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억 FA선수가 되다-201화 (201/204)
  • 201화. 흑막

    세상 힘든 일이 긴장감 없는 선수단에 의욕을 불어넣는 것이다. 의심할 여지 없이 이번 시즌 절대자가 된 팀이 한국시리즈를 여유 있다 못해 나른하게 기다린다.

    5선발도 모자라 대체선발들마저 완벽했던 시즌. 선발이 매 경기 6이닝 이상을 먹어주는데 7,8,9이닝을 지워버리는 불펜. 1번부터 뻥뻥 터지는 타선. 어찌 보면 타격성적보다 더 뛰어나 보이는 수비조직력. 이 만화 같은 전력으로 이끌어낸 110승 34패 승률 7할 6푼 4리.

    정규시즌이 끝나고 밑의 팀들이 1위를 잡아내겠다고 피튀기는 그들만의 싸움이 시작됐지만 정작 상대는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

    오히려 한국시리즈 시작 전 생긴 공백에 시즌 중 부족했던 자기 계발에만 몰두한다.

    그리고 다른 팀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건 선수들만이 아니다. 언제나 새로운 소식에 목이 타는 기자님들의 관심도 총력전을 펼치는 가을야구보다 1등 팀의 그 선수에게 쏠린다.

    “조 단장. 인터뷰 좀 해줘.”

    “김 기자님. 준플레이오프 시작했는데 거기에 가셔야죠.”

    “조 단장. 피라미들 이야기는 아무도 관심이 없어. 그러지 말고 소스 좀 풀어봐.”

    “소스 같은 거 없어요. 그러니까 대구나 가보세요.”

    “조 단장. 정말 이럴 거야? 쉽게 가자. 동부야 서부야. 그것만 얘기해줘.”

    “몰라요. 그걸 왜 저한테 물어요. 에이전트한테 물어보세요.”

    “진짜 이럴 거야? 그러면 김소전이라도 내놔. 내가 직접 물어볼게.”

    “계약기간 7경기 남은 선수를 제가 어떻게 이래라 저래라해요. 알아서 만나세요”

    “조 단장! 자꾸 이럴 거야? 김소전 옆에 경호원들 잔뜩 붙여놓고 알아서 만나라는 게 말이 돼? 인터뷰 좀 잡아줘”

    “내가 붙인 경호원도 아니고요. 7경기 후에 FA 되는 말년병장이 구단 말 들을 것 같아요? 전 몰라요.”

    “진짜 이럴 거야? 자꾸 이러면 나 기사 내 마음대로 써”

    “쓰시던가요. 그런데 김소전 처가가 어딘지는 아시는 거죠? 세계그룹이 해볼 만하시면 마음대로 쓰세요”

    “야! 내가 그런 거 무서워할 것 같아? 내가 랩터스 저격 기사도 쓸 거야!”

    “아. 세계그룹은 무섭고 대한 그룹은 우스우시구나. 쓰세요. 대한 그룹 광고 싹 빼고 편집장님 전화드리면 좋아하시겠네요”

    “지금 기자 협박하는 거야!”

    “김 기자님. 요즘 조신하게 사니까 내가 누군지 기억이 안 나요? 안 그래도 기분이 안 좋은데 성질 좀 내볼까요? 출입기자라고 전화 좀 받아줬더니 사람이 만만하죠? 여기다 전화하는 만큼 전화 받게 해드릴 테니까 10분만 기다려요.”

    얼어붙은 표정의 랩터스 단장이 기분 나쁜 전화를 거칠게 끊고는 잠시 숨을 고른다.

    “저…. 저 성질. 그러니까 시집을 못 가지.”

    “남이야 시집을 가든 말든 뭔 상관?”

    “성질 좀 죽여. 이제 나이도 있는데 성질내면 빨리 늙어.”

    안 그래도 화를 삭이기 힘들어하던 단장이 앞에 있는 구단주의 헛소리에 목소리가 커진다.

    “왜 와서 쓸데없는 소리를 늘어놓고 있죠? 피차 바쁜데 용건만 간단히 하고 가시죠.”

    단장의 이글거리는 눈을 보고는 순간 두려움에 떨었던 구단주가 정신을 가다듬고 여기 왜 왔는지를 떠올리고는 대답을 한다.

    “현민이가 급하게 미국으로 가면서 말 좀 전해달라고 해서 왔지.”

    “아… 연세가 많으셔서 전화나 이메일 쓰실 줄을 모르시죠. 요즘은 노인정에서도 그런 거 안 가르쳐주는데 어쩌면 좋을까.”

    “그런 게 아니고! 중요한 얘기라고!”

    아직도 마음은 20대인 아저씨가 내일모레 하늘나라 밭매러 가야 하는 할아버지 취급을 당하자 발끈한다.

    “됐고. 편지나 읊어봐요.”

    “그런 거 아니라고!”

    “나 요즘 기분 별로니까 좋은 말로 할 때 읊어요.”

    나이도 어리면서 꼬박꼬박 까부는 게 마음에 안 들지만 한 살이라도 나이 더 먹은 구단주가 한숨을 푹 쉬고 해야 할 말을 꺼내 놓는다.

    “내일 기사가 나올 거야.”

    구단주의 말에 계속해보라는 듯 고개만 까딱이는 단장.

    “루다가 SBC 취재진 자격으로 양키스에 취재요청 넣고 방문했다가 잡상인 취급 받고 까였거든. 그래서 SBC를 시작으로 양키스의 인종차별로 몰고 갈 거야.”

    “헐. 갑질도 아니고 인종차별로 몰고 간다고요?”

    “그게 더 먹히잖아.”

    나이 먹고도 여전히 양아치 근성을 못 버리는 아저씨들의 작전을 듣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단장.

    “그래서 하고 싶은 게 뭔데요?”

    “양키스 하면 생각나는 게 뭐야?”

    “베이브루스?”

    “그렇지 베이브루스 하면 생각나는 게 뭐야?”

    “밤비노의 저주? 보스턴? 미친.”

    착실한 모범생이 선생님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자 기분 좋은 듯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구단주.

    “보스턴에서 비공식적으로 기자들 대동하고 구단 방문할 거야.”

    “기자를 대동하는데 비공식이 말이 돼요?”

    “형식은 그렇다는 거지 형식은.”

    학교 공부에만 충실해 사회생활을 잘 모르는 학생에게 약간 실망한 구단주가 차근차근 설명을 이어나간다.

    “보스턴에서 김소전에 대한 자료요청이 있으면 못 이기는 척 넘겨줘. 메디컬자료까지 싹 넘겨줘.”

    “미쳤네.”

    “미치다니.”

    “양키스를 제물 삼아 보스턴에 비싸게 팔아먹으려고 이런 작전을 세운 거예요?”

    똑똑하다고 생각했던 학생의 오답에 구단주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아니지. 양키스가 찜한 김소전을 보스턴이 빼가려고 하면 양키스가 어쩌겠어?”

    “어쩌긴…. 헐…. 양키스에 바가지를 씌우겠다는 참신한 헛소리를….”

    드디어 구단주와 구단주 친구의 깜찍한 계획을 이해한 단장이 미친놈을 팰 때는 어떤 무기를 써야 하나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보스턴에서 사람들 오면 잘 대해줘.”

    “싫은데요.”

    “뭐?”

    이정도 이야기를 하는데도 다 짜놓은 판에 파투를 내려는 단장에게 치를 떠는 구단주.

    “조 단장. 보내주기로 했으면 쿨하게 잘 보내주자. 왜 그래 구질구질하게.”

    “내가 구질구질한 게 아닌 거 같은데?”

    “뭐?”

    자기를 장기 말로만 쓰려고 하는 걸 눈치챈 단장이 구단주의 눈을 마주 본다.

    “솔직히 얘기합시다. 어디다 팔 거에요? 이정도로 양키스와 보스턴을 끌어들이는 거 보면 아메리칸리그도 아니고 동부도 아니고 서부에 팔려고 셋업하는건데…. LA에 팔려고?”

    “흠…. 흠…. 아직 정해진 건 없어”

    구단주의 당황한 모습에 내셔널리그 서부임을 확신하는 단장.

    “LA를 생각 안 해본 건 아닌데 거기가 페이롤에 여유가 없는데. 더군다나 내년에 임수검도 계약 끝나서 돈 아껴야 하는 거 아니에요? LA에 염가 봉사하려고? 돈독 오른 아저씨들이 그럴 사람들이 아니잖아요? 어디에요? 김소전 어디다 팔려고 그래요?”

    “정해진 건 없다고…. 아직은….”

    “어디?”

    “정해진….”

    “씁…. 어디?”

    지금 얘기 안 하면 뭔가 유혈사태를 벌일듯한 단장의 몸짓에 구단주가 해선 안 될 말을 털어놓는다.

    “이루다! 이거 어디 있어! 홍지가 이 여우 같은 기집애 조심하라고 할 때 확실해서 해놨어야 했는데! 당장 데려와!”

    * * *

    평소와 다른 루다의 얼굴을 티비에서 보았다. 언제나처럼 웃고는 있지만 울 듯 말 듯 미묘하면서 비장하고, 그러면서도 아파하는 복합적인 표정을 지으며 뉴스를 진행한다.

    저…. 저 XX들 지금 누구 마누라를….

    우리나라 굴지의 지상파 티비의 스포츠 아나운서가 정식으로 취재요청을 내고 허가까지 받고 구단을 찾아갔는데 전문성도 없어 보이는 어린 동양 여자가 찾아왔다는 이유로 입장을 거부당했다.

    자료화면에 들리는 영어랑 밑에 깔리는 자막이랑 좀 다른 듯한 느낌이 들지만 지금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저 양키스 놈들이 내 와이프를 매몰차게 거절했다는데 있는 거다.

    양키놈들아, 지금부터 전쟁이다. 내가 죽어서라도 네놈들 잘되는 꼴은 못 본다.

    화가나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일찍 출근했는데 휴식 기간 동안 안 보이던 메이크업팀이 다시 나타나 얼굴에 분칠을 한다.

    반항을 하려 하다 어쩐지 분칠도 적성에 맞는 것 같고 분칠하는 동안 화도 좀 가라앉는 것 같고 가만히 앉아 진지하게 나쁜 놈들을 어떻게 응징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

    “소전아. 오늘 너 보러 보스턴에서 온다니까 멋지게 맞아줘.”

    분칠을 하고 타격 훈련을 준비하려는데 홍시 누나가 나를 따로 부른다.

    “네. 안 그래도 루다가 보스턴에 좋은 모습 보여주라고 했어요.”

    루다의 말도 있었지만…. 홍시 누나가 저 청순한 눈망울로 멋지게 맞아주라는데 그래야지. 그런데…. 좀…. 서운하다.

    “누나. 그런데요”

    나를 자꾸만 밀어내려는 구단에 그리고 홍시 누나에게 가슴속 깊이 궁금했던 말을 물어본다.

    “누나. 왜 랩터스는 저 남을 거냐고 물어도 안 봐요?”

    “어?”

    “아무리 FA 접촉 기간 이후에 이야기하는 거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안 그렇잖아요. 소속팀인데 농담 삼아라도 같이하자고들 하잖아요. 그런데 왜 저한테는 남으라는 말조차 안 해요?”

    나에게 정곡을 찔린 홍시 누나가 선뜻 말을 못 하고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알고 있었던 사실이지만…. 예쁘다…. 아니…. 정신 차려라…. 난 유부남이다. 이러면 안 된다.

    “소전아.”

    흔들린다. 저 목소리…. 듣기만 해도…. 흔들리지만…. 난 지금 회사에서 공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다 다른 건 전혀 없다. 그런 거다. 심장아 평온해져라…. 평온해져라….

    “소전아. 랩터스는 너 안 잡을 거야. 잡을 생각이 없어.”

    “누나. 막 서운하네요.”

    진짜로 서운해졌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여태 구단에 해준 게 얼만데 잡을 생각이 없다니.

    “서운해도 할 수 없어. 그게 구단 방침이야.”

    “누나. 왜요? 돈 때문에요? 에이전트형이 막 백억씩 부르고 그랬어요? 에이전트형이랑 금액은 얘기할 수도 있어요. 서로 조건이라도 맞춰볼 수는 있잖아요”

    나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홍시 누나. 심장이 녹아내린다.

    “소전아….”

    저목소리 반칙이야….

    “백억이면 될까? 돈이 문제라면 두세 배를 더 줄 수도 있는데.”

    “누나!”

    이 사람 그런 눈을 하고는 농담이 너무 심하다. 역대 4년 최고액이 얼만데 이백억, 삼백억을 불러. 영구결번 7관왕도 150억 이였는데…. 아, 그러고 보니 나도 7관이네…. 루카스 이 도움 안 되는 놈이 도루를 뺏어가서…. 아 또 혈압이…. 어쨌든.

    “소전아. 넌 미국 가야 해. 가서 보여줘. 랩터스의 선수가 얼마나 강한지 미국에 보여줘. 미국 가서 임수검이나 이시윤처럼 성공한 투수는 있어도 그정도 활약을 보여준 타자는 없어. 가서 타자가 어떻게 성공하는지 보여줘 누나는 그게 꼭 보고 싶어.”

    “누…. 누나….”

    쳇. 미국 간다. 누나가 가라고 해서 가는 건 아니고 루다가 가라고 해서 가는 거다. 그리고 구단이 안 잡아서 가는 거다. 진짜다. 절대 누나가 가라고 해서 가는 게 아니다. 쳇.

    * * *

    “아주 깜찍해. 어린앤 줄 알았더니 사업가가 다 됐어.”

    “어머~ 조수아 단장님께 극찬을 들으니 기쁘네요.”

    “처음 봤을 때 버르장머리를 고쳐놨어야 했는데 내가 호랑이 새끼를 키워줬어.”

    “티라노 사우르스가 고작 호랑이가 무서우시겠어요. 잘 좀 봐주세요. 단장님.”

    “이 바닥이 어디 잘 봐주고 말고 할 게 있겠어? 그저 알아서 살아남는 거지.”

    “전 이 바닥은 취미생활이니까요. 잘 부탁드려요.”

    랩터스 단장이 선수의 와이프와 전화를 하면서 입술을 꽉 깨문다. 돈 많은 어린 것이 한마디도 안 지고 빈정대는 게 콱 밟아 버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음에 올라오는 욕을 속으로 집어넣는다.

    “우리는 할 만큼 했어. 이제 계산해야지.”

    “우리 남편 대신할만한 선수는 없어요. 그건 아시잖아요. 대신 요미우리랑 접촉 중이던 브라운을 랩터스로 보내드릴게요. 선수랑은 얘기 끝났어요.”

    “부족해.”

    생각보다 큰 대금을 받았지만, 여전히 자기가 넘기는 물건이 아까운 단장이 조금 더 뜯어내려 협상을 걸어본다.

    “단장님 욕심이에요. 브라운을 100만에 데려가는 것만으로도 사기에요.”

    “싫어 더 줘.”

    계산이 끝난 걸 알면서도 조금 더 진상을 부리는 랩터스의 단장. 상대가 먼저 항복을 한다.

    “그래요. 우리 남편 지금까지 보살펴주신 것도 있으니까 제가 인심 한번 쓸게요. 타이탄스에 네이슨을 밀어줄게요.”

    “뭐? 네이슨? 디트로이트의 네이슨?”

    “네?”

    “그게 말이야? 메이저 현역을 타이탄스에 보내주는 게 인심이야!”

    자기를 놀린다고 생각한 랩터스 단장의 목소리가 커진다.

    “네이슨 어깨가 만신창이예요. 수술도 재활도 소용없을 거예요. FA 신청했지만, 미국에는 소문 다 나서 데려갈 팀 없어요. 비싸게 타이탄스에 팔아야죠.”

    “박현민이랑 같이 일하더니 사기꾼 다 됐네.”

    “단장님만 하려고요.”

    “까부네.”

    새파랗게 어린것이 따박따박 말대꾸하는데 짜증이 난 단장이 팩 쏜다.

    “타이탄스 정도야 20승 투수가 들어가도 상관없어.”

    “호호. 상관이 있으실 텐데요. 단장님. 어쨌든. 브라운만으로도 계산은 충분하고 네이슨은 선물인데 이정도로 계산 끝내시죠.”

    “이루다 너 나한테 빚진 거야. 나중에 꼭 갚아.”

    “한국시리즈가 끝난 다음에도 그 말이 나오실까 보시죠. 단장님이 모르는 게 많으세요”

    “이 판에 내가 모르는 건 없어. 어디서 이상한 썰들 듣고 다니나 본 데 박현민이 허술해서 잘 속아. 걸러 들어. 내가 충고해주는 거야.”

    “호호. 그 정도는 바보도 알죠. 어쨌든 충고 감사해요. 한국 들어갈 때 가방 하나 들고 갈게요. 명품 한정판 나왔는데 단장님 생각나더라고요. 골드미스가 가지고 다니기 괜찮을 것 같아서 샀어요.”

    골드미스를 강조하는 어린 유부녀의 말에 순간 감정이 올라오지만, 꾹 눌러 담은 단장이 완곡한 거절의 뜻을 내비친다.

    “넣어둬. 가방이 넘쳐나서 집에 둘 데도 없어.”

    “그래요? 희승이 삼촌 얘기는 다르던데. 조수아 단장님 그 브랜드 라인업은 전부 산다고 그러던데. 진짜 관심 없어요? 10대 도시 한정판인데? 현지에 그 도시 아니면 못 구하는 물건인데? 반품할까요?”

    도도했다가 한정판이라는 말에 순간 정적이 흐르고.

    “에잇 반품하기도 뭐하니까 가져갈게요. 재활용에 넣으시든지 알아서 하세요. 그 정도는 하실 수 있잖아요.”

    * * *

    - 9회 말 투아웃. 스코어 9:3. 타석에 장준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랩터스가 너무 강력했어요. 1차전부터 타선이 터지면서 시리즈 내내 압도적인 전력을 보여줬거든요.

    - 장준태 잡아당긴 타구 유격수에게 숏바운드로 공을 건져내 1루 송구! 아웃! 2031 한국시리즈 랩터스가 4:0으로 우승을 확정 짓습니다.

    - 랩터스의 시즌이었어요. 특히 KBO의 거의 대부분의 기록을 갈아치운 김소전의 시즌이었어요.

    - 김소전으로 시작한 2031프로야구 마지막 아웃카운트마저 김소전의 손으로 만들어내며 끝이 났습니다. 정말 대단한 모습을 보여준 김소전 이제 KBO리그에서 보기는 힘들게 됐습니다.

    - 아직 결정된 건 없지만 이미 미국진출을 선언하고 메이저의 대부분의 팀이 관심을 가지고 있거든요. 최근의 기사를 보면 양키스와 보스턴의 영입 경쟁이 치열하다고 알려져 있어요.

    - 김소전 선수는 공개적으로 양키스가 싫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 김소전 선수의 부인인 이루다 아나운서에게 불편한 상황을 만든 양키스입니다만 공개적으로 해명도 하고 사과도 했고, 결정적으로 무조건 보스턴보다 많이 주겠다는 입장이거든요. 프로선수가 돈인데 결과는 아무도 몰라요.

    마지막 경기가 끝났다. 매일같이 뛰던 경기장에 매일같이 하던 플레이를 했을 뿐인데 괜히 눈에 습기가 차오른다.

    점점 앞이 뿌예져서 잘 보이지 않는데 선수들이 달려와 나를 하늘로 던지기 시작하나.

    하늘에 흩날리는 물방울…. 어디 가고 싶지 않다. 그냥 여기서 이 사람들과 계속 함께였으면 좋겠다. 그게 전부다. 좋은사람들과 계속하는 야구. 그거면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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