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월 (7)화 (7/144)
  • #007

    “설치 전부 완료되었습니다.”

    절도 있는 경례를 끝으로 휘하의 사람들이 물러갔다. 기태정이 심드렁한 얼굴로 태블릿을 두드리자 홀로그램이 두둥실 떠올랐다. 지금 자리한 사무실은 물론이고 하우스 내부의 주요한 통로까지 전부 들여다볼 수 있는 입체적인 도면이었다.

    “늦어도 내일 저녁까지는 도청 장치 설치도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될 것 같습니다?”

    “…될 예정입니다. 시정하겠습니다.”

    “정신 차려, 박 소위. 지금 우리가 깡패 새끼들 흉내 내는 중이라고 본분을 잊으면 안 되지.”

    “명심하겠습니다.”

    기태정은 가볍게 혀를 차며 손가락을 튕겼다. 도면이 확대되자 내부의 풍경이 좀 더 자세히 보였다. 조그만 화면 속,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은 꼭 장난감 병정처럼 보였다. 이쯤이 사장실이던가. 그렇다면 사장 놈은 새로 제작한 명패를 쓰다듬는 중인 모양이고… 여기는 하우스인 것 같으니, 부지런히 손을 놀리는 놈들이 소속 선수들일 거다. 그렇다면 지금 꾸물꾸물 뒤로 몸을 물리는 떼거지들이 작전 수행 중인 대원들이라는 건가?

    “얘들 너무 티 나게 움직이는 것 같은데.”

    “슬슬 손님들 입장할 시간이라 과감하게 움직이는 편이 나을 것 같았습니다. 용역으로 분한 놈들이 손님들 앞에 두고서 주춤거리면 감시하는 놈들도 수상하게 여길 테니까요.”

    위장한 군인들이 일사불란하게 출구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쌍둥이 건물로 지하 7층에 지상 7층 높이인 이 거대한 수직 도시의 내부는 개미굴처럼 복잡했다. 화투패 돌리는 도박장이 메인이긴 했지만, 딜러까지 고용한 카지노 층도 있었고, 커다란 링이 서너 개나 깔린 곳도 있었다. 여기 사무실과 같은 구조를 가진 다른 방에선 단골들이 창부를 끼고서 접대받는 중이었고, 지하의 작업장에선 채무자가 산 채로 장기를 뜯기고 있었다.

    “그래봤자 깡패 새끼들이긴 하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어. 원래 훤히 다 보이는 단순한 임무가 실패 확률이 제일 높으니까.”

    “예. 그럼 이세화는 어떻게 처리할까요?”

    “이세화….”

    이세화, 이세화…. 기태정은 소파 등받이에 깊게 몸을 묻으며, 입에 영 익지 않는 이름을 중얼거렸다.

    “그거 패치 붙인 지 얼마나 됐지?”

    “사십 분 조금 넘었습니다.”

    “질질 싸다 못해 뒤로 넘어갔겠군.”

    놈은 울 것 같은 낯을 하고선 화장실로 질질 끌려갔다. 처음엔 뭐라고 소리를 지르는 것도 같았는데, 이젠 잠잠했다. 그러고 보니 물소리도 멎은 지 오래였다. 괴상한 몰골은 다 씻어 냈으려나? 태닝 스프레이라고 해 봤자 어차피 싸구려 제품이었을 테니 쉽게 지워지긴 했을 거다.

    “임신이 가능하다, 라….”

    “피 검사 결과로는 그렇습니다.”

    기태정은 심드렁한 얼굴로 홀로그램 화면을 옆으로 밀었다. 건물 내부를 비추던 도면이 사라지고, 증명사진이 둥실둥실 떠올랐다. 이세화. 제 이환에서 제 사환으로 이적. 나이는 스물하나. 지금도 어린 나이긴 하지만 사진 속의 그는 훨씬 더 앳된 모습이었다.

    “본인이 주민 등록부에 손을 댔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2환 주민이면서 임신 가능한 남성체라는 게 썩 긍정적인 부분은 아니었을 테니까요.”

    “그럴 재주가 있는데 여태 이러고 살진 않았겠냐.”

    기태정이 손가락을 툭 튕기자, 홀로그램 속 앳된 얼굴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꼭 울먹이는 것처럼.

    공문서를 위조하려면 적지 않은 돈이 필요하다. 거주 구역을 옮기는 것도 마찬가지다. 성 밖의 주민이 거액을 융통할 수 있는 곳? 뻔하지 않은가. 가진 거라곤 몸뚱어리밖에 없는 놈에게 두 가지 일을 다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큰돈을 내줄 업자가 있었을까? 무엇보다….

    “뭐, 돈이야 어떻게든 구했다고 치자고. 그런데 그랬으면 이세화, 저렇게 멀쩡하게 못 살아 있지.”

    기태정이 보기에도 이세화의 얼굴은 썩 나쁘지 않았다. 제가 사채업자였더라도 저런 놈이 자기 약점 다 까발리면서 제 발로 찾아온다면, 절대 얌전히 굴리지 않았을 거다. 뒤가 헐도록 손님이나 받게 하다가 쓸모를 다 하면 육신은 조각조각 찢어 팔아치웠겠지. 조금 전 지하 작업장에서 꿈틀거리며 내장 기관을 따이던 채무자들처럼.

    “그렇다면 역시 김 소위가 성공한 걸까요? 정말로 그런 약을….”

    기태정은 말없이 길게 연기만 내뿜었다. 무언의 긍정이었다.

    전쟁의 형태는 다양하게 발전해 왔다. 그러나 그 어떤 첨단 무기가 개발되었어도, 주요한 판단을 내리는 건 인간이었다. 지휘든, 침투 작전이든, 대규모 공성전이든, 어쨌든 처음과 마지막을 결정하는 건 인간의 몫일 수밖에 없었다.

    나올 수 있는 무기는 다 나온 판국이라, 고심하던 군부는 작심하고 전쟁에 특화된 인재를 길러 보기로 했다. 우수한 신체 능력과 전투에 특화된 판단력, 생존과 복종의 본능에만 충실한, 사람보단 짐승에 가까운 말 잘 듣는 괴물을.

    기태정은 해당 프로젝트의 초기 실험체이자, 몇 안 되는 생존자였다. 원래 그에게 예정된 성도 기씨가 아니라 가씨였다. 가부터 하까지 나뉜 집단 중 ‘가’에 속한 탓이었다.

    ‘그래도 가씨보다는 기씨가 덜 놀림받지 않겠어? 김씨로 고치는 건 너무 티가 나겠지만 기씨 정도야 내가 잘못 봤다고 하면 그만이니까….’

    당시 등록부 서류를 처리해 주던 담당자는 고심 끝에 ‘가’군에 속했던 아이들의 성을 ‘기’로 고쳐주었다. ‘태정’은 그가 최초로 성공한 작전명이었다. 다른 애들의 이름도 다 그런 식이었다. 탄환, 탱크, 지뢰… 이딴 걸 이름이랍시고 받은 놈들도 있었으니, 그래도 ‘태정’정도면 썩 괜찮은 축에 속했다.

    저를 걱정해준 담당자의 배려는 고마웠으나, 그 당시에도 지금도 기태정은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군부에 끌려오기 전엔 고아였고, 수용소에 갇혀 있을 땐 ‘가’군의 실험체였으며, 임관한 이후로는 최종 병기로 불렸다. 어차피 저를 이름으로 불러 주는 사람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예정이었다. 징그러울 정도로 아득바득 살아남았다. 어떻게든 살아서, 준장까지 달았다. 인제 와서 성씨나 이름 같은 걸로 회한에 잠기기엔 이미 발아래 깔아뭉갠 하늘이 아득했다.

    “그렇지만 이세화가 김 소위가 만든 약으로 임신 가능한 몸이 되었다기엔….”

    “김 소위는 오선란 대장 사람이긴 하지. 몇 년 전부터 부쩍 가까이 지낸다며?”

    “네. 오 대장은 그 누구보다 ‘추수’에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알려져 있고요.”

    기태정 같은 괴물이 얼마나 편리한지 깨달은 군부에서는, 그와 비슷한 인간 병기를 조금 더 생산하고 싶어 했다. 그렇지만 이후 암암리에 행해졌던 비슷한 실험은 죄다 실패로 끝나 버렸다.

    낙심하던 연구원들이 고심 끝에 생각해 낸 건 핏줄의 계승이었다. 우수한 군인끼리 접붙이면 그만큼이나 우수한 살육 병기가 탄생할 가능성이 커지지 않겠냐면서, 지금은 다 뒈지고 없는 자연의 위대함이나 종족 번식의 본능 같은 정신 나간 소리를 슬금슬금 입에 올렸다. 최고의 종마 후보로 점쳐진 건 당연히 기태정이었다.

    처음엔 개소리라고 생각했다. 임신 가능한 몸으로 타고난 남성체가 뻔히 있는데, 불가능한 육신을 굳이 조작하겠다니. 수고스럽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렇게 만든 아이의 신체적 특징이 월등하리란 보장도 없었다. 그런데 몇몇 인사들은 아주 좋은 생각이라며, ‘추수’라는 프로젝트명까지 붙이고선 진행을 추진했다. 각종 제약 회사로부터 뒷돈을 받아 처먹을 생각에 눈이 뒤집힌 게 분명했다.

    “오선란에게 지령을 받은 건지, 약쟁이 김 소위가 혼자 벌인 쇼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참에 전부 뿌리를 뽑아야겠어.”

    그래야 저더러 애까지 싸지르란 씹스러운 소리나 하는 새끼들도 슬금슬금 사라질 터였다.

    ‘추수’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기태정에게서 아이를, 그러니까 씨를 받아 가고 싶어 하는 높으신 분들은 제법 많았다. 계급장이 최고의 특권인 시대였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기태정은 최연소 준장을 단 인물이었으니, 태어난 아이가 임관할 때까지 충분히 현역에서 활동할 수 있을 터였다. 게다가 출신이 불분명한 고아인지라, 유일한 법적 핏줄과 친권을 운운하며 기태정의 세를 온전히 취할 수 있다는 계산도 있었다.

    부와 명예의 대물림에 눈이 돌아간 새끼들은 기태정의 밥이며 물에 약을 타기 시작했다. 납치, 의도한 발정, 협박…. 물론 저에게 단 한 번도 통한 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좆같은 건 좆같은 거였다. 기태정은 약이고 애라면 아주 치가 떨렸다.

    “생각보다 재밌어지겠는데? 김 소위가 오선란이 앞에선 아닌 척 ‘추수’에 반대한 이유가 있을 거 아냐.”

    뭐, 사실 이유라고 해 봐야 뻔했다. 남들에게 숨기고 싶은 뭔가가 있으니 그랬을 거고, 그간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높은 확률로 돈 문제일 게 뻔했다. 뇌물, 비자금, 탈세… 그런 것들. 어쩌면 그 전부일 수도 있고.

    “아무래도… 김 소위나 김 소위가 제약 회사에서 받아 챙긴 뒷돈과는 연관이 없는 척하고 싶었던 것 아니겠습니까?”

    “김 소위나 조져볼까 하고서 발 담가본 건데… 이러다 나 업적 다 쌓고 제대할 수도 있겠어.”

    김 소위는 유서 깊은 의국의 장남으로, ‘추수’ 프로젝트의 핵심에 선 인물이었다. 아마 사람들이 저에게 몰래 쓰려고 했던 약의 절반 이상은 김 소위 그 새끼의 주머니에서 나온 걸 거다.

    약물이 심각한 타격을 주진 못했어도 귀찮고 짜증 나서, 언제고 저 새끼 죽여 버리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는데. 놈이 성 밖으로 수상하게 나도는 정황을 포착했다. 김 소위가 약물 중독자인 거야 알음알음 알려진 사실이라 다들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지만, 당시의 기태정은 거하게 사고를 치고 싶던 참이었다. 작은 나라 하나를 혼자서 궤멸하고 돌아온 직후였다. 피로 달구어진 흥분이 쉬이 가라앉질 않았다. 뭐라도 때려 부수고 싶었고, 일을 저지르고 싶어서 온몸의 혈맥이 꿈틀거렸다. 그래서 김 소위에게 사람을 붙여본 거였다. 뭐 하나라도 꼬투리 잡아서 이번엔 진짜 죽여버리려고.

    그런데 웬걸, 캐보니 이건 단순한 중독자의 행보가 아니었다. 뭔가가 더 있었다. 놈이 적어도 제법 큰 규모로 약을 유통하는 건 분명해 보였다. 아무리 믿는 구석이 있더라도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사안이었으니, 사실 이 정도면 충분했다. 그런데… 이세화 덕분에 예상외의 수확을 거둘 수 있을 것 같았다. ‘추수’라…. 그건 오히려 이쪽에서 쓰고 싶은 말이었다.

    “오 대장이나 김 소위 쪽 집안 반대 인사들에게 이 사건 던져 준다면… 준장님 1년 안에 제대 가능하실 것 같습니다. 오선란 대장이야 워낙 원수 편에서 멋대로 일하는 인사라 원로들 중심으로 불만이 적지 않고, 김 소위 쪽 집안이야… 말할 것도 없고요.”

    기태정은 껄렁하게 휘파람을 불었다. 그처럼 열 살 전후로 임관한 소년병들은 최소 사십 년은 군부에 묶여 있어야 했다. 단, 뛰어난 업적을 세우면 의무 병역 기간을 단축해 주긴 했다. 그래서 살아남은 몇몇은 부나방처럼 위험한 임무에 뛰어들곤 했다. 비록 취급은 더러웠어도 군대 내에서 돈은 많이 모을 수 있었으니, 빨리 제대해서 이 돈으로 평범하게 살아보고 싶다는 순진한 꿈이나 꾸면서 말이다.

    기태정에게 그런 귀여운 소망은 없었다. 다만 자기 목줄을 쥐고 휘두르려는 새끼들이 꼴 보기 싫어서, 부지런히 업적을 쌓아왔다. 얼마 전 홀로 적국을 격파하는 혁혁한 군공을 세운 덕에 제대를 5년 남겨두게 됐는데… 만약 이 일을 제대로 파헤치면 박 소위 말마따나 1년까지도 앞당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떻게든 저를 군대에 묶어두려던 늙은이들의 얼굴이 보기 좋게 일그러질 걸 생각하니 황홀함에 좆이 다 벌떡 서는 기분이었다.

    “준장님도 아시겠지만 사실 사건 자체는 어렵게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알아. 증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의 문제지.”

    김 소위 눈을 피해 하우스 사장과 안면을 트고 접점을 만드는 게 어려웠지, 그 외엔 일이랄 것도 없었다. 대놓고 흘리고 다닌 건 아니었어도, 관심을 가지고 파헤치면 누구라도 김 소위의 수상함을 추측할 수 있었을 정도니까.

    멋대로 ‘추수’라고 이름 붙였을 뿐 정식 인가도 나지 않은 프로젝트를, 그것도 인체 실험을 군대 밖에서 벌이면서, 심지어 마약 운반책까지 사용한 건 당연히 큰 문제다. 임신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는 약이 오직 마약 성분만으로 이루어진 건 아니겠지만, 정식으로 허가받지 않은 위험한 물질일 건 뻔했다.

    인체 실험 금지 협약이 올해로… 15주년이었던가. 물론 물밑에서야 다들 개짓거리를 하고 있을 테지만, 어쨌든 남 잘되는 꼴은 보기 싫다고 지구상의 모든 나라가 이 협약 체결에 동의한 상황이었다. 혹시라도 들켰다간 전 세계에 물어뜯길 빌미를 주는 셈이었다.

    그런데도 김 소위가 이렇게 태평하게 구는 건,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일 거다. 제조 방법이나 약물 유통 같은 건 이세화에게 전부 뒤집어씌울 생각이었겠지. 불법 하우스의 범죄자들이 벌인 짓이고, 저는 잠입해서 파헤치던 중이었다… 이렇게 변명하며 범죄자들의 신원을 인도하면, 다른 나라에서도 더는 트집 잡긴 어려울 터였다.

    “나 아니더라도 이 일에 관심 가졌던 놈들 분명 있었을 거야. 그런데도 이렇다 할 문제 없이 지금까지 김 소위의 사업이 잘 굴러왔던 건….”

    솔직히 귀찮았기 때문일 거다. 박 소위에게 몇 번이고 강조했던 것처럼 모든 것이 베일에 싸인 위험한 임무보다, 이렇게 훤히 다 보이는 허술한 일이 처리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게다가 다른 장교들은 기태정처럼 ‘추수’의 직접적인 대상도 아니었다. 그러니 한 번 찍어 먹어보고 바로 발을 뺐을 거다. 괜히 얽혔다가 귀찮아질 수도 있으니 내가 아닌 누군가가 파헤쳐 주길 기다리면서.

    “일단 김 소위 쪽 집안의 약점을 반가워할 인사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물론 오 대장도요. 적의 적이라면 누구보다 안전하게 공조를 요청할 수 있을 겁니다.”

    “김 소위가 이세화 통해서 약 나르고, 실험한 정황은 확보된 건가?”

    “예, 다른 운반책의 음성 증언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게 전부라고?”

    “그렇긴 합니다만 운반책의 증언에 맞춰 CCTV 루트를 확보해둔 것도 있고, 무엇보다 앞으로 김 소위와 이세화가 몇 번은 더 접촉할 예정이라고 하니, 그때 이세화를 이용해 홀로그램이라도 찍어두면….”

    “안 돼. 그거론 부족해.”

    기태정은 일정한 리듬을 타며 손끝으로 시가의 헤드를 툭툭 두드렸다. 생각에 잠길 때마다 나오는 버릇이었다.

    “지금 중요한 가설은, 이세화가 임신이 가능해진 게 김 소위의 약 때문이라는 거잖아? 무려 비인가 프로젝트에서 빼돌린 제조법으로, 법적 보호가 힘든 하층민에게 인체 실험을 했다는 거. 또 그 과정에서 대장급 인사까지 뒤로 돈을 받아 처먹었을 거라는 게 재판의 쟁점이 될 거고.”

    “그렇습니다만….”

    “김 소위와 이세화는 확실히 접촉 예정이라고 했나?”

    “예. 남은 약물도 처리해야 할 거고, 무엇보다 이세화의 체질이 그렇게 변한 게 사실이라면, 김 소위가 반드시 손을 뻗어올 겁니다. 그때까지 이세화를 잘 구슬려서, 김 소위가 제조한 약물에 대해 실토할 수 있게 연출해 달라고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겠죠.”

    “음….”

    “준장님이 이 문제로 신경 쓰이시지 않도록 제가 잘,”

    “그러면 거기에 더해서, 이세화가 진짜로 임신이라도 하면 게임 끝나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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