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4. 늙은 여우(1)
은서가 말을 이었다.
“진호 씨는 캐릭터에 맞는 대상을 찾아서 이입한다고 했잖아요.”
“네. 주로 제가 아는 범위 내의 인물로.”
“그럼 이번엔 맞는 대상을 만들어 봐요.”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네요. 전 캐릭터를 구상 할 만큼 연기 경험이 많지 않아요.”
“아뇨. 무에서 유를 창조하라는 게 아니에요. 몰입 가능한 캐릭터에서 살짝 비틀어 보라 이거죠.”
여전히 모호하다.
진호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은서가 답답하다는 듯 발을 탁탁 굴렀다.
“예를 들어 볼게요. 농부. 농부 캐릭터가 있다고 칩시다. 성격은 까칠하고 돈독 오른 사람이에요. 근데 진호 씨는 알맞은 이입 대상이 없어요. 익숙한 대상에 비슷한 사람이 없는 거죠.”
“네. 그런데요?”
“대신 조건 하나라도 맞는 인물이 있다면 일단 거기에 캐릭터를 맞춰요. 그리고 상상을 하는 거죠. 성격이 부드러운 농부가 있는데, 만약 그 사람이 사기를 당했다면. 성격이 까칠해지지 않을까요?”
“아. 익숙한 대상에 상상력을 더하라?”
“그렇죠. 예전에 연기 수업을 받을 때 교수님이 비슷한 방식을 쓰곤 했거든요.”
어차피 상상력을 더해야 하는 작업이라면 기초라도 익숙한 것에서 따오라는 것이다.
지금 진호의 경우라면 조조, 조운, 카사노바가 있다.
‘권력에서 밀려난 인물이라.’
그런 입장에 설 수 있는 존재라면 조조가 유일하다.
그는 최후의 순간까지도 모든 권력을 손에 쥔 채 세상을 호령한 인물이었으나 몇 가지 부분에서는 천하를 하늘의 뜻으로 비유하기도 했었다.
대표적으로 순욱의 고사가 그러했다.
“······하지만 그건 권력의 무상함과는 거리가 있지.”
허탈함.
그것은 모든 것을 잃었을 때 나온다.
조조에게 그런 경우가 있었다면 언제일까?
‘적벽대전.’
조조의 역사 상 가장 커다란 패배라고 할 수 있다.
무적을 자랑하던 그의 군대는 완전히 박살이 났고 통일의 대업마저 수십 년 뒤로 물러났다.
게다가 그 자신마저도 죽을 뻔하지 않았던가.
화르륵—
순간, 붉은 불꽃이 눈앞에서 피어올랐다.
비명 소리가 쏟아지고 화살이 비처럼 내렸다.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것은 붉은 핏물.
비릿한 피 냄새와 매캐한 연기 내음이 코를 찔러 왔다.
— 나의 군대가. 나의 천하가.
화마에 스러져가는 위군의 깃발을 바라보며 조조는 심장이 끊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손 안에 쥐었던 천하가 모래알처럼 흩어지는 허무함.
이야말로 화무십일홍이라.
‘부질없구나, 부질없구나.’
조조라는 인물이 허무함에 젖어갔다.
“진호 씨. 괘, 괜찮아요?”
“네?”
“지금······울고 계신데요.”
“아.”
진호가 손을 들어 눈가를 훔쳤다.
언제 흘렀는지도 모를 눈물이 넘치고 있었다.
“이제야 좀 알 것 같네요.”
캐릭터에 설정을 더하는 일.
전생 체험을 응용하는 방법을 조금 알 것 같았다.
#
서훈은 졸린 눈을 비비며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했다.
화면 하단 시계를 보니 벌써 새벽 두시였다.
밀린 잔업을 처리하다보니 시간이 이렇게 된 줄도 모르고 있었다.
“후우. 말단의 서러움이라니.”
어디나 그렇듯 입사 초기의 말단은 괴로운 법이다.
서훈도 그러했다.
스케줄 바뀌고 일의 진행 방향이 달라지면 그 수정 작업은 전부 그의 몫이 되었다.
벌써 몇 번째 잔업인지 셀 수도 없었다.
‘썩을. 연기 연습을 보고 싶었는데.’
벌써 며칠째 학교로 찾아가 보지도 못하고 있다.
연습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어떻게 변했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띠링.
“응?”
그런 그의 속내를 읽기라도 한 걸까.
컴퓨터에 연동된 메신저에 익숙한 이모티콘이 하나 떴다.
“아영이잖아.”
선배 또 잔업인가요, 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아영의 메시지였다.
안부를 짧게 주고받고 본론을 이어갔다.
“연기 연습 영상이라고?”
아영의 표현을 빌리자면 완성본에 가장 가까운 연습 장면. 시간도 잊고 새벽까지 이어진 연습 끝에 가장 좋은 걸 뽑아냈다는 것이다.
서훈의 눈의 반짝거렸다.
“보자, 보자. 얼마나 늘었을까.”
두근거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영상을 재생시켰다. 동아리 방 전경이 나오고 배역에 맞춘 인물들이 하나 둘 대사를 시작했다.
완성본에 가깝다는 말대로 합이 상당했다.
주연인 사자, 은서가 맡은 여주인공 토끼, 아영이 맡은 뱀.
주고받는 대사와 표정이 자연스러웠다.
‘아. 나오는군.’
어느 정도 극의 흐름이 진행되었을 때.
마침내 기대하던 여우 역의 진호가 등장했다.
실력은 늘었을까, 배역에 맞는 캐릭터는 잡았을까, 서로의 합은 맞을까.
기대감을 감추지 못한 채 영상을 직시했다.
“······뭐야 이건.”
영상이 전부 끝났을 때.
서훈은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며칠 전의 진호를 분명 기억하고 있다.
아니, 그 전의 진호가 보였던 독특한 연기도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본 연기 장면은 그것들과는 또 달랐다.
굳이 표현하자면 일치감.
‘작중 캐릭터와의 일치감이 달라.’
조운이나 카사노바와는 상황이 달랐다.
작중 캐릭터에서 벗어났던 조운과 틀이 없던 카사노바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일치감이 대단했다.
극에서 요구하는 늙은 여우의 캐릭터.
그가 가진 분노와 허무함.
감정선이 눈에 보일 정도로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역시 보통 물건이 아니야.”
서훈이 잠시 고민하다가 핸드폰을 쥐었다.
그리고는 그의 통화 목록에 있는 수많은 사람 중 한 명을 골라서 전화를 걸었다.
저장 이름은 ‘감독님’이었다.
#
무대에 설 시간이 다가왔다.
대수롭지 않다.
스스로에게 되뇌어 봤다.
애초에 연기를 하고자 했던 것이 아니니까.
무대는 그저 수단이었을 뿐이다.
“······워. 심장이 터질 거 같아요.”
하지만 왜 이렇게 심장이 뛰는 걸까.
긴장되고 두려운 마음에서?
아니. 차라리 그런 거였다면 예전 회사생활을 할 때처럼 쪼그라 들었어야 한다.
지금의 두근거림은 그런 종류가 아니다.
설렘. 흥분. 기대감.
기분 좋은 긴장감이었다.
“헤헤. 저도 처음으로 무대 설 때는 그랬어요. 카메라는 사방에 있지 사람들 시선은 또 얼마나 뜨거운지. 머리가 핑핑 돌아서 서 있기도 힘들었죠.”
“아이돌로 데뷔했을 때 말이죠?”
“오래전부터 꿈은 연기자였어요. 하지만 한 번에 팍하고 연기자가 되는 게 쉬운 일도 아니고, 나름 타협점을 찾았던 거죠. 근데 그 무대라는 게. 사람들 앞에 서서 춤추고 노래하는 일이라는 게. 결국 하나의 연기거든요. 조금 변명 같기는 하지만.”
“무대 위가 즐거웠다. 이 말을 하고 싶은 거죠?”
“마음을 잘 짚어 주시네요. 네, 맞아요. 결국 즐길 수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죠. 진호 씨도 그렇게 하라는 말이에요.”
은서가 붉어진 볼을 손끝으로 긁적였다.
충고에 섞여서 속마음이 나온 것 같다.
이상하게도 진호와 말을 섞다보면 꽁꽁 감싸두고 있던 것이 흘러나오는 기분이다.
“은서 씨도 충분히 즐기고 있는 거죠?”
“······아. 그런 말은 반칙인데.”
“응? 뭐가요?”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30분 후에 시작이니까 미리 준비하러 가죠.”
아이돌을 거쳐서 연기자로.
그 연기도 어느 순간부터는 ‘급’을 따지는 속물로.
타인의 인정에 목마르고 순간에 타협점을 찾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연기를 즐기는 건 사치였을 뿐이었으니까.
‘치사하네. 재능도 있는데 순수하기까지 한 사람은.’
볼은 여전히 뜨거웠다.
손부채질을 열심히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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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연극 무대는 전체적인 수준으로 보자면 매우 열악하다.
일단 무대가 야외에 설치된 터라 오디오 시설이 굉장히 부족했다.
대사에 따른 감정 전달을 해야 하는 배우들의 경우 소리가 밖으로 새어버리는 환경에서는 실력을 발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뭐야. 초대 가수에 비니즈가 있었어?”
게다가 행사의 흐름 또한 걸림돌이 되었다.
연극 무대는 전체 행사의 막바지.
연극이 끝나면 초대 가수의 공연이 진행되고 모든 행사가 종결되는 것이다.
아이돌 출신 은서가 공연에 투입되니 보통이면 집중도에 문제가 없어야 정상.
하지만 이번에는 마지막 공연 가수가 문제였다.
“이번에 나비 날자로 1위 먹은 그룹이죠?”
“아니 그럴 거면 순번을 왜 이런 식으로 잡은 거야. 유명 아이돌이 나오면 연극 무대가 뭐가 되겠어?”
은서의 불만이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그녀도 아이돌 출신인 만큼 이런 행사의 흐름을 잘 안다.
유명 아이돌의 순번은 처음이거나 마지막.
행사의 포커스를 어디로 맞추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똑똑.
그때였다.
대기실 문을 누군가 두드렸다.
학교 측 스탭인가 싶어서 모두의 시선이 그쪽으로 돌아갔다.
“안녕하세요. 비니즈입니다. 인사드리러 왔어요.”
하지만 들어 온 건 예상외의 인물이었다.
매니저를 필두로 해서 비니즈가 안으로 들어왔다.
여성 5인조 아이돌 그룹으로 이곳에 초대 된 건 그 중 셋이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비니즈의 혜미라고 해요.”
“전 연아.”
“전 하얀이라고 해요.”
비니즈 멤버들은 은서 앞에서 차례대로 인사를 했다.
아무래도 연예계 선배가 있다 보니 따로 인사를 하러 온 모양새였다.
조금 전까지 화를 내던 은서도 귀여운 후배들 앞에서는 표정 관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직접 보는 건 처음이네요. 상반기에 데뷔했죠?”
“네, 선배님. 그리고 말씀 편하게 해 주세요.”
“네! 네! 평소부터 엄청 존경하고 있었어요! 편한 동생처럼 대해 주세요!”
“그, 그럴까?”
이래서야 악감정을 가지기가 어렵다.
셋 모두 10대 중후반으로 은서와 비교하자면 어린 동생뻘이었다.
선배님. 선배님 하고 삐약거리는데 ‘왜 마지막 순서야!’라고 화 낼 수는 없었다.
“데뷔하고 처음이 가장 힘들지. 무대도 떨리고.”
“네, 네! 맞아요! 지금도 무대만 올라가면 다리가 막 후들후들 떨리고 그래요.”
“후후. 나도 그랬어. 하지만 열심히 하다보면 극복 할 수 있을 거야.”
“네, 선배님!”
결국 이야기는 선배가 후배에게 하는 덕담 쪽으로 흐르게 되었다.
비니즈 아이들은 푹 익은 콩나물마냥 잘 끄덕였다.
“거기. 인사 다 끝났으면 돌아가자.”
딱 한 명 분위기를 깨는 사람이 있다면 비니즈의 매니저. 처음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부터 표정이 썩 좋지 않았었다.
“네? 조금만 더 있으면 안 돼요?”
“있어서 뭐하게? 인사만 하고 오는 걸로 얘기 했잖아. 쓸데없이 시간낭비 하지 말고 따라와.”
“쓸데없이?”
은서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뭐요? 할 말이라도 있습니까?”
“아니, 매니저란 분이 무슨 말투가 그래요? 마지막 순서면 아직 시간도 꽤 있는데. 얘기 좀 하다 가게 해 주시죠?”
“그건 그쪽이 상관 할 일이 아니고. 연예계 선배라고 해서 인사는 하러 왔으니 할 일은 다 한 거 같은데. 사실 그럴 필요도 없었지만.”
비웃는 얼굴이다.
분명 비웃는 얼굴이다.
은서는 매니저의 표정에 순간 울컥했다.
그녀도 아이돌 출신이기에 매니저 중에 정말로 다양한 인간들이 있다는 걸 안다.
착하고 남 배려 할 줄 아는 사람, 자기가 연예인이라도 된 냥 남을 무시하는 사람.
이 인간은 분명 후자였다.
“그럴 필요도 없다? 그건 무슨 의미죠?”
“에이 씨. 그러니까 귀찮게 인사는 왜 하러 와서.”
“이봐요. 말을 좀 똑바로 하시죠?”
회피하려는 매니저를 은서가 막아 세웠다.
“뭘 또 똑바로 합니까. 그쪽 상대하기 귀찮다는데.”
“······하. 그게 매니저가 할 말인가요?”
“뭐, 못 할 말이라도 했습니까? 굳이 귀찮게 퇴물이나 만나러 오고. 스케줄 빡빡하게 굴리는 터라 우리만 죽어나는데 말이야.”
“퇴, 퇴물?”
“그럼 뭐 대스타쯤 되시는 줄 아셨나? 이제 한 물 간 건 그쪽이 더 잘 알잖아요. 가뜩이나 스케줄 바빠서 시간 쪼개기도 힘든데 철 지난 선배 보겠다고 움직이는 것도 일이라 이겁니다.”
은서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인기라는 건 있다가도 없는 것.
지금 당장 예전 아이돌 시기보다 인기가 떨어진다는 건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 인지하는 것과 남이 지적하는 건 다른 이야기다.
하물며 잘나가는 연예인 당사자도 아닌 매니저가?
이건 한 소리 하지 않으면 참을 수 없는 말이었다.
“말이 심하군요.”
“어?”
은서가 답하기 직전.
묵묵히 있던 진호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쪽은 또 뭡니까? 괜히 끼어들지 마시죠?”
“이번 무대를 같이 준비 할 사이입니다. 그쪽같이 쥐뿔도 모르는 인간에게 무시당할 사람은 아닙니다만.”
“쥐뿔······? 하, 이거. 또 뭐 연예인하고 연기 합 좀 맞춰 봤다고 뭐라도 되는 줄 아시는 분이 있네.”
“그건 자기소개 같은데. 잘나가는 건 뒤쪽 비니즈 분들이지 그쪽 매니저 씨가 아니에요. 비니즈 분들은 예의 있게 선배를 챙기러 왔는데 왜 주제도 모르고 매니저가 설치는 걸까요?”
쏟아내는 말에 되레 은서가 놀란 얼굴을 했다.
그 동안 연기 연습을 하며 알아 온 진호는 이렇게 강경한 성격이 아니었다.
물에 물 탄듯 술에 술 탄듯.
흘러가는 인간이라고 해야 할까?
독특한 연기실력을 제외하고는 무색무취에 가까웠다.
“아, 진짜. 퇴물 아이돌 씨가 무시 받으니 그렇게 화가 나셨어요? 이제 보니 남몰래 뒤에서 연애라도 하시나?”
“그 주둥이 좀 조심하시죠. 당신 따위가 무시 할 사람이 아닙니다.”
“푸하. 무시 할 사람이 아니면? 이제 뭐 박은서라고 하면 누가 알아줍니까? 이런 대학 행사에서 연기 비슷한 거나 흉내 내는 처지인데. 하긴 자기가 발연기인거 아는데 큰 무대로 갈 양심은 없겠지.”
이건 과하다.
은서뿐만이 아니라 대기실에 있던 다른 배우들도 울컥해서는 매니저에게 달려들려 했다.
“한 가지 약속하지.”
하지만 그보다 진호의 말이 먼저였다.
낮은 목소리임에도 모든 이들을 멈추게 할 만큼 무게감이 있었다.
“모든 행사가 끝났을 때. 사람들이 기억하는 건 비니즈가 아닌 우리 공연일 것이다.”
“무슨 헛······”
“헛소리인지 아닌지는 지켜보면 알 터. 공연이 끝나고 난 뒤 자신의 과오를 깨닫게 된다면 그때 와서 사과를 해라.”
“흥! 그딴 일이 일어 날 것 같습니까?”
“궁금한가?”
진호가 한 걸음 더 다가갔다.
매니저는 자신도 모르게 주춤 반걸음 물러났다.
체구는 자신보다 훨씬 작은 그였지만 풍기는 기세는 몇 곱절을 해도 모자랄 정도였다.
“일어날 거다. 내가 장담하지.”
“뭐, 뭐······”
매니저는 더 이상 반박하지 못했다.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분명 별 것 없는 체구의 보통 남자였을 뿐인데.
어째서인지 지금은 크고 강건해 보였다.
마치 백만의 군세를 홀로 막아 세운 장군처럼.
입만 뻥긋거리다 얼어 있는 비니즈 멤버들을 챙겨서 후다닥 대기실을 도망쳐 나왔다.
‘더 있었으면 배가 뚫렸을 거야.’
그의 눈에는 진호가 쥔 창이 뚜렷하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