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세기 반로환동전-98화 (98/103)

허풍개 - [完]

성난 칼이 진동하며 소리 없는 울음을 토해낸다.

옛날에는 그저 무형의 기세라고만 설명되던 초저주파, 가문의 적들을 움츠러들게 하는 남궁세가의 제왕검형이다. 어찌나 성능이 좋은지 저번 구자성과의 싸움에서는 그토록 많던 산적들이 총채주를 돕기 위해 나서지 못할 정도였다던가?

그런데, 글쎄······.

허풍개는 저 벽 너머의 움직임을 보았다. 자기네 회장을 도우려고 다가오는 듯하던 누군가가 오다 말고 멈춰 섰다. 그는 이 현장의 기세에 겁먹었는지 감히 이곳에 다가오지 못했다.

허풍개는 생각했다. 적은 물론 아군까지 가로막는 기세를 제왕의 것이라고 불러야 하나?

어쨌건 그 칼로 구사되는 창궁무애검법은 끔찍하게도 위협적이다.

칼이 크게 휘둘러지며 검광이 번뜩이는데, 큰 동작을 지르면 흔히 동반되는 빈틈 따위가 없다. 베기에서 찌르기로 전환되는 초식 전환은 정말 푸른 하늘처럼 자유로워 보인다.

그러나 허풍개는 드넓은 하늘 속에 갇힌 구름을 본다. 아주 살짝 뻗은 손바닥이 칼을 뻗으려던 손을 가로막았다.

박 회장은 움찔하는 듯하더니 입을 크게 벌렸다.

“손―치―워―!”

너무나도 큰 고함에 공기가 진동했다. 비타민제 대신 영약을 삼킨다는 절세고수가 전력으로 내지른 사자후, 그 정면에서 허풍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뭐 하느냐는 듯 손바닥을 위로 올려 그 턱을 후려갈겼다. 박 회장의 턱이 돌아갔다.

그러나 손에 실린 힘이 부족한 탓일까, 아니면 박 회장이 워낙에 튼튼한 탓일까. 박 회장은 휘청거리는 기색 없이 다른 손으로 칼을 바꿔 잡아서는 그대로 휘둘러왔다.

허풍개는 손바닥을 거기 대어 다가오던 칼의 궤적을 바꿔놓았다. 태극권의 수류식.

목을 노려온 칼을 흘려보낸 그 순간, 섬뜩한 공기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허풍개가 상체를 뒤틀어 피한 곳으로 바람의 칼날이 지나갔다. 검풍.

단단한 대리석 바닥에 큼지막한 상처가 났다. 구자성처럼 피부를 견고하게 하는 외공(外功)이라도 익힌 게 아니고서야 사람이 잘려 죽을 만하다.

저건 또 상대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괴현상에 놀라 잠시 후퇴해서라도 대응법을 고려해볼 법하건만, 허풍개는 전진했다.

또 한 번 휘두른 칼과 손바닥이 부딪쳤다. 이런 충돌에서는 손 쪽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칼날이 가죽을 스치고 지나갔다. 손바닥에 큼지막한 상처가 났지만 허풍개는 그마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대로 손발을 움직여 몰아붙였다.

그러자 칼을 상대로 겁먹지 않는 상대에게 박 회장이 움찔했다. 이러다 한 번 베이기라도 하면 끝장인데 뭐 저리 막무가내란 말인가?

하기야 척 보기에도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네 아닌가. 여기 와서 몸을 사릴 리는 없다.

애초에 예로부터 제 몸에 총구멍이 나는 것을 무슨 병원에서 주사 맞는 일쯤으로 여겨온 노인네이기도 하다. 구자성과의 싸움에서는 어깨로 도끼를 받아내는 것을 무슨 전술처럼 구사했다지 아마?

박 회장이 이를 악물더니 뒷걸음질 쳤다. 상대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칼을 뻗었다.

단 한 번의 찌르기에서 열두 번의 검이 생겨나 시야를 가득 채웠다. 꽃봉오리 하나에서 꽃잎 여러 개가 피어나는 듯한 검격이다.

허풍개도 그 검법을 알아보았다. 매화검법의 환(幻)이군.

이미 좌중에 가득 찼던 매화 향이 더욱 짙어졌다. 향기가 너무 강해서 지독할 정도였다. 추운 계절에 홀로 향기를 발산하는 매화 향은 오래도록 선비들의 연모를 받아왔지만, 이 향기는 그 누구도 도저히 사랑할 수 없을 듯하다.

매화나무가 비료를 너무 많이 먹었나? 아니면 겨울의 추위 속에서 얼어 죽을까 봐 겁먹은 나머지 미쳐버리기라도 했나? 어느 쪽이건 저런 것은 꽃향기라 불러줄 수가 없다.

그놈의 무공을 처음부터 다시 익혀야 한다는 교훈을 주어야겠다.

허풍개가 열두 개의 검 사이로 손을 뻗었다. 칼 사이에 파고든 손, 단 한 수에 박 회장의 칼자루가 붙잡혔다.

그 칼을 뺏어서는 저 멀리 던져버렸다.

칼이 바닥을 구르는 순간 박 회장의 얼굴에 떠오른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요새 아무리 강해졌어도 그렇지, 칼 든 나를 상대로 어떻게?’ 정당한 의문이다. 어제까지의 자신만 해도 이럴 수는 없었다.

회광반조를 굳이 설명하지는 않았다.

허풍개가 머릿속에 번개를 달리게 했다. 이미 상대적으로 느렸지만 더욱 느려진 시간의 흐름 속에서, 허풍개의 몸은 예전처럼 빠르게 움직여주지는 않았다.

그래도 충분했다. 눈앞의 가슴이며 배를 연달아 후려칠 수는 있었으니까.

손목뼈가 아파질 만치 강하게 친 보람이 있었다. 투둑, 하고. 박 회장의 가슴 보호구가 깨져나갔다.

그리고 박 회장은 그 정도를 얻어맞았다고 쓰러지거나 피를 토하지 않았다. 조금 절뚝거리며 뒷걸음질 치더니, 냅다 주먹을 질러오는 게 아닌가.

“흡―!”

소림사 금강권으로 맞서왔다. 이것이야말로 박 회장의 성미에 들어맞는 권법이다. 그 권법에 내포된 보살의 대자대비함 따윈 찾아볼 수 없지만 어쨌건.

용맹정진하는 그 권법은 과연 매서웠다. 허풍개도 모두 피할 수는 없어서 기어이 머리를 한 대 얻어맞았다.

나름대로 충격을 흘려보냈음에도 얼얼했다. 그러나 표정의 변화 따윈 없었다. 허풍개는 연달아 날아오는 박 회장의 주먹을 똑바로 노려보았다.

다가온 주먹을 허풍개가 살짝 잡아당겼다가 돌려주었다. 약식으로 펼친 건곤대나이, 박 회장의 주먹은 실린 힘 그대로 돌아가서는 그 안면을 후려갈겼다.

“으······”

이번에야말로 박 회장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신음 한 번으로 그 모든 충격을 흘려보내고는 반격해오려는 차에, ‘탁’, 하는 소리가 났다.

박 회장의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박 회장은 얼빠진 기분으로 제 가슴에서 튕겨 나가는 BB탄을 보았다. 저 지겨운 물건은 방금 살짝 깨진 보호구 틈새로 파고들었더랬다.

허풍개가 몸이 굳은 박 회장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한숨 쉬었다.

승리자가 결정된 지금, 박 회장은 굴욕감에 입술을 깨물었다. 아주 여유가 넘쳐보이는군. 이제 설교라도 할 건가? 아니면 김지용을 내놓으라 협박이라도?

허풍개는 둘 중 어느 쪽도 하지 않았다.

“읍······!”

허풍개가 발길질했다. 무릎을 강타당한 충격에 박 회장이 무릎 꿇었다.

그대로 또 한 번 발길질, 가슴을 걷어차인 박 회장이 뒤로 쓰러졌다.

등이 땅에 닿은 채, 박 회장은 몸 전체에 닥쳐온 충격에 잠시 숨을 쉬지 못했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는 눈을 크게 떴다.

쓰러진 몸 위에 허풍개가 올라타 있었다. 이미 이쪽이 졌는데 뭘 더하려는 건가?

박 회장이 뭐라 말하려던 차, 허풍개의 주먹이 그 머리에 불똥을 선사했다.

허풍개의 양쪽 어깨가 번갈아 가며 움직였다. 공기 갈라지는 소리가 흉포하게 울렸다.

어깨가 한 번 움직일 때마다 그 주먹이 저항하지 못하는 얼굴을 두들겼다. 박 회장의 거대한 몸이 빠른 박자로 들썩였다.

그야말로 무자비한 폭행이었다. 하도 얻어맞은 탓에 이가 덜렁거리는 가운데, 비로소 허풍개가 주먹질을 멈추었다.

박 회장은 안심할 수 없었다. 오히려 그 동공이 더욱 확장되었다. 허풍개가 제 다리 사이에 박 회장의 오른팔을 끼우더니, 그대로 꺾어버리는 게 아닌가.

팔이 뒤틀리는 고통에 도저히 참지 못했다.

“아―악!”

사자후와 같은 비명이 울려 퍼졌다. 그제야 모든 폭행이 멈추었다.

허풍개가 박 회장의 몸에서 일어났다.

그러더니 터덜터덜, ‘때리기도 지쳤다’는 것이 보이는 걸음으로 저쪽으로 걸어갔다.

회장용 의자가 거기 있었다. 허풍개는 그 위에 걸터앉았다.

*******

박 회장은 하도 두들겨맞은 나머지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 고개만 겨우 돌려서 저기 의자에 앉아있는 허풍개를 노려보았다.

허풍개도 이쪽을 바라보았다.

허풍개가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그 팔, 완치하려면 이 년은 걸릴걸.”

박 회장은 더듬더듬, 분노와 황당함이 뒤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왜, 왜 이렇게······”

“그 꼬라지로는 파티 같은 건 못 열 테지. 한 명한테 건물 전체가 털린 주제에 가뜩이나 암살 위협을 받은 검사를 초대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고.”

박 회장은 아직 머리가 멍한 와중에도 증오와 원망이 서린 눈길을 보냈다.

고작 파티 한번 못 열게 하려고 이랬냐. 그래봤자 소용없다. 그깟 파티쯤 나중에라도 열면 되는 일 아니냐.

무언의 항의에 가득 찬 눈빛을 보며 허풍개는 혀를 찼다.

원래는 김지용을 가둬둔 방의 비밀번호를 요구할 생각이었는데. 저 눈을 보니 고문을 하더라도 말하지 않을 모양이다.

그래도 상관없다. 김지용은 자신이 감옥에 갇혔다간 암살당할 것을 우려했더랬다. 지금 나오게 했다가는 바로 잡혀갈 것이다. 차라리 의뢰 내용대로 해주는 게 낫겠지.

“김지용이는 명국에 풀어줘라.”

허풍개의 말에 박 회장은 이를 갈았다 .

“내가 왜?”

“이젠 그놈을 써서 뭘 할 필요가 없으니까.”

허풍개는 피곤한 목소리로 계속 말했다.

“무적비비탄이 방송국을 습격했을 땐 서울에 난리가 났지. 이젠 그 무림 깡패가 의로운 검사를 후원하던 기업인을 덮쳤군. 주제도 모르고 반쯤 반죽음으로 만들어놨고.”

박 회장이 두 눈을 부릅뜨는 가운데 허풍개가 말을 끝맺었다.

“잘 해봐라. 이마저도 안 되면 어쩔 수 없으니 포기하고.”

그러라고 덮쳐왔나? 하지만 왜 그 꼴이 되어서까지?

박 회장이 뭔가 물으려 했지만, 그 목소리는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소리에 묻혔다.

창문 너머에 헬기들이 떠올랐다. 창문이 깨지면서 헬기 안의 특공대원들이 난입해왔다.

“손 들어!”

건물 내부를 통한 진입도 완료된 모양이었다. 공중에서, 저 아래에서 경찰과 경비원들이 밀어닥쳤다.

건물 안팎으로 빠져나갈 공간 따윈 없었다. 천라지망(天羅地網)이라도 이럴 순 없을 듯한 포위였다.

허풍개는 그 포위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았다. 심지어 도망치려 하지도 않았다. 의자에 앉은 그대로 꿈쩍도 하지 않았다.

박 회장은 그 태연한 모습을 바닥에 쓰러진 채 바라보았다. 이대로 감옥에 갔다간 그대로 나오지 못하고 죽을 텐데, 왜 저러고 있지?

“손 들어!”

기어이 여러 구의 총구가 허풍개를 향했다. 이대로는 꼼짝없이 감옥에 갈 판이다.

무심결에 박 회장은 변호라도 해줘야 하나 생각했다. 하지만······.

허풍개는 여전히 의자에 앉은 채 여기 모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중 한 청년과 시선이 마주쳤다.

여기 온 경비 인원 중에 이도혁이 보였다. 잔뜩 놀라서는 뭘 어째야 할지 모를 표정을 보며 허풍개는 생각했다.

저 멍청한 놈은 이풍의 제자지만 정작 무공을 가르친 것은 허풍개 본인이었다. 공식적인 제자는 아니지만, 이 와중에도 공식이니 비공식이니 구분할 필요는 없을 테지.

그렇다면 사손이 아니라 제자로군. 마침 어릴 때 조금이나마 가르쳤던 놈도 여기 널브러져 있다.

잘 보니 카메라를 가져와서 찍고 있는 놈도 있다. 저 바깥의 헬기에서도 카메라 렌즈가 반짝인다. 이 특종에 방송국에서도 사람을 보낸 모양이다.

그렇다면 저 너머에서 이풍과 그 딸내미도 보고 있을 것이다. 지켜보는 제자들에게 전해줄 게 남아있다.

허풍개는 박 회장과 이도혁을, 그리고 카메라를 번갈아 쳐다보더니, 마지막으로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늙은 모습을 보았다.

그 입이 열렸다.

“하늘의 뜻은 어디에 있는가?”

갑자기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던 모두는 되물을 생각도 하지 못했다. 다들 경계심을 품은 채, 대체 뭘 하려는지 몰라 총구를 겨누고서는 지켜보기만 했다.

“손 들······”

허풍개가 손을 들었다. 지시에 응한 것은 아니라서, 양손이 아니라 한 손만 위로 올렸다.

그 손가락으로 저 하늘을 가리켰다. 허풍개가 활짝 웃더니, 말했다.

“이 손에 있노라.”

그리고 속으로 주문을 읊었다. 뇌위진동변경인.

기가 쫙 빨려가는 느낌과 함께 온몸의 근육이 통제에서 벗어났다. 심신에 덮쳐오는 탈력감, 그야말로 모든 것이 몸 밖으로 한꺼번에 빠져나갔다. 체내의 기도 힘도, 그리고 오랜 세월 함께해온 두려움마저도.

앉아있었기 때문에 자세가 변하는 일은 없었다. 허풍개는 그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얼굴 또한 변하지 않아서, 입가에 만개한 미소 또한 사라지지 않은 채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하늘을 가리키던 손만 천천히 아래로 내려왔을 뿐이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특공대원은 생각했다. 계속해서 지시에 불응하는데, 콱 쏴버려야 하나?

그러나 당장 인질극을 벌이거나 누굴 죽인 건 아닌 것 같은데.

즉시 사격으로 제압해야 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특공대원들은 습격범을 포박하기 위해 다가갔다.

어쨌건 방심할 수는 없어서 총을 겨눈 채 그 몸을 속박하려 했다. 허풍개는 반항하지 않았다.

특공대원은 그 몸을 더듬다 말고 멈칫했다.

귀를 습격범의 가슴에 가져갔다. 그 눈이 저도 모르게 찡그려졌다.

습격범의 손목에 손가락을 대어보더니, 고개를 돌려 동료들에게 말했다.

“죽었습니다.”

“뭐?”

“죽었어요. 맥박이 안 뜁니다.”

다른 이들도 와서 확인해보고는 눈을 크게 떴다.

“진짜로군. 정말 숨이 끊어졌어.”

황당하지만 이상할 것 없는 일이었다. 숨 쉬다가 임종해도 이상할 것 없는 몰골의 노인네 아닌가.

이런 노인네가 이 커다란 건물 전체를 뒤집어놓았다고?

다들 주름으로 꽉 찬 노인의 얼굴을 보고서 그리 생각하던 차였다. 깨진 창틈으로 거센 바람이 불어닥쳤다.

그리고, ‘콰르르릉······’ 거대한, 아주 거대한 천둥이 쳤다. 저 하늘에서 내리친 번개의 존재를 모두는 창밖의 번쩍임을 통해 느꼈다.

번개는 이 건물의 옥상에 내리친 모양이었다. 건물의 조명이 꺼졌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어둠 속에서 모두는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허둥거렸다. 이 무슨 일인가? 이만한 건물의 피뢰설비를 생각하면 고작 벼락 한번 쳤다고 전기시설이 마비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한참 후에야 바람이 그쳤다. 비상 전력이 가동된 것인지, 아니면 원래대로 돌아온 것인지 몰라도 조명은 그 후에 켜졌다.

그리고 보인 장면에 모두는 눈을 부릅떴다.

“사라졌······.”

늙은 도사의 시체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방금까지 그가 앉아있던 그 자리에는 새하얀 검 한 자루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

소년이 바다를 건넜다. 별들이 끝없이 펼쳐진 저곳으로.

그리운 별빛들이 반짝이자, 반가운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그곳으로 나아갔다.

*******

갈현이 제자 장대언에게 말했다.

황제가 나를 떠나도록 놔주지 않으니 (···) 시해(尸解)를 하여 정오에 떠나리라.

(···)

갑자기 바람이 불어서는 천둥소리와 함께 횃불이 꺼졌다. 바람이 멎은 후에 제자들이 보니 갈현의 시신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가운데, 침상에 남은 옷가지만 보였다.

- 신선전(神仙傳)

*** 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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