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세기 반로환동전-2화 (2/103)

서장 무적비비탄(無敵BB彈) - [2]

결국엔 일이 터졌다.

아무런 전조도 없이, 마교도는 기어이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난데없이 건물 밖으로 뛰쳐나가려 한 것이다.

문이 잠겨있어서 때아닌 탈출 시도는 실패했지만, 교도관들의 정신이 번쩍 들기는 충분했다.

순식간에 상황을 파악한 교도관들은 마교도를 둘러싼 채 윽박질렀다.

“당장 무릎 꿇고 손들어!”

마교도는 지시에 불응했다. 오히려 교도관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에 맞서 교도관들은 제압봉을 들어 올렸다.

“억······”

숫자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나가떨어진 것은 교도관들이었다.

마교도가 팔다리를 한 번 움직일 때마다 교도관 하나가 어김없이 쓰러졌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이 처참한 결과에 새삼 놀랄 필요는 없었다. 무공을 익힌 무림인과 일반인이 겨루면 으레 이런 식 아닌가. 이런 사태를 예상한 대응 수칙도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쏴! 그냥 쏴!”

더 몰려온 교도관들은 결국 권총을 쐈다.

허벅지에 한 발, 다리에 두 발, 팔과 어깨에 각각 한 발씩. 심지어 옆구리에도 한 발 쐈지만 그리 맞혀댄 보람이 없었다.

약에 취한 약쟁이는 총알에 맞더라도 통증을 무시하고 움직이는 법 아닌가. 그리고 마교도의 경우에는, 언제나 약에 취해있는 것과 다름없는 모양이었다.

마교도는 총을 맞든 말든 복도를 쭉 달렸다. 사과 깎던 과도를 노획하더니, 기어이 인질까지 하나 잡아버렸다.

“약 가져오든가, 나 내보내 주든가, 아님······ 이 새끼 뒤지는 꼴 보든가!”

마교도가 고래고래 고함질렀다. 붙잡힌 중년 교도관의 목에 칼날을 들이민 채로.

“잠깐만······”

“빨리 골라, 씹새들아!”

이 상황에 교도관들은 어찌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

그리고 마교도는 이 잠시간의 지체마저 참지 못했다. 갑자기 시한폭탄처럼 소리 지르는 게 아닌가.

“십, 구! 팔! 칠!”

“아니, 지금 시간초 세면 뭘 어쩌······”

“육! 오! 사!”

모두가 눈을 크게 뜨고 마교도와 놈에게 붙잡힌 교도관을 바라보았다.

저대로 십 초가 지나면 어쩔 것인가. 그대로 찔러 죽이기라도 할 것인가?

멍청한 짓이겠지만 정말 그럴지도 몰랐다. 지금 마교도는 자신이 총알에 맞은 것보다는 교도관들이 약을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에 더욱 분개하는 눈치 아닌가.

척 보기에도 말과 논리가 통하는 상태가 아니었다. 그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는 마교도 자신을 포함한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삼!”

그리고 그때, ‘탁’ 하는 소리가 났다.

큰 소리는 아니었다. 작은 소리, 그러나 무시하기엔 선명한 소리가 세 번 연달아 났다. ‘탁, 탁, 탁’.

“이―”

말하다 말고 마교도의 몸이 부자연스럽게 굳었다. 그리고 바닥에 BB탄만큼 조그만 무언가가 툭 하고 떨어졌다.

이 두 현상 사이에 무슨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이 자리의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그래서 마교도가 왜 초 세길 멈춘 것인지, 왜 마취총이라도 맞은 것처럼 몸을 벌벌 떨기만 하는지 교도관들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그저 인질의 안위를 걱정하여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다만 젊은 교도관 한 명은 방금 돌조각이 날아왔던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볼 수 있었다.

이번에도 ‘탁, 탁, 탁’ 하는 소리가 나더니, 복도의 어둠을 뚫고 조그만 무언가가 날아왔다.

기어이 이쪽으로 날아온 그것의 목적지는, 과도를 쥐고 있던 마교도의 손목이었다.

“어?”

탁, 하는 소리와 함께, 마교도가 과도를 놓쳤다.

그제야 교도관들이 움직였다.

“뭐 하고 있어? 덮쳐!”

*******

마교도를 옭아맨 뒤, 놈을 응급실에 보냄으로써 짧은 탈옥 사건은 끝났다.

교도관들은 아까 일어난 일들을 점검하기 위해 CCTV를 돌려보고는 경악했다.

마교도는 갑자기 왜 과도를 놓쳤던 것인가?

처음에는 출혈 탓인 줄 알았지만 영상을 보니 아니었다. 그것은 그 자리에 없었던 인물이, 그 사건에 간섭할 수 없을 만치 저 멀리에서 벌인 일의 결과였다.

그러니까, 사건 현장에서 수십 미터 너머 독방에 갇혀있던 도사가 벌인 일이었다.

“이 도사 양반 고수라더니 이건 거의······”

CCTV에 나온 그 도사의 행적은 이러했다.

마교도가 삼 초를 센 그 순간, 어두운 독방에서 도사는 명상하듯 눈을 감았다. 그리고 평소에 수련용으로 가지고 있던 돌조각 하나를 철창 너머로 튕겼다.

철창을 빠져나간 돌조각이 나아갈 수 있는 장소는 한정적이었다. 독방 반대편에는 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 안에서 뭔가를 던져봤자 벽 아니면 천장에 부딪히고 떨어져야 했다.

과연 도사가 튕긴 돌조각은 천장에 부딪혔다. 그러나 바로 추락하지 않았다.

탁. 세차게 튕긴 돌조각은 힘을 잃지 않고 약 십 미터를 날았다. 그리하여 저 멀리 벽에 부딪치더니, 또 거세게 튕겼다.

탁. 맞은편 벽에 부딪혀서 또다시 튕겼다. 탁.

돌조각은 기어이 사건 현장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정확히 마교도의 등에 부딪쳤으며, 마교도는 마치 마취총이라도 맞은 듯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제삼자의 입장에서 보는 지금은 모두 그 변화를 똑똑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도사가 돌조각 하나를 더 날렸는데, 이번에는 마교도의 손목에 맞았으며 마교도는 손에서 칼을 놓쳤고 사건은 종결되었다.

교도관들은 영상 속 돌조각이 날아온 궤적을 살피며 그게 가능한 일인가 의심했다.

천장과 벽 두 개를 부딪치면서 힘을 잃지 않고 날아와 목표물에 닿다니? 도탄도 정도가 있지, 그게 물리 법칙상 가능한 일인가. 상식과 과학을 동원하자면 불가능했다.

“마법사 아닌가?”

직접 보면서도 믿기 어렵다는 점에서 정말이지 마법이라 할 만했다. 아니면 사용자가 도사니까 도술이라 하거나.

어느 쪽이건 이해가 되지 않기는 마찬가지여서, 교도관들은 아예 도사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그게 정말 당신이 한 일이 맞느냐?

그리고 도사가 대답했다.

“내가 한 일 맞아.”

어떻게 그런 도탄을?

“수련을 오래 해서.”

어떻게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목표물을 맞힐 수 있느냐?

“기를 보고 느껴서.

고작 돌조각을 맞혔다고 몸이 마비되는 건 또 무슨 조화인가?

“경혈(經穴)을 맞혀 점혈해서.”

설명을 들어도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그런가 보다 해야 했다.

교도관들이 고개 숙여 감사를 표하자 도사가 말했다.

“감사는 됐고, 모범수가 교도관들 도왔다고 잘 좀 말해줘. 감형 좀 받게.”

“뭐, 보고 올릴 때 말 한번 해보죠.”

도사는 만족했고 교도관들도 만족했다.

교도관들이 물러간 뒤, 도사는 다시 눈을 감고 가부좌를 틀려다 말았다.

도사는 아직 자리에 남아있던 젊은 교도관에게 물었다.

“자넨 왜 안 가고?”

젊은 교도관은 어색하게 대답했다.

“이번 일에 감사드린다는 말 거듭 드리려고요. 이번에 정말 대단······”

“고마울 거 없어. 나 좋자고 한 일이니까.”

칭송을 듣기도 귀찮은 것일까. 도사는 입을 다문 채 눈을 감으려 했다.

그러기 전에 젊은 교도관이 말했다.

“그래도 말로만 감사하긴 뭐하니까······ 빚 하나 달아두세요. 나중에 부탁이라도 하나 들어드릴 테니.”

“부탁?”

“거창한 건 아니고, 담배나 잡지 같은 거 넣어달라는 부탁 정도 들어드리려고요.”

젊은 교도관은 여기 복무한 지 꽤 되었지만, 여전히 다른 교도관들이 무림인 수형자들에게 이런저런 편의를 봐주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것은 그 최대한의 경의 표시인 셈이었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도사는 반쯤 감긴 눈으로 젊은 교도관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기억해두지.”

*******

젊은 교도관으로서는 그 일이 너무 놀랍고 감탄스러웠던 나머지 없던 관심이 생길 지경이었다.

젊은 교도관은 그 도사에 대해 이것저것 따로 알아보았다.

으레 무림인들의 정보는 무림 바깥에서 알아내기 어려운 법인데, 이 경우에는 조사하기가 별로 어렵지 않았다. 그 도사는 방송국을 습격한 사건이 아니어도 유명한 고수였던 것이다.

유명한 고수답게 별호도 있었다.

무적비비탄(無敵BB彈).

무림에는 이 별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라고 했다. 게다가 민간에도 나이대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진 별호라던가.

교도소에서 보여준 비사교적인 성격으로는 짐작하기 어렵지만, 무적비비탄은 협객으로 유명하다는 것이다.

그 협객이 한 일은 이러했다. 섬 노예와 인신매매된 여자들을 구출하기도, 장기밀매 조직을 소멸시키기도 했다.

그렇듯 뉴스에 나올 굵직한 일뿐만 아니라 자잘한 일은 숱하게 했다. 폭력조직에 납치된 청년을 구출해오거나 노점상을 갈취하려는 폭력배에게 교훈을 주는 일들 말이다.

무적비비탄은 이런 일들을 무보수로, 혼자서 처리하기로도 유명했다. 한국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드높은 무공의 경지가 그 모든 일을 혼자서 가능하게 했다.

이런 협객이 왜 잡혀 왔는가? 이미 알다시피 방송국을 습격했기 때문이다.

언론에 폭력적인 공격을 가했다는 점이 세간에 충격을 주었기에 원래는 8년 형을 받을 예정이었다. 워낙에 팬이 많은 고수라서 탄원서가 많이 쌓인 덕에 6년 형을 받은 것이라던가.

그 형기가 더 줄었다고 전할 수 있게 된 사실이 젊은 교도관은 진심으로 기꺼웠다.

“축하드립니다. 바라신 대로 됐네요.”

젊은 교도관이 웃었고 도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려줘서 고맙네.”

“간소하게 축하 파티라도 열어드릴 수 있는데, 케이크는 드세요?”

도사는 주저없이 거절했다.

“괜찮아.”

“그러지 마시고······”

“됐어. 겸양 떠는 게 아니라 시간 아까워서 그래.”

“시간이요? 수행할 시간이 줄어들까 봐요?”

“그래.”

“그놈의 수련, 뭐 그리 열심히 하십니까? 이미 고수 중의 고수시라고 들었는데요.”

정말 궁금해서 던진 질문이 아니라 사교적인 질문이었다.

이제 정진의 길에는 끝이 없는 법이라느니, 하는 고수다운 대답이 나오면 기꺼이 감탄해주리라. 어느새 이 협객을 존경하게 된 이 젊은 교도관은 기꺼이 그럴 자세가 되어있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젊은 교도관의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죽기 싫어서.”

젊은 교도관은 눈을 껌벅였다.

“죽기 싫다뇨?”

“이대론 늙어 죽잖나. 그게 싫어서 수행하는 거야.”

“수행하면 수명이 늡니까?”

“도교가 원래 불로영생(不老永生)하기 위한 종교야. 도가 무공은 근본적으로 양생술(養生術)이고.”

“하지만······ 벌써 수명을 걱정하시기엔 좀 이르지 않습니까? 아직 환갑 정도밖에 안 되셨다고 들었는데요.”

“실은 그보다 더 많아.”

“아, 역시. 그래도 요즘 의학이면 일흔 넘어서도 거뜬할 겁니다. 혹시 일흔도 넘으셨습니까?”

도사는 입을 열지 않았다. 젊은 교도관은 머리를 긁적이며 계속 말했다.

“그래도 바깥에선 이런저런 일 열심히 하고 다니셨던 것 같은데요. 사람도 여럿 도우셨고요. 그건 시간 아까워서 어떻게 그러셨대?”

“다 오래 살려고 그런 거지.”

“오래 살고 싶은 거랑 사랑 돕는 거랑 무슨 상관입니까?”

“그것도 신선 수행의 과정이야.”

뒤따른 도사의 설명은 이러했다.

신선이 되면 불로영생할 수 있다. 인간을 초월한 존재로서 영원히 살아갈 수 있다.

신선이 되려면 어째야 하는가?

포박자 대속편(抱朴子 對俗篇)에서 말하길, 천이백 가지 선행을 하면 천선(天仙)이 되고 삼백 가지 선행을 하면 지선(地仙)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이 와중에 악행을 하면 처음부터 다시 선행을 쌓아야 하는데, 천 가지 선행을 쌓으면 도중에 악행을 하더라도 신선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어느 쪽이건 선행을 거듭하여 공덕을 쌓아야만 신선이 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착한 일만 잔뜩 하면 신선이 된다고요?”

젊은 교도관의 물음에 도사가 대답했다.

“당연히 아니지. 선행만 잔뜩 한다고 신선이 되면 장기근무한 소방관들이나 사람 여럿 구한 의료인들은 이미 다 신선이 됐게.”

“그럼 더 중요한 게 있습니까?”

“약.”

“약이요?”

“영약.”

“아······ 그건 저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부자랑 무림인들이 먹으려고 안달 낸다는 그거죠?”

“그래.”

“제가 듣기론 아주 비싸다던데요.”

“당연히 비싸지. 그걸 잔뜩 복용해야 해.”

“얼마나?”

“조폭들이랑 이런저런 일 해서 돈 열심히 벌어야 할 만큼.”

젊은 교도관은 이 도사가 무림에서 사파로 분류된다는 걸 겨우 기억해냈다. 그러니까 이 도사가 폭력적인 일을 해서 돈을 벌어왔으리라는 걸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 도사는 선행도 악행도 단 한 가지 목적, 신선이 되어 죽음을 극복하겠다는 목적을 위해 해온 셈이다. 깨어있는 시간 내내 수련을 하는 것도, 제대로 된 식사를 거부하고 이상한 죽만을 먹는 것도 다 똑같은 목적을 위한 셈이다.

결국 축하 파티 따윈 열지 않았다.

도사는 말 섞을 시간도 아까운 듯했다. 대화를 마치기 무섭게 도사는 수련 삼매경에 빠졌다.

도사의 그 모습을 젊은 교도관은 말없이 바라보며 생각했다.

원래는 그 수련을 보며 감옥에서도 도사다운 모습을 유지하려는 의젓함을 느끼곤 했다.

그러나 죽기 싫어 수련한다는 설명을 듣고 나서는 아니었다.

다시 보니 그 수련에는 일종의 강박마저 느껴졌다. 종교인다운 초연함과는 거리가 먼 집착, 숨넘어가기 일보 직전임에도 마라톤을 완주하고자 다리를 움직이는 주자의 필사적인 몸부림이 느껴지는 것이다.

힘겨워하는 마라톤 주자를 보면 절로 응원하게 되기 마련이다. 젊은 교도관 또한 그가 완주할 수 있기를, 원하던 결과를 얻을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기원했다.

그 기원이 효과가 있던 것일까?

*******

다음 날 아침, 젊은 교도관은 그놈의 참깨죽을 끓여서는 도사의 독방으로 향했다.

한 발짝 한 발짝 걸으면서 눈을 마구 껌벅였다.

복도에서 거센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

평소에 도사가 내공 수련을 할 때면 복도의 공기 흐름이 달라지곤 했던가? 그러나 지금은 그 정도가 아니었다.

태풍이 부는 가운데 양쪽 창문을 활짝 열어둔 것처럼, 아예 바람이 불고 있었다. 바람은 도사가 갇힌 방으로 걸어가는 젊은 교도관의 등을 밀고 있었다.

계속 걷자니 마치 바람에 이끌리는 것 같았다.

문득 창문을 보니 굳게 잠겨있었다. 바람 한 줄기 들어올 수 없도록.

젊은 교도관은 무언가에 홀린 기분으로 걸어갔다.

마침내 도사의 독방 앞에 섰다. 바람이 그쳤다.

젊은 교도관은 철창 너머에 있는 사람을 보았다. 그리고 또다시 홀린 기분이 되었다.

내가 잘못된 방 앞에 왔나?

그 도사가 아니라 처음 보는 청년이 저 안에 갇혀있었다.

그러나 문의 번호를 재차 확인하니 자신이 제대로 된 방에 왔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왜 다른 죄수가 저기 갇혀있단 말인가.

“넌 누구······ 그 도사님이랑 방 바꿨나?”

젊은 교도관의 질문에 가부좌를 튼 청년이 대답했다.

“내가 그 도사인데.”

“지랄 말고.”

“정말 못 알아보는군. 얼굴도 많이 달라졌나?”

짜증 내려다 말고, 젊은 교도관은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잘 들어보니 익숙한 목소리 아닌가. 젊은 교도관의 목소리가 떨렸다.

“대체, 뭐요?”

그 도사의 목소리로, 처음 보는 젊은이가 대답했다.

“반로환동(返老還童)했나 봐.”

“그게 무슨 소리······”

“젊어졌다고. CCTV 확인해보면 알 건데······”

젊은 교도관은 긴급히 돌아가 CCTV를 확인해보았다. 그리고 CCTV 화면에서 초자연적인 장면의 연속을 보았다.

도사가 호흡하는 순간, 그 입에 공기와 함께 빛이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빛이 삼켜진 CCTV 화면은 일순 어둠에 물들었다. 그래서 자세한 장면은 볼 수 없었다······ 빛이 돌아왔을 때, 늙은 도사가 앉아있던 자리에는 예의 젊은이가 같은 자세로 앉아있었다.

멍한 기분으로, 젊은 교도관은 다시 그 독방 앞에 돌아왔다.

도사가 입을 열었다.

“다른 사람들한테 알리기 전에, 뭣 좀 하나 묻자.”

“예?”

“저번에 부탁 하나 들어준댔나?”

“예? 예······.”

“그럼, 전화 한 통만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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