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일의 매니저-106화 (107/261)
  • #106화. 우리는 곧바로 준비했던 이락의 캐스팅 소식을 바로 풀었다.

    [스타메이커 우승자 이락. 드라마 주연 캐스팅]

    [KBC 나만의 마돈나 주연에 캐스팅된 스타메이커가 배출한 스타, 이락]

    [핫한 신인 이락, 단숨에 주연 꿰차]

    [막장 여제 우연미와 오디션 우승자 이락의 만남]

    이락의 출현 소식이 뜨자마자 인터넷은 다시 뒤집혔다.

    - 주인공이드아아아아아아

    - 대박이다. 단숨에 주연 따냄.

    - 락아 ㅠㅠㅠㅠㅠㅠㅠ

    - 대박이야. 이제 꽃길만 걷자 락아.

    - 내년 KBC 신인남자상 확정! 락아 축하 무대 미리 연습해 놔라. ㅋㅋㅋㅋㅋ아무것도 없는 신인이 단박에 주연을 꿰차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법도 한데 그런 것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전작이라고 해 봐야 지금 상영하는 나비의 조연밖에 없지만 스타메이커에서 보여 준 이락의 재능과 가능성을 본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함께 기사를 확인하던 강진석이 내게 말했다.

    “난리도 아니네.”

    “대중의 반응이 긍정적이라 다행입니다.”

    “타이밍만 조금 아쉽다. 나비로 화제성 더 뽑아 먹고 내년에 기사 풀려고 했는데.”

    “KBC에서 먼저 터트려 버린 걸 어쩌겠습니까?”

    작년 하반기에 마네킹의 인기가 대단했던 KBC는 올해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오히려 MBS에서 두 여자라는 대박 작품이 나와서 연말 시상식에 밀릴 거 같자 차선책으로 나만의 마돈나를 먼저 터트린 것이다.

    “이락 배우도 연기대상에 가는 거지?”

    “예. 시상자로 초대됐어요.”

    “스타탄생 식구들은 죄다 MBS 연기대상으로 몰려갈 생각이었는데. 쩝.”

    “KBC는 제가 따라갈게요. 형님이 MBS로 가 주세요.”

    내 말에 강진석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왜 그렇게 보십니까?”

    “이게 아주 능글맞아졌네. 너 우연미 작가도 KBC에 가는 거 알고 거기 가려는 거지?”

    “당연하죠.”

    “아이고. ‘우리 원세강이 달라졌어요’ 네. 너 인마 사람이 그렇게 단시간에 바뀌면 죽어요. 알아?”

    “뭐, 별일 있겠습니까? 그냥 죽는 거죠.”

    “하하하. 이제 이런 농담도 막 받아치고. 너희 열애설 난 거 알고도 그러는 거지?”

    “예. 우 작가님과 다 협의 봤습니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가능한 선에서 열애설을 이용하자고요.”

    “대단하다. 어차피 지금 열애설에 반응 안 하는 거고 나중에 다 밝힐 거니까 거짓말은 아니란 거지?”

    “그렇죠.”

    내가 씩 웃자 강진석이 너털웃음을 흘렸다.

    “인제 보니 얌전하게 미친놈이네. 회사 차리더니 아주 다른 사람이 됐어.”

    “그래서 별로인가요?”

    “별로긴. 아주 좋아. 크크큭.”

    * * *

    대망의 12월 31일 연기대상 시상식이 밝아 왔다.

    사전에 논의한 대로 강진석은 빈선예와 함께 서이렌이 있는 MBS로 가고 나는 이락, 우연미와 함께 KBC로 왔다.

    - 오늘 연기대상 뭐 보냐? MBS도 봐야 하고 KBC도 봐야 하는데 미친.

    - KBC는 올해 별거 없지 않나?

    - 이락, 우연미 그리고 원세강 나옴.

    - 우연미 원세강????

    - 시발. 열애설 난 장본인이 나온다고?

    - 여러분 제발 MSG 커플 믿으세요.

    - 벌써 커플명까지 생김. 미친 ㅋㅋㅋㅋㅋㅋ

    - 왜 MSG 커플이야?

    └우연미, 원세강 이름 따서 미원 커플이었다가 MSG로 바뀜 ㅋㅋㅋ- 저기 객석에 원세강 앉아 있는 거 지나갔다.

    - 카메라가 계속 원세강 쪽 비춘다. 미친

    - 배우보다 함성이 더 크네. ㅋㅋㅋㅋㅋ

    - 오늘 왜 이렇게 잘생겼어.

    └원래 연애하면 잘생겨짐.

    └미친놈아. 입 닥쳐.

    나는 강진석과 문자를 주고받으며 MBS 시상식의 정황을 확인했다.

    [2부 시작과 동시에 우수연기상 시상할 거야. 이렌 씨가 탈 거니까 걱정하지 마.]

    그럼요. 이렌 씨는 걱정 안 하죠.

    제가 걱정이네요.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은 나는 고개를 들었다.

    주위에서 나만 뚫어지게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아주 죽을 맛이다.

    대체 카메라는 왜 이렇게 나를 자주 비추는지.

    2부 시작과 동시에 우연미와 이락이 나와서 작가상을 발표한다고 했다.

    조금만 더 참자.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참고 참으니 드디어 2부 시작이 됐다.

    “이번에는 작가상을 시상해 주실 요즘 핫한 두 분을 모시겠습니다. 마네킹의 우연미 작가님과 배우 이락 님을 큰 박수로 맞아 주십시오.”

    두 사람의 이름이 불리자 객석에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렸다.

    우연미와 이락이 나오자 카메라가 내 모습을 훑고 지나갔다.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박수를 쳤다.

    - 원세강 좋아 죽는 거 봐라.

    - 뭐냐? 우연미 저렇게 생김? 예쁜데?

    - 우연미 어머님 여기서 왜 이러세요.

    - 원세강 우연미 케미 무슨 일?

    - 합짤 엄청 돌아다니겠다.

    - 뭐냐? 두 사람 되게 잘 어울리는데???

    - MSG 커플 떡상하는 소리가 들린다.ㅋㅋㅋㅋ

    나는 우연미와 이락 앞에 테이블에 앉아 있는 한 남자의 뒤통수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그는 우연미가 쓴 시어머니의 남자로 주연급으로 올라선 배우 김지성이다.

    박호중 감독과 함께 우연미 뒷담화를 해서 그녀가 절필하게 할 뻔했던 장본인.

    우연미는 김지성 앞에서 태연하게 이락과 멘트를 주고받고 있었다.

    나는 저들을 보며 생각했다.

    사람 일은 정말 한 치 앞도 알 수가 없구나.

    저기 앉아 있는 김지성이 바로 우연미 작가의 연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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