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월의보름을조심하라-25화 (24/34)
  • 9.

    바깥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가건 낙원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시끄러운 놈들이 사라지자 집안이 조용해졌다는 생각만 했을 뿐이다.

    집안이 삽시간에 조용해지자 목화도 조용해졌다. 아니지, 원래 저랬지. 그래도 뭔가 대답이나마 하고 반응이라도 보이니까, 같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낙원은 뭐라고 말을 붙일까 하다가 우선 불을 켰다.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소파에 앉던 낙원은 문득 아까 물으려던 게 생각이 났다.

    “소파 편하냐고 물으니까 왜 웃었냐?”

    그러자 목화가 그를 돌아보더니 조금 풀린 얼굴을 했다.

    “또 자랑하려는 구나, 했지.”

    저 김낙원이 뭐가 좋지, 할 땐 이게 어떤 거고 얼마를 들였고 특별히 준비했다는 이야기까지 줄줄 나온다는 것 정도는 이제 목화에게도 익숙했다.

    “자랑이 뭐가 어때서……”

    낙원이 투덜거렸지만, 목화는 그럴 때마다 원일이 생각나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형님, 이게 바로 그 로얄 살루트 2백만 원짜립니다요.' '목넘김이 아주 좋다는구만요,' '제가 특별히 형님을 위해 가져왔습니다!'하던 그런 모습들과 겹치고 마는 것이다.

    목화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몰랐지만 그래도 얼굴이 좀 풀린 게 맘에 든 낙원이 싱긋 웃었다. 그리고 소파에서 일어났다.

    “와인 있는데 좀 마실래?”

    다시 동생이 생각나버린 목화가 픽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낙원은 싱글싱글 웃으면서 부엌으로 갔다.

    본래는 오늘 저녁을 차려서 먹인 뒤에 풀어놓을 생각으로 사온 와인이었다. 찝찝한 배달음식이긴 해도 여하간 저녁을 먹긴 했으니 술을 먹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했다. 아니, 그러니까 빨리 입안을 씻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오디오를 틀고 와인을 가져온 낙원이 글라스에 술을 띠랐다. 목화가 받아먹더니 생각 외로 맛이 있었던지 몇 모금을 더 마셨다. 그리고 드물게 칭찬을 내뱉었다.

    “괜찮다.”

    “그래?”

    낙원이 웃었다. 그러자 목화가 고개를 기울이더니 먼저 말을 건넸다.

    “너, 소파 같은 것만 자랑하고……”

    뒷말은 생략되어 있었지만 낙원은 알아들었다.

    소파는 자랑하면서 와인은 자랑 안 하느냐는 얘기겠지. 낙원은 싱글싱글 웃었다.

    “그거야 내가 속물이니까 그렇지.”

    난 속물이라 남들도 스납(snob)취향을 가진 데에는 끼지 않거든. 클래식이다 오디오다 와인이다 하는 것들에 이게 누구의 무슨 곡, 어디 꺼, 이건 어느 지방 거라고 일일이 입으로 라벨링을 매기는 건, 맘 놓고 거기에 돈을 못 쓰고 있다는 반증 같지 않냐.

    어차피 내가 머리 좋은 건 남들도 다 아는데, 그런 라벨링 따위가 법전보다 외우기 어려운 것도 아니고. 기억하자고 하면 못할 것도 없겠지만-

    “원래 트렌드는 보고 알고 피하는 거야.”

    잘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는 목화를 두고, 낙원은 싱긋 웃고 말았다.

    “어쨌든 네 입엔 맞으니까 다행이다.”

    술 고르는 데 애를 먹긴 했었다. <조폭이 선정한 올해의 히트 와인 100선), 이런 게 있었다면 조금 더 골라오기 편했을 텐데 말이다.

    양주야 옛날에 많이 먹어봤을 테지만 그거야말로 중년의 조폭 같고. 맥주를 먹자니 분위기가 나지 않을 것 같고. 와인을 사오자니 이 녀석이 와인을 많이 먹어봤는지 어떤지조차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이스와인처럼 달콤한 여자취향일 것 같진 않은데. 그렇게 고민하던 낙원은 의외의 곳에서 해답을 찾아냈다. 동창회 때 모르고 만났던 그 '광우'가 잘 마셨던 걸로 골라온 것이다.

    재수 없긴 하지만, 그 미친 소 새끼가 여하간 박목화한테 챙겨주긴 잘 챙겨줬으니 분명히 지 먹던 것도 먹여왔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익숙한 게 좋은 거지.

    과연 박목화의 입에서 드물게 칭찬까지 들은 낙원이 싱글싱글 웃었다.

    “너 말야, 그러니까 입맛이 아주 없는 건 아니고 배달 중국집하고 와인엔 취향이 있는 거네?”

    많이 먹이면 보답이 있는 거구나. 낙원은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한 병을 다 비워갈 때쯤 일어났다.

    “자는 곳은 안 가리지?”

    목화가 뭔지 모르면서 따라 일어섰다. 아마 녀석은 자기가 잘 곳을 보여준다고 생각할 것이다.

    낙원은 아무렇지도 않은 양 앞서 걸었다. 그러나 사시 3차를 보면서도 떨리지 않았던 그가 평생을 통틀어 가장 떨리는 때를 꼽으라면 바로 지금이 될 터였다.

    침실이 하나였던 것이다.

    신혼집 같이 이 집을 꾸미면서 놈이 과연 허락을 해줄까 고민했던 부분이 이 부분이었다.

    다른 건 아마 눈치도 못 채고 지나갈 터였다. 그렇지만 침대를 같이 쓰잔 얘기만큼은 어떻게 포장해도 녀석이 목적을 모를 가능성이 없었다. 반지하방처럼 방이 하나인 것도 아니고, 핑계가 없는 것이다.

    여기에서 '난 역시 같이 못 살겠다'라고 박목화가 말하면 여태껏 어찌어찌 덤비면서 쌓아온 관계가 허물어질지도 모른다.

    낙원은 속으로 두려워하고 있었다. 사랑한다고도 속삭여봤고 한 번은 놈이 받아들여준 적도 있지만, 그 뒤로 그런 종류의 이야긴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

    녀석이 현제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잘 알 수가 없다. 이번에 동거 허락을 받으면 달라지겠지 했지만 아직까지 박목화는 정말 필요에 의해서 이루어진 동거라고 생각하는 눈치였다. 먼저 술을 먹여놓고 가는 거긴 하지만, 과연 통하긴 할까.

    ……여자들이 남자친구한테 임신했다고 고백할 때가 이런 마음인가보다.

    낙원은 속으로 혀를 찼다. 그리고 평생 겪어본 적이 없는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양 침실 문을 열었다.

    “여기야.”

    침실 문이 열린 순간 커다란 침대가 바로 눈에 들어왔다.

    “……”

    목화는 잠시 가만히 서 있었다.

    김낙원이 무슨 마음으로 같이 살자고 했는지, 갑자기 깨달아버렸기 때문이다.

    “너……”

    말로 뭐라고 하는 데 재주가 없었던 목화는 막상 부른 뒤엔 어떤 말도 잇지 못했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알 수가 없어서였다. 같이 있자고 여기까지 일을 벌였다는 걸 모를 수가 없었다.

    낙원을 쳐다보자, 그가 깨달은 걸 눈치 챈 듯했다. 드물게도 그의 얼굴을 살피는 초조한 듯한 얼굴에 목화는 녀석이 신경을 꽤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언젠가의 겨울밤에 자신을 살피던 것을 떠올리게 했다. 희미한 주황색 불빛에 비치던 커다랗게 숨을 들이킨 얼굴. 몰아쉬는 것처럼 내뱉던 말-

    뭐라고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어서, 목화는 일단 발걸음을 돌렸다. 방을 나가기 위해서였다.

    “……됐다.”

    나중에 얘기하자. 목화가 그렇게만 이야기하고 나가려고 하자 낙원이 뒤에서 팔을 잡았다.

    “박목화.”

    진지한 목소리였다. 언제나 싱글싱글 웃던 낙원이 꽤나 진지했다. 옅은 웃음기조차 날리고 속삭이듯이 한 말에, 목화가 멈칫했다.

    “같이 살자.”

    낙원이 그를 잡아끌었다. 언제부터 이렇게 놈이 이렇게 자신을 잡아끌게 되었던가. 목화는 언젠가 했던 생각을 다시 했다.

    “너 그냥은 같이 산다고 그랬잖아. 같이 사는 게 처음도 아니고, 네 방에 있을 땐 나란히 잤잖아. 이상한 것도 아니라구.”

    “……”

    쳐다보자 다시 웃기 시작한다. 묘하게 비틀린 웃음은 이전과 특별히 다를 바 없는데도 뭔가가 어색했다. 낙원이 또 자신을 잡아끌었다. 한 발자국, 목화는 방 쪽으로 끌려들어갔다.

    “그렇게 다르지도 않아. 부담스러워할 것도 없고. 그냥 같이 사는 것 뿐이라구.”

    조금 더 다가온 낙원에게서 약하게 술 냄새가 났다. 강하게 잡아끌면서도 놈은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지 않았다. 두 발자국, 목화는 방 안쪽으로 끌려들어가면서 생각했다.

    이전에도 느꼈지만 낙원이 이끄는 대로 자신도 모르게 끌려가는 건 분명 힘 때문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정신을 차리면 녀석이 잡아끄는 대로 움직이고 있다. 지금도 그랬다. 어째서일까.

    “정말이야. 같이 있고 싶은 것 뿐이라니까.”

    싱긋 웃으면서 자신을 설득시키려고 애쓴다. 한 번 더 잡아끄는 낙원에게 세 번째로 끌려가던 목화는 문득 깨달았다.

    분명 힘 때문은 아니었다.

    ……내가 그러고 싶은 거다.

    목화는 멈춰 섰다. 낙원이 계속 잡아끌었지만 그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침실 안쪽에 두 걸음 들어온 채로, 한 걸음 크게 내딛으면 바로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거리에서 그는 멈춰선 채 낙원을 바라보았다.

    낙원의 싱글거리면서 웃는 얼굴은 언뜻 보면 자신감이 넘쳤다. 말도 하나 끊기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멈춰 서서 바라보는 동안에도 녀석은 그와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있었다. 더 이상 움직이지 않자 잡은 팔에서도 힘이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끌려가니까 끌고 왔었구나. 목화는 그 점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이 끌려가지 않으면, 더 세차게 당기는 걸 무서워한다는 것도.

    “……네가 누워있어도 먼저 손 하나 안 댄다니까. 저번에 같이 있을 때도 그랬잖아.”

    -너, 불안하구나.

    꼭 '오빠만 믿어'라고 하는 것처럼, 20대 젊은 여자한테나 먹힐 것 같은 소리까지 주워섬기면서 서른도 넘긴 은퇴한 조폭을 설득하겠다고 애쓴다.

    <그러니까 가지는 말라고,>하고 덧붙이는 낙원이 진심을 내보이는 것 같아서, 목화는 자기도 모르게 놈을 쓰다듬어주고 싶어졌다. 귀엽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술기운 탓이겠지, 하면서도 녀석이 자신보다 한 살 어리다는 게 갑자기 실감이 났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정도로 언제나 싱글거리던 녀석이 이럴 때도 있구나.

    그렇지만 녀석이 귀엽지만은 않다는 걸, 목화는 알고 있었다.

    “짐도 다 가져왔는데 이제 와서 갈 건 뭐냐. 정 안 되면 너 침대 따로 놔줄게, 응?”

    어떻게든 설득하려고 든다. 아직 간다고 말한 적도 없는데 잡으려고만 하는 녀석을 목화는 잠자코 쳐다보았다.

    여기에서 가버리면 너는 어떻게 할까. 다른 때라면 김낙원이 어떻게 나올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고 생각했겠지만 지금은 달랐다. 지금 녀석은 어떻게든 저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길 하면서 설득하려고 들고 있었다.

    간다고 하면 몇 번 더 팔을 붙잡고 끌어당길지도 모른다. 그래도 됐다고 하면 너는 어떻게 할까.

    목화는 자신의 오른손을 내려다보았다. 놈이 남긴 흉터가 아직도 남아있었다.

    “간다고 하면.”

    목화는 그렇게 말을 꺼냈다. 그러자 낙원의 얼굴에 웃음이 사라졌다. 귀엽다고 잠깐이라도 생각했던 진심의 바닥에는 조폭이었던 자신보다 더 흉포한 경찰 한 마리가 있다는 걸 목화는 알았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렇지만 낙원은 다시 웃으면서 물어왔다.

    “동거해달라는 게 너무 빨랐냐?”

    녀석은 한 발짝 물러나 자신을 설득하려고 들었다.

    “그럼 다시 좀 있다가 얘기하자. 일단은 아래층도 비어있고……”

    목화는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낙원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아무것도 아닌 척 웃고 있는데도 놈의 눈꼬리가 약하게 떨렸다. 그리고 시선을 빗겨 조금 아래쪽을 내려다보고 있던 낙원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그의 팔을 잡고 있던 손에서 힘을 뺐다.

    문득 녀석이 붙잡고 있던 그 손에 목화는 시선이 멎었다. 자신의 것과는 달랐지만 놈의 손에도 흉터가 남아있었다.

    동생들이 좋아하는 외제차의 매끈하고 세련된, 백상어 같은 곡선을 떠올리게 하는 낙원에게서 유일하게 흠집이 있는 부분이었다. 죽은 줄 알았다가 다시 살아왔을 땐 놈에게 그런 흉터가 생겨나 있었다.

    “천천히 생각해도 되니까……”

    이 녀석은 진심이구나.

    박목화는 생각했다. 정말로 같이 있자는 거다. 경찰 간부에, 모든 걸 자기 뜻대로 휘두르지 않고는 못 배기는 놈이.

    “……네 마음대로 해. 그렇지만 되도록 돌아가진 말라구. 아래층도 비어있고, 아니면 서재를 비워서 네 방을 만들어줘도 되니까……”

    이렇게까지 스스로를 누르고, 어떻게든 설득하려고 하면서.

    그런 놈을 보고 있자 술기운 탓인지 속에서 조금 간질거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목화는 열변을 토하던 낙원 쪽으로 한 걸음 다가섰다. 애쓴다와 귀엽다는 낯선 감정이 미열을 띠고 올라왔다.

    “……너.”

    머리를 쓰다듬는다고 내민 손에 낙원이 놀라서 그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흔치 않게 보는 놀란 얼굴에는 아까 포기하려고 했던 것 때문인지 아직 약간의 찡그림이 남아있었다.

    목화는 실연하고 돌아온 동생들에게 했던 것처럼 등을 쓰다듬어주기 위해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혼란스러운 얼굴을 한 낙원이 피해야 되는 건지 더 잡아끌어야 하는 건지 판단을 하지 못하고 약간 비틀거렸을 때였다.

    본래 안아주려고 했던 목화의 고개 숙인 얼굴이 낙원의 얼굴에 가 닿았다.

    “……!”

    어, 하고 목화도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했다. 정신을 차렸을 땐 낯선 감촉이 입술에 닿았다 떨어진 뒤였다.

    목화는 재빨리 술 냄새가 나는 입술을 떼고 두어 걸음 물러났다. 사고였다. 그는 당황했다. 다행이라면 낙원이 아직 얼떨떨한 채 뭐가 지나갔는지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목화는 이전부터 술 마시고 혹시 사고가 생겼을 때마다 하던 대로 행동했다.

    “자자.”

    그리고 목화는 옷도 벗지 않고 바로 침대에 누웠다. 어어, 하고 낙원도 목화에게 끌려 같이 눕고 말았다.

    맨 정신으로 돌아온 낙원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깨닫고 얼굴에 확하고 열이 올랐을 땐, 이미 목화는 그대로 잠이 든 뒤였다.

    “……어이,”

    작게 불러본 낙원은 목화가 움직이지도 않자 야, 하고 조금 더 큰 소리로 불러보았지만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너, 술 마시고 사고 치면 자는 거냐.

    너무나 태연한 그 모습에 어이가 없어진 낙원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입술을 만져보았지만 방금 전 뭐가 지나간 건지는 흔적도 남아있지 않았다. 무의식중에 혀로 자신의 입술을 쓸어본 낙원이, 하하, 하고 힘이 빠진 웃음을 흘렸다.

    “뭐야……”

    이런 기념비적인 순간이 이렇게 단숨에 지나갈 수가 있나.

    그러나 당사자는 옷도 벗지 않고 이미 누워서 자고 있는 뒤였다. 여하간 그래도 얼떨결에 동거 허락을 받은 셈이다.

    그때껏 목화를 설득하느라 갖은 불안과 초조를 맛보았던 낙원은 자신의 설득을 머릿속에서 쭉 정리해보았지만, 어떻게 하다 일이 이렇게 된건지는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다시 쳐다보았지만 목화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낙원은 결국 옷을 벗고 불을 끄곤 다시 누웠다.

    그러나 눕자마자 옆에 보이는 사람의 형체에 갑자기 가슴이 뛰기 시작한 낙원은 결국 그날 밤 누운 채로 뜬 눈으로 밤을 새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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