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권. 최초 업적 (9/225)

┃최초 업적

현성은 곧바로 뿔 토끼 던전을 빠져나왔다.

원래는 더 사냥을 할 생각이었지만 생각이 바뀌었다.

고레벨로 추정되는 플레이어가 은신 계열 스킬을 사용해 암약하고 있다.

그런 곳에서 사냥을 이어 나갔다가는 자신의 밑천이 다 털릴 가능성이 높았다.

‘아직 안 나왔어.’

차원 게이트를 막고 있는 철문은 현재 굳게 닫혀 있었다.

‘조심해야겠어.’

설마 이런 최하급 던전에 저 정도 고레벨 플레이어가 있을 줄은 몰랐다.

‘완전히 격이 다르네.’

같은 은신 계열 스킬이지만 현성이 가진 일반 등급 스킬과는 차원이 달랐다.

‘다른 곳으로 가자.’

언제 밖으로 나와 은신 계열 스킬을 사용한 뒤 자신을 미행할지 모른다.

최대한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현성은 던전 근처에 대기하고 있던 택시에 탑승했다.

“어서 오십시오. 어디로 모실까요?”

“잠시 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바로 출발해 주세요.”

현성의 말에 택시 기사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차를 출발시켰다.

‘어디로 가지?’

현성이 스마트폰으로 던전과 몬스터에 대한 정보를 뒤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근처에 저레벨 던전이 있었다.

‘블러드 폭스 던전.’

5~10레벨 플레이어들이 주로 사냥하는 던전이었다.

‘여기로 가자.’

블러드 폭스 던전은 뿔 토끼 던전보다 난이도가 높았다.

하지만 현성에게 있어서는 뿔 토끼 던전이나 블러드 폭스 던전이나 그게 그거였다.

난이도가 높다고 해 봐야 도토리 키 재기 수준이었으니까 말이다.

“기사님, 블러드 폭스 던전 아시나요?”

“아, 예. 당연히 알고 있죠. 뿔 토끼 던전 졸업하신 모양이군요? 축하드립니다.”

“네, 감사합니다.”

“하하하, 제가 플레이어분들을 많이 태워 드려서 길을 잘 압니다. 저번에 어떤 플레이어분도…….”

기사님의 수다가 시작되었다.

현성은 기사님의 말에 적당히 대꾸해 주며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업적과 칭호라…….’

궁금했다.

과연 다른 던전에서도 같은 업적과 칭호를 줄까?

* * *

“도착했습니다.”

“감사합니다.”

현성이 요금을 계산하고 택시에서 내렸다.

“탱커 한 분만 오시면 바로 출발합니다!”

“힐러 두 분 모십니다! 마석 비율 2배로 해 드립니다!”

던전 앞의 상황은 뿔 토끼 던전이나 블러드 폭스 던전이나 비슷했다.

현성은 바로 던전 출입구로 향했다.

던전 출입구 관리원이 역시나 이상한 눈빛으로 현성을 바라봤지만 가볍게 무시하고 던전 안으로 들어갔다.

현성은 은신 스킬을 사용하고 던전 깊숙한 곳으로 향했다.

주변에 안전 요원이나 다른 플레이어들이 있는지 유심히 살핀 후 바로 사냥을 시작했다.

푸욱!

털썩!

사냥은 손쉬웠다.

뿔 토끼 던전과 난이도 차이가 없었다.

‘평균 180포인트.’

포인트가 많이 오르지는 않았다.

뿔 토끼보다 40포인트 정도 더 많이 줄 뿐이었다.

하지만 현성에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푸욱!

캬악!

현성은 기계적인 동작으로 사냥을 이어 나갔다.

블러드 폭스들이 떼죽음을 당하기 시작했다.

2시간 후.

-믿을 수 없는 업적 - 일반 등급

-단독으로 상위 레벨의 몬스터 블러드 폭스 300마리를 사냥하셨습니다.

-업적 보상 : 칭호 [블러드 폭스 사냥꾼 - 일반 등급]

예상대로였다.

역시 동일한 업적을 달성했고 동일한 업적 보상을 받았다.

‘상태창.’

이름 : 최현성

플레이어 레벨 : 1

메인 직업 : 없음

칭호 : [뿔 토끼 사냥꾼 - 일반 등급] [블러드 폭스 사냥꾼 - 일반 등급]

스텟 : [힘 70 +1] [민첩 70] [체력 70 +1] [마력 30] [정신력 30]

미분배 스텟 : [0]

고유 능력 : [판매] [구매]

액티브 스킬 : [힐 - 일반 등급] [파이어볼 - 일반 등급] [도발 - 일반 등급] [매직 미사일 - 일반 등급] [실드 - 일반 등급] [은밀한 기습 - 일반 등급] [은신 - 일반 등급]

패시브 스킬 : [단단한 몸 - 일반 등급] [강인한 체력 - 일반 등급] [삼재심법 - 일반 등급] [초급 검술 지식 - 일반 등급] [초급 마법 지식 - 일반 등급]

‘이번에는 힘이 올랐어.’

칭호마다 올려 주는 스텟이 다른 것 같았다.

‘그럼 두 번째 실험을 해 보자.’

현성은 사냥을 계속했다.

7시간 후.

-믿을 수 없는 업적 - 희귀 등급

-단독으로 상위 레벨의 몬스터 블러드 폭스 1,000마리를 사냥하셨습니다.

-업적 보상 : 칭호 [블러드 폭스 포식자 - 희귀 등급]

‘올랐어.’

칭호가 업그레이드됐다.

현성은 뛸 듯이 기뻤다.

‘상태창.’

이름 : 최현성

플레이어 레벨 : 1

메인 직업 : 없음

칭호 : [뿔 토끼 사냥꾼 - 일반 등급] [블러드 폭스 포식자 - 희귀 등급]

스텟 : [힘 70 +2] [민첩 70] [체력 70 +1] [마력 30] [정신력 30

미분배 스텟 : [0]

고유 능력 : [판매] [구매]

액티브 스킬 : [힐 - 일반 등급] [파이어볼 - 일반 등급] [도발 - 일반 등급] [매직 미사일 - 일반 등급] [실드 - 일반 등급] [은밀한 기습 - 일반 등급] [은신 - 일반 등급]

패시브 스킬 : [단단한 몸 - 일반 등급] [강인한 체력 - 일반 등급] [삼재심법 - 일반 등급] [초급 검술 지식 - 일반 등급] [초급 마법 지식 - 일반 등급]

‘더 많이 올랐어.’

칭호가 블러드 폭스 사냥꾼이 블러드 폭스 포식자로 변경되었다.

상세 정보가 필요했다.

현성은 칭호 ‘블러드 폭스 포식자 - 희귀 등급’을 눌러 보았다.

[블러드 폭스 포식자 - 희귀 등급]

-힘 스텟 2 증가.

-영웅 등급으로의 성장이 가능합니다.

‘영웅 등급.’

역시 희귀 등급이 끝이 아니었다.

‘올리자.’

분명 더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하지만 몸을 움직이려는 순간, 누적된 피로가 몰려왔다.

‘좀 쉬어야겠어.’

일단은 쉬고 내일 다시 와야 할 것 같았다.

현성은 주변에 쌓여 있던 마석들을 회수했다.

“어?”

마석을 회수하던 현성의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스킬북?”

스킬북이었다.

현성이 손을 뻗어 스킬북을 잡았다.

[단단한 몸 - 일반 등급]

-패시브 스킬북

-뼈, 근육, 피부를 강화해 몸을 단단하게 만들어 줍니다.

-이미 익힌 스킬입니다.

-스킬북을 습득할 수 없습니다.

“하?”

블러드 폭스를 잡고 나온 스킬북은 현성도 익히고 있는 일반 등급 스킬 단단한 몸의 스킬북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안 사는 건데.’

무려 1,199만 포인트를 들여 구입한 녀석이었다.

안전을 위해 구입한 스킬북이었는데 이렇게 나올 줄이야.

‘팔아야겠네.’

일반 등급이기는 하지만 최소한 수천만 원은 나가는 게 스킬북이다.

현성은 단단한 몸 스킬북을 챙긴 뒤 고유 능력 ‘판매’에 등록해 놓았던 스킬의 장인 스킬북을 회수했다.

그리고 당당한 표정으로 차원 게이트를 향해 움직였다.

* * *

“마석을 비롯한 습득 아이템은 오른쪽 바구니에 놓아두세요.”

담당 출입구 관리원이 차원 게이트를 통과한 현성에게 무미건조한 음성으로 말했다.

현성은 마석과 스킬북을 오른쪽 바구니에 놓아두고 엑스레이 검색대를 지났다.

몸에 걸친 갑옷과 무기를 제외하면 특별한 물품이 없었으니 당연히 통과였다.

문제는 현성이 내려놓은 습득 아이템이었다.

“희귀 등급 스킬북?”

지루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던 담당 출입구 관리원의 눈동자가 동그랗게 변했다.

스킬북은 드물지만 나름 꾸준히 나온다.

그렇기에 습득 아이템 중에 스킬북이 있다고 해서 담당 출입구 관리원이 놀랄 일은 아니다.

문제는 바로 스킬북의 종류였다.

화려하게 치장된 푸른 표지의 스킬북.

밋밋하게 외형에 은색 표지를 가지고 있는 일반 등급 스킬북과는 그 가치가 천양지차였다.

그 가격이 최하 억대 단위부터 거래되는 고가의 물품이었다.

“여, 여기서 희귀 등급 스킬북이 나온 적은 없었는데.”

담당 출입구 관리원이 당황한 것도 당연했다.

희귀 등급 스킬북은 일반적으로 중레벨 이상의 던전에서 나온다.

저레벨 던전이라고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었지만 그 사례가 극히 드물었다.

스킬북이라는 물건 자체가 몬스터의 사체에 남아 있는 잔존 마력을 통해 만들어지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더 많은 잔존 마력을 가지고 있는 몬스터가 더 좋은 등급의 마석과 아이템을 뱉어 냈다.

“이상 없죠?”

현성이 그 말과 함께 바구니에 올려놓았던 마석과 스킬북 2개를 챙겨 유유히 사라졌다.

‘수입이 짭짤한데.’

현성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스킬북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경매소에 등록했다.

마석은 보유 마력치를 측정한 후 일괄 판매했다.

마석을 팔아서 나온 금액이 무려 84만 원이었다.

엄청난 금액이었다.

심지어 마석은 하급 중에 하급이었다.

그런데도 무려 84만 원이 나왔다.

‘대충 하루에 100만 원 정도는 벌 수 있겠어.’

실로 엄청난 금액이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사냥에 열중한다면 한 달에 3천만 원은 벌 수 있다는 뜻이었으니까 말이다.

1년이면 무려 3억 5,000이 넘는다.

‘역시 플레이어가 최고야.’

현성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맺혔다.

스텟도 늘리고 포인트도 벌고 돈도 번다.

일석삼조였다.

하지만 이건 현성이 특별하기에 벌어진 일이었다.

플레이어들은 몬스터 1마리를 잡는 데 대략 5분 정도를 소모한다.

그에 비해 현성은 칼질 한 번이면 끝이다.

아마 던전에 있는 몬스터의 숫자가 더 많았다면 더 많은 돈을 벌었을 것이다.

현성으로서는 몬스터의 숫자가 너무 적어 아쉬울 뿐이었다.

일반 플레이어들과는 잡는 숫자 자체가 달랐다.

결정적으로 현성은 모든 마석을 독식한다.

그에 반해 일반 플레이어들은 파티를 이루어 사냥하기에 마석이 나오더라도 N분의 1을 해야 한다.

현성 정도의 수익을 얻으려면 최소한 중 레벨 정도는 되어야 했다.

저레벨 구간에서는 적자나 보지 않으면 다행이다.

괜히 초보 플레이어들을 위한 대출이 존재하는 게 아니다.

‘부족해.’

한순간 일용직 노동자에서 억대 연봉자로 탈바꿈했지만 현성에게는 여전히 돈이 부족했다.

최대한 빨리 강해져야 했다.

구매 등급을 올리고 포인트를 모아 엘릭서를 구입해 아버지를 치료해야 했다.

어서 빨리 과거의 망령에서 벗어나 행복했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었다.

쓰러진 아버지가 멀쩡하게 일어나고 항상 근심 어린 어머니와 누나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오르게 만들어야 했다.

전처럼 말이다.

아니, 가족들이 전보다 더 행복한 미소를 지었으면 했다.

* * *

다음 날 아침.

현성은 기상과 동시에 블러드 폭스 던전으로 향했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블러드 폭스 던전은 현성이 거주하는 고시원과 거리가 너무 멀었다.

현성이 거주하는 고시원 근처에도 던전이 있기는 했지만 현성이 출입하기에는 너무 고레벨 던전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블러드 폭스 던전 근처로 이사하고 싶었다.

하지만 당장 돈이 없었다.

설사 돈이 있다고 해도 이사는 신중하게 생각해야 했다.

그 근처에서 평생 사냥할 건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근처 모텔 방이라도 구해야겠어.’

그게 가장 합리적인 것 같았다.

블러드 폭스 던전에 도착한 현성은 바로 사냥을 시작했다.

현성은 미리 준비한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사냥에 열중했다.

오늘은 호칭을 영웅 등급으로 업그레이드시킬 생각이었다.

현성은 하루 종일 블러드 폭스 사냥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칭호는 쉽게 생성되지 않았다.

현성은 누가 이기나 보자는 심정으로 쉬지 않고 사냥에 열중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믿을 수 없는 업적 - 영웅 등급

-단독으로 상위 레벨의 몬스터 블러드 폭스 5,000마리를 사냥하셨습니다.

-업적 보상 : 칭호 [블러드 폭스 살해자 - 영웅 등급]

-최초 영웅 등급 업적 달성 - 영웅 등급

-최초로 영웅 등급의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업적 보상 : 칭호 [최초의 영웅 등급 업적 달성자 - 영웅 등급]

드디어 칭호가 업그레이드되었다.

한데 단순히 업그레이드로 끝난 게 아니었다.

‘최초 영웅 등급 업적 달성?’

이런 게 있는 줄은 몰랐다.

그 전까지는 보지 못했던 문구였다.

‘그럼 나 이전에 희귀 등급 업적을 달성한 사람이 있었다는 뜻인가? 영웅 등급 업적은 내가 최초고?’

최초의 전설 등급 업적이라는 칭호가 있다면 최초의 일반 등급 업적과 최초 희귀 등급 업적 칭호도 있었을 것이다.

‘정말 대단하네.’

현성은 거의 꼼수에 가까운 방법으로 비교적 손쉽게 최초 업적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꼼수가 아니었다면 달성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정석적인 방법으로 업적을 얻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그런 일을 실제로 해낸 사람이 있었다.

현성은 최초의 일반 등급 업적과 최초의 희귀 등급 업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당연한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이런 꼼수에 가까운 방법으로 최초의 영웅 등급 업적을 얻어도 되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내 코가 석 자인데 뭘 따져?’

꼼수든 뭐든 최초로 달성했으니 주는 것 아니겠는가?

‘상태창.’

현성이 상태창을 소환했다.

칭호의 효과를 자신의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이름 : 최현성

플레이어 레벨 : 1

메인 직업 : 없음

칭호 : [뿔 토끼 사냥꾼 - 일반 등급] [블러드 폭스 살해자 - 영웅 등급] [최초의 영웅 등급 업적 달성자 - 영웅 등급]

스텟 : [힘 70 +24] [민첩 70 +20] [체력 70 +21] [마력 30 +20] [정신력 30 +20]

미분배 스텟 : [0]

고유 능력 : [판매] [구매]

액티브 스킬 : [힐 - 일반 등급] [파이어볼 - 일반 등급] [도발 - 일반 등급] [매직 미사일 - 일반 등급] [실드 - 일반 등급] [은밀한 기습 - 일반 등급] [은신 - 일반 등급]

패시브 스킬 : [단단한 몸 - 일반 등급] [강인한 체력 - 일반 등급] [삼재심법 - 일반 등급] [초급 검술 지식 - 일반 등급] [초급 마법 지식 - 일반 등급]

‘이게 뭐야?’

현성은 너무 놀라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모든 스텟이 상승했다.

그것도 20이나.

현성은 바로 칭호 ‘최초의 영웅 등급 업적자 - 영웅 등급’을 눌렀다.

[최초의 영웅 등급 업적자 - 영웅 등급]

-모든 스텟 20 증가.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모든 스텟 20 증가라니?

총스텟이 100이나 증가했다.

레벨 업을 스무 번 해야 얻을 있는 스텟을 한 방에 획득한 것이다.

‘더 성장할 수는 없는 건가?’

아쉽지만 영웅 등급이 끝인 모양이었다.

현성은 칭호 ‘블러드 폭스 살해자 - 영웅 등급’을 눌렀다.

[블러드 폭스 살해자 - 영웅 등급]

-힘 스텟 4 증가.

-전설 등급으로의 성장이 가능합니다.

‘이것도 대단하네.’

칭호 하나로 무려 힘 스텟이 4나 올랐다.

레벨업을 하고 얻은 미분배 포인트의 대부분을 투자해야 올릴 수 있는 스텟이다.

하지만 방금 전에 봤던 모든 스텟 20 증가의 위엄 때문인지 그렇게 대단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 눈에 띄는 문구가 있었다.

‘전설 등급으로의 성장이 가능해.’

이게 중요했다.

영웅 등급이 끝이 아니었다.

전설 등급이라는 다음 등급이 있었다.

현성이 다급하게 ‘최초의 영웅 등급 업적 달성자 - 영웅 등급’과 ‘블러드 폭스 살해자 - 영웅 등급’을 비교했다.

같은 영웅 등급 칭호지만 단순히 스텟 증가에서 끝난 ‘최초의 영웅 등급 업적 달성자 - 영웅 등급’과 달리 ‘블러드 폭스 살해자 - 영웅 등급’은 스텟 증가와 성장 가능성을 내포했다.

‘최초의 영웅 등급 업적 달성자는 성장이 불가능한 칭호일 수도 있어.’

가슴이 두근거렸다.

칭호가 무조건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단일로 끝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최초의 전설 등급 업적 달성자도 획득할 수 있을 거야.’

최초의 영웅 등급 업적 달성자는 모든 스텟을 20이나 증가시켜 줬다.

최초의 전설 등급 업적 달성자라면?

분명 더 많은 보상을 줄 것이다.

‘내일 또 온다.’

당장 사냥을 이어 나가고 싶지만 더 이상은 무리였다.

피로가 너무 쌓여 더 이상 사냥이 불가능했다.

현성이 터벅터벅 차원 게이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낮이네.”

이른 아침에 던전에 들어갔다.

그런데 지금도 이른 아침이다.

하루를 꼬박 사냥에 투자한 것이다.

현성은 피로에 지친 몸을 이끌고 고시원으로 향했다.

* * *

다음 날 아침.

현성은 곧바로 고시원에서 짐을 가지고 나와 블러드 폭스 던전 근처에 자리한 모텔에 방을 얻었다.

고시원 방이 나가기 전까지는 월세와 모텔비를 한꺼번에 지불해야 했지만 상관없었다.

돈을 더 내는 것보다는 이동 시간을 줄이는 게 중요했다.

현성은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종일 블러드 폭스 던전에서 머물며 사냥에 열중했다.

가끔 스킬북이 나왔는데, 이미 익힌 스킬은 경매장에 등록하고 익히지 않은 스킬은 그대로 습득했다.

그리고 그렇게 사냥한 지 10일째 되던 날.

드디어 칭호를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었다.

-믿을 수 없는 업적 - 전설 등급

-단독으로 상위 레벨의 몬스터 블러드 폭스 10,000마리를 사냥하셨습니다.

-업적 보상 : 칭호 [블러드 폭스 학살자 - 전설 등급]

-최초 전설 등급 업적 달성 - 전설 등급

-최초로 전설 등급의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업적 보상 : 칭호 [최초의 전설 등급 업적 달성자 - 전설 등급]

‘힘들어 죽는 줄 알았네. 그래도 역시 가능했어.’

한 번에 전설 등급 칭호 2개를 획득했다.

‘상태창.’

현성이 피골이 상접한 모습으로 상태창을 호출했다.

이름 : 최현성

플레이어 레벨 : 1

메인 직업 : 없음

칭호 : [뿔 토끼 사냥꾼 - 일반 등급] [블러드 폭스 학살자 - 전설 등급] [최초의 영웅 등급 업적 달성자 - 영웅 등급] [최초의 전설 등급 업적 달성자 - 전설 등급]

스텟 : [힘 70 +68] [민첩 70 +60] [체력 70 +61] [마력 30 +60] [정신력 30 +60]

미분배 스텟 : [0]

고유 능력 : [판매] [구매]

액티브 스킬 : [힐 - 일반 등급] [파이어볼 - 일반 등급] [도발 - 일반 등급] [매직 미사일 - 일반 등급] [실드 - 일반 등급] [은밀한 기습 - 일반 등급] [은신 - 일반 등급]

패시브 스킬 : [단단한 몸 - 일반 등급] [강인한 체력 - 일반 등급] [삼재심법 - 일반 등급] [초급 검술 지식 - 일반 등급] [초급 마법 지식 - 일반 등급]

‘대박.’

모든 능력치가 40이나 올랐다.

다른 플레이어가 40렙은 올려야 얻을 수 있는 스텟을 고작 며칠의 고생만으로 얻은 것이다.

현성은 바로 칭호 ‘최초의 전설 등급 업적 달성자 - 전설 등급’의 상세 정보를 불러왔다.

[최초의 전설 등급 업적 달성자 - 전설 등급]

-모든 스텟 40 증가.

“하하하.”

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최초의 영웅 등급 업적 달성자 - 영웅 등급’과 ‘최초의 전설 등급 업적 달성자 - 전설 등급’ 모두 활성화가 가능했다.

두 칭호로 얻은 스텟이 무려 300이다.

‘정말 엄청나네.’

기대감이 몰려왔다.

‘전설 등급 이상이 있을지도 몰라.’

현성이 재빨리 칭호 ‘블러드 폭스 학살자 - 전설 등급’을 열었다.

[블러드 폭스 학살자 - 전설 등급]

-힘 스텟 8 증가.

-더 이상 성장이 불가능합니다.

‘아쉽네.’

더 이상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말이 너무너무 아쉬웠다.

블러드 폭스 학살자 칭호의 성장 정지도 아쉬웠지만, ‘최초의 신화 등급 업적 달성자 - 전설 등급’ 이상의 최초 업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사실이 더 아쉬웠다.

‘더 꿀 빨 수 있었는데.’

하지만 아쉬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꿀을 빨 수 있는 사냥터는 사방에 널려 있었으니까 말이다.

최초 업적 달성자만 날아갔을 뿐이다.

사냥꾼-포식자-살해자-학살자로 넘어가는 업적은 아직 건재했다.

현성은 바로 모텔 방을 빼고 뿔 토끼 던전 근처로 이사를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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