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세기 반로환동전-49화 (49/103)
  • 월녀 하아린 - [3]

    구자성은 녹림의 총채주이지만 저번 사건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총채주는 명예직일 뿐, 공식적으로 구자성은 녹림의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은퇴한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십 년 전부터 녹림의 운영에 관여한 적도 없다고 했다. 그러니까 저번 녹림이 일으킨 사건과 구자성은 무관계하다고.

    물론 그 말을 믿는 사람은 없다. 운영에 관여하지 않더라도 무슨 상관인가? 모름지기 권력은 힘에서 나오는 법이요 구자성은 절세고수다. 그것은 어떤 정치적 논리로도 그를 녹림의 최고 두목 자리에서 끌어내릴 수 없음을 의미했다.

    여전히 구자성은 녹림의 지배자요, 법적인 책임은 몰라도 도의적인 면에서 저번 사건의 책임을 피할 수 없을 터였다.

    그러나 자신을 향한 카메라들 앞에서 구자성은 ‘국민께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따위 사과의 발언은 하지 않았다.

    “아시다시피 저는 젊었을 적에 독립운동 좀 한 놈입니다. 당시의 동지들이 기억나는군요. 허풍개 선생부터 하며······”

    구자성의 말에 허풍개는 속으로 욱했다. 씨발 놈이 누굴 감히 동지라고 우기나.

    “그리고 월녀님 또한, 존경하는 어른이기에 앞서 같은 시절을 이겨낸 동지이기도 합니다.”

    저 또한 헛소리다. 허풍개는 해방 이후 월녀와 구자성이 정치적인 반목으로 서로를 원수로 여겼음을 알고 있었다.

    더 어처구니없는 것은 사람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단 사실이었다.

    하여간 저 씨발 새끼.

    허풍개는 저 산적 놈을 좋아해 본 적이 없었다. 굴욕적인 패배를 몇 번이나 겪은 것이 수치스러웠거니와 저놈이 독립운동이랍시고 벌인 일도 혐오스러웠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월녀와 허풍개, 그리고 저 산적 두목을 합쳐서 근대 무림 삼걸이라 칭송하는 것은 역겹기까지 한 일이었다.

    이 와중에 만월산에는 무림인들이 계속해서 모여들었다. 녹림도들도, 무림맹에 소속되었거나 그렇지 않은 무림인들도 하나둘씩 자리를 채웠다.

    그리고 이 자리에 강남제일검이 모습을 드러내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지금은 그 배신이 널리 알려진 마당이다.

    “배신자 새끼가 어딜 감히······”

    무림맹의 누군가가 욱했지만 강남제일검은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강남제일검의 옆에서 한 노인이 입을 열었다. 그 노인이 박 회장이 무공 사부로 고용한 무당파 도사임을 모두 알아 보았다.

    “깡패 새끼들이 뵈는 게 없구먼그래. 우리 회장님 무공 사범을 어딜 감히 핍박해?”

    그제야 눈썰미 좋은 무림인들은 강남제일검이 가슴에 달아둔 대해 그룹 명찰을 보고는 흠칫했다.

    몇몇은 그래도 눈을 부라렸지만, 카메라가 몰린 마당에 뭔가 행동을 저지를 수는 없었다.

    그러나 허풍개는 아니었다. 허풍개는 강남제일검이 손에 든 무기를 보아넘기지 못했다.

    “닛뽄도 왜 들고 왔습니까.”

    무당파 도사는 또 깡패 새끼 꺼지라고 면박을 주려다 그만두었다. 이 절세고수한테까지 그럴 수야 없는 일이다.

    강남제일검이 말했다.

    “닛뽄대협이 닛뽄도를 들어야지, 그럼 조선 환도를 들겠나?”

    “환도고 나발이고. 누구 잡으려고 그런 흉기를 들고 왔느냐고.”

    “그럼 절세고수가 상대인데 목검을 가져올까?”

    “닥치고 날 없는 거 쥐던가 아니면 진짜 목검 가져와요.”

    “싫다면?”

    허풍개는 잠시 호흡을 골랐다.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한 행동이었지만 지금은 효과가 별로 없었다.

    “저번에 나 보고 내려와서 싸우라고 했나?”

    허풍개는 면장갑을 꼈다.

    “지금 내려와 있는데.”

    강남제일검이 웃었다. 그와 함께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저 미친 새끼가?”

    강남제일검이 예고도 없이 칼을 뽑아 들더니 바로 내리치는 게 아닌가. 처음부터 손에 칼을 들고 있다가 휘두르는 것과 다름없는 수준의 발검술(抜剣術)이었다.

    주저 없이 칼질하는 사고방식을 이해할 만하다. 자기보다 고수를 상대로 싸우는 마당 아닌가. 손에서 힘을 뺀다든가, 서로 다치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든가 하는 생각 따윈 처음부터 하지 않는 것이리라.

    월녀를 살해하는 게 아니라 제압하러 온 마당에 진검을 들고 온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그러나 허풍개는 그저 그 칼이 날카롭게 잘 갈려있다는 사실에만 분노했다.

    웬만해서는 맨손으로 칼을 정면으로 상대하기 꺼려 했지만, 지금은 BB탄이나 튕겨댈 기분이 아니었다. 제 몸을 사릴 생각도 들지 않았다.

    허풍개가 손을 쭉 뻗었다. 거의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다가온 칼의 옆면을 툭 하고 쳤다.

    어찌나 절묘한 힘으로 쳤는지 칼은 아주 조금 궤도를 벗어났다. 강남제일검은 칼에 뭔가 닿았다는 사실도 눈치채지 못했다.

    결국 칼이 구십 도나 내려간 뒤에야 강남제일검은 자기 칼이 목표물에 닿지 못하게 되었음을 눈치챘다.

    허풍개가 한 발짝 다가섰다.

    강남제일검이 눈을 크게 떴다. 한 발짝 물러서며 거리를 벌리려 했지만 허풍개가 더 빨랐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혔다. 칼을 휘두르긴 애매하고 주먹은 쉬이 닿을 거리였다.

    이때 강남제일검은 방어 동작을 취하지 않았다.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란 진리를 실천했다.

    몸에 바짝 붙은 적을 상대하기 위해 제 칼날의 중간을 다른 손으로 붙잡았다. 그리하여 제 칼을 짧게 쥐더니, 바닥에 닿아있던 칼을 대각선으로 휘둘렀다.

    이번에도 그 칼질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빨랐지만 허풍개는 요새 총알을 여러 번 잡아본 마당이다.

    그 칼날을 맨손으로 잡아서는 그대로 당겼다.

    끌려온 강남제일검의 얼굴에 경악이 떠올랐다. 허풍개는 그 가슴을 손바닥으로 쳤다. 손목뼈가 갈비뼈를 부수는 감각이 느껴졌다.

    컥, 컥 하는 소리.

    입에서 침을 흘리며 강남제일검이 제 가슴을 붙잡고 쓰러졌다.

    허풍개는 무당파 도사에게 말했다.

    “내가 의원으로 일하는 중이라 아는데, 이 사람 몸 상태가 안 좋은 것 같네. 집에 보내요.”

    “그거 안다고 의원이면 나도 의원 같은데.”

    무당파 도사가 중얼거렸지만 허풍개는 신경 쓰지 않았다. 다가와서 뭔가 수작을 부리려는 무림맹 무림인을 향해 꺼지라고 손짓했을 뿐이다.

    결국 강남제일검이 병원에 후송된 뒤, 승자를 위한 박수가 울려 퍼졌지만 허풍개는 그마저 듣고 싶지 않았다. 절세고수씩이나 돼서 저보다 못한 하수를 이긴 게 뭐 그리 자랑이라고.

    허풍개는 저 멀리 떨어져있던 이풍에게 다가갔다. 이풍은 주변의 눈치를 살피면서 걱정스레 물어왔다.

    “저 새끼 패버리는 거 보니 속은 시원한데, 왜 그래?”

    “뭐가.”

    “이러는 거 처음 보니까 그렇지. 기분 안 좋아?”

    “안 좋아.”

    이풍은 이유가 뭐냐 물으려다 관두었다.

    월녀가 욕먹었다고 방송국까지 습격한 양반 아닌가. 스스로는 보수가 탐나서 그랬다고 밝혔지만 이풍이 보기에는 그것은 딱 절반의 이유였다. 정말 방송국에 보복하고자 하는 맘이 있었으리라고 추측했다.

    둘이 대화를 멈췄다. 무당파 도사가 다가왔기 때문이다.

    제 동료를 때려눕힌 걸 항의하러 왔나 했더니 그것은 아니었다. 무당파 도사가 말했다.

    “저 친구, 돌아가서 회장 양반한테 된통 깨지겠구만.”

    “그래서, 회장님이 여긴 왜 보냈습니까?”

    “그 양반이 우리 보고 상황 흘러가는 거 지켜보고 오래.”

    뭔가 하려는 의욕은 없다는 소리다. 허풍개는 또다시 욱했지만 이번에는 참았다.

    무당파 도사가 계속 물어왔다.

    “저번에 우리 봤지. 회장 양반이 자객 놈 잡으러 왔을 때. 그때 우리 통성명 했던가?”

    “아뇨.”

    “장웨이야. 장 노사라 불러.”

    “예, 장 노사.”

    “그래서, 모산파 가신다고?”

    “예.”

    “축하해. 무적비비탄 그 선생, 예전에 나 보고 부럽다고 말했는데.”

    “제 스승이?”

    “그래. 나 보고 무림인으로서 번듯한 일 하면서 먹고 사는 게 부럽다고 했어. 나보다도 훨씬 고수인 양반이 그러니까 난 뭐 겸양을 떨기도 뭐하더라구. 그래서 그냥 웃고 말았는데, 그 제자라도 구파일방에 간다니까 지금 소식 듣고 흐뭇하시겠구만그래.”

    한편 무림인들 사이에는 방금 대결의 흥분이 가시지 않은 모양이었다. 서로 모여서는 마구 떠들어대는 게 아닌가.

    보다 못한 황군 고수가 제지에 나섰다.

    “너무 떠들진 마세요들. 이러다 칼 날아옵니다.”

    “칼?”

    “월녀님의 어검술이요. 저 멀리서도 소리 듣고 반응해서 날아온단 말입니다.”

    무림인들은 월녀가 있다는 위치와 지금 거리를 비교하고는 물었다.

    “저 멀리서도 여기까지 날아오나?”

    “예. ”

    “저쯤 되면 소총 유효사거리보다 먼 것 같은데······.”

    장 노사가 물었다.

    “사람이 이렇게 모여있는데, 뭐가 그리 걱정인가?”

    그리고 허풍개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걱정해야 합니다.”

    “아니, 왜? 여기 절세고수도 둘이나 있고. 만약 절세고수 없더라도 내가 날아온 칼이랑 맞짱 뜨는 동안에 다른 놈들이 월녀님한테 달려가면······”

    “힘듭니다.”

    장 노사가 눈살을 찌푸렸다.

    “이보게, 절세고수 보시기엔 내가 영 하수로 보이겠지만 말이야. 그래도 나도 나름 절세고수 박 회장이랑 대련하면서 실력 키운 놈이야.”

    허풍개가 말했다.

    “그 칼 날아오면 나도 못 이깁니다.”

    “자네도 못 이긴다고? 절세고수가?”

    “그 칼 한 자루가 어지간한 절세고수보다 강하다고 생각해요.”

    장 노사는 물론 주변에 모여있던 다른 무림인들도 그 말을 듣고 눈을 껌벅였다.

    허풍개가 계속 말했다.

    “저 스스로 움직이는 칼이 사람이 휘두르는 것보다는 못하리라 여길 것 같은데, 실제론 안 그렇습니다. 제 주인이 직접 휘두르는 것과 정확하게 같은 힘과 속도로 휘둘러지는데······”

    “자네가 그걸 어찌 아나? 직접 월녀님이 어검술 쓰시는 거 경험해봤어?”

    허풍개는 그녀와 어울리는 동안 본 적이 많다고 설명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말로 설명하지 않았다.

    이풍의 차 밑에서 칼 한 자루가 미끄러지듯 빠져나오더니 허공을 날았다. 순식간에 허풍개의 등 뒤에 도달했다.

    “어?”

    사람들이 월녀의 그 칼인 줄 알고 기겁하는 가운데 허풍개는 사람들이 알아보기 쉽도록 손짓했다.

    그 손짓에 반응하여 칼은 허풍개의 주변을 천천히 맴돌았다. 그제야 사람들은 이 칼이 월녀의 사인검이 아니라 웬 태극검임을 눈치챘다.

    장 노사가 눈을 크게 떴다.

    “어검술? 자네가?”

    “예.”

    방송국 사람들도 보고 놀랐는지 그들의 카메라가 이쪽을 향했다. 신분 노출을 꺼리는 허풍개는 그것이 몹시 신경 쓰였지만 애써 외면했다. 월녀를 위한 일 아닌가. 일을 대충 하거나 몸을 숨길 수는 없다.

    “어떻게? 자넨 칼잡이도 아닌데······”

    “같은 모산파 무공을 써서.”

    내친김에 허풍개는 브리핑에 나섰다.

    내가 저번에 깡패들이랑 싸울 때 일어난 일인데, 따로 조종하지도 않았지만 칼이 멋대로 움직여서 자신을 도운 적이 있다.

    어쩌면 저 칼도 따로 조종하지도 않았는데 제멋대로 움직이며 주인을 보호하는 것일지 모른다.

    그러니까 혹시 월녀와 안면 있는 사람이라도 조심해야 한다. 칼이 눈도 귀도 없는 주제에 시각과 청각은 있는 모양이지만, 기억을 보관할 뇌 비슷한 기능마저 있다고 장담할 수야 없는 일 아닌가.

    나름대로 사람을 가려서 공격하는 모양이지만 그래도 또 모른다. 고종 황제라도 지금은 저 칼에 공격당할 수 있는 일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칼 한 자루 날아온 건데 다 같이 제압하면 되는 일 아닌가?”

    “그 칼 한 자루가 어지간한 절세고수보다 강할 거라 말씀드렸잖습니까.”

    “그럼, 그 칼이랑 따로 행동하실 월녀님은 얼마나 강해?”

    장 노사의 물음에 허풍개가 대답했다.

    “내가 저번에 자칭 천마라는 아가씨랑 싸워봤는데, 정말 소설 속에서 튀어나온 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만큼 강하더군요.”

    장 노사도 그 영상을 보고 제 눈을 의심한 바 있었다. 그때 기억을 떠올리며 물었다.

    “그만큼 강하다고?”

    “그보다 훨씬 더.”

    “뭐?”

    “그 기지배가 그때 전력을 다해 싸운 것은 아닌 것 같지만, 아무튼 그때 보여준 것만으로는 월녀의 그것보다 한참 미치지 못합니다. 나도 어검술을 쓸 수 있지만 이건 그냥 창문 부수는 데나 써먹는데, 그녀의 것은 차원이 달라요. 그녀 본인의 실력도 차원이 다르고.”

    허풍개는 계속해서 설명했다.

    사극에서는 비극을 강조하기 위해선지 월녀가 혼자서 발버둥 치다 사로잡힌 걸로 나오는데, 실제론 일본인들이 발버둥쳤다. 일본 절세고수들까지 나서서 아무리 노력해도 안 잡히다가 고종까지 반쯤 인질 삼아 끌고 와서 사단 병력 동원해서야 겨우 잡았다······.

    “그녀야말로 만력제 이래 최고의 고수입니다. 승천한 만력제가 돌아와야 맞수가 되겠지요.”

    이풍은 혀를 찼다. 저 양반, 방금까지는 기분 상해있더니 월녀 이야기를 하니까 갑자기 목소리에 힘이 돌아온다. 아이돌 빠돌이도 아니고 저게 대체 무슨?

    월녀가 아름답긴 하지만, 이성으로 호감을 품기에는 나이 차가 얼만데. 사매라서 저러나······.

    그때 방송인 하나가 카메라를 들고 다가왔다. 뭔가의 녹음장치를 들이밀면서 질문했다.

    “허풍개 의사님?”

    허풍개가 흠칫했다. 방송인은 허풍개의 사진과 눈앞의 젊은 고수를 비교하더니 말을 이었다.

    “그분이랑 비슷하게 생기셨군요. 골격이 꽤 다르긴 한데, 이 정도면 손자라 해도 믿겠습니다. 혹시?”

    “아뇨.”

    “정말 아무 관련 없어요?”

    “그분 사손이긴 한데.”

    “아, 정말입니까? 그럼 무적비비탄 어르신 제자군요! 무적비비탄 그 어르신께서 방송 나갔을 때 저기 공격하신 걸로 기억하는데, 월녀님과의 관계는?”

    “없습니다.”

    방송인이 허풍개의 등 뒤 태극검을 보았다. 이미 사인검이 날아다니는 걸 본 마당이지만 여전히 보면서도 믿기 힘든 걸까? 그 칼의 부양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말했다.

    “칼 띄우는 마법도 똑같은데요?”

    “그냥 같은 모산파 무공 써서 결과물이 같을 뿐입니다.”

    “그래도 뭔가 관련이 있긴 하죠? 따로 몇 번 만나 뵌 적 있다든가, 그런 것도 좋으니까······

    허풍개가 말했다.

    “나는 깡패 새낍니다. 그런데 나랑 관련 있음 월녀님 그분도 깡패인가?”

    “예?”

    “나랑 그 분 무슨 연관 지으려는 놈은 국민 영웅 모욕하는 매국노요. 알겠어?”

    이 비약적인 논리에 방송인은 화가 나는 게 아니라 아연한 모양이었다.

    허풍개와 월녀의 관계를 자랑스러워하던 이풍이 한숨을 쉬는 가운데, 방송인은 뭔가 더 물으려 했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지워버릴 만치 거대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아, 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 여기 모여주신 무인 동도 여러분······ 아, 마이크가 너무 큰가? 소리 좀 줄일까요?」

    어느새 준비된 단상 위에 오른 저 남자는 무림맹 위원이었다.

    황실 고수의 경고를 듣지 못했는지 아니면 무시하는 것인지. 마이크를 들고는 큰 소리로 떠들어대고 있었다.

    그리고 어검술로 움직이는 칼은 귀도 없는 주제에 소리에 반응했다.

    저 멀리서 날아오는 칼을 모두가 보았다.

    여기 모인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각자 든 무기를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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