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억 FA선수가 되다-127화 (127/204)
  • 127화. 버티기 (2)

    끝까지 갈듯한 1위권 3팀 중 한팀이 떨어져 나간다. 한때는 단독 1위도 달렸던 랩터스가 베테랑의 노쇠화와 주전 중견수의 부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낸다.

    떨어지는 성적. 6할을 넘던 승률이 간신히 반반 승부를 기록하며 떨어지는 성적을 부여잡는다.

    - 선두다툼에서 멀어져가고만 있는 랩터스와 10위까지 떨어진 타이탄스가 만났습니다

    - 양 팀 다 급하죠. 랩터스는 여기서 더 밀리면 가을야구가 위험해질 수 있고 타이탄스는 창단 첫 꼴찌가 될 수 있어요. 두 팀 다 질 수 없어요

    “라인업 나왔다”

    한숨부터 나온다. 팀이 어쩌다 이 꼴이 됐을까. 사람이 나이 먹으면 늙는다지만, 선배들이 어떻게 한꺼번에 저렇게 퍼져나갈 수가 있을까.

    “소전아 외야 분석자료 확인했지?”

    “네”

    “그래. 너는 믿는다. 경철아~ 경철이 어디 갔어?”

    이번 시즌 분명히 내 수비위치가 내야수였는데…. 왜 요즘은 내야와 외야의 수비이닝이 반반이 돼가는 거지…. 이게 죄다 병원에서 휴양 중인 경준이 때문이다.

    - 타이탄스의 타선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번 최강훈, 2번 명정욱, 3번….

    타이탄스 이번 시즌 망해도 이렇게 망할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망했다. 타자고 투수고 죄당 폭망 한가운데 홀로 야구를 하는 싸가지…. 저놈…. 쓰레기가 1번 타자로 등장한다.

    - 최강훈 선수. 최근 페이스가 조금 떨어지지만, 여전히 3할 4푼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팀을 홀로 이끌고 있죠

    - 최강훈 선수 최근 팀원들을 향해 한 발언 때문에 구설수가 있었습니다.

    - 인터뷰 중에 선수들이 열심히 안 한다는 뉘앙스의 발언이 있었어요. 최강훈 선수 입장에서 이해가 안 되는 발언은 아니지만 팀 내에서는 조금 문제가 됐었어요

    야구를 쉽게 해서 그런가? 세상을 만만하게 보는 놈. 그래도 올해 타이탄스 성적이 안 좋으니 좀 그라운드에서는 좀 덜 까부는 것 같은데 밖에서는 안 좋은 소문이 여전히 들려온다.

    그 재능을 가지고 야구만 열심히 하면 최고가 될 것을…. 내가 너 같은 재능이 있으면 특훈시간이 반으로 줄 텐데….

    - 최강훈! 잡아당깁니다. 우익수 황경철! 놓칩니다.

    - 이런 타구는 잡아줘야지요. 거기서 만세를 부르네요. 황경철 오랜만에 외야에 나와서 그런가요. 저런 수비는 안 됩니다.

    1회부터 바쁘다. 저런 공을 놓치면 투수가 공을 무슨 수로 던지나. 투수는 투수고 우선 저공 잡으러 간다.

    - 타자주자 2루 지나 3루! 3루까지 들어가는 최강훈! 1회부터 좋은 기회를 만들어내는 타이탄스입니다.

    - 이제 뒤 타자들이 해결해줘야죠. 무리하지 말고 차근차근 득점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이 상황을 보고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경기는 계속되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한다.

    다음 타자를 바라보며 공에 집중한다.

    - 2번 타자 김소형. 우투수를 상대로 타이탄스의 좌타라인이 줄줄이 나옵니다.

    - 외야로 띄워야겠죠. 가볍게 보낸다는 생각으로 치면 됩니다.

    똑딱이가 배트를 살짝 길게 잡는다. 무조건 외야로 길게 보내겠다고 하는 것 같은데…. 똑딱이 김소형이 내 머리 뒤로 넘길 일은 거의 없다. 일 년에 한두 번도 안 나오는 그런 타구를 걱정하느니 3루 주자를 잡기 위해 수비위치를 당긴다.

    - 김소형 4구 타격! 중견수 자리 잡습니다.

    - 승부 되겠는데요.

    - 중견수 잡자마자 홈으로 던집니다.

    - 최강훈 빨라요

    - 홈에서! 세잎! 세잎입니다. 세잎! 포수 김정하! 공을 놓쳤습니다.

    - 이거 아쉽네요. 승부가 됐거든요. 김소전의 송구가 정확하게 들어왔는데 포수가 급했네요. 김정하 선수 여유가 없어요.

    미치겠다. 그리 멀지도 않은 플라이 3루 라인 위로 던져준 공인데 포수가 미트질을 잘못했다. 이게 그럴만한 송구였나. 저걸 못 잡으면 잡을 수 있는 공이 없는데.

    - 글렌츠선수. 아쉬움을 표합니다.

    - 아쉽죠. 안타 없이 선취점을 내줬거든요. 투수가 못 던진 공도 아니에요. 이러면 투수 힘들어집니다.

    외국인 투수가 올라온 경기. 그것도 10등 팀 잡겠다고 외인-외인-1선발로 로테이션 조정까지 한 첫 경기. 수비실책으로 팀이 망가진다.

    이 정도면 안 그래도 예민한 우리 팀 투수들이 버틸 리가…. 없지….

    - 높게 뜬 타구. 1루수 성현범 파울라인 밖에서 잡아냅니다. 잔루 2루, 3루. 1회 초 3점을 득점한 타이탄스의 공격이 이렇게 끝났습니다.

    - 1회로 랩터스가 자멸하는 모습이었어요. 교대하면서 집중을 할 필요가 있겠네요

    간신히 수비 시간이 끝났다. 3점을 주고 시작하는 경기. 어찌 버텨야 하나…. 모르겠다 그냥 하던 대로 하자.

    - 랩터스 3점으로 막은 게 다행인 1회 초를 마치고 1회 말 공격에 들어갑니다.

    - 수비에서 실수한 부분들 공격에서 만회해야 합니다.

    타석에 들어가 투수를 바라본다. 타이탄스는 특별히 로테이션을 수정하진 않았지만 최근 컨디션 안 좋은 우리를 맞이하여 외국인 1선발이 등장했다.

    우리가 최근에 아무리 안 좋아도 그렇지…. 이렇게 호구 잡히면 안 된다. 큰 점수도 아니고 3점인데 쫓아간다.

    - 타석에 김소전입니다.

    - 김소전이죠. 전반기에도 잘했지만, 후반기에는 가히 미쳤다고밖에 설명이 안 되는 김소전이에요

    -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의 컨디션이 전체적으로 떨어지는 가운데 김소전만 성적이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 후반기 들면서 컨택이 더 좋아지고 있어요. 올림픽 이후 타율이 4할이 넘어요. 팀 타선이 전체적으로 떨어져 있는 가운데 홀로 타선을 이끌고 있죠

    별거 아닐지 모르지만, 미국 메이저 선수들의 공을 본 게 도움이 된 건지 한국에서 던지는 외국인 선수들의 공이 죄다 밋밋해 보인다.

    나름의 디셉션도 있고 공 구위도 좋다고 알려진 선수들도 딱히 감흥이 없다. 그러다 보니 타석에서 더 여유가 생기고 느린 공 기다리듯이 앞발을 더 높이 들면서 타이밍을 맞춘다.

    기껏해야 155도 안 나오는 직구들. 공보고 공을 치면 된다.

    - 배트 돌아 나옵니다! 우익수 뒤로~ 우익수 뒤로~ 김소전 선두타자로 나와 추격하는 1점 홈런을 뽑아냅니다.

    - 실투에요. 존에서 빠지긴 했지만 김소전선수 팔이 길거든요. 뺄 거면 더 멀리 뺐어야 해요. 저러면 여지없어요

    이렇게 한점씩 언제 쫓아가냐…. 뒤 타자님들아 힘 좀 내주세요.

    - 치열한 경기가 이어지는 잠실입니다. 9회 초 타이탄스의 공격 9:8에서 시작됩니다.

    - 난타전이죠. 양 팀의 외국인 선수들이 나온 경기인데 시작 전 예상과는 다른 타격전 양상이 됐어요.

    한두 경기도 아니고 매일같이 이런 경기 지친다. 그래도 이기면 좀 나으니까 이겨야 한다. 한점 싸움 이겨야 한다.

    - 투아웃. 타석에 최강훈입니다.

    - 오늘 2안타 멀티히트 경기를 하고 있죠

    - 떨어졌던 타격감을 다시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최강훈 선수입니다.

    끝까지 한 타석을 더 나오네. 분명 술자리에서 많이 보인다는데 술을 먹고도 매일같이 안타를 뽑아내다니…. 너도 진짜 재능은 재능이다.

    그래도 이쯤 해야지. 여기서 더 점수 주면 우리도 힘들다.

    - 2볼. 이민진 투볼로 몰립니다.

    - 자신이 없어요. 투수가 자신이 없으니까 자꾸 도망가는 거거든요

    1점 차 지고 있으니 필승조를 쓰기도 애매하고 안 쓰기도 애매하고 감독이 애매하게 원포인트 릴리프를 길게 가져간다.

    민진 선배 나이 40에 은퇴 시즌인데…. 노인학대다….

    - 최강훈 타격! 좌중간으로 뻗어갑니다.

    저럴 줄 알았다. 할아버지가 어린애한테 볼부터 주니까 억지로 스트라이크 잡으러 들어가다 맞았다. 그나마 깜짝 커브를 던져서 정타로 안 맞고 밀려 맞았다.

    상황만 보면 좋아야 하는데…. 난 시프트를 우익수 쪽으로 잡아놨잖아.

    - 좌중간을 가르는 타구! 중견수! 중견수 김소전. 저공을 잡아냅니다!

    - 잡았죠? 잡았어요. 30m는 달려온 거 같은데 저공을 잡았어요. 이러니 랩터스 순위가 떨어지지 않아요

    다이빙캐치 후 몸을 일으켜 덕아웃으로 향하는데 저 멀리서 따가운 시선이 느껴진다.

    왜? 너도 내 것 잘 잡잖아. 잡히기 싫으면 더 세게 때려서 내가 다이빙하기 전에 타구를 떨어트리던가. 야구가 원래 이런 거다.

    - 경기 재미있습니다. 9회 1사 1, 2루. 타석에 김소전입니다.

    - 이 경기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네요.

    - 김소전도 오늘 2안타 경기입니다.

    - 첫 타석 홈런, 세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기록했죠

    - 마지막 타석. 랩터스에서 가장 믿음직스러운 타자가 타석에 들어왔습니다.

    뒤는 없다. 이미 각종 대타작전으로 10회 수비가 불가능하다. 여기서 끝을 내야 한다.

    - 지금 뭔가요? 타이탄스 덕아웃에서 사인이 나왔죠

    - 고의사구에요. 고의사구 사인이 나왔습니다.

    - 주자 1, 2루에 고의사구. 만루를 만들어 주는 타이탄스입니다.

    미…. 미친놈들아. 나 치고 싶다고 치게 해달라고!

    - 타이탄스 위험한 선택을 했습니다.

    - 전 좋은 선택 같아 보이는데요

    - 9회 1점 차입니다

    - 랩터스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는 김소전이에요. 더군다나 다음 타자 라정안 컨디션 난조로 들어온 구성신이거든요. 확률이 이쪽이 높아요

    - 논란이 될만한 상황입니다. 1사 1.2루에서 1사 만루가 된 상황. 랩터스의 다음 타자 구성신입니다.

    힘없이 1루로 터덜터덜 걸어간다. 지고 싶지 않은데. 다들 지쳐있어서 꼭 이겨야 하는데. 주장도 빠지고 없는데…. 성신이 아직 이런 상황에서 때린 배짱이 없는데…. 머리가 복잡하다.

    - 랩터스 남은 대타가 있나요? 대타. 조영근입니다.

    - 조영근 선수 오늘 출장이 어렵다고 들었었거든요. 대타는 가능할까요? 봐야겠습니다.

    - 만루 작전을 선택한 타이탄스를 향해 조영근 카드를 꺼내 드는 랩터스. 9회 말 이 경기의 하이라이트가 시작됩니다.

    뭐야? 무릎에 물차서 오늘은 못 뛴다고 했던 거 아니야? 감독님아. 아무리 내일모레 은퇴 날짜 잡아놨다고 해도 이건 아니지 않나요?

    - 조영근의 배트 느립니다. 공과 차이 나는 배트

    - 아무리 대타자여도 벤치에서 쉬다 나오면 타이밍 맞추기가 쉽지 않아요. 더군다나 차대영이에요. 빠른 공 쉽지 않죠

    누가누가 못하나 대회에서 9회에 올라온 차대영. 연투라 안 올라올 줄 알았더니 올라와서 안타 하나 맞고 볼넷. 그리고는 나한테는 고의사구.

    컨디션이 좋아 보이진 않지만 그래도 국가대표 마무린데. 타자가 저 정도로 직구를 못 쫓아가는 모습을 보이면 꽂아 넣겠지….

    - 다시 한번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는 공. 투스트라이크가 됩니다.

    - 조영근 바라만 봤어요. 한복판인데도 배트가 못 나오죠

    글렀다. 나이도 많은데 몸도 정상이 아니고…. 다음 타자는…. 외국인 선풍기네…. 한숨만 나오네….

    - 때려냅니다! 중견수! 중견수 최강훈 키 넘어갑니다! 3루 주자 홈인! 2루 주자~ 2루 주자까지 들어옵니다. 끝내기 2타점 조영근! 베테랑의 끝내기 안타가 터집니다!

    - 이거 최강훈 선수가 안일했어요. 전혀 수비 준비가 안 돼 있었거든요. 끝까지 타구의 위치를 찾지 못했어요. 다잡은 경기를 넘겨주네요

    - 여러모로 논란이 있겠습니다.

    대단한 양반이다. 타이밍 완전히 늦었는데 포수글러브에 들어간 공을 꺼내서 쳐냈다. 힘을 다 실어주진 못했지만 때린 것만도 기적 같다. 저건 사람이 아니야….

    1승 1패를 주고받고 또다시 혈전을 벌이며 3차전 무승부를 만들어 낸 3위 팀과 10위 팀 간의 시리즈에 여러 가지 논란거리가 만들어졌다.

    타이탄스의 김소전에 대한 연속 고의사구, 타이탄스 중견수의 수비 불안, 빈볼논란, 시프트 실패….

    타 팀 팬들이야 뭐 그러려니 하지만 응원팀들엔 하나하나가 중요한 논란거리. 그런데 이런 논란들을 뒤덮어버릴 논란거리가 터져버린다.

    [올림픽 야구 국가대표 병역특례선발 국정감사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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