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세기 반로환동전-37화 (37/103)
  • 하수 정진영 - [2]

    이도혁은 당황해서 잠시 말을 하지 못했다. 동네를 먹겠다니? 전쟁이라도 하겠다고?

    “미안한데 이 동네엔 이미 무림인 있다. 건달들한테 상납받는······.”

    이도혁의 말에 정진영이 대답했다.

    “알아.”

    “그럼 그 무림인이랑 싸워서 나와바리 뺏으려고?”

    다행히도 그런 생각은 아니었다.

    “아닌데? 무림인끼린 친하게 지내야 하는 거라더라고. 서로 싸우면 안 된대.”

    “그럼 어쩌려고?”

    “조사해봤더니 이 동네 접수한 무림인은 유흥업 쪽엔 손을 별로 안 뻗었다더라? 개인적으로 유흥업하는 건달한테 상납을 받긴 하는데, 유흥업소 자체에는 터치를 안 하는 거지. 업소에 보호비를 받지도 않고 투자금 내서 돈 받아먹지도 않는다니까 우리가 침 발라도 돼.”

    확실히 그렇긴 했다. 이도혁은 자신의 사무소에서 동인천역 근처에 있는 집창촌에 발 디디기는커녕 시선조차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정확한 이유는 몰라도 아마 무적비비탄과 그 제자가 동자공을 익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까 무림인들이 자리 잡지 않은 유흥업을 먹을 거다?”

    “보도방, 오피스텔. 마사지방할 것 없이 싹 다!”

    “여기 동네 접수할 거라며?”

    “빡촌도 동네 아닌가?”

    “하여간 새끼, 허세는 씨발······.”

    이도혁이 어이없어하는 가운데 정진영이 물었다.

    “아무튼 그건 괜찮겠지?”

    “글쎄, 난 잘 모르겠다. 직접 찾아가서 물어보든가. 그런데 너 무림인이랬냐?”

    “어.”

    “무공 익힌 건 맞냐?”

    “익혔으니까 무림인이라 하는 거지, 새꺄.”

    “뭔 돈이 있어서 영약을 먹었는데?”

    “영약 아직 안 먹었는데? 무공만 좆나 수련하고 있다.”

    “영약도 안 먹은 새끼가 무림인은 개뿔······.”

    “마, 모름지기 진짜 고수는 약에 의지하지 않는 거야! 옛날 고수만 봐도 영약은 부수적인 걸로만 취급한 거 몰라? 약보단 수행이 중요해, 수행이!”

    “승천한 만력제가 돌아오면 개소리 말라고 할 거 같은데.”

    “니가 뭘 모르는데 약에 너무 의지하면 기가 불순해져서 주화입마가 올 수 있어요.”

    “옛날이야 뭐가 진짜 효험있는 영약인지 구분 못 해서 수은이건 비소화합물이건 그냥 막 먹어댔으니까 그런 거고. 요샌 성분분석 철저해서 뭐가 진짜 영약이고 아닌지 다 구분되는데 뭔 주화입마가 오냐?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이득이지.”

    “아는 척하고 자빠졌네 씹새······ 내공심법 좋은 거 익혔으니까 됐어.”

    “수행도 몇 년 안 한 주제에 내공심법으로 뭔 기를 쌓았다고. 좆만한 내공 갖고 아마추어 복서나 이길 수 있냐?”

    “아, 내가 하수라도 형님은 고수라서 괜찮아!”

    이도혁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형님도 모셔?”

    “그럼 동네를 혼자서 정복하려 했겠냐? 그래서, 일 같이할 거야 안 할 거야?”

    “안 해 새끼야.”

    정진영이 투덜거렸다.

    “협객이 꿈이라더니, 씨발 새끼가. 언젠가 무림에서 일하고 싶다고 한 거 기억해서 기껏 말해줬더니······”

    그제야 이도혁의 말투가 누그러졌다.

    “그거 기억해준 건 고마운데, 나 이미 무림에서 일하고 있으니까 괜찮아.”

    “너 대부업체에서 일한다매?”

    “거기가 무림 관련이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사장이 반쯤 구라치는 거라고 의심했는데 요새 보니 진짜더라.”

    “거기 벌이 괜찮냐? 한 달에 천만 원씩 벌고 그래?”

    이도혁은 저번 일에 참가한 후 분배받은 수익을 떠올렸다.

    “원랜 못 그랬는데 요새는 그래.”

    “어우 씨, 많이 버네······.”

    이쯤 되면 포기할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정진영은 휴대전화로 어딘가에 문자를 보내더니, 답장을 읽고는 얼굴이 굳었다.

    그러고는 계속 졸라대는 게 아닌가.

    “그래도 가서 얘기라도 해보자, 응?”

    “새끼가, 왜 이래? 너 지금 다단계 하냐?”

    “그런 건 아닌데 나 체면 좀 봐줘, 응? 형님한테 친구 데려올 거라고 장담했는데 혼자 돌아가면 욕 처먹는단 말이야.”

    “직장 옮길 생각 없다니까?”

    “그래도, 일단 데려가기라도 하면 구라친 건 아니게 되니까······”

    친구를 끌어들이려는 짓이 숫제 다단계 수준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도혁은 딱 잘라 거절할 수 없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상대로 그러기는 뭐했기 때문이다.

    “그럼 얼굴만 비추고 간다.”

    “좆나 고마워, 씨발!”

    정말 죽다 살아난 표정을 짓는 걸 보니 그 형님이란 작자의 인성을 알 만했다. 그렇다면 찾아가서 쉽게 거절하고 물러날 수도 없을 것이다. 억지로 불러서는 반쯤 강제로라도 붙들려 할 것이다.

    그래도 떨쳐낼 자신이 있다. 지금 자신이 일하고 있는 곳을 생각하면······.

    예의 ‘형님’을 만난 것은 동인천역 근처 유흥업소에서였다.

    서른이 막 되어 보이는 남자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짓더니 입을 열었다.

    “어, 진영이 친구라고?”

    “예. 이도혁입니다.”

    “성진 형이라 불러. 뭐해? 앉어. 술 한잔해.”

    정진영의 형님, 김성진은 무슨 조폭 만화의 한 장면을 여기 연출해놓았다. 여자를 옆에 끼고는 술까지 세팅해놓았다.

    술병 라벨을 보니 양주에 관심 없는 이도혁도 알 만한 수백만 원짜리 술이었다.

    “괜찮습니다.”

    “이 새끼, 형이 술 주면 얌전히 받아야지. 닥치고 받어!”

    김성진은 기어이 술 한 잔 따라주더니 마시는 것까지 확인하고서야 스카우트 제안을 시작했다.

    그 스카우트 제안이란 것은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우리 수입이 얼마나 좋을 예정이다. 지금 들어오면 창업 공신이다. 당장 월급 많이는 못 줘도 나중엔 한 달에 천만 원은 기본으로 받아갈 거다······.

    그 모든 감언이설에도 불구하고 이도혁은 정중히 사양했다.

    그리고 과연, 김성진은 쿨하게 보내주지 않았다.

    “나랑 같이 일하기 싫다? 왜, 내 낯짝 보니 좆병신 같아서 어울리기 싫냐?”

    “아닙니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새끼가. 누가 호구로 보이나······”

    김성진은 갑자기 정진영을 노려보며 윽박질렀다.

    “야, 니가 무조건 들어 온대서 거하게 세팅해놨는데 어쩔 거냐? 생돈 날리게 생겼네 이거. 너 지금 나한테 사기 쳤나?”

    “아뇨, 형······”

    “아니고 뭐고, 술값 니가 내.”

    “예?”

    “술값 니가 내라고.”

    정진영은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이도혁을 바라보았다.

    이도혁이 말했다.

    “이러지 마십쇼.”

    “왜, 니가 낼래? 나 술값 내가 낸다는 말 안 했다. 이거 더치페이야 더치페이.”

    이도혁은 한숨 쉬고 싶은 걸 참으며 말했다.

    “저 이미 일하는 곳이 있어요.”

    “어딘데? 내가 가서 직장 옮길 거라고 얘기해줘?”

    “저기 한의원 뒤에 사무소요.”

    “그리 말하면 내가 어찌 알아, 새끼야.”

    “ 거기 사장님이, 이풍이라고······.”

    김성진은 눈을 껌벅이더니 허 하고 웃었다.

    “새끼가 개수작질이네.”

    “저 이풍 사장님 밑에서 일하는 거 맞습니다. 그분 제자예요.”

    “제자는 지랄. 이풍 그 인간 무공 익힌 거 좆도 없어서 누구 못 가르칠 건데?”

    “사실 무공은 딴 사람이 가르쳐주기는 하는데요.”

    “어쭈, 자꾸 새 설정이 튀어나와. 딴 사람이 누군데?”

    “무적무적자라고 있습니다. 무림인이면 아실 거 같은데요.”

    과연 김성진은 무적무적자를 알고 있었다. 대뜸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게 아닌가.

    “이 새끼가 지금 사람 호구로 보나······”

    의심하는 눈치길래 이도혁은 이것저것 설명했다.

    저번에도 강남제일검이 쫓아올 때 차 운전을 하며 같이 일했다든가.

    이풍이 무적비비탄의 공식제자가 아니기 때문에 자신도 무적비비탄의 제대로 된 사손은 아니지만, 어쨌건 무적무적자에게서 무공을 매일 한 시간씩 꼬박꼬박 배우고 있다든가.

    이 와중에 정진영은 무적비비탄이건 무적무적자건 간에 하나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 설명을 듣고만 있는 걸 보니.

    그러나 김성진은 아니었다.

    “정말 이풍 대협 밑에서 일하신다고요?”

    어느새 ‘그 인간’이던 이풍은 대협이, 하대는 존댓말이 되어있었다.

    “그렇다니까요.”

    그리고 다음 순간, 이도혁과 정진영은 동시에 소스라쳤다.

    김성진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허리를 구십 도로 굽히면서 이렇게 인사하는 게 아닌가.

    “이 자리에서 사죄드립니다. 못난 동생 인사 받으십쇼, 형님.”

    *******

    이도혁은 앞장서서 자신의 사무소로 걸어갔다.

    그 뒤를 따라 걸으며 김성진이 중얼거렸다.

    “좆나 당당하게 걷네. 진짜 거기서 일하나 보다. 미친······”

    이도혁이 걷다 말고 물었다.

    “방금 뭔가 말 하셨어요?”

    “아뇨, 아닙니다. 신경 쓰이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정진영은 제 형님이 연신 저자세인 게 맘에 들지 않았다. 불만스레 입을 열었다.

    “형, 그러실 거 없어요. 저 새끼 제 친군데······”

    “친구고 뭐고, 일하는 곳이 거기면 우리 상전이야, 마.”

    “쟤 일한다는 곳이 그리 세요?”

    김성진은 답답하다는 듯 물었다.

    “니 무적비비탄 아나?”

    “들어본 거 같긴 한데 잘은······.”

    “허풍개 의사는?”

    “아, 그건 알죠.”

    “그 양반 제자야. 무적비비탄 제자가 무적무적자고.”

    “별호 한번 되게 웃기네. 아무튼 위인전 나온 양반 제자면······ 김좌진 아들 김두한급쯤 돼요?”

    “아직도 이해를 못하네. 너 전에 봉팔이 봤지?”

    “봤죠, 조직 믿고 싸가지 없게 구는 그 씹새끼.”

    “그 씹새가 우리한테 악착같이 삥 뜯잖아. 그거 자기도 위에다 상납해야 하니까 바칠 돈 필요해서 그런 거 아니냐. 그 새끼 어디다 상납하는 줄 아냐?”

    “오가장 아닌가?”

    “그래. 그런데 오가장 가주도 무림맹 위원이 납시면 쩔쩔매거든?”

    “아, 혹시 무적무적자인가 하는 인간이 무림맹 위원이에요?”

    “아니. 그 위원이 쩔쩔매면서 뇌물 줘야하는 인간이야.”

    정진영이 눈을 껌벅였다. 저 앞에서 걸어가는 이도혁을 멀거니 바라보았다.

    기어이 셋은 이풍의 사무소 안에 들어섰다.

    여기까지도 정진영은 제 형님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 허름한 사무소와 그 앞에 세워진 국산차를 보고서는 아무리 봐도 거물이 사는 곳 같지 않았다.

    그러나 그 사무소의 주인을 보고서는 저도 모르게 흠칫했다.

    수염이 덥수룩한 덩치 큰 중년, 이풍은 뚱한 표정으로 여기 찾아온 김성진의 제안을 들었다.

    그리고 이풍이 입을 열었다.

    “우린 어차피 유흥업소에 터치 안 하니까, 니들이 대신 자리 잡고 보호비 받을 테니 허락해달라?”

    그리고 김성진이 고개를 조아렸다. 정진영은 제 형님이 이토록 저자세인 걸 본 적이 없었다.

    “예, 제발······”

    “기생하면서 꿀만 쪽쪽 빠시겠다?”

    “반, 반 갈라드리겠습니다.”

    “꼴랑?”

    “순이익 말고, 매출에서······.”

    “뭐 그거야 알아서 삥땅 칠 거니까 별로 솔깃하진 않고. 아무튼 우리 이름 못 빌려줘.”

    “아무것도 안 해주셔도 괜찮습니다. 알아서 벌어다 알아서 바치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이풍은 코를 후비더니 건성으로 대답했다.

    “그럼 뭐, 생각은 해볼 테니까 번호 적어놓고 가.”

    “감사합니다! 정말 이 은혜를······”

    인사조차 받기 귀찮은 모양이다. 이풍은 손을 휘저었다.

    “됐고, 넌 잠시 복도에 좀 나가 있어 봐. 니 동생이랑 대화 좀 하게.”

    김성진은 이유도 묻지 않고 방을 나섰다.

    남겨진 정진영은 얼떨떨한 얼굴로 이풍과 이도혁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풍이 웃었다. 김성진을 대할 때와는 반대로 사람 좋게 웃더니, 친근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도혁이 친구랬나?”

    “예? 예······”

    “유흥업에 손댈 거라고?”

    “예. 주변에 보호비도 받으면서 입구 쪽에 우리 업소도 큰 걸로 하나 내려고······ 이미 주류회사랑 계약하고 대출도 받아놨어요.”

    이풍이 아이고, 하고 한숨쉬었다. 그러더니 말했다.

    “내가 알기로 말이야. 무림인은 유흥업소 운영 절대 직접 안 해. 왠 줄 알아?”

    “잘······”

    “유흥업은 몸값 비싼 무림인이 운영하기엔 너무 위험하거든.”

    “예?”

    “대부업은 단속에 걸려도 벌금 내면 끝이야. 계속 영업할 수 있어. 그런데 유흥업은? 경찰 한 번 들이닥치면 사장이 잡혀가. 그대로 빵 살아야 돼. 걸려도 빵에 가기 싫으면 어떻게 하느냐?”

    “바지를 두면······”

    “그래, 바지사장을 두면 되지. 대신 잡혀갈 놈을 하나 두는 거야. 내 보기엔 저 새끼가 널 그런 식으로 써먹으려는 거 같거든?”

    “지금 무슨 말씀······”

    “혹시 일 잘못되면 널 자기 대신 빵에 보내려는 모양이라고. 그게 아니고서야 쓸모도 없는 걸 무공까지 가르치면서 왜 데리고 다니나? 그러니까 괜히 그 새끼 밑에서 형님아우 하다 빵살이 몇 년 하지 말고······ 여기서 일하지 그러냐?”

    “예?”

    “아무나 이런 제안 못 받는다? 도혁이 친구니까 말해주는 거야.”

    정진영은 바로 대답했다.

    “됐습니다.”

    이풍은 허 하고 웃었다.

    “김성진? 그 새끼 지가 무림인이랬나? 나도 좆밥인데 내 보기엔 그 새끼도 만만찮은 좆밥이다. 내가 웬만하면 몸값 비싼 무림인들 얼굴 다 기억해두는데 그 새낀 서른 넘었는데도 처음 보니 틀림없어.

    그런데 여기 대빵은? 현재 무림에서 제일 유명한 무적무적자······ 저거 보이냐? 다 그 절세고수한테 온 선물인데.”

    정진영은 탁자에 쌓여있는 물건들을 보고 잠시 몸이 굳었다. 상표만 봐도 그 가격을 짐작할 수 있는 물건들이 짐처럼 대충 쌓여있었다.

    정진영은 이를 악물더니 말했다.

    “됐어요.”

    “너 인마, 지금 호구 잡힌 거야. 미쳤다고 절세고수 밑에서 일할 제안을 걷어차? ”

    “아무리 말씀하셔도 소용없습니다. 전 형님 배신 안 해요.”

    그리 말하는 말투가 얼마나 비장한지 거의 영화 대사를 듣는 줄 알았다.

    이풍은 잠시 황당해하다가 코웃음쳤다.

    “맘대로 해라. 빵에 가건 뭘 어쩌건 내 알 바냐.”

    “그럼······”

    “가서 니 형님이나 다시 불러와.”

    정진영이 나간 뒤, 이풍이 중얼거렸다.

    “저 병신 새끼. 말해놓고 지가 멋있다고 생각했겠지?”

    이도혁이 조심스레 말을 받았다.

    “예? 예. 아마. 원래 허세가 쩌는 놈이라.”

    “하여간, 똑같은 놈들끼리 친구 먹는구만.”

    지금 이풍은 이도혁을 보며 말하고 있었다.

    “예?”

    “둘이 아주 똑같아. 대가리에 뭔 이상한 로망이 꽉 찼어.”

    방금까지 정진영을 한심하게 생각하고 있던 이도혁은 흠칫했다. 나도 저렇게 보인다고?

    잠시 후, 김성진이 방에 들어와서는 다시금 굽신거렸다.

    “부르셨습니까?”

    “어. 생각해보니 그냥 허락해줘도 될 거 같애.”

    “감사합······”

    “그건 그렇고. 뭐 좀 하나 묻자. 자네 주먹계에 인맥 좀 있나?”

    “예, 있죠!”

    “이 동네 건달들도 잘 알고?”

    “잘 압니다!”

    “그럼 말이야, 여기 시비 걸 만한 놈 아나?”

    “여기 시비 걸 만한 놈이라뇨? 누가 감히 무적무적자 대협께 시비를······”

    “조폭 새끼들은 무적비비탄이 무림에서 거물인 건 알아도 정확히 얼마나 거물인진 모르잖아. 주제도 모르고 시비를 걸 만하다고 생각하거든.”

    이풍은 무적무적자가 운영하는 침술원이 당한 일을 설명했다.

    다 듣고 난 김성진은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확실히 건달들 짓일 수도 있겠네요. 지금 이 동네 건달 상당수가 여기 상납하고 있으니까 불만을 품었을 테니······”

    “그렇지? 그래서, 누가 그런 거 같냐?”

    “아마 직접 한 건 아닐 겁니다.”

    “그럼?”

    “그러라고 하청을 줬을 거 같은데요.”

    “하청 받은 조직이라도 조지고 싶은데. 짐작이 가는 곳 있나?”

    “있긴 있습니다.”

    “오, 어디?”

    김성진은 볼을 긁적였다.

    “이런 무명소졸이 이풍 대협께 감히 문자 쓰기는 뭐한데······ 이런 격언 들어보셨죠? 무림에서는 여자와 노인과 아이를 조심하라.”

    “들어봤지.”

    “지금 상황이 그 격언이랑 딱 들어맞거든요.”

    그리고 김성진이 설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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