을 얼마나 뒤졌을까?

    드디어 현성이 찾던 아이템이 모습을 드러냈다.

    [신혈검 – 신화 등급]

    -물리 공격의 위력이 20% 증가합니다.

    -스킬 공격의 위력이 20% 증가합니다.

    -물리 공격 및 스킬 공격으로 준 피해의 30%를 흡수해 체력과 마력을 회복합니다.

    -적의 피를 흡수해 체력과 마력을 회복합니다.

    ‘좋다.’

    다른 아이템에 비해 물리 공격력 증가폭이나 스킬 공격력 증가폭은 상당히 떨어진다.

    하지만 물리 공격과 스킬 공격으로 준 피해를 무려 30%나 흡수한다.

    적의 피를 흡수하는 옵션도 상당히 좋았다.

    유일한 단점이 있다면…….

    ‘엄청 비싸네.’

    가격이 정말 어마어마했다.

    ‘하지만 충분히 살 수 있어.’

    포인트는 여유가 있다.

    ‘신혈검을 구입하고도 신화 등급 방어구 하나 정도는 더 구매할 수 있겠어.’

    결정을 내렸다.

    신혈검을 산다.

    -무기 신혈검 – 신화 등급을 구매하시겠습니까? 한번 구매한 물품은 환불이나 교환이 불가능합니다.

    -[예] [아니오]

    바로 예를 눌렀다.

    -무기 신혈검 – 신화 등급을 구매하셨습니다.

    화악!

    밝은 빛무리와 함께 신혈검이 모습을 드러냈다.

    ‘신기하게 생겼네.’

    겉모습은 일반적인 검과 같았다.

    하지만 검날이 상당히 특이했다.

    빛이 반사되는 각도에 따라 붉게 빛나기도 했고 검게 빛나기도 했다.

    ‘일단 업적부터 획득하자.’

    현성이 신혈검을 움켜쥐었다.

    당연히 업적이 떠올랐다.

    [믿을 수 없는 업적 – 준신화 등급]

    최초로 신화 등급 무기를 획득하셨습니다.

    업적 보상 : 칭호 [최초로 신화 등급 무기를 손에 넣은 자 - 준신화 등급]

    ‘좋아, 이제는 방어구다.’

    방어구는 대충 생각해 둔 게 있었다.

    ‘세트 아이템에 포함되지 않는 방패가 최고지.’

    현성은 원래 기동성이 좋은 가죽 갑옷을 입고 왼팔에는 방패 대신 금속 보호대를 장착했다.

    하지만 형태 변환이 자유로운 마왕의 갑주를 얻은 후에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방패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아이템이라면 분명히 옵션이 중복 적용될 거야.’

    현성이 열심히 신화 등급 방어구 아이템을 살폈다.

    그러다 한 아이템을 발견했다.

    [고신의 방패 – 신화 등급]

    -물리 저항력이 대폭 증가합니다.

    -스킬 저항력이 대폭 증가합니다.

    -받은 피해의 일부를 흡수해 체력과 마력을 회복합니다.

    -받은 피해의 20%를 적에게 되돌려 줍니다.

    -작용자의 의지에 따라 형태를 변환합니다.

    ‘이게 가장 좋네.’

    물리 저항력과 스킬 저항력도 증가하고 체력과 마력 회복 옵션과 피해 반사 옵션까지 있다.

    거기다 형태 변환까지.

    ‘역시 신화 등급 정도 되면 버릴 만한 아이템이 없다니까.’

    어떻게 조합해서 사용하느냐.

    그게 가장 중요했다.

    ‘사자.’

    결정을 했으면 바로 질러야 했다.

    -방어구 고신의 방패 – 신화 등급을 구매하시겠습니까? 한번 구매한 물품은 환불이나 교환이 불가능합니다.

    -[예] [아니오]

    당연히 예를 선택했다.

    -방어구 고신의 방패 – 신화 등급을 구매하셨습니다.

    화악!

    밝은 빛무리와 함께 고신의 방패가 모습을 드러냈다.

    고신의 방패는 전형적인 원형 방패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 될 게 없었다.

    형태 변환이 가능하니까 말이다.

    현성이 고신의 방패를 집어 들었다.

    [믿을 수 없는 업적 – 준신화 등급]

    최초로 신화 등급 방어구를 획득하셨습니다.

    업적 보상 : 칭호 [최초로 신화 등급 방어구를 손에 넣은 자 - 준신화 등급]

    당연하다는 듯 업적이 떠올렸다.

    ‘이제 끝났어.’

    무기, 방어구, 액세서리.

    아이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신화 등급 업적을 모두 독점했다.

    ‘루시아와 파르티샤도 업적을 얻을 수 있게 해 줘야지.’

    두 사람은 현성과 최초 업적을 공유하지 않는다.

    무기, 방어구, 액세서리 모두 귀속 아이템이 아니었다.

    현성이 신혈검, 고신의 방패, 혈신의 액세서리 세트를 루시아와 파르티샤에게 잠시 넘겨주기만 하면?

    두 사람 모두 최초 업적을 달성할 수 있다.

    현성이 스마트폰을 켜고 루시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 * *

    “감사합니다, 주군.”

    루시아가 환한 표정으로 현성에게 받은 아이템들을 넘겼다.

    “획득했나요?”

    “물론입니다.”

    루시아의 말에 현성도 기분이 좋아졌다.

    ‘이번에는 파르티샤 차례였다.’

    -절 고용해 주세요.

    -고용주 파르티샤 님이 용병 최현성 님의 고용을 신청하셨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현성이 군주의 외침을 사용하자마자 바로 반응이 왔다.

    현성이 예를 누르고 파르티샤의 차원으로 이동했다.

    화악!

    밝은 빛무리와 함께 시야가 바뀌었다.

    “주군을 뵙습니다!”

    파르티샤가 공손한 자세로 현성에게 군례를 취했다.

    파르티샤는 갑옷이 아닌 평상복을 입고 있었다.

    또 식사 중이었는지 옆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음식들이 세팅되어 있었다.

    “제가 식사를 방해한 모양이네요?”

    “아니옵니다.”

    말은 아니라고 하는데 상황이 그랬다.

    “일단 받으세요.”

    현성이 아이템들을 파르티샤에게 넘겼다.

    파르티샤는 엉겁결에 현성이 넘긴 아이템들을 받아 들었다.

    그리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 이게 무슨?”

    순조롭게 업적을 획득한 모양이다.

    “업적 획득했으면 다시 주세요.”

    현성의 말에 파르티샤가 공손한 자세로 아이템을 넘겼다.

    “마음 같아서는 진짜로 주고 싶은데, 제가 그렇게 여유가 넘치는 상황은 아니어서요.”

    “신은 그저 주군께서 베풀어 주신 은혜에 감읍할 따름이옵니다.”

    파르티샤가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충성도가 올라간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사실 이러는 게 당연했다.

    현성은 무려 스텟을 늘려 주는 업적을 선물해 준 것이었으니까 말이다.

    ‘업적 시스템 이거 참 좋네. 잠깐 소유하고 있어도 인정이 되니까.’

    하지만 그건 현성이니까 할 수 있는 소리다.

    무려 최초 업적이다.

    단일 차원에서 단 한 명에게만 허락된 일이다.

    현성이 루시아와 파르티샤의 군주가 아니었다면 타 차원 존재에게 이런 호의를 베풀 필요가 없었다.

    ‘이걸로 장사를 해 볼까?’

    오죽하면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

    업적 획득을 도와주고 포인트를 받는 일.

    ‘너무 위험하지.’

    현성이 타 차원의 존재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용병 고용뿐이다.

    한데 용병 고용으로 아이템을 받은 상대가 고용을 취소해 현성을 지구로 돌려보낸다면?

    현성은 졸지에 닭 쫓던 개 신세가 된다.

    사실 그런 이유로 파르티샤에게 아이템을 넘기고 업적을 선물해 주는 것도 살짝 고민했다.

    하지만 현성은 파르티샤에게 업적을 선물해 주기로 결정했다.

    그간 적지 않은 신뢰가 쌓였다.

    또 현성의 도움이 없으면 파르티샤의 세력은 그대로 무너진다.

    파르티샤가 현성을 배신할 수 없음을 알기에 아이템을 넘겼다.

    그렇지만 난생처음 보는 플레이어들을 믿을 수는 없었다.

    * * *

    ‘이왕 온 김에 사냥이나 좀 하다 가야겠다.’

    새로운 아이템을 맞췄다.

    당연히 성능 테스트가 시급했다.

    현성의 입장에서는 지구보다 파르티샤의 차원에서 성능 테스트를 하는 게 더 마음이 편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정기적으로 몬스터를 쓸어 줘야 하기도 하고.’

    호리병 형태의 방어벽은 아직 완성하지 못했다.

    그런 만큼 주기적으로 몬스터를 토벌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현성의 입장에서는 제후국의 안전도 책임져 주고 사냥도 하고 아이템 테스트도 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였다.

    현성이 공간 이동 스킬을 사용해 건설 중인 장벽 너머로 향했다.

    장벽 근처는 이미 토벌을 마무리했는지 몬스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좀 더 깊숙이 들어가야겠어.’

    현성이 아공간을 열었다.

    ‘나와라.’

    -크아아아아앙!

    아공간 속에서 삼두룡이 모습을 드러냈다.

    현성이 삼두룡의 가운데 머리 위에 자리를 잡았다.

    ‘가자.’

    현성의 지시에 따라 삼두룡이 거대한 날개를 펄럭이며 하늘을 가로질렀다.

    ‘기왕이면 전설 등급 몬스터도 한 마리 잡았으면 좋겠는데.’

    삼두룡은 시작에 불과하다.

    현성은 차근차근 휘하의 몬스터 군단을 늘려 나갈 생각이었다.

    몬스터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휘익!

    현성이 지상으로 뛰어내렸다.

    “아아아아아!”

    그와 동시에 도발 스킬을 시전했다.

    -캬오오오오!

    -크아아아앙!

    현성의 도발 스킬에 걸려든 몬스터들이 사방에서 달려들었다.

    현성이 흑뢰신의 숨결과 화염의 서를 사용해 몬스터들을 쓸어버렸다.

    파지지지직! 화르르르륵!

    몬스터들이 추풍낙엽처럼 쓸려 나갔다.

    ‘확실히 효율이 좋아.’

    혈신의 액세서리 세트는 흡혈왕의 액세서리 세트보다 뛰어난 성능을 자랑했다.

    신혈검 역시 마찬가지였다.

    용혈검보다 등급이 높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빠르게 현성의 체력과 마력을 회복시켜 줬다.

    -콰콰콰콰콰콰!

    삼두룡도 연속적으로 브레스를 내뿜으며 현성의 사냥을 도왔다.

    연속적으로 스킬을 사용하고 삼두룡에게 마력을 공급해 줬다.

    마력과 체력을 계속해서 소모하고 있음에도 마력과 체력이 바닥나기는커녕 끊임없이 차올랐다.

    ‘좋네.’

    역시 아이템빨이 최고였다.

    ‘나중에 포인트에 여유가 있으면 다른 세팅으로 하나 더 맞춰도 괜찮을 것 같은데.’

    현재 현성의 아이템 세팅은 게임으로 치자면 흡혈템 세트였다.

    만약 포인트의 여유가 있다면?

    스킬 공격 세팅이나 물리 공격 세팅 이런 식으로 공격에 특화된 아이템 세팅을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너무 비효율적이야.’

    공력력은 지금도 충분하다.

    더 높은 공격력을 위해서는 새로운 아이템 세팅을 맞추는 것보다 다른 신화 등급 스킬을 구입해 흑뢰신의 숨결과 화염의 서를 강화하는 게 더 효율적이었다.

    흑뢰신의 숨결과 화염의 서에 꾸준히 신화 등급 스킬을 흡수시키다 보면 상위 등급인 초월 등급으로의 성장이 가능했으니까 말이다.

    ‘아이템은 더 욕심내지 말자.’

    마신의 갑주 세트까지만 맞추면 된다.

    그 후에는 신화 등급이 아니라 초월 등급 아이템 구매를 위해 포인트를 꾸준히 모아야 했다.

    현성이 사냥을 지속해 나갔다.

    수많은 영웅, 희귀, 일반 등급 몬스터들이 죽어 나갔다.

    하지만 현성이 간절히 기다리던 전설 등급 몬스터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더 깊숙이 들어가 볼까?’

    현성이 사냥한 곳은 방어벽 근방이었다.

    더 깊이 들어간다면 분명 전설 등급 몬스터가 있을 것이다.

    나오지 않으면?

    더 깊숙이 들어가면 된다.

    ‘어?’

    현성이 몸을 움직이려던 찰나 멈칫했다.

    ‘굳이 내 눈으로 찾을 필요가 없잖아.’

    현성에게는 몬스터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고가의 아이템이 있었다.

    ‘비싼 포인트를 주고 샀으면 제대로 써먹어야지.’

    현성이 아공간에서 호루스의 눈을 꺼내 들었다.

    호루스의 눈이 있으면 굳이 먼 거리를 직접 탐색하지 않아도 된다.

    ‘한번 해 보자.’

    현성이 호루스의 눈을 착용했다.

    그 순간 엄청난 정보들이 현성의 뇌리로 쏟아져 들어왔다.

    방어벽을 만들고 있는 플레이어들의 마력, 사방에 흩어져 있는 몬스터들의 마력.

    “큭!”

    머리가 지끈거렸다.

    온갖 정보의 홍수 속에 현성이 애써 정신을 집중했다.

    ‘찾았다.’

    전설 등급으로 추정되는 강대한 마력의 주인공을 찾았다.

    그런데…….

    ‘지상이 아니야.’

    호루스의 눈을 통해 찾아낸 강대한 마력의 주인공은 대지가 아닌 바다에 있었다.

    목표물의 위치를 확인한 현성이 호루스의 눈을 해제했다.

    ‘나쁠 건 없지.’

    지구에도 수중 차원 게이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면 물속에서 활동하는 수중형 전설 등급 몬스터를 언데드 몬스터로 만드는 것도 좋은 선택이었다.

    ‘육해공 언데드 몬스터 군단을 만들자.’

    그 편이 돌발적인 상황에 대응하기 좋았다.

    삼두룡은 하늘이 주 무대인 비행형 전설 등급 몬스터다.

    공은 갖춘 것이다.

    이번 사냥으로 해를 갖추면?

    육만 갖추면 육해공 언데드 몬스터 군단의 기틀을 다질 수 있다.

    현성이 삼두룡의 아공간에 넣은 후 연속적으로 공간 이동 스킬을 사용했다.

    첨벙!

    목적지에 도착한 현성이 물속으로 들어갔다.

    ‘저놈인가?’

    현성의 눈에 거대한 거북이가 들어왔다.

    ‘꼭 악어 거북이처럼 생겼네.’

    등껍질은 뾰족뾰족하게 솟아 있었고 노출된 머리에는 날카로운 뿔이 돋아 있었다.

    발톱은 날카로웠고 꼬리는 길었다.

    그리고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덩치를 가지고 있었다.

    ‘드래곤과 거북이를 반쯤 섞어 놓은 것 같네.’

    생소하면서도 뭔가 익숙한 외형이었다.

    ‘현무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사방신 중 하나인 북현무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저런 모습일 것 같았다.

    ‘일단 잡아 보자.’

    현성이 현무를 닮은 몬스터를 향해 달려들었다.

    드래곤의 모습이 섞여 있어 용종일 수도 있다는 판단하에 신혈검 대신 용혈검을 뽑아 들었다.

    -크르르르르!

    현성의 접근을 확인한 현무를 닮은 몬스터가 낮게 으르렁거렸다.

    그와 동시에 주변의 수온이 급격하게 내려갔다.

    빠지지직!

    바닷물이 빠른 속도로 얼어붙었다.

    얼어붙은 바닷물이 날카로운 창날로 변해 현성을 향해 날아들었다.

    ‘칫, 냉기 계열이냐?’

    현성이 얼음창을 피하며 물속을 유형했다.

    한데 주변에 있던 물이 살얼음으로 변해 현성의 움직임을 방해했다.

    꽈아아아앙!

    얼음창이 현성의 몸에 적중했다.

    피해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살짝 짜증이 났다.

    ‘까다롭네.’

    현무를 닮은 몬스터는 자신의 주변을 마력으로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었다.

    공간 자체를 장악하고 있다 보니 공간 이동 스킬도 먹히지 않았다.

    파지지직! 화르르륵!

    현성의 몸이 칠흑빛 뇌전과 화염으로 물들었다.

    ‘정면 돌파다.’

    물속인 만큼 뇌전과 화염으로 이루어진 원거리 타격은 효율이 떨어졌다.

    그럼 남은 것은 육탄전뿐이다.

    슈우우욱!

    현성이 얼음과 물이 뒤섞여 있는 바다를 뚫고 나갔다.

    빠지지직!

    현무를 닮은 몬스터도 마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현성을 공격했다.

    꽈아아아앙! 화르르르륵!

    현성의 몸을 휘감고 있는 칠흑빛 뇌전과 화염이 얼음을 박살 내고 바닷물을 증발시켰다.

    현성과 현무를 닮은 몬스터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쩌억!

    그때 현무를 닮은 몬스터가 입을 벌렸다.

    -콰콰콰콰콰콰콰!

    그와 동시에 강력한 냉기 브레스가 뿜어져 나왔다.

    빠지지지지직!

    바닷물이 순식간에 얼어붙으며 현성의 몸을 뒤덮었다.

    현성의 몸이 얼음덩어리 속에 갇혀 버렸다.

    콰아아아앙!

    현성이 연속적으로 얼음덩어리를 부수며 전진했다.

    치이이이익!

    현성의 몸을 휘감고 있는 칠흑빛 뇌전과 화염이 얼음과 물을 증발시켰다.

    꽈아아앙! 꽈아아앙! 꽈아아앙!

    현무를 닮은 몬스터가 최대치로 냉기 브레스를 뿜어냈다.

    현성은 정면으로 냉기 브레스를 꿰뚫고 나아갔다.

    그 후.

    콰직!

    용혈검을 현무를 닮은 몬스터의 머리에 박아 넣었다.

    -크아아아앙!

    현무를 닮은 몬스터가 머리를 뒤흔들고 팔을 휘저으며 육탄으로 현성을 공격했다.

    ‘용의 혈조.’

    좌아아아아악!

    현무를 닮은 몬스터의 머리에서 흘러나온 피가 날카로운 칼날로 변해 몸을 휘저었다.

    ‘역시 용종이었어.’

    현성이 용혈검과 용의 혈조 스킬을 이용해 놈의 몸에 더 많은 상처를 냈다.

    가가가각!

    하지만 등껍질은 너무 단단해서 용혈검이 제대로 박히지 않았다.

    그저 용혈검에 긁힌 상처만 남을 뿐이었다.

    ‘이걸로 갑옷 만들면 제대로 된 명작이 나올 거 같은데.’

    마력의 도움이 있긴 하겠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강도가 엄청나게 튼튼했다.

    콰아아앙! 콰아아앙!

    바닷속에서 현성과 현무를 닮은 몬스터의 혈투가 이어졌다.

    하지만 애초에 힘의 차이가 너무 컸다.

    그나마 현무를 닮은 몬스터가 선전했던 이유는 바닷속이라는 특수한 환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는 한계였다.

    현무를 닮은 몬스터의 몸에서 나오는 피가 점점 더 많아졌다.

    용혈검은 현무를 닮은 몬스터의 피를 엄청나게 빨아 먹었다.

    또 흘러나온 피는 용의 혈조가 되어 현무를 닮은 몬스터의 몸에 더 큰 상처를 냈다.

    현무를 닮은 몬스터의 몸이 만신창이로 변했다.

    현성은 일격에 숨통을 끊을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

    방어에 집중하며 계속해서 시간을 끌었다.

    용혈검이 최대한 많은 피를 흡수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귀속 아이템 용혈검 - 유일 전설 등급이 성장했습니다.

    -귀속 아이템 용혈검 - 유일 전설 등급이 성장했습니다.

    -귀속 아이템 용혈검 - 유일 전설 등급이 성장했습니다.

    ……후략……

    용혈검이 성장했다는 메시지가 연속적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캬아앙!

    피를 너무 많이 빨렸는지 현무를 닮은 몬스터가 짧은 비명과 함께 숨을 거뒀다.

    출혈 과다로 죽은 것이다.

    ‘그래도 말끔하게 다 빨아 먹었네.’

    현성이 현무를 닮은 몬스터의 사체를 주시했다.

    잔존 마력은 흘러나오지 않았다.

    ‘피랑 같이 마력이 다 빨렸나 보네?’

    용혈검이 피를 듬뿍 흡수한 경우는 잔존 마력이 뿜어져 나오지 않았다.

    잔존 마력이 뿜어져 나와 아이템을 드롭하더라도 레드 드래곤의 경우처럼 등급에 비해 한참 하급 아이템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나쁠 건 없어.’

    현성이 탐식의 서 스킬을 사용했다.

    -액티브 스킬 탐식의 서 - 유일 영웅 등급이 성장했습니다.

    -액티브 스킬 탐식의 서 - 유일 영웅 등급이 성장했습니다.

    -액티브 스킬 탐식의 서 - 유일 영웅 등급이 성장했습니다.

    ……후략……

    성장 메시지가 떠올랐다.

    현성은 탐식의 서를 컨트롤해서 등껍질은 먹지 않게 제어했다.

    탐식의 서가 등껍질을 제외한 몬스터의 사체를 말끔하게 먹어 치웠다.

    -탐식의 서가 탐식한 사체의 스텟 중 일부를 영구적으로 흡수했습니다.

    -체력 스텟이 8 증가했습니다.

    평소보다 증가 폭이 낮았다.

    ‘등껍질을 안 먹여서 그런가?’

    하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었다.

    현성이 등껍질을 아공간에 넣어 버렸다.

    그 후 망자의 부활 스킬을 사용했다.

    뿌득! 뿌득!

    현성의 마력을 쭉쭉 빨아 먹은 망자의 부활 스킬이 현무를 닮은 몬스터의 육체를 재구성했다.

    드래곤과 거북이를 반쯤 섞어 놓은 외형의 언데드 몬스터가 탄생했다.

    ‘마력이 달리네.’

    아무래도 잡몹 사냥을 통해 마력을 보충해야 할 것 같았다.

    ‘네 이름은 현무다.’

    비슷하게 생겼으니 그냥 그렇게 불러도 무방할 것 같았다.

    현성이 현무를 아공간에 넣었다.

    그 후 지상으로 올라가 몬스터 사냥을 시작했다.

    “아아아아아!”

    -크아아아앙!

    -캬아아아아!

    도발 스킬에 걸린 몬스터들이 모여들었다.

    화르르륵!

    파지지직!

    화염의 서와 흑뢰신의 숨결이 몬스터 무리를 쓸어버렸다.

    몬스터 사냥을 시작하자 막대한 마력이 현성에게 몰려들었다.

    현성은 몬스터를 사냥하며 쌓인 마력을 모조리 현무에게 투자했다.

    ‘약간 시간이 걸리겠어.’

    현무를 완성하려면 꽤 많은 마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현성에게 마력을 공급해 줄 몬스터는 사방에 널려 있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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