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월 (83)화 (83/144)
  • #080

    방금… 무슨 약이라고?

    “아무리 욕심이 많아도 그렇지, 자기 몸으로 임상 시험을 할 생각이 들어요? 간도 크지.”

    임신할 수 있는 약? 그것도 김 소위와 만든?

    “여기 사람들 다 알아. 당신이 어떻게 임신 가능한 체질로 변한 건지.”

    세화는 조개처럼 입을 꾹 다물고선 눈만 깜빡였다. 잔뜩 졸아붙어 그런 반응을 보이는 거라 여긴 건지, 의사는 더더욱 신랄한 말을 쏟아냈다. 어느덧 진료는 뒷전이었다. 아니, 처음부터 제대로 봐줄 생각은 조금도 없었던 것 같다. 이쪽 분야의 의사가 맞기는 한 걸까? 진짜 의사이긴 한가? 이젠 그조차도 의심스러웠다.

    “원래는 김 소위한테 붙으려다 기태정으로 갈아탄 거라면서? 암만 싸구려 남창이어도 그렇지, 그렇게까지 지조 없이 구는 거, 좀 쪽팔리지 않나?”

    “…….”

    “병원 올 때마다 사람들이 당신 보고서 절절매니까 아주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는 것 같던데. 그런데 그거 알아? 매니저는 물론이고 여기 사람들 전부 다 속으론 당신 욕하고 비웃고 있어.”

    밑도 끝도 없는 냉대에 잔뜩 물을 머금은 채 흔들리던 세화의 눈동자에, 일순 스산한 빛이 스쳐 갔다. 이상하다. 확실히, 뭔가 이상해.

    의사의 주장대로였다.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든, 다른 사람들은 겉으론 저에게 극진하게 굴었다. 그 태도가 진심에서 우러나는 것인지 아닌지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 어차피 세화가 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 특혜는 기태정이 있어서 가능한 거였다.

    그런데 저 사람은 대체 뭘 믿고 저한테, 아니 제 뒤에 서 있을 기태정에게 이런 막말을 퍼붓는 것일까? 뒷배가 있다고 했었나? 그렇지만 백화점 라운지조차 출입하지 못한다는 사람에게 그리 대단한 연줄이 있을 것 같진 않은데….

    늘 그랬듯 잠자코 흘려듣고 잊으려던 폭언의 귀퉁이를 붙들고 들여다보자, 선명한 균열이 보였다. 질투와 열등감으로 잔뜩 날이 선 것 같았던 의사의 말투도 어쩐지 어색하고 과장되게 느껴졌다.

    “왜 그런 소문이 돌았을까요. 라운지에서 있었던 일은… 오해십니다. 직원분이 먼저 가져와서 추천해주신 것만 확인했을 뿐이지, 제가 먼저 뭘 내놓으라 요구한 적은 없어요.”

    세화는 인위적으로 보조개가 팰 정도로, 시무룩이 떨어트린 양 입꼬리에 힘을 꽉 줬다. 마치 이 상황이 곤란하거나 어색해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는 듯이. 같은 패거리가 구라친 걸 들키기 직전, 손님들에게 필사적으로 호소하던 때 자주 짓던 표정이었다.

    “아, 그러니까 거기서 5성 주민 행세했던 건 사실이잖아요? 진상품 바치듯 바리바리 싸 들고 와서 늘어놓으니 정말 뭐라도 되는 것처럼….”

    아하. 세화는 방금 그 말로 확신할 수 있었다. 이 새끼 김 소위 끄나풀이구나.

    이 의사는 장교만 출입 가능하다던 그 라운지가 어떤 시스템으로 운영되는지 알지도 못하는 것 같다. 거긴 직원들이 먼저 움직이지 않는다. 그저 없는 듯 자리에 서서 객이 지시를 내리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처음 발을 들였을 땐 그 고요에 압사당할 것 같아서, 원래 이런 곳이냐고 물었더니 기태정이 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은밀한 얘기도 자주 오가곤 해서, 먼저 부르지 않는 한 직원들은 절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그렇다면 이제 문제는, 무려 김 소위가 어렵게 심어뒀을 사람이 왜 저런 엉성한 각본을 들고 왔냐는 건데….

    “제가 뭘 알고서 그랬나요.”

    세화는 과장되게 한숨을 내쉬었다. 일종의 블러핑이다. 상대방이 어떤 패를 쥐고 있는지 모르니, 저 역시 의뭉을 떨어보는 거였다. 당신이 무슨 소릴 하는 건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전 그냥 김 소위님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순간 복부 위를 문지르던 기기가 얕게 튀었다. 육안으론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로 미미한 움직임이었으나, 워낙 민감한 기계인지라 살갗에 직접 닿는 진동은 숨길 수 없었다.

    세화는 고개를 들어 초음파 화면을 응시하는 척하면서, 청승맞게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러면서 흘끗 눈을 내리깔고 진료실 안을 살폈다. 혹 의도하는 바가 있는 허술함이라면… 저에게서 정보를 빼내려는 게 아니라, 증거를 조작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일단 핸드폰이나 수상쩍은 시계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초음파 기기 같은 고가의 장비에 다른 장치를 달진 못했을 것 같고…. 제한된 시야로 살피려니 좀처럼 잡히는 것이 없어서 일단은 포기하려는 순간, 저 멀리 책상 위에 놓인 태블릿이 눈에 들어왔다. 저런 각도라면, 충분히 촬영이나 녹음이 가능할 것 같았다.

    “준장님께서 재판 가면 무슨 일인지 낱낱이 밝혀질 거라고 하셨으니, 그것만 믿고 있을 뿐이에요.”

    당연히 거짓말이었다. 세화는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기태정은 재판 관련해서 아무런 얘기도 해주지 않았다. 김 소위 앞으로 고발장을 접수했다는 것도, 그가 요즘 바쁜 이유도 전부 최 원사를 통해서 들었다.

    아, 예전에 기태정이 저의 체질과 자신의 부모가 겪었던 화학 실험을 엮어 반대편을 공격할 수 있다면, 그 사연마저 남김없이 써먹겠다고 한 적이 있긴 했다. 그렇지만 그게 당장 지금의 재판과 어떤 연관이 있는 건지, 어떻게 얘기를 짜 맞추고 있는 건진 모른다.

    굳이 묻지도 않았다. 최 원사는 무엇이든 기태정에게 편히 물어보라고 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선을 긋는 말이나 빈정거리는 답이 돌아오면 속상할 것 같아서. 이미 너덜거리는 가슴에 굳이 상처를 더 얹고 싶지는 않아서 외면하고 있었다.

    그 이후론 갑자기 아이가 생기는 바람에 다른 일에 신경 쓸 겨를도, 기운도 없었고….

    “그, 그렇게 우겨봤자…!”

    “그래도 좀 서글프네요. 남창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니…. 제가 몸으론 영업하지 않는다는 거, 하우스 찾는 손님들은 다 알고 있거든요. 높으신 분들 포함해서, 전부요.”

    당황해 입만 벙긋거리던 의사는, 결국 침묵을 선택했다. 세화가 돌연 이렇게 나오리라는 건 예상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그만 일어나요. 이제 다 끝났으니까.”

    세화는 타월로 배를 닦으며, 의사의 가운에 새겨진 문양을 다시 한번 눈에 담았다. 진료실에서 나가면 저 문양부터 검색해봐야겠다. 그 대단하신 뒷배의 단서도 저기에 있을 테니까.

    “선생님. 저는 4환 주민이라 5성의 VIP 전용 시설이 보통 어떻게 운영되는 건지 잘은 모르지만요.”

    “…….”

    “제가 방문했던 그 라운지에서는 직원들이 먼저 와서 말 걸지 않았어요. 부르기 전까지는 모습도 드러내지 않던데요? 나서서 손님에게 제품을 권하고 소비를 장려할, 그런 분위기가 절대 아니었어요.”

    무슨 난데없는 소리냐는 듯 의사가 미간을 찌푸리며 세화를 바라보았다.

    “아까 당신이 읊은 대본이 너무 부실했다는 소리예요.”

    자리에서 일어나 작게 중얼거리자, 의사가 벼락이라도 맞은 듯 몸을 펄쩍 떨었다.

    “너무 깔보셨어요.”

    옷매무시를 가다듬으며, 세화는 초음파 기기를 향해 가까이 걸어갔다.

    “나이도 어리고 생긴 것도 비리비리한 게, 그래도 이 나라에서 제일 큰 하우스 실장까지 해먹은 이유가 있을 거잖아요?”

    꺼질듯한 목소리로 속삭이자, 의사가 퍼렇게 질린 얼굴로 주춤 뒤로 물러섰다.

    사실, 지금 자신의 꼴이 얼마나 우스운지 세화도 잘 알고 있었다. 의사의 어설픔을 흉볼 계제가 아니었다. 자세히 보면 표정도 어색할 거고, 말하는 톤도 다분히 극적이었다. 임기응변으로 넘어가는 거, 잠깐 손님 눈 가리는 거… 숨 쉬듯 하던 일이었는데도, 잠깐 손 놓고 있었다고 형편없이 삐걱거리고 있었다.

    한편으론 이조차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저 사람이 초짜라는 뜻이기도 하겠지만.

    “아, 선생님. 오늘 촬영한 홀로그램 전부 보여주실 수 있어요? 수첩에 넣을 거 고를 수 있다고 하던데.”

    세화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기기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또박또박 말했다. 곁에 선 의사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렸다.

    …대체 뭘까.

    의사는 세화가 모든 일을 주도한 것처럼 몰아가려고 했다. 뭐, 높으신 분이 아랫것을 방패로 삼으려 드는 거야, 한두 번 겪는 일이 아니니 그러려니 하겠는데…. 여기에서 자신의 임신 여부가 왜 튀어나오는 건지 모르겠다.

    마약에 중독되지 않는 몸뚱어리 덕에 김 소위의 지시를 훌륭히 이행할 수 있었던 건 맞다. 그렇지만 기태정과 나 중위는, 제 몸은 마약뿐 아니라 다른 모든 약물이 통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딱 한 번, 짧게 만난 오선란도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걸 김 소위 측에서 모르고 있을까? 그 당시의 김 소위야 몰랐더라도, 지금은 그 대단하다는 그의 집안에서 어느 정도의 정보는 손에 쥐고 있을 것 같은데….

    만약 그 약이 뭐, 부작용이 있어 체질이 바뀔 수 있다 치자. 그래도 신약을 맛보고 시험 삼아 투여했을 땐 패치 같은 걸 두르지 않으니, 저에겐 전혀 해당 사항이 없는 이야기였다.

    바로 반박당할 수 있는 주장인데… 왜 의사는 거듭 이 이야길 입에 올린 걸까. 자신의 임신이 뭔가 중요한 장치라도 된다는 듯이.

    세화는 눈앞에서 꼬물거리는, 며칠 전보다 조금 더 자라난 배 속의 아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옆에 띄워둔 성장 예상도 속 저를 꼭 닮은 얼굴도.

    가름하게 뜨고 있던 눈을 데굴 굴려 의사를 곁눈질했다. 너무나 쉽게 김 소위의 끄나풀이라는 것을 간파해서 그런지, 오히려 찜찜하기만 했다. 이렇게 쉽게 일이 해결될 리가 없는데…. 그런 행운이 저에게 주어질 리가 없다.

    “…만약 협박으로 이런 일을 하는 거라면, 산부 수첩 안으로 홀로그램 넣어줄 때 수치 칸에 당신 연락처를 써요.”

    “…….”

    “기태정 준장은 물론이고… 필요하다면 오선란 대장에게도 당신은 살려달라고 말해줄 수 있으니까.”

    오선란 대장. 세화의 입에서 나올 거라곤 상상도 못 했던 거물급 인사였는지, 의사가 흠칫 몸을 떨었다.

    물론 그 이후로 오선란과 따로 연락을 주고받은 적은 없었다. 그가 했던 얘길 전부 믿는 것도 아니었다. 솔직히 너무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라, 진지하게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다만, 김 소위가 심어둔 사람이라면 기태정보다는 오선란의 이름이 더 효과적일 것 같아 슬쩍 이름을 빌려본 거였다. 뭐… 지금 저에게도 다 들킬 정도로 빈틈이 많은 사람이 오선란을 직접 찾아가 정말 이세화와 알고 지내는 게 맞냐 따지진 못할 테니까.

    “그럼 가보겠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허옇게 뜬 얼굴을 한 의사를 등지고 나오자, 매니저가 깜짝 놀란 얼굴로 다가왔다.

    “벌써 끝나셨어요?”

    “네. 원래도 심각한 이상이 있어서 자주 왔던 건 아니니까요….”

    세화는 적당히 얼버무리고 말았다. 이젠 매니저도 조심해야겠다. 다 알고서 일부러 저 의사 앞으로 예약을 잡아준 걸 수도 있으니까. 어쭙잖은 의사 놈보다 자신의 모든 정보를 속속들이 꿰고 있는 이 사람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도 있다.

    “엇, 오늘은 일찍 끝나셨네요?”

    대기실로 향하는 복도 앞에서 시립하고 있던 최 원사가 반갑게 말을 건넸다. 그러면서도 공수하고 있는 자세는 더없이 공손했다. 이전에도 다소 호의적이었던 그는, 임신한 이후론 세화를 아주 상전처럼 모시려 들었다.

    “원사님.”

    돌아갈 차편을 대기시키겠다는 매니저를 물리고 나서, 최 원사만 들을 수 있게 작게 속삭였다.

    “준장님 지금 집무실에 계시죠?”

    “이 시간이면… 예, 그렇죠.”

    “거기 혹시 준장님이 따로 쓰시는 건물인가요? 관사처럼?”

    “아, 공군 장교용 청사가 따로 있기는 합니다만… 현재는 국방부 안에 있는 집무실에서 업무 처리 중이십니다. 말씀드렸듯 재판이 곧이라 군부 내 주요 인사 대부분이 거기 모여서 씨름 중이죠.”

    박 소위도 거기서 시름시름 시들어가고 있다며 최 원사가 장난스레 대답했다.

    “음… 그럼 제가 당장 준장님 찾아가면… 엄청 민폐겠네요.”

    “직접 가보시려고요? 준장님 뵈러요?”

    최 원사가 반색하며 되물었다. 기태정에게 먼저 살갑게 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니, 이번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거라 생각하긴 했는데… 그는 세화의 예상보다도 훨씬 더 기뻐했다.

    “그렇지만 바쁘시다고 하니까….”

    “어휴, 아닙니다. 바로 모시고 가겠습니다.”

    “그래도….”

    “잠깐 가서 뵙는 거야 전혀 문제없으십니다. 이참에 집무실도 구경하시고요.”

    같은 남자가 보기에도 일할 때의 기태정은 제법 멋있다며, 최 원사가 주접을 떨어댔다.

    “그러면… 혹시 준장님께는 지금 저 가는 거 비밀로 해주실 수 있을까요?”

    “아, 서프라이즈인가요? 좋죠!”

    최 원사가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시계를 두드렸다. 병원의 에스코트 차량을 거절했으니, 즉시 이동 수단을 수배하겠다면서.

    “아…!”

    사서 갈 간식 종류를 줄줄 읊던 그가 뒤늦게 뭔가 떠올랐다는 듯 주저하며 말을 덧붙였다.

    “그런데 음, 조금…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국방부 전체가 좀 살벌할 거라서요. 정말 온갖 사람들이 다 모여있다 보니까 홑몸도 아니신데 많이 놀라시면 어쩌나, 그게 조금 염려가 되긴 합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아, 괜찮아요. 그냥… 준장님께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 그래요.”

    세화가 쥐고 있는 사건의 파편은 덩어리만 커다랬지, 세부적인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오늘 마주친 김 소위의 간자가 왜 굳이, 허접한 근거를 끌고 오면서까지 자신의 임신을 물고 늘어진 건지 궁금했다.

    원래 공사 들어갈 때도 아주 없던 패를 들고 와선 호구를 꼬여내지 않는다. 자신의 신변이 이 재판의 중요한 장치라도 되는 거라면, 기태정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제 몸에서 일어난 일이니까… 대체 어떻게 일이 진행되고 있기에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는 건지… 그 정돈 물어봐도 되지 않을까?

    세화는 손으로 연신 목울대를 쓸었다. 의사를 수상쩍게 여기는 이유도, 지금 기태정을 찾아가고 싶은 이유도… 모든 것이 타당하다. 지나치게 매끄러워서, 자꾸만 속 깊은 곳에서 따끔따끔한 감각이 고개를 들었다.

    의사가 했던 말은, 김 소위와 함께 만든 약이 그런 용도였다는 건, 사실이 아닐 거다. 그럴 수가 없다. 불가능하다. 기태정을 완전히 믿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가 이후로 저에게 보였던 태도와 마음이 거짓이 아닐 거다. 그건 연기 같은 게 아닐 거다.

    “사람은 뭐, 적은 것보다 많을수록 좋을 것 같아요.”

    “음…. 하긴, 너무 삭막하면 그건 그것대로 무서우시겠죠. 안 그래도 국방부 건물 되게 삭막하긴 하니까요.”

    잠시 침묵하던 최 원사는 나름대로 좋게 포장해서 말해주었다. 세화가 지금 그쪽 상황을 전혀 모르니 하는 소리라고 여기는 모양이었다.

    그렇지만 진심이었다. 세화는 거기에 사람들이 아주 많았으면 했다. 군부 내 모든 인사가 모여 떠들썩하게 논의 중이었으면 했고, 그리고… 그 중, 오선란 대장도 있었으면 했다. 기태정 뿐만 아니라 그에게도 묻고 싶은 것이 생겼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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