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시간 뒤-198화 (후기) (198/198)

# 198

후기

후기

먼저, 감사드립니다. 제 부족한 글 읽어주시는 독자님들 덕분에, 제가 네 번째 작을 완결 짓게 되었습니다. 제 글이 있을 수 있는 것은 순전히 읽어주시는 독자님들 덕분입니다. 저는 늘 그점 잊지 않겠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던대로 이번이 네 번 째 작인데, 여전히 연재는 쉽지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늘 느끼는 건데 개인적으로 150화 즈음부터 체력이 후달리기 시작해서 그 때부터는 연재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애초에 6권 분량 정도 잡거나, 아니면 2부로 나누어서 중간에 휴식타임을 가지는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이번엔 정말 나름 성실연재 했는데 후반부에 도저히 감당이 안되서 무단펑크를 세 번 정도 내게 되었습니다. 이점 죄송합니다. 본래 후기도 완결 낸 날 그 날 올리곤 했는데, 이번작은 힘들어서 하루 쉬고 올리게 됐네요.

이번 작은 제 글 중에 제일 인기가 많았는데, 동시에 제일 후회가 많이 남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글을 쓰고 올려놓고 ‘아 이렇게 써볼걸.’ 하거나 ‘이렇게 전개 해볼 걸’ 하거나 ‘여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쓸걸’이라거나 ‘여긴 조금 줄일 걸’하는 생각을 자주 한 작품입니다. 아래서 구체적으로 쓰겠지만 이게 제가 지금 회사를 다니고 있는데, 구상, 집필, 편집 + 회사일까지 겹쳐서 하려니까 쉽지 않더라고요. 전작 마스터헌터k 쓸 때 일시적으로 백수여서 참 글 쓰기 좋았는데. 이번 작은 시간이 늘 촉박해서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이 글의 소재가 되는 미래뉴스는 본래 연재 1년 전 즈음?부터 생각 해오던 것이었습니다. 지지난 작품들 쓸 때, 제가 회귀물(미래에서 온 구단주), 시간이동(세이브 로드 라이프)는 써봤는데 미래예지물은 한 번도 써보질 않아서, 쓰게 되면 이걸로 써야 겠다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마침 4월에 공모전이 있길래 이걸 들고 참전 했습니다.

모티브는 아주 어렸을 적에 초등학생 때 본 미래뉴스? 기반 공포 만화였던 것 같네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그 땐 매일 종이신문이 오는데 거기에 미래뉴스가 나오는 식이었습니다. 근데 이젠 2018년이니까. 메일로, 그것도 인터넷 뉴스 규격에 맞추어서 나오는 것으로 바꾸어 내보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 다음은 등급별 능력, 계급은 보시다시피 마지막 두 등급 빼고 리그 오브 레전드의 등급을 따왔고, Editor나 Publisher는 마지막까지 xxx로 가져갈 떡밥이라고 생각하고 끌고 왔습니다. 능력이 커지면서, 주인공의 힘과, 권력, 자산이 같이 커지는 식으로 구상을 했고, 마지막 두 등급 전까지는 그것을 기반으로 써왔습니다.

마지막 두 등급 시나리오. 미중 핵전쟁이나, 아들의 희귀암은 사실 웹소설 작법에서는 절대 있어선 안 되는 소재인데(예상대로 독자분들이 많이 이탈하시기도 하셨고요.)마지막 두 권능의 힘을 드러내기 위한 소재로 골랐습니다. 애초에 주인공이 너무 강해져서 그정도 일 아니면 스토리를 뽑아 낼 수 없었습니다. 180화 정도에서 완결 내는 것도 나쁘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남은 떡밥이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완결 다 와서, 풀어놓은 떡밥 회수 겸. 제가 써보고 싶던 시나리오였으니 성적 신경 쓰지 말고 쓰자 해서 꿋꿋이 써버렸습니다. 저는 만족스러운데 도중 하차 하신 독자분들에게는 조금 죄송하네요. 후기 보시진 않으시겠지만ㅠㅠ.

마지막 두 등급을 얻게 되면서 주인공은 그야말로 신적인 능력을 가지게 됩니다. 마지막화에 ‘혼돈’이나 ‘혼란’을 걱정하시는 독자분 있으시던데, 이런류 현실조작류 힘은 너무 강해서 잘못 조작하면 세계가 불안정해 질 수 있다는 것을 주의시키는 차원에서 넣어놓은 것 문구일 뿐입니다. 개연성에 제한을 받지 않으면 손가락 몇 번 튕겨서 세상을 멸망시킬 수도 있으니까요. 주인공 한상훈은 예쁜 아내에 아들딸도 있는데 잘 주의해서 쓰겠지요.

*

캐릭터

한상훈

역시나 이번에도 싱숭 맹숭한 놈으로 골랐습니다. 저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을 대단히 신뢰를 하는 편이라 회사에서 치이는 일상 30대 남성을 타겟으로 정하고 상사에게 매일 까이다보면 이렇게 되겠지? 하고 초반 성격을 구성했습니다. 구체적인 요소는 저의 친형에게서 따왔습니다. 저희 형이 딱 비슷하게 서울 명문대-> 대기업 나름 엘리트 테크코스를 타놓고도, 회사에서 느끼는 회의감, 상사로부터의 압박, 미래에 대한 불안 등등을 제게 많이 토로를 했어서, 그걸 토대로 썼습니다. 회사를 떠나온 다음부터 돈이 쌓이고 권력이 쌓이면서 그것을 탈피하는 조금 성장물과 같은 요소도 들어가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중반부 이후로는 딱히 캐릭터를 잡지 않아서 은연중에 저의 성격이 스며들어가지 않았나 싶네요.

이아영

모티브는 제가 현실에서 아는 두 여자를 합성해서 만들었습니다. 개념없는 부잣집 딸 + 고난을 겪은 아티스트 컨셉 캐릭터로요. 싫어하시는 독자분들도 꽤 많았는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습니다. 근데 그래도 저는 조금 이번에는 이렇게 가보자 마음먹었습니다. 전작들 메인 히로인이 모조리 다 이상적인 여성상에 가까운 사람들로 만들어 봐서, 이번 작은 조금 변화를 주고 싶었습니다. 보다 현실적인 배경이 있는 캐릭터로요. 그래서 작가인 저는 만족했는데, 몇몇 독자 분들이 역시 싫어하시긴 하시더라고요. 역시 웹소설은 판타지가 주가 되어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조금 더 무개념으로 만들고 싶었는데 그랬다간 연독이 다 날아가 버릴까봐 조금 줄였습니다. 그래서 중반이후로는 조금 밋밋해진 것 같네요.

오현주

페이크 여주인공. 본래는 전작 세로라처럼 이아영과 이지선다 모드로 갈까 했는데 그렇게 쓰면 너무 드라마가 길어지고 주인공의 성장 이야기에 집중도가 떨어질 까봐. 스토리를 대부분 짤라버리고, 일찍 탈락시켰습니다. 모티브는 탤런트 손ㅇ진씨 입니다. 한창 글 쓸 때 이분 나오는 드라마, 영화를 재밌게 봐서 참 이상적이다 싶어서 데리고 왔습니다.

가족들

엄마 아빠는 이번에도 우리 엄마 아빠랑은 전혀 다른 사람들로 등장시켰습니다. 여동생이 진짜 여동생 같다고 하신 독자분들 계시던데, 저는 형 말고는 없습니다. 자주 싸우는 여동생이 있으면 이렇겠지 하고 만들어봤습니다.

서 비서

이 친구는 제 친한 친구 두 명이 합성된 캐릭터입니다. 똑똑한 스타트업 창업자 + 술 좋아하고 사람 좋은 녀석. 두 명을요. 창업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건 실제 제가 겪은 스토리에 몇 개 비벼서 넣은 것입니다. 근데 막상 쓰려고 보니 주인공 능력이 창업보단 워낙에 투자에 특화되어 있어서 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평범한 비서가 되었다가 독립을 시켜주었습니다.

박 비서, 이 비서

순전 오리지날 캐릭터입니다. 박 비서는 경호에, 이 비서는 언어에 특화되어 있고, 제가 필요해서, 만들고, 주인공은 필요해서 고용하고 그런 식 꾸며진 캐릭터들입니다. 그런데 그래도 보디가드로 만들어진 박 비서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크로우

가끔 흘리는 말에서 보실 수 있지만 다른 차원에서 넘어온 인간입니다. ‘까마귀 안대’같은 경우는 마스터헌터K의 아이템 설명을 그대로 갖다 썼지요. 다른 차원에서 넘어온 인간 답게, 마법적인 일들을 해 옵니다. 조금 불쌍하단 평가가 많았는데, 본래 컨셉은 노예입니다. 마스터크로우에게 종속되어 있는 노예요. 크로우는 차원을 넘나들기 때문에 차기작이나 다른 작에서도 나올 수도 있습니다.

탁준기

실제 모티브가 있는 사람입니다. 수연그룹같은 경우 우리나라 대기업 두 세 개를 섞어서 만들었는데, 이분은 정말 모티브가 있고요. 재벌 낮은 순위 후계자로 태어나 차별 받고 그 때문에 그룹을 먹겠단 동기를 가지게 되었다. 라는 것은 제 상상입니다만, 어쨌든 실존하시는 분을 본 따 썼습니다. 가든 엔비는 조금 제가 과장해서 써서 그렇지 상류층이 공유하는 비밀 주식 정보 공유모임은 실재합니다. 저도 어쩌다가 껴서 본 게 있어서 그걸 토대로 썼습니다. 어쨌든 악역으로 장기간 주인공이랑 부비부비도 하고, 나름 스토리도 있고, 최후도 좋았어서 이번 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제가 보통 글 하나 끝내면 캐릭터 하나는 길게 남는 편이데, 이번 작은 얘가 그럴 것 같네요.

탁문수

탁준기의 업그레이드 판. 하지만 조금 더 밋밋합니다. 나름 탁준기 죽이면서 포스 뿜뿜하며 등장시켰는데, 나중에는 주인공이 너무 쌔져서 별로 상대가 되질 않았습니다. 차라리 탁준기가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저는.

장 부사장을 비롯한 회사사람들.

한상훈 이하 사장들은 모두 제 편의에 맞춰서 만들었습니다. 엘리트 장 부사장. 권오혁사장 정도만 약간 캐릭터를 부여한 것 같네요. 정직하고, 순수한 성격으로요. 오현주와의 로맨스는 애초에 정해져 있었습니다. 조금씩 복선은 넣어놨습니다. 오현주는 권오혁 사장이 나올 때 환하게 웃습니다.

*

4월달부터 11월. 반년 살짝 넘게 연재를 끝마치고 나니 시원섭섭하네요. 예전 후기에도 썼었던 것 같은데, 저는 본래 장르 소설을 탐독한건 중학생~고등학생 때고, 그 이후로 한 10년은 장르소설을 보질 않았었습니다. 그러다가 몇 년 전에 웹소설이 뜨길래, 오 이런게 있구나 하다가, 독자가 되었다가, 작가가 되고 그러다가 네 권째 써버리게 되었습니다.

10년 전 장르소설판을 기억하시는 독자분들 많으시겠지만 그땐 이런 류의 현대판타지는 많이 없었습니다. 대부분 순혈판타지나 무협소설, 저도 그런 것을 읽어왔고요. 그래서 저도 원래 쓰려던 건 그런 류의 순혈판타지였습니다. 그런데 10년만에 웹소설계에 와보니까 순혈판타지는 다 죽고, 퓨전이나 이런 현판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인기 없는 순혈판타지는 지금 써봐야 인기도 없고, 소재만 날린다 싶어서 애초에 순혈판타지를 쓰기 전에 내 필력이 먹히나 안 먹히나, 그걸 알아보려고 현판을 써봤습니다.

근데 그게 이번 작까지 세 작품을 쓰게 되어버렸네요. 퓨판 마스터헌터K를 제외해도 주객전도가 되어버린 셈이죠. 그래서, 차기작은 본연으로 돌아와서 순혈판타지는 못쓰더라도 거기 준하는 퓨전판타지 쪽으로 가기로 정했습니다. 본래 작품 내에 차기작 게임판타지로 낸다고 예고를 하긴 했었는데, 요새 장르소설 특성상 굳이 게임 형식을 해도 되지 않아도 될 것 같네요. 그래서 전작 마스터헌터K와 비슷한 퓨전판타지로 가려고 합니다.

지금와 생각해보면 저는 이 글 쓰기를 ‘개인적인 성취도 되고, 돈도 벌리는 좋은 취미’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번 작을 쓰면서 큰 상도 탔고, 독자분들에게 과분한 사랑도 받으면서 조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그런 아마추어 같은 생각으로 글을 쓰는 것은 맞지 않다. 조금 더 프로답게, 독자들의 재미를 위해서, 제 고집은 조금 더 줄이고, 독자들에게 다가가자. 라고요.

그래서 차기작은 그런 면이 충분히 반영된, 작품으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독자 분들이 더 널리 더 많이 좋아하실 수 있는 그런 작품으로요. 시기는 한두 달 뒤 즈음, 체력, 정신력을 회복시키면서 차기작 구상이 끝나면 그 때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여태까지 읽어주신 독자분들 정말 진심으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차기작에서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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