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억 FA선수가 되다-163화 (163/204)
  • 163화. 완성

    - 유격수! 유격수가 3유간 빠지는 타구를 건져 올리고는 1루로 송구합니다! 1루! 아웃! 투아웃 주자 3루에서 타자주자를 잡아내는 유격수 김소전! 1:0의 스코어를 이어나가는 대한민국입니다.

    - 이거 빠졌다고 봤거든요. 필립 선수가 잘 잡아당겼는데 유격수 김소전 선수가 어느새 길목을 막고 있었어요. 미국팀이 잡은 오늘 경기 최고의 득점 기회였는데 아쉽게 됐습니다.

    와···. 놓칠 뻔했네. 타구가 대포알같이 날아와서 글러브를 뚫어버릴 듯 오므려진 포켓 안에서 꿈틀댄다.

    오른손으로 공을 옮길 때까지도 힘이 실린 공. 실밥을 채 잡지도 못하지만 어떻게든 1루로 강하게 뿌려본다.

    살짝 빠지는 공을 넙죽넙죽 잘 잡아주는 1루수. 팀에서 돌 글러브 1루수만 만나다가 국대와서 최고급 1루수를 만나니 편안하다.

    야구를 이렇게 해야 하는데···. 스프링캠프 때 현범이 타격 훈련은 제쳐두고 포구훈련만 시킬까···.

    - 대한민국의 8회 초 공격 아쉽게 끝나고 8회 말 수비에 들어갑니다.

    - 1회에 점수가 난 이후 좋은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는 대한민국팀이에요.

    내가 3번 나와 두 번이나 안타를 쳤는데 다른 타자들은 도무지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러면 방법이 없지···. 막자. 막고 막고 또 막자

    - 8회 말 대한민국의 투수 여전히 임수검입니다.

    - 임수검 7회까지 삼진 10개를 잡아내면서 완벽한 피칭을 보여주고 있어요. 남은 아웃카운트 6개인데 언제까지 이런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돼요.

    볼 때마다 감탄이 나오는 투수. 이런 투수가 마운드를 지키고 있으면 질 수가 없지. 이러니까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거야···.

    - 또다시 삼진을 추가하는 임수검! 11번째 삼진을 기록합니다.

    - 지금도 직구였어요. 힘과 힘으로 붙어서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임수검이거든요. 8회까지 공을 이렇게 던지면 상대는 답답할 겁니다.

    제정신 아니다. 아무리 결승전이라고는 해도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공을 던져대냐. 시즌 내내 던지고 엑스트라 이닝을 더 던지는데···. 괴물이라고 듣기만 했지, 저건 정상인이 아니야!

    - 삼진! 다시 한번 삼진을 잡아내며 8회에도 3자 범퇴 이닝을 만들어내는 임수검! 대한민국의 우승까지 단 1이닝만 남겨둡니다.

    - 삼진, 포수 팝플라이, 삼진이거든요. 임수검 선수가 국내에서 뛸 때는 많이 보던 장면이긴 합니다만 오랜만에 보니까 감회가 새롭네요.

    - 8회 말까지 잘 막아낸 대한민국. 1회 얻어낸 한점을 소중히 지켜가고 있는 임수검입니다.

    - 에이스가 어떤 거라는 걸 몸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 투구 수 관리를 잘했습니다만 8회를 마치고 공 104개를 기록했습니다.

    - 소속팀에서 들으면 속이 터지겠지만 임수검 선수 성향상 9회에도 나오겠다고 할 거 같거든요. 기인환 감독의 선택이 궁금하네요

    도핑해봐야 한다. 저게 사람인가? 8회에 회전이 빡 걸린 155가 말이 돼? 사람이냐?

    - 9회 초 대한민국의 마지막 공격입니다. 8번 타자 서준성부터 시작됩니다.

    - 오늘 수비에서는 좋은 모습이지만 공격에서는 배트가 늦는 모습이거든요. 마지막 공격에서는 조금 더 신경 써서 출루에 성공해야겠어요.

    글렀다. 서준성 선배 배터박스에 들어가기도 전에 눈에 자신감이라고는 찾을 수가 없다.

    하긴···. 다른 선수들은 그래도 공을 맞히기라도 하는데 오늘 전혀 손도 못 대고 있으니···.

    - 삼진. 삼진으로 물러나는 서준성

    - 아쉽죠. 아쉽지만 지금은 수비에서 활약할 생각만 하면 됩니다. 서준성 수비에서는 기죽지 말고 수비해줘야 해요

    이럴 줄 알았지···. 안될 때는 답이 없어.

    - 9번 타자 라정안입니다.

    - 오늘 2루수 키 살짝 넘는 안타가 하나 있었죠.

    - 그 안타 이후 김소전의 2루타가 있었습니다만 홈에 들어오다 아웃이 됐습니다.

    - 그때 한점이 더 났으면 조금 더 편한 경기가 될 수 있었을 텐데 그 부분이 아쉽죠.

    주장. 아니지 FA 계약 아직 안 했으니까 그냥 야구 하는 아저씨. 치고 나가든 볼넷으로 나가든 나갑시다. 제발 1루만 채워주시면 제가 무슨 짓이든 해볼게요.

    - 라정안의 빗맞은 타구~ 유격수 머리를 넘어갑니다! 안타! 9회 1아웃에 출루에 성공하는 라정안. 야구 종주국 미국으로부터 한 걸음 더 도망가려는 대한민국입니다.

    오~ 재수~ 유격수가 잡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걸 놓치네. 어쨌든···. 그러면 이제 히어로가 등장할 시간이다.

    - 대한민국의 가장 믿음직한 타자. 대한민국의 주전 유격수 김소전입니다.

    - 이번 대회 컨디션 좋은건 다들 알고 있고 오늘 컨디션도 굉장히 좋지요. 오늘도 멀티안타를 기록하고 있어요.

    - 투수 바뀝니다. 휴스턴의 마무리 루시우 선수입니다.

    - 왼손이라 나왔을까요? 김소전 선수가 크게 손을 가리는 선수는 아닌데 이 타이밍에 루시우는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어요.

    뭐지? 얘가 왜 지금 올라와? 전력팀 분석에 따르면 공을 왼손으로만 집어던질 뿐 공 궤적이나 성향은 우타자에게 훨씬 강점을 가지고 있는다고 그랬는데···. 설마 나한테 바깥에서 꺾여 들어오는 직구라도 하나 치라고? 배려는 고맙지만···. 그래도 그냥 날로 먹기 좀 미안한데···.

    - 김소전의 배트가 돌았습니다. 쭉쭉 뻗어 나가는 공. 그대로 담장을~ 넘어~ 갑니다. 9회 두 점을 더 도망가는 대한민국! 프리머이12 우승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 이젠 저 뒤에 스카우트들의 노트가 정말 궁금하네요. 완벽하다는 말 말고는 할 말이 없을 것 같은데요.

    던질 때 이미 투수의 의도가 다 드러났다. 들어가도 좋고 안 들어가도 좋다는 느낌으로 몸쪽에 붙이는 체인지업. 투수의 체인지업 궤적 상 살짝 홈플레이트 살짝 꺾인다.

    투수의 정확한 의도는 살짝 꺾이는 체인지업으로 맞아도 좋고 안 맞아도 좋은 생각이었겠지만 세상사가 다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거의 볼이 되어야 할 공. 재수로 보더라인을 긁고 들어가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공. 그 공이 가운데 쏠렸다. 한가운데에서 한가운데로 천천히 꺾이는 공. 이거 놓치면 칠 공이 없다.

    아무 생각 없이 던진 배트. 그 배트에 정확히 맞은 공이 도쿄돔의 관중석으로 사라졌다.

    한국 관중들이 이렇게 많았는지…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 때까지도 계속해서 터지는 플래시. 언제나처럼 하늘에 네모를 그리고 홈플레이틀 밟을 때까지 플래시가 끊이질 않는다.

    이 맛에 야구하는구나.

    - 오병식! 아웃! 아웃되네요.

    - 어려운 공이에요. 오병식 선수가 잘못했다고 하기엔 너무 억울할 것 같네요. 투수가 좋은 공을 던졌어요.

    미국이 야구 종주국이라며 자존심도 버리고 이게 뭐 하는 짓인지···. 랩터스가 할만한 벌떼 작전으로 우리의 남은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이 양반들···. 참···. 소심하시네···.

    - 대한민국이 3:0으로 앞서있는 상황에서 이 경기를 마무리할 9회 말이 진행됩니다.

    - 우리가 9회까지 미국을 이기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단 한 명도 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우리가 리드하고 있네요. 허허허

    뭐···. 어쩌고저쩌고 이기는 게 장땡이니 우리도 벌떼로 막아내면···. 안 되겠구나···.

    - 대한민국의 마운드 임수검이 다시 오릅니다.

    - 투지는 높이 살만하지만 바꿔주는 게 어떨까 생각은 들어요.

    - 그렇습니다. 벌써 100개를 넘어 104개를 기록하고 있는 임수검입니다.

    - 투구 수 100개가 넘었다고 이런 말씀 드리는 게 아니고요. 오늘 임수검 1회부터 전력투구 중이거든요. 아무리 체력이 좋다고는 해도 힘들어요

    - 그래도 구속은 꽤 나오고 있습니다.

    - 투구 수나 구속보다 지금처럼 공 놓는 릴릴스 포인트가 흔들리고 있거든요. 이건 지쳤다는 신호에요.

    원래도 공을 예쁘게 제구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해도 너무 하네···. 진짜 자기 맘대로 되는대로 집어 던지고 있네.

    - 볼넷. 볼넷으로 선두타자가 출루합니다.

    - 힘들어요. 공이 원하는 대로 가고 있지 않아요

    상남자. 9회 말이 되니까 변화구 따위 없이 직구로만 승부하는 상남자. 다 좋은데···. 가운데 던져야지···. 어깨에 힘만 들어가서 제멋대로 던지면 어떡합니까!

    - 1루에 대주자 타일러 선수 들어갑니다. 타석에는 크로우.

    - 미국팀도 승부를 걸고 있어요.

    발 빠른 대주자가 들어오고 다음 타자 크로우가 컨택이 좋은 타자. 컨택이 좋다고 무작정 수비를 당겨놓고 더블플레이를 대비 하자기엔 은근 갭파워도 갖춘 타자다. 결정적으로 얘들은 메이저리거다. 똑딱이라도 언제든 한방 터트릴 가능성을 숨기고 있는 진짜배기들···. 고민이 많아진다.

    - 대한민국 정상 수비를 펼칩니다.

    - 1루수만 주자를 견제할 뿐 거의 정상 수비와 다를 바가 없죠.

    판단이 안 선다. 슬쩍 덕아웃을 바라보지만, 덕아웃에서도 정상 수비를 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그래. 빠른 타구를 잡아내면 더블플레이 아니면 착실히 아웃카운트 늘려나가자

    - 크로우의 잡아당긴 공! 유격수로 향합니다. 더블플에이 코스 유격수 잡아서 2루에! 2루에! 김소전! 공을 빼내지 못합니다. 1루 주자 타자주자 모두 살았습니다.

    - 아. 이런 일이 있네요.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졌어요

    안일했다. 아니 오만했다. 오늘 경기 초반부터 보이던 조짐이 이 중요한 순간에 터져버렸다. 좀 강하긴 했기만 쉽게 잡아서 병살로 연결해야 할 타구. 그 타구를 잡을 때부터 중심이 무너지더니 글러브에서 공을 빼내지 못하고 뒤로 넘어졌다.

    굳이 변명해보자면 빠른 타구에 대한 부담과 어정쩡한 수비 위치로 빠르게 병살플레이를 해야겠다는 부담감?

    다 변명이다. 수비 위치를 그렇게 조정한 것도 나, 무게중심을 충분히 옮기지 못하고 꼴사납게 글러브만 뻗어서 공을 잡은 것도 나. 내 책임이다.

    - 감독이 직접 마운드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 공을 받아들고 올라갔어요

    착잡하다. 감독이 공을 들고 올라왔다. 무조건 바꾸겠다는 의사표시···. 에러 하나로 완봉이 날아가는구나···.

    - 기인환 감독과 배터리의 대화가 길어집니다.

    - 임수검 선수 KBO에 뛸 때부터 유명했죠. 어지간해선 마운드를 포기하지 않는 선수거든요. 특히나 이렇게 몰리는 상황에서 교체는 받아들이기 힘들 거에요.

    헐···. 뭐야? 저···. 감독···. 뭐야?

    - 기인환 감독 그냥 내려옵니다. 경기 다시 속행됩니다.

    - 이게 임수검이죠. 아마 감독과 강판 조건에 관해서 확인을 했을 거예요.

    이래서 투수들이랑 친하게 지내면 안 돼. 고집도 적당히 부려야지 이런 중요한 결승전에 고집을 부리면 뒤에 있는 선수들은 뭐가 되냐고···.

    - 삼진! 삼진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임수검!

    - 이러니까 감독이 못 내리는 거예요. 9회에도 마음만 먹으면 삼진을 잡아낼 수 있는 능력. 이거 중요합니다.

    타자 놈···. 저걸 못 치네. 여전히 빠르긴 하지만 경기 초반과 비교하면 현저히 구위가 죽었는데···. 잠깐···. 내가 지금 우리 팀 응원을 못 할망정···. 뭔 헛소리를 하는 거야···.

    - 스코어 3:0 원아웃 주자는 2루 1루. 타석에는 필립 선수입니다.

    - 오늘 타격성적이 좋지 않은데도 믿어주고 있는 미국의 감독이에요. 임수검선수도 그 점을 머리에 넣고 볼 배합을 하는 게 확률이 높아요.

    타석에 필립. 포수를 왜 하는지 모르겠는데 포수를 보는 홈런타자. 보통 잘 치는 포수를 상대하기 위해선 우리 배터리도 반전의 반전이 있는 드라마를 구상하는데 이 포수한테는 그럴 필요가 없다.

    어차피 직구 대충 던져주면 무조건 배트가 따라 나오게 돼 있다. 왜냐하면···. 자기가 볼 배합을 그따위로 하니까···.

    - 파울! 좌측으로 크게 넘어가는 파울.

    - 조심해야겠어요. 힘은 어마어마한 선수거든요. 조심해야 합니다.

    음···. 확실히 얘도 사람은 아니다. 파울이니, 망정이지 앞으로 날아갔으면 잠실이어요 장외다.

    - 다시 타격을 준비하는 필립. 준비 동작이 간결하고 빠릅니다.

    - 투수와의 수 싸움에서 이기고 가겠다는 거죠.

    쓸데없는 짓을 하네. 다른 건 몰라도 임수검 선배의 사인교환이 얼마나 빠르고 간결한데. 괜히 타이밍 싸움해 봐야 너만 손해야. 잠깐···. 타이밍 싸움… 임수검 선배와 타이밍 싸움이면 쟤는 무조건 밀릴 텐데···. 당기자.

    - 초구 파울로 스트라이크를 잡아낸 임수검이 2구를 준비합니다.

    - 우리 선수들 수비가 전진해 들어오면서 더블플레이를 노리는 것 같아요.

    바로 전에 헛짓거리를 했는데도 나를 보고 따라와 주는 수비수들···. 이러면···. 더 열심히 해야겠는데···. 악!

    - 필립의 잡아당긴 타구! 원바운드로 유격수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갑니다! 유격수 누운 채로 던져준 공 2루 돌아서 1루까지! 1루에서 아웃! 아웃입니다. 기어이 더블플레이를 완성하는 대한민국! 도쿄돔에서 프리미어 12의 우승을 알려옵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